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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김치 재벌-188화 (188/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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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식스의 유일한 여성 멤버는 미래에 내 이름은 이삼순이라는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대한민국 제빵계에 부흥을 일으키는 김서나였다.

남자 연습생 아이들은 대중목욕탕에 보냈다며 그녀에게 그동안 어떻게 지내왔는지 물어 보았다.

“소속사에 연락이 안 되어서 아이들끼리 자급자족하면서 살고 있었어요. 저는 집에서 가끔 찾아오긴 하는데 여기까지 오는 것도 힘이 드네요. 요즘 몸이 안 좋아서 저는 그만 두려고요.”

건강상의 문제로 김서나가 하차하기로 했고, 5명의 아이들이 어떻게든 버티며 자급자족 하며 살고 있었다.

사실은 소속사가 도저히 데뷔를 시켜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는데, 차마 너희는 데뷔 못한다는 말을 하지 못한 사장이 방치해두면 알아서 나갈 거라 생각하고 연락을 두절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갓식스는 6개월 동안 산 속에서 버티는데, 겨울에는 병원에 가서 씻고, 비가 오면 그 물을 받아 마셨고, 햄버거나 샌드위치는 상상도 못 하고, 어쩌다 빵을 하나 구하면 멤버 수만큼 잘라 나누어 먹으며 지냈다.

회사에서 방치된 지 6개월 후에 회사 사정이 정상으로 돌아오자, 일산에 있는 숙소가 비어있을 테니 청소를 하라는 사장의 지시에 직원이 찾아갔다가 이들이 아직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 사실을 알고 감동한 사장이 이들은 무슨일이 있더라도 꼭 데뷔를 시켜야겠다고 다짐하고, 박진형을 프로듀서로 섭외 하여 후보생 한 명을 탈락시킨다.

이후 김태오를 합류시켜 갓으로 그룹명을 바꿔 데뷔하게 된다.

그룹 갓이 데뷔 전 고생한 이야기는 워낙 유명해 직접 보러 왔는데 상황은 예상보다 훨씬 더 열악했다.

그렇다고 동민이 따로 챙겨줄 수도 없는 상황이라, 오랜 기간 먹을 수 있는 식량이라도 몇 달치 채워주었다.

더 오래 있다가는 마음이 약해질 것 같아 김서나에게 식재료를 넘겨주면서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회복 할 거니 힘내라는 격려를 건네고 숙소를 떠났다.

“키다리 아저씨처럼 도와주는 것도 꽤 보람찬걸?”

동민은 외환위기로 힘들어 하는 대한민국에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하고 있었지만, 그로 인해 위기에서 벗어난 개개인을 만나보거나 그들의 상황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오늘 개인적으로 도와준 갓식스를 보자 부도나 날 회사를 살려 많은 실직자를 구한 것은 잘한 일이라는 걸 다시 느낄 수 있었다.

혼자서 뿌듯한 기분을 느끼며 짧지만 바빴던 한국 일정을 끝내고, 로스앤젤레스로 돌아갔다.

“넌 학생이 왜 이렇게 바쁘냐?”

“그러게요. 솔직히 너무 바쁘게 사는 것 같긴 해요. 벌써 다음 주면 개학이네요.”

미국으로 돌아온 동민은 오랜만에 세탁소로 놀러온 박호찬과 휴게실에서 밥을 먹기 위한 준비를 했다.

“형은 점점 선발로 나오는 횟수가 늘어나던데요?”

“아직은 타자들이 새로운 동양인 투수에 적응하지 못해서 성적이 나쁘지는 않은데, 이놈들이 나를 파악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 조금만 집중을 읽으면 바로 공을 맞추더라고.”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박호찬은 로이더가 즐비한 야구판에서 등판 할 때마다 좋은 결과를 만들며 대한민국 국민에게 큰 위안과 힘을 주고 있었다.

“그런데 누가 더 오기에 기다리고 있는 거야? 배고픈데 먼저 먹으면 안 돼?”

“조금만 있어봐요. 출발했다고 했으니까 금방 올 거예요.”

잠시 박호찬에게 할리우드 썰을 풀고 있으니 덩치가 커다란 박호찬과는 차이가 많이 나는 호리호리한 남자가 세탁소로 들어왔다.

“동민아 길이 막혀서 조금 늦었어. 한국은 잘 갔다 왔어?”

“네. 형 기다리고 있었어요. 이쪽은 박호찬 형이에요. 누군지는 알고 있죠?”

동민이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서대진 이었고, 박호찬은 서대진을 보고 연예인을 만나본 건 처음 이라며 신기해했다.

“대진이 형도 로스앤젤레스에 온지 꽤 되었는데, 워낙 은둔생활을 하고 있어서 아는 사람이 별로 없더라고요. 호찬이 형도 야구만 하니까 같은 동네에 아는 사람 하나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자리를 마련해 봤어요.”

서대진은 은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미리 준비해 둔 헬기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해 멤버들과 함께 괌으로 이동했다.

경유지인 괌에서 세 멤버는 뿔뿔이 흩어졌고, 서대진은 미국으로 갔다는 소문만 나돌 뿐 세상에서 증발해 버린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은둔생활을 하고 있던 서대진은 93년부터 알고 지내던 미국 현지 팬과 작년 10월 극비에 결혼을 했고, 그의 미국 정착에 도움을 많이 준 동민은 바로 옆에서 모든 걸 보고 그의 생활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의 요청대로 주변에 일절 말하지 않았다.

은퇴를 했지만, 아직 영향력은 그대로 인데다 집에서 잘 나가지 않는 서대진은 최근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는 박호찬과 친하다는 이야기를 동민에게 몇 번 들었고, 동민의 추천에 그를 만나보기로 했다.

“서대진 씨가 로스앤젤레스에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네요.”

“동민이가 다행이 주변에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보네요. 은퇴하고 바로 미국에 왔습니다.”

서대진이 신비주의 컨셉을 고수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는 엄청난 집돌이일뿐 특별히 노출을 꺼려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원맨 밴드 특성상 작업을 시작하면 작업실에서 모든 일상을 보내었고, 녹음만 들어가면 연락을 두절하고 작업에 몰두하는 그의 스타일 때문에 가끔 동민도 그를 만나기 힘들 때가 있었다.

그러한 이유로 두 사람이 자주 만날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동민을 통해 인사라도 했으면 하는 마음에 자리를 마련했고, 서대진이 한 살 형이었지만, 비슷한 나이대의 둘은 금방 친해졌다.

동민도 두 사람과 삼겹살을 먹으며 옛날 이야기를 나누었다.

“동민아, 타이탄익 영화 티켓으로 크루즈를 탈 수 있다고 광고하던데, 정말이니?”

“영화관에서 타이탄익 발권을 하면 렌덤으로 당첨 여부가 적히게 만들었어요. 벌써 1차 모집이 끝났고, 지금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멕시코까지 운항하고 있어요.”

“자세히 알고 있구나. 영화관에서 봤는데 나도 타보고 싶더라.”

타이탄익의 주인이 동민이라는 걸 모르는 두 사람이 타이탄익 호를 타보고 싶다고 했다.

“가능한 날짜 알려주면 티켓 구해다 줄게요.”

“타이탄익 영화에 투자했다더니 티켓도 받을 수 있는 거니? 역시 미국에서는 동민이가 가장 잘나간다니까.”

“사실 제가 타이탄익 선주라서 티켓은 얼마든지 구할 수 있어요. 카메룬 감독님이 세트장으로 모형을 만든다길레 아예 똑 같은 외형의 배를 만들라고 했는데, 영화가 끝났으니 크루즈로 활용 하려고요. 당분간 선장으로 카메룬 감독님이 일하기로 했어요.”

동민의 말에 박호찬과 서대진이 잠시 충격을 받았다가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며 언제 크루즈를 탈 수 있는지 알려 주었다.

“특등실로 예약해 줄 테니 같이 가고 싶은 사람 있으면 이쪽으로 연락하면 돼요. 저도 나름 바쁜 몸이라 직접 티케팅을 해 줄 수는 없고, 담당자 연락처 알려 줄 게요.”

“동민이 덕분에 호강하게 생겼네.”

두 사람은 기뻐하며 타이탄익 영화를 한 번 더 보겠다고 말했고, 세탁소 휴게실에서 회식을 끝내고 돌아갔다.

그렇게 겨울 방학이 완전히 끝난 동민은 이번 학기에도 수업을 꽉 채워 수강신청을 했고, 빡빡한 학교생활을 시작했다.

“고등학교에서 미리 교양 과목을 몇 개 들어놔서 다행이네. 일년 반만 더 다니면 졸업 할 수 있겠다.”

군대를 다녀오느라 이제 2학년 2학기였지만, 계절학기도 들었고, 수업도 꽉 채워 수강한 덕에 조기 졸업이 가능해 보였다.

학점을 계산하며 학교를 다니다 오랜만에 마이크 잭선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이크. 다음달에 한국 갈 일 있죠? 전용기 타고 가면 저도 태워줄 수 있어요?”

“어떻게 알았어? 다음달에 잠깐 한국에 다녀오긴 할 거야.”

“저도 초대 받아서요. 대통령 취임식 가는 거 맞으면 같이 가요.”

“너도 초대 받았구나. 잘 되었네. 같이 가면 되겠다.”

마이크 잭선이 메니저에게 함께 갈 수 있도록 말해 두겠다고 했고, 김대종 차기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를 잠깐 나누었다.

“한국 경제 상황이 안 좋아서 투자를 했구나. 다니엘이 그렇게 까지 돈을 많이 모았을 거라고는 생각 못 했네. 나보다 현금이 많은 것 같은데?”

“대출 받은 거 에요. 마이크가 대출 받으면 저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을 걸요?”

“내가 많이 버는 것 같긴 한데, 쓰는 것도 많아서 그런지 잔고가 딱히 느는 것 같지는 않아.”

원래는 원더랜드에 과도한 비용을 쓰면서 파산했을 마이크 잭선이지만, 동민의 간섭으로 놀이동산 확장은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금전 감각이 없는 마이크는 정말로 돈을 물 쓰듯 펑펑 뿌렸고, 엄청난 수입에도 딱히 여유자금이 모이질 않았다.

“그래도 콘서트 한 번 하면 재산이 늘어나긴 하더라. 그럼에도 월드 투어는 너무 힘들어.”

마이크는 해외에서 팬들을 만나는 건 좋지만, 콘서트를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다며 투덜거렸다.

“아! 이번에 내가 전용기 태워 주니까 너도 타이탄익 태워줘야 한다.”

“마이크가 카고 싶다면 언제든지 환영이죠.”

타이탄익 영화를 본 마이크 잭선이 자신도 타이탄익 호를 타 보고 싶다고 했고, 그가 크루즈를 탄다면 홍보 효과도 있기에 언제든지 탈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고마워. 넌 커다란 배도 있으니 이제 비행기만 사면되겠네.”

“생각은 해 봤는데 제가 비행기를 탈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안더라고요. 전용기 사서 관리하는 것 보다 그냥 퍼스트 클라스 타는 게 편하고 훨씬 더 저렴해요.”

“하긴 넌 유명인이 아니니 일반 여객기를 탈 수 있겠구나. 난 일반 비행기를 탈 수가 없어서 전용기를 살 수밖에 없었어.”

마이크는 한국에 가는 비행기 안에서 자세히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다.

금방 2월이 찾아왔고, 학교에 결석 신청서를 제출했다.

“동민군이 바쁠 거라고는 예상하고 있었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결석이 많군요. 이번 결석 사유를 확인하긴 했는데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서 불렀습니다.”

결석계를 재출하자 학과장의 호출이 있었고,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다.

“기입한 데로,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받아 한국에 다녀와야 해서요. 공문은 여기 있는데 한국어로 보냈더라고요.”

“대한민국 외교부에 문의를 했더니 사실이라고 하더군. 미국에 있는 대학생이 어떻게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를 받은 건가? 친척관계라도 되나?”

대한민국에 투자를 했다는 사실을 자세히 말해 줄 수는 없었지만, 정부에 도움을 주었고, 이번 당선자의 눈에 들어 초대를 받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항공편은 같이 초대 받은 마이크 잭슨의 전용기를 타고 가기로 했어요. 필요하시다면 취임식에 참석한 인증사진을 제출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네. 우리 학교가 선후배의 끈끈한 인맥을 중시하는 건 알고 있겠지? 이번에 가서 정부와 좋은 관계를 만들고 오길 바라겠네.”

일본의 아베도 USC에 다녔을 만큼 세계 여러 나라에서 기득권 자녀들이 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이러한 경우가 종종 있어 학과장이 확인을 하는 절차라며 그가 어떻게 행동하면 되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개인적인 방문이기도 하지만 USC 학생을 대표해 간다는 것도 꼭 기억해 주길 바라겠네. 그럼 다녀와서 보도록 하지.”

“매번 편의를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학교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잘 처신하도록 하겠습니다.”

학과장의 허가를 받은 동민은 마이크 잭선의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향했다.

< 188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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