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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김치 재벌-184화 (184/265)

< 184 >

동민은 학교 수업이 없는 날에 비행기를 타고 오마하로 날아가 워런트 버핏을 찾아갔다.

“정말로 담보 대출을 받을 생각이구나. 나도 알아보니 한국 경제가 위기 상황인데다 회복이 힘들 수도 있는데, 괜찮겠니?”

“한국 사람의 특성은 제가 잘 알아요. 위기가 오기는 하겠지만, 금방 털고 일어날 거예요.”

“네 말대로라면 좋은 투자기회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위험 부담도 크다는 건 알고 있으면 좋겠구나. 하긴 이번에 손실을 보더라도 너의 영화 투자 실력이라면 금방 회복을 할 수 있겠지.”

“대출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도와 주셔서 감사해요.”

“네 자산이 충분하지 않았다면 내가 도와줬더라도 이정도 금액을 받기는 힘들었을 거다. 자세히 확인해 보니 보유하고 있는 저작권이 엄청 나더구나.”

벌써 10년이 넘게 매년 흥행에 성공하는 영화만 골라서 투자를 했고, 판권의 일부를 가지고 있는 동민은 계속해서 2차 시장에서 발생하는 수입을 연금처럼 받고 있었다.

그렇게 쌓인 영화만 200편이 훌쩍 넘어 버렸고, 거기다 저작권 괴물인 디주니 스튜디오의 지분도 가지고 있다 보니, 웬만한 대형 제작사보다 동민의 자산구조가 훨씬 더 튼튼한 상황 이었다.

덕분에 진정한 저작권 재벌이 되어버린 동민은 저작권과 주식들을 담보로 50억 달러의 담보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금액 단위가 큰 만큼 바로 한 번에 다 받을 수는 없을 거다.”

“12월 말까지만 받으면 괜찮아요. 아직 시간 여유는 있네요.”

“그때라면 문제없이 전액 받을 수 있겠구나.”

연말이 되면 달러 환율이 2천원까지 치솟아 오르기에 그때 환전을 하거나, 아니면 환율을 적용해 달러로 한국의 기업이나 부동산을 인수할 계획 이었다.

아빠도 회계법상 문제가 없도록 여러 사람을 만나고 있었고, 동민의 소문이 퍼지면서 대기업 오너와 정부에서 따로 연락이 오고 있다고 하셨다.

워런트 버핏도 투자사를 설립해 세금 문제가 없도록 한국에 자금을 보내는 방법과 다시 미국으로 돈을 가지고 오는 방법을 알려 주었고, 투자 법인을 설립하는 것 까지도 도와주었다.

“매번 도움만 받는 것 같아 죄송하네요. 이번에도 버핏 사장님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거예요.”

“우리 회사 대주주가 하는 일인데 당연히 도와줘야지. 거기다 어린 친구가 자산을 성공적으로 불려 나가는 모습을 보니 나도 보람이 있어서 하는 거니 부담가지지 않아도 괜찮아. 대신 앞으로 주주총회에는 정기적으로 참석하고.”

워런트 버핏이 오랜만에 찾아온 동민을 두고 덕담을 하듯이 오랫동안 투자와 진로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었지만, 경제에는 큰 관심이 없어 들어주느라 곤욕을 치렀다.

보통 사람이라면 워런트 버핏과 대화를 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대단한 일이겠지만, 동민은 이제 친한 할아버지 한명 같이 느껴졌다.

그래도 이번에 워런트 버핏이 큰 도움을 주기에 맞장구를 치면서 잘 들어 주었고, 그는 동민에게 한국에 투자하는 일을 전담으로 맡아줄 직원도 한 명 붙여 주었다.

덕분에 한국 일은 신경을 덜 써도 알아서 진행 되었고, 학업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덧 연말이 다가왔다.

“오빠. 나 어때? 괜찮아?”

“너무 예뻐서 캐스팅 될 것 같은데? 드레스는 언제 산거야?”

“프롬 파티에 입고 가려고 샀는데 미리 입게 되었네. 오빠도 턱시도 잘 어울려.”

동민은 붉은 드레스를 입고 한껏 꾸민 제시카와 함께 타이탄익 시사회에 참석하러 갔다.

타이탄익호의 선주이자 영화의 최대 투자자로서 평소와 다르게 턱시도를 입고 신경을 많이 쓴 모습으로 시사회에 참석했고, 요즘 미국 디바 음악에 빠져있는 사부 이염걸도 함께 초대했다.

“나는 이런 로맨스 영화와는 관련이 없는데 꼭 참석을 해야 하니?”

“오늘 또 다른 디바가 주제곡을 라이브로 부르기로 했으니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카메룬 제임스 감독과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간단한 인사를 했고, 주제곡을 부른 프랑스 출신의 가수 셀렌 디옹이 마이 하트 이즈 고잉온을 불러 주었다.

라이브로 듣는 그녀의 노래는 온 몸에 전율을 일게 했고, 동민이 옆을 보자 이염걸이 두 손을 꼭 붙잡은 채 감동 받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오빠. 셀렌 디옹 노래가 너무 감동적이고 로맨틱해.”

“영화도 재미있을 거니까 기대해도 좋아.”

영화 중간에 므흣한 장면이 나오자 은근 슬쩍 제시카의 손을 잡았고, 그녀가 살짝 부끄러워 하다가 어깨에 머리를 기대어 왔다.

기회를 포착한 동민이 민첩하게 나쁜손을 시전하려고 하는데 뒷좌석에 앉아 있는 드류 베리무어가 좌석을 발로 차는 바람에 무산 되었다.

리오나르도 디케프리오와 친분이 있는 토미 맥과이어와 드류 베리무어, 앤젤리나 졸리도 시사회에 참석했고,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있었다.

스크린에 나오는 타이탄익의 웅장하고 고급스러운 모습에 관객들이 놀라워했고, 잭과 로즈의 로맨스 장면에서는 흐뭇한 미소를 보였다.

마지막 부분에 타이탄익 호가 빙하에 부딪쳐 침몰하는 부분에서는 가슴을 졸여 하며 집중했고, 잭 도슨이 저체온증으로 물에 가라않을 때는 눈물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영화가 끝나자 시사회에 참석한 이들이 모두 일어나 기립 박수를 보냈고, 무대 위로 카메룬 제임스 감독과 배우들이 올라왔다.

“영화 타이탄익의 스토리는 이보다 더 잘 쓰여질 수 없었습니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병치, 죽을 때까지 행하여지는 성역할, 지나간 한 시대의 금욕주의와 상류층, 그 배를 암흑 속으로 저돌적으로 운항한 사람들의 어리석음과 규모면에서 부함하는 거대한 석박의 웅장함. 그리고 무엇보다도 삶은 불확실하고 미래는 알 수 없다라는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영화 타이탄익의 교훈 입니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카메룬 감독이 미리 준비해 둔 멋있는 대사를 말했고, 사람들은 또 한 번 기립 박수를 보내 주었다.

카메룬 감독은 실제 타이탄익 호의 침몰을 배경으로 잭과 로즈라는 연인이 보여주는 짧고 비극적인 사랑을 그렸다.

정밀한 묘사로 타이탄익 호의 침몰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특색을 가지면서도, 동시에 잭과 로즈라는 인물이 펼치는 러스 스토리를 첨가 하면서 쉽지 않은 조합으로 극적인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일반 관객에게 지루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 요소를 재난 로맨스 요소와 결합함으로서 흥미진진하게 정보를 전달했고, 통속적으로 끝날 수도 있던 두 사람의 러브 스토리에 타이탄익 호의 침몰이라는 장대한 역사적 사건을 더하면서 무게감을 실어 주었다.

거기에다 수동적인 성격의 로즈가 잭을 만나고, 타이탄익 호에서 탈출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진취적인 여성으로 거듭나는 전개를 통해 고전적인 서사와 현대적인 요소를 절묘하게 섞어 메시지를 전달했다.

“오빠 영화가 너무 재미있어. 이번 카메룬 감독님 작품은 사람들이 많이 볼 것 같아.”

“나도 영화 흥행 기록을 새롭게 갱신 하실 것 같아. 리오도 이번 영화로 세계적인 스타가 되겠네.”

개봉 전에는 해상 영화의 저주와 제작비 기록 갱신으로 우려를 받고 있었지만, 시사회의 반응을 보니 그러한 걱정은 싹 날아간 것 같았다.

실제로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대박 중의 초대박이 나고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평단과 관객으로 부터 높은 평가 점수를 받게 되고 영화제에서도 상을 휩쓸어 담는다.

지금까지 흥행 수익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영화는 스필버그 감독의 주라식랜드의 9억 달러였는데, 타이탄익은 최초의 영화 수익 10억 달러를 돌파하고, 이전 1위의 두 배인 18억 달러를 벌어들인다.

이후 재개봉을 통해 총 22억 164만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최초의 20억 달러 돌파 영화가 되고, 12년 뒤 자신이 또 다른 영화로 기록을 갱신하기 전까지 1위 자리를 유지하게 된다.

“마지막에 물에 빠져 죽을 때 상당히 추워 보이던데 리오 오빠 괜찮았을까?”

“카메룬 감독님한테 들었는데, 리오가 물에 들어가서 촬영 할때 마다 샴 고양이 같이 반응을 해서 촬영시간이 지체되어서 힘이 들었데. 그런데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리오가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이 있다고 말했고, 감독님은 리오의 목을 꺽어버리고 싶었다고 하더라.”

“호호. 카메룬 감독님이 많이 무섭다고 들었는데 리오 오빠도 대단하네.”

영화 타이탄익의 캐스팅에도 여러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처음에는 잭 도슨 역에 리오나르도 디케프리오가 아닌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와 여인의 향수에 나온 반듯하고 잘생긴 청년 이미지의 크리스 오도넬이 1순위 후보로 올라와 있었다.

나름 안정적인 필모그래피로 주목 받고 있던 청춘스타 오도넬은 배드맨과 로빈에서 로빈으로 출연해 대폭망 하면서 한동안 블록버스터 캐스팅 순위에서 밀려나게 된다.

이로 인해 리오나르도 디케프리오가 잭 도슨 역에 캐스팅 되고, 리오가 케이티 윈슬렛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 해 자신의 상대역으로 뽑았다는 소문이 돌지만, 카메룬이 시대극으로 떠오르고 있던 윈슬렛을 먼저 캐스팅하고 이후에 리오를 캐스팅했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귀네스 펠트로나 다른 여배우를 고려하고 있다가 윈슬렛이 시대극에 잘 어울린다는 추천을 받고 속는 셈 치고 한번 보자 했다가 바로 캐스팅 해 버린다.

마지막으로 주제가는 토니 브랙스턴이나 휘트니아 휴스턴, 셀렌 디옹 중 한 명을 기용하려 했는데, 브랙스턴과 휴스턴은 스케줄이 맞지 않아, 셀렌 디옹에게 곡이 가게 된다.

하지만, 셀렌 디옹은 더 이상 영화 주제가를 부르고 싶지 않아 거절을 하지만, 남편과 주변 지인들이 읍소를 하는 바람에 그냥 데모나 만들어주자는 생각으로 딱 한 번 녹음을 하고 끝내버렸다.

카메룬도 처음에는 주제곡을 보컬이 없는 연주곡으로 하려 했지만, 작곡가 제임스 호너가 카메룬이 기분 좋은 타이밍을 노려 녹음을 들려주며 설득했고, 그렇게 오랫동안 사랑받게 되는 영화 주제가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럼 셀렌 디옹의 노래를 한 번 더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사회 질문, 응답 중간에 주제곡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고, 적절한 타이밍에 셀렌 디옹이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게 되고 1초에 한 장씩 팔려 700만 장 가까이 판매되는 ‘마이 하트 이즈 고잉온’을 불러주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영화의 장면들을 떠올리며 노래에 푹 빠져 들었고, 특히 여자들의 표정에서 아련함이 흘러 나왔다.

혹시나 하고 이염걸을 보니 그 역시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올해 베스트 셀링 앨범이 정해진 것 같군요. 명화에다 명곡까지 만드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몇 기자들이 덕담 같은 아부를 했고, 몇 가지 질문이 추가로 오간 후 타이탄익 호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이번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실제 타이탄익호와 완벽하게 똑 같은 배를 만드셨다고 들었습니다. 영화 촬영이 끝났는데, 그 배는 어떻게 활용하실 계획이신가요?”

“완벽하게 똑 같은 배를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대 연회장이나 데크, 식당, 객실 등, 주요 시설은 타이탄익과 동일하게 만들었지만, 엔진이나 항해실, 화장실 등 실제로 운영해야 하는 부분은 최신 설비로 만들어 기존 타이탄익보다 더 안전하고, 빠르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타이탄익호를 활용하실 거라는 것으로 들리는 군요.”

“타이탄익 호의 운영 계획은 마침 배의 소유주가 이 곳에 와 있으니 직접 들어 보는 게 좋을 것 같군요. 다니엘 씨 앞으로 나와 주시죠.”

< 184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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