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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오삼과 주연발, 성용이 다녀간 얼마 후, 1997년 7월 1일 영국의 속령이었던 홍콩이 중화인민공화국에 반환 되었다.
제1차 아편전쟁에서 승리했던 영국이 홍콩 섬을 청나라로부터 뜯어내고, 제2차 아편전쟁에서 승리한 영국은 1860년 북부의 구룡반도까지 때어내며 영역을 확장했다.
더 많은 땅을 확보하고 싶었던 영국은 1898년 신계 지구를 마지막으로 홍콩 지역을 확장하면서 중국과 영구 소유가 아닌 99년 임차 조약을 맺었다.
그때 당시는 영국의 전성기가 계속 이어져 99년 뒤에 돌려줄 생각을 하지 않았고, 형식상 협약을 맺었지만 99년이 지나면서 많은 것이 변했고, 결국 홍콩은 중국의 통치하에 들어가게 되었다.
서구적인 생활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던 홍콩시민들은 중국에게 반환 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특히 천안문 사태를 보면서 두려움을 느껴 많은 자본가들과 상류층이 해외로 이민을 가게 된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좁은 인력풀에 삼합회가 간섭을 하고 무군 별한 다작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홍콩 영화계의 황금기가 저물어 갔고, 우오삼과 서국 감독을 필두로 많은 영화계 인물이 홍콩을 떠나게 되었다.
중국은 50년 간 지금의 홍콩 시스템을 유지하겠다고 약속 하지만,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는 건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고, 동민은 직접 보기도 했었다.
“내가 홍콩 사람이라도 불안했을 거야. 마지막까지 남아서 자리를 지키는 주성취가 대단하긴 하네.”
뉴스에서 홍콩반환행사를 지켜보던 동민은 영국 대표로 참관한 비교적 젊은 모습의 찰스 3세를 보았고, 아직 그의 전 부인인 다이애나가 왕세자비가 살아 있는 것이 떠올랐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파파라치를 거느린 여자답게 미국에서도 그녀에 관한 수많은 가쉽지가 매일 나왔고, 도티 알파예드과 요트에서 만남을 가지고 있는 사진이 30억에 팔리면서 더 많은 파파라치가 달라붙었다.
“올 여름에 파리에서 교통사고를 당하는 거로 기억하는데 정확한 날짜는 기억이 안 나네.”
설령 날짜와 장소를 기억한다고 하더라도 친분이 전혀 없고 접근조차 어려운 다이애나를 구할 방법이 떠오르지는 않았다.
“갈 사람은 어떻게든 사고가 나는 것 같으니 친한 사람 아니면 운명을 바꾸는 건 조심 해야겠어.”
친한 마이크 잭선은 성추행 고소를 막긴 했지만, 비밀의 장소인 원더월드에 관한 루머가 커지면서 여러 가지 나쁜 소문이 돌고 있었고, 약물에 중독되어 자살하게 되는 밴드 열반의 커베인은 동민이 자살까지는 막았지만, 음주운전을 하다가 세상을 떠나 버렸다.
희귀 암을 미리 알려준 어드리 햅번도 원래 수명보다는 오래 살긴 했지만, 최근에 기력이 급격하게 나빠져 떠나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몇 명의 운명을 바꿔본 동민은 결국 원역사와 비슷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잠시 미룰 수는 있지만, 바꾸지는 못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래도 리버 피닉서는 건강하게 잘 살아 있어서 다행이야.”
급성 약물 중독으로 사망하게 되는 리버 피닉서는 잘 살고 있었는데, 영화 출연은 거의 하지 않고, 채식 레스토랑 운영에 집중하며 음악 활동을 하고 있었다.
입대 당시 훈련소까지 따라와 주었던 리버 피닉서는 요리 연구를 한다며 종종 한국에 들러 동민을 만났고, 지금도 자신의 로스앤젤레스에서 베지테리언 레스토랑에 자주 초대했다.
자신의 식당을 운영하는 모습을 부러워하던 쿠안틴도 폴프 픽션으로 돈을 많이 벌면서 한식당을 열고 싶어 했고, 리버의 레스토랑에 종종 방문해 운영 노하우를 물어보고 있었다.
영화를 촬영하느라 바쁜 사람들 말고, 여유가 있는 지인들을 만나며 열심히 여름학기 수업을 듣고 있는데 타이탄익 촬영을 마친 리오나르도 디케프리오가 세탁소로 찾아왔다.
“어이쿠, 타이탄익의 잭 도슨씨 아니신가요? 뉘 집 아들인 줄은 몰라도 참 잘 생기셨군요.”
“로미오와 줄리엣에 출연한 이후로 내가 잘 나가긴 하지.”
“로미오와 줄리엣 시사회 때 모델 여자 친구랑 함께 갔던데 계속 만나고 있어?”
“크리스티 장? 타이탄익 촬영 하느라 못 봤는데 패션쇼 활동 하느라 바쁜 가봐. 요즘은 바비 브라운 만나고 있어.”
로미오와 줄리엣 시사회에서 크리스틴 장과 함께 나타나면서 공식 석상에 연하 모델과 교제 중임을 오픈한 리오는 앞으로 쭉 20대 초반의 금발의 장신 모델만 만나게 된다.
동민이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그의 여자 친구는 23살 차이가 났는데 여자 친구의 어머니가 리오 보다 2살 어렸었다.
리오의 낯짝을 보자 살짝 배가 아팠지만, 잘생긴 얼굴을 보니 저 놈이라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리오의 외모가 리즈 시절 중에도 절정인지라 같은 남자인 동민이 봐도 얼굴에서 빛이 나는 것 같았다.
“카메룬 감독님이랑 촬영하는 건 힘들지 않았어? 수중 촬영도 있었을 건데.”
“물에 들어가는 건 마지막 장면 밖에 없어서 그렇게 힘들 지는 않았는데, 촬영 기간이 너무 길어서 대기 하느라 고생 했었어. 감독님이 무섭긴 했는데 다행히 나 말고 스테프를 많이 혼내더라고.”
제작사에서는 타이탄익의 주인공으로 메튜 맥커너히를 점찍었고, 리오나르도의 캐스팅을 반대 했지만, 카메룬 제임스 감독이 고집을 부려 리오가 나오게 되었다.
그의 예상이 적중하여 타이탄익은 큰 성공을 거두게 되고 리오나르도 디케프리오의 대표작이 된다.
타이탄익은 7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무려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고, 11개 부문을 수상하게 된다.
이는 1950년 이브의 모든 것이 기록했던 최다 후보 기록과 동일하고, 1959년 벤허, 2004년 가락지의 제왕(왕의 귀환)의 11개 부문 수상 기록과 동률을 이루게 된다.
수상만 휩쓰는 게 아니라 전 세계 흥행 1위 기록을 달성 하는데 한화로 약 2,346억 원의 제작비로 만들어져 영화 한 편이 극장 수입만으로 무려 2조 1,642억 원을 벌어들이게 된다.
리오나르도 디케프리오 역시 타이탄익을 통해 세계 최고의 인기 스타가 되고, 보통의 잘생긴 하이틴 스타처럼 커리어의 정점을 찍은 것 같아 보이지만, 리오는 하이틴 스타에 머무르지 않고, 꾸준히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며 명배우의 반열에 올라선다.
“넌 영화에 출연 할 생각 없어? 요즘은 학교만 다니는 거야?”
“군대에 다녀오느라 2년이 지났으니 계절학기 많이 들어서 빨리 졸업 할 거야. 필요 하다면 엑스트라 출연 정도는 할 생각 있어.”
리오도 할리우드에서 동민이 배우로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빨리 그가 졸업해 좋은 감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쌓인 이야기를 한참 나누고 리오가 돌아갔고, 여름 학기를 보내며 제시카와 종종 만나 데이트를 즐기다 보니 금방 가을 학기가 다가왔다.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잠시 여유가 있어, 악마의 대변인을 촬영 중인 카이누 리부스를 만났고, 연기력에 물이 오른 알파치너도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제시카가 생각나긴 했지만, 연상의 매력을 뿜뿜 뿜어내고 있는 샤를리즈 테론과도 기념사진을 찍었다.
악마의 대변인 촬영 현장 다음으로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촬영장으로 이동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되는 잭 니콜스도 만났는데, 성격이 까칠한 그도 동민을 이전에 몇 번 보았기에 군대에 잘 다녀왔냐며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그 외에도 여러 영화 촬영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며칠 되지 않는 짧은 방학이 끝이 났고, 가을학기 준비를 하고 있는데 다이애나의 사망 사고 뉴스가 나왔다.
잠시 텔레비전을 보다 할리우드 세탁소에도 파파라치가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는 게 떠올랐다.
동민을 찍어 봤자 대중이 관심을 주지 않겠지만, 유명 배우들이 자주 출몰하다 보니 가끔 파파라치가 따라왔다.
그나마 할리우드에 있는 조금 규모가 커다란 세탁소로 알고 있어 불편하게 하지는 않았지만, 다이애나의 뉴스를 보고 나니 신경이 쓰였다.
“이 동네야 할리우드 스타를 어딜 가든 쉽게 만날 수 있으니 세탁소가 피해를 받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조심은 해야겠네.”
아무래도 파파라치를 상대하는 법은 유명 스타들이 잘 알고 있으니 그들에게 요령을 물어보기로 했다.
다시 학교를 다니며 바쁘게 지내는 사이 한국에서는 재벌 기업들이 하나둘 부도가 나고 있었고, 드디어 태국과 동남아에서 외환위기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워런트 버핏을 통해 동남아 상황과 한국의 상황을 전해 듣고 있는 동민은 대한민국 경제에 태풍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지표로 확인 할 수 있었다.
“일단 현금 준비는 잘 하고 있는데 이 돈으로 한국에서 뭘 할지도 생각 해 봐야겠네. 이번 겨울에는 한국에 다녀와야겠어.”
대한민국에 찾아오고 있는 외환위기로 고민을 하고 있는데 닐이 나타나 또 다른 고민거리를 던져 주었다.
“다니엘 큰일이에요. 핸리 포터 판매량이 끝이 없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요. 요즘은 출판사에 신경 쓰느라 영화 쪽 일을 할 겨를일 없어요.”
“몇 권이나 팔렸어요?”
“벌써 2백만 부를 넘겼어요. 영국이랑 미국에서만 이만큼 판매 되었는데, 캐나다랑 호주, 영미권 국가에도 판매를 시작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영화 쪽 일이라면 베테랑인 닐이 어려움 없이 잘 해결 했겠지만, 출판일은 작년에 조지 L.L. 마르틴이 쓴 불과 얼음의 노래 밖에 경험이 없기에 폭발적으로 판매량이 증가 중인 핸리포터를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정도 매출이면 직원을 더 뽑아야 하겠네요. 업계 평균보다 1.5배 더 주는 조건으로 능력 있는 사람을 구해 봐요.”
“다니엘 출판사인데 제가 마음대로 사람을 뽑아도 괜찮을까요?”
“출판사 일은 닐이 다 맡아서 하고 있으니 당연하죠. 저는 당분간 학교에 집중 할 거니 중간보고만 계속 해 주세요.”
닐과 직원 한명이서 핸리포터를 감당하기에는 불가능했기에 중견 출판사 규모로 회사를 키우라고 지시했고, 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도 대신할 사람을 구하도록 했다.
“작가님에게 정산은 매달 말에 미리 해 주세요. 아직은 생활이 여유로워 보이지는 않던데 환경이 좋아야 더 빨리 글을 쓰실 수 있을 거예요.”
“벌써 후속작 집필에 들어가셨어요. 그리고 다음 달에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출판사 본사에 방문하기로 했고요.”
동민은 이번 기회에 출판사를 확장 하면서 영화 투자사도 인원을 늘리기로 했고, 닐에게 좋은 건물을 알아보고 매입 해달라고 말했다.
“도와달라고 찾아왔는데 일만 더 늘어난 것 같네요.”
“그래도 이번 일만 정리 되면 이후로는 여유가 생길 거니 조금만 더 수고해 주세요.”
잠시 억울해 하던 닐은 자신만 고생할 수 없다며 동민에게 내년에 제작될 영화 서류를 1차 필터링 없이 건네주었다.
“너무 바빠서 제안 들어온 건 전부 가지고 왔어요. 이제 군대에 있는 것도 아니니까 빨리 투자할 영화 선정해 주세요.”
“아직 올해 투자한 영화 수익이 별로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내년 영화를 선정해야 하네요. 이건 금방 끝내고 연락 할게요. 그럼 닐도 건물 구하는 거랑 출판사 확장 하는 거 부탁 할게요.”
늘어난 업무에 닐의 어깨가 내려갔다가 동민 앞에 쌓여있는 영화 투자 서류를 보고는 만족해하며 돌아갔다.
“내년에는 어떤 영화들이 만들어지는 지 한번 볼까?”
< 175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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