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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김치 재벌-126화 (111/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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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이야기의 총제작비는 3천만 달러로 발표되지만, 제작에 직접적으로 들어간 비용만 그렇다는 이야기지 그동안 퓍사를 운영하면서 투입된 자금은 빠져 있었다.

어찌 되었든, 3천만 달러의 예산으로 만들어진 장난감 이야기는 4억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망해가던 퓍사를 부활시킨다.

동민은 애니메이션 역사에 획을 긋게 되는 장난감 이야기가 잘 만들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고는 잡서에게 깍두기 김치와 각종 나물 반찬을 건네주고 다시 로스앤젤레스로 돌아갔다.

학교를 다니며 투자하고, 제시카까지 만나는 바쁜 나날을 보내다 보니 금방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왔고, 시험을 다 치르고 나자 뱀파이어랑 인터뷰 시사회 날짜가 되었다.

“다니엘도 시사회 참여해야지.”

“보러 가긴 할 건데 프레스 라인에 엑스트라가 주연, 조연 배우들과 함께 가는 건 아니지 않아요?”

“너 정도면 충분히 자격이 있어. 제작자 중 한 명이라고 말 하면 되지.”

동민은 배우들과 함께 사진에 찍히고 싶지 않았는데, 탐 크루스와 브래들리 피트, 리버 피닉서가 우기는 바람에 그들과 함께 인터뷰도 하고 단체 사진을 찍게 되었다.

가벼운 시사회라서 그런지 적당히 꾸미고 왔는데, 브래들리 피트 혼자 너무 편하게 오는 바람에 안 씻는 남자라는 소문이 나게 되었다.

“키어스틴은 그사이 많이 자랐네? 내년에 로빈 윌리엄이랑 같이 영화 찍더라.”

“주만쥐 이야기하는 거죠? 저도 기대하고 있어요. 다니엘 오빠도 대학교 가더니 달라졌네요. 저기 있는 사람이 여자 친구예요?”

동민이 일 년 사이 부쩍 키가 자란 키어스틴 더스트와 이야기를 나누자 그 모습을 본 제시카의 눈에서 불꽃이 일어나고 있었다.

제시카가 계속 노려보자 동민은 키어스틴과 대화를 빠르게 끝내고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달 말에 한국 홍보 날짜가 잡혔구나. 안토니오는 영화 촬영 스케줄로 참석이 불가능하고, 브래들리와, 리버 피닉서, 탐 크루스가 가기로 했단다. 키어스틴도 가능은 하다는데 굳이 갈 필요는 없을 것 같구나.”

“일정이랑, 숙소는 저희 아버지가 해결해 주기로 했으니 크게 신경 써야 할 건 없으실 거예요. 감독님은 정말로 안 가실 거예요?”

“배우만 가도 충분히 홍보가 될 것 같은데 내가 가서 화려한 비주얼을 망치고 싶지 않구나.”

동민이 내한을 조건으로 뱀파이어랑 인터뷰에 출연했고, 조만간 배우들과 함께 한국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닐 조던 감독과 내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이번 영화의 예상 성적도 말했는데 동민이 미국에서 1억 달러 이상 매출이 나오고 해외에서는 그 이상 나올 거라고 말하자 감독이 안심했다.

“영상이 파격적이고 나름 동성애적인 의미가 포함된 장면도 많아 걱정했는데 네 말대로 된다면 정말 좋겠구나.”

“배우들 비주얼이 워낙 좋아서 별 상관은 없을 거예요. 노출 장면은 몇몇 나라에서는 편집되어 나갈 테니 그것도 걱정 안 하셔도 괜찮아요.”

닐 조던 감독은 자신의 작품이 검열을 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나라마다 문화적인 장벽이 있기에 받아들이기로 했다.

주연 배우들과 감독이 평론가와 언론 앞에서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는 영화 시사회가 시작되었다.

다행히 동민은 인터뷰 자리에 오르지 않아도 괜찮았고, 제시카와 함께 영화 관람을 했다.

“조금 선정적이고 잔인한 영화인데 제시카가 봐도 괜찮을지 모르겠네.”

“15세 이상 관람가니까 괜찮아. 얼마 전에 생일이 지나서 법적으로 문제없어.”

아무래도 뱀파이어 영화이다 보니 노출도 꽤나 많이 나왔고, 성적인 묘사를 한 장면도 많아 제시카와 보기에 살짝 민망했지만, 호기심이 한창 많을 나이의 제시카는 침을 삼키며 영화에 집중했다.

“우와! 스크린에서 보니까 오빠 엄청 섹시하게 나오는데?”

“감독님이 특별히 신경을 써서 편집하셨나 보네.”

유일한 동양인 뱀파이어인 동민은 서양인들 사이에서 묘한 매력을 풍기며 상당히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엑스트라이긴 하지만, 꽤 많은 장면과 중요한 장면에 나왔고, 은근 시선이 가는 역할을 맡았다.

동민이 나올 때마다 제시카의 표정이 몽롱하게 변했고, 닐 조던 감독에게 감사 인사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화가 끝나자 평론단과 관객의 반응이 꽤 괜찮았고, 간단한 인터뷰와 사진촬영을 했다.

“이번 달에 한국 가는 거지? 한국은 처음인데 다니엘이랑 같이 간다니 기대되는걸?”

“나는 아시아에 가는 게 완전 처음이라 조금 무섭기도 하네.”

동민의 영향으로 한국 패치가 어느 정도 완료된 탐 크루스와 리버 피닉서는 내한을 기대하고 있었고, 동민과 자주 만나지 못한 브래들리 피트는 살짝 걱정하고 있었다.

“조심해야 할 건 비행기에서 알려 줄게요. 특별히 힘든 건 없을 거예요. 생각보다 반응이 좋을 수도 있는데 그냥 재미있게 놀러 다녀온다고 생각해요.”

배우들과 한국행 이야기를 하자 옆에서 듣고 있던 키어스틴도 가고 싶다고 했다.

동민이 살짝 제시카의 눈치를 보고는 이번에는 힘들 것 같다며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갈 수 있을 거라고 말해 주고 시사회장을 나왔다.

제시카를 집에 데려다 주기 위해 주차장으로 갔다.

차에 타고 출발하려 하는데 제시카가 잠시만 있다가 출발하자고 말했다.

“뱀파이어가 목을 무는 장면이 매력적이던데 내 목을 살짝 물어 줘. 오빠가 뱀파이어 분장 했던 모습이 아직 머릿속에 남아 있어.”

“뭐라고?”

제시카가 가냘픈 목을 내밀었고, 그녀의 뽀얀 목선을 보고는 당황한 동민이 침을 삼켰다.

잠시 이성을 상실한 동민이 제시카의 목을 살짝 깨물었고, 분위기가 이상해지자 그녀가 동민에게 자신도 목을 깨물게 해 달라고 했다.

동민이 몸을 기울여 그녀가 목을 깨물기 쉽게 내밀고 있는데 제시카가 동민의 얼굴을 붙잡더니 입술을 깨물어 버렸다.

매번 제시카의 집 앞에서 그녀의 아버지가 지켜보고 있어 하지 못했던 입맞춤을 시사회장 주차장에서 했고, 두 사람은 손을 꼭 붙잡고 집으로 돌아갔다.

“오늘 오빠 너무 멋있었어. 잊지 못할 특별한 밤이 될 것 같아.”

“나도 제시카랑 함께 시사회장에 가길 잘 했어. 앞으로도 자주 같이 영화 보러 가자.”

이번에도 제시카의 아버지가 집 앞에서 노려보고 있었기에 가볍게 포옹만 나누고 그녀를 집으로 보내 주었다.

올해 초 뱀파이어랑 인터뷰에 출연하면서 지진으로 인해 제시카를 만나게 되었고, 영화 시사회장에서 첫 입맞춤을 하면서 동민에게는 아주 특별한 영화가 되었다.

그녀와의 달콤한 시간을 보낸 동민이 핑크빛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금방 시간이 흘러 한국으로 가야 하는 날이 다가왔다.

다행히 학교에서는 현장 학습으로 인정받아 결석 처리가 되지 않을 수 있었다.

“사실 해외 홍보는 그냥 일하듯이 다녀오는 편인데 다니엘이랑 같이 가니까 은근히 기대되는걸?”

“한국 사람들이 조금 유난스러운 면이 있어서, 엄청나게 관심을 보일 수도 있어요. 그래도 착한 사람들이니까 긴장하지 말고 즐기다 가면 될 거예요.”

“난 꼭 절에서 밥을 먹어 보고 갈 거야.”

이미 해외 홍보를 다녀본 탐 크루스는 동민과 함께 놀러 다닐 생각에 좋아했고, 채식주의자로 유명한 리버 피닉서는 사찰 음식을 먹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브래들리 피트는 별생각이 없어 보였는데 그래도 기본적인 한국어와 주의사항을 알려주니 금방 기억했다.

아예 전용기를 타고 갔기에 편하게 김포공항까지 날아갈 수 있었고, 나쁘지 않은 컨디션으로 공항에 도착하자 수많은 취재진과 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와~! 탐 크루스!”

“리버 피닉서!”

“브래들리 잘생겼다!”

다행히 아직은 동민이 영화에 나온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어 관계자나 통역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사람들의 관심은 세 명의 배우에게 집중 되었다.

“안뇽하쇄요우.”

“반캅숩니다.”

동민이 알려준 한국어를 하자 엄청난 반응이 터져 나왔고, 세 사람은 큰 환호를 받으며 차에 올라타 호텔로 이동했다.

“사람들이 엄청 많이 나와 있는데?”

“나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

“반응은 확실히 좋네요.”

공항에서부터 화려한 환영인사를 받은 세 사람은 벌써 기분이 좋아졌다.

동민의 아빠가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면서 뱀파이어랑 인터뷰 내한이 뉴스에 나올 정도로 관심을 받게 되었고, 기자들은 당연하고 일반 팬까지 공항에 나와 이들의 방문을 환영했다.

“도시 한가운데 커다란 강이 흐르네.”

“보통 도시와 다르게 엄청나게 거대한 강인 것 같은데?”

“한강이라고 하는데 서울의 남과 북을 가로지르는 강이에요.”

다들 처음 보는 서울의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았고, 남산 위에 있는 한강과 강남이 잘 내려다보이는 호텔에 짐을 풀었다.

“동민아. 공항에서 별일 없었지?”

“덕분에 편하게 왔어요. 여기는 우리 아빠예요. 한국에서 일정을 도와주시기로 했으니까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부탁해요.”

탐 크루스는 세탁소에서 동민의 아빠를 만나 본 적이 있어 아는 사이였고, 리버 피닉서와 브래들리 피트는 세탁소 사장님의 동생이라고 하자 닮은 것 같다며 반갑게 인사했다.

“다들 배고플 텐데 밥 먹으러 갑시다. 한국 연예인들이 가는 룸으로 된 식당을 많이 알고 있으니 식사하는데 불편함은 없을 겁니다.”

서대진과 아이들과 함께 일하면서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곳을 여러군데 알고 있었고, 가장 먼저 한우를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세상에 고기의 품질이 엄청나게 좋네요.”

“바로 앞에서 직접 구워 주니 더 맛있는 것 같아요.”

브래들리 피트와 탐 크루스는 오늘 도축한 투쁠 한우를 먹으며 감탄했다.

테이블에서 직접 구워 먹는 것은 미국에 있는 한 식당에서 경험해 보았지만, 여기에서는 직원이 옆에서 바로 구워줘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리버 피닉서는 고기를 먹지 못하지만, 여러 종류의 김치와 고사리, 두부, 깻잎, 콩자반 등 채소로 만든 반찬이 워낙 많이 나와 오히려 평소 보다 더 푸짐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건 미국에서도 먹어 본 반찬인데 여기서 먹으니 맛이 다르네?”

“한국에서 재배한 것들이라 다를 거예요.”

탐 크루스와 브래들리 피트는 어느덧 자연스럽게 소맥을 말아 먹기 시작했고, 고기는 안 먹지만 술은 마시는 리버 피닉서와 미국에서는 만으로 21살이 안 되어 술을 못 마시지만, 한국에서는 가능한 동민도 함께 술을 마시며 한국에 온 것을 축하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에그 푸딩이군. 집에서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잘 안 되던데?”

“전용 냄비인 뚝배기에 해야 쉽고 맛이 있는데 돌아가기 전에 사고, 레시피는 식당 주방에 물어보고 적어서 줄게요.”

브래들리 피트는 계란찜을 좋아했고, 한국에서 기념품으로 뚝배기를 사가겠다고 했다.

“난 여기 김치가 다니엘이 만들어 주는 것보다 더 맛있는데?”

“그건 배추가 달라서 그래요. 아무래도 미국에서 키운 배추는 크기도 더 크고 이상하게 단맛이 더 많이 나더라고요.”

여기에서 가장 오랜 기간 김치를 먹어 온 탐 크루스는 김치의 맛을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다음 날 아침부터 인터뷰가 잡혀있기에 다들 술은 적당히 마시고 호텔에서 쉬려 했으나 처음 먹어 보는 육회 맛에 눈을 떠버린 브래들리 피트 때문에 다들 과음했고, 다음 날 아침 일찍 탐이 좋아하는 콩나물 해장국을 먹어야 했다.

< 126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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