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할리우드 김치 재벌-96화 (81/265)

< 096 >

“조르단? 글쎄 여기는 워낙 많은 아이들이 와서 잘 모르겠는데?”

“작년 여름 이후로 놀러온 13살 남자아이 있지 않아?”

“흠… 알 것 같기도 하고. 왜? 물어봐 줄까?”

맥컬리가 마이클에게 물어보려 하기에 마이클 잭선에게는 말하지 말고 다른 아이들에게 물어 봐 달라고 했다.

올해 5월 경 마이클 잭선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운전 도중 차가 고장 나 인근 카센터 사장에게 도움을 받았다.

카센터 사장에게는 마이클 잭선의 열렬 팬인 의붓아들 조르단이 있었고, 조르단에게 연락을 해 준다면 무료로 차를 고쳐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이후 마이클은 정말로 조르단에게 직접 전화를 걸고 이후 네버랜드에 카센터 사장의 가족을 초대했다.

이들은 마이클과 아주 친한 사이가 되면서 자주 만나게 되었는데 조르단의 친아버지인 이반이 등장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치과 의사이자 영화산업에 관심이 많던 이반은 85년에 전처와 이혼을 했고, 조르단과도 별로 시간을 보내지 않았지만, 자신의 아들이 마이클과 친한 사이라는 소식을 듣고 마이클을 소개받게 된다.

이반은 마이클을 소개받은 얼마 후 변호사를 고용하고, 2차 댄저러스 투어를 앞두고 있던 93년 8원 아들 조르단에 대한 성추행을 주장하며 수사기관에 알리지 않은 채 소송을 하지 않는 대가로 마이클에게 2천만 달러의 합의금을 요구한다.

마이클 잭선은 합의에 거절하고 공갈 혐의로 이반을 고소한다.

며칠 뒤 이반의 집에서 머물던 이반이 정신과 의사에게 처음으로 마이클의 성추행을 말하면서 의사가 이를 아동복지국에 신고하고, 본격적으로 수사가 시작된다.

정신과 의사의 보고 이후 이반은 전 부인으로부터 양육권을 가져가고, 양육권을 이용해 조르단을 대리하여 고소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후 9월 마이클을 상대로 3천만 달러를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건다.

“다들 조르단은 모른다고 하는데?”

“그래? 알겠어 고마워.”

아직 카센터 사장과 조르단은 네버랜드에 오지 않은 것 같았다.

워낙 사건이 급박하게 진행되기에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

아동 성범죄는 민사와 상관없이 형사수사를 할 수 있기에 검사와 경찰은 댄저러스 투어로 마이클이 해외에 있을 때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네버랜드와 마이클이 머물렀던 여러 거주지들을 대대적으로 수색한다.

하지만, 성추행을 입증할 그 어떠한 의학적/물질적 증거도 발견되지 않고 급습 도중 압수한 전화번호부에서 30명에 가까운 아이들과 200명의 목격자들을 심문하였으니 마이클과 성적인 접촉을 했다는 아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거기다 마이클은 조르단과 본격적으로 만남을 가지기 전부터 엘비스 프리즐리의 딸인 리사 마리 프리즐리와 교제 중이었고 94년 5월에는 결혼도 하여 이성애자라는 것이 알려진 상황이었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4번의 수색영장이 발부되고 마이클의 병원 진료 기록까지 압수되는 등 강도 높은 조사가 집행 되나 아무런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

마이클은 두피재건수술과 강도 높은 조사와 미디어의 괴롭힘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결국 댄저러스 투어를 중단하기로 결정한다.

이 시기에 마이클의 누나 리투야 잭선이 조르단의 편을 들며 마이클을 비난하나, 훗날 그녀는 폭로 기사로 돈을 벌어오길 원했던 남편의 폭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했다고 고백한다.

계속되는 대중의 비난과 소송에 스트레스를 받은 마이클은 안정과 수면을 위해 프로포폴을 투여하게 되고, 결국 그의 마지막에 영원히 깨어나지 못하는 잠에 빠져들게 된다.

“이번에는 그런 일이 발생하게 둘 수 없지.”

그동안 동민이 보아온 마이클은 어린 시절의 결핍과 과도한 대중의 관심으로 동심을 그리워하고 순수한 아이들을 좋아하는 피해 의식이 조금 있긴 했지만, 그렇다고 나쁜 사람은 전혀 아니었다.

돈 먹는 하마인 네버랜드를 운영하는 걸 보면 살짝 정도를 넘어서긴 했지만,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어 노력하는 좋은 사람이었다.

지금도 어드리 햅번과 함께 어린이 재단을 만들어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돕기 위한 궁리를 하고 있었다.

“응? 리버도 같이 이야기 중이네?”

동민이 어드리 햅번과 마이클 잭선을 보고 있는데 리버 피닉서도 그들과 함께 대화를 하고 있었다.

“다니엘! 잠깐 여기로 와 봐. 네가 나보다 돈이 훨씬 더 많으니까 너도 합류해야지.”

자신을 바라보는 동민을 느끼고는 리버 피닉서가 동민을 불렀다.

“어드리 선생님과 마이클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나도 세상의 어린이를 위해 좋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함께 하기로 했어. 비록 내가 돈은 없지만, 젊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은 있거든.”

십대들의 우상이자 미래로 치면 별스타 초 인싸 정도 되는 리버 피닉서였기에 그가 합류한다면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 같았다.

거기다 그의 약한 멘탈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거다.

“다니엘도 함께 좋은 일 해야지. 네가 바른 아이라는 건 다들 잘 알고 있단다.”

“그래. 넌 돈도 많으니까 기부도 하고 그래. 여기서 마이클 다음으로는 네가 돈이 가장 많을 걸?”

어린이 재단에 기부를 하라고 하자 한국에 돈 쓰길 좋아하는 동민은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어떻게 빠져나가려 했지만, 자신이 이런 자리를 만들었기에 혼자 빠지기도 애매했고 고민하던 동민은 결국 백기를 들었다.

“알겠어요. 제가 여기저기 투자해 놓은 상황이라 많이는 못 하고 매달 꾸준히 일정 금액 기부하도록 할게요. 그리고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조건이 있다는 이야기에 마이클과 어드리, 리버 피닉서가 귀를 기울였다.

“빈곤한 지방에는 영양 불균형이 심하다고 들었어요. 김치는 여러 유산균과 필수 나트륨,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이니 김치를 직접 기부하게 해 주세요. 얼마 전에 김치 공장을 설립해서 거기서 만들어 보내면 될 거예요.”

김치를 포기하지 않는 동민을 보고 세 사람이 역시 김치 전도사라며 웃으며 조건을 받아들였다.

어느 정도 어린이 재단에 기부하는 가닥이 잡히자 본격적으로 네버랜드를 돌아다니며 연말을 즐겼고, 로스앤젤레스로 돌아갔다.

“닐. 혹시 아는 사람 중에 괜찮은 사설탐정 있어요?”

“사설탐정이요? 회사에서 의뢰했던 탐정이 있긴 한데 무슨 일이에요?”

“별건 아니고 조사해야 할 사람이 한 명 있어서 그래요.”

동민을 잘 아는 닐은 별 의심 없이 능력 있고 믿을 수 있는 탐정을 소개시켜 주었다.

“오! 정말 멋있는 세탁소로군요. 설마 여기 있는 어린 동양 신사분이 제 고객이신가요?”

“네 제가 소개해 달라고 했어요.”

“반갑습니다. 저는 샬롯 호머라고 합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요.”

동민이 마이클을 고소하는 이반의 기본 정보를 그에게 전달하고는 그를 조사해 달라고 했다.

“그의 신변만 확인하면 되는 건가요?”

“당분간은 그의 생활 반격만 확인해 주세요. 8월에는 밀착 조사를 해야 하니 스케줄 비워 두시고요.”

“알겠습니다. 제가 비용이 비싼 편인데 절반은 선불로 받습니다.”

동민이 현금으로 비용을 지불했고, 그가 영수증을 써 주려고 하자 흔적이 남지 않는 것이 좋다며 괜찮다고 말했다.

“저도 현금이 좋습니다. 제 신용에 흠집이 생기지 않도록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지고 오겠습니다.”

샬롯 호머라는 사설탐정은 정기적으로 보고 하겠다며 돌아갔다.

마이클을 위한 기본적인 준비를 마친 동민은 어떻게든 미루어 오던 디주니 스튜디오로 발을 옮겼다.

할리우드에 있는 디주니 스튜디오에 가자 디주니 미미 하우스 클럽에 합격한 아이들이 모여 연습을 하고 있었다.

“스케줄이 바쁘다더니 드디어 왔구나. 얘들아 이쪽은 다니엘이란다.”

연습을 하고 있던 아이들은 동양인 남학생이 들어오자 신기하다는 눈빛을 보냈다.

“그동안 연습 많이 했니? 리허설 바로 시작해 볼까?”

동민은 아이들과 간단하게 눈인사를 나누고 율동 연습을 하면서 자괴감에 빠졌다.

아무래도 어린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보니 오버하는 율동과 표정을 지어야 했고, 시커먼 아저씨가 속에 들어 있는 동민에게는 아주 고역이었다.

“다니엘! 또 표정이 일그러지는구나. 웃으렴. 디주니 클럽은 항상 스마일이란다.”

또 지적을 받은 동민이 억지로 웃는 얼굴을 하려다 열심히 춤을 추고 있는 어린 브리트니 스피어와 크리스타나 아구에로가 눈에 들어왔고, 자동적으로 흐뭇한 아빠 미소가 지어졌다.

‘그래 기왕 하는 거 제대로 해야지 3달만 촬영하면 된다고 했으니까 금방 끝날 거야.’

다행히 동민이 나오는 분량을 많지 않았고, 3개월만 활동을 하면 이후로는 촬영날만 잠시 나와서 녹화를 하면 된다고 했다.

‘그나저나 꼬마 애들이 눈에서 불을 뿜으면서 열심히 하네?’

동민은 설렁설렁 리허설에 참여했지만, 다른 아이들은 열과 성을 다해 온몸을 불사르고 있었다.

디주니 미미 하우스 클럽에 나오기 위해 쟁쟁한 오디션을 거쳐 뽑힌 아이들은 주목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고, 멤버끼리도 경쟁의식을 불태우고 있었다.

뜨거운 열기에 동민도 어쩔 수 없이 열심히 율동을 했고, 끝날 것 같지 않았던 두 시간의 연습이 끝났다.

“얘들아 힘들지? 오늘은 특별히 다니엘이 간식을 준비했으니 다 같이 먹고 하자꾸나.”

동민은 미리 담당 피디에게 말하고 아이들이 먹기 좋은 간식을 준비해 왔다.

“으악! 파스타가 이상해요. 면이 짧고 굵어요.”

“다니엘. 네가 설명해 주겠니?”

“이건 떡볶이라는 건데 코리안 핫 칠리 페이스트를 넣고 만든 간식이야. 길다란 건 쌀로 만든 거고, 납작한 건 피쉬 케이크라기보다는 물고기 소시지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아이들은 처음 보는 떡볶이의 비주얼에 놀라 했지만, 호기심이 많고 용감한 아이가 먼저 맛을 보더니 맛있다며 깜짝 놀라했다.

미국 현지인에게 떡볶이를 많이 먹이다 보니 여러 번 검증을 거친 현지화된 떡볶이 였고, 아이들을 위해 매운 맛을 줄이고 설탕을 더 넣었다.

이유는 모르지만, 여자아이들이 떡볶이를 더 좋아했고, 남자아이들은 처음에는 신기해하며 먹다가 조금씩 흥미를 잃었다.

“그럴 줄 알고 남자아이들이 좋아할 간식도 따로 준비했지.”

동민은 미국에서도 흔히 먹는 콘도그를 가지고 왔는데 한국 스타일로 햄과 치즈를 넣은 핫도그에 설탕을 묻혀 주었다.

“우와! 이거 정말 맛있어.”

설탕과 케첩이 만나 단짠의 조화를 이루었고, 현장에서 바로 튀겨 준 한국 스타일 핫도그에 금방 동민의 인기가 올라갔다.

‘역시 아이들은 먹는 거로 친해지는 게 가장 좋지.’

저스틴 팀벌랙과 라이온 고즐링이 캐첩이 떨어질까 봐 고개를 숙여가며 핫도그를 먹고 있었고, 크리스티나와 브리트니는 핫도그를 떡볶이 소스에 찍어 먹고 있었다.

“다들 잘 먹어서 다행이네요.”

“디주니 클럽 아이들은 새로운 걸 두려워하지 않거든. 나도 먹어 봤는데 맛있더라.”

담당 피디도 맛있다며 칭찬했고, 그에게 앞으로도 종종 간식을 준비해 오겠다고 말했다.

동민은 다음에는 김밥을 준비해 스태프에게도 나눠주고, 떡볶이는 정기적으로 준비해 여자아이들을 중독시킬 사악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 096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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