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할리우드 김치 재벌-67화 (52/265)

< 067 >

“크리스 감독님. 많이 바쁘시죠?”

“아이고, 다니엘 투자자님 아니십니까? 바쁘긴 하지만, 이런 바쁨이라면 바쁠수록 좋습니다. 하하.”

나혼자 집에의 대 성공으로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의 텐션이 하늘을 날고 있었다.

간단하게 안부를 묻고는 바로 맥컬리 퀄컴의 스케줄을 물어 보았다.

“맥컬리? 요즘 정신없이 바쁠걸? 그 녀석 아빠가 극성이라 따로 만나는 것도 쉽지 않을 거야.”

“괜찮아요. 여기라면 맥의 아빠라도 허락할 거예요.”

동민이 맥컬리를 데리고 갈 파티를 알려주자 크리스 감독도 가능할 것 같다며 연락처를 넘겨주겠다고 했다.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맥컬리 퀄컴의 아버지인 킷 퀄컴에게 직접 전화가 왔다.

“정말 맥이 그 사람의 파티에 초대 받은 건가요?”

“직접 초대 받은 건 아니고 제가 가는데 맥을 동행시키는 거예요. 시간 괜찮을까요?”

“당연히 괜찮습니다. 그럼 저도 들어 갈 수 있습니까?”

“성인은 입장이 안 되고, 입구에 있는 대기실에서 기다리시면 되는데 딱히 추천 드리지는 않아요.”

네버랜드에 방문해 본 적이 있는 동민은 파티가 끝날 때 까지 대기실에서 시간을 보낸 닐의 투덜거림을 들어 보았기에 정말 대기만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킷 퀄컴은 동민의 제안을 받아 들였고, 맥컬리가 스케줄에 맞춰 세탁소로 찾아 왔다.

“우와! 여기 신기한 곳이네요. 이런 세탁소는 처음이에요.”

“온 김에 너도 사인 하나만 해 줘. 좋은 자리에 걸어 둘게.”

맥컬리는 여러 유명 스타의 사인으로 가득 차 있는 세탁소를 신기해했고, 동민은 그의 사인을 받아 리버 피닉서와 카이누 리부스 보다 더 좋은 자리에 걸어 주었다.

“그런데 오늘은 어디 가는 거예요?”

아직은 특유의 귀여움이 뿜어져 나오는 맥컬리가 동민에게 어디 가는지 물어 보았다.

“마이클 잭선이라고 가수 집에 놀러 갈 거야. 누군지 아니?”

“알아요. 직접 본적 있는데 노래는 안 들어 봤어요.”

아직 어린 맥컬리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선을 잘 모르고 있었고, 그냥 놀이동산에 놀러간다고 설명하니 오히려 더 좋아했다.

몇 시간 걸려 이동한 뒤 네버랜드에 도착하자 그 사이 규모가 더 커져 있었다.

동물원에는 더 많은 동물이 입주해 있었고, 놀이 기구도 종류가 훨씬 더 많아졌다.

“마이클 오랜만이에요. 잘 지냈어요?”

“다니엘은 그 동안 많이 자랐구나. 옆에 있는 꼬마친구는 누구야?”

얼굴이 전반적으로 조금 연해진 마이클 잭선은 아직 나혼자 집에 영화를 보지 않았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예전에 호두까기 인형 연극할 때 본 적 있어요.”

“맞아 거기서 봤었지.”

의외로 맥컬리 퀄컴과 마이클 잭선은 이미 구면이였고, 이상하게 금방 친해졌다.

원래도 두 사람은 22살이나 차이 나지만 아주 친하게 지내고, 맥컬리는 네버랜드에 살기도 하면서 마이클의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했다.

마이클의 히트곡 중 하나인 White or Black 도입부에 스캣트랙이 하나 들어가는데 맥컬리 퀄컴의 목소리가 들어가기도 한다.

마이클 잭선은 맥컬리와 금방 친해져 물풍선을 던지며 뛰어 놀았고, 정작 초대 받은 동민은 의자에 앉아 그 장면을 지켜보며 물풍선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맥컬리가 마이클이 세상을 떠난 뒤에 마이클 자녀의 대부가 된다더니 정말 사이가 좋아 보이긴 하네.”

맥컬리와 신나게 뛰어 놀던 마이클은 배가 고파졌는지 함께 밥을 먹으러 이동했고, 동민의 악의 없이 단순한 호기심이 생겨 그에게 물어 보았다.

“마이클은 왜 아이들이랑 노는 걸 좋아해요? 주변에서 뭐라고 하지 않아요?”

“아이들은 날 그냥 마이클로 봐 주어서 좋아. 어른들은 나를 사람 마이클이 아니고 가수 마이클로 바라보아서 진심으로 대할 수가 없어.”

결국 유아기의 상실감과 일상의 부제로 순수한 아이들과 놀면서 공허한 마음을 채우고 있었지만, 솔직히 말해서 정상으로 보이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마이클이 나쁜 짓을 하는 건 아니지만, 충분히 오해를 살 만도 했다.

오해의 소지가 많았던 마이클의 침실은 사실 말이 침실이기 웬만한 집 보다 거대했고, 아이들은 침실 여기저기서 흩어져 잠을 잤기에 사실 함께 잤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였다.

마이클이 너무 유명하다 보니 대중은 그가 무엇을 하든 관심을 가졌고, 언론은 더 많은 관심을 받기 위해 그를 내세우게 된다.

다이에나와 함께 황색언론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되는 그 이지만, 지금은 동민이 어떻게 도와줄 방법이 있지도 않았고, 미리 알려줘 봤자 자신만의 왕국에서 살고 있는 마이클이 동민의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았다.

지금도 동민을 불러 놓고 맥컬리와 노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다니엘이 좋은 친구를 데리고 왔구나. 맥을 소개시켜 줘서 고마워.”

“둘이 사이가 좋아 보여서 다행이네요. 그런데 저는 왜 초대 했어요?”

“몸이 점점 하얗게 변해서 네 생각이 났어. 조심하라고 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나더라. 네버랜드가 완성되어 보여주고 싶기도 했고.”

“병원은 가 봤죠? 계속 아플 건데 많이 힘들겠네요.”

이전에 봤을 때 보다는 피부가 연해지긴 했지만, 아직 완전히 하얗게 변하지는 않았다.

보기보다 훨씬 고통스럽다고 하더니 아픈 주기가 빈번해져 동민을 기억한 것 같았다.

“드류는 잘 지내고 있니?”

“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 지난여름에는 한국도 같이 다녀왔어요.”

동민이 한국에서 함께 놀았던 이야기를 하자 마이클이 부러워했고, 자신은 마트에 장을 보러 가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마이클과 대화를 하면 할수록 측은한 마음이 들었고, 93년에 있을 사건을 막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케빈, 아니 맥이 요즘 많이 바빠서 오늘은 이만 돌아가야겠네요. 마이클은 나혼자 집에 꼭 봐요.”

“그래. 다니엘은 잘 지내고, 맥은 또 놀러 오렴.”

맥컬리도 네버랜드가 마음에 들었는지 다시 오고 싶어했고, 두 사람은 다시 만나자며 아쉽게 작별인사를 했다.

“마이클이랑 잘 놀던데 네버랜드는 괜찮았어?”

“엄청 재미있었어요. 마이클도 착한 사람 같아요.”

맥컬리는 마이클이 만들어 놓은 네버랜드를 마음에 들어했다.

두 사람은 알아서 친해지기에 먼저 소개시켜 주었고, 맥컬리와 마이클이 친해지는 만큼 동민도 마이클 잭선과 만날 기회가 늘어날 것이었다.

네버랜드에 다녀오자 금방 겨울 방학이 시작 되었고, 가장 먼저 팀 볼튼 감독의 연말 파티에 참석했다.

팀 볼튼 감독의 파티에는 검은색 커스튬을 입고 참석해야 했는데 동민은 검은 도포을 입고 갓을 쓴 채 저승사자 복장을 했다.

마이클 키튼은 배드맨 복장을 하고 있었고, 조니 데브는 가위손가락 분장을 하고 나타났다.

“넌 닌자 분장이냐?”

“말 걸지 마, 지금 은신술을 하고 있는 상태란 말이야.”

동민이 초대한 신지와 슈스케는 둘다 검은 닌자 복장을 하고 나타나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위노 라이더 주변을 어슬렁 거렸다.

“이런 파티는 처음이네.”

“초대해 줘서 고마워.”

팀 볼튼 감독의 허락을 받고, 두 사람을 더 초대 했는데 리버 피닉서는 검은 가죽 라이더 자켓을 입고, 카이누는 검은 정장을 입고 왔는데 두 사람 다 시선을 집중시키는 매력이 있었다.

“다니엘이 입고 있는 동양 옷도 멋있는 걸? 모자도 특이하네.”

“이건 한국의 저승사자 복장이에요.”

의외로 동민의 복장이 인기가 많았고, 다들 어떤 복장인지 물어 보았다.

파티에 손님들이 하나둘 도착하면서 금방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동민이 리버 피닉서와 카이누를 조니 데브에게 소개시켜 주었다.

조니 데브가 63년 생으로 64년생인 카이누 리부스와 나이가 비슷했고, 리버 피닉서가 70년 생으로 가장 나이가 어렸지만, 세 사람은 금방 친해져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고 보니 전부 음악을 했네요. 조니도 원래 밴드 했었고, 리버는 어려서 부터 길거리 공연을 해 왔고, 카이누도 베이스 치죠?”

세 사람 다 음악 경력이 있었고, 이야기 주제가 음악으로 넘어 가면서 대화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특히 조니 데브는 미래에 엠버 하드가 늙은이들이랑 기타 치러 다녀서 싫었다고 하는데 함께 기타 치고 놀던 늙은이가 에어로스미스, 폴 메카트니, 제프 벡, 커크 해밋(메탈리카), 키스 리처드(롤링 스톤즈), 지미 페이지(레드 재플린)이라서 논란이 되기도 한다.

음악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세 사람에게 동민이 말만 하지 말고 연주를 해 달라고 부탁했고, 조니 데브는 일렉트릭 기타를, 리버 피닉서는 어쿠스틱 기타, 카이누는 베이스를 들고 함께 연주했다.

비주얼 최강 조합의 연주가 시작되자 눈과 귀가 즐거운 공연이 펼쳐졌고, 세 남자를 바라보는 여자들의 눈에서 하트가 쏘아져 나왔다.

“우와. 너무 멋있어. 나도 기타 배울래.”

“넌 저렇게 멋있어 보이려면 정말 연주를 잘 해야 할 거야.”

조니 데브의 퇴패적인 연주와 리버 피닉서의 묘하게 감정을 호소하는 기타를 듣고, 슈스케가 기타를 배우고 싶어 했다.

동민의 초대로 기타의 매력에 빠진 슈스케는 오늘을 기점으로 기타리스트의 길을 걷게 되고, 훗날 유명 뮤지션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러한 사실을 상상도 못하고 있는 동민은 포키몬스터를 손에 넣기 위해 슈스케를 초대 했지만, 어느새 친한 형 동생 사이가 되었고 다른 파티에도 불러주겠다고 약속했다.

멕시코 전통 축제인 망자의 날 같은 팀 볼튼 감독의 파티가 끝나고, 연말 스케줄이 꽉 찬 동민은 다른 감독의 파티에 참석했다.

“매번 스필버그 감독님 파티에만 가더니 드디어 우리 파티에 와 주었구나.”

“스필버그 감독님 파티는 순한맛이라 괜찮은데 감독님 파티는 왠지 무서울 것 같아서 못 왔어요. 이번엔 에드워드가 있으니 안심하고 왔고요.”

이번에 참석한 파티는 카메룬 감독의 연말 파티였는데, 털미네이터 2 촬영장에 자주 가다 보니 현장 스태프와 배우들과 친해졌고, 빠질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런데 친구들을 조금 많이 데리고 왔구나.”

“대신 음식은 따로 준비해 왔으니 괜찮죠?”

동민은 카메룬 감독의 파티에 슈스케와 신지를 초대했고, 한국에 함께 갔었던 리오나르도와 토미 맥과이어, 앤젤리나, 드류 배리무어도 불렀다.

아이들이 많이 참석하자 파티가 더 시끌벅적해졌고, 다들 애드워드 필통과 영화 이야기를 하다 아놀드를 보고 신기해하며 놀았다.

“설마 제작비가 부족하신 건 아니죠?”

“예산이야 항상 부족하지. 그래도 최대한 아껴서 만들어 보마.”

동민이 농담 삼아 제작비 이야기를 했는데 카메룬 감독은 돈이 부족하다며 아쉬운 소리를 했다.

살짝 긴장하는 동민을 위해 평소 카메룬 감독에게 쌓인 감정이 많은 사람들이 가다와 술을 계속 먹였고, 배우들도 합류해 술에 취한 카메룬 제임스 감독을 놀리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팀 볼튼 감독의 파티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지만, 아이들이 많이 와서 그런지 재미있는 파티가 이어졌고, 90년을 달군 해머타임 댄스를 함께 추며 놀았다.

카메룬 감독의 파티 다음으로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의 크리스마스 파티에도 초대 받아갔고, 스필버그 감독의 연말 파티에 참석하면서 90년을 마무리 했다.

< 067 > 끝

ⓒ 돈많을한량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