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할리우드 김치 재벌-20화 (166/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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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세탁소로 찾아온 사람은 파라마운트 투자사의 닐이었다.

“다니엘 군은 이번에도 대박을 치셨더군요. 덕분에 저도 인센티브를 받고 대리로 승진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고객을 담당하던 신입 사원 닐은 동민이 좋은 실적을 내면서 빠르게 대리로 승진했고, VIP고객을 담당하는 만큼 권한도 늘어났다.

“톱건 티켓 판매는 어떻게 되었나요?”

“아직 개봉한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북미 수익이 1억 달러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톱건은 1,500만 달러의 제작비로 북미에서만 1억8천만 달러를 벌게 되고, 세계적으로는 3억6천만 달러를 벌어들인다.

총 5억4천만 달러의 티켓 수익을 발생 시키는데 제작비의 35배 이상이었다.

‘20만 달러 투자했으니 총 700만 달러 수익이 들어오겠네.’

이번에도 안전 마진 없이 고배당으로 투자했기에 목돈이 들어올 예정이었다.

톱건 같이 화려한 영화도 1,500만 달러를 들여 만들었는데 90년대가 되면 제작비만 1억 달러가 넘어가는 작품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제작비 억 달러 단위의 영화에 투자하려면 더 많은 돈이 필요했지만, 지금처럼 10배, 20배 부풀리다 보면 금방 돈이 모일 것 같았다.

“1차 배당금만 300만 달러가 지급될 예정입니다. 이제 다니엘 군은 개인 투자자 중에서는 가장 현금이 많은 사람이 되겠군요.”

커다란 금액의 투자는 대부분 법인에서 진행되고 개인 투자자의 금액은 모이면 크지만 개개인으로 나누다 보면 만에서 수십만 달러 규모라고 했다.

“100만 달러가 넘어가면 저희가 따로 관리를 해 드리기도 하는데 다니엘 군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가요?”

300만 달러라는 금액에 삼촌은 그대로 굳어 버렸고, 동민은 투자 할 수 있는 영화 리스트를 보여 달라고 했다.

“이번에는 크게 마음이 가는 영화가 없네요. 그나마 이 영화가 괜찮을 것 같아요.”

“오라이언 영화사에서 제작을 맡은 영화로군요. 비슷한 소재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영화를 만든다고 하던데 거기 투자하시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난 이 시나리오가 더 마음에 들었어요.”

“벌써 시나리오를 읽어 보셨군요. 역시 정보력이 남다르시네요. 하지만, 저예산 영화라 큰 금액을 투자하지는 못 하실 겁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만드는 ‘풀 메탈 재킷’은 1,700만 달러를 들여 제작하고, 4,650만 달러를 벌어들인다.

반면 비교당하면서 성공하지 못할 거라 평가 받는 올리버 스톤 감독의 플래툰은 600만 달러라는 저예산으로 만들어 북미에서만 1억4천만 이라는 큰돈을 벌어들인다.

해외 수익 까지 포함하면 3억 달러의 수익을 달성하는데 총 50배의 수익이었다.

두 영화가 워낙 자주 비교 되었기에 동민도 ‘풀 메탈 재킷’과 ‘플래툰’의 비교 영상을 만들었고 세부적인 내용을 자세히 알고 있었다.

“300만 달러 전부 쓸 수도 있으니 최대 투자 가능 금액을 확인 해 주세요.”

“정말 이 영화에 그렇게 많이 투자를 하실 생각이십니까? 300만 이면 총 제작비의 절반인데 아마 제작사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겁니다.”

“최대한 많이 투자할 수 있도록 설득해 주세요. 투자금이 늘어나는 만큼 인센티브를 드릴게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말에 닐의 눈빛이 달라졌고, 대화를 듣고 있는 삼촌은 마음대로 하라며 항복 선언을 했다.

플래툰에 투자하기 위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마치고, 다른 영화를 둘러보았지만 투자하고 싶은 영화가 보이지 않았다.

“다른 투자 건은 없나요?”

“음. 최근에 매물로 나온 회사가 있기는 한데 투자자를 찾고 있긴 합니다. 한 번 보시겠습니까?”

“영화에 관련된 회사죠? 어떤 회사에요?”

“누카스필름의 두 부서가 매물로 나왔습니다. 실사 영화 장면을 디지털로 바꾸어 특수효과를 입힐 수 있는 맞춤형 컴퓨터를 개발하는 부서와 컴퓨터 그래픽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부서 입니다.”

닐의 설명을 들은 동민은 무언가 기억이 날 듯 말 듯 한 것이 돈 냄새가 훅 하고 올라 왔다.

“혹시 회사 이름은 있나요? 조지 누카스 감독님은 왜 판매하신데요?”

“말 그대로 부서 두개만 때어내 판매하는 것이라서 따로 이름은 없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매매 사유는 누카스 감독님이 갑작스러운 이혼소송에 걸려 급전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닐에게 관련 서류를 받아 읽어 보니 고가의 이미지 컴퓨터를 만들어 팔고 있었는데 한 대에 12만 5천 달러나 했다.

애니메이션 부서는 아직 장편을 만들기는 불가능했고 시험적으로 단편 3D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어 수익성은 없어 보였다.

“요즘 가장 핫 한 매물이긴 하지만, 아무리 봐도 수익성이 없어 보이더군요. 그런데도 조지 누카스 감독님은 1,500만 달러를 원하고 있습니다.”

“경영권을 포기하고 지분 일부만 사들일 수 있을까요?”

“정말로 여기에 투자를 하실 생각이십니까? 솔직히 말리고 싶네요.”

닐이 적극적으로 말렸지만, 두 부서의 미래를 알고 있는 동민은 지분 일부라도 꼭 가져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며칠 뒤 동민의 요청을 확인한 닐이 다시 세탁소로 찾아왔다.

“어떻게 됐나요?”

“오라이온 제작사와 미팅은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제작에 관여하지 않고, 순순히 지분 권리만 행사 하는 것으로 총 1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100만 달러면 꽤 선방하셨네요. 수고 하셨어요.”

100만 달러의 50배면 5천만 달러의 수익을 만들 수 있었다.

부모님에게서 받은 100 달러를 몇 번 부풀렸더니 자산이 어느덧 백억 대의 규모를 바라보고 있었다.

“플래툰은 그만하면 되었고, 누카스필름의 두 부서는 어떻게 되었나요?”

5천만 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의 만들어 줄 플래툰 보다 지금 동민에게는 조지 누카스 감독의 매물이 더 중요했다.

“영화 투자와 다르게 회사 인수는 생각 보다 훨씬 더 복잡하더군요. 대리인이 바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 관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지분 투자는 가능한 건가요?”

“안 될 건 없다고 했는데 일단 직접 만나보셔야 할 것 같네요.”

닐은 조지 누카스 감독이 큰 투자자를 이미 만난 상태며 동민이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지분 투자만 원한다고 하자 3자 대면을 원한다고 했다.

“이런 계약은 전문 변호사와 회계사이 필요한데 혹시 있으신가요?”

동민이 삼촌을 바라보자 고개를 좌우로 천천히 저으셨다.

“파라마운트 투자사에 담당자 있죠? VIP 서비스 신청하도록 할게요.”

“하하. 알겠습니다. 제가 잘 말해 보겠습니다. 비용이 조금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 저희와 투자를 계속 해주실 거라 믿고,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닐이 돌아가고, 삼촌이 걱정 된다는 듯이 동민에게 말했다.

“네 돈으로 투자를 한 것이긴 하지만, 금액이 너무 커지는 구나. 네가 영특한 것을 알지만, 아직 어린데 이렇게 투자를 해도 괜찮은 거니?”

“100달러로 시작한 거잖아요. 수익의 일부는 안전하게 저금해 둘게요. 혹시 날아가더라도 지금까지 번 것만 해도 대학 학비랑 생활비로 충분 할 거예요.”

다행히 법적 보호자인 삼촌은 그동안 보아온 동민을 신뢰했고, 원하는 데로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셨다.

삼촌과 회사 지분 투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앤젤리나가 태권도복을 입고 세탁소로 달려왔다.

“다니엘! 나 오늘 빨간 띠 땄어!”

“오~ 빨리 올라갔네. 소질 있나 보다.”

“내가 다리가 길어서 겨루기도 잘해.”

신이난 앤젤리나가 품새를 시작했고, 삼촌과 동민이 흐뭇한 표정으로 그녀를 지켜보았다.

“각이 살아 있는걸? 이러다 금방 검은 띠 되겠다.”

“호호. 태권도 추천해 줘서 고마워. 너무 재미있어.”

많이 밝아진 앤젤리나를 칭찬하고 있는데 한동안 세탁소를 오지 못했던 조니 데브가 찾아왔다.

“못보던 꼬마가 생겼네? 다니엘 네 친구냐? 안녕하세요 미스터 킴.”

“조니 형. 오랜만이에요. 요즘 오디션 열심히 보러 다닌다면서요?”

“단역은 잘 들어오는데 주연 자리는 잘 안되네.”

“그게 쉽겠어요? 그래도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릴 것 같네요.”

“할리우드의 숨은 실세인 네가 그렇게 말하니 힘이 나는걸?”

오랜만에 찾아온 조니 데브에게 앤젤리나를 소개시켜 주었다.

“같은 학교 다니는 앤젤리나에요. 얘도 연기 하니까 언젠가 다시 볼 수도 있을 거예요.”

“그래? 반갑다 난 조니 데브라고 해.”

동민에게는 친근한 앤젤리나였지만, 처음 보는 성인 남자에게는 낯을 많이 가렸다.

지금 두 사람은 서로를 별로 신경 쓰지 않았지만, 미래에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하는 두 사람을 만나게 한 동민은 지금 상황이 너무 재미있었다.

“오랜 만에 왔는데 같이 밥 먹어요.”

“안 그래도 김치가 먹고 싶어서 혼났네.”

동민은 앤젤리나 졸라와 조니 데브와 함께 베이컨을 넣은 김치 볶음밥을 먹었고, 최근 할리우드에서 도는 재미있는 소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오랜만에 들린 조니 데브에게 김치를 종류별로 싸주었고, 앤젤리나는 엄마가 데리러 와 집으로 돌아갔다.

며칠 뒤 세탁소로 닐의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다니엘? 내일 미팅 날자가 잡혔습니다. 다행히 베버리힐즈에서 만나기로 해서 멀리 가지 않아도 되겠네요. 변호사와 회계사는 준비 했지만, 첫 미팅에는 동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그럼 닐이 같이 가는 건가요?”

“네 제가 모시러 가겠습니다.”

다음날 닐이 새로 뽑은 차를 몰고 동민을 데리러 왔다.

“다니엘 덕분에 보너스를 받아서 새로 구입했습니다.”

“좋아 보이네요.”

미래에 좋은 차를 워낙 많이 보았기에 지금 차들은 동민의 눈에 부족한 게 너무 많았다.

약간 무덤덤하게 반응하자 살짝 삐진 닐이 물어 보았다.

“다니엘은 아직 어려서 차에 별로 관심이 없나 보네요.”

“작년에 차를 받긴 했는데 아직 운전면허를 딸 수 없어서 전시장에 맡겨 뒀어요.”

“무슨 차를 받으셨기래 전시장에 보관을 하나요? 혹시 예전에 스필버그 감독님이 말씀하신 그 차인가요?”

“백투더 미래에 나온 드로이안 맞아요.”

영화에 나온 드로이안과 자신의 차를 비교하자 확실히 평범해 보였고, 닐은 조용히 약속 장소인 베버리힐즈에 위치한 고급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자네가 그 유명한 할리우드 세탁소에 꼬마 다니엘이군. 만나서 반갑네.”

“저도 감독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별들의 전쟁은 제가 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어 주었던 영화에요.”

그동안 꽤 많은 영화감독을 만나 왔지만, 드디어 조지 누카스를 직접 보게 되었다.

“나도 예전에는 거기 세탁소 종종 갔었는데 루카스필름을 따로 만들면서 가지 못했군. 스필버그와 카메룬에게 자네 이야기는 여러 번 들었다네.”

동민은 조지 누카스가 자신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감격했다.

하지만, 오늘은 중요한 일을 진행하기 위해 나왔기에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누카스 감독과 동민이 반갑게 인사 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다른 투자자가 궁금해 하며 물어 보았다.

“감독님. 설마 이 꼬마가 지분 투자를 하겠다는 사람인가요? 아무리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회사이긴 하지만, 이런 코흘리개와 계약을 함께 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 020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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