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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모~~~~! 여기 국뽕 한사발 주고, 오늘 샤따 내려!”
뮤튜브에 업로드 할 영상 편집을 마치고 민수가 소리 질렀다.
최근 웹플릭스에 서비스 된 한국 드라마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영화 리뷰 뮤튜버인 민수의 작업량이 대폭 늘어났다.
“흐흐. 물 들어 올 때 노 저어야지. 국뽕이 차오르는 구나.”
오징어놀이라는 서바이벌 드라마가 전 세계적인 히트를 치면서 수 없이 많은 리엑션이 올라 왔고, 외국인들의 반응을 편집하면서 차오르는 감격에 오늘도 밤새워 작업을 마쳤다.
“한국 영화가 오스카상을 받고, 대한민국 가수가 빌보드 차트 1위를 하고, 전 세계인이 한류를 외치는 세상이라니. 꿈만 같군.”
영화감독을 해 보겠다며 영화판에서 일하며 시나리오를 써왔지만, 동민의 작품이 채택되는 행운은 없었다.
나이를 계속 먹다 보니 조감독을 하기엔 부담스러워졌고, 그렇다고 감독으로 입봉하기엔 그를 밀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평생 영화만을 바라보며 살아왔기에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해 하다 영화 리뷰 뮤튜버를 시작했는데 거기서 대박이 난 것이다.
구체적인 설명과 영화 제작자의 입장에서 풀어나가는 그의 채널은 금방 구독자를 늘려가며 성장했다.
중견 뮤튜버로 자리를 잡아 가던 시점 대한민국의 영화가 해외에서 점점 좋은 평가를 받더니 결국 불가능 할 것 같던 오스카상을 수상하게 되었고, 전 세계적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웹플릭스의 성장으로 한국 드라마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내 인생이 이렇게 잘 풀릴 줄이야. 영화 채널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지만, 조회수는 역시 국뽕 채널이 최고네.”
뼛속까지 근본 한국인인 유교보이 동민이 차오르는 애국심에 국뽕 컨텐츠를 만들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 국뽕 채널을 따로 만들게 되었고, 금방 영화 리뷰 채널의 수입을 넘겨 버렸다.
두 뮤튜브 채널을 통해 한달 광고 수입만 수천만원을 달성하게 되자 동민의 미래가 장밋빛으로 물들어 갔다.
“그래. 영화감독 못하면 어떠냐. 열심히 배웠던 거로 어떻게든 수익을 올리면 되는 거지. 여유가 있으면 시나리오도 더 잘 써질 거야. 정 안되면 뮤튜브로 돈 벌어서 내가 직접 영화 만들어 버리면 되지.”
가끔은 영화감독의 꿈을 미루고 뮤튜버를 하고 있다는 것에 자괴감이 왔지만, 통장에 찍혀있는 수익을 보면 금방 치유되었다.
아직 영화감독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기에 뮤튜브로 발생된 수익을 거의 쓰지 않고 모으고 있었다.
“우리 민흥이가 해트트릭을 했고 동탄소년단은 월드 투어를 대성공으로 마쳤던데 이것도 빨리 영상을 만들어야겠네. 이러다 민흥이가 EPL 득점왕 까지 하는 건 아니겠지?”
영국 프로 축구인 프리미어리그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민흥 선수 덕에 매일 국뽕력이 차올랐고, 만들 수 있는 컨텐츠가 넘쳐흘렀다.
“예술 분야도 반응이 좋은데 국제 콩쿠르 우승자가 안 나오려나? 이번에 반클라이번 콩쿠르에 한국인 여러 명 나가던데 매일 확인해야겠다.”
며칠째 집에서 나가지도 않고 영상 편집 작업만 하느라 피곤했지만, 차오르는 국뽕에 취해 능숙한 손놀림으로 새로운 영상을 만들어 갔다.
기분 좋게 작업을 하다가 새로운 영화가 없나 하고 웹플릭스를 잠시 둘러보고 있는데 동민의 눈을 찌푸리게 하는 영상이 있었다.
“예네는 또 실사화 영화를 만들었네. 아무리 안정적인 수익이 확정되어 있다고 해도 너무한거 아닌가? 예전에는 참 괜찮았는데 이정도면 회복 불가네. 홍콩 영화계도 훅 갔고 일본도 지금 상태를 보니 한국이랑 상대가 안 되는구먼.”
잘나가던 홍콩과 일본 영화계의 몰락을 보고, 아쉬움과 자랑스러운 감정이 교차했고, 한국 역시 지금은 잘 나가지만 앞으로 조심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덕분에 어그로 끌고, 대놓고 깔 영상 하나는 만들 수 있겠네.”
유명한 명작 애니메이션을 망쳐버린 일본의 실사화 영화 하나를 대차게 까는 영상까지 완성한 동민은 업로드 예약을 걸어 놓고 오랜만에 깊은 잠에 들었다.
다음날 점심시간이 지나서야 일어난 동민이 어제 업로드 했던 영상의 조회수와 반응을 살피기 위해 뮤튜브 관리자 페이지에 들어갔다.
“어? 이게 뭐야. 빨딱? 왜 빨간딱지가 붙어 있는 거지?”
노딱으로 불리는 노란딱지는 욕설, 폭력, 선정적 컨텐츠에 붙여지는데 도박이나 마약, 정치적인 내용으로 광고주가 싫어할 만한 내용이 있을시 나타나며 해당영상의 수익을 막고 알고리즘의 버림을 받아 노출이 줄어들게 된다.
빨간딱지는 저작권 침해하는 영상에 붙는 딱지로 광고도 잘 나오고, 알고리즘도 문제 삼지 않지만 수익이 전부 저작권자에게 돌아간다.
영화 리뷰 뮤튜버의 대부분이 영화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지만, 영화 홍보도 되고 오히려 영화에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기에 알면서 묵인해 주고 있었다.
“전부 일본 영화 리뷰에 붙었잖아? 이건 칭찬해 줬는데도 빨딱이 붙었네.”
동민이 억울해 하며 빨간딱지가 붙은 영상들을 확인하고 있는데 뮤튜브에게 경고 메일이 날아왔다.
[저작권으로 인한 폐쇄]
해당 뮤튜브 채널은 저작권 침해 신고로 인해 채널이 폐쇄 되었습니다.
저작권 침해 신고로 인해 채널이 폐쇄 되었지만 신고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면 반론 통지를 제출할 수 있습니다. 채널이 폐쇄된 크리에이터는 이 절차를 밟을 수 있지만, 반론 통지 웹 양식은 이용할 수 없습니다. 자유 형식으로 반론 통지를 제출할 수 있습니다.
반론 통지 절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저작권 센터에서 확인하세요.
참고: 반론 통지를 제출하면 법적 절차가 시작됩니다.
하루아침에 수입이 끊기게 된 동민은 머릿속이 하얗게 비었고, 온 몸에 힘이 쭉 빠져 버렸다.
뮤튜브로 들어온 수익으로 장밋빛 미래를 꿈꾸고 있었는데 한순간 모두 불타 버린 것이다.
“아니야. 그래도 미리 이채해둔 금액도 상당하고, 채널을 복구 하거나 정 안되면 다시 만들면 될 거야. 처음이 어렵지 두번째는 어렵지 않을 거야.”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데 새로운 메일 안내음이 울려왔다.
방금 큰 한방을 맞았기에 긴장한 채로 메일을 확인하니 더욱 무서운 소식이 날아와 있었다.
“고소장? 설마 영화 리뷰 뮤튜브 했다고 고소를 한다고? 이런 경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고소장을 읽어 보니 일본 영화배급사에서 동민을 상대로 손해 배상 소송을 건다는 내용이었다.
일개 뮤튜버에게 일본 영화배급사에서 국제 소송을 건다는 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일이었지만, 그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최근 동민이 대차게 까내렸던 일본 영화는 야쿠자가 관리하는 영화사에서 만든 영화였고, 일본 영화의 몰락과 한국 컨텐츠의 급부상을 못마땅해 하던 야쿠자 두목이 홧김에 지시한 것이었다.
재수 없게 거기에 딱 걸린 사람이 동민이었던 것이다.
소송이라는 무서운 메일에 놀란 동민이 비싼 저작권 전문 변호사를 찾아가 상담을 받았다.
“이거 상당히 난처한 상황에 걸리셨군요. 보통 이런 일이 잘 일어나지 않는데 상대측에서 단단히 벼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변호사님. 그럼 어떻게 되는 건가요? 저는 소송을 감당할 재산이 없어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제소송이라는 건데 혹시 조만간 일본을 가거나 해외여행을 하실 일이 있으신가요?”
“아니요. 저는 일본에 한 번도 가본적도 없고, 집에서 영상 작업만 하느라 해외여행 계획도 없어요.”
변호사는 국제소송의 경우 시간과 비용 오래 걸리고, 강제할 수 있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며 경고성으로 소송을 했다 시간이 지나면 취하할 수도 있다며 일단 무응답으로 시간을 끌어보자고 했다.
한 시간 상담에 수백만 원을 쓴 동민이 힘없이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가까워 질수록 동민은 분노에 불타올랐고, 결국 일본 배급사와 전쟁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녀석들이 누굴 호구로 아나? 내가 바로 국뽕 태극전사 김치 워리어 김동민이다!”
국뽕 채널은 운영하면서 진정한 애국자로 거듭난 동민은 일본에서 걸어온 싸움에 꼬리를 내릴 생각이 없었다.
“안녕하십니까 오야봉!”
한편 동민을 고소했던 일본 야쿠자 조직에서는 실사화 한 영화의 수익을 보고하고 있었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가 예상대로 투자금의 3배를 벌어들었습니다.”
“역시 위험 없이 확실히 돈 벌기에는 이만한게 없군. 별다른 일은 없나? 그래 저번에 소송했다는 한국의 건방진 뮤튜버는 어떻게 되었나?”
“그것이 소송을 통해 해당 채널은 막았지만, 다른 계정으로 비슷한 채널을 만들어 비방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영향력이 있는 녀석인지 일본 현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분노한 동민은 가족과 친구의 계정으로 더욱 많은 국뽕 채널을 만들었고, 자신이 일본영화사에 소송을 당했다는 것을 공론화 하면서 까지 이슈를 크게 키워가고 있었다.
이에 수많은 김치 워리어들이 합세하였고, 애니메이션 원작을 사랑하는 오덕 세력마저 힘을 합치면서 일본 본토에 역공격을 가세하기 시작했다.
자세한 보고를 받은 오야봉이 살짝 감탄했다.
“히키코모리 오타쿠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강단 있는 녀석이었군. 적으로 만나지 않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보복을 당했으니 갚아 주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지. 잘 처리 하도록.”
“하이! 깔끔하게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에서 음모가 꾸며지는 동안 동민은 전국 애니메이션 동호회 협회에 참석했다.
“언제까지 우리들의 추억이 실사로 망가지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합니까! 들려오는 첩보에 의하면 신도시 에바젤린온이 실사로 리메이크 된다고 합니다. 이것만은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건 정말 에반데?”
“그렇지 에바야 에바.”
여기저기서 에바 에바 거리는 수군거림이 들려왔고, 전국 오덕 협회, 아니 애니메이션 동호회 협회에서 힘을 더욱 적극적으로 실어주기로 약속했다.
협회장과 여러 동호회장과 함께 구체적인 회의를 마치고 밤늦게 동민이 집으로 돌아갔다.
월세가 저렴한 곳을 찾다 보니 동민은 경기도 외각 인적이 드문 곳에 집을 구하게 되었고, 지하철에서 버스로 환승을 한 다음 그나마 가까운 역에서 내려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최근 여러 활동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가고 있는데 멀리서 화물 트럭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아무리 사람이 없다고 해도 저렇게 과속해도 괜찮나?”
시골이라 그런지 따로 인도가 없었고, 동민은 달려오는 트럭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길 가 쪽으로 바짝 붙어 걸었다.
하지만 트럭 운전사는 일본 야쿠자에서 보낸 킬러였고, 큰 소리를 외치며 동민을 그대로 받아 버렸다.
“이세카이 덴세 반자이!”
(이세계 환생 만세!)
일본인이 직접 운전한 환생트럭에 치인 동준은 그대로 수 미터를 날아 논바닥에 떨어졌고, 고통 없이 즉사했다.
“헉! 어떻게 된 거지?”
운전사가 사악한 미소를 띠며 자신을 들이받는데서 기억이 끊긴 동민이 잠에서 깨어 자신의 몸을 더듬거리며 확인했는데 팔에 깁스를 한 것 말고는 크게 다친 곳이 없었다.
“이상하다. 분명 트럭에 치였는데 팔 하나만 부러졌다고?”
잠이 깨자 많이 낡은 촌스러운 병원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 동민이 깜짝 놀라했다.
“뭐야? 내 몸이 왜 이렇게 작아졌어?”
< 001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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