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338화 (338/349)

제338화

338화. 어인족 (1)

홍해의 기적.

달리 모세의 기적이라 불리는 그것은 지구에서도 널리 알려진 기적이었다.

한 인간으로 인해, 거대한 바다가 둘로 갈라지는 이야기.

갤럭시 아레나의 등장 이전에도 신화적인 기적으로 여겨졌고.

여러 이능력이 등장한 지금 시점에서도 가히 기적이라 일컬어질 만한 현상.

그 현상이.

솨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지금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잘 익은 고기.

혹은 부드러운 천을 예리한 칼로 잘라내듯.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죽 갈라지는 바다.

심지어 이번 3경기의 지역이 해저도시이기 때문일까?

반으로 갈라져 버린 바다는 험준한 협곡이라도 되어버린 것마냥.

어마어마한 높이를 자랑했고.

반으로 갈라져 버린 것이 단순한 기적이 아니었다는 듯.

휘오오오오…….

그 후폭풍으로 보이는 강렬한 돌풍이 매섭게 메아리치며, 바다로 이루어진 협곡을 쩌렁쩌렁 울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 기적을 직접 목도한.

아니.

이 말도 안 되는 기적의 피해자라고 해야겠지.

“이, 이게 무슨!”

“말도 안 돼…….”

늘 누비던 수중에서 갑작스레 지상으로 툭 떨어져 버린 어인들.

그들은 죄다 바다였던 일대를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고.

질척이는 바닥만이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꿈이 아닌, 현실임을 알려올 뿐이었다.

이내.

“다들 정신 차려라.”

가장 선두에 선 거대한 고래 형태의 어인족.

8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그가 어인족 플레이어들의 정신을 일깨운다.

“지형이 달라졌을 뿐. 아직 우린 건재하다.”

8미터의 어인족.

웨이르는 무덤덤하게 말을 이었다.

특유의 중저음 때문일까?

그의 목소리는 듣는 것만으로도 절로 안심이 되었고.

“그, 그렇지!”

“아직 끝난 게 아니야.”

“사망자도 없잖아!”

어인족들은 그에 힘입어 하나둘씩 사기를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곤.

“웨이르. 이제 어쩔 거야?”

“전략을 수정해야 하지 않을까?”

어인족 최강의 플레이어인 웨이르의 거대한 등을 바라보았다.

하나 웨이르는 그들을 돌아보지 않고.

“아니, 전략은 그대로 간다.”

묵묵히 말을 이었다.

“바다가 갈라지는 건, 상상치도 못한 일이긴 하지만…….”

바윗덩이 같은 그의 손이 갈라진 바다 한쪽 면을 가리킨다.

“어차피 그랑드의 비밀 통로는 동쪽 끝에 존재한다.”

그를 따라 어인족들의 시선이 죽 따라갔고.

“고로 수중에 잠겨 있을 테니. 비밀 통로를 이용하는 데 문제는 없다.”

“그, 그렇네!”

“좋아! 별동대들은 이리로 모여!”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그때.

“단.”

웨이르의 목소리가 난입했고.

“샤르크를 포함한 랭커들은 모두 본대와 합류하고. 빈자리는 마스터 랭크들로 채워라.”

“에?”

그에 잠시 어인족들이 눈을 끔뻑였으나 거기까지였다.

어인족 최강의 플레이어가 내리는 오더다.

“아, 알았어!”

“너! 너! 우리 대신 들어가.”

“너도. 내 자리로 들어가도록.”

랭커의 자존심이고 나발이고.

어인족들은 두말없이 그의 오더대로 움직였다.

그렇게.

“그럼 저흰 출발하겠습니다.”

“대양의 가호가 함께하길.”

“대양의 가호가 함께하길.”

100명의 어인족이 종족 특유의 예를 차리며.

첨벙!

벽이 되어버린 바닷속으로 줄줄이 뛰어들었다.

이를 보던 상어 형태의 어인족.

“근데 웨이르. 설마 이대로 직진할 생각은 아니지?”

샤르크는 저 멀리 큼직하게 자리한 해저도시.

“직진하는 게 그랑드와 최단 거리이긴 하지만, 우리 측의 피해가 클 수도 있어.”

그랑드를 턱짓하며 말을 이었다.

“어차피 별동대가 진입하는 데 시간도 좀 걸릴 텐데. 차라리 우리도 반대편인 서쪽으로 가는 게 어때?”

해저도시 동쪽 끝에 자리한 비밀 통로.

그 반대 방향인 서쪽 끝에서 전투를 유도한다면, 별동대의 진입이 수월해짐은 물론.

“비록 바다가 갈라지긴 했어도, 그랑드의 동쪽과 서쪽은 어느 정도 바다에 잠긴 상태잖아.”

그랑드의 동부와 서부의 절반 가까이는 바닷물에 잠긴 상태.

고로 수중전까지 유도할 수도 있었다.

어인족의 장기인 수중전부터 별동대의 이득까지.

둘 모두를 챙길 수 있는 효율적인 의견이었기에.

“음.”

“확실히…… 틀린 말이 아니지.”

“샤르크가 웬일로 머리를 쓰는군.”

뒤에 있던 어인족들 역시 만족스러운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 그뿐.

늙수그레한 문어 형태의 어인족과 웨이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내.

“불가한다.”

웨이르는 나지막하지만, 확실한 목소리로 부정을 표했고.

설마 거부당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한 것일까?

“아, 아니 왜?!”

만족스러운 미소를 머금고 있던 샤르크는 놀란 눈으로 되물었다.

그에 잠시 침묵하던 웨이르는.

“우리가 서쪽으로 노선을 틀면, 갈라진 바다의 형태 역시 뒤바뀔 것이다.”

“뭐?”

듣는 이로 하여금 믿을 수 없는 말을 내뱉었다.

그렇지 않은가?

“바다는 이미 갈라졌는데 그게 무슨…….”

바다는 이미 갈라져 있는데.

형태가 어찌 또 바뀐다는 말인가?

이내.

“잠깐, 설마…….”

의문이 어렸던 샤르크의 얼굴이 해괴하게 일그러진다.

무리도 아니었다.

웨이르가 내뱉은 반대의 이유.

그 말인즉슨.

“웨이르, 네 말은 저쪽에서 이런 짓거릴 또 할 수 있다는 거야?!”

바다를 둘로 갈라 버리는 이 미친 짓거리를 또 할 수 있다는 소리가 아닌가?

이는 다른 어인족들 역시 마찬가지인지.

“지금 이만한 짓거리를 한 것만 해도 말이 안 되는데…….”

“이걸 또 할 수 있다고?”

“노, 농담이지?”

줄줄이 샤르크와 같은 얼굴로 되물었다.

바다를 갈라버린 영문 모를 힘.

이 강대하고 기적적인 힘의 위력이야, 최상위권들의 경기이니 인정한다지만.

이만한 기술을 또 사용할 수 있다는 건.

여러모로 이야기가 달랐으니까.

하지만 침묵은 긍정이라고.

웨이르는 그런 동족들의 물음에 어떤 대꾸도 없이.

“…….”

그저 정면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더 정확히는.

[성좌 얌이 붉어진 얼굴로 해저도시 그랑드를 노려봅니다.]

그의 눈앞으로 떠오른 성좌의 반응이라고 해야겠지.

이를 잠시 바라보던 웨이르는.

“얌이시여. 이 힘…… 제가 생각하는 그분의 힘이 맞는지요.”

머릿속에 떠도는 한 가지의 가능성을 내뱉었고.

[성좌 얌이 ‘그분’이라는 존칭에 불쾌감을 표합니다.]

곧바로 불쾌감을 담은 성좌의 반응이 떠올랐다.

하나 ‘그분’이라는 지칭에 부정은 하지 않는 걸 보아.

‘역시, 이 힘은…….’

자신이 예상한 존재의 힘이라는 걸 알 수 있었고.

이에 확신을 더하듯.

“이보게, 웨이르. 이건 아무리 봐도…….”

늙수그레한 인상의 문어 어인족.

오토르마가 조심스레 물어왔다.

그제서야.

“그렇소, 성좌 포세이돈. 아무래도 그분의 힘이 작용한 모양이오.”

굳었던 입과 고개를 움직이는 웨이르.

그 말에.

“뭐, 뭐라고?!”

“포, 포세이돈?”

“이봐, 웨이르. 그게 정말이야?”

“그러고 보니 이렇게 전조도 없이 바다를 갈라 버리는 힘은…….”

뒤편에 있던 어인족 플레이어들이 대경실색을 한다.

성좌 포세이돈.

신계 중 하나인 올림포스의 신왕급 성좌이자 위대한 바다신.

그들과 같이 바다에서 살아가는 종족이라면 모를 수 없는 성좌였으니까.

그리고 이 놀라움은 자연스레.

“어떻게 인간이 포세이돈님의 힘을 다루는 거지?”

“우리도 포세이돈님께 간택 받는 일이 드문데…….”

“저 지구라는 차원에 다른 바다 종족이 있을지도 모른다.”

“맞아, 이를테면 그 역겨운 나가놈들이라든지!”

차원 지구에 대한 의문과 경악으로 번져갔다.

하나 거기까지.

쿠르르르르.

작게 진동하는 대지와 함께.

[성좌 얌이 상당한 불쾌감을 표합니다.]

성좌 얌의 반응이 웨이르를 넘어, 어인족 전체에게 떠올랐고.

“진정하십시오. 지금 저와 동족들은 당신을 섬기고 있습니다.”

웨이르는 묵묵히 얌의 반응을 향해 말했다.

그 특유의 중저음이 주는 믿음 때문일까?

[성좌 얌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습니다.]

성좌 얌은 곧 진노를 가라앉히곤.

[성좌 얌이 각각의 플레이어들에게 100,000점의 업적 포인트를 요구합니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무려 10만 점이나 되는 업적 포인트를 요구해왔다.

갑작스러운 성좌의 요구에.

“1, 10만?”

“10만 점이면 스탯을 몇 번이나 구매하는데…….”

“난 아직 스탯 구매가 안 열려서 상관없긴 하지만, 비싸긴 하군.”

어인족들은 잠시 당황했으나 그뿐.

“지급하겠습니다.”

웨이르는 당황하는 어인족들을 대표해 ‘예’라는 선택지를 택했고.

수많은 업적 포인트들이 빛이 되어 허공에 녹아듦과 동시에.

사아아아!

짙은 남색의 빛줄기.

아니, 물줄기라고 해야 할까?

그러한 형태의 무언가가 어인족들 모두를 적셨고.

[성좌 얌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10분간 모든 능력치가 20% 상승합니다.]

[10분간 바닷속에서 모든 능력치가 40% 상승합니다.]

[10분간 권능 저항력이 50% 상승합니다.]

[10분간 물과 관련된 대부분의 권능 저항력이 80% 상승합니다.]

감히 상상치도 못한 수치의 버프가 주어졌다.

단 10분간이긴 하지만.

“세상에…….”

“힘이…… 힘이 솟아나!”

“바닷속에선 거의 2배라잖아!”

수중에선 거의 절반에 달하는 버프임은 물론.

여기 모두가 최상위권 플레이어들임을 고려해 보면.

이만한 버프는 그야말로 사기적이라고 볼 수 있었고.

‘이런 수준의 버프를 고작 10만 점에 주다니…… 어지간히도 자존심이 상했나 보군.’

이만한 수준의 버프를 10만 점의 대가로 내려준 성좌 얌이.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얼마나 많은 인과를 소모해 후원했는지 몸소 체감할 수 있었기에.

“당신의 이름으로.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예를 표하는 웨이르.

이어.

“가자! 얌의 이름으로 승리를 거머쥐자!!”

포효하는 고래 어인족 웨이르를 뒤따라.

“오오오!!”

“전부 쓸어버리자고!”

“지구인지 뭔지, 전패로 끝장을 내주마!”

어인족들은 줄줄이 포효하며, 해저도시 그랑드를 향해 달려 나갔다.

* * *

고작 700여 명 정도밖에 되지 않거늘.

기본 수 미터에 달하는 체구 때문일까?

두두두두두!

달려오는 어인들의 걸음은 군마의 발굽 소리를 연상케 했다.

수성하는 입장에선 꽤나 살이 떨릴 법한 광경이건만.

“음…….”

해저도시 그랑드의 정문.

그 위에 위치한 지구의 플레이어들은 작게 침음을 흘릴 뿐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정면으로 대놓고 오네. 수중전은 포기하는 건가?”

“그렇다기엔 100여 명 정도가 비는데?”

“물도 없는데, 전면전이면 여기도 안 밀리지.”

익숙하지 않은 부유감을 선사했던 바다.

그것을 반으로 갈라버리는 기적을 몸소 경험하지 않았던가?

당연하게도.

“어떤가. 미스터 킴.”

“바다를 치워버렸으니, 놈들과 바로 붙어도 되겠지?”

고작 마스터 랭크이긴 하나.

“귀염둥이? 뭐 더 어썸한 거라도 있어?”

“무엇이든 마음껏 사용하라고. 내 친히 몸 바쳐 막아 줄 테니.”

“하핫! 나도 마찬가지라고!”

작금의 기적을 만들어 낸 시문에게 랭커들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

“…….”

데릭과 종리추.

1, 2경기로 위상을 잃은 두 사람을 제외하고 말이다.

하지만 앞선 1, 2경기 때와는 달리.

시작부터 유리한 상황으로 흘러가는 양상이었기에.

데릭과 종리추는 불편한 감정을 감추며, 별다른 뜻은 내보이지 않았다.

물론 이는 겉으로일 뿐.

‘이 스포트라이트도 지금뿐이다. 김시문.’

‘지금 실컷 즐겨둬라. 곧 피눈물을 흘릴 테니.’

속으론 곧 일어날 불행에 대한 칼을 갈고 있었고.

그렇게 호의와 적의.

상반된 두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시문은.

“으음.”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이유는 간단했다.

키이잉.

날카로운 이명을 토하는 왼쪽 눈.

그 위로.

‘기껏 바다를 치워놨더니, 성좌의 버프를 왕창 받아왔네?’

현재 돌격해 오는 어인족들의 상태가 보였으니까.

그것도.

‘모든 능력치에, 권능 저항력에…… 최상급으로 아주 떡칠을 했어.’

능력치를 직관적으로 올려주는 최상급 수준의 버프로 말이다.

더불어.

‘동쪽으론 별동대도 숨어들고 있고.’

이곳 그랑드의 동쪽 끝에 있는 해저.

그 어딘가를 파고드는 100여 명의 어인족들도 포착되었다.

이로 비추어볼 때.

‘동쪽 어딘가에 우리가 모르는 동굴이나 통로가 있나 본데…….’

성문을 제외한 진입 루트가 있다는 것을 뜻일 터.

“동쪽. 정확히는 저기 탑처럼 생긴 방향에도 인원을 배치해야 할 것 같네요.”

시문은 곧바로 이 사실을 대표팀에 알려 주었다.

다들 최정상급 플레이어답게.

“탑? 아 저기?”

“왜 갑자기…… 아, 설마 사라진 100명이 저쪽으로 오나?”

“하긴, 아무리 2승을 했기로서니. 공성전인데 정면 돌파는 말이 안 되지.”

빠르게 상황을 눈치챘으나 그뿐.

“저기까지 나가면, 본대 진형이 무너지잖아.”

“인원 배치도 많이 해야 하는데…… 지금 분위기면 그냥 이대로도 나쁘지 않을 듯?”

“맞아. 어차피 목표 지점만 지켜내면 되잖아?”

랭커들은 그다지 동쪽을 방어하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

시문은 그 이유를 곧바로 알아차렸다.

‘다들 활약에 목이 말랐군.’

1, 2경기 모두 패배한 상황.

덕분에 전 세계에서 욕을 퍼먹고 있는 마당이다.

한데 이렇게 시작부터 유리한 판이 깔렸으니.

다들 자신의 활약상을 돋보여, 랭커로서의 자존심과 위상 회복은 물론.

명예까지 거머쥐고 싶은 거겠지.

뭐, 평소 같았다면 최대한 팀원들의 의견을 들어줬겠지만.

‘성좌에게 저만한 버프를 받은 별동대를 그냥 넘길 순 없어.’

최상급 수준의 버프를 받은 어인족이 무려 100여 명이다.

아무리 자신이 포세이돈의 무구인 트리아이나로 바다를 제한해 버린다 한들.

어인족의 전투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

해서.

“그럼 뭐, 어쩔 수 없죠.”

비록 성좌의 버프를 받았다곤 해도, 전체적인 판에는 큰 문제가 없고.

계획대로 데릭과 종리추도 들러리가 됐으니.

“제가 동쪽을…….”

시문이 직접 동쪽으로 나서려던 찰나.

“형. 내가 갈게.”

“저도 갈게요.”

동생 김시혁과 이유정.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나도 가지.”

그리고 파비안 볼프와 칼레마를 위시로.

몇몇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계의 랭커들이 한 걸음 나선다.

특히나.

“놈들에게 바다를 빼앗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킴.”

2미터에 가까운 근육질의 흑인.

“자연은 위대하고 또 예민하지, 너에게 문제가 생겨선 안 된다. 이곳에서 안전을 도모하도록.”

칼레마는 문신이 가득한 고개를 단호히 내저었고.

‘트리아이나의 힘을 유지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기는 한데…….’

그에 잠시 모호한 미소를 짓던 시문은.

‘본대가 불안하긴 하니까.’

혹시 모를 변수는 저 700여 명의 어인족 본대에서 나올 가능성이 컸기에.

“그럼 다들 부탁드리겠습니다.”

시문은 슬쩍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고.

“다녀올게.”

“맡겨주십시오.”

“걱정 말고 넌 바다와의 소통을 이어가라.”

랭커들이 동쪽의 방어를 위해 몸을 돌리자.

“제 능력으로 확인한바, 현재 어인족들은 버프와 권능 저항력으로 점철된 상태입니다.”

곧바로 오딘의 눈으로 얻은 정보 브리핑을 시작했다.

그리곤.

“특히나 수속성 관련 기술은 먹히지 않을 테니. 신경 써 주세요.”

빠르게 말을 끝맺으며.

따악.

어인족들을 향해 손가락을 튕겼다.

우웅.

희미한 공명음이 울린다.

시문만이 아니었다.

키이잉.

츠츠측!

갖가지 형태의 이명과 빛들이 여러 랭커들의 전신으로 집약된다.

거리가 좁혀지는 만큼, 각자 원거리 공격을 준비하는 거였다.

이내.

‘수속성은 거의 통하지 않겠지만…….’

[현자의 돌이 부족한 등가교환을 성립시키기 위해, 업적 포인트 3,000점을 요구합니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3천 점의 업적 포인트를 사용한 시문은 위대한 진리.

아르스 마그나로 아스트라페와 트리아이나를 한데 묶었다.

‘뇌속성과 섞이면 또 이야기가 달라지지.’

아르스 마그나(Ars Magna) - 융합(融合).

드높은 두 신왕의 뇌해.

콰츠츠츠츠!

한데 섞인 두 개의 신화가 신호탄이 되어 쏘아지자.

“쏴라!”

“헬 파이어.”

“디스트로이 레이.”

“바람이여!”

마지막 3경기의 가장 거대한 격전이 발발했다.

* * *

강남 테헤란로.

“와…….”

“X발! 개쩐다!”

“이거지! 조금만 더!”

“이대로만 가면 이긴다! 이번 경기는 이긴다고!!”

각 주점부터 카페, 길가의 사람들까지.

모두 각자의 화면을 보며, 뜨거운 열기를 뿜어낸다.

어디 강남뿐이랴?

대한민국의 전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차원 대항전을 관람할 수 있는 어느 곳이라면 뜨거운 열기가 쏟아지고 있을 터.

하나.

“흥, 누가 저열한 차원의 종족 아니랄까 봐…….”

강남의 한 빌딩.

그곳의 옥상에 걸터앉은 한 도복의 여성은 두려움도 없는지.

“꼴랑 차원 대항전 하나에 저렇게 유난을 떨어? 그것도 첫 대항전이면서.”

아래로 다리를 덜렁거리며, 경멸의 시선을 내던졌고.

“관심 꺼라. 우리에겐 임무가 먼저다.”

그 뒤편으로 도복의 남성이 건조한 목소리로 말해왔다.

그에.

“어인족한테 2연패나 해놓고 저 지X을 하는데. 넌 웃기지도 않니?”

여성은 비아냥거리며 뒤돌아봤다.

이내.

“참! 아메드림인지 뭔지 하는 애들도 있었지, 미안~. 아! 이미 가버렸나?”

점점 닫혀가는 포탈을 힐끔하며, 익살스러운 미소를 짓는 여성.

“저들은 우리의 이동만 돕는다. 앞서 다 이야기했을 텐데?”

그녀를 향해 작은 한숨을 쉬던 도복의 남성은.

“그리고 종리권 님께서 말하지 않았나? 이 차원을 쉽게 봐선 안 된다고.”

다소 엄한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았고.

“X~랄.”

도복의 여성은 비웃음으로 답했다.

“적합자에 강신까지 하고도 인간한테 탈탈 털렸으면, 그놈의 ‘님’자 소리도 이제 치워야지.”

“하선고.”

“예~예~, 그렇지요~ 불만이면 다음 팔선 대전 때 내가 종리권을 이기면 되겠지요~.”

남자의 나지막한 경고에 하선고라 불린 여성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빈정댔다.

하나 거기까지.

“자, 그럼 X신들은 X신들끼리 놀게 냅두고…… 어휴. 요력 지린내~.”

기지개를 쭉 켠 그녀는 고약한 냄새라도 맡은 듯.

코를 막고 손부채질을 했다.

이내.

“얼른 더러운 짐승 새끼들을 찾아 치워버리자고.”

멀지 않은 곳에 우뚝 솟은 고층 빌딩을 살기 어린 눈으로 노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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