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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332화 (332/349)

제332화

332화. 호문쿨루스 (3)

뀨웅이 때도 제법 강하긴 했다만.

“쿠, 쿨럭!”

그때와 거의 맞먹는 거력에 시문은 기침을 내뱉었다.

하물며 뀨웅이의 본신은 용족 중에서도 최상위인 드래곤이지 않았던가?

아무리 온갖 귀한 재료들과 우마왕의 신성이 들어갔다지만.

시연이 또래만 한 아이가 낼 만한 힘은 결코 아니었다.

하나 당사자는 제 힘이 얼마나 강한지 전혀 모르는 것인지.

“아빠! 아빠아아!”

허리를 꼭 껴안은 채.

연신 머리를 도리도리 흔들며, 품속으로 파고드는 아이에.

“…….”

시문은 다시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다, 닮았어…….’

아마 시혁이가 보관하고 있을 어린 시절의 앨범.

그곳에 담겨 있을 자신의 어린 시절을 80% 정도 쏙 빼닮지 않았는가?

물론.

‘내 어릴 때와 약간 다르긴 하지만…….’

우마왕의 신성 때문인지.

그때보다 15% 정도는 더 선이 굵으며, 5%를 차지하는 뾰족한 뿔이 존재하긴 했으나.

‘그래도 거의 닮았는데?’

당시의 자신과 거의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닮아 있었다.

특히나 남자아이에다, 자신의 혈액이 가득 들어갔기 때문인지.

지금까지 나름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했던 시연이보다도 더욱 닮아 있었다.

이내.

“아빠?”

순진무구한 목소리가 시문의 상념을 일깨운다.

우마왕의 신성이 깃들어서일까?

소의 그것처럼 초롱초롱하면서도 똘망똘망한 눈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아이의 모습에.

“아…… 그게…….”

잠시 당황한 시문이 뭐라 말을 이으려던 찰나.

화아아.

“음?”

가슴 정중앙.

현자의 돌이 자리한 그곳에서 갑자기 용력이 활성화되었고.

우우웅.

가까이에 있던 동글동글한 두 뿔로 스며들었다.

자신의 품에 폭 안긴 우마왕의 호문쿨루스.

아니.

자신을 아버지라 칭하는 아이의 뾰족한 두 뿔에 스며들었다.

이어.

[최초의 결속이 되지 않은 용종, 요룡족이 결속을 요청합니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결속을 요청하는 메시지창이 떠올랐다.

최초의 결속? 그게 뭐지?

하는 의문은 들지 않았다.

‘뀨웅이 때와 똑같군.’

일전에 탄생시켰던 첫 번째 용종인 페어리 드래곤.

뀨웅이 역시 탄생 후, 이렇게 접촉했을 당시.

결속 요청이 날아들지 않았던가?

시문이 망설임 없이 ‘예’를 택하자.

우우웅.

우마왕의 신성이 지녔던 색처럼.

아이의 뾰족한 두 뿔에서 쏘아진 하얀 광선이 시문의 가슴 정중앙.

현자의 돌로 스며들었다.

“아!”

페어리 드래곤 뀨웅이를 처음 결속시켰을 때처럼.

눈앞의 아이라는 한 객체를 넘어.

자신이 탄생시킨 요룡족의 모든 지식이나 요소들이 영혼에 아로새겨진다.

다만 페어리 드래곤이었던 뀨웅이와 다른 점이 있다면.

[해당 용종과 결속하기엔 조건이 맞지 않습니다.]

‘조건이 맞지 않는다고?’

결속 작업이 완벽하게 마무리되지 않는다는 것.

이어.

[특성 ‘성흔’이 용종의 결속을 위해 다른 방향을 모색합니다.]

[칭호 ‘용신’이 용종의 결속을 위해 다른 방향을 모색합니다.]

특성 성흔과 칭호 용신.

두 개의 요소가 나서서 다른 방법을 수색하듯.

시문의 전신으로 퍼져 나갔고.

스르륵.

“우웅?”

그것은 시문을 똑 닮은 아이에게까지 이어졌다.

“왜애? 뭐가 부족해?”

결속이 이루어지지 않아 상당한 아쉬운 것일까?

소의 그것처럼.

순박한 눈에 불안감이 가득 차올랐다.

하지만 그뿐.

그 해결책을 찾아낸 것일까?

“아! 아빠는 내 기운이 없구나?”

아이는 한결 밝아진 미소로 시문을 바라보았고.

“기운이라고?”

그에 시문이 고개를 갸웃했으나 거기까지.

뭐라 물어볼 틈도 없이.

“그럼…… 내가 아빠한테 줄 거야!”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저 혼자 판단을 내린 아이는.

우우웅.

결속 때와 같이 뾰족한 두 뿔 사이로 하얀 기운을 응집시켰다.

그러곤.

스으으으.

곧장 결속된 연결을 타고, 시문의 가슴 정중앙.

현자의 돌에 전달되는 하얀 기운.

그 생소한 기운에.

‘이 기운은…… 뭐지?’

시문은 잠시 의문을 표했으나 거기까지.

[고수준의 요기에 접촉하였습니다.]

[특성 현자의 돌이 해당 요기에 반응합니다.]

아이의 말대로 ‘요기’라 명명된 기운이 현자의 돌을 휘감았고.

앞서 다른 기운들이 그랬듯이.

[스탯 요력(妖力)을 획득합니다.]

[현자의 돌의 영향으로 요력은 연성력에 귀속됩니다.]

연성력으로 귀속되어버리는 요력.

그에.

‘요력이라니…….’

잠시 당황스러움을 내비치는 시문.

그도 그럴 것이.

‘요력은 요괴들의 고유 기운이잖아?’

요력은 요괴들의 힘 아니던가?

물론 용력보단 마기나 성력처럼.

일부 플레이어들도 얻을 수 있는 특수 스탯으로 분류되어 있긴 했었지만.

워낙 난해하다고 할까?

평범한 이들은 종잡을 수 없는 기운이었기에.

차원계나 정신계처럼 타고난 이들이 아니라면.

얻어도 사용하지 못하는 기운 중 하나였다.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그렇군.’

우우웅!

보유한 연성력에 비례해, 삽시간 늘어나는 요력에 시문은 찬찬히 고개를 끄덕였다.

‘우마왕은 본디 칠대성의 우두머리이니. 그 신성을 지닌 호문쿨루스와 결속하려면 요력이 필요한 거구나.’

그제야 조건이 맞지 않는다는 시스템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획득한 요력으로 인해, 그 조건이 충족된 지금.

[특성 성흔이 용종의 결속에 반응합니다.]

다시 특성 성흔이 반응하며, 남은 결속 작업에 박차를 가했고.

자신과 아이의 영혼이 완전히 연결되는 순간.

[새로운 용종을 결속시켰습니다.]

[칭호 ‘용신’에 요룡족이 추가됩니다.]

[요룡족에 속하는 모든 용종은 오로지 당신에게만 복종할 것입니다.]

요룡족의 성공적인 결속을 알리는 메시지와 함께.

[성흔이 한 단계 성장합니다.]

페어리 드래곤 때는 떠오르지 않았던 메시지가 떠올랐다.

‘성흔이 성장했다고?’

지금껏 어떤 능력도 보이지 않았던 특성 성흔.

그것이 성장했다는 말에 시문은 페어리 드래곤 때를 떠올렸다.

‘그때는 분명…… 부족하다고 했었지?’

페어리 드래곤을 첫 번째 용종으로 결속하던 당시.

[성흔이 활성화되기에 너무나 미약한 수준입니다.]

[성흔이 아쉬움을 토로하며, 다시 잠에 빠져듭니다.]

분명 활성화조차 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던 성흔이었다.

덕분에 칭호 ‘용신’을 얻기는 했으나.

미약했던 여파 때문인지.

그마저도 이름이 제대로 표기되지 않은 불완전한 상태였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진 것인지.

한 단계 성장했음을 알려오는 특성 성흔.

그러나 시문은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뭐…… 달라진 걸 전혀 못 느끼겠는데?’

성흔의 성장을 알리는 메시지와 달리.

그 어떤 변화나 반응도 느끼지 못한 탓이었다.

하지만 이는 시문에게만 국한되는 것인지.

[특성 성흔이 당신이 지닌 신성의 자격을 확인합니다.]

[‘창조’의 자격 확인.]

[해당 자격을 보유한 존재와 연결됩니다.]

저 혼자 주르륵 떠오르는 메시지창.

이내.

키이이이잉!

갑작스레 엄습해 오는 날카로운 이명에.

“윽.”

시문은 이마를 짚으며, 잠시 휘청했지만 그뿐.

영문 모를 짧은 현기증처럼.

시문의 머리를 휩쓸고 간 그것은 곧 거짓말처럼 모습을 감추었다.

하나 이는 짧은 어지러움에 국한되었을 뿐.

어느새 연구실이었던 일대는 아레나의 대기실처럼.

온통 검은 무주의 공간으로 변해 있었다.

이어.

[현 창조의 신성 보유자, 성좌 에키드나와 연결되었습니다.]

“뭐, 뭐?!”

갑작스레 떠오르는 제 2용제 에키드나와의 연결 알림.

그에 시문이 뭐라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쿠그그그그그!

무주의 공간이 거세게 진동한다.

그리고.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이더냐!”

고아하면서도.

다소 당황스러운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갑자기 창조의 신성이 왜…….”

주름은 없으나, 중년의 나이가 들었음이 분명하게 느껴지는 녹회색의 여성.

그녀의 녹회색 눈동자에 시문이 담기자.

“네, 네놈은?!”

녹회색의 눈은 용족 특유 그것처럼 날카롭게 찢어졌다.

* * *

용족의 대모.

현 용족의 서열 1위인 제 1용제 크루아흐의 어미이자, 두 번째 서열을 차지하는 성좌.

이외에 다양한 수식어를 지닌 에키드나가.

“김시문! 어찌 네놈이 이곳에 있는 것이냐!”

짙은 당혹감을 표한다.

무리도 아니었다.

‘창조의 신성은 분명 내가 지니고 있거늘!’

용신 티아메트.

한때 그녀의 남편의 것이기도 했던 용신의 자격 중 하나인 ‘창조의 신성’은 그녀가 지니고 있지 않던가?

“당장 답하지 못할까!”

한데 어찌.

“어찌 네놈이 나의 허락도 없이 이곳에 발을 들인단 말이냐!”

창조의 신성을 지닌 그녀의 허락도 없이, 이곳에 발을 들일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답할 마음이 없는 것일까?

“나도 잘…… 모르겠는데?”

가증스럽게도.

성좌인 그녀조차 믿어버릴 정도로 진심 어린 의문을 표하는 시문에.

“네놈이 정녕……!”

에키드나의 동공은 흥분한 파충류처럼 확장과 수축을 반복했다.

그도 그럴 것이.

1용제 크루아흐마저 그녀의 허락 없인 들어설 수 없는 곳이 바로 이곳 아니던가?

그런 곳에 멋대로 발을 들이다 못해, 에키드나 본인까지 이리 소환해 놓고.

자신도 모른다니?

이는 곧.

“이 나를 능멸해?!”

그녀를 놀리고 있다는 뜻밖에 되지 않았고.

“오냐! 잘 되었다!”

거친 숨을 내뱉으며 고개를 치켜드는 에키드나.

이내.

“안 그래도 네놈의 처리만을 염원하고 있었거늘…….”

우드득!

시문의 드래고노이드처럼.

전신이 뒤틀리는 에키드나.

하나 시문의 것과 달리.

육체의 뒤틀림과 함께 녹회색의 빛에 휘감긴 그녀는.

[나에게 이리 기회가 오는구나!]

눈 깜빡할 사이에 어마어마한 크기로 자라난 것이다.

일전의 향락의 요람에서 보았단 브리트라의 진신.

그보다도 2배는 더 거대해진 에키드나의 진신은 무주의 공간 때문일까?

저 위에서 내려다보는 짙은 녹회색의 안광만이 그녀의 거대한 위상을 알려 줄 뿐.

[그간의 치욕과 딸 아이의 복수를 이루리라!!]

포효하는 그녀의 진신은 육안으로 아예 식별 자체가 되지 않았다.

하나.

파츠측!

[으윽!]

에키드나의 진노는 풀릴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그녀의 움직임을 봉쇄하는 영문 모를 힘과 함께.

[해당 자격을 보유한 존재와의 자격을 대조합니다.]

한 줄기의 메시지가 나타난 것이다.

[뭣?!]

그에 에키드나가 당황할 틈도 없이.

스스슥.

다양한 용들이 음각된 저울이 떠올랐고.

어떠한 심사를 하듯.

[에키드나의 용종 탄생의 업적 0개. 준 탄생의 업적 다수 확인.]

[김시문의 용종 탄생의 업적 2개. 준 탄생의 업적 0개 확인.]

에키드나와 시문.

두 존재를 겨냥하며 이리저리 저울질을 시작하는 저울.

이어.

끼리릭.

저울의 방향이 한쪽으로 살짝 기울며.

[대조 결과, 창조의 신성에 대한 자격은 ‘김시문’이 우세합니다.]

시문의 우세를 점치는 문구가 떠올랐고.

[말도 안 돼!]

에키드나는 곧바로 경악을 내질렀다.

다행히도.

[‘김시문’은 현재 성좌가 아닙니다.]

[창조의 신성 보유 조건에 미달합니다.]

[창조의 신성에 대한 보유 자격이 보류됩니다.]

그녀가 우려하던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정확히는.

[창조의 자격을 보유한 ‘에키드나’는 탄생 관련 업적을 미보유한 상태입니다.]

반만 그렇다고 해야겠지.

[창조의 신성이 재조율을 시작합니다.]

시문에서.

끼릭.

에키드나 쪽으로.

다시.

끼리릭.

시문 쪽으로.

중앙에 나타난 저울은 한동안 계속 저울질을 이어갔고.

무슨 목숨을 건 게임이라도 되는 것처럼.

[…….]

“…….”

어마어마한 긴장감을 담은 눈으로 저울을 노려보는 두 존재.

특히나 현 창조의 신성의 보유자인 만큼.

창조의 자격에 대한 가치를 잘 아는 에키드나는.

‘긴장할 것 없다. 저놈이 성좌였다면 모를까…… 결국 하찮은 인간. 감히 내게 도전할 순 없음이야!’

스스로를 치켜세우는 속마음과 달리.

녹회색의 안광이 번뜩이며, 움직이는 저울을 노려보았고.

그렇게.

[재조율이 끝났습니다.]

끽.

숨 막히던 재조율은 끝을 맺었다.

이어.

[창조의 신성 ‘보유 조건 미달’과 창조의 신성 ‘업적 미보유’는 동일한 가치를 지닙니다.]

[따라서 용종 탄생의 업적 보유자 ‘김시문’은 창조의 신성을 보유할 수 없습니다.]

저울 위로 떠오르는 결론에.

[그렇지!!]

환호를 내지르는 에키드나.

[설령 성좌였더라도 그 근본은 천한 인간일진대!]

어지간히도 긴장되었던 것일까.

[하물며 필멸자라면 논할 가치도 없지!]

답지 않게 쾌재를 내지른 에키드나는 자신을 억제 중인 창조의 신성이 사라지면.

[김시문. 네놈은 신성을 보유할 자격을 잃었으니, 이제 감히 이곳에 발을 들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곧바로 달려들 듯.

강대한 녹회색의 용력을 끌어올렸으나 거기까지.

파츠측!

[큭!]

여전히 창조의 신성은 그녀의 전신을 구속했고.

[어째서!]

에키드나는 분통이 섞인 억울함을 토했다.

그에 답하듯.

[용종 탄생의 업적 미보유자인 ‘에키드나’ 역시 창조의 신성에 대한 자격이 없습니다.]

[단, 현 창조의 신성 보유자임을 감안하여, ‘김시문’의 탄생 업적에 비례한 신성을 박탈합니다.]

청천벽력과 같은 답을 내어놓았다.

당연하게도.

[무, 무슨 말도 안 되는!]

에키드나는 부정을 표했지만.

[따라서 창조의 신성 현 보유자인 ‘에키드나’의 창조의 신성 중 12%를 박탈, 보류합니다.]

기계적으로 제 할 말만 내뱉는 창조의 신성.

이내.

[신성 박탈 절차를 시작합니다.]

섬뜩한 내용의 메시지를 끝으로.

스아아아아아아!

한눈에 담는 것이 불가능한 에키드나의 전신에서 녹회색의 기운이 추출되었고.

산 채로 12%에 달하는 신성이 추출된 제 2용제 에키드나는 그녀의 딸.

[꺄아아아아아악!!!]

제 4용제 브리트라와 같은 비명을 내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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