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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331화 (331/349)

제331화

331화. 호문쿨루스 (2)

갑작스레 우르르 쏟아지는 온갖 신계와 성좌들의 시선.

이상할 것도 없었다.

일전에 페어리 드래곤인 뀨웅이를 탄생시킬 때도 그랬지만.

예견도 없이 새로운 생명, 용종이 탄생하지 않았나?

하물며 그것이 단순한 용족만이 아닌.

성좌인 우마왕의 신성까지 섞인 탄생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실제로.

[선계의 성좌들의 갑작스러운 옛 대요괴의 신성에 눈을 부릅뜹니다.]

[요계의 성좌들이 갑작스러운 옛 대요괴의 신성에 술렁입니다.]

우마왕과 가장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선계와 요계.

두 개의 차원에서 유독 깊은 관심을 보내오지 않는가?

물론 앞선 페어리 드래곤 때와 같이.

[성좌 ??가 ‘감히 누가 또 용종을!’ 성을 토합니다.]

[성좌 ?가 ‘제정신이 아니군!’ 미간을 찌푸립니다.]

[성좌 ????가 ‘당장 멸종시키지 않으면, 내 친히 손을 쓰리라.’ 살기를 흘립니다.]

용족과 인연이 좋지 않은 듯한 성좌들 몇몇이 줄줄이 불만을 표했으나 그뿐.

[성좌 ??가 ‘아니! 신왕들께서 어찌…….’ 당황을 표합니다.]

[성좌 ???? ‘그렇군, 그때 그 존재가 벌인 일인가 보군’ 고개를 끄덕입니다.]

[성좌 ?가 ‘그렇다면야…….’ 시선을 거둡니다.]

자신들보다 먼저.

그리고 훨씬 더 가까운 곳에서 시문을 바라보는 신왕들을 보곤 곧바로 수긍을 표했다.

물론 신왕들 때문만은 아니었다.

[성좌 ?가 ‘서, 선계?!’ 화들짝 놀랍니다.]

[성좌 ???가 ‘저들이 저렇게나 관심을 보이다니…….’ 침음을 흘립니다.]

[성좌 ?????가 ‘요계까지 있는 마당이다. 괜히 엮이기 전에 발을 빼지.’ 얼른 자리를 피합니다.]

우마왕의 신성으로 특히나 깊은 관심을 표하는 선계와 요계.

그들을 본 성좌들이 급히 자리를 뜨기 시작한 것이다.

덕분에 앞선 페어리 드래곤 때처럼.

시문의 성좌들이 굳이 나서서 쫓아낼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시문의 성좌들은 그리 밝은 기색이 아니었다.

오히려.

[성좌 제우스가 ‘쯧.’ 짧게 혀를 찹니다.]

[성좌 바알이 ‘으음…….’ 불편한 기색을 보입니다.]

분위기가 보다 어두워지는 시문의 성좌들.

이유는 간단했다.

[성좌 황제가 ‘과연, 다들 모여 있었군.’ 미소를 짓습니다.]

선계의 신왕.

삼황오제 중 하나인 황제가 직접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내.

[성좌 황제가 ‘그나저나…… 이래서야. 모처럼의 회포를 풀기 어렵겠구나.’ 손을 내젓습니다.]

황제의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사사사삭.

무주 공간처럼 검었던 세상이 순식간에 일변한다.

어느 한 폭의 동양화처럼.

순식간에 펼쳐지는 절경.

특히나 5개의 영험한 산이 돋보이는 그곳의 한 꼭대기에서.

“다들 이리 내려와, 과인과 차라도 한잔하지 않겠느냐?”

휘황찬란하게 차려입은 한 존재가 옥으로 이루어진 잔을 슬쩍 치켜든다.

하나 그뿐.

얼굴의 윤곽만 보이는 검은 형상이기 때문일까?

[…….]

[…….]

하늘 위로 떠오른 7개의 시선이 그를 내려봤지만.

그중 누구도 내려오긴커녕.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이내.

[성좌 검은 염소가 ‘흥, 너 따윈 대면할 가치도 없다.’ 몸을 돌립니다.]

검은 염소의 것으로 추정되는 검보라색의 시선이 사라지자.

[성좌 미카엘이 ‘루시퍼가 더 선하게 보이는 날이 올 줄이야.’ 경멸 어린 눈으로 자리를 뜹니다.]

[성좌 천마가 ‘허허, 소멸 방법도 참으로 참신하이. 여전히 겁이 없구먼.’ 살기를 흘립니다.]

다른 여섯 신왕도 좋지 않은 반응을 보이며 모습을 감추었고.

어느새 오악(五嶽)이 한데 모인 절경에 황제만 홀로 남겨질 따름이었다.

그런 일곱 신왕의 태도에 불쾌함을 느낄 법도 하건만.

“뭐, 원할 때 알현하거라. 차야 언제나 준비되어 있으니.”

황제는 조금의 동요도 보이지 않은 채.

유유자적하는 어느 신선처럼.

찻잔을 비워낼 따름이었다.

이내.

스르륵.

그런 그의 맞은편에서 공간이 갈라진다.

이를 힐끔한 황제는.

“쯧, 오라는 이는 어디 가고. 어찌 이런 천한 것이 찾아오는지.”

신왕들의 무시에도 보이지 않았던 불쾌감을 표했고.

-크하핫! 그래도 불청객은 아니지 않소이까?

5개의 산 사이를 메아리칠 정도로 쩌렁쩌렁한 대소가 터져 나온다.

그 웃음소리에 걸맞게.

쿠쿵!

거대한 머리만 덩그러니 드러낸 존재.

흉측한 뿔과 이빨, 이목구비 등.

보는 것만으로도 미간을 찌푸리게 만드는 외형은 신왕급 성좌 역시 예외가 아니었는지.

“어찌 주전동자, 네놈 따위가 감히 과인의 앞에 서는 것이냐?”

검은 얼굴을 확 찌푸리며, 불쾌감을 내보이는 황제.

하나 두렵지도 않은 것일까?

-크핫! 그 또한 어쩔 수 없지 않소이까?

또다시 광소를 터뜨리는 흉측한 머리.

그리고.

-새로운 용종의 탄생에다, 옛 요왕의 신성까지 담겨 있으니 말이오.

의미심장한 눈초리로 이어지는 말에.

뚝.

잔을 기울이던 황제의 움직임이 멈칫한다.

이내.

“호오라?”

작게 흘러나오는 탄성.

그러나.

“네놈 따위가 지금 과인을 탓하는 것인가?”

그 속에 깃든 감정은 엄연한 노기였고.

이를 눈치챈 주전동자는.

-으하핫! 그럴 리가 있겠소? 그저…… 우마왕의 마지막은 당신께서 장식하셨으니. 어찌 된 일인지 여쭙고자 하는 게지요.

특유의 웃음을 흘리며, 눈썹을 까딱일 따름이었다.

그마저도 불쾌한 것일까?

톡. 톡.

검은 손가락으로 찻잔을 두드리던 황제는.

“과인에게 그것을 논하고자 한다면. 최소한 백면금모가 와야 맞지 않느냐?”

아까보다 한층 더 낮아진 목소리로 말했다.

이 이상은 위험하다 느낀 것일까?

-그, 그렇긴 해도 뭐…… 아시겠지만, 고년이 또 많이 바쁘지 않소이까?

주전동자는 한풀 꺾인 듯한 어조로 답했다.

“하! 그깟 돌덩이를 다듬는 것 말고. 그 교활한 계집이 하는 일이 무엇이라고.”

-맞는 말씀이긴 하오만, 우리에게 살생석은 꽤나 중요한 것이라서 말이오. 그나저나…….

말끝을 흐린 그가 옆을 힐끔한다.

놀랍게도.

오악의 절경이 내려다보이는 이곳과 어울리지 않게.

우우웅.

찬란함이 느껴지는 하얀 빛이 가득한 허공.

정확히는 화면이라 해야 할 그것을 본 주전동자는.

-정말 어찌 된 일이오?

진심 어린 의문을 표해왔다.

그도 그럴 것이.

-우마왕은 분명 죽었다 못해, 소멸했다 하지 않았소?

우마왕은 황제의 손에 유명을 달리하지 않았는가?

-한데 어찌 우마왕의 신성이 다시 빛난단 말이오?

주전동자의 물음에.

“우마왕의 소멸은 확실하노라.”

황제의 시선 역시 하얀 빛이 가득한 화면을 향했다.

“보다시피. 저 신성 역시 놈의 잔재에 의한 것일 뿐, 그 힘은 실로 미약하지.”

-그렇긴 하오만…….

“단지 원숭이 놈을 낚기 위한 계책이…….”

말끝이 흐려지는 황제.

말을 고르는 것일까?

잠시 멈칫하던 그는.

“……조금 흐려졌을 뿐이니라.”

인정하기 싫은 듯한 목소리로 말을 끝맺었고.

그에 황제의 자존심을 건드렸음을 깨달은 주전동자는.

-뭐, 저 정도 수준이라면 그리 걱정할 것이야 없겠소. 기회만 생기면 언제든 밟아버릴 수 있으니.

얼른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말을 돌렸다.

물론 마냥 회피를 목적으로 돌린 것은 아니었다.

-한데 황제께서 하신 말인즉슨, 제천대성이 풀려났다는 말이오?

제천대성 손오공.

그 역시 요계의 입장에서 우마왕 만큼이나.

아니.

이젠 우마왕보다도 더욱 중요한 존재 아니던가?

더군다나.

-제천대성은 그대의 계책으로 석가여래가 친히 손을 썼다 들었는데. 어찌 풀려났단 말이오?

태초신이 직접 손을 쓰지 않았나?

그 봉인에서 풀려났다 하니.

당연히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이를 언급하고 싶지 않은 것일까?

“이미 벌어진 일. 논한다 하여 무엇이 달라지느냐?”

탁.

다소 거칠게 찻잔을 놓는 황제에 주전동자는 그 거대한 머리를 움찔했고.

-으, 으하핫! 그렇지요! 이미 벌어진 일이니, 차후를 대비해야지요!

그는 얼른 고개를 숙이며, 황제의 심기에 맞추었다.

그 속내가 뻔히도 보였으나.

“가서 백면금모에게 전해라. 조만간 너희 삼대요(三大妖)도 과인의 대계에 손을 보태야 할 것이라고.”

굳이 짚어내지 않은 황제는 마지막 말을 남기곤.

스륵.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창조자의 공백 때문인지.

쿠르르르르!

어느새 무너져가는 오악의 절경 속에서.

-더러운 찬탈자 주제에! 제 일은 죄다 실패해놓고. 감히 삼대요인 이 몸을 멸시해?

주전동자는 섬뜩한 살기를 흩뿌리곤.

-공손헌원…… 너의 치하가 영원할 것이라 생각 마라.

황제가 사라진 방향을 한번 노려보더니.

-너 역시 찬탈로 몰락할 게다. 과거 7마제가 그랬듯이…….

그 역시 모습을 감추었다.

* * *

찬란하고 위대함이 절로 느껴지는 백색의 세상.

그 속을 떠다니는 한 존재인.

‘포근하다…….’

시문은 어머니의 품에 안긴 듯.

형용할 수 없는 평온과 포근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시문의 앞으로.

[인간으로서 생명체인 호문쿨루스를 탄생시켰습니다.]

[당신이 이룬 신화에 갤럭시 아레나는 찬사를 보냅니다.]

갤럭시 아레나의 메시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전과 달리 밋밋한 내용이었고.

이에 대한 이유는 곧바로 나타났다.

[업적과 별개로 호문쿨루스는 여러 이유로 ‘금지된 분야’입니다.]

[‘금지된 분야’의 철회를 위해, 해당 성좌들과의 회의가 진행됩니다.]

금지된 분야.

그것을 유독 강조하는 갤럭시 아레나에.

‘이게 무슨 소리야? 금지된 분야라니?’

여전히 전신을 감아오는 포근함 속에도 고개를 갸웃하는 시문.

이내.

‘잠깐. 그러고 보니…….’

이상한 점을 발견한 것일까?

메시지를 보던 시문의 미간이 슬쩍 찌푸려졌다.

‘이번 업적에 최초라는 말이 없잖아?’

페어리 드래곤을 연성했을 당시.

갤럭시 아레나는 분명 ‘필멸자 최초’임을 언급하며, 찬사와 보상을 지급했었으나.

작금의 메시지에는 ‘최초’라는 문구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고로.

‘누군가 나보다 먼저 호문쿨루스를 탄생시켰다는 말인데…….’

누군가가 앞서, 최초의 업적을 가져갔다는 말이 되었고.

다행히도 그 누군가를 특정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설마 연금술의 성좌인 파라켈수스인가?’

연금술의 성좌인 파라켈수스.

이젠 소멸된 성좌인 그는 지난 여러 정보를 부합해 봤을 때.

‘본디 필멸자가 성좌의 위치로 느낌이었지.’

성좌들 사이에서도 은근히 나뉘는 고하가 이러한 출신 성분도 있었을뿐더러.

전생의 동생 김시혁을 통해, 그리고 이번 생의 자신을 통해.

‘성흔’이라는 특성이 어떤 능력을 지녔는지.

몸소 체험하지 않았나?

“아마 파라켈수스도 성흔으로 성좌가 된 케이스 같은데…….”

하지만 거기까지.

이 이상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고.

그런 시문의 중얼거림을 들은 것인지.

-……오빠? 아레나 녀석들이 회의 결과를 가져오기 전에, 다른 거 먼저 처리하자.

현자의 돌은 웬일로 명랑한 목소리가 아닌.

다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응? 아. 그래야지.”

눈앞으로 떠오른 건 갤럭시 아레나의 메시지만이 아니었기에.

아레나 측 메시지를 슥 밀어 치운 시문은 또 다른 메시지창을 확인했다.

[신화적인 연성을 이루었습니다.]

[칭호 ‘연금술의 선구자’의 옵션이 성장합니다.]

[연성력을 50 획득합니다.]

칭호의 성장과 추가 연성력이 담긴 메시지창.

하지만 칭호 ‘연금술의 선구자’와 무려 연성력 50의 변화를 살펴볼 수는 없었다.

바로 그 아래.

[신화적인 연성에 당신의 진리가 반응합니다.]

[아르스 마그나(Ars Magna)가 이전에 놓쳤던 새로운 진리를 추적합니다.]

‘새로운 진리라고?’

아르스 마그나와 관련된 메시지가 떠오른 것이다.

이내.

화아아아.

“아……!”

지금까지 느껴온 평온함, 포근함과 또 다른 쾌감이 엄습한다.

전신을 휩쓸다 못해, 정신과 영혼까지 적시는 간지러움과 청량함.

그 형용할 수 없는 쾌감과 함께.

‘맞아. 이건…….’

잊을 수 없던 그때가 떠오른다.

‘네메아의 사자 가죽을 흡수하던 그때의!’

네메아의 사자 가죽.

그것을 드래고노이드에 녹여내던 그때 한 번 느꼈으나.

깨달음의 부족이랄까.

지금껏 부족함이 없었던 시문으로서도 이해하지 못해 놓쳐버렸던 그때의 진리가.

또다시 그때처럼 찾아온 것이다.

물론.

우우우…….

그때처럼 불안정한 이명을 흘리는 아르스 마그나.

이유는 간단했다.

‘지금도 난해하긴 하네.’

당시보다 성장했음에도.

여전히 저 새로운 진리는 잡아채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완벽히 깨달을 순 없지만……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겠어. 왜 난해한지도.’

호문쿨루스라는 고난도의 연금술을 이뤄냈기 때문일까?

그때보다는 훨씬 더 많이, 굳이 수치화를 해 보자면 절반에 가까운 수준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랬기에.

‘이번엔 놓치지 않아.’

이번에는 그때처럼 새로운 진리를 놓치지 않았고.

새로운 아르스 마그나의 실마리를 넘어, 그 본질을 거머쥐었다.

그러자.

우우웅!

아까의 힘없던 이명과 다르게 힘찬 이명이 울리며.

“아아…….”

정체 모를 무언가가 뇌, 혹은 영혼에 아로새겨진다.

그래.

불패의 사르가스.

그를 상대로 처음 아르스 마그나를 깨달았던 그때와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지언정.

‘됐다!’

온전히 잡아챈 순간.

“우움…….”

작은 신음이 시문의 귓가로 흘러든다.

그리고.

‘맞아. 호문쿨루스!’

아르스 마그나에 빠져, 잠시 잊고 있었던 그 존재를 떠올리고.

‘깨어난 건가? 과연 어떤 존재일까? 혹시 우마왕 때의 기억을 조금이라도…….’

시문이 그곳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헤에! 아빠!”

갑작스러운 한 아이의 돌진에.

쿵!

“컥!”

시문은 곧장 바닥을 나뒹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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