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317화 (317/349)

제317화

317화. 마스터 랭크 데뷔전 (2)

“대체 뭐가 어떻게…….”

트롤 여성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든다.

무려 마스터 랭크 데뷔전에 참가했던 플레이어들.

그런 실력자들을 무참히 난자하던 것이 바로 저 검수(劍樹)들 아니던가?

지옥이나 저승 관련 맵들이 으레 그렇듯.

괜히 이곳 검수지옥이 악명 높은 맵이 아닐진대.

생채기는커녕 아양을 부리다니?

하나 짐작 가는 바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저놈. 배후성이나 권능 저항력이라도 있는 모양이군.”

어두운 얼굴로 중얼거리는 트롤 남성.

애당초 이런 악명 높은 맵들의 이유 대다수가 권능의 유무 때문이지 않나?

배후성의 도움이나 그에 걸맞은 권능 저항력을 갖추지 않는 한.

앞선 피해자들처럼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였으니까 말이다.

문제는.

‘아무리 마스터 데뷔전이라지만. 검수를 저따위로 만들다니…….’

저 악랄한 검수가 애완동물마냥 아양을 떤다는 것.

이는 다시 말해.

‘최소 상위서열 성좌, 혹은 그에 준하는 권능 저항력을 지니고 있다는 건데…….’

일단 권능 저항력은 챌린저급 플레이어들도 갖추기 힘든 옵션이니 제외.

결국 배후성의 도움으로 저 악랄한 검수들을 길들였다는 건데.

“하!”

헛웃음을 흘리는 트롤 남성.

무리도 아니었다.

‘이제 마스터 랭크 데뷔전인데…….’

마스터 랭크.

달리 본격적으로 성좌들의 시야권에 드는 랭크대.

고로 다이아까지 성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한 플레이어들이라도.

다양한 성좌들의 관심과 메시지를 받을 수 있는 랭크대였다.

성좌들 입장에서도 나름 검증된 플레이어들이었기에.

자신들의 격이나 명예 등, 걱정 없이 후원과 배후성을 지원하는 랭크대이긴 했으나.

지금은 데뷔전이지 않은가?

한데.

‘벌써부터 상위서열 성좌가 배후성이라니! 재수도 더럽게 좋은 놈이군!’

마스터 랭크로 승급하기 전부터 상위서열 성좌와 연이 닿았다니?

거기다.

‘저만한 배후성이 있는 놈이라면. 분명 실력도 한가락 하는 놈일 터.’

어찌 됐건 상위서열 성좌를 배후성으로 둔 만큼.

나름의 실력까지 겸비하고 있음이 확실했기에.

‘망할! 어째 잘 지나가나 했더니!’

이는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이, 이제 어쩌지?”

불안한 눈초리로 물어 오는 트롤 여성.

운 좋게 데뷔전 시작부터 같은 동족을 만나, 이렇게 티밍을 이뤘다곤 하지만.

“쟨 우리 둘이 덤벼도 어려울 거 같은데…… 심지어 용족이잖아?”

상대는 검수지옥의 요소에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플레이어.

거기다 최상위 종족 중 하나인 용족 출신이라면.

아무리 티밍을 맺은 투 트롤이라 해도, 전력상 밀릴 확률이 높았다.

이는 트롤 남성 역시 동감하는 사실이었기에.

“어쩔 수 없지.”

그들은 마스터 랭크 플레이어로서의 자존심을 내려놓고.

“일단 광역기랑 아티팩트를 죄다 때려 박고. 최대한 도주를…….”

도주라는 선택지를 택하려던 순간.

“아! 뭔가 착각이 있는 거 같은데.”

묘하게 퇴폐적인 중저음이 날아들었다.

고개를 돌리자.

“아까도 말했다시피. 난 거인족이 어쩌고 한 소리를 들어서 묻는 것뿐이야.”

백금색의 용인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을 이었다.

“그린 스킨엔 나름 호감이 있어서. 점령지도 아닌데. 굳이 피 보긴 싫거든.”

이내.

“보아하니…….”

유달리 신경 쓰이는 왼쪽 눈동자.

아니, 신경 쓰인다기보단.

이 빌어먹을 검수지옥처럼 본능적으로 꺼려진다고 해야겠지.

내면까지 파고드는 듯한.

기묘한 왼쪽 눈이 트롤 남성의 손에 들린 검붉은 지침을 향했다.

“그 지침이 뭔가 관련이 있는 거 같은데…….”

왼쪽 눈이 주는 이유 모를 거부감 때문일까?

“어림없는 소리!”

트롤 남성은 얼른 검붉은 지침을 뒤로 숨기며 소리쳤고.

쿵.

트롤 여성 역시 어느새 제 몸뚱이만 한 도끼를 꺼낸 채.

경계 어린 눈으로 백금의 용인을 노려봤다.

하나 아까 한 말은 진심인 것인지.

“싸워도 점령지에서나 싸우지. 여기선 진짜 별론데…….”

내키지 않는다는 듯.

“정말 아무 말도 해 줄 생각 없어?”

미간을 슬쩍 찌푸린 용인은 또 한 번 물어왔고.

“놈! 어림없다는 말 못 들었나!”

트롤 남성은 눈에 불을 켜며 소리쳤다.

이어.

“맞아! 그리고 말하고 싶어도 말 못 해준다고! 애당초 발설에 대한 계약을…….”

트롤 여성이 말이 뚝 끊어진다.

“앗!”

그녀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제 입을 틀어막았고.

“야 이 멍청한!!”

트롤 남성이 대경실색을 했으나 거기까지.

이미 늦어버린 것일까?

화르륵!

“꺄아아아악!”

갑작스레 전신을 휘감아오는 불길에 트롤 여성은 비명을 질러대었다.

무려 마스터 랭크의 데뷔전에 참가할 수준의 실력자.

거기다 재생력으론 유명한 종족인 트롤임에도.

“끄, 끄으으…….”

그녀의 비명과 함께.

불길에 휩싸인 전신은 삽시간 전소되어 사라졌고.

이를 본 백금의 용인.

“쯧. 언급에 대한 아레나 계약을 했구나.”

시문은 짧게 혀를 찼다.

‘꽤 지독한 계약인가 보네.’

앞서 트롤 여성이 말하다 말았던 발설에 대한 계약.

그러나 정작.

‘고작 둘러서 언급한 것만으로도, 페널티가 작동하다니…….’

거인족과 관련해선 어떤 말도 꺼내지 않았거늘.

고작 둘러 말했다는 이유만으로 페널티가 발동해 버리다니?

‘이건 마스터 랭크 정도 되는 플레이어가 할 계약이 절대 아닌데?’

이는 거의 노예들이나 할 수준의 아레나 계약 체계였기에.

시문은 눈앞의 트롤 플레이어를 향한.

‘처음엔 대충 물어보기만 하고, 바로 점령지로 가려 했는데…….’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거 더 궁금해지잖아?’

이 와중에도 트롤 남성이 꽉 쥐고 있는 검붉은 지침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 증폭되었고.

“미안한데. 아까 한 말 바꿀게.”

쿠웅.

“크, 크흡!”

천마군림보의 억제력을 흩뿌리며, 트롤 남성의 무릎을 꿇리곤.

“그냥 피 좀 봐야겠다.”

콰직!

강자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 * *

공식 아레나 채널 TWC.

그곳에선.

[분명 같은 마스터 랭크일 텐데. 일방적으로 끝내 버리는 김시문! 정말 대단한데요?]

[이상할 것도 없죠. 지구에서도 그랬지만, 앞선 여러 아레나에서도 강력한 무력을 보여 주지 않았습니까?]

캐스터 마이클이 상당히 열띤 목소리로 데뷔전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맞는 말이긴 합니다만. 조나단. 그래도 마스터 랭크는 느낌이 좀 다르긴 하잖습니까?]

지금껏 꽤 많은 마스터 랭크의 데뷔전을 송출했던 채널 TWC의 지난 방송을 돌이켜보면.

[그…… 마스터 랭크에 올랐던 몇몇 플레이어들은, 사실 데뷔전에서부터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왔으니까요.]

[아아, 그건 좀 충격적이었죠. 나름 지구에서 네임벨류를 지닌 플레이어들이었으니까요.]

[맞습니다. 새삼 우리 지구가 최고가 아니라는 걸. 체감하던 순간이었죠.]

시문의 데뷔전은 타 종족 플레이어들을 상대로 일방적인 우위를 선보였기에.

방송을 진행하는 입장에서도.

감정이 고조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그리고 저 검수지옥이라는 맵이 상당히 무시무시한가 봅니다?]

[그래 보입니다. 벌써 검수에 죽어 나가는 플레이어만 4명째이지 않습니까?]

[아마도 권능 쪽과 관련된 식물이지 않나 싶은데요.]

[지옥이라는 맵에 딱 걸맞은 식물이지 않나 싶습니다.]

마스터 랭크 데뷔전의 참가자들을 일방적으로 난도질하는 검수들은 그야말로 압권이었고.

이는 TWC의 두 진행자만 느끼는 것이 아니었다.

-미친…… 저거 대체 정체가 뭔데?

-생긴 건 X나 음침하게 생긴 식물인데. 마스터를 도륙 내네 ㅋㅋㅋ

-오러나 마력도 없는데. 저게 가능해?

-권능 아닐까? 그쪽이 개사기라던데.

-아까 트롤들이랑 이야기할 때 알 수 있었던 거 같은데. 이 형이 음소거 해 가지고…….

-어쩔 수 없지. 이런 신맵 정보 함부로 풀고 싶겠냐.

시문의 방송을 보고 있던 시청자들 역시 놀라긴 마찬가지.

그나마 TWC의 시청자들보다 나은 것은.

-아까 타차원 형님들이 그랬잖아. 이거 챌린저에서나 나오는 맵이라고.

-ㅇㅇ. 형님들. 다시 좀 알려 주십셔!

소정규의 선점 효과 때문일까?

타 차원의 채팅이 유독 많은 시문의 타 차원 시청자들이 어느 정도 정보를 풀어줬다는 것.

하나 아까처럼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는 없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악명 높은 검수지옥의 원인인 검수들의 우호적인 행동에.

=세상에…… 검수에 어떤 피해도 입지 않는다고?

=오히려 부드럽게 감싸는 거 같은데?

=저게 우리가 아는 검수가 맞나?

타 차원의 시청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더불어 그만큼 검수지옥에 대해 아는 게 많았기에.

=어떻게 저게 가능한 거지?

=뻔하지. 배후성의 가호 아니겠나?

=위의 놈은 대체 어디 하급 종족이냐? 검수가 뭔지 모르나?

=뭐? 그러는 네놈은 어디 얼마나 잘난 종족이지? 탑 랭크가 어디냐!

의견 차이로 인해 다투기 시작하는 타 차원의 시청자들.

덕분에 지금껏 지구의 채팅보다 상대적으로 적었던 타 차원의 채팅은.

=저건 죽음 관련 성좌가 후원해도 불가능한 일이다.

=동감한다. 애당초 검수는 명부시왕들의 권속 아니던가?

=흥! 하데스나 오시리스급의 상위서열이 상당한 힘을 쓴다면 또 모르지.

=멍청한 소리! 그들이 제대로 힘을 썼다면 대놓고 소란이 났을 거다.

=저게 맞지. 여긴 그들의 영역이 아니라, 명부시왕의 영역이니까.

=죽음의 성좌들이 제 영역에 얼마나 민감한데. 저런 개소리를 하는가?

슬로우 모드가 걸려 있음에도.

지구 시청자들의 채팅을 가볍게 눌러버릴 정도로 어마어마한 채팅양을 자랑했다.

물론.

이러한 채팅창의 상황을 모르는 시문으로선.

사라락.

“간지럽다니까.”

마스터 랭크 플레이어도 가볍게 난자하는 검수들의 아양을 받으며.

“그나저나…….”

트롤 플레이어를 처리하고 얻은 아이템.

흐으으…….

꼭 죽은 이의 신음과 같은 이명의 검붉은 지침을 내려다볼 뿐이었다.

그리고.

“이건 진짜 상상도 못 했는데…….”

두 눈에 가득 어리는 의문.

이유는 간단했다.

[발설지옥석]

등급 : ?

발설지옥에 존재하는 돌.

저승의 법칙에 따라 발설지옥을 떠나면 일정 시간 후 사라진다.

-제한 시간 18분 39초.

검붉은 지침 위로 떠오른 정보창 때문.

특히나.

‘발설지옥이라니? 여기 검수지옥이랑 아예 다른 지옥이잖아?’

발설지옥은 이번 마스터 랭크 데뷔전의 무대인 검수지옥과 다른 지옥 아니던가?

하나.

‘나야 타르타로스의 조각 덕분에 호의를 받는다지만…….’

지옥은 달라도 같은 죽음의 성좌로 묶이는 명부시왕이라서일까?

‘권능을 전혀 사용 못 하던 것도 그렇고. 보아하니 이거 덕분에 검수에게 공격을 받지 않은 모양인데…….’

방금의 트롤들은 이 발설지옥석 덕분에.

이곳 검수지옥의 검수들에 공격을 받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러자 곧장 들이닥치는 의문.

‘무슨 동맹인 용족도 아니고. 자기들 노예종으로 분류하던 트롤에게 이런 걸 줘?’

이런 귀한 걸 트롤들에게 준 이유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이는 시문만의 감정이 아닌 것일까?

[성좌 제우스가 ‘으음…… 이건 상상도 못 했군.’ 고개를 젓습니다.]

[성좌 검은 염소가 ‘저승 것들은 죄다 반출 금지하는 게 룰 아니었어? 이게 뭔 X랄이야?’ 앙칼지게 외칩니다.]

[성좌 천마가 ‘허허. 염라놈. 대체 무슨 생각을…….’미간을 찌푸립니다.]

[성좌 바알과 오딘, 라가 의문 어린 시선을 보냅니다.]

시문의 성좌들 역시 줄줄이 의문을 토했고.

이를 훑던 시문은 다시 검붉은 지침을 내려다봤다.

‘뭐, 대충 지침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면 알 수 있을 거 같긴 한데…….’

아까 만났던 트롤들 역시 이 지침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나?

아마 이 지침의 방향을 따라가면.

거인족의 목적을 대충 알아낼 수 있을 터.

다만 문제는.

‘점령지랑은 완전 반대 방향이란 말이지.’

멀지 않은 곳에 윤곽선으로 표시된 지역.

즉, 이번 데뷔전의 종목인 점령지와는 아예 반대되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

거기다.

‘제한 시간이 대략 18분 정도 남기도 했고.’

고로.

‘이러면 선택을 해야 하는데…….’

선택을 해야 했다.

이 구린내가 진득하게 나는 검붉은 지침을 따라가던가.

점령지로 가서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던가.

시문의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냥 둘 다 처리하면 되지.’

물론 투자를 좀 해야겠지만.

‘어차피 데뷔전이라, 업적 포인트 좀 쏟을 생각이었으니까.’

지금까지 늘 그렇듯.

데뷔전 1등을 위해 나름의 투자를 각오했던 시문 아니던가?

그렇게 어깨를 으쓱인 시문은.

따악.

곧바로 손가락을 튕겼다.

팔랑.

그러자 양 발목으로 황금색 날개 한 쌍이 나타났고.

시문이 힘껏 허공을 박차자.

파앙!

순식간에 하늘로 쏘아지는 신형.

안 그래도 멀지 않았던 점령지는 한순간에 눈에 들어왔고.

볼 수 있었다.

콰가가강!

갖가지의 폭음과 함께.

“뒈져랏!”

“크하핫! 중급 종족 주제에 제법이구나!”

어느새 널따란 점령지로 들어선 플레이어들의 전투를 말이다.

검수지옥의 특성상.

성좌의 지원이 없으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일까?

“성좌시여!”

“당신의 권능을 내려주소서!”

“저들에게 저주를!”

기본적으로 성좌와 연이 닿은 플레이어들만 입장한 것인지.

점령지 내부의 플레이어들은 아낌없이 권능을 휘둘러댔고.

우우웅!

스아아아.

당연히 점령지 내부는 온갖 종류의 권능으로 점철된 격전이 펼쳐졌다.

‘참나. 순수 권능전은 전생의 지구에서도 말기쯤에나 보던 광경인데…….’

이는 전생의 지구에서도.

멸망 전 단계쯤에서야 보던 광경이었거늘.

물론 이곳은 마스터 랭크 데뷔전이었기에.

그때에 비하면 꽤나 부족한 감이 많았으나.

-미쳤다…….

-막 세상이 멋대로 움직이는 느낌인데?

-나 저런 거 처음 봄 ㅋㅋ 근데 말소린 안 들리네 ㅠ.

-형! 음소거 좀 풀어 줘! ㅠㅠ.

=호오? 저것들 제법인데?

=아무리 데뷔전이라지만, 마스터 랭크 답지 않군.

=당연하지. 성좌와 연이 없는 놈은 점령지로 오지도 못할 테니까.

지구, 타차원 할 것 없이 채팅창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올만큼.

점령지 내부에서 벌어지는 권능 대전은 시각적으로.

‘뭐, 이래저래 성좌들한테 공양을 많이 바친 모양인데…….’

그리고 권능의 수준 자체도 나름 나쁘지 않았다.

특히.

‘저 중 제일 강해 보이는 권능은 10명 정도네.’

수십 명의 권능 대전 속에서도 유달리 빛을 발하는 건 총 10명.

다른 이들과 권능의 격부터가 다른 걸 보아.

‘상위서열 성좌의 후원을 받고 있나 보군.’

아마 저 모두가 상위서열 성좌의 지원을 받고 있을 터.

실제로.

“으, 으아악!”

“같은 권능인데! 어째서!”

“성물까지 바쳤잖아! 왜 밀리는 거냐고!!”

저 10명의 플레이어는 타 플레이어들의 권능을 쉽사리 짓뭉개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뿐.

“상위서열 성좌라…….”

분명 서열이 나뉘는 만큼 강력한 성좌들이고.

랭커가 되어도 쉽사리 후원받기 힘든 이들이 상위서열이라곤 하지만.

‘내가 미친 건가? 이젠 좀 밋밋하게 느껴지네.’

신왕급 성좌들에게만 후원을 받던 시문의 입장에서야.

김빠진 탄산 같은 느낌이었다.

그때.

[성좌 제우스가 ‘같잖군. 가서 나의 전능을 보여 주어라.’ 근엄하게 턱짓합니다.]

[성좌 검은 염소가 ‘제우스 넌 탄생 순서도 없냐? 아가? 나의 위엄부터 보여 주렴.’ 교소를 흘립니다.]

[성좌 천마가 ‘허허. 연자여. 저런 전투엔 무공이 적격 아니겠나?’ 살기 어린 미소를 보냅니다.]

[성좌 오딘이 ‘내 걸로 조져! 너 어차피 저것들은…….’]

[성좌 바알이 ‘으음!’ 기대 어린…….]

[성좌 라가…….]

갑작스레 범람하는 성좌들의 반응.

그들의 성원에 호응하듯.

“자자, 진정들 하시고.”

따악.

피식 웃음을 흘린 시문은 손가락을 튕겼다.

이어.

“일단 여러분의 전능함을 알리도록 노력은 해 볼게요.”

쿠르릉!

손바닥으로 내리꽂힌 벼락을 움켜쥐고.

“쟤들이…….”

스릉.

손아귀에서 솟아나는 창을 한데 모아.

“그걸 다 버틸 수만 있다면요.”

아르스 마그나(Ars Magna) 융합(融合).

약속된 필중의 뇌격창.

신왕들의 위엄을 펼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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