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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313화 (313/349)

제313화

313화. 아웃 메이커 (3)

그런 시문의 말에 당연히.

“왜 그러십니까?”

고개를 갸웃하는 마쿠르.

무리도 아니었다.

전부 ‘무상’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달지 않았던가?

이는 앞서 말했던 ‘거래는 합리적으로’라는 저희 드워프의 기조를 버린 것이었거늘.

이것이 은인께 마냥 도움이 되지 않다니?

하나 그런 의문도 잠시.

“혹시…….”

마쿠르의 생각이 다른 방향을 향한다.

무리도 아니었다.

“저, 저희의 장비가 마음에 드시지 않는 거라면……!”

자신들이 준비했던 보답의 질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라면.

저 모든 이야기가 납득이 가지 않는가?

마쿠르의 주름진 눈가에 충격과 물기가 어리자.

“아, 아니요! 그런 뜻이 아닙니다!”

화들짝 놀란 시문은 재빠르게 연장자이자 창작자인 마쿠르의 마음을 지켜 주었고.

“그게 아니라면 무엇 때문인지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되묻는 마쿠르에.

“그…… 방금 그분들은 저와 우호적이긴 해도. 확고한 동맹 관계까지는 아니거든요.”

정확히는 그 전 단계인 상황이죠.

라고 친절하게 부연 설명까지 덧붙이는 시문.

그제야.

“아……! 그렇군. 그리 된 거였군요.”

마쿠르는 작은 탄식을 흘렸다.

과연 겉으로만 나이를 먹은 게 아닌 것인지.

“그래서 아까 그 파비안이란 분과 이야기가 오가는 내내, 은인께서 소극적으로…….”

연장자답게 순식간에 상황을 파악한 마쿠르는.

“은인. 확실히 말씀드리자면. 저흰 이 차원을 오로지 은인 한 분만 보고 온 것이지. 다른 이들과 어떤 관계를 맺으러 온 것이 아닙니다.”

단호한 얼굴로 말했다.

“용족에게 고통받은 우리 동족들을 해방해 주시고. 하나 남은 제 핏줄을 지켜주신 건, 다름 아닌 당신이시니까요.”

흡사 전쟁이라도 나서는 듯한 그의 얼굴은.

단호함을 넘어, 진중함이 그득했고.

“고로 은인께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라면. 방금 나눴던 저들과의 거래는 모두 취소할 것입니다.”

“아니. 또 그렇게까지 가실 필요는 없는데…….”

매번 극단적인 마쿠르의 반응에 조금 난처한 미소를 짓는 시문.

물론 이해 못 할 것은 없었다.

지금껏 시문에게 보답하겠다는 목표 하나만 보고.

기약 없는 아웃 메이커를 계속 시도해 온 드워프들이다.

시문이 나름 유럽 연합과 친분이 있다지만.

그들과의 거래가 정확히 시문에게 어떤 이점으로도 작용하지 않는다면.

드워프의 입장에선 아무런 의미도 없는 행동이었으니까.

그렇지만.

‘하필 아웃 메이커의 위치가…….’

현재 아웃 메이커가 발현된 곳은 유럽 연합의 심장부.

독일 아니던가?

이미 전생에서 아웃 메이커의 이권 다툼으로 인한 참상을 많이 목격한 시문은.

“일단 진정하시고. 제 말을 들어보세요. 현 지구의 각성자들이 모두 인간이긴 해도, 서로 다른…….”

차분히 현 지구의 양상과 사태를 찬찬히 설명해 주었고.

한 부족을 이끄는 족장답게.

“으음, 우리 드워프와 비슷한 상황이군요. 저희 역시 동족이지만, 부족 단위로 나뉘어…….”

마쿠르는 현 드워프들의 상황과 빗대어, 빠르게 시문이 말하는 상황을 파악했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까?

현 지구의 상황을 대충 파악한 마쿠르는.

“어떤 상황인지는 알겠습니다. 하면 저희가 어찌 움직여야 할까요?”

진중한 얼굴로 시문을 바라봤다.

“은인께서도 아시겠지만, 아웃 메이커를 시도하는 것은 꽤나 많은 자원이 소모됩니다.”

“그렇지요.”

그에 고개를 끄덕이는 시문.

‘직접 아웃 메이커를 뛴 적은 없지만, 전생의 시혁이가 말해 준 게 있으니까.’

전생의 하이랭커였던 동생 김시혁.

비록 대한민국의 멸망으로 중국에 난민으로 들어선 입장이긴 했으나.

창왕 종리추와 맞먹는 그 실력 덕분에.

동생 김시혁은 몇 번, 대륙성이 시도한 아웃 메이커에 호위로 참가한 전적이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아웃 메이커라고. 마냥 안전한 건 아니니까.’

당장 작금의 아웃 메이커부터가 그렇지 않은가?

무조건 내부에서 쏟아져 나오는 몬스터와 싸워야 하는 아웃 브레이크와 달리.

아웃 메이커는 해당 차원의 대처 방식에 따라, 이종족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수도 있었다.

애당초 그러한 목적으로 갤럭시 아레나가 만든 차원 교류 방식이기도 했고 말이다.

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륙성의 아웃 메이커 호위로 몇 번 참석했던 동생 녀석은.

‘형, 나 대륙성이 그렇게 가진 게 많은 놈들인지 몰랐어.’

아웃 메이커의 호위를 끝내고 돌아와.

‘우리나라가 왜 망했는지…… 이젠 어느 정도 납득이 가. 아마 유정이가 그러지 않았더라도. 이런 국력 차이로 우리는 결국…….’

무척이나 씁쓸한 얼굴로 아웃 메이커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었지.

고로 아웃 메이커에 어떤 대가가 들어가는지는 몰라도.

‘적은 대가가 들어가는 게 아니라는 건, 확실하지.’

그 대가가 적지 않다는 건,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어쨌거나.

“다행히도 이번 시도에 은인을 만나긴 했으나, 다음에 또 이리 만난다는 보장이 없지요.”

드워프들은 은인에게 보답한다는 목적 하나로 많은 대가를 사용해.

그간 아웃 메이커를 시도했고.

이제야 겨우 시문을 만난 상황.

“은인께는 죄송하나, 일족을 이끄는 장으로서. 이 이상의 아웃 메이커 시도는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무리를 이끈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그것이 부족 단위로 넘어간다면야.

이끄는 자.

즉, 리더로선 그 대가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가 없었고.

“해서 어지간해선 이번 기회에 보답을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만…….”

당연히 이렇게 기회가 닿았을 때.

시문을 향한 보답을 마무리 짓고 싶었다.

당연히 그런 리더로서의 고뇌를 잘 이해하는 시문은.

“물론입니다. 저 역시 이런 걸로 드워프분들을 곤란하게 해드릴 마음은 없어요. 애당초 보답을 바라고 한 행동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하려 했으나.

“삼촌! 그게 지금 무슨 말씀이에요!”

뾰족한 목소리가 파고들었다.

기어코 분해를 해 본 것인지.

“삼촌은 지금 일족을 구해주신 분에게, 대충 보답하려는 거예요?!”

달그락.

TV를 비롯한 각종 전자 기기들의 부품을 가르며 다가오는 마르넬.

“이것이 이 삼촌을 뭐로 보고! 난 단지…….”

“뭐로 보긴요! 배은망덕한 드워프로 보이지!”

조카의 말이 치명타가 된 것일까?

“야 인마! 수백 번의 시도 끝에, 겨우 은인을 만난 상황 아니더냐!”

펄쩍 뛰며 언성을 높이는 마쿠르.

“막말로 그 수백 번의 시도로 소모된 자원이 얼마더냐? 감히 환산할 수도 없어!”

“그래도 중간중간 다른 차원들과 거래도 했잖아요!”

“그 덕에 아웃 메이커를 수백 번이나 시도할 수 있었던 게야! 이걸 모르느냐?”

“이씨! 우리 종족이 그것밖에 안 돼요?!”

“이 철없는 것이 또! 이건 우리가 드워프라서 가능한 게다! 용족이나 거인족도 버거운 시도라고!!”

금세 불이 붙는 두 드워프.

둘의 경지 때문일까?

후끈!

대장간처럼 열기까지 차오르는 막사 내부에.

“자자. 우선 두 분 다 진정…….”

시문이 두 드워프를 진정시키려던 순간.

샤르릉.

맑고 청아한 이명과 함께.

-갑자기 웬 드워프들의 기운이 느껴지나 했더니, 직접 대면하신 거였군요?

그만큼이나 아름답고 싱그러운 미성이 들려온다.

‘에르넨?’

하이엘프.

에르넨의 목소리였다.

시문은 곧바로 고개를 숙여, 어느새 녹음이 아른거리는 가슴께를 내려다봤고.

-후후, 오랜만이죠? 한데…… 분위기가 그리 좋지 않네요.

현자의 돌에 자리한 세계수의 영체.

그것을 통해 물어오는 에르넨에.

‘아, 그게 말이죠…….’

간단하게 현 상황을 알려주는 시문.

이내.

-어머나? 그걸 왜 고민하고 계세요?

에르넨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목소리로 물었고.

시문이 뭐라 되물을 틈도 없이.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드워프 쪽에서 시도만 한다면. 아웃 메이커의 좌표 정도는 충분히 조절하실 수 있잖아요.

상상도 못 한 내용을 말해오는 에르넨.

‘아웃 메이커의 좌표를…… 제가 조절할 수 있다고요?’

-네, 혹시 기억 안 나세요?

그리고 이어지는 에르넨의 물음에.

‘잠깐, 그러고 보니…….’

한 가지 기억이 시문의 머릿속을 스쳤다.

“맞아! 차원 유도!”

저도 모르게 육성을 내지르는 시문.

당연히.

“예?”

“으, 은인?”

어느새 전투 해머까지 꺼내 든 두 드워프가 동그란 눈으로 시문을 바라봤으나.

시문은 그들에게 시선을 줄 틈도 없이.

얼마 전.

칭호 ‘세계수의 동반자’에 새로 새겨진 옵션.

-미세한 차원 유도가 가능합니다.

차원 유도라는 옵션을 확인하곤.

작은 탄성을 흘렸다.

‘이게 그런 능력이었구나!’

유럽 측 대규모 아웃브레이크만 아니었다면.

진즉 에르넨에게 물어봤었을 옵션이었던 차원 유도.

이게 이렇게 쓰일 줄이야?

‘이거라면…….’

시문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 * *

유럽의 최정상급 플레이어들.

랭커급의 실력자들이 넓은 원형의 회의장에 빼곡히 자리한다.

그리고 이들 중에서도 대표 격인.

“시문 님. 어떻게, 이야기는 잘 되셨는지요?”

독일 최강 길드인 발텐베르크의 부 길드 마스터.

파비안이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어왔고.

“예, 아까 이야기를 나눈 물량은 전부 거래하겠다고 하시더군요.”

“아아!”

시문의 답에 탄식 같은 탄성을 내질렀다.

뒤편에 대표로 나온 랭커급 플레이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리도 아니었다.

‘이번 드워프제 장비가 대거 유입되기만 하면…….’

그간 미국과 유럽이 일종의 서방 조약처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곤 하나.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모습일 뿐.

‘아메리칸 드림의 빌어먹을 갑질에서도 이제 자유로울 수 있어!’

속으론 미국의 생산계 플레이어들이 제작한 아이템에 의존하고 있지 않은가?

실제로 갤럭시 아레나 관련 아이템을 제외하더라도.

한 나라에 주된 수입품을 50% 이상 의지한다는 건 무척이나 부담스러운 일.

당연히 알게 모르게.

아레나 장비 수입 관련으로 많은 갑질을 당해온 유럽 연합이었다.

한데 이제 그런 갑질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

“시문 님께서 일찍이 드워프들과 친분이 있어서 천만다행입니다.”

파비안의 얼굴엔 웃음꽃이 피어났고.

“뭐, 운이 좋았죠. 설마 그 일이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거든요.”

시문은 작은 미소를 머금었다.

운 좋게 주웠던 특수 아레나의 입장 아이템.

그렇게 살아난 드워프 소녀 마르넬과 그로 인해 지금까지 이어진 일들은 사실.

아무리 시문이 회귀자라도 해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니지 않나?

하나 이를 겸손으로 받아들인 것일까?

“운도 실력이지요. 거기다 그 특수 아레나를 클리어 한 것은 시문 님의 실력 아닙니까?”

파비안은 작게 부정을 했다.

이내.

“한데…… 만약 이번 거래가 무사히 끝나도 문제로군요.”

약간 허탈한 미소를 짓는 파비안.

무리도 아니었다.

“아웃 브레이크에서의 도움으로 사상자도 거의 나오질 않았으니. 이 거래까지 따지면 대체 어떻게 보상해드려야 할지…….”

이번 대규모 아웃 브레이크 사건.

그것에서 시문의 덕을 본 것이 너무나 많지 않은가?

그에.

“파비안 씨. 안 그래도 그에 대해서 할 말이…….”

시문의 말이 이어지려던 찰나.

“드워프 대표분들이 드십니다!”

두 명의 드워프가 회의장 내부로 들어섰다.

철그럭.

묵직한 금속 궤짝.

장정한 성인 남성이 대여섯은 붙어야 할 법한 그것을.

성인 남성 허리춤에나 올법한 소녀가 한 팔로 들고.

“늦어서 미안하오. 잠시 이것 좀 챙기느라.”

철그럭.

터벅터벅 들어오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이내.

“이쯤이 좋겠구나. 여기 놓거라.”

“네. 족장님.”

평소와 달리.

족장님이란 호칭까지 불러가며.

쿠웅.

묵직한 금속 궤짝을 내려놓는 마르넬.

과연 족장의 조카인 만큼, 공과 사의 구별이 확실한 것인지.

뚜벅.

마르넬은 묵묵히 마쿠르의 뒤편으로 자리했다.

물론.

찡긋.

알게 모르게 시문을 향해, 장난스러운 눈짓도 보내왔고 말이다.

하나 이 자리에 있는 이들이 모두 랭커급 플레이어인 만큼.

대부분 그런 마르넬의 태도를 놓치지 않았고.

“으음…….”

“역시.”

“정말 보통 친한 게 아니로군요.”

“개인적인 교류 시간을 내주길 잘했습니다.”

랭커들은 곧바로 저들끼리 수군거렸다.

파비안 역시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고.

“그쪽이 이곳의 대표였지. 파비안 볼프……. 라고 했었소?”

마쿠르는 그런 그를 보곤.

“맞습니다.”

“좋소. 그대들이 요구한 장비의 일부요. 한번 확인해 보시오.”

가져온 금속 궤짝을 턱짓했다.

“그러죠.”

한걸음에 다가가, 큼직한 금속 궤짝을 여는 파비안.

그 뚜껑이 열리자마자.

“와아…….”

“오오!”

“미친!”

뒤편에서 상황을 주시하던 대표들의 입에서 갖가지 탄성이 흘러나온다.

이유는 간단했다.

큼직한 상자 뚜껑.

그 아래로 빼곡히 들어찬 장비들의 태가 보통이 아닌 것이다.

당연히 고등급 아이템을 자주 접하는 랭커급 플레이어들은.

“때깔 좀 봐…….”

“저 갑옷. 풍기는 기운이 심상치가 않아.”

“저 검은 딱 봐도 SSS급 같은데?”

굳이 정보창을 확인하지 않고도.

궤짝 내부에 가득한 아이템들의 급을 유추할 수 있었고.

유일하게 궤짝 내부의 아이템들을 확인하던 파비안은.

“SS급…… 이것도 SS급…… 이건 SSS급에…….”

정신이 나가버린 사람처럼.

넋이 나간 목소리로 쉬지 않고 중얼거렸다.

그런 파비안의 손길이 궤짝의 밑바닥에 있는 아이템으로 향할 때쯤.

“보다시피, 모두 최소 SS급에 해당하는 아이템들로만 구성했소.”

잠자코 있던 마쿠르가 입을 열었다.

“우리의 손길이 닿은 만큼. 아마 그대들이 아레나에서 얻는 SS급 아이템들보다, 더 좋은 옵션을 지녔을 것이라 자부하오.”

넋이 나간 듯.

여전히 궤짝 내부의 아이템을 향하면서도.

“무, 물론입니다! 당장 이 SS급 투구만 해도, 제 투구보다 더 좋은걸요!”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그리고 앞서 이야기했던 천여 개의 물량은 모두 판매할 것이오. 당연히 등급은 최소 SS급부터지.”

이어지는 마쿠르의 말에.

“꼬, 꼭 개수에 얽매이실 필요는 없습니다! 마쿠르 족장님!”

궤짝을 박차고 벌떡 일어나는 파비안.

“얼마가 되었든! 거래 가능한 물량이 있다면 전량! 저희 유럽 연합이 사들이겠습니다!”

“맞습니다!”

“얼마가 되었든 최대한 맞춰드리겠습니다!”

그를 따라 대기하고 있단 대표 플레이어들 역시 목소리를 보탰다.

당연했다.

‘애당초 지구에서 거래되는 값의 60%에 해당하는 값인데. 저런 수준이라니!’

‘대출을 내서라도 반드시 사들여야지!’

‘당장 길드에, 아니! 정부에 연락해야겠어!’

앞서 시문과 드워프들이 개인적인 시간을 갖기 전.

드워프들이 불렀던 무구의 값은 지구 시세로 60%대밖에 되지 않았으니까.

막말로 저것들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지구의 시장에 되팔아도.

최소 40% 이상의 이윤을 남길 수 있는 거래 아니던가?

하물며 동 등급에 더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면야.

‘최소 2배…… 어쩌면 부르는 게 값일 수도 있어!’

SS급 장비부턴 최상위 플레이어들이 없어서 못사는 등급인 만큼.

현 지구의 시장에서 엄청난 이윤을 남길 수 있을 터.

고로 드워프제 무구를 사용하든 안 하든.

무조건 최대치로 사들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아니, 우리가 그대들과 거래할 물량은 처음 논의했던 천여 개. 그것으로 끝이오.”

단호히 고개를 젓는 마쿠르에.

“예, 예?!”

“아니!”

“그게 무슨!”

유럽의 대표들이 경악을 토했다.

이어.

“혹시 거래가가 마음에 안 드시는 거라면, 말씀드렸다시피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저희도 너무 싸다고 생각했던 상황입니다!”

파비안을 비롯한 대표들이 급히 말을 덧붙였으나.

“아니, 가격 때문이 아니오. 애당초 우리가 먼저 부른 값인데, 불만이 있을 리 없지.”

마쿠르는 고개를 저으며.

“아웃 메이커가 끝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뿐더러. 애당초 우리가 이곳에 방문한 이유는 ‘개인적인 친분’ 때문이었소.”

묵묵히 말을 이었다.

“사실 지금의 이 거래도 ‘그분의 부탁’ 때문에 한 거라서 말이오.”

“…….”

“…….”

묵직한 침묵이 감돈다.

핸드폰으로 실시간 연락을 이어가던 이들 역시 멍하니 마쿠르를 바라보았고.

그들의 시선은 곧.

고장 난 기계처럼 삐걱거리며.

“어음…… 이거 참.”

‘개인적인 친분’과 ‘그분의 부탁’이라는 단어에 해당하는 인물.

“이렇게 말씀하실 줄은 몰랐는데 말이죠.”

난처한 미소를 머금은 시문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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