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312화 (312/349)

제312화

312화. 아웃 메이커 (2)

데릭의 의심 어린 눈초리에.

“이봐 데릭, 우리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고.”

하루토는 어이없는 얼굴로 두 손을 들었다.

“아웃 메이커의 정보가 새어 나간 것과 김시문이 저 드워프랑 우호적인 게 대체 무슨 연관이 있겠어?”

하나 하루토의 의도와 달리.

그것이 기폭제였을까?

데릭의 상식적인 반응 대신.

쿠아아아앙!

은색의 강기를 머금은 주먹이 날아들었다.

“진짜 이러기야?”

그리고 하루토가 공간을 갈라, 이를 막아 내려는 순간.

스륵.

그의 정면이 아닌, 옆쪽의 공간이 갈라지며.

“진정해라. 데릭.”

중후한 목소리의 남성이 은색의 주먹을 가로막았다.

아메리칸 드림의 길드 마스터.

비록 최근 여러 이슈가 있긴 했어도.

그것이 미국 최고의 플레이어 중 하나인 그의 실력을 저하시키진 못할진대.

터억.

은색의 강기를 머금은 주먹이 너무나 손쉽게 가로막힌다.

더 놀라운 것은.

“심정은 이해하나,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지는 걸 권한다.”

그의 주먹을 막아 낸 손은 아무런 기운도 머금지 않은 맨손이라는 것.

이 사실이 불편한 것일까?

“보스 대행. 그 짜증 나는 능력은 여전하군.”

데릭은 굵직한 눈썹을 샐쭉 치켜올렸으나 그뿐.

하루토와는 인식 자체가 다른 것인지.

“부디 내가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할 거다.”

데릭은 강기를 풀며, 주먹을 거뒀다.

보스 대행이라 불린 중후한 목소리의 중년인.

데릭만큼이나 깔끔하게 정돈된 턱수염의 아랍계 남성은.

“중간 보스! 언제 왔어? 나 눈치도 못 챘는데.”

“뉴스를 확인하자마자 왔다.”

방금 전 머리통이 날아갈 뻔했음에도.

능글거리는 하루토를 향해 가볍게 턱짓했다.

그것이 빠져 있으라는 뜻임을 잘 아는 하루토는.

“역시 중간 보스야~. 비즈니스엔 참 칼같이 움직인다니까?”

어깨를 으쓱거리곤.

아랍계 남성의 뒤편으로 물러났다.

하루토가 자리를 잡자.

“이번 건의 실패는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이…….”

그는 곧 신경질적인 눈의 데릭을 바라보았고.

“우리 측의 잘못이다. 보스께서도 그리 말씀하셨지.”

“당연한 소릴 하는군.”

데릭은 짜증스럽게 답했다.

“이번 의뢰를 위해 들어간 달러만 얼만 줄 아나? 아이템은?”

“다시 말하지만 명백히 우리 측의 잘못이니,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 그리고 의뢰금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모두 환불될 거다.”

“하!”

모든 것을 되돌려 준다는 말에도.

코웃음을 치는 데릭.

무리도 아니었다.

“보스 대행. 내가 의뢰금을 논한다 해서, 정말 그까짓 것 때문에 이리 열받은 것 같나?”

애당초 의뢰금을 들먹이며 짜증을 내긴 했으나.

그 의도는 임무 실패에 대한 배상 때문이 아니었으니까.

“이제 어쩔 거지? 응?”

데릭은 한쪽 벽면에 떠오른 화면을.

정확히는 그 속에 담긴 뉴스들을 가리켰다.

“의뢰금은 얼마가 들어도 상관없다고. 반드시 저 아웃 메이커를 작살 내라고 했을 텐데!!”

성을 토하는 데릭.

그럼에도 보스 대행이라 불린 아랍계 남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것에 더 화가 난 것인지.

“애당초 이번 일이 문제 될 것 없다고 자신하던 건, 너희 아니었나? 그래서 두말없이 모든 조건을 다 받아줬더니! 이제 와서 뭐? 환불?”

데릭은 불같이 말을 쏟아내더니.

화면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진.

“너희가 내게 일러준 정보대로 드워프들이 나타났다. 보스 대행.”

김시문과 드워프들이 찍혀 있는 부분을 주먹으로 쳐버렸고.

쩌적.

그 여파로 화면을 띄우던 벽면이 갈라졌다.

“이걸로 유럽 연합은 고품질의 장비들을 수급할 것이고, 이는 반대로…….”

“고품질 장비의 반수 이상을 미국에 의존하던 유럽은 점차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게 되겠지~.”

그 수출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줄어드는 건 덤이고~.

그렇게 흥얼거리는 하루토에.

빠득.

데릭의 입에서 이 갈리는 소리가 들린다.

석상처럼 이야기를 듣던 보스 대행은 처음으로 하루트에게 고개를 돌렸고.

“웁스~ 미안! 나도 모르게, 헤!”

하루토는 평소처럼 능글맞은 몸짓으로 제 입을 장난스럽게 가렸다.

하나 하루토의 저 엿같은 성격을 빼놓고 보자면.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은 그대로 전달되었기에.

“저 X신 같은 놈도 아는 사실을. 설마 보스 대행이라는 놈이 모르진 않겠지.”

“이봐 X신이라니? 말이 너무 심하잖아~.”

능글거리는 하루토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보스 대행을 노려볼 뿐이었고.

이는 본인도 알고 있는 사실인지.

“물론이다. 데릭.”

찬찬히 고개를 끄덕이는 보스 대행.

“이 부분에 대해선. 사실 어떤 방법으로도 보상이 불가능하겠지.”

애당초 앞선 4개의 플래티넘 등급 아웃브레이크처럼.

미리 터뜨려버리는 방식이 아니라면.

두 세력의 교류를 막을 방법은 없었다.

아웃 메이커를 막는 방법은 강제로 그것을 열어버리는 것밖에 없었으니까.

고로 하루토의 말대로.

미국은 앞으로 유럽 연합을 상대로 해오던 장비 무역에서 큰 손해를 볼 터였다.

하나.

“그러나 데릭. 네가 한 가지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

여기에는 한 가지 맹점이 존재했다.

“뭐지?”

“아웃 메이커는 위험성의 유무 차이일 뿐. 큰 틀에선 아웃 브레이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거지.”

그 말에 뭔가 짚이는 게 있는 것일까?

“그 말은…….”

말끝을 흐리는 데릭.

보스 대행은 찬찬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웃브레이크처럼, 결국 시간이 되면 아웃 메이커는 다시 닫힐 거다.”

“다시 닫힌다라…… 보아하니 아웃브레이크보다 더 빨리 닫히는 모양이지?”

“그렇다. 며칠이 갈지는 모르겠으나, 그동안 유럽 연합이 그리 많은 거래를 성사시킬 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군.”

“고로 너희 측의 손해는 일시적일 거야~.”

또다시 능글맞게 말을 보태오는 하루토.

제법 일리 있는 말이었는지.

“음.”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데릭.

그러나 그도 잠시일 뿐.

“곧 닫힐 거란 말은 마음에 들지만, 거래량이 적을 거란 말엔 동의를 못 하겠는데.”

데릭은 금이 간 화면 위로.

드워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시문을 턱짓했고.

그를 따라 해당 뉴스를 확인한 보스 대행은.

“데릭. 그동안 콜린과 올리비아에게 의지를 많이 하고 있었나 보군.”

처음으로 나지막한 웃음을 흘렸다.

그것이 불쾌했는지.

“무슨 개소리냐.”

곧바로 으르렁거리는 데릭.

그러나.

“종리추만큼은 아니더라도. 너 역시 꽤나 김시문에게 당했을 텐데, 아직도 놈을 모르나?”

보스 대행은 여전히 미미한 미소를 머금은 채 말을 이었다.

“그간 김시문의 행보를 봐 온바, 놈은 이번 거래에서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을 거다.”

“부하들에게 의지를 많이 하는 건 네놈인 것 같군. 보스 대행.”

그에 코웃음을 치며, 곧바로 받아치는 데릭.

“당연히 드워프와의 거래 성사를 위해서, 유럽 연합에서 김시문을 어떻게든 챙겨 줄 텐데?”

“설령 그렇다 한들, 드워프제 장비가 많이 풀리는 일은 없을 거다.”

보스 대행은 턱을 괴곤.

“생각해 봐라. 데릭.”

금이 간 화면 속 김시문을 턱짓했다.

“김시문은 그간 너와 종리추를 견제해왔지. 하나 이걸 넓은 면으로 보면 어떤가?”

“……미국과 중국. 두 나라를 견제한 것과 다름없지.”

“바로 그거다.”

보스 대행이 깔끔하게 관리된 턱수염을 슬쩍 쓰다듬는다.

“놈은 지금껏 한국을 제외한 나라들을 견제해 왔고. 그 나라들은 하나같이 각성자 강대국이었지.”

“그렇다면…….”

“그래.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다면, 사실상 2인자나 다름없는 것이 유럽 연합 아닌가?”

틀린 말이 아니었다.

미국과 중국처럼.

지구에서 각성자 강대국을 다투는 2인자가 바로 유럽 연합과 중동이었으니까.

이러한 정황으로 보았을 때.

“그러니까 네놈의 말은, 유럽 연합이 커질 만한 행동은 일체 하지 않을 거란 말인가?”

“그렇다. 당연히 이번 드워프들과의 거래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겠지. 그럼 너도 좋지 않은가?”

“확실히…… 나야 어느 쪽이든 드워프들의 장비만 풀리지 않으면 되니까.”

고개를 까딱이는 데릭.

애당초 이번 일을 데스페라도에 의뢰한 것도 이 때문 아니던가?

랭커급 생산계를 다수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선.

어떻게든 드워프제 장비가 풀리지 않는 것이 중요했으니까 말이다.

더불어.

“그러니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해야 하는 건. 아웃 메이커를 더 빨리 닫는 일이지.”

이어지는 보스 대행의 말에 구미가 당긴 것일까?

“더 빨리 닫는다? 그게 가능한가?”

데릭의 굵직한 눈썹이 슬쩍 올라갔고.

“물론이다. 그리고…….”

보스 대행은 가볍게 손을 내저었다.

“지구에서 우리가 손을 쓰지 못하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지.”

그러자.

스륵.

그의 앞으로 지구본 형태의 환영이 떠오른다.

또 한 번 손가락을 움직이자.

지구본 곳곳에 붉은 점들이 생겨났다.

보스 대행은 그중.

“보다시피 독일도 그중 하나다.”

독일이 위치하는 부분을 톡톡 두드렸고.

“흥. 아웃 메이커를 강제로 여는 것도 실패한 놈들이, 닫는 건 자신이 있나 보군?”

데릭의 명백한 조롱이 이어졌다.

그러나 전혀 타격이 없는 것일까?

“이번엔 우리가 독일에 둔 주요 자원까지 털어 내고, 내가 직접 움직일 것이니. 실패는 고려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보스 대행은 아무렇지 않게 말을 이었고.

“이걸로 작게나마, 임무 실패에 대한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군.”

“하, 고작 이걸로 퉁치려고?”

“그럴 리가. 이제 배상에 관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하지.”

그렇게 한동안.

두 남자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 * *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검보라색의 공간.

한데도.

저벅.

딱딱한 바닥을 디디듯.

뚜렷한 발소리가 이어진다.

이내.

“하루토.”

걸음을 멈춰선 아랍계 남성.

보스 대행은 슬쩍 뒤편을 힐끔했다.

그러곤.

“왜냐?”

나지막이 이어지는 물음.

어떤 주어나 목적어도 없었으나.

“에이~ 중간 보스도 대충 짐작하고 있잖아?”

하루토는 곧바로 답을 했다.

“밀리아랑 밀레드가 자존심을 부린 거지. 뭐.”

“하루토. 내가 너에게 ‘직접’ 연락까지 했을 텐데?”

“그럼에도 끝까지 둘이 하겠다고 할 정도로, 자존심을 부린 거라니까~. 알면서 왜 그래?”

어깨를 으쓱이며 말끝을 늘리는 하루토.

“설마! 이번 일을 내 탓으로 돌리는 건 아니지?”

“둘이 자존심을 부렸다 한들, 너의 책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하루토.”

“아아~ 제발. 중간 보스만큼은 나 좀 생각해 주라아~.”

하루토는 엄살 부리는 아이처럼 몸을 비틀었다.

가증스러울 정도로 과장된 몸짓이었으나.

“전투 전담이 아니라고 맨날 무시나 당하고, 그러면서 맨날 싸이코들 뒷바라지해 주는 처지인 거. 잘 알잖아? 응?”

하루토의 입에서 나오는 내용은 충분히 납득할 만했기에.

“……보스께는 따로 보고까진 하지 않겠다.”

보스 대행은 더 이상의 질책 대신.

“하나 주의하도록, 아메리칸 드림은 우리의 최대 후원자다. 대륙성 역시 그러하고.”

나지막한 경고를 남기며.

저벅.

다시 걸음을 옮겼고.

“예이! 명심하고 있겠슴돠~!”

이마에 척 손을 올리며 경례를 표하는 하루토.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까?

보스 대행의 기척이 사라지자.

“하…… 이거 참. 이제 조직에 공간 능력자는 나 혼자뿐이네?”

묘한 미소로 중얼거리던 그는.

“자~ 영겁의 태아님? 이제 후원해 줄 만한 인재는 저뿐인데. 좀 밀어주시죠?”

캄캄한 검보라색 하늘을 향해 외쳤다.

“저 모서리의 짐승님 덕분에, 시간도 나름 다뤄봤다고요?”

누가 보면 미친놈으로밖에 볼 수 없는 행위였으나.

놀랍게도.

스으으으으…….

하루토의 외침에 호응하듯.

검보라색의 일렁이는 공허가 하루토의 주변으로 내려앉았고.

“으힛! 으하하하핫!! 드디어! 드디어!!”

손아귀로 얼굴을 덮으며, 광소를 터뜨리는 하루토.

“사상 최악의 빌런 조직에서 나 혼자만 공간 능력자라…….”

그 손가락 사이로 드러난 눈동자는.

“이거 작품 하나 만들어도 되겠어~?”

음험한 검보라빛이 번들거렸다.

* * *

다이아 등급 아웃 브레이크.

아니.

아웃 메이커의 입구엔.

“한 말씀만! 딱 한 말씀만 들을게요!”

“대표자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드워프를 본 플레이어라면 누구라도!”

“제발! 사진 한 번만 찍을게요! 그게 죄는 아니잖아요!”

카메라와 각종 방종 장비를 챙겨 든 세계 각지의 언론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당연하게도.

“거기! 선 넘지 마세요!”

“이 이상은 강경 대처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모두 물러나십시오!”

유럽 연합 소속 플레이어들은 그런 기자들을 온몸으로 막아서고 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웃 브레이크에서 쏟아지는 몬스터를 상대로 목숨을 걸고 싸웠건만.

이제는 밀려오는 기자들이나 막아 내야 한다니.

“하아…… 이놈의 기자들은.”

“대체 협상은 언제 끝나는 거야?”

“이봐, 누가 위에서 이야기라도 들은 거 없어?”

각성자 법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섣불리 힘을 쓰지 못하고.

그저 한탄만 내뱉을 뿐이었다.

그러나.

“와! 이게 TV라는 거군요? 신기해라!”

이러한 인파들 너머.

아웃 메이커의 입구에 자리한 베이스 캠프는 상황이 아예 달랐다.

“대체 마력도 없이 이런 걸 어떻게 만드는 건지…… 은인! 저 이거 해체 좀 해 봐도 될까요?”

막사 내부의 온갖 기기들을 살피는 양 갈래 머리의 소녀.

작은 망치를 비롯해.

갖가지 장비를 손에 든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막사 내부를 쏘다녔고.

그런 그녀의 정수리로.

“좀 가만히 있어! 이것아!”

따악.

굵직한 손날이 내리꽂힌다.

꽤나 치명타로 작용했는지.

“아악! 내 머리! 내 머리!!”

양 갈래 머리의 드워프 소녀.

마르넬은 머리를 쥐며, 땅을 굴렀고.

“에잉! 쯧.”

그런 조카를 못마땅하게 흘기던 현 아웃 메이커의 대표.

강철 모루의 족장 마쿠르는 얼른 몸을 돌려.

“이거 참, 저 철부지 때문에…… 은인을 뵐 면목이 없습니다.”

두 손을 모아 예를 갖추며, 한 남자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에.

“아닙니다. 서로 다른 차원이잖아요. 충분히 궁금해할 만하죠.”

족장 마쿠르의 사과를 받은 남자.

시문은 부드러운 미소로 고개를 저었다.

그에 안심이 된 것일까.

“허허! 은인의 아량은 참 하늘과 같습니다! 전 저 고얀 것을 보면 항상 천불만 나는데 말이지요.”

기분 좋은 웃음을 흘린 마쿠르는.

“참! 아까 은인의 동족분께서 요청하신 거래는 빠짐없이 들어드릴 테니. 조금도 신경 쓰지 마십시오.”

나이가 들었음에도.

“애당초 오직 은인께 그저 보답하고자, 수도 없이 아웃 메이커를 시도했던 저희입니다.”

바윗덩이같이 단단한 제 가슴을 툭툭 쳤다.

“은인께 보답만 할 수만 있다면! ‘거래는 합리적으로’라는 저희 드워프의 기조를 싹 버리고, 장비 따위는 모두 무상으로 드릴 겁니다!”

외형만큼이나 화통하게 소리치는 마쿠르.

“또 다른 건 필요 없으신지요? 경계 시스템이라든지 말이지요. 전부 최고급으로 설비해드리겠습니다.”

만약 파비안 볼프.

혹은 유럽 쪽 인물이 있었다면 눈을 까뒤집을 법한 말이었으나.

다행히 ‘드워프들과의 개인적 친목 교류’라는 명목으로.

“마쿠르 님. 안 그래도 그에 대해 할 말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자리를 가졌음을 천만다행이라 여기며.

“마음은 너무 감사하지만. 그렇게 해주시는 게, 마냥 저에게 도움이 되지는 않아요.”

시문은 찬찬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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