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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311화 (311/349)

제311화

311화. 아웃 메이커 (1)

양 갈래 머리의 소녀.

예쁜 인형을 실사화시킨 듯한 그녀는 허공을 폴짝 뛰어.

“은인!!!”

해맑은 웃음으로 시문의 품에 안겨들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쿠웅!

시문의 상체를 들이박았다고 해야겠지.

무슨 오우거에게 복부를 가격당한 듯한 충격에.

“컥!”

짧은 신음을 토한 시문이 휘청이며 한쪽 무릎을 꿇는다.

그에.

“앗! 어, 어떻게! 저번에도 이랬는데…… 나란 애는 또!”

황급히 물러난 소녀는 물기 어린 눈으로 제 머리를.

쿵!

하고 쥐어박았다.

묵직한 소리만큼이나 충격이 강력했는지.

쩌쩍.

소녀가 서 있던 바닥에 거미줄처럼 금이 간다.

이어.

[보호 대상 0순위. 김시문. 타격당함.]

[섬멸 모드 작동.]

[보호 대상을 제외한 모든 대상의 섬멸을 시작합니다.]

무시무시한 내용의 기계음과 함께.

빼곡히 자리한 수백, 수천 개의 기계가 일제히 날을 세웠고.

곧장.

“아, 안 돼…….”

양 갈래 머리의 소녀를 향해 쏟아졌다.

콰가가가강!

까가각!

고막이 얼얼할 정도로 갖가지 폭음을 터져 나온다.

강기급 기운을 휘두른 칼날이나 톱날은 기본이요.

척 봐도 6성 이상급의 마법 투사체와 정체 모를 광선까지.

종말을 연상시킬 정도로 무시무시하게 쏟아지는 온갖 공세들에.

“꺄아아아아악!”

양 갈래 머리의 소녀는 그 나이대 특유의 높은 비명을 질러내며.

“그만! 내가 잘못했어! 고의가 아니었다고!!”

연신 사과를 구했으나 그뿐.

콰가가각!

퍼퍼펑!

보호 대상 0순위를 지키기 위한 기계들의 무자비한 공세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정말 ‘섬멸’이라는 단어에 걸맞게.

양 갈래 머리의 소녀가 아예 사라져야 멈출 듯했다.

하나 이곳의 어느 누구도 소녀에게 쏟아지는 공세들을 가혹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그녀의 끔찍한 최후를 예상하며 눈을 질끈 감지도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우웅.

몸을 웅크리며, 회색의 보호막.

짐작건대 호신강기로 보이는 그것을 휘감은 소녀는.

“씨잉…… 내가 미안하다고…….”

어느새 빼어 든 제 몸보다 배는 거대한 해머를 쥐더니.

“했잖아!!”

그것을 쏟아지는 공세를 향해, 힘껏 휘두른 것이다.

그러자.

쩌어어어엉!

골이 울리다 못해.

일대가 뒤흔들릴 정도로 거대한 굉음이 터져 나온다.

이어.

파아앙!

그에 걸맞은 강렬한 파공음까지 퍼지고 나서야.

빼곡하던 기계 장치들은 공격을 쏟아내는 대신.

철그럭…….

후두둑!

자신을 이루던 부산물들을 우수수 쏟아냈고.

그 금속의 소나기를 몸소 맞고 나서야.

“아…….”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깨달은 듯했다.

양 갈래 머리 소녀의 안색이 점점 새하얗게 질려가더니.

수천 가지의 기계 공세에서도 끄떡없던 그녀가 처음으로.

“난 이제 죽었다…….”

두려움에 찬 목소리를 흘렸다.

그리고 그 이유를 깨닫는 데엔.

“마르네에에에엘!!”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무슨 아프리카 소 떼라도 마주한 것마냥.

두두두두!

지축을 뒤흔들며 달려 나오는 기다란 수염의 노인.

하나 수염과 주름만이 그러할 뿐.

“이 녀석이 또오! 또 경계 시스템을 박살 내놔?!”

땅딸막한 체구에 통나무마냥 들어찬 근육은 그가 노인이 아닌.

무시무시한 한 명의 전사로 보이게끔 했고.

실제로도.

“내 오늘이야말로 네 녀석의 그 띨띨한 머리통을 박살 내 주마!”

화아아아!

서슬 퍼런 목소리와 뻗어 나오는 기세는 어지간한 다이아급 전투계를 가볍게 짓누를 수준이었다.

이는 당사자 역시 마찬가지인 것일까?

“으아아!! 마쿠르 삼촌! 잘못했어! 다신 안 그럴게요!”

마르넬이라 불린 양 갈래 머리의 소녀는 제 몸의 배나 되는 해머를 들고도.

쏜살같이 달아나기 시작했고.

“그런 말은 할 필요도 없다! 그 띨띨한 머리통이 부서지면, 이런 일 자체가 없을 테니까!!”

진심으로 분노한 것인지.

눈을 뒤집은 땅딸막한 노인이 득달같이 그 뒤를 쫓았다.

결국.

“마, 맞아! 은인!”

작은 노인과 순식간에 거리가 좁혀진 마르넬은 시문을 발견하곤.

파앙!

에어워크를 밟으며, 얼른 시문의 등 뒤로 숨었고.

마르넬에게만 은인이 아닌 것일까?

“으, 은인이라고?!”

급브레이크를 밟은 기차처럼.

끼이이이익!

불똥 튀는 마찰음과 함께 멈춰서는 작은 노인.

그는 붉어진 얼굴로 씩씩거리면서도.

“어째서 은인께서! 설마! 드디어 차원 조율이…… 아니, 이럴 때가 아니지.”

근육이 꽉 들어찬 두 팔을 모은 채.

“은인을 뵙습니다. 전 현재 강철 모루 부족의 족장을 맡은 마쿠르라고 합니다.”

공손히 인사를 건네왔고.

아무래도 한국에서 나고 자란 만큼.

“아, 예. 반갑습니다. 김시문이라고 합니다.”

시문 역시 연장자에 예를 차리며, 마쿠르의 인사를 받아주었다.

그것이 마음에 든 것일까?

“허허! 저 띨띨한 조카에게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

마쿠르는 기분 좋은 웃음을 머금으며 말을 이었으나.

“누가 띨띨하다는 거예요!”

곧장 치고 들어오는 마르넬에.

“요것아. 나한테 조카가 너 말고 또 있더냐?”

마쿠르는 순식간에 아까의 격노 모드로 돌입했다.

“웃겨! 경계 장치 몇 개 부숴 먹었다고, 조카한테 띨띨하단 소리를 해요?”

“며엋 개애? 너 지금 몇 개라고 했냐? 엉?!”

그러곤 어느새 빼어 든.

“지금껏 네가 부순 경계 장치만 수천 개가 넘어가고!”

쿵.

마르넬의 것보다 더욱 거대한 해머의 자루를 쿵 내리찍는 마쿠르.

“수련이니 뭐니 하며 깨부순 기타 장치를 합치면 만 개가 훌쩍 넘어 이것아!”

“꼴랑 그거 좀 깨 먹었다고. 은인 앞에서 이렇게 핀잔을 줘요? 삼촌이 그러고도 드워프야?”

“뭐, 뭐라?”

“막말로 삼촌은 족장이잖아요! 그깟 장치쯤이야, 아저씨들이랑 다시 만들면 되는 거잖아!”

그 말이 기폭제가 된 것일까?

“우리 일족 전체가 지난 백여 년 동안 만든 것을…….”

지금까지의 모습은 장난이었다는 듯.

“고작 반년 만에 다 부숴 먹은 녀석이 뭐가 어쩌고 어째!!”

쿠르르르르.

이젠 일대가 진동할 정도로 강렬한 기세까지 뿜어내는 마쿠르.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일까?

평소라면 당장 굽히고 들어가, 바짓가랑이라도 붙잡았을 텐데.

“아, 몰라! 우리 부족이 그거밖에 안 돼요? 은인 앞에서 이런 꼴까지 보여야 하냐고요!”

적반하장으로 성을 토하는 마르넬.

그에.

뚝.

무언가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면 착각일까?

아니.

적어도 착각은 아닐 것이라고.

시문은 확신할 수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린 스킨 특유의 그것처럼.

“크아아아아악!!”

범상치 않은 함성을 내지른 마쿠르는 순식간에 흐릿해지더니.

“오냐! 요 망할 조카야! 오늘 너 죽고, 나 좀 살자꾸나!”

곧장 시문의 머리 위로 나타났다.

이를 본 시문의 눈에.

‘빠르다.’

작은 감탄이 어렸다.

드래고노이드에 오딘의 눈까지 활성화했는데도.

잠시지만 마쿠르의 움직임을 놓친 것이다.

이에.

‘최소 전생의 하이랭커급 실력자야.’

단박에 마쿠르의 경지를 간파하는 시문.

그것을 증명하듯.

오싹.

드래고노이드가 모처럼 위험경보를 보내온다.

“은인, 실례지만 잠시만 멈춰주십시오!”

마쿠르는 으르렁거림이 섞인 경고와 함께.

은색의 강기가 응축된 무시무시한 해머로 감히 은인의 뒤에 숨은.

“아주 박살이 나 버리거라!”

고얀 조카의 머리통을 내리찍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누구 마음대로욧!!”

앙칼보단 앙증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외침이 터져 나오며.

후우웅.

묵직한 파공음이 들려왔다.

시문은 굳이 시선을 돌리지 않아도.

뒤편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대충 짐작할 수 있었기에.

지이잉.

오른팔에 깃든 누아다의 은팔을 최대치로 활성화시키고.

바닥을 박차며 이어질 충격에 대비했다.

판단은 굉장히 현명했다.

쩌어어어엉!!

고막이 터져나갈 것만 같은 굉음과 함께.

천마옥이 폭발한 것처럼.

부아아아앙!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사방으로 뻗어 나갔으니까.

다행히도 권능은 물론.

SSS급 특성인 붕괴마저도 깔끔하게 막아 낸 누아다의 은팔은 이러한 충격파를 깔끔히 막아 냈고.

반대로 누아다의 은팔이 작동했다는 건.

‘미친…… 이거 권능이 깃든 공격이었어?’

이 충격파에 권능이 담겼다는 방증이기도 했기에.

시문의 두 눈은 경악으로 물들어갔으나 그뿐.

그 경악이 오래 이어지진 못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권능이 담긴 충격파.

누아다의 은팔처럼 그걸 막아 낼 수단이 없는 이들의.

“꺄아아악!”

“으아악!”

비명이 들려온 것이다.

데스페라도의 핵심 멤버라는.

그리고 전생에서 쌍둥이 학살자라는 악명에 걸맞지 않게.

“커헉!”

“끄으…….”

피를 토하며 바닥을 나뒹구는 밀리아와 밀레드.

그에 이 괴물 같은 충돌을 일으킨 두 드워프의 시선은 그곳을 향했고.

“맞아. 저것들이 있었지?”

무시무시한 삼촌의 격노에도 나름 밝았던 마르넬의 목소리가 확 어두워졌다.

그 때문일까?

“으잉? 저 인간들은 또 누구냐?”

연격을 이어가려던 마쿠르가 해머를 거두고 물어온다.

“설마 은인의 동료분들이신가? 그렇다면 이거 엄청난 실례를…….”

마쿠르의 놀라운 상상력에 시문이 뭐라 답할 틈도 없이.

“절대 아니거든요!”

빼액 소리를 지르는 마르넬.

“아까부터 경계 시스템을 계속 작동시킨 놈들이 저놈들이에요.”

“경계 시스템을? 그럼 침입자란 말이냐?”

“그럼요! 거기다 제가 딱 나와서 보니까. 저것들이 은인에게 시간의 권능을 쏟아 내고 있었어요!”

마치 아이가 부모님에게 이르는 것마냥.

밀리아와 밀레드를 가리키며, 연신 말을 이어나가는 마르넬.

은인인 시문을 공격했다는 발언 때문일까?

“감히…… 귀히 모셔도 모자랄 은인을 권능으로 공격했다?”

점차 일그러져가는 마쿠르.

아이러니하게도 방금 전.

‘저기요…… 그쪽도 방금 절 권능으로 공격하신 거나 다름없는데…….’

마쿠르 본인도 그 명제에서 크게 다를 바가 없었거늘.

시문을 밀어냈던 권능의 충격파는 머릿속에 있지도 않은 것인지.

“이 고얀 것들이……!”

아까 조카 마르넬에게 만큼이나.

아니.

화아아아아악!

아까와는 아예 차원이 다른 기세를 뿜어내는 마쿠르.

시문은 그것이 살기라는 걸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나.

안타깝게도.

“아주 흔적도 없이 박살 내 주마!!”

밀리아와 밀레드에겐 그런 시간조차 주어지지 못했고.

그렇게.

“강철 모루 부족의 이름으로 흔적도 없이 말살시켜 주마!”

치이익.

용암이 줄줄 스며 나오는 거대한 해머를 내리찍음으로써.

콰르르르르륵!

용암을 동반한 엄청난 충격파가 쌍둥이 남매를 덮쳤다.

* * *

[충격! 이번 아웃 브레이크에도 데스페라도가?]

[데스페라도의 핵심 멤버 왜곡의 밀리아 외에도 1인이?]

[도를 넘는 빌런들의 활동에 세계 연맹 ‘주시 중’]

[유럽 연합, 데스페라도와의 전쟁 선포!]

세계 각국의 뉴스부터.

각종 포털사이트까지.

뉴스 1면에 도배되는 이번 유럽 연합의 대규모 아웃브레이크 사건.

그것만이 아니었다.

[가장 우려했던 다이아 등급 아웃 브레이크, 사실 아웃 브레이크가 아니었다?]

[이번 사건의 주역인 김시문, ‘이것은 아웃 메이커 (Out maker)다’ 발언 화제]

[아웃 메이커란? 갤럭시 아레나발 새로운 이현상 등장!]

[내부에는 이종족이? 아웃 메이커 전격 해부!]

아웃 메이커(Out maker)라는 새로운 아레나발 이현상의 등장에.

-아웃 메이커는 또 뭔데?

-ㅁㄹ. 이종족들이 튀어나오는 거라는데.

-원래 아웃 브레이크에서 나오는 건 다 이종족 아님?

-몬스터랑 이종족이랑 왜 구별도 못 하냐?

-너 각성자 아니지?

-유럽 친구한테 들어보니까 인류에 엄청 호의적이라는데.

-나 이번 아웃 브레이크 참가한 유럽 쪽 플레이언데. 지금 이걸로 난리야.

-나도야. 지금 상부에서 드워프 쪽이랑 대화 중이래.

세계 언론과 여론과 여론은 쉴 새 없이 들끓었고.

이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던 각진 턱수염의 남성.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이냐!”

아메리칸 드림의 길드 마스터인 데릭이 노성을 내질렀다.

쾅!

내려치는 그의 주먹에 터져 나가는 테이블.

그 파편들이 방 안 곳곳에 틀어박혔으나.

그는 이글거리는 눈으로 테이블 파편을 털어 내는 동양인 남성.

“대답해라. 하루토!”

차원악동 카미사토를 노려봤다.

무리도 아니었다.

“분명 밀리아와 밀레드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지 않았나!”

쌍둥이 학살자 밀리아와 밀레드.

그 둘만으로 일 처리가 충분할 것이라 여기고 홀로 귀환하지 않았나?

하나 그런 데릭의 노성에도.

“나도 의외라고. 설마 저 둘이 당할 줄은 몰랐거든.”

하루토는 특유의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고.

“지금 그게 의뢰인인 내 앞에서 할 소린가? 혹여나 드워프들이 유럽 연합과 손을 잡으면!”

그에 데릭은 당장이라도 한 대 칠 듯.

우득.

굵직한 주먹을 힘껏 움켜쥐었으나.

“후…… 좋다. 이는 너희의 보스에게 따지면 될 일.”

숨을 고른 그는 앞머리를 거칠게 쓸어올리고는.

“하나 이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군.”

한층 가라앉은 눈으로 하루토를 노려봤다.

아까와 달리 차분해진 눈빛이었으나.

“김시문. 저놈이 어떻게 아웃 메이커를 알고 있는 거냐?”

앞선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눈빛으로 하루토를 노려봤다.

이상할 것도 없었다.

아웃 메이커는 현 지구에서.

“이건 너희와 대륙성만 알고 있는 정보라고 하지 않았나?”

데스페라도와 대륙성.

그리고 이젠 아메리칸 드림까지.

단 3곳밖에 알지 못하는 정보였으니까.

고로.

“정보가 새었다고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인데…….”

기존에 이를 알고 있던 데스페라도와 대륙성.

두 세력 중 한 곳이 정보를 흘렸다는 말밖에 되지 않았다.

데릭의 의심이 데스페라도를 향한다는 걸 눈치챈 것일까?

“하아? 정말 이러기야?”

하루토는 어이가 없는 헛웃음을 흘렸고.

“그게 아니라면, 설명해 보아라.”

데릭은 무섭도록 가라앉은 눈으로 화면을 턱짓했다.

그곳엔.

[아웃 메이커 속에서 나타난 이종족 드워프!]

[그들과 시문은 일찍이 아는 사이였다?!]

웬 양 갈래 머리의 드워프 소녀가.

“저게 지금 무슨 상황인지.”

김시문에게 찰싹 붙어 있는 사진이 뉴스 속보로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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