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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310화 (310/349)

제310화

310화. 네가 거기서 왜 나와? (5)

찌그러진 깡통.

혹은 종이처럼.

우드득.

섬뜩한 파골음을 토하며, 형체를 잃어가는 손.

그 믿지 못할 광경에 멍하니 눈을 끔뻑임도 잠시.

“크아아악!”

동생 밀레드의 비명에.

“이, 이런!”

퍼뜩 정신을 차린 밀리아는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그러자 백금색 비늘이 덮인 손에 잡혔던.

스륵.

밀레드의 손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내.

“밀레드!”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온 밀레드의 손.

어지간히도 고통스러운 것일까?

“끄으으으!”

밀레드는 시뻘게진 얼굴로 퉁퉁 불다 못해, 시퍼렇게 으스러진 오른손을 쥐고 신음을 흘렸다.

하나 그도 잠시일 뿐.

밀레드는 손이 으스러진 고통보다.

“네놈…… 어떻게 멀쩡한 거지?”

머릿속으로 밀려드는 의문에, 핏발선 눈으로 시문을 노려봤다.

“왜 내 특성에 붕괴되지 않은 거냐!”

밀리아 역시 궁금했던 부분인지.

쪼로록.

어느새 포션을 꺼내 밀레드의 손을 응급처치하면서도.

시문을 뚫어질 듯 노려보았고.

시문은 대답 대신.

“음…….”

으스러진 밀레드의 손 위로 쏟아지는 포션을 바라본 채.

“……정수에 생명수까지. 아주 돈X랄을 했네.”

영문 모를 소리를 중얼거렸다.

“너 지금 뭐라고…….”

그리고 밀리아가 뭐라 되물을 틈도 없이.

따악.

곧장 손가락을 튕기는 시문.

이내.

치이이익.

갑자기 무언가 타는 소리와 함께.

“으아아악!”

밀레드는 또다시 비명을 내질렀고.

깜짝 놀란 밀리아의 손에도 포션 몇 방울이 튀더니.

치익.

“꺄아악!!”

곧이어 살이 타들어 가는 작열감에 밀리아 또한 비명을 내질렀다.

우웅.

황급히 손을 저어, 제 손과 밀레드의 손 표면을 왜곡시키는 밀리아.

그러자.

치지직.

바닥으로 떨어진 포션의 내용물이 바닥을 녹이며, 허연 김을 풀풀 흘렸고.

그것을 본 밀리아는.

“이 빌어먹을 새끼가!”

신경질적으로 쥐고 있던 포션을 집어 던졌다.

이내.

“대체 무슨 개짓거릴 한 거야?!”

앙칼지게 외치는 밀리아.

하나.

“뭐긴. 내 앞에서 포션 같은 걸 쓰면 큰일 난다는 걸, 몸소 새겨준 거지.”

시문은 어깨를 으쓱하며 싱글거릴 뿐이었고.

“이 원숭이 새끼가 진짜!”

눈을 뒤집은 밀리아는 곧바로 시문을 가리켰다.

그에 맞춰.

타앗!

드래고노이드가 활성화된 시문이 바닥을 박찬다.

순식간에 좁혀지는 시문과 밀리아의 거리.

그러나.

“어딜!”

밀리아의 손가락이 기이한 각도로 꺾이자.

스스슥.

땅이 쭈욱 늘어나듯.

시문과 그녀의 거리는 다시 원점이 되었고.

그런 시문의 사방이 왜곡되며.

키이잉…….

불길한 이명의 손가락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나 거기까지.

아까 밀레드의 손아귀 자체를 으스러뜨렸기 때문일까?

허공에서 나타난 손가락들은 섣불리 공격해 오지는 못하고.

키이잉…….

그저 시문의 주변을 배회하기만 했다.

‘교육이 제대로 먹히긴 했네.’

그 모습에 피식 웃은 시문은.

‘하지만…….’

따악.

또다시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드드득!

밀리아의 바닥에서 날카로운 가시와 기둥들이 우후죽순으로 솟아난다.

“읏!”

그로 인해 밀리아가 중심을 잃고 휘청이는 순간.

천마신공(天魔神功).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 억제(抑制).

쿠웅.

바닥을 크게 밟아 천마군림보의 억제력까지 더한 시문은 휘청거리는 밀리아가 아닌.

“이런! 밀레드!”

밀레드를 향해 달려들었다.

‘밀리아의 왜곡이 강력하긴 해도. 상시 정신을 집중해야, 공간 컨트롤이 원활하다고 했었지.’

이 쌍둥이 빌런을 처리했던 전생의 고말숙에게 들었던 정보.

고로.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밀레드는 운신이 어려운 상태.’

밀리아의 왜곡된 공간으로 손을 넣은 밀레드는 구속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태.

그것을 상기한 시문은 주먹으로 마기를 응축시켰다.

그리고.

“누, 누나!”

웅!

천마신공의 초식.

패황쇄를 밀레드의 머리통에 내지르려는 순간.

“영겁의 태아여! 우리에게 힘을 주소서!”

밀리아의 앙칼진 외침과 함께.

구우으어어…….

귓가를 스치던 바람 소리가 갑작스레 추욱 늘어진다.

소리만이 아니었다.

내지르는 주먹과 전신으로 내도는 마기와 용력.

우우…….

그리고 오른손에 응축시킨 패황쇄까지.

모든 것이 기이할 정도로 느려졌고.

“죽어라!”

그 틈을 놓치지 않은 밀레드의 손가락이 시문을 향해 날아들었다.

하나.

갑작스러운 괴현상에 당황할 법도 하건만.

‘이게 말숙이가 그렇게 거품을 물었던 시간 감속이군. 그렇다면…….’

전생의 말숙이의 후기를 떠올린 시문은 침착히 누아다의 은팔을 활성화시키며.

콰아아아앙!

오른손에 응축한 패황쇄를 그 자리에서 폭발시켰다.

그러곤.

타앗.

흙먼지를 가르며 허공으로 튀어 오르는 시문을 보며.

“세상에…….”

“어떻게 이걸 벗어나는 거야!”

경악을 토하는 밀레드와 밀리아.

파앙.

허공을 한 번 더 도약한 시문은 경악하는 남매와 좀 더 거리를 벌렸고.

이내 볼 수 있었다.

스으으으…….

밀리아의 손에 쥐어진 막대 모양 갈고리에서 더없이 불쾌하지만.

더없이 친숙한 검보라색 기운인 공허를 말이다.

그러곤.

키이잉.

‘역시, 말숙이가 말한 시간 감속은 신화급 무구의 능력이었군.’

오딘의 눈으로 단박에 그 정체를 알아차리는 시문.

사실 알아차리기 어려울 것도 없었다.

시간을 다루는 능력은 어지간한 아이템이나 특성으로 주어지지 않았으니까.

이어.

[성좌 검은 염소가 ‘저건! 그 망할 꼬마 쭈굴이 놈의!’ 옥좌에서 벌떡 일어납니다.]

눈앞으로 검은 염소의 반응이 떠오른다.

그녀만이 아니었다.

[성좌 검은 염소가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똥개에 이어 꼬마 쭈굴이까지 혼돈에 붙은 거야?!’ 경악을 토합니다.]

[성좌 라가 ‘뭐, 이상할 것도 없지 않습니까? (둘 다 저편의 모서리 출신이잖아.)’ 어깨를 으쓱입니다.]

[성좌 바알이 ‘으음’ 고개를 끄덕입니다.]

줄줄이 이어지는 성좌들의 반응.

특히나.

‘다니엘과 하루토도 그렇고. 보아하니 데스페라도 쪽에 저편의 성좌들이 후원을 하는 모양인데…….’

검은 염소의 경악이라는 귀한 반응이 눈에 들어온 시문은.

‘언제 한번 물어봐야겠군.’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곤.

쿠웅!

천마군림보를 이용해, 또다시 거리를 물렸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 쥐새끼 같은 게!”

밀리아가 쥐고 있는 막대기 형태의 갈고리.

꼭 파라오가 쥐고 있는 헤카(Heka)와 같은 형태의 갈고리가 시문을 향한 것이다.

당연히.

그으으으…….

아까와 같은 시간이 감속된 영역이 뻗어왔고.

“쯧.”

천마군림보로 두어 번이나 더 걸음을 물리고 나서야.

그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

그 모습이 만족스러운 것일까?

시간 감속의 영역이 적중하지 않았음에도.

“오호호! 아까 그 잘난 기세는 어디 갔나 몰라?”

밀리아의 입가가 비죽 올라간다.

그녀는 신화급 무구를 쥔 손을.

더 정확히는.

“이제 와서 빌어봐야 소용없어. 요 이쁜 몸에 이딴 짓거리를 해버렸으니까.”

아까 산성으로 변질시킨 포션으로 인해, 화상을 입은 손등을 내보였다.

“거기다 영겁의 태아의 힘까지 사용하게 됐으니, 그 값은 아주 지독하게 치러야 할 거야.”

“가장 처참한 고통을 아주 천천히 느끼게 해주지.”

신화급 무구를 쥐었기 때문일까?

강렬한 살기를 내뿜으며 으르렁거리는 밀리아와 밀레드.

하나.

“거참, 그 자신감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닌데…….”

쌍둥이 남매의 서슬에도 피식 웃음을 흘린 시문은.

“그런 생각 안 해봤어? 아니, 내 방송으로 어느 정도 눈치를 챘으려나.”

보란 듯이 손을 내밀며.

“신화급 무구는 말이지…….”

따악.

손가락을 튕겼고.

그런 시문의 손으로.

“너희만 쓸 줄 아는 게 아니거든.”

쿠르릉!

한 줄기의 벼락이 내리꽂혔다.

* * *

새하얗고 푸르스름한 빛줄기.

아니.

파지직!

뇌전이 순식간에 눈앞을 스치고 지나간다.

그것을 간신히 피해낸 금발의 여성.

“이런 X!”

밀리아는 욕지기를 내뱉으며, 손에 쥐고 있는 막대 모양의 갈고리를 내밀었다.

음산하게 풀풀 흘러나오는 검보라색 기운.

그와 함께.

스아아아…….

보이지 않는 무형의 기운이 전방으로 뻗어 나갔고.

파지…… 지이…… 익!

또다시 머리통을 향해 날아들던 벼락 다발이 급속도로 느려졌다.

물론 그 근본이 벼락인 만큼.

벼락 다발은 눈으로 봐도 꽤나 빠른 속도로 날아왔으나.

“밀레드!”

“알고 있다고.”

키이잉…….

불길한 이명을 뿜어내는 손.

밀레드의 SSS급 특성인 붕괴에.

파스스.

감속되었던 벼락 다발은 삽시간 스러졌다.

하지만 그뿐.

저 멀리.

근 40미터는 되어 보이는 허공에서.

파지직.

짜작!

연신 하얀 단창으로 벼락을 쏟아내는 2미터의 용인에.

“저 망할 원숭이 새끼가 진짜!”

밀리아는 또다시 시간 감속을 사용하고.

동생 밀레드의 붕괴로 벼락 다발을 지웠다.

그리고 이 양상이 이어진 지가 벌써.

“벌써 20분째야! 저 지X을 20분째 하고 있다고!!”

20분이 넘어가는 상황.

이 기약 없는 공방전도 그렇지만.

“누나, 여기서 싸움이 더 길어지다간…….”

“나도 알아!”

밀리아는 현 유럽 연합의 총사령관인 파비안 볼프를 감금시킨 상태 아니던가?

밀레드의 말마따나 여기서 더 전투가 길어지다간.

결국 유럽 연합 쪽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고.

그러면 이번 아웃 브레이크에 데스페라도가 개입했다는 사실은 물론.

‘이 다이아급 아웃 브레이크를 터뜨리지도 못하는 수가 있어.’

이번 임무의 메인을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었어.

그렇게 된다면.

‘지금까지 한 수고는 물론, 보상도 싹 다 날아가겠지.’

4개의 플래티넘 아웃 브레이크.

그리고 앞선 부하들의 소모와 작금의 전투로 인한 부상, 신화급 무구를 대여받은 것까지.

이 모든 것이 헛수고로 돌아가게 될 터였다.

데스페라도의 보스는 임무에 관해선 무척이나 철저한 인물이었으니까.

까득.

‘그럴 순 없어!’

손톱을 질끈 깨무는 밀리아.

‘저 새끼 때문에 그간 쌓아 둔 공양치를 절반이나 털었는데!’

안 그래도 조직으로 유입되는 제물이 적은 상황이다.

여기서 신화급 무구를 사용하기 위해, 그간 아껴 둔 공양치를 절반이나 털었는데.

이대로 물러나 임무를 실패한다?

거기다 부상에, 정체까지 다 까발려지고?

“지X하지 마!”

신경질적으로 신화급 무구를 휘두르는 밀리아.

저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을 아시안놈 하나 때문에 그 꼴을 당할 순 없었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해. 아웃 브레이크도 터뜨리고, 저놈도 처리할 수 있는…….’

그녀의 눈동자가 불안정하게 흔들린다.

이내.

“맞아!”

눈을 부릅뜨는 밀리아.

그녀의 눈동자가 저 앞에 태산처럼 자리한 금속 벽으로 향했다.

그러곤.

“밀레드, 저거.”

제 동생을 부르며, 그곳을 미미하게 눈짓하는 밀리아.

과연 성별이 달라도, 쌍둥이긴 한 것일까?

“하여간에, 악랄한 년이라니까.”

흡족하게 웃은 밀레드는 고개를 끄덕였고.

밀리아는 시문과의 전투 이후.

“똑똑한 누님이라고 해야지, 이 버릇없는 자식아.”

모처럼 밝아진 얼굴로 웃으며.

‘자, 그럼 저열한 원숭이를 한번 몰아볼까?’

손에 쥔 신화급 무구.

막대 모양의 갈고리를 휘둘렀다.

스아아아…….

음산한 공허와 함께.

감속의 영역이 곧바로 허공에서 벼락을 쏘아대는 시문을 향한다.

이어.

“밀레드.”

“응.”

권능조차 붕괴시키는 SSS급 특성.

붕괴를 머금은 밀레드의 손가락을 잘게 나눠.

키이잉…….

감속의 영역을 피하는 시문을 압박했고.

갑자기 적극적으로 변한 공격 패턴 때문일까?

팔랑.

발목의 금색 날개를 팔랑인 시문은 벼락 다발로 견제를 날리면서도.

쌍둥이 남매의 공격을 꼼꼼히 피해 내며 몸을 물렸다.

그에.

‘그래, 원숭아. 넌 그게 딱 어울려.’

입꼬리를 씩 올린 밀리아는.

“밀레드? 이번에 확실히 끝내야 하니까. 신화급 무구나, 특성이나 아낌없이 다 털어야 해.”

신화급 무구와 자신의 힘을 아낌없이 털어 냈고.

“말 안 해도 알아.”

밀레드 역시 투덜거리면서도.

키이잉……!

SSS급 특성인 붕괴를 열심히 밀리아가 짜 준 왜곡점으로 쏟아냈다.

‘지X맞을 만큼 더럽게 예민한 원숭이이니, 내 특별히 신경 써서 몰아주지.’

공간계 능력자는 타고나는 재능도 중요했으나.

재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설계와 통찰력이다.

그리고 타 네임드 공간 능력자들이 그렇듯.

그런 분야에선 이미 도가 트다 못해, 같은 빌런들 사이에서도 인정받았던 밀리아.

‘더…… 그래, 그렇지. 더 가는 거야.’

그녀는 자신과 동생의 특성.

그리고 신화급 무구까지 아낌없이 털어가며, 먹잇감이 알아차릴 수 없도록.

아주 치밀하고 은밀하게 도주로를 한곳으로 몰아갔고.

그렇게.

팔랑.

발목의 금색 날개를 팔랑이며.

스아아아…….

파지직!

쌍둥이와 공방을 나누던 시문은 점차 태산과 같은 금속 벽과 가까워졌다.

이미 앞선 경험을 통해, 금속 벽의 작동 범위를 잘 알고 있던 밀리아는.

‘거기서 더…… 아주 조금만 더…….’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까지 흘려가며 사력을 쏟아냈고.

그녀가 파악해 둔 금속 벽의 작동 범위.

팔랑.

시문이 그곳을 넘어가는 순간.

“캬하핫!”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린 그녀는.

“영겁의 태아시여, 모든 힘을 쏟아 주소서!”

신화급 무구인 막대 모양의 갈고리를 힘껏 집어 던졌고.

지금껏 쏟아 내던 시간 감속의 영역과 차원이 다른.

스아아아아!!

마치 파도가 몰려들 듯 시간 감속의 영역을 쏟아 내는 신화급 무구.

그 힘이 어찌나 강렬했는지.

허공이 뒤틀며 쏟아진 시간 감속의 파도는 금속 벽의 영역을 제외하곤.

쓰나미처럼 전방의 공간을 집어삼켜 버렸고.

앞에는 시간 감속.

뒤에는 태산과 같은 금속이라는 벽을 둔 시문을 향해.

“아하핫! 이제 형체도 없이 분쇄되겠네? 만나서 엿 같았다! 이 빌어먹을 원숭이 놈아!”

밀리아는 끊임없이 비웃음을 터뜨렸다.

하나 시문은 그런 그녀의 조소가 들리지도 않는지.

“잠깐, 이건…….”

휘둥그레진 눈으로 태산같이 자리한 금속 벽을 바라봤다.

그 모습을 오해한 것일까?

“어머~ 무섭니? 밀레드, 저것 좀 봐. 우리 불쌍한 원숭이가 잔뜩 쫄았어! 캬핫!”

밀리아는 밀레드의 어깨를 탕탕 치며, 시문을 가리켰다.

“어디 아까처럼 그 엿같은 번개로 설쳐 보지 그래? 응?”

무슨 십 년 묵은 체증이라도 쑥 내려가듯.

상쾌한 웃음이 끊이지 않는 밀리아.

이는 동생 밀레드 역시 마찬가지인지.

“그러다가 그 벽까지 허물어 주면 더 좋고 말이지.”

그녀와 비슷한 미소를 걸치며 말을 보탰고.

“어머~ 그러네? 우리도 좋지만, 본인도 살 수 있을지 모르잖아? 다이아급 몬스터들한테서 말이야. 캬핫!”

밀리아는 숨이 넘어갈 정도로 깔깔대었다.

하나.

그녀를 반긴 것은 부하들을 도륙하던 기계 장치가 아닌.

[특별 보호 인물 확인.]

[정밀 탐색 실행.]

“뭐, 뭐야?”

웬 망원경 형태의 기계와 처음 듣는 기계음이었고.

[확인 완료. 보호 대상 0순위. 김시문.]

[보안 레벨 최고 등급으로 발령.]

대체 무슨 기술력으로 설비를 한 것인지.

철그럭!

끼리릭!

태산 같은 벽을 빼곡히 채우는 온갖 기계 장치가 튀어나온다.

자신들이 공략할 때도 보지 못했던 기계들까지 줄줄이 튀어나오자.

“이게 무슨…….”

“뭐, 뭔데!”

경악을 숨기지 못하는 밀리아와 밀레드.

그러나 그들의 경악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쩌저적!

남매의 공세에 꿈쩍도 하지 않던 태산 같은 금속 벽이 드디어 열린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태산 같은 벽과 대조하기조차 미안할 정도로.

“어디어디? 어디야?! 아!”

양 갈래 머리를 한 작은 소녀 하나가 연신 두리번거리며 뛰쳐나왔고.

발목의 금속 날개를 팔랑이며, 점차 고도를 낮추는 시문을 발견하곤.

“아아……! 드디어…… 수백 번의 시도 끝에 드디어!!”

눈물을 글썽이던 소녀는 득달같이 달려가.

“은인!!!”

시문의 품속으로 안겨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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