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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307화 (307/349)

제307화

307화. 네가 거기서 왜 나와? (2)

끼기긱.

녹슨 철.

혹은 그러한 것들 따위의 소리가 들려온다.

그 불규칙한 소리에 인상을 슬쩍 찌푸린 한 백인 남성은.

“진짜 지X맞구만.”

혀를 차며 이 불규칙한 금속음의 원인.

끼리릭!

까강.

전방에서 쉬지 않고 움직이는 기계들을 바라봤다.

거대한 톱날부터 회전하는 칼날.

혹은 대포나 쇠뇌 등등.

지구의 기술로 만들어졌다고 보기엔.

다소 어려운 것들이 각양각색의 기운과 속성들을 휘감은 채.

콰가가강!

타탕!

갖가지의 공격을 쏟아내고 있었고.

그것들을 마주한 한 무리의 인간들은.

“으아악!”

“커헉!”

무참히 도륙당하고 있었다.

그들 중.

“밀레드 님!”

“저희 좀 구해 주십시오!!”

“사, 살려……!”

저 살인적인 기계 공세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몇몇이 백인 남성을 향해 손을 뻗었으나.

“X신들. 가치가 있어야 살려 주지.”

밀레드라 불린 백인 남성은 부르튼 입술을 이죽거릴 뿐이었고.

“야이!”

“개자……!”

생존자들이 그에 욕을 내뱉을 틈도 없이.

콰직!

까가각!

전방을 쓸어버린 기계 무리에 의해, 피떡이 되어 버렸다.

그리하여.

남아 있는 생존자는 이제 밀레드 하나뿐이었으나.

끼긱.

어째서인지.

무자비하게 침입자들을 도륙하던 기계들은 밀레드를 노리지 않고.

그그극.

끼릭!

순식간에 튀어나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 깔끔한 벽면으로 변했다.

방금의 학살은 모두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

고요한 침묵이 내려앉는다.

아직 식지 않은 핏자국들만이, 방금의 학살이 현실이었음을 알려 주었고.

그러한 전방을 말없이 바라보던 밀레드는.

“뭐야? 밀레드. 아직도 못 뚫었어?”

뒤편에서 들려오는 능글맞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목소리에 걸맞은 능청스러운 동양인 남성.

“하루토?”

차원악동 하루토였다.

그를 보는 밀레드의 미간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쟤가 왜 여기 있지?’

차원악동 하루토.

조직에서도 여러 중책을 맡은 인물인 그는.

‘방금 내부 구조를 알아보겠다고. 저기로 들어갔었는데……?’

방금 자신의 부하들을 학살했던 전방의 기계 장치들.

그것들의 구조를 알아보겠다며, 기계 장치들이 잠든 벽면으로 스며들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기계 장치들의 움직임은 멈추질 않아.

조금 전처럼 부하들이 모조리 도륙당하는 상황을 직관하게 된 것이다.

하나.

밀레드는 하루토에게 그 물음을 던지는 대신.

뚜둑.

제 입술처럼 부르튼 손아귀를 꿈틀거리더니.

파앙!

파공음까지 자아내며 하루토에게 달려들었다.

그러곤.

키이이…….

기분 나쁜 이명이 흐르는 손아귀를 내뻗는 밀레드.

하나 얼굴로 날아오는 그 불길한 손아귀에도.

씨익.

하루토는 입꼬리만 끌어올릴 뿐.

그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이내.

쐐애액!

그의 코앞까지 밀레드의 손아귀가 날아든 순간.

지잉.

신기한 이명 울리며.

스륵.

밀레드의 손아귀가 순식간에 모습을 감춘다.

갑자기 손목이 절단이라도 된 듯.

손을 잃은 채, 움직임을 멈춘 밀레드.

이내.

파사삭!

학살이 일어났던 전방에서 무언가가 바스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밀레드의 부하들을 도륙 내었던 기계들이 잠든 벽면.

그곳의 한 벽면이 가루처럼 바스러진 것이다.

그리고 그 중앙엔.

키이이…….

기분 나쁜 이명을 흘리는 밀레드 손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이어.

철커덕!

바스러진 벽면 속에서 기계음과 함께 거대한 마력 톱날이 튀어나왔고.

“이런, 귀한 손 잘릴라.”

특유의 능글거리는 미소를 걸친 하루토는 턱을 까딱했다.

그러자.

스륵.

하루토의 전방에 고정되었던 밀레드의 몸이 살짝 뒤로 밀려난다.

절단되었던 밀레드의 손 역시 본래의 위치로 되돌아왔고.

사악!

애꿎은 허공을 가르는 마력 톱날 소리가 들려온다.

일대의 침입자가 없어졌기 때문일까?

철커덕.

다시 바스러진 벽면으로 모습을 감추는 거대한 마력 톱날.

조금만 늦었어도 오른손을 그대로 잃어버릴 상황이었거늘.

“…….”

밀레드는 말없이 능글맞게 웃는 하루토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곤.

“대체 제니퍼한테 폴리모프까지 받아 가면서, 이딴 짓거린 왜 하는 거야?”

갑작스레 질문을 던지는 밀레드.

그에 하루토가 뭐라 답할 틈도 없이.

“넌 하루토 X나 싫어하잖아. 아시안은 더럽다며?”

말을 이었고.

갑작스레 두서없이 내뱉는 밀레드의 말에도 되물음은커녕.

“헤, 하여간에. 우리 동생이 눈치 하나는 더럽게 빠르다니까?”

더욱 진득한 미소를 짓는 하루토.

이내.

뚜둑.

미소를 걸친 하루토의 얼굴이 기괴하게 일그러진다.

얼굴만이 아니었다.

우드득.

육신의 전반적인 부분이 삽시간에 뒤틀렸고.

“그리고 난 하루토가 아시안이라서 싫은 게 아니야.”

곧 목소리까지 남성이 아닌, 여성의 그것으로 변한 존재는.

“그 개자식이 나 대신, 모서리의 짐승의 후원자 자리를 꿰차서 그런 거란다?”

어느새 풍만한 흉부와 둔부를 지닌 백인 여성으로 변모했다.

놀랍게도.

붉은 머리에 푸른 눈까지.

성별만 제외한다면.

그녀는 눈앞의 밀레드와 상당히 닮아 있었다.

그러나 이 기괴한 변신이 그리 놀랍지 않은 것인지.

“그렇게 따지면 다니엘도 있잖아.”

밀레드는 다소 뚱한 얼굴로 답했고.

“어머, 걘 이제 뒈졌잖니. 이 누나가 아무리 막 나간다지만, 나름 고인에 대한 예우는 있거든?”

여성은 입가를 가리며 작은 교소를 흘렸다.

밀레드의 눈매가 슬쩍 찌푸려진다.

“웃기시네, 다니엘이 모서리의 짐승에게 지목되었을 때는, 아무 지X도 안 했잖아.”

“그거야 걘 우리랑 같은 코카소이드잖아. 하루토는 몽골로이드고.”

“미친년. 결국 아시안이라서 싫은 게 맞잖아.”

기어코 욕설을 내뱉는 밀레드.

하나 어떤 타격도 없는 것일까?

“오홋! 요놈 봐라? 누나한테 입버릇하곤.”

“그놈의 누나 소린 언제까지 할 셈이야? 고작 5초 차이로 태어났다고.”

“어머~ 동생아. 5초면 목이 5번은 달아나고도 남을 시간이란다?”

하루토만큼이나 능글맞은 태도로 대응한 여성은.

“그래서, 이 누님이 아웃 브레이크 4개를 다 열고 올 동안…….”

핏자국이 흥건한 전방을 턱짓했다.

“넌 고작 저거 하나 못 뚫어서 이렇게 나자빠져 있니?”

애들까지 전부 잃어버리고?

그렇게 중얼거리는 여성에.

“시비 걸지 마. 난 너희처럼 공간 능력자도 아니고. 저거 보통 기계들이 아니야. 괜히 다이아 등급이 아니라고.”

밀레드는 짜증스럽게 답했으나 그뿐.

“웃기시네. 그래서 이 누나가 친히 보여줬잖아? 네 특성이면 충분히 뚫을 수 있다는 거.”

여성은 방금 밀레드의 손아귀에 바스러진 벽면을 가리키며 응수했다.

“그냥 입구만 빨리 뚫어서 내부 몬스터들이 튀어 나가게 하면 되는 건데. 뭐 그리 어렵다고.”

그에 짜증이 치솟은 것일까?

“아 진짜…….”

뚜둑.

밀레드의 손아귀에 다시 한번 힘이 들어가려는 순간.

“어? 뭐야. 벌써 왔어?”

아까 들었던 능글맞은 목소리.

“과연 밀리아야. 같은 차원 능력자로서 아주 자랑스러워?”

하루토가 허공을 가르며 나타났다.

하나 반가운 것은 하루토뿐인 것일까?

“지X하네. 누가 같은 차원 능력자야?”

밀리아라 불린 여성은 신경질적으로 눈을 치켜떴지만.

“하긴, 차원계 성좌의 후원을 정식적으로 받는 이 몸과는……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

그녀의 약점을 잘 아는 하루토는 웃으면서 역으로 받아쳤다.

과연 약점은 약점인 것일까?

“이 더러운 원숭이 새끼가…….”

지금껏 능글맞던 밀리아의 얼굴이 대번에 일그러진다.

이에 맞춰.

화아아아!

주변 돌가루들이 휘날릴 정도로 강렬한 살기까지 흘러나왔으나 그뿐.

밀레드는 그런 제 누이.

밀리아의 살기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은 채.

“이봐 하루토. 왜 이렇게 늦었어? 금방 온다며.”

하루토를 바라볼 뿐이었고.

하루토 역시.

“아아, 저거 보기보다 방어가 삼엄하더라고. 공간 결계까지 펼쳐져 있더라? 덕분에 진입도 못 했어.”

살벌한 밀리아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거기다 마침 중간 보스한테 연락도 왔고.”

중간 보스라는 단어 때문일까?

“보스 대행이 왜?”

밀레드는 물론.

살기를 뿜어내던 밀리아 역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방금 들어온 소식인데. 여기에 우리 0순위 타깃이 온다더라고.”

하루토는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다.

“0순위면…… 김시문?”

“맞아.”

“흐응~ 한국이 유럽의 지원 요청을 받아들였나 보네.”

관심이 가는 것일까?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까딱이는 밀레드와 밀리아.

둘을 힐끔한 하루토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으며.

“듣자 하니 너희론 꽤나 빡세다고 보는 모양이더라고. 해서 멤버를 좀 더 보충하라네?”

보스 대행에게 들었던 명령을 그대로 말했고.

“지X!”

그의 예상대로 대번에 날카로운 반응이 튀어나왔다.

밀리아만이 아니었다.

“필요 없다고 전해. 그건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까.”

밀레드 역시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고.

“나도 그러고는 싶은데…… 너희도 알잖아?”

하루토는 그런 둘의 말을 한번 튕겨주었다.

“그 녀석한테 마담이랑 모가담이 죽었어. 말리크도 당했고.”

그 말이 더욱 불씨를 댕긴 것일까?

“하! 그 다 늙은 년은 초기 멤버라 부르기도 쪽팔릴 수준이고!”

이번엔 성까지 토해내는 밀리아.

“모가담이나 말리크도 신화급 무구가 없는 X신들이잖아!”

나름 세계에 악명을 떨친 빌런들임에도.

가차 없이 깎아내리는 밀리아.

진심으로 화가 난 것인지.

“하루토. 너 설마 그런 X신들이랑 우리 남매를 비교하는 건 아니겠지?”

서슬 퍼런 기색으로 물어오는 밀리아에.

“그럴 리가. 다시 말하지만, 난 단지 중간 보스의 명령을 전달해줬을 뿐이라고?”

난처한 얼굴로 어깨를 으쓱일 따름이었다.

“그럼 그만한 정성을 보여! 죽여 버리기 전에.”

“알았어. 그럼 중간 보스한테는 내가 최대한 늦게 보고해 볼게. 그 정도면 충분하지?”

“뭐, 괜찮네.”

은근히 물어오는 하루토에 곧장 고개를 끄덕이는 밀레드.

이내.

“대신 하루토. 이번 일에 대한 보상에…… 네 기여도는 조금도 없는 거다?”

“다 우리 남매가 알아서 처리한 거야. 실제로 네가 맡은 이 다이아 등급은, 아직 입구도 못 뚫었잖아?”

칼같이 선을 긋는 밀레드와 밀리아에.

“그럼 그럼~. 대신 잘못되면 나도 같이 혼나니까. 잘 부탁한다고?”

하루토는 묘한 미소로 답하며.

스륵.

모습을 감추었다.

* * *

유럽.

미국과 중국의 뒤를 이어.

아랍권과 함께 세계 2위의 각성자 저력을 자랑하는 연합.

그 심장부이자. 이번 대규모 아웃 브레이크의 대상이 되는 독일의 제 2도시.

함부르크에 도착한 시문은.

“부상자 옮겨! 빨리!”

“2번 아웃 브레이크에서 지원 요청입니다!”

“4번도 마찬가지입니다!”

바삐 움직이는 유럽 연합 플레이어들에 입을 슬쩍 벌렸다.

무리도 아니었다.

“3번 아웃 브레이크의 1차 전선이 곧 무너집니다!”

“탱커조 더 투입하고 지휘부에 지원 요청해!”

“중환자실에 침상이 부족합니다!”

“망할! 보급은 대체 언제 도착하는 거야?!”

다급히 들려오는 외침들은 전쟁통을 방불케 했고.

쿠르릉!

저 멀리 진동하는 하늘 아래로.

갖가지 형태로 찢겨나간 거대한 균열들은.

그워어어!

캬아악!

서로 다른 종류의 몬스터들을 쉬지 않고 내뱉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세계 2등을 자처하는 유럽 연합답게 상황만 다급할 뿐.

베이스캠프인 이곳은 나름의 질서가 잡혀 있었고.

“시문 님.”

시문은 뒤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함께 지원팀으로 온 올리비아였다.

그녀는 옆에 멀지 않은 곳을 눈짓했고.

그곳엔.

“이렇게 와 주어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큰 키에 화려한 갑주를 걸친 금발의 미남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이 전쟁을 방불케 하는 역대급 대규모 아웃 브레이크에도.

“발텐부르크의 부 길드 마스터. 파비안 볼프라고 합니다. 김시문 플레이어 맞으시죠?”

여유로운 미소를 머금은 채 인사를 건네왔고.

‘쌍창의 파비안 볼프라…… 오랜만이네.’

시문은 전생의 하이랭커 중 하나이자.

[성좌 오딘이 ‘호오? 저 녀석 제법 쓸 만하잖아?’ 눈을 반짝입니다.]

오딘의 후원자였던 그를 미소로 화답했다.

“말로만 듣던 분을 이렇게 직접 뵙게 되어 영광이네요.”

“하하! 제 쪽에서 드릴 말씀입니다.”

제법 쾌활한 웃음을 터뜨린 파비안은 형식적인 인사치레가 아니었는지.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뵙고 싶었습니다. 아! 벌써 마스터 랭크에 도달하셨다지요? 다소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반가운 기색을 숨기지 않으며, 악수를 건네왔고.

시문이 이것이.

‘되게 살갑게 구네? 하긴, 동생인 레오니 볼프와도 나름 연이 있으니까.’

단지 자신이 떠오르는 유망주 때문만이 아님을 깨달았다.

아니나 다를까.

“소정규 때. 제 철부지 동생이 많은 신세를 졌죠? 이제야 제대로 인사를 하게 되는군요.”

과연 명문가라는 것일까?

파비안은 사망 방지권이 없던 소정규 당시.

동생 레오니 볼프를 구해 준 것을 언급하며 정중한 예를 표해왔다.

물론 이는 잠시일 뿐.

“개인적으로도 이리저리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말끝을 흐린 그는 곤란한 미소로 전쟁통인 주변을 눈짓했다.

“상황이 이래서 말이지요.”

파비안 볼프는 발텐베르크의 부길마이자,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랭커임에도.

“참고로 먼저 검성과 성녀는 이미 전투에 나선 상황입니다. 덕분에 상황이 많이 나아졌죠.”

“그렇군요.”

함께 온 수행원들을 뒤로한 채.

“예, 우선 지휘부로 이동하시죠. 현 상황부터 브리핑해드리겠습니다.”

손수 시문을 안내했다.

그의 안내를 따라, 시문이 걸음을 옮기려던 순간.

찌릿!

‘음?’

스파크가 튄 것 같은 따끔한 느낌이 시문의 감각을 스친다.

키이잉.

절로 활성화된 오딘의 눈이 그런 감각을 표한 곳을 향한다.

그리고.

‘저건?’

백금의 왼쪽 눈에 포착되는 한 여성의 모습에.

‘왜곡의 밀리아? 저 여자가 여긴 왜…….’

잠시 눈이 휘둥그레졌으나 그뿐.

그녀가 향하는 곳에는 아직 아웃 브레이크가 완벽히 일어나지 않은 거대한 균열이 있었고.

사아아아.

그녀를 휘감은 은은한 검보라색 연기인 공허를 확인한 시문은.

‘아아, 어쩐지 뜬금없다 했더니……. 그렇게 된 거였어?’

백금의 눈동자를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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