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283화 (283/349)

제283화

283화. 향락의 요람 (1)

무주의 공간.

그곳에 살아 있는 생명체의 가죽을 벗기고.

꿈틀!

그 내부의 살점과 근육, 장기들로 조형한 듯한 종이가 꿈틀거린다.

살아 움직이는 징그러운 종이.

“음.”

‘브리트라의 초대장’을 쥔 시문은 잠시 턱을 괴었다.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허공에 띄워놓은 퀘스트.

정확히는.

[색욕의 주인] - 히든 퀘스트

-성좌 벨리알은 과거 전 차원을 뒤흔들었던 7마제의 영광을 좇고 있습니다.

그는 7마제의 유산 중 하나인 ‘음욕의 죄종’의 위치를 알아냈습니다.

‘향락의 요람’ 어딘가에 있는 ‘음욕의 죄종’을 수거하십시오.

입장 제한 : 다이아 랭크 이상.

보상 : 업적 포인트 100,000, 벨리알의 선물(선지급), 음욕의 죄종 대여 (5분)

벨리알의 퀘스트 내용 때문이었다.

“음욕의 죄종이라…….”

음욕의 죄종.

일전 팔선 종리권으로 인해 알게 되었던 7마제 ‘마몬’처럼.

과거 7마제 중 하나였던 존재가 지닌 것.

‘아마 마몬이 지니고 있던 탐욕의 죄종은 선계가 지니고 있겠지.’

그의 무덤이었던 곳을 팔선 종리권은 분명 ‘선계의 심문계’라고 하지 않았던가?

필시 탐욕의 죄종은 선계에 수거되었을 터.

‘뭐, 다행히 만마전의 열쇠는 아예 존재조차 모르는 모양이긴 했다만.’

일단 마몬이 지녔던 탐욕의 죄종은 분명 선계 어딘가에 고이 모셔두었을 것이고.

당연하게도.

‘음욕의 죄종 역시 보통 경계를 해두지 않았겠지.’

4용제 브리트라의 영역인 향락의 요람.

그곳에 있는 음욕의 죄종 역시 그만한 경계를 해두었을 터였다.

더군다나.

‘검은 제련소의 일도 있으니. 경계가 더욱 삼엄하겠지.’

5용제 니드호그의 영역이었던 검은 제련소.

용족의 주요 시설 중 하나인 그곳을 반파해버리지 않았던가?

바보가 아니고서야.

다른 주요 시설의 경비를 더욱 강화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고로.

‘힘으로 뚫는 건 안 돼.’

검은 제련소 때보다 전반적으로 훨씬 강해졌다지만.

마냥 힘으로 뚫어버리는 건,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다.

‘거기다 괜히 시끄러워지면, 용제까지 등장할지도 모르는 일이고.’

앞으로 더 성장한다면 모를까.

당장 지금의 자신으로선.

용제를 상대하는 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그렇다면.

‘답은 잠입뿐인데…….’

걸리지 않고 몰래 스며드는 방법밖에 없었다.

물론 이 분야에선 최고라 불리는 무구.

하데스의 퀴네에가 있긴 했으나.

‘퀴네에를 통한 잠입은 그리 효율적이지 못해. 일단 향락의 요람에 대한 정보부터가 부족하니까.’

향락의 요람 내부 구조부터 경계 시설의 체계 등.

광산과 직결되어 있던 검은 제련소와 달리.

단순 은신 능력을 사용한 잠입엔 한계가 있었다.

그러니 다른 방향의 잠입을 모색해야 했고.

마침 시문에겐.

‘초대장도 있겠다, 정당한 방문자로 입장을 시작하는 게 좋겠네.’

방문자로서 완벽히 변장할 수 있는 명분과 방법이 있었다.

‘전생에 유명했던 변신 능력자는 거울상 제니퍼만 있는 게 아니니까.’

작은 미소를 머금으며, 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시문.

그러고는.

따악.

손가락을 튕기자.

[현자의 돌이 부족한 등가교환을 성립시키기 위해, 업적 포인트 300점을 요구합니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익숙한 등가교환창이 떠올랐다.

‘예’를 택하는 시문.

이어.

파츠측.

일련의 연성 스파크와 함께.

툭.

유리로 만든 듯.

반투명한 투구 하나가 시문의 손에 놓였다.

동시에.

[성좌 알베리히가 갑작스러운 무구의 등장에 관심을 보입니다.]

본 주인인 성좌의 반응이 눈앞으로 떠올랐고.

[성좌 알베리히가 ‘당신이었군.’ 호의적인 시선을 보냅니다.]

호의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호의적인 이유는 바로 알 수 있었다.

[성좌 알베리히의 ‘내 과거의 동족들이 당신께 큰 은혜를 입었지.’ 눈망울이 잠시 촉촉해집니다.]

동족들의 은혜를 거론한 것이다.

시문은 전생의 기억으로 성좌 알베리히가 지구의 플레이어가 아닌.

‘드워프들을 말하는 거로군.’

타 종족 드워프의 성좌임은 알고 있었으나.

‘근데 내 과거의 동족이라니…… 알베리히는 성좌가 아니었나?’

‘내 과거의 동족’이란 말이 무슨 뜻인지 선뜻 이해가 가질 않았다.

하지만 이는 잠시일 뿐.

‘그렇군, 본래 드워프였다가 성좌가 된 건가?’

금세 저 말의 뜻을 알아차렸고.

이를 증명하듯.

[성좌 알베리히가 ‘더군다나 당신은 성흔까지 지니고 있으니…….’ 천천히 수염을 쓰다듬습니다.]

성좌 알베리히가 성흔을 언급했고.

[성좌 알베리히가 ‘미래의 당신과 내 과거의 동족들을 위해 감사를 표하겠다.’ 손을 내밉니다.]

그 말과 함께.

스르륵.

시문의 손 위에 놓였던 반투명한 유리 투구가 모습을 감춘다.

이내.

[연성에 소모된 업적 포인트 300점을 돌려받습니다.]

업적 포인트 300점이 그대로 되돌아옴과 동시에.

[성좌 알베리히가 이번 아레나에 자신의 투구인 ‘타른헬름’을 후원합니다.]

[‘타른헬름’의 능력치는 플레이어 김시문의 현 상태에 맞춰 조율됩니다.]

상상치도 못한 메시지와 함께.

토옥.

물방울이 떨어지듯.

맑고 청아한 소리를 자아내는 반투명한 투구가 시문의 손 위로 생겨났다.

앞서 시문이 연성했던 타른헬름과 달리.

순수하고 깨끗한 물로 이루어진 듯한 모양새.

손가락으로 살짝 건드리자.

말캉!

젤리를 녹여 만든 듯.

탱글탱글하면서도 말캉거리는 촉감.

하나 시문은 그 신기한 촉감에 감탄을 흘릴 여유는 없었다.

탱글거리는 타른헬름의 위로.

[타른헬름]

등급 – 신화 (64%)

성좌 알베리히의 투구.

착용자에게 격 높은 통찰력과 변신 능력을 선사해 준다.

정보창이 떠오른 것이다.

이를 확인하곤.

“세상에…….”

입을 슬쩍 벌리는 시문.

그도 그럴 것이.

‘진짜 신화급을 줬잖아?’

모조품이 아닌, 진짜 신화 등급의 무구를 내려 준 것이다.

물론 일전에 인섹티아의 아레나에서 헤르메스에게 ‘페타소스’라는 신화급 모자를 받기도 했으나.

그땐 파편의 지원으로 인한 후원이었지.

이렇게 직접적인 신화급 무구를 후원받는 것은 처음이었다.

‘비록 완성도가 64%긴 하지만…… 이건 인과상 어쩔 수 없는 거겠지.’

알베리히가 자신의 배후성도 아니지 않는가?

아마 허용하는 인과 내에서 최대로 힘을 쓴 것일 터.

비록 알베리히로선 동족의 은혜를 위한 감사 인사라지만.

시문으로선 진심으로 뜻밖의 후원이었기에.

“고마워요. 알베리히. 잘 쓸게요.”

시문은 기쁜 미소로 알베리히에게 감사를 건넸고.

[성좌 알베리히가 ‘하핫! 이거 어찌 신왕들께서 관심을 주시는지 알겠군.’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성좌 오딘이 ‘알면 눈독 그만 들이고 얼른 빠져.’ 경계 어린 눈으로 알베리히를 쏘아봅니다.]

성좌 오딘의 난입을 끝으로.

알베리히는 더 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에.

‘거참, 다들 오딘보고 애라고 하더니. 정말 어린 애 아냐?’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은 시문은 타른헬름을 머리에 썼다.

말캉.

부드러운 촉감이 머리와 얼굴을 감싸온다.

신기하게도.

분명 특유의 촉감과 함께 무언가를 썼다는 느낌이 드는데.

‘아무것도 쓴 거 같지 않아.’

그 반대인 역설적인 착용감을 자랑했다.

꼭 최신식 콘택트렌즈를 눈에 착용한 기분이랄까?

신기한 듯 손으로 타른헬름을 몇 번 더 눌러 본 시문은 곧.

꾸득.

꺼내 두었던 브리트라의 초대장을 던졌다.

그러자.

[‘브리트라의 초대장’이 소모됩니다.]

[지역 ‘향락의 요람’은 방송 송출이 불가능한 지역입니다.]

[방송 관련 기능을 사용 시, 강제적으로 방송이 종료됩니다.]

[입장하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예상치 못한 메시지가 떠오른다.

‘방송을 못 한다고?’

그에 고개를 갸웃거림도 잠시.

‘뭐, 상관없지. 어차피 잠입이라, 이번엔 아레니아를 켜지 않을 생각이었으니까.’

애당초 타른헬름을 이용한 잠입인 만큼.

방송을 켤 생각이 없었던 시문이었기에.

“아레나에 입장한다.”

망설임 없이 ‘예’를 택했다.

* * *

스으으으.

진한 분홍빛 연무.

그것이 안개처럼 뿌옇게 사방을 가린다.

하나 신기하게도.

이 분홍빛 연무의 중심지로 향하는 길은 눈에 훤히 보일 정도로 밝았다.

아니.

밝다 못해 요사스러울 지경.

온갖 비단과 조각으로 이루어진 그 사치스러운 길 위로.

저벅.

일련의 무리가 걸어 나간다.

이윽고 길의 끝에 도달하자, 무리의 머리 위로 거대한 그림자와 함께.

쿵.

큼직한 진동이 울렸다.

그 진동만큼이나 거대한 발의 주인공.

[방문객인가?]

어림잡아 현대의 고층 건물 정도 되어 보이는 크기의 거인이 앞의 무리를 내려다본다.

신기하게도.

그의 머리 부분에선 미미한 붉은 빛이 흐르고 있었다.

이내.

“그렇다.”

무리의 선두에 있던 이가 답하자.

[초대장은?]

짤막하게 되묻는 거인.

“갤럭시 아레나를 통해 들어왔다.”

선두에 있던 이가 다시 답을 하자.

쿠그그그.

작은 진동이 일대를 울린다.

고층 빌딩만 한 거인이 그 거대한 몸을 숙인 것이다.

[갤럭시 아레나라고?]

그 몸의 거대한 크기는 고사하고.

얼굴 한가운데 박힌 큼직한 눈알을 끔뻑이는 거인.

[그럼. 기다려야 한다.]

“얼마나 기다려야 하지?”

[모른다. 관리자 라비. 확인하면 알리러 온다.]

미미한 붉은 안광을 흘리는 거인의 말에.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마냥 기다리라고? 이봐, 지금 장난해?!”

뒤편에 있던 로브인 하나가 성을 토한다.

“브리트라의 초대장 구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냐!”

그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일까?

[너. 나한테 소리쳤다.]

거인의 큼직한 외눈이 짜증으로 일그러진다.

어눌한 말투와 달리.

지능이 제법 높은 것일까?

[너희. 모두 제대로 검문한다.]

검문을 논하는 외눈박이 거인.

이내.

[신안 개안.]

키이이잉!

부릅뜬 외눈에서 날카로운 이명이 흘러나오더니.

지이잉.

안광으로 빛나던 붉은 광선이 삽시간 일행들을 덮쳤다.

가장 먼저 붉은 광선에 닿았던 성을 토하던 로브인은.

사라락.

삽시간 입고 있던 로브가 분해되었다.

하나, 그 무시무시한 기세에 비해, 살상 능력은 없는 것일까?

“으으으!”

로브가 분해된 이는 작은 신음을 토할 뿐.

몸을 약간 웅크린 채.

꿋꿋하게 붉은 광선을 버텨내었다.

그러더니.

콰직!

갑작스런 파육음과 함께.

펄럭.

그의 등 뒤에 검은 화염으로 불타는 날개가 솟아난다.

이를 본 거인의 눈매가 한층 날카로워졌다.

[타락 천사? 너희는 이제. 초대장 발급이 불가인데?]

이내.

[수상하다. 뒤에 너희들도. 정체를 밝혀라.]

지이이잉!

거인의 붉은 광선이 더욱 크고 거세진다.

앞선 타락 천사와 같이.

안광에 닿은 로브인들은 모두 로브를 잃고.

콰드득!

펄럭.

흑염의 날개를 펼쳤다.

딱 한 명.

가장 선두에 서 있던 이를 제외하고 말이다.

[너어!]

감히 신안이라 일컬었던 자신의 안광에 멀쩡해서일까?

[아주 수상하다!!]

한층 더 격앙된 어조로.

지이이잉!!

더욱 강력해진 안광을 비추는 외눈박이 거인.

하나 그런 그의 노력에도.

“…….”

붉은 광선을 맞이하는 이는 일말의 미동도 하지 않음은 물론.

그 로브조차 꿈쩍도 하지 않았고.

[이익!]

쿠그그.

독이 바짝 오른 외눈박이 거인이 직접 거대한 손을 뻗으려는 순간.

“……이거 로브까지 적용되는 건가? 쓰기가 좀 까다롭네.”

영문 모를 답을 흘리며,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살짝 찌르자.

파스슥.

앞선 타락 천사들처럼.

그의 로브가 가루가 되어 사라진다.

이어.

펄럭!

드러나는 흑염의 날개까지.

하나 앞선 타락 천사들과는 명백한 차이가 있었다.

화르륵!

그들보다 두 배는 더 크고.

두 배는 더 아름답다는 것.

[너! 타락 천사. 두목인가?]

이를 본 외눈박이 거인이 의문을 보이던 그때.

“그쯤 해둬요. 문지기님.”

요사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에.

[신안 봉인.]

붉은 광선을 거둔 거인은 따가운지.

[라비. 이놈들. 타락 천사다.]

큼직한 눈을 비비며,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알아요. 과거 우리의 귀하신 고객님들이셨던 거.”

[그리고 문제 일으켰다. 출입 금지 당했다.]

“후후. 정확히는 초대장 발급이 금지된 거지. 출입 금지는 아니랍니다?”

아름답고 화려한 여성이 부드러운 걸음걸이로.

아니.

뱀의 하반신으로 땅을 기며 다가왔다.

상급 용족 라미아였다.

단지 일반적인 라미아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근 6미터는 넘어갈 정도의 크기와 척 봐도 범상치 않은 아티팩트로 몸을 도배하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숨길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닌 그녀는.

“오랜만이에요? 타락 천사분들.”

목소리만큼이나 요사스러운 미소를 지었고.

“흥! 라비! 향락의 요람도 슬슬 맛이 갈 때가 됐나 보지?”

조금 전까지 성을 토하던 타락 천사가 한 걸음 나서며,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퀴클롭스를 문지기로 세워두다니! 하! 요람 내부에는 기간테스라도 돌아다닐 기세구나?”

자존심 높은 용족으로선 기분 나쁠 말이기도 하건만.

“후후. 오해예요. 이 퀴클롭스와는 그저 고용 관계일 뿐이에요. 아시다시피…….”

라비라 불린 라미아는 오히려 웃으며.

“검은 제련소라든가, 종족 디버프라든가. 요즘 저희 사정이 이래저래 많이 안 좋잖아요?”

최근 말이 많은 용족의 치욕을 당당히 밝혔다.

“덕분에 브리트라 님께서 이곳의 경계 강화를 명하셨고. 퀴클롭스의 신안은 일반적인 성좌에게도 유효하니. 이렇게 고용하게 된 거랍니다?”

그 당당함에 되려 할 말이 없어진 타락 천사가 잠시 말을 잃자.

“그나저나. 꽤 귀하신 분이 오셨네요?”

고객의 무안함을 무마시켜주려는 것일까?

“저분은 누구실까요? 색욕의 마제께서 소멸한 이후로…… 저만한 타락 천사분은 본 적이 없는데.”

라비라 불린 라미아는 자연스레 다른 이들보다 두 배나 큰 날개의 타락 천사를 바라봤고.

그 말에 어린 가시를 포착했는지.

“네깟 년이 감히…… 저분께 관심을 표하는 것이냐?”

눈을 부라리며 으르렁거리는 타락 천사.

“오호호! 저 같은 천것이 어찌 감히 그러겠어요?”

그것을 가벼운 교소로 받아넘긴 라비는.

“단지 성좌도 아니신데, 퀴클롭스의 신안까지 버텨 내시니. 작은 궁금함이 일었을 뿐이지요.”

곁에서 내려다보는 퀴클롭스를 힐끔하며 답했다.

“흥! 신경 꺼라. 네깟 것이 입에 올리실 분이 아니시니까.”

“그렇네요. 호호! 이거 실례했어요. 요즘 워낙 용계가 흉흉해서 말이죠. 어쨌건.”

이어지는 타락 천사의 말에 다소 과장된 몸짓으로 고개를 슬쩍 숙인 그녀는.

“실례였지만 신안으로 확인 절차까지 끝났으니…….”

스륵.

허공으로 크고 하얀 손을 내저었다.

그러자.

쿠그그그그그!

거대한 진동과 함께 열리는 문.

어찌나 거대한 문이었는지.

아주 작은 틈새만 열렸음에도.

지금보다 배는 진한 분홍빛 연무와.

“아아!”

“조, 좋아!”

-으흐! 으흐흐흐!

[꺄아아악!]

온갖 종류의 목소리로 이루어진 신음이 쏟아져나왔고.

그것들을 등진 라비는 음란함이 깃든 손짓으로.

“향락의 요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예를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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