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5화
265화. 정규 아레나 (2)
새까만 세상.
그것이 조금씩 걷어지고.
황토색과 금색의 사막이 펼쳐진다.
휘이이.
황토색과 금색이 뒤섞인 모래.
그것을 실은 황량한 바람이 강하게 불어왔으나 그뿐.
시문의 시선은 단 한 곳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여긴……. 뭐야?’
거대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너무나도 광활한 건축물.
흡사 지구의 거대 도시 하나를 통째로 가져다 놓은 듯한 건축물은 기이하게도.
우우우우웅.
거미줄처럼 곳곳으로 뻗어나간 온갖 색의 광선으로 가득했다.
이내.
‘읏!’
시문의 시야가 삽시간 늘어진다.
정확히는 시문 그 자체가 빠른 속도로 나아가고 있다고 해야겠지.
건축물 곳곳으로 뻗어나간 광선이라도 된 것처럼.
쐐애애액!
삽시간에 복잡한 길을 주파하던 시문은 건축물의 정중앙.
빛으로 이루어진 용광로 같은.
온갖 광선들이 집약된 곳으로 스며들었고.
‘세상에……. 무슨 기운이 이렇게…….’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기운에 놀랄 틈도 없이.
지이잉!
로켓이라도 탄 것처럼.
하늘로 치솟아, 구름마저 꿰뚫고 올라가는 시야.
이내.
하관이 뾰족한 한 부유 건축물 속으로 빨려들었고.
어지러웠던 시야는 그제야 움직임을 멈추었다.
이내.
“음. 어느 정도는 성공적이군요.”
귀를 어지럽히던 이명 대신 한 남자.
아니, 여자라고 해야 할까?
성별을 가늠할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곳을 바라보자.
“아직도 좀 불안정하지만, 이 정도면 각성제는 물론, 이곳의 동력원으로도 충분히 사용할 법합니다만.”
은인지 금인지 모를 가면을 쓴 인물이 이곳을 보며 말을 내뱉고 있었다.
그 뒤로.
“아니. 그럴 순 없다.”
익숙한 외형의 존재가 다가온다.
넓적한 머리통에 드래고니안과 같은 몸.
최상급 용족인 코브란이었다.
다만 앞전에 화과산에서 만난 이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토록 불안 요소가 많은 것을. 이 신성한 곳의 동력원으로 쓸 수는 없는 노릇이야.”
쿵.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작은 진동이 울릴 정도로.
코브란의 크기가 무척이나 크다는 것.
가면의 존재도 골렘 최창욱과 같이 근 2미터에 달하는 키이건만.
“이곳 영원의 원자로는 용계 전체의 에너지를 담당하는 곳이니까.”
거구의 코브란은 근 7미터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목소리마저도 어느 몬스터의 그것처럼 심상치 않건만.
“의외군요.”
조금의 두려움도 들지 않는 것인지.
“전 차원을 통틀어, 수위에 꼽히는 힘의 근원 중 하나인 영원의 원자로가……. 고작 악기 하나에 꼬리를 말다니.”
어깨를 으쓱하며, 역으로 조롱이 담긴 말을 흘릴 뿐이었고.
“입 조심해라.”
코브란은 7미터의 거구에 맞는 강렬한 기세와 함께.
쾅!
가면의 존재 옆으로 거대한 주먹을 내리찍었다.
한 가지 놀라운 것은.
이곳의 바닥은 아래에서 치솟는 에너지가 훤히 보이는 유리인데도.
작은 금조차 가지 않았다는 것.
하나 시문의 관심은 이 건축물의 내구성을 향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저 사람…….’
코브란의 위협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가면의 존재.
그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나 기운이 꼭.
‘루시퍼 같잖아?’
아르스 테우르기아에서 만난 악기의 주인.
루시퍼와 똑같았으니까.
이내.
‘그렇군.’
시문은 알 수 있었다.
저 가면의 존재는.
‘저자가 솔로몬인가?’
루시퍼가 그토록 열을 올리던 개자식, 솔로몬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를 증명하듯.
“솔로몬. 아포피스께서 널 총애한다 하여, 이러한 모독이 용납되는 것은 아니다.”
거구의 코브란 입에서 솔로몬이란 이름이 흘러나온다.
“모독할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좀…… 실망했을 뿐.”
“네놈! 끝까지!”
기어이 성을 토하는 코브란.
하나 스스로 언급한 아포피스의 총애 때문일까?
거구의 코브란은 그 이상의 행동은 보이지 않았고.
“후후. 농담입니다. 자자 진정하시고, 해야 할 일을 마무리해야죠?”
가면 아래로 드러난 입꼬리를 부드럽게 끌어올린 솔로몬은 곧 전방으로.
정확히는 시문을 향해 손을 뻗었다.
우웅.
작은 이명과 함께.
‘윽!’
묘한 압박감이 시문을 끌어당긴다.
어느새 솔로몬의 손아귀로 빨려드는 시문.
“말씀하신 대로 동력원으론 아직 부족하다지만……. 목표인 각성제로는 성공적입니다.”
솔로몬은 다른 한 손으로 시문의 시야.
그러니까 원자로에서 빼낸 악기를 덮었고.
“이걸로 프로토타입은 완성했으니, 차차 개선과 보급화를 진행해 보죠. 아! 동력원을 위한 개선책도 함께 말이죠.”
그 말을 끝으로.
눈앞에 펼쳐지던 광경은 어둠으로 끝맺었다.
아레나 대기실과 같은 무주의 공간.
그곳을 둥둥 부유하던 시문은 찬찬히 고개를 끄덕였다.
‘시스템이 언급한 잔류한 기억이라는 게 이거였나?’
메시지로 언급되었던 악기에 잔류한 기억.
그것이 바로 방금 본 그 광경일 터.
‘악기 1 스탯밖에 주지 않아서 꽤 실망했었는데……. 이거 의도치 않게 정보를 얻었네.’
영원의 원자로와 솔로몬.
두 가지 모두 현시점에서 무척이나 귀한 정보였다.
특히나.
‘영원의 원자로라……. 보아하니 3용제가 관리하는 용족의 주요 시설 같은데.’
아마 확실할 것이다.
끝을 모르던 사막.
그런 지형에 저토록 거대한 건축물과 수많은 에너지들이 집약되어 있던 것을 보면 말이다.
고로.
‘조만간 향락의 요람을 정리하고 나면, 저곳을 노려야겠어.’
향락의 요람 다음가는 시설에 대한 정보를 얻은 상황.
그때.
“솔로몬. 저 빌어먹을 새끼…….”
갑작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돌리자.
“감히 내 악기로……. 무슨 개짓거리를 하고 다니는 거야!!”
어느새 나타난 청안과 홍안의 오드아이를 지닌 흑발의 미소년.
루시퍼가 노성을 토하고 있었다.
이내.
“야 김시문! 아니. 시문 형! 형도 봤지?”
시문을 향해 고개를 홱 돌리는 루시퍼.
녀석은 후다닥 다가오더니.
“저 개 같은 놈이 무슨 짓을 하는지!”
이글거리는 눈을 들이댔고.
“진정한 악기의 계승자로서, 저 망할 놈을 처단해야 하지 않겠어? 응?”
여전히 성이 난.
그러나 어딘가 묘한 내용으로 말을 이어 나갔다.
“…….”
시문은 그런 루시퍼를 가만 보더니.
“처단?”
고저 없이 읊조렸고.
“그래! 악기가 어떤 기운인데! 고작 용족의 에너지원으로…….”
크게 고개를 끄덕인 루시퍼가 조잘조잘 말을 이어 나가려던 순간.
천마신공(天魔神功).
격(擊) 패황쇄(覇皇碎).
응축된 마기를 두르고.
“처단은 너부터 해야지.”
곧장 주먹을 내지르는 시문.
설마 주먹이 날아들 거라곤 상상도 못 했는지.
빠각!
조잘거리던 루시퍼는 그대로 머리에 꿀밤이 틀어박혔다.
하나 과연 성좌라는 것일까?
패황쇄를 머금은 꿀밤에도 맞은 부위를 감싸 쥘 뿐.
“……아프잖아.”
전혀 아프지 않은 얼굴로 아픔을 호소하는 루시퍼.
그러나 그 밋밋한 반응과 관계없이.
“아프라고 때린 거다. 이 앙큼한 놈아. 넌 스탯 1이 극소량이냐?”
시문은 속이 후련한 얼굴로 말할 따름이었다.
“헤헤! 딱히 틀린 말은 아니잖아?”
본인도 알긴 한 것인지.
은근한 미소를 머금으며 답하는 루시퍼.
그에 꿀밤을 한 방 더 먹일까? 고민하던 시문의 귓가로.
“그나저나. 형도 봐서 알겠지만, 솔로몬이 용족과도 관련이 깊잖아?”
나름 진지해진 루시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실제로 아까와 같은 장난기는 싹 빠진 채.
“그러니 여러모로 이해관계가 맞물리는 거 같은데……. 진짜 나 도와줄 생각 없어?”
한껏 어두워진 얼굴로 말하는 루시퍼.
그에 잠시 고민하던 시문은.
“안 돼.”
고개를 저었다.
“아 왜애!”
대번에 튀어나오는 루시퍼의 외침.
“손오공. 그 망할 원숭이의 부탁은 두말도 않고 들어줬잖아!”
그는 이전 차원 오행산에서 받은 손오공의 퀘스트를 거론했고.
“그건 퀘스트고, 네가 하는 건 그냥 부탁이니까.”
시문은 무덤덤하게 답을 내뱉었다.
“난 플레이어야. 퀘스트 없인 안 움직여.”
정확히는.
‘이제 정규 아레나가 시작되면 바쁜 일투성이일 텐데. 신경 쓸 일을 늘릴 순 없지.’
다른 일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고 해야겠지.
거기다.
“손오공의 퀘스트도 고민 많이 했어. 보상 중 일부를 선지급 안 했으면 받지도 않았을 거고.”
지난 벨리알의 퀘스트처럼.
손오공 역시 보상 중 일부를 선지급하지 않았던가?
시문은 인벤토리에 고이 모셔 놓은 선지급 받은 손오공의 보상을 떠올리곤.
“그러니 네 부탁까진 못 들어줘. 그럴 여유도 없고.”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에.
“…….”
팔짱을 낀 채.
한껏 심각해진 얼굴로 고뇌에 빠져드는 루시퍼.
잠시 후.
“좋아!”
녀석은 진중한 얼굴로 고개를 크게 끄덕이더니.
“그럼 나도 퀘스트로 의뢰할게.”
“내 말 못 들었냐? 애당초 그럴 여유가…….”
“아니. 들어봐. 형은 어차피 영원의 원자로는 가게 될 거잖아. 그렇지?”
녀석답지 않은 진지한 태도였기에.
“……가게 되겠지.”
시문은 잠자코 녀석의 말을 들어주었다.
“그럼 간 김에, 솔로몬과 관련된 작은 단서나 행적만이라도 알려 줘. 그 이상은 바라지도 않을게.”
그런 루시퍼를 말없이 바라보는 시문.
실제로.
‘저 정도 조건이라면……. 어차피 들를 테니 나쁘진 않은데.’
조건이 조건인 만큼 어차피 들를 거.
퀘스트로 준다면 겸사겸사 해결하기엔 나쁘지 않았다.
더불어.
“거기다, 나도 보상을 선지급할게.”
보상의 선지급까지 내미는 루시퍼.
그에.
“뭘 줄 수 있는데?”
시문은 나지막이 물었고.
진중했던 루시퍼의 얼굴은 어느새.
“벨리알에게 받은 퀘스트가 음욕의 죄종을 수거해 오는 거였지?”
“어.”
“그럼 난…….”
평소와 같은 영악한 미소를 머금었다.
* * *
한국 각성자 협회.
국가의 행정 조직처럼.
대한민국의 모든 플레이어들에 대한 행정이 이루어지는 이곳은 지금.
“예! 각 랭크별 최상위의 플레이어들 모두 리스트업 했습니다!”
“플래티넘부터 랭커까지. 각 플레이어에게 개별적인 연락을 넣는 중입니다!”
“국내의 모든 길드에게 빠짐없이 협조 공문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느 때와 달리 바쁜 하루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보고를 받는 서늘한 인상의 중년인.
“알겠다. 나머진 직접 확인할 테니. 이만 가 보도록.”
“예! 협회장님!”
협회장 김무열은 축객령을 내렸고.
사락.
범인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로 서류들을 넘겨 댔다.
빠른 업무 처리 속도에 놀랄 법도 하건만.
그 옆에 서 있는 2미터의 남자.
골렘 최창욱은 석상처럼 김무열의 옆을 지킬 뿐이었다.
이내.
“후.”
짧은 한숨을 내쉬며, 마지막 서류를 툭 던지는 김무열.
“최창욱. 녀석이 요구한 건 이게 끝인가.”
의자에 기대어 눈에 손을 얹은 그의 물음에.
“시문 님께서 전달 주신 사항이라면 그렇습니다. 나머지는 협회에 오셔서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하셨습니다.”
“근데 왜 아직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거지?”
“하던 작업이 있어, 마저 끝내고 온다고 하셨잖습니까?”
“언제?”
“예?”
대답 대신 의문으로 답하는 최창욱.
그도 그럴 것이.
“시문 님의 전달 사항을 드리면서, 협회장님께 직접 보고드렸습니다만……. 혹 기억이 안 나십니까?”
작금의 일 처리를 하기 전부터 진즉 보고를 하지 않았던가?
하나.
“아. 그랬었지.”
정말로 몰랐던 것인지.
작은 탄식과 함께 고개를 까딱이는 김무열.
“최근 들어 많이 피곤해 보이시는데……. 시문 님과의 일정을 조금 미룰까요?”
최창욱은 다소 우려 어린 눈으로 물었고.
“아니. 되었다.”
김무열은 대번에 고개를 젓고는.
“이미 왔으니까.”
입구를 바라봤고.
때마침 협회장실의 문이 열리며.
“죄송해요. 좀 늦었죠? 갑자기 일이 생겨서.”
협회를 이 난리로 만든 장본인.
시문이 들어섰다.
그러곤 익숙하게.
“이게 제가 말씀드렸던 명단인가요?”
김무열의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뒤적이는 시문.
최창욱은 아무 말 없이 시문을 바라보는.
아니.
뚫어져라 응시하는 김무열을 힐끔 하곤 답했다.
“예. 말씀하신 대로 최상위권 플레이어들부터 랭커대까지. 최근 아레나 기록을 모두 뽑아 왔습니다.”
“전부 다요?”
“아레니아 방송일을 기준으로 작성한 터라, 100%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만. 개별적 연락을 통해, 기록이 맞다는 확답은 받아 뒀습니다.”
“음. 그럼 뭐, 맞겠죠.”
처음부터 아예 아레니아 방송을 안 했다면 모를까.
방송을 했다 말았다 하진 않으니까 말이다.
시문은 해당 서류를 팔랑거렸다.
“나머지는 차차 이야기하기로 하고, 우선은 이것부터 논의하죠.”
“역시. 정규 아레나에 대한 정보가 있으신 거군요.”
“네. 뭐 여러 아레나를 진행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시문의 말끝이 점차 흐려진다.
이유는 간단했다.
“숙부. 저한테 뭐 할 말 있습니까?”
협회장실로 들어선 순간부터.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는 김무열 때문이었다.
딴생각이라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잠시 놀란 듯.
입술을 달싹이던 김무열은.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어딘가 어색한 어조로 말했고.
“그럼 지금까지 계속 그렇게 노려보는데. 당연히 할 말이 있나 하고 생각하게 되죠.”
시문은 헛웃음을 머금으며 답했다.
이내.
“혹시 피곤하세요? 서류를 보니까 일이 많아 보이긴 한데.”
수북이 쌓인 서류 더미를 향하는 시문의 시선.
“피곤하시면 숙부는 좀 쉬세요. 어차피 최 비서님이랑 둘이 얘기해도…….”
그런 시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니. 그럴 필요 없다.”
곧바로 답하는 김무열.
그는 정신이라도 차리려는 듯.
품에서 담배를 하나 빼어 물었고.
곁에 있던 최창욱이 자연스레 불을 붙이려던 순간.
“거참. 나가서 좀 피우시지.”
혀를 차는 시문의 말에.
뚝.
움직임을 멈추는 김무열.
그러곤 잠시 동안 담배를 바라보던 그는.
“……담배를 싫어하나?”
“당연하죠. 제가 언제 담배 피우는 거 본 적 있습니까?”
이어지는 시문의 말이 미세하게 몸을 움찔거렸으나.
관련 서류를 보던 터라, 시문은 그 모습을 캐치하지 못했다.
이어.
“왜 담배를 안 피우는 거지?”
이유 모를 눈으로 묻는 김무열.
“그거 신기한 질문이네요. 저도 묻죠. 왜 피워야 하는데요?”
“그거야…….”
“애당초 저희 집안사람 중, 담배 피우는 사람은 숙부뿐입니다.”
그 말에.
“나뿐이라…….”
갑자기 말끝을 흐리며, 쥐고 있던 담배를 톡톡 두드리는 김무열.
이내.
“하긴, 결국 직접 확인해 보지 않으면 모를 일이지. 그래. 애당초 말이 안 되는…….”
저 혼자 정체 모를 말을 읊조리던 그는.
“이 자료들을 요구한 이유는 뭐냐?”
완전히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당최 이해할 수 없는 김무열의 행동에.
‘대체 왜 저래요?’
해괴한 눈으로 최창욱을 힐끔 하는 시문.
당연하게도.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최창욱 역시 영문 모를 얼굴로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이내 헛웃음을 머금은 시문이.
“정규 아레나로 편입된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벤트성 아레나 때문이에요.”
“이벤트성 아레나?”
“예. 일종의 대회 같은 건데. 대륙별로…….”
차분히 말을 이으려는 순간.
띠리릭.
최창욱의 품에서 벨 소리가 들려왔다.
“죄송합니다.”
양해를 구하고 폰을 끄려던 그는 수신자를 확인하곤.
다급히 전화를 받았고.
“그, 그게 사실이냐?”
말을 더듬으며 놀란 기색을 내보였다.
골렘 최창욱이 이러한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기에.
“최창욱. 무슨 일이냐?”
시문과 김무열은 의아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고.
“그, 그게. 방금 국제부에서 연락이 왔는데…….”
이어지는 최창욱의 말에.
“최근 활약상을 펼치던 아시아 각국의 랭커와 유망주 몇이, 변사체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얼굴을 굳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