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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246화 (246/349)

제246화

246화. 메인 아레나 (3)

휘황찬란한 백금의 빛.

고요하다 못해 음울한 흑청의 어둠.

서로 상반된 두 개의 기운이 골짜기로 퍼져나간다.

그리고 그 두 개의 기운 아래 있는 이들 역시.

“크아앙!”

“으, 으아악!!”

서로 상반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우선 백금의 빛.

오벨리스크의 버프로 능력치가 증가한 네메아의 사자의 경우 은은한 빛을 내뿜으며.

“캬아악!”

콰직.

처음보다 절반이나 더 빠르고 강력해진 힘으로 제 덩치만 한 거인족들을 유린하고 있었고.

음울한 흑청의 어둠을 맞이한 거인족.

여섯 명의 요툰들은.

“마, 막아!”

“토아스 님! 여기…… 컥!”

제대로 된 저항조차 하지 못한 채, 실시간으로 쓰러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슈아악.

“이런 미친!”

머리통으로 날아드는 거대한 발톱.

그것을 피해낸 기간테스 토아스는 경악을 토했다.

단순히 반응하기도 빠듯할 속도의 공격 때문이 아니었다.

‘내 능력치가 26%나 감소하다니!’

음울한 흑청의 어둠.

그것에 노출되어 1/4이나 되는 능력치를 잃어버린 작금의 상황 때문이었다.

‘거기다 저 백금의 빛을 받은 네메아의 사자는 아까보다 훨씬 강해진 거 같은데…….’

그렇다면 저 백금의 빛을 받으면 상황이 달라질까?

“아악!”

또 하나의 요툰이 산 채로 찢겨나간다.

그 틈을 타.

토아스는 얼른 백금의 빛으로 이루어진 파장에 몸을 던졌으나.

스륵.

그저 평범한 빛처럼 토아스의 거대한 육신에 가려질 뿐.

어떠한 버프나 변화도 생겨나지 않았다.

그에.

“망할!”

짧게 짜증을 토하는 토아스.

‘이대로 가면 죽는 건 이쪽이다!’

그는 서둘러 백금의 빛과 흑청의 어둠이 흘러나오는 곳을 노려봤다.

‘부하들을 다 잃더라도, 일단 저것부터 처리해야 해!’

그렇게 판단을 내린 토아스는.

“토, 토아스 님!”

“어딜 가시는…… 끄아악!”

애처롭게 자신을 부르는 요툰들을 등지고.

저 멀리 요상한 방첨탑 앞에 서 있는 시문을 향해 달려 나갔다.

14미터에 달하는 거체 때문일까?

뱀의 하반신처럼 기다란 하체를 가졌음에도.

쿠르르르.

시문을 향해 기어가는 토아스의 하체에선 묵직한 진동이 울려왔다.

그 거체에 걸맞게.

“김시무우운!!”

살기를 줄줄 흘리며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토아스는 집채만 한 주먹을 치켜들었다.

“이 간악한 인간놈 같으니! 뼈 한 조각 남기지 않고 박살 내 주마!”

오러, 혹은 개인의 기운이라도 쏟아부은 것일까?

우우웅.

치켜든 토아스의 주먹에선 거센 이명이 흘러나왔고.

그것을 곧장 내려치려던 순간.

씨익.

시문의 입꼬리가 주욱 올라간다.

생각 따윈 할 필요도 없었다.

“이런!”

토아스는 곧바로 내리치던 주먹을 꺾어, 뒤편으로 내질렀고.

쿠웅.

바위를 친 것만 같은 묵직한 타격감과 함께.

“커헝!”

고통에 찬 야수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쿠구궁.

강렬한 진동과 함께, 골짜기의 바닥을 나뒹구는 네메아의 사자.

아주 조금만 늦었더라도.

비명 사이로 보이는 저 기다란 송곳니가 자신의 목덜미를 파고들었을 터.

만약 그렇게 되었다면.

‘주, 죽을 뻔했다…….’

일명 필사 판정이라 불리는 죽음.

면사권으로도 막을 수 없는 죽음을 겪게 되리라.

일찍이 첫 기습으로 죽어 버린 자신의 동료 히폴리토스처럼 말이다.

정말 죽을 뻔했다는 사실 때문일까?

“이 망할 인간놈이!”

토아스는 곧바로 격분을 토하며 뒤편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그런 그의 귓가로.

따악.

맑은소리가 들려온다.

그것이 저 간악한 인간이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임을.

동시에 무언가 수작을 부리는 전조라는 것을 앞서 뼈저리게 경험한 토아스는.

“어림없다!”

치이이.

요툰들처럼 허연 증기를 내뿜으며, 보다 빨라진 속도로 주먹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쿠르릉.

갑작스러운 천둥소리와 함께.

푸른 번갯불이 아른거리는 웬 망치를 확인한 순간.

“아, 아니 그것은?!”

토아스의 눈이 부릅떠졌으나 거기까지.

이미 이능으로 가속까지 시켜 휘두른 주먹을 회수하기엔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고.

수 미터에 달하는 집채만 한 주먹과 한 사람의 손에 들린 푸른 뇌전의 망치가 맞붙는 순간.

콰자자작!!

집채만 한 기간테스의 주먹과 팔목과 팔, 어깨까지.

오른팔 하나가 통째로 작살 난 토아스의 거체가 허공을 날았다.

* * *

쿠우웅!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강렬한 진동이 네메아의 골짜기 전체로 울려 퍼진다.

무리도 아니었다.

14미터에 달하는 거체가 팔 한쪽을 잃어버린 채.

바닥에 처박혔으니 말이다.

후두둑.

토아스의 팔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부산물들이 소낙비처럼 쏟아진다.

하지만 거인족을 아는 이들이라면.

특히나 거인족 중에서도 상위종인 기간테스를 아는 이들이라면.

이 정도 부상은 코웃음이나 칠 터였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기, 기간테스를 한 방에!

=멍청한. 한 방을 먹인 건 사실이나, 아직 죽은 것은 아니다.

=동의한다. 위에 놈은 거인족을 처음 봤나 보지?

=그러게. 요툰만 되어도 저깟 팔 하나쯤은 금방 재생할 텐데. 하물며 기간테스 아닌가?

=놔둬라. 하등한 종족들이 다 그렇지 뭐.

타 차원의 채팅창.

시문의 방송을 보던 타 종족의 대부분은 기간테스의 팔 하나가 통째로 날아갔음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잠깐. 저 망치,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설마…… 아니겠지? 아닐 거다.

=어째 인간이 그걸 다루겠나? 장갑도 없는데 말이다.

소수의 몇몇은 이유 모를 반응을 보여왔고.

곧 다른 이들 역시, 그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파지직!

어깨만 남은 기간테스의 부상 부위로 시퍼런 번갯불이 피어오른다.

그에 맞춰.

“끄, 끄아아악!”

기간테스 토아스의 고통 어린 비명이 이어졌다.

반신의 육체를 지녔다 평가받는 기간테스의 재생력이라면.

지금쯤 마땅히 팔의 재생이 끝나가고 있어야 했거늘.

파츠측.

토아스의 어깨는 푸른 뇌기에 가려져, 재생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었다.

이내.

“이, 이건 말도 안 된다…….”

쿵.

뇌기가 튀는 어깨를 부여잡으며, 힘겹게 몸을 일으키는 토아스.

그의 두 눈은 고통보다.

“네놈이 어찌 그것을 지니고 있단 말이냐!”

방금의 일격.

정확히는 그것을 이루어 낸 망치를 향한 경악으로 가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저것은.

‘저 저주받을 무기가 대체 왜 인간의 손에!’

거인족에게 가장 최악으로 손꼽히는 몇 안 되는 무기 중 하나였으니까.

그것도 성좌의 무기로 말이다.

그렇기에.

“대답해라! 인간!!”

토아스는 경악과 불신으로 점철된 얼굴로 소리쳤고.

고막이 울릴 정도로 쩌렁쩌렁한 고함을 마주한 시문은.

“대답해도 못 들을걸?”

대답 대신 정체 모를 소리를 내뱉으며, 손가락을 내밀 따름이었다.

그에.

“지금 나와 장난…….”

토아스의 분노가 폭발하려는 순간.

‘잠깐. 뒤?’

저 간악한 인간이 내뱉은 말과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

그리고 오른팔이 소멸되기 전까지의 상황까지 순식간에 도달한 그는.

“이!”

황급히 몸을 뒤틀었으나 거기까지.

“크아앙!”

곧바로 들이닥치는 포효와 목덜미로 파고드는 고통을 끝으로.

콰득!

그의 기억은 완전히 끊어졌다.

* * *

까드득.

섬뜩한 파골음 소리가 들려온다.

당장 정면에서 14미터의 거구가 같은 크기의 괴수에게 실시간으로 잡아먹히고 있었으나.

시문은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방송으로만 봤었다만, 이거 진짜 거인족에게 특효약이구나.’

제 손에 들린 푸른 뇌전의 망치를 살펴볼 뿐이었다.

자세히 들여다본 탓일까?

망치 위로 정보창이 떠올랐고.

[묠니르]

등급 – 모조품 (52%)

아스가르드의 성좌 토르의 망치.

거인에게 특히 강한 힘을 발휘하지만, 어째서인지 제힘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한다.

그것을 본 시문은 찬찬히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설명에도 거인족에게 강하다는 문구가 들어가네.’

묠니르.

전생의 노르웨이 출신 하이랭커 중 하나였던 마그너스가 사용했던 무기.

‘하긴. 이러니 전생의 마그너스가 거인 학살자라 불렸겠지.’

거인 학살자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만큼.

그의 배후성이었던 토르가 내려 준 묠니르는 거인족에 한해서 어마어마한 위력을 발휘했었다.

“그나저나…….”

흡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던 시문은 망치가 들린 제 손을 보곤.

“아무렇지도 않네?”

고개를 갸웃했다.

무리도 아니었다.

‘마그너스는 분명 묠니르를 쓸 때, 야른 그레이프르가 필수라고 했었는데?’

야른 그레이프르라는 토르의 장갑.

그것 없이는 묠니르를 사용할 수 없다며, 항상 토르에게 공양물을 2배로 바치지 않았던가?

‘안 쓰면 뭐 손이 타버린다고 했었던가? 한 번 들은 거라 가물가물하네.’

그 덕에 아웃 브레이크의 공략이 늦어진 적도 있었던 터라.

야른 그레이프르가 필수적이었다는 사실만은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한데 순수하게 묠니르만 휘두른 자신의 손은 정녕 아무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착 감기는 느낌이랄까?

‘드래고노이드 때문인가? 하지만 드래고노이드는 방어나 저항력 관련해선 그리 뛰어난 특성은 아닌데…….’

물론 일반적인 인간의 육체와 비교해 보자면야.

아레나 최상위 종족인 용족의 육체를 쓰는 만큼, 내구도가 남다르긴 했지만.

근력이나 속도, 마력 회로 등.

무력적인 부분이 뛰어난 것이지, 방어적인 측면이 뛰어난 특성은 아니었다.

그런 시문의 의문을.

[성좌 제우스가 ‘훗. 나의 아스트라페를 사용하는데. 그깟 망치 하나 못 다룰까.’ 작게 웃습니다.]

제우스가 풀어주었다.

‘그렇군. 아스트라페의 뇌기에 자주 노출되다 보니. 묠니르의 뇌기에도 친숙해진 건가?’

애당초 아스트라페든 묠니르든.

결국 뇌기를 다루는 성좌의 무구 아니던가?

아스트라페의 뇌기에 익숙해지다 보니.

묠니르의 뇌기에도 친숙해진 것일 터.

하나 이는 시문만의 생각이었는지.

[성좌 토르가 ‘그깟 망치라니? 아무리 올림푸스의 지배자라지만, 말씀이 지나치시구려. 나 역시 뇌신이오.’ 불쾌함을 표합니다.]

[성좌 제우스가 ‘하! 그래봐야 군신 아닌가? 상위서열의 뇌기가 신왕인 나의 뇌기에 비견되리라 생각하나?’ 헛웃음을 흘립니다.]

묠니르 연성때 나타난 토르와 제우스가 대번에 불이 붙었다.

정확히는.

[성좌 제우스가 ‘저 아인 지금까지 나의 뇌기를 다뤄왔고. 지금 너의 뇌기에도 아무 이상도 없지. 이게 뭘 의미하겠나?’ 비웃음을 걸칩니다.]

[성좌 토르가 ‘이익! 아버지! 당신의 아들이 모욕당하고 있습니다!’ 불같이 화를 냅니다.]

[성좌 오딘이 ‘넌 나이가 몇인데. 조금만 일이 생겨도 바로 아비를 찾냐?’ 고개를 절레 젓습니다.]

[성좌 토르가 ‘아, 아버지!’ 절규합니다.]

성좌 토르만 불이 났다고 해야겠지.

그런 성좌들의 반응을 어이없는 눈으로 바라보던 시문은.

크르릉.

귓속으로 흘러드는 나지막한 울음소리에 곧바로 바닥을 박찼다.

콰광!

굉음과 함께 틀어박히는 거대한 발톱.

어느새 토아스를 완전히 처리해버린 네메아의 사자가 달려든 것이었다.

허공을 날던 시문은 저 아래.

토아스로 추정되는 부산물들을 힐끔했다.

‘네메아의 사자에게 뒤에서 공격당했으니 필사. 이럼 제우스와 오딘의 미션은 끝난 거지?’

아니나 다를까.

[성좌 제우스와 오딘의 미션을 완수하였습니다.]

[업적 포인트 30,000점을 획득합니다.]

모든 거인족을 처리하라는 미션의 완료와 함께 보상이 지급되었다.

‘달달하네.’

흐뭇하게 웃은 시문은 보상창을 치우고.

파앙.

마기를 끌어모아 허공을 박찼다.

뒤이어.

슈아아악!

섬뜩한 파공음이 허공을 가른다.

어느새 뛰어오른 네메아의 사자의 발톱이었다.

“나름 영물이라 따지면 영물일 텐데…….”

그에.

“너무 가차 없는 거 아냐? 내가 버프 준 거 잊었어?”

바닥으로 착지한 시문이 작게 투덜거렸으나.

“크아앙!”

돌아오는 건 포효를 머금은 송곳니뿐이었다.

스아악.

집채만 한 앞발이 머리 위를 스친다.

몸을 숙여 그것을 피한 시문은 묠니르를 고쳐 쥐곤, 즉시 거대한 앞발을 올려 쳤다.

쩌어엉!

바닥까지 미세하게 울릴 정도로 강한 이명이 터져 나온다.

그에 맞춰 잠시 은은한 빛을 품으며, 휘청거리는 네메아의 사자.

하지만.

“크릉.”

비웃음일까?

작게 입꼬리를 끌어올린 네메아의 사자는 또다시 앞발을 휘둘러왔고.

바닥을 박차고 허공으로 뛰어오른 시문은.

쩌엉.

거대한 사자의 머리통에 한 번 더 묠니르를 두드려주곤.

그 반발력으로 골짜기의 반대편까지 이동했다.

‘그럼 슬슬…… 가설 좀 증명해볼까?’

“크르릉!”

바닥에 착지한 시문은 즉시 따라붙는 네메아의 사자를 보며.

따악.

손가락을 튕겼다.

쿠우웅.

시문의 뒤로 또다시 오벨리스크가 내리꽂힌다.

그것이 무슨 능력을 지녔는지 몸소 겪은 네메아의 사자는.

“크아앙!”

크게 포효하며 시문을 향해 달려들었고.

“떠올라라. 케프리, 저물어라. 아툼.”

시문은 즉시 오벨리스크를 활성화시켰다.

파앙.

사아아.

백금의 빛과 흑청의 어둠이 둥근 파장을 그리며 퍼져나간다.

놀랍게도.

오벨리스크의 빛과 어둠이 달려드는 네메아의 사자에 스며들었다.

설마 버프까지 줄지는 몰랐는지.

“크릉?”

달려오던 네메아의 사자가 고개를 잠시 갸웃했으나.

힘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생각한 것인지.

“크륵.”

입꼬리를 끌어올린 사자는 다리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오벨리스크의 버프를 받아서일까?

아까 묠니르를 두드렸을 때 그랬던 것처럼.

우웅.

달려오는 네메아의 사자는 전신에 은은한 빛을 품고 있었다.

‘역시.’

그를 본 시문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또다시 손가락을 튕겼다.

쿠르르릉!

강렬한 천둥소리가 들려온다.

또다시 시문의 손에 들리는 묠니르.

‘왠지 실험이 한 큐에 끝날 것 같은데.’

부디 그러길 빌었다.

‘미션으로 업적 포인트를 좀 벌긴 했어도…… 뭐, 아껴서 손해 볼 건 없으니까.’

그렇게 싱긋 웃은 시문은.

“캬악!!”

어느새 코앞까지 도달한 거대한 앞발을 향해 묠니르를 휘둘렀고.

집채만 한 앞발과 푸른 뇌기의 망치가 만나는 순간.

콰즈즈즉!!

아까까지만 해도 잘만 버텼던 거대한 앞발이 처참히 박살 나며.

“크허어엉!”

거대한 비명이 골짜기에 메아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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