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화
217화. 다이아 승급전 (4)
“이, 이건 말도 안 된다!!”
경악을 너머 부정을 내보이는 쉬라네.
무리도 아니었다.
“내 마법을 어떻게!”
패작으로 강등되었다곤 하나.
본디 다이아 상위권의 마법계인 그녀의 마법이 허무하게 깨지지 않았는가?
심지어.
‘아즈쉬타의 바닷물을 이용한 마법인데!’
수속성 마법계에게.
그리고 나가라는 용족의 입장에선 더없이 훌륭한 환경이거늘.
그런 마법을 흔적도 없이 지워버리다니?
결정적으로.
‘내 마법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 아티팩트는 여왕님께서 친히 하사하신 아이템인데…….’
그녀의 목에 걸린 푸른 목걸이.
다이아급 플레이어들만이 받을 수 있는 나가 여왕의 손길이 닿은 아티팩트였다.
한데 그것의 발동 능력을 저리 쉽게 부숴버리다니?
경악은 쉬라네의 몫만이 아니었다.
=이런 미친!
=방금 그건 대체!
=저 생물은 당최 뭐란 말인가?!
=아즈쉬타에서 나가의 마법을 상쇄시키다니!
타 차원의 채팅창.
그곳엔 당사자인 쉬라네만큼이나 경악을 금치 못하는 이들이 가득했다.
=아니. 저건 상쇄가 아니다.
=동감한다. 상쇄였다면 나가의 수속성 마법에만 국한되어야 했어.
=하지만 이 김시문이란 자를 구속했던 아티팩트의 능력도 부숴버렸지.
=설마…… 무효화의 영역이란 말인가?
=아마도. 그럴 확률이 높다.
=아니, 거의 확실하다고 봐야 할 거다.
뀨웅이의 우렁찬 포효.
그로 인해 벌어진 마법과 아티팩트의 무효화는 말 그대로 충격이었으니까.
또한.
-아니. 외계인들은 갑자기 뭐라는 거냐?
-글 못 읽냐? 방금 그 포효로 마법이랑 아티팩트가 무효화 됐다잖아.
-저랭크면 모를 수도 있지. 무효화 자체가 마법계한테 ㅈㄴ 치명적이라는 걸.
-근데 저 알록달록이는 또 뭐 하는 애임? 처음 보는데.
-그러게. 처음에 조그마한 게 튀어나와서 시연이인줄.
지구의 시청자들 역시 갑작스러운 뀨웅이의 등장에 연신 놀람과 의문을 표출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
이 모든 일의 당사자.
“알겠다! 이제야 알겠어!!”
나가 쉬라네는 찢어질 듯 커다래진 눈동자로 시문과 뀨웅이를 향해 삿대질했다.
“너, 너, 너였구나! 너였어!”
시문의 정체를 깨닫기라도 했다는 듯.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었던 눈은 점차 놀라움에서 분노, 살의로 이어졌고.
“네놈이 바로 2용제님을…….”
날카롭게 튀어나오던 그녀의 목소리가 흐려진다.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필시 김시문, 저놈은 현재 방송을 포함한 여러 관심을 받고 있을 터.’
2용제 에키드나.
현재 그녀가 근신 처분을 받게 된 원인이 바로 김시문 아니던가?
여기서 그 일을 언급하면.
‘감히 2용제님의 치부를 언급할 순 없어!’
시문의 시청자를 포함한 여러 성좌가 해당 사건을 알게 될 터.
이는 용계 상류에서도 쉬쉬하며, 소문을 조작하고 있는 상황과 정반대되는 행동이었다.
“큭!”
입술을 질끈 깨무는 쉬라네.
날카로운 이빨이 비늘 덮인 입술을 파고들었으나.
그녀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마력과 용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김시문이라면. 지금의 나로선 상대할 방도가 없어.’
김시문.
감히 용제들의 앞을 몇 번이고 가로막은 인간.
안 그래도 용족들 사이에서 화자가 되는 인물인데.
패작으로 힘까지 잃은 그녀가 김시문을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고로.
‘당장 달아나야 해!’
도주가 답이었다.
다행히도.
‘그분께 도달하기만 한다면. 제아무리 김시문이라도 어찌할 수 없을 거야!’
자신에겐 김시문이란 괴물을 처리해 줄 존재가 있지 않은가?
거인족의 사절과 로브의 나가.
둘이 사라진 방향을 힐끔한 쉬라네는.
“방어는 치우고 당장 놈을 공격해라!”
“예! 쉬라네 님!”
“파도돌격진으로 전환하라!”
앞선 10여 마리의 나가들에게 명령하곤, 최대치로 끌어올린 용력과 마력을 풀어냈다.
“매그넘 워터, 프로스트 클라우드, 글래셜 스파이크, 아이스 피스팅!”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사중 영창.
4개의 손끝에 맺힌 각기 다른 마법들은 사방이 물인 것을 이점으로 삼아, 그녀의 손이 아닌.
쩌적.
파스스!
시문의 사방에서 발현되었다.
하나.
‘이 정도론 놈을 막을 수 없겠지.’
시문의 곁에서 날카로운 눈으로 성을 내는 알록달록한 용족.
뀨웅이를 힐끔한 쉬라네는 두어 번 더 영창.
십여 가지가 넘는 마법을 쏟아 낸 다음.
“여왕이시여…….”
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던 4개의 팔을 이번엔 한데 모아, 똑같은 형태의 수인을 맺었다.
그러자.
우웅!
그 중앙에 자리한 푸른 목걸이.
나가 여왕의 아티팩트에선 더없이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불경한 이를 벌하소서!!”
두 눈을 부릅뜬 쉬라네의 외침.
퍼석!
그로 인해 박살 난 아티팩트는 푸른 빛줄기가 되어.
촤아아아아!
시문을 향해 쏘아졌다.
하나 쉬라네는 적중했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
곧장 몸을 돌려, 기다란 하반신으로 똬리를 틀었다.
이내.
파앙.
똬리 튼 하반신을 힘차게 튕기며, 앞으로 나아가는 쉬라네.
“쿼드라플 악셀.”
가속 마법진이 달린 4개의 팔까지 뒤로 늘어뜨리자.
솨르르르.
모터를 단 배처럼.
눈 깜빡할 사이에 어둑한 바닷속을 주파해나갔다.
‘아마 살아남는 놈들은 없겠지…….’
죄책감 어린 그녀의 눈동자가 잠시 뒤쪽을 힐끔했으나 그뿐.
‘흥! 어차피 플레이어도 아닌 놈들. 이렇게라도 죽는 걸 영광으로 여길 거야.’
지금쯤 대부분 시체가 되었을 10여 마리의 나가들을 떠올린 쉬라네는.
‘너희의 희생은 그분께서 친히 되갚아 주실…….’
다시 독기어린 얼굴로 정면을 응시하며, 나가들의 희생을 잠시나마 추모했다.
정확히는.
추모하려고 했다.
캬아아아앙!
아까 마법과 아티팩트를 무효화시켰던 그 포효와 함께.
피잉.
물속임에도 들려오는 얇고 작은 파공음이 들려오기 전까진 말이다.
“이런!”
뭐라 대처할 틈도 없었다.
순식간에 그녀를 뒤쫓은 묵색의 광선들은.
콰드득!
가속 마법진을 유지하던 그녀의 네 팔을 모조리 꿰뚫고 나아갔으니까.
“꺄아아악!”
날카로운 비명이 터져 나온다.
팔 4개가 한순간에 소멸되고.
4개의 마법을 유지하던 마력의 역류로 어마어마한 고통이 쉬라네를 엄습했으나.
차마 고통에 몸부림치는 사치는 누릴 수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피잉.
또다시 섬뜩한 파공음이 들려왔으니까.
“큭!”
쉬라네는 치솟는 비명을 머금고 잽싸게 몸을 비틀었다.
하나.
“아악!”
기어코 머금었던 비명이 터지며, 그녀의 앙칼진 두 눈이 터질 듯 커진다.
뱀과 같이 기다란 하반신으로 2개의 묵색 광선이 꿰뚫고 간 탓이었다.
하반신의 관통상은 앞선 부상과는 또 다른 고통을 선사했으나.
“끄으으!!”
입술을 찢어질 듯 악다문 그녀는 부상을 돌볼 틈도 없이.
헤엄에 집중할 뿐이었고.
그토록 떠받들던 용제의 가호라도 내려온 것인지.
더 이상의 묵색 광선은 날아들지 않았다.
* * *
어둑한 바닷속 배경과 맞물려.
이젠 작은 점으로도 보이지 않는 쉬라네.
그에.
“으음. 이만하면 되겠지.”
잠시 턱을 쓸던 시문은.
“이…… 괴물 같은…….”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는 신음 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무시무시한 야수의 발톱에 당한 듯.
사지 절반이 우악스럽게 뜯겨나간 모습.
그나마 최상급 용족이라는 태생과 팔 4개의 나가라는 스펙 덕분에 버티고 있을 뿐.
찢겨나간 반신에선 시뻘건 핏물이 줄줄 흘러나오고 있었다.
“괴물이라…….”
죽어 가던 나가의 말을 잠시 곱씹던 시문은.
“너희한테 들으니. 나쁘지 않네.”
싱긋 웃고는 나가의 머리를 향해 손가락을 내밀었다.
피잉.
손끝에서 쏘아지는 묵색의 광선.
그것이 반신만 남은 나가의 머리마저 완전히 소멸시켜버리자.
주변엔 드래고노이드와 천마신공의 합작으로 생겨난 시체들밖에 남지 않았다.
그 살벌한 광경 사이로.
뀨웅.
앙증맞은 울음이 들려온다.
고개를 돌리자.
뀨우우~.
강아지만 한 크기의 알록달록한 용족.
소형화 중인 페어리 드래곤 뀨웅이가 머리를 비비며, 시문의 품속으로 파고들어 왔다.
“잘했어. 뀨웅아.”
그런 녀석을 부드러운 미소로 쓸어주는 시문.
이내.
‘근데…….’
시문의 미소는 의문으로 물들었다.
‘뀨잉이한테 이런 능력이 있었나?’
우렁찬 포효.
그것이 보여 준 능력은 뀨웅이를 탄생시킨 시문으로서도 놀라운 일이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흐아아앙!! 개귀엽다!!
시문의 채팅창 역시 난리가 났다.
녀석이 부려오는 애교 때문인지.
-저런 귀염둥이는 또 어디서 구한 거야!
-뀨웅이가 이름 같은데. 이름도 졸귀 ㅋㅋ
-나 심장 아픔…….
-야. 너두?
쉬지 않고 쭉쭉 올라가는 채팅창.
물론 녀석의 외형에 대해서만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어떻게 저리 작은 애가 무효화 능력을 쓰는 거지?
-그러게. 마법도 그렇고. 아까 그 푸른 광선은 예사롭지 않던데. 그걸 무효화할 줄은…….
-무효화 능력이 진짜 맞기는 한 거임?
-제가 현 다이아 마법계입니다만, 무효화가 맞는다고 확신합니다.
-ㅇㅇ 나도 그렇게 생각함. 삼지창 든 나가들의 오러는 안 사라졌잖아.
-그러고 보니 그러네?
바로 뀨웅이의 포효가 보여줬던 현상.
무효화에 대해서도 열띤 토론이 펼쳐지고 있었고.
이는.
=생전 처음 보는 용족이군.
=분명 용족 같은데. 저 나비 같은 날개는 대체 뭐지?
=인섹터와의 혼종인가? 하지만 둘은 종 자체가 다른데…….
=다른 건 몰라도 하나는 확실해졌군. 저 다색의 용족은 마법을 무효화할 수 있다.
=마법 무효화보다 한 단계 위급 같은데?
타 차원의 채팅창도 마찬가지였다.
=동의한다. 마지막에 나가가 사용했던 푸른 광선은 고등급 아티팩트를 제물로 삼아 발동한 마법이었어.
=못해도 7성 중반급의 위력이었는데…… 그걸 포효 한 번으로 무효화했지.
=그렇다는 건 마법보다 더 근본적인 무효화라는 말인데…….
=난 조심스레 속성 무효화가 아닌가 추측해 본다.
=속성 무효화? 일리 있군.
=확실히 나가가 썼던 마법은 전부 수속계이긴 했지.
정규 아레나에 참가하는 종족들이기 때문일까?
타 차원의 채팅창은 지구의 채팅창보다 더 심도 높은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그러나 채팅창의 최소화로.
이런 채팅창의 상황을 알지 못하는 시문은 한 손으로 뀨웅이를 품에 안은 채.
“어디 보자…… 지금 내 킬이…….”
다른 한 손으로 아레나 보드를 열었다.
1위 – ???? 50킬.
2위 – ?? 39킬.
3위 – 김시문 31킬.
4위 …….
주르륵 나열되는 순위와 스코어.
시문은 3등에 위치한 자신의 순위를 보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역시 킬 수가 그대로군. 방금 처리한 이 나가들은 플레이어가 아니었던 거야.’
그의 예상대로.
10여 마리의 나가들은 플레이어가 아닌, 일반적인 나가들이었다.
반면.
‘처음 발견했을 때 있었던 거구의 여자랑 쉬라네라는 나가는 플레이어 같은데…….’
처음 쉬라네 무리를 발견했을 당시.
함께 있었던 4미터의 여성은 플레이어라는 확신이 들었다.
‘뭐, 이제부터 쉬라네를 따라가 보면 알겠지.’
그러려고 일부러 살려 보낸 것 아니던가?
아마 그녀는 모를 것이다.
‘부상도 죽기 직전까지 입혀놨으니. 대충 도착할 때쯤 죽겠네.’
죽을힘을 다해 찾아간 그 존재가, 자신과 어떤 사이인지 말이다.
“그전에.”
아레나 보드를 보던 시문은 유려하고.
날카로운 손가락으로 턱을 톡톡 두드렸다.
‘쉬라네 쪽으로 움직이면 아무래도 시간이 부족해지겠지?’
쉬라네를 쫓는 것 자체야,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녀가 찾아간 존재를 만나면 이야기가 길어질 수도 있었다.
그러니.
“우선 1등부터 좀 확정 지어둬야겠네.”
1등이라는 순위를 확고하게 잡아둘 필요가 있었다.
키이잉!
시문의 왼쪽 눈에서 날카로운 이명이 흘러나온다.
겹겹이 겹친 황금의 마법진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둘, 열, 스물넷, 쉰다섯…….’
아즈쉬타의 바닷속 곳곳에 있는 플레이어들의 정보를 전달해 주었다.
물론 모든 플레이어의 위치는 알아낼 수 없었으나.
‘대충 내 주변에만 90명 정도 있나?’
그럼 이 넓은 맵의 구조를 계산해볼 때.
단시간에 킬 수를 끌어올리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지금 내가 지닌 범위 공격으론 불가능하니. 새로운 게 필요하겠는데…….’
한쪽 눈썹을 슬쩍 올린 시문은 제 가슴께를 슬쩍 내려다봤고.
-흐응~ 우리 오빠. 또 재밌는 생각을 하고 있네?
시문의 의사를 전달받은 현자의 돌이 곧바로 말을 걸어왔다.
시문은 목적어 없이 물었다.
‘어때? 가능하겠어?’
-일단 불가능할 건 없는데. 오빠가 생각한 범위까지 영향을 끼칠 거면, 기존 등가교환비로는 안 돼.
‘그 말은 예전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와 같이 기본 비용을 넘길 거라는 거지?’
-응. 효율이라 구리긴 하지만. 오빠의 연금술 관련 능력치들이 많이 올라서, 이전보다야 훨씬 효율이 높아.
‘그래?’
이전보다는 훨씬 낫다라.
잠시 그 말을 곱씹던 시문은.
‘그럼 다른 거 하나 더 곁들이자.’
-하나 더?
또 다른 의견을 현자의 돌에게 전달했다.
-와…… 설계 봐라? 거참, 평소엔 순해 빠졌으면서. 이럴 때 보면 참 위험한 오빠라니까?
‘칭찬이지?’
-욕이거든.
현자의 돌은 새침하게 답하며, 연성력을 끌어올렸다.
그에 맞춰.
[현자의 돌이 부족한 등가교환을 성립시키기 위해, 업적 포인트 2,000점을 요구합니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시문의 앞으로 등가교환이 떠오른다.
-참고로 2개 합친 값이야. 각각 1,000점씩. 하나는 마침 여기가 바다라서 좀 덜 들었어.
현자의 돌의 부연 설명에 고개를 끄덕인 시문은 곧바로 연성에 들어갔다.
따악.
튕겨지는 손가락.
그리고 그런 시문의 앞으로.
쿠르릉.
바닷속과 어울리지 않는 천둥소리가 울리며, 벼락 한줄기가 내리꽂혔고.
밑에선.
스으으.
미스릴과 사파이어로 벼려낸 듯한 포크 형태의 막대기가 솟아올랐다.
둘 다 짧은 막대였던 이전에 비해, 막대기의 형태로 발전한 상태.
그에.
=저, 저것들은 설마?!
=많이 열화되어 보이지만, 확실하다!
=세상에…… 저 두 무구를 한자리에서 볼 줄이야!
=저게 뭔데 그러나?
=나도 처음 보는 무구인데.
=뭐, 범상치는 않아 보이는군.
두 무구의 등장에 경악과 의문을 토하는 타 차원의 채팅창.
그러나 시문은 익숙하게 두 자루의 창을 쥐고 한데로 모을 뿐이었다.
파츠츠츠!
점점 합쳐지는 두 개의 막대가 거센 연성 스파크를 자아낸다.
동시에.
[요구치에 맞는 연성을 이루기에는 연성력이 부족합니다.]
[현자의 돌이 부족한 등가교환을 성립시키기 위해, 업적 포인트 3,000점을 요구합니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또다시 떠오르는 등가교환.
시문의 시선은 3,000점이라는 문구를 향했다.
‘확실히 3천 점으로 줄었군.’
페어리 드래곤의 탄생.
그 업적 보상으로 받았던 아르스 마그나의 비용 감소가 제대로 적용된 모습에.
흐뭇한 미소가 잠시 시문의 입가에 머물렀으나 거기까지.
[성좌 제우스가 눈을 반짝입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성좌 포세이돈의 두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성좌 라가 뚱한 얼굴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줄줄이 떠오르는 성좌들의 반응과 함께.
우웅.
자신이 깨달았던 이 위대한 진리를 실현함으로써.
어둑한 아즈쉬타의 심층부에.
아르스 마그나(Ars Magna) 융합(融合).
드높은 두 신왕의 뇌해.
처음으로 여명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