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215화 (215/349)

제215화

215화. 다이아 승급전 (2)

생전 처음 보는 문자들.

그리고 1초도 되지 않는 찰나에.

-ㅁㅊ! 저게 뭐야?

-진짜 타 차원의 종족임?

-그럼 외계인이라는 거잖아?

-ㅅㅂ ㅋㅋㅋㅋ 진짜 별의별 일을 다 겪네.

유창한 한국어.

또는.

-오 마이 갓!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지?

-고랭크 플레이어들이 이종족과 대화를 나누는 건 봤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야…….

-외계인과의 채팅이라니? XD!!

-역시나 시문 상이군요.

-타 차원이라니……! 알라께선 저들도 보살피시겠죠?

-과연 군계일학의 기개를 지닌 사내다. 우리의 먼 형제다워!

시문의 방송을 보는 각국의 언어들로 일제히 번역되어 송출되었다.

그러나 정작 방송의 주인인 시문은 놀라운 기색이 전혀 없었다.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타 종족의 채팅이야, 전생에도 많이 봤었지만…….’

[지구 최초로 ‘타 차원의 시청자’가 방송을 시청했습니다.]

[보상으로 업적 포인트 5,000점을 획득합니다.]

‘타 차원의 시청자를 받는 것에도 최초 업적 보상이 있었을 줄이야.’

최초 업적 보상.

그것도 무려 5,000점이나 되는 업적 포인트를 고작 새로운 시청자가 생겼다고 주다니?

‘하! 뭐, 최초 업적 보상이 달달하다는 거야 진즉 알고 있었다만.’

이건 좀 심하잖아?

그렇게 헛웃음을 흘린 시문이 고개를 절레 젓고는.

새로 입장한 채팅을 훑으려던 찰나.

[업적 ‘시청자 8,000,000명 돌파하기’를 달성하셨습니다.]

[업적 포인트 8,000점을 획득합니다.]

또 다른 업적이 시문의 앞으로 떠올랐다.

‘8백만이라고?’

두 눈이 휘둥그레지는 시문.

소정규로 진입한 이후 700만대를 웃돌던 시청자 수.

그것이 어느새 800만이 넘었다고 알려오는 것이다.

하나 시청자 업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업적 ‘시청자 10,000,000명 돌파하기’를 달성하셨습니다.]

[업적 포인트 10,000점을 획득합니다.]

“처, 천만?!”

드물게 육성으로 놀라는 시문.

무리도 아니었다.

‘아무리 다이아 승급전이라지만 천만이라니?’

다이아 승급전이 아무리 핫하다곤 하나.

결국 플래티넘이 다이아로 넘어가는 아레나 아니던가?

한데 그런 방송을 무려 천만 명이 보다니?

놀란 것은 시문만이 아닌지.

-오메 ㅋㅋㅋ

-ㅅㅂ 갑자기 시청자 천만 찍었네. ㅋㅋㅋ

-타 차원 시청자 유입 때문인 거 같은데?

-ㅈㄹ. 타 차원 채팅 올라가는 속도 안 보이냐? 걍 소문난 거임

-ㅇㅇ. 여기 타 종족들 채팅 생겼다고 소문나서 그럼.

시청자들 역시 난리가 났다.

채팅창을 본 시문은 그제야 현 상황을 납득할 수 있었다.

‘그렇군. 타 차원 채팅 때문에 유입이 확 늘어난 거구나.’

아레나 내부에서나 보던 이종족들.

그들을 자신들과 같은 채팅으로 만나볼 수 있었으니.

시청자들이 갑자기 불어나는 것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시문은 곧바로 시청자 수를 확인했다.

[10,647,271명 시청 중.]

[11,877,645명 시청 중.]

[12,332,985명 시청…….]

시청자 수는 삽시간에 1,100만을 지나 1,200만대를 뚫고 수직으로 상승했다.

[14,623,107명 시청 중.]

1,400만대를 돌파하고 나서야.

그 성장세를 멈췄다.

‘1,400만이라…… 거참.’

시문은 그런 시청자 수를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이전 시청자 수인 700만대를 떠올려보면 거의 2배에 달하는 숫자.

심지어.

‘이번 길드전 사건으로 관심이 많이 쏠렸을 텐데…….’

현재 러시아에서 개최된 길드전으로 인해.

대다수의 언론과 관심이 그곳으로 쏠린 상태 아니던가?

러시아 최고 플레이어까지 암살당한 만큼, 그 열기는 상당한 상황이었는데.

‘그럼에도 시청자 수가 이만큼이나 나오다니.’

타 차원 채팅의 등장은 가히 위력적이었다.

시문의 입가가 자연스레 올라간다.

‘뭐, 덕분에 업적 포인트 18,000점을 벌었으니까.’

길드전의 이슈가 식으면 1,500만 명의 시청자 수도 금세 돌파할 터.

흐뭇하게 웃는 시문의 앞으로.

[인원이 모두 매칭되었습니다.]

매칭이 완료되었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이어.

[‘아즈쉬타’는 바다로 이루어진 차원입니다.]

[제한 시간까지 모든 적을 처지하고, 승급될 자격을 증명하십시오.]

[제한 시간 59:59.]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와 함께.

쿠우우웅!

거대한 무언가에 짓눌리듯.

시문의 옷자락과 머리칼이 타이트하게 조여오며, 전신으로 강력한 압박감이 선사되었다.

‘역시 아즈쉬타. 수압이 장난 아니군.’

차원 아즈쉬타.

갤럭시 아레나의 설명대로 대부분이 바다로 이루어진 이 차원은.

창공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풍경과 달리, 그 수압이 지구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거기다.

‘전생에서 방송으로 보긴 했다만…… 일반적인 호흡은 가능해도, 수압은 점점 더 강력해지네.’

수중 생물이 아니라도 호흡은 가능했으나.

전신을 옥죄는 이 수압은 특별한 조치가 없다면, 점차 강력해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다행히도.

‘쯧. 용력을 지속적으로 소모해야겠지만, 어쩔 수 없지.’

시문에겐 그 특별한 조치 중 하나가 존재했다.

우드득.

시문의 날렵한 육체가 급속히 뒤틀리며 자라난다.

2미터로 더 크고 단단해지는 육체.

드래고노이드를 활성화시킨 시문은 처음과 달리 홀가분해진 몸에 긴 숨을 내쉬었다.

‘이제 좀 살 것 같네.’

아레나 최상위 종족 중 하나인 용족.

그 인자를 옵시디언 타블렛과 섞어 극대화시킨 만큼.

아즈쉬타의 악명 높은 수압에서도 시문은 멀쩡할 수 있었다.

물론.

-뭐야? 이 형 왜 갑자기 변신함?

-ㅁㄹ. 근처에 적이 있나?

-뭐 어떰? 좋기만 하구만.

-ㅇㅈ. 개조아~!

-앙~ 쌉가능!

갑작스런 시문의 드래고노이드에 시청자들이 고개를 갸웃하긴 했으나.

곧 이어지는 광경에 대번에 납득했다.

뽀그르르.

멀지 않은 곳에서 일어나는 하얀 포말.

이번 승급전의 참가자로 보이는 그 형체의 주인은 시청자들에게도 제법 익숙한 종족이었다.

-바닷속에 웬 벌레가?

-잠깐. 저거 인섹터 아님?

-어? 그러네?

지난 플래티넘 승급전의 무대였던 차원 인섹티아.

그곳에 기거하는 곤충 형태의 종족 인섹터 하나가 온몸을 비틀며 제 목을 부여잡고 있는 것이다.

그를 본 시문의 눈매가 슬쩍 가늘어졌다.

‘저건…… 베스파잖아?’

말벌의 외형을 지닌 인섹터.

과거 승급전에선 히든 보스인 편대사령관 베르파크와 같은 종이기도 했던 베스파가.

[끄륵!]

인섹터 특유의 이명으로 비명을 흘리며 발버둥 치고 있었다.

하나 그도 잠시.

뚜둑.

곤충의 외형이기 때문일까?

체형에 비해 비교적으로 얇은 팔다리가 나뭇가지처럼 부서지고.

퍼석.

듣는 것만으로도 소름을 일으키게 하던 날개들이 모래처럼 바스러졌다.

그에.

-오메…… 저 베스파가 저렇게 무력하게…….

-여기 매칭될 수준이면 쟤도 플래티넘이란 소리 아님?

-ㅇㅇ. 김시문이랑 잡힐 정도면 MMR도 ㅈㄴ 높음.

-원래 인섹터들 중에 베스파가 제일 세긴 했지. 근데…….

-ㄷㄷ. 이 형이 바로 변신한 이유가 있구만.

경악을 금치 못하는 시청자들.

하나 시문은 그런 경악 대신.

촤르르.

곧바로 베스파를 향해 나아갔다.

한데.

문제라도 있는 것일까?

“쯧.”

물살을 가르고 나아가던 시문은 제 전신을 흘기며 작게 혀를 찼다.

그러나 그리 먼 거리는 아니었기에.

팔다리에 이어 어깨 부분도 부서지는 베스파에게 도착한 시문은.

콰직!

곧바로 유려하고 날카로운 백금의 손으로 그의 가슴을 꿰뚫었다.

[끄…….]

뽀그르르.

짧은 이명.

그와 함께 하얀 포말을 남기며, 배를 까뒤집는 베스파.

시문은 희미한 미소를 흘렸다.

“일단 꽁킬은 챙겼고.”

인섹터.

그것도 말벌이나 마찬가지인 베스파는 이런 수중형 맵에 관련해선 최악의 상성을 자랑했다.

고로 이런 맵에서 조우하는 건, 사실상 킬을 거저먹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미소도 잠시.

쑤욱.

베스파의 가슴에서 팔을 빼낸 시문은 아까처럼 약간의 불편함이 담긴 눈으로 제 팔을 바라봤다.

‘드래고노이드를 활성화했는데도. 여전히 수압이 불편하긴 하네.’

아즈쉬타의 수압.

드래고노이드 덕에 목숨을 위협받는 수준은 벗어날 수 있었으나.

그렇다고 수중에서 받는 여러 제약을 피할 수 없었다.

‘이래서야. 골드 데뷔전 때의 용체화나 샤크로돈의 신체조직이 훨씬 났겠어.’

당시 물속을 제집처럼 유영했던 기억을 떠올리는 시문.

그러자.

“잠깐. 그러고 보니…….”

한 가지 의문이 시문의 머릿속을 스쳤다.

‘드래고노이드는 용체화에서 진화한 능력이잖아?’

용체화와 인체 연성의 산물인 드래고노이드.

특성 용체화를 없애고 그 자리를 차지한 만큼.

모든 부분에서 용체화보다 한 단계 위여야 했는데.

‘근데 왜 물속에서의 움직임은 용체화보다 불편한 거지?’

왜 수중 관련해선 용체화보다 퇴화했단 말인가?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아.”

작게 탄식을 흘리는 시문.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나가의 인자!’

나가 공주 아샤즈가 건넸던 나가의 인자가 떠오른 것이다.

시문은 다급히 그때의 일을 상기시켰다.

‘당시 아샤즈에게 나가 왕족의 인자를 받았을 때…….’

[나가 공주 아샤즈가 나가 왕족의 인자를 부여합니다.]

[용체화의 수중 능력이 강화됩니다.]

[나가에게 끼치는 사안의 영향력이 증가합니다.]

‘용체화와 사안 둘 모두에 영향을 끼쳤지.’

나가에게 끼치는 사안의 영향력 증대는 이미 ‘정령왕의 요람’에서 크게 경험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안’에 한해서일 뿐.

용체화와는 아예 다른 영역이었고.

‘용체화의 수중 능력이 강화된다고 했었지. 용체화에 흡수되었다곤 하지 않았어.’

그 말은 즉.

드래고노이드에 흡수된 용체화에는 나가 왕족의 인자가 없었고.

‘아직 내 몸에 어딘가에 나가 왕족의 인자가 있다는 말이 돼.’

스륵.

곧장 눈을 감는 시문.

-이 형 눈은 또 왜 감음?

-ㅁㄹ. 뭐 있는갑지.

-시문 님이 하시면 다~ 이유가 있는 거예요.

-유입들 많네. 의문 보소 ㅋㅋㅋ

-ㄹㅇㅋㅋ. 얼른 적응들 해라.

그에 시청자들의 의문을 품었으나.

채팅창을 꺼둔 시문은 침착하게, 그러나 빠르게 내부를 관조했고.

‘찾았다.’

찾을 수 있었다.

당시 나가 공주 아샤즈가 입을 맞추었던 왼쪽 손등에서 말이다.

그리고.

‘이걸 드래고노이드에 녹여내면…….’

나가 왕족의 인자를 가슴 정중앙.

현자의 돌이 위치한 곳으로 이끌어, 그 인자를 드래고노이드에 녹여내는 순간.

[나가 왕족의 인자가 특성 드래고노이드에 완전히 흡수됩니다.]

[특성 드래고노이드가 진화합니다.]

파츠츠츠!

메시지를 동반한 강렬한 스파크가 시문의 전신으로 튀어오른다.

고위 연성에서 나타나는 연성 스파크였다.

이어.

[성좌 검은 염소가 이채 어린 시선을 보냅니다.]

[성좌 라가 불만스러운 눈초리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눈앞으로 떠오르는 성좌들의 반응과 함께.

츄륵.

현자의 돌에서 촉수의 그것과도 같은 무언가가 시문의 전신으로 뻗어나갔다.

다행히도.

지난날들과 달리,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의 쾌락은 나타나지 않았다.

단지 귀와 손목, 발목의 끝부분이 조금 간지러울 뿐.

하나.

“헙!”

시문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간지러웠던 부분들에서.

‘무, 물갈퀴?’

어느새 백금의 물갈퀴들이 생겨난 것이다.

이내.

간지러움이 완전히 사라진 시문은 가볍게 팔을 저어보았고.

휘이익!

지상에서보다 더 빠르고 가볍게 휘둘러지는 팔에.

“미쳤다…….”

저도 모르게 감탄을 흘렸다.

* * *

아즈쉬타의 바다.

창공같이 푸른 그 물속으로.

쐐애애액!

파공음이 일만큼 빠른 속도의 무언가가 나아가고 있었다.

흡사 재빠른 수중 생물처럼.

삽시간 푸른 물속을 가르고 나아가던 그것은.

“음? 아니!”

“기, 기습이다!”

아즈쉬타의 물속을 힘겹게 헤쳐나가는 플레이어들을 곧장 들이받았고.

콰득.

우드득!

섬뜩한 소리를 자아내며.

“커헉!”

“끄륵!”

종족을 가릴 것 없이 순식간에 박살내 버렸다.

그에.

-이번에도 한 방 컷인가? 벌써 몇 번째얔ㅋㅋ

-뭔가 만나는 애들이 전체적으로 느린 거 보면, 물속에 슬로우 같은 자체 디버프가 있나 본데?

-근데 이 형은 왜케 빨라?

-그러게, 애들이 보고도 대응을 못 하네.

채팅창엔 잠시 의문이 올라왔으니 그뿐.

-그거야…… 시문이니까.

-아. 또 ‘그 패턴’이냐?

-이해 좀 해줘라. 어쩔 수 없자너 ㅋㅋ

-시문을 처음 당하면 어쩔 수 없지 ㅋㅋㅋㅋ

-응 어쩔 시문~

이미 수도 없이 시문의 아레나를 겪은 그들에겐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하나 또 다른 채팅창은 이야기가 달랐다.

=아니! 이번에도 한 방에?

=인간이라고 하지 않았나? 대체 저게 어딜 봐서 인간이지?

=맞아. 용족이잖아!

=위에 두 놈은 얼마나 하등한 종족인 거냐? 아까 인간에서 용족으로 변했잖아.

정규 아레나로 승급전을 배정받아서일까?

정규 아레나에서나 등장하는 타 차원의 채팅창은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였다.

그럴 수밖에.

=어떻게 인간이 용족으로 변신할 수 있는 거지?

=특성이겠지. 아니면 드루이드거나.

=어떤 미친 관리자가 용족으로 변하는 특성을 만든다는 말이냐?

=드루이드도 마찬가지다. 대체 어떤 드루이드가 용족으로 변신할 수 있는 거지?

처음 보았을 때 시문의 모습.

분명 인간의 모습인 그가 용족으로 변하지 않았나?

하나 타 종족의 놀라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아즈쉬타의 바다는 일반적인 바다에 비해, 밀도와 점성이 끔찍할 정도로 높을 텐데…….

=그런 아즈쉬타의 바다를 저렇게 제멋대로 누비다니?

=다이아 상위급이나 랭커급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하다.

=동의한다. 그래야 저 전투력도 납득이 가.

=하지만 여긴 다이아 승급전이다. 매칭 종족들을 보아, 상위 MMR의 매칭대일 뿐이야.

=그리고 육탄전만 펼치는 걸 보면 전투계 같은데…… 그리 강력해 보이진 않는군.

=넌 대체 어느 저열한 종족이냐? 딱 봐도 전력을 다하지 않고 있는 게 안 보이나?

아즈쉬타 바닷속을 누비는 시문의 움직임.

더불어 그의 무력에 대해 갑론을박이 쉬지 않고 펼쳐지고 있었고.

특히나.

=그럼 이 자는 인간이 아니란 말인가?

=난 그렇게 생각한다. 물갈퀴들이 자라난 것을 보아, 물과 관련된 종족이겠지.

=하지만 물과 관련된 종족 중에서도 아즈쉬타를 이렇게 누빌 수 있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이곳을 주로 누비는 나가와 같은 종들이면 또 모르지.

=그러고 보니 이 자는 나가와 어딘가 비슷하군.

=위에 놈들은 최하위 종족이냐? 저 모습의 대체 어디가 나가라는 거지?

=그러게 말이다. 나가를 만난 적이나 있나? 랭크가 의심스럽군.

시문의 종족에 대한 의문으로 크게 출렁이고 있었다.

그리고.

‘와…… 타 종족 채팅은 진짜 오랜만이네.’

전생에서 보았던 타 차원의 채팅을 본 시문은 속으로 헛웃음을 흘렸다.

‘전생엔 정규 아레나가 열리자마자, 채팅창이 하나로 합쳐져 있었는데. 이렇게 나눠서 보니 상당히 새로워.’

특히나.

‘저 종족 비하 드립은 이때도 자주 쓰였구나.’

꼭 종족을 꼬집어 깎아내리는 행태는.

전생에서 보여주었던 타 종족들의 채팅의 전형적인 레퍼토리 중 하나였다.

당시에는 꼴 보기 싫었으나.

‘저게 반갑게 느껴질 줄이야.’

이렇게 보니 왠지 반갑게 느껴지는 시문이었다.

‘어쨌거나. 타 종족 채팅창도 따로 최소화 설정을 해둬야겠네.’

시문은 아레니아 창을 열어, 새로 생긴 타 차원 채팅창도 최소화로 설정했다.

그러자 지구의 채팅창처럼.

촤르륵.

실시간으로 빽빽하게 차오르던 채팅창이 순식간에 지구의 채팅창 알리미 옆으로 최소화되었다.

“이제 좀 났네.”

얼룩이 진 안경을 닦아낸 것처럼 말끔해진 시야.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 시문은.

“그나저나…….”

주변을 둘러봤다.

‘킬만 좇다 보니 너무 깊게 왔나? 꽤 어둡네.’

그간 킬만 좇아서일까?

창공을 연상시키던 주변은 어느새 깊은 바닷속을 연상시키듯.

제법 어둑해졌다.

시문은 갈수록 어두워지는 아래를 바라봤다.

‘깊게 내려갈수록 수압도 배로 강해져서, 보통 깊게 내려가지는 않지. 바다 괴수들도 더러 있고.’

덕분에 어지간한 능력이 없으면.

최대한 아래론 내려가지 않는 게, 차원 아즈쉬타의 기본 공략법이었다.

‘역시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네. 올라가야겠어.’

시문이 방향을 틀어 다시 올라가려던 찰나.

“음?”

나가 왕족의 인자를 흡수하지 않았다면.

느끼지 못했을 정도로 미세한 무언가가 물결을 타고 전해졌고.

시문의 시선은 자연스레 그곳을 향했다.

‘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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