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5화
205화. 길드전 (1)
콰광!
짧고 강렬한 폭음.
그에 맞춰.
“끄아아악!”
“아악!”
날카로운 비명들이 쏟아진다.
무리도 아니었다.
“얼른 뒈져라. 새끼들아.”
설렁설렁 휘둘러지는 한 여성의 권각.
하나 그 끝에 어린 시커멓고 강맹한 기운은.
“또! 또 온다!”
“태, 탱커들 좀 막아 봐!”
“저걸 어떻게 탱킹하냐고! 보호막이나 펼쳐!!”
계통이나 직업군을 가리지 않고.
닿는 모든 것을 말 그대로 박살 내 버렸으니까.
앞서 아레나 시작부터 그래왔듯이.
“커헉!”
“미친…….”
흡사 광역 마법을 방풀케 하는 권각에.
아프리카계의 플레이어들이 줄줄이 비명과 경악을 토하며 쓰러진다.
그에.
[아아!! 또 쓰러집니다! 이번 희생양은 아프리카 연합!]
[이게 말이 되는 위력입니까?! 격투계가 이런 파괴력을 선보인다니요!]
더 월드 챔피언쉽 (The World Championship).
통칭 채널 TWC의 진행과 해설을 맡은 마이클과 조나단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무리도 아니었다.
[플래티넘 데뷔전에서 이런 일방적인 경기를 또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말이죠!]
[맞습니다! 저번부터 연달아 참으로 충격적인 플래티넘 데뷔전입니다!]
플래티넘 데뷔전.
내로라하는 전 세계의 유망주들 중에서도.
갤럭시 아레나가 직접 선별한 이들만 참가가 가능한 아레나.
그 세계적인 아레나에서.
[김시문을 이은 두 번째 파란을 또 한국이 몰고 옵니다!]
[저번 데뷔전의 기세를 몰아, 한국이 쓸어 담고 있어요!]
한국이 또 한 번 학살을 펼치고 있지 않은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으아! 미스 X발이다!!”
“고말숙? 오우 쉣! 난 여길 떠야겠어!”
“당장 째! 저년이랑 붙으면 무조건 탈락이야!”
‘단 한 명의 한국 플레이어’가 플래티넘 데뷔전을 쓸어 담고 있다고 해야겠지.
혼비백산하며 달아나는 또 다른 참가자들.
“숨지 마라. 새끼들아. 쫓아가기 귀찮으니까.”
고말숙은 짜증이 담긴 얼굴로 터벅터벅 플레이어들을 뒤쫓았다.
“히익!”
“어, 어느 틈에!”
순식간에 전력을 다해 달아나는 플레이어들을 따라잡은 고말숙.
“망할! 이렇게 된 이상!”
“이거나 먹어랏!!”
다들 유망주 중에서도 유망주답게.
도주를 포기하고.
발악적으로 달려들었으나 그뿐.
“그래. 꼴에 유망준데. 째지 말고 이리 붙어야지.”
만족스럽게 고개를 까딱인 고말숙은.
우웅.
위협스러운 이명을 머금은 묵색 주먹을 휘둘렀고.
데뷔전 시작부터 그래왔듯이.
콰가가강!
“저 괴물 같은!”
“이게 아레나냐고!”
“미스 X발! 제발 살려줘!”
또 한 번의 학살극을 펼쳤다.
이를 중계 중이던 TWC 채널의 두 사람.
[아아! 이번엔 중동 측 연합입니다……!]
[만나는 족족 모든 걸 파괴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별명인 ‘미스 X발’을 외치며, 줄줄이 쓰러지는 중동 연합!]
마이클과 조나단은 탄식을 금치 못했다.
이내.
[조나단.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 이만한 유망주들은 없었잖아요?]
캐스터인 마이클이 자연스레 표정을 갈무리하며, 조나단에게 의문을 던졌고.
[그렇죠. 검성과 성녀 등을 배출한 별의 세대라는 황금기 이후. 한국은 암흑기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유망주 배출이 적었으니까요.]
조나단은 얼른 탄식을 씻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도 데뷔전의 한국 참가자가 소수인 건 변함이 없습니다만. 우리가 주시해야 할 건 그 질이죠.]
[맞습니다!]
플래티넘 데뷔전.
달리 차기 랭커 후보를 선정하는 아레나라 불리는 이곳은 당연하게도.
각국에서 ‘얼마나 많은 플레이어’들이 참가했느냐보다는.
‘얼마나 강한 플레이어’가 참가했느냐가 더 중요했다.
[플래티넘 데뷔전의 참가자들은 대부분 다이아로 승급하지만, 랭커는 이야기가 다르니까요.]
[그렇습니다. 데뷔전의 참가자들 중 랭커가 되는 비율은 단 10%밖에 안 되잖아요!]
다이아 최상위권에서 그 이상.
즉 랭커로 분류되는 그곳은 플래티넘 데뷔전의 참가자라도 쉬이 도달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니까.
[아아! 이번 희생양은 유럽입니다!]
[저번 기수에 비해서 이번 유럽 기수들은 상대적으로 월등한 플레이어가 없죠!]
[그 평가답게. 어느 연합보다도 속수무책으로 쓸려나가는 유럽팀!]
[아……! 약한 전력으로 존버라는 전략을 택했고, 지금까지 잘 버텨왔지만, 여기까지인가 봅니다!]
[저 재앙과도 같은 미스 X발 앞에서 존버는 아무 의미가 없는 거죠!]
해설의 말대로 지난 파우스트와 같은 월등한 플레이어가 없어서인지.
천마신공 천마군림보.
보법을 제외한 어떤 초식도 없이, 말 그대로 유럽 연합을 두들겨서 처리하는 고말숙.
그리하여 유럽팀까지 정리하자.
[왠지 저번 아레나의 악몽이 거의 그대로 재생되는 느낌인데요!]
[김시문을 이은 고말숙까지! 이번 플래티넘 데뷔전도 한국의 파란으로 끝이 나는 걸까요?]
[이제 데뷔전의 우승까지 단 한 걸음! 마지막 남은 팀은 미국입니다!]
[가장 강한 팀이 남았군요. 이거 굉장히 기대되는데요!]
마지막 남은 국가는 미국 하나였다.
저벅.
탁한 잿빛의 바닥.
저번 플래티넘 특별전의 무대처럼 이번에도 선정된 혼돈계.
그곳의 흙먼지를 휘날리며 전진하는 고말숙은.
“X발. 맵 한번 드럽게 넓네.”
짜증스럽게 얼굴을 찌푸렸다.
하나.
지금까지 혼돈계를 종횡무진하던 그녀가 갑작스레 맵에 불만을 표출하는 건.
어딘가 아귀가 들어맞지 않았고.
채팅창 역시 이를 알았는지.
-아니. 왜 또 화가 났어?
-위에 유입이냐? 말숙이는 늘 화가 나 있는데.
-ㄹㅇ ㅋㅋㅋ 말숙아! 시원하게 야발 한번 박자!
-미친놈아 ㅋㅋ 방금 박았는데 뭘 또 박아 ㅋㅋㅋ
-하악! 누나! 밟아 줭!
[매니저가 발가락충 님을 강퇴하였습니다.]
고말숙의 짜증에 연신 환호를 내지르고 있었다.
이미 이러한 채팅창의 성질을 잘 알았기에.
“또 지X병들 떨고 있는 모양이구만.”
시문처럼 시야 한쪽 구석에 처박아둔 채팅창 알림에, 고말숙은 질린 눈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헤으으응! 경멸!!
-더 욕해 줘! 더!
-여기 ㄹㅇ 미친방이네 ㅋㅋㅋ.
-내가 빌런 방송까지 시청해봤지만, 여기만큼 미친 방을 본 적이 없음 ㅋㅋ.
그런 행동조차 고말숙의 시청자들에겐 자극의 요소가 될 뿐이었고.
천만다행히도 채팅창 상황을 보지 못하는 고말숙은 짜증의 원인을 되새겼다.
원인은 간단했다.
‘약해. 하나같이 약해빠진 새끼들뿐이야.’
아레나의 승패를 떠나서.
현 플래티넘 데뷔전 참가자들의 수준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더 정확히는.
‘김시문. 그놈이 했던 데뷔전의 멤버들보다 훨씬 약해.’
저번 데뷔전의 멤버들보다 약해서이겠지.
고말숙은 초조한 얼굴로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파우스트 같은 새끼는 더 없는 거야? 나도 이딴 버러지들 말고, 마족이나 천족이랑 좀 싸워야하는데!’
각국의 최고 유망주들을 고작 버러지로 표현하는 고말숙.
물론 데뷔전을 학살해버린 시점에서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었지만.
그녀는 지금까지의 업적에 만족하지 않았다.
‘더…… 더 강해져야 돼!’
소정규의 등장 후.
심드라실의 버프에 사망 방지권이 생기기 전까지.
소정규의 참가 제의를 받았던 고말숙은 시문의 조언대로 아레나를 중단한 상태였다.
그리고.
‘김시문과 매칭되었던 그 이종족들. 하나같이 이 버러지들보다 뛰어난 놈들이었어.’
시문의 방송으로 보았던 정체 모를 이종족 플레이어들의 실력.
시문의 랭크가 플래티넘임을 고려해 보면.
그들 역시 같은 플래티넘 랭크가 분명할 텐데.
그녀가 알던 지구의 플래티넘들과는 그 급이 달랐었다.
그러니.
‘더 강한 새끼들과 싸우고, 날 증명해야 해.’
더 강해지고, 더 강한 이들과 싸워 증명해야 했다.
그래야.
‘김시문. 그놈 옆에 당당하게 서서, 받은 이 망할 빚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어.’
이번에 5천억으로 갱신된 성장 버프 대여비.
또한 전 세계의 아레나 커뮤니티를 뒤흔들었던 스탯 증강제부터 그간의 영약들.
그리고 장비까지.
김시문에게 받았던 수많은 지원의 일부라도 갚을 자격이 있는 것이다.
물론 김시문은 절대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말라고 했었지만.
‘몸 말곤 쥐뿔도 없는 게 이렇게나 엿같을 줄은…… 하! X발! 내 어떻게든 갚고 만다.’
빚지고 못사는 병신같은 성격 때문일까?
고말숙은 결코 시문에게 받았던 것을 날름 받아먹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부글부글 속을 끓이며 걸음을 옮기던 그녀는.
“왔군.”
“하아…… 이렇게 만나기 싫었던 상대는 각성하고 처음인데 말이지.”
“동감이라고.”
마지막 남은 데뷔전의 참가자들.
아메리칸 드림의 유망주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중 리더로 보이는 남자.
“만나서 영광이군. 고말숙. 난 이번 아메리칸드림 기수의…….”
라틴계의 훤칠한 남자가 나름의 예를 갖춰 인사했으나 그뿐.
“빨리 뒈져. X발아.”
쿠아아앙!
곧장 들이닥치는 고말숙의 주먹.
패황쇄에 허공을 날았다.
하나 괜히 리더의 자리를 맡은 게 아닌 것일까?
“미겔!”
미겔이라 불린 남자는 허공을 날았으나 그뿐.
금세 허공을 딛고 바닥으로 착지한 그는.
“윽.”
고말숙의 주먹이 스쳤던 어깨를 부여잡으며, 얼굴을 찌푸렸다.
하나 그것은 부상에 대한 짜증보단.
“과연 미스 X발. 소문대로 놀라운 실력이군.”
강자에 대한 존경이 물씬 묻어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좋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인지.
“놀라운 실력?”
고말숙의 눈썹이 꿈틀했고.
“진짜 놀라운 실력을 못 봤나 본데…… 뭐, 좋아.”
시니컬하게 입꼬리를 끌어올린 고말숙은 이제까지와 달리 자세를 잡았다.
“지금까지 한번을 버틴 새끼는 네가 처음이니까. 방금 말은 인정해준다. 그러니…….”
OPG를 낀 그녀의 손날이 일자로 선다.
“넌 제대로 패줄게.”
이내.
천마신공(天魔神功).
격(擊) 무쌍참(無雙斬).
그녀의 손끝으로 묵색의 깔끔한 초승달이 그려졌고.
서걱.
미겔이라 불린 남자를 비롯해.
뒤에 있던 미국 참가자들이 한순간에 두 동강 나며.
[최후의 생존자가 되었습니다.]
[플래티넘 랭크 데뷔전의 우승자가 결정되었습니다.]
[플래티넘 랭크 데뷔전이 종료됩니다.]
플래티넘 데뷔전이 끝났다.
* * *
플래티넘 데뷔전의 우승자.
갓 플래티넘에 올라온 이들 중 최고 일인자라고 불리는 업적을 세웠건만.
“후…….”
당사자인 고말숙은 한숨을 푹 내쉬며, 방을 나서 터덜터덜 욕실로 걸음을 옮길 따름이었다.
그런 그녀의 귓가로.
“우승 축하해.”
뚜렷한 미성이 들려왔다.
뚝.
얼어붙은 듯.
움직임을 멈추는 고말숙.
그에 팔짱을 낀 채.
“근데 말숙아.”
복도 벽에 기대있던 시문이 그녀의 앞으로 슥 고개를 들이밀었다.
“데뷔전 우승까지 해놓고, 얼굴이 왜 그렇게 어두워?”
“…….”
그 미려한 얼굴을 말없이 바라보던 고말숙은 귀가 붉어지더니 잠깐 입술을 달싹였고.
시문은 자세를 바로한 채.
답지 않게 머뭇거리는 고말숙을 기다려주었다.
몇 번 우물거리던 고말숙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답했다.
“……그냥. 데뷔전이 뭔가 예상했던 거랑 달라서.”
“예상했던 거? 그게 뭔데?”
시문의 고개가 갸웃했으나 그뿐.
“그런 게 있어. 인마. 그나저나, 뭐하러 왔어?”
고말숙이 대수롭지 않게 얼버무리자.
시문의 잠시 그녀를 바라보곤 한 걸음 물러났다.
“너 플래티넘 데뷔전이잖아. 응원하고 있다가 끝나서 보러 온 거지.”
“웃기네.”
대번에 튀어나오는 고말숙의 입술.
“너 뭔가 할 말 있어서 온 거잖아. 이게 어디서 구라야?”
“뭐야. 어떻게 알았냐?”
“넌 모르겠지만. 너는 아는 사람들한테 구라칠 때, 은근 톤이 묘해지거든. 시선도 아닌 척하면서 눈을 피해서 코나 입술만 보고.”
“내가 그랬었나? 전혀 몰랐는데…….”
생각 외로 디테일한 고말숙의 지적이 잠시 눈을 깜빡이는 시문은.
“역시 말숙아. 넌 못 속이겠다.”
피식 웃으며 수긍했다.
순순히 인정하는 모습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당연하지. 인마. 귀신을 속여도 이 고말숙이는 못 속여.”
아까의 어두웠던 기색은 어디 갔는지.
금세 본연의 모습으로 고개를 까딱이는 고말숙.
이내.
“그러니까 시원하게 말해. 원하는 게 뭐야?”
고말숙은 팔짱을 끼고 껄렁하게 물어왔고.
시문은 볼을 슬쩍 긁으며 난감한 미소를 흘렸다.
“야. 누가 보면 내가 뭐라도 뜯는 인간인 줄 알겠다.”
“누가 그딴 소릴 해? 가서 그 새끼 목을 뜯어버려.”
“아니. 말이 갑자기 왜 그렇게 돼?”
“안 내키면 나한테 맡겨. 저번에도 말했지만, 더러운 일이나 몸 쓰는 일은 얼마든지 해줄 수 있으니까.”
오늘따라 유난히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별할 수 없는 고말숙의 태도에 시문은 당황스럽게 눈을 끔뻑였으나 그뿐.
“아니. 그럴 거까진 없고. 마침 좀 도와줬으면 하는 일이…….”
“좋아! 말만 해! 누구 치워줄까? 어지간한 새끼들은 내가 싹 묻어 줄게!”
본론을 다 말하지도 않았는데.
가슴을 탕탕 치며 의사를 표출하는 그녀에 시문은 고개를 절레 저었다.
“참나. 천마신공 5성에 도달했다고 그러냐? 오늘따라 뭔가 자신감이 넘친다?”
“아니라곤 못 하지. 무쌍참. 이거 물건이더라고. 너도 곧 5성 아니냐?”
5성되면 한번 써봐. 아주 지려.
그렇게 읊조리는 그녀에 결국 너털웃음을 흘린 시문은 말했다.
“됐고. 괜찮으면 이번 길드전에 참여 좀 해줄래?”
“길드전?”
해괴한 소리를 들은 것마냥.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지는 고말숙.
무리도 아니었다.
“나 이제 막 플래 달았는데. 길드전에 참가할 수 있냐?”
플래티넘 데뷔전의 우승자라곤 하나, 결국 갓 승급한 플래티넘.
다이아란 벽을 넘지 못했으나, 나름의 실력을 갖춘 온갖 예티들이 넘치는 구간 아니던가?
거기다.
“그…… 너도 있는데. 내가 참가해서 뭔 도움이 되겠냐.”
심드라실엔 역대급 유망주라 평가받는 김시문이 있지 않은가?
그러나 그녀가 틀린 것일까?
“무슨 소리야. 당연히 도움이 되지.”
시문은 고개를 저으며 곧바로 반박했고.
“길드전은 현재 다이아와 플래티넘. 두 개로 나뉘잖아. 각 길드전마다 최소 2명이상이 참가해야 하는 참가 조건이 있기도 하고.”
“아씨. 뭐야? 참가 숫자나 맞춰달라고 온 거였어?”
고말숙의 얼굴은 대번에 실망으로 물들었다.
그 반응이 웃겼던 것인지.
“숫자야 누굴 끼워서든 맞추지만.”
피식 웃은 시문이 말을 이었다.
“근본적으로 믿을 만한 사람이 필요하거든. 실력으로나, 인성……?으로나 말이야. 혹시 다른 일정이 있으면…….”
그 말에.
“없어. 참가할게.”
거짓말처럼 밝아진 고말숙은 단호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근데. 인성 부분에서 묘하게 말을 저는 이유가 뭐냐?”
찜찜한 부분은 꼼꼼히 체크하는 걸 잊지 않았고.
덕분에.
“어? 정말 몰라서 묻는 거야?”
“……X새끼.”
잠시 잊고 있었던 시문의 성격 역시 체크할 수 있었다.
* * *
세계 각성자 연맹에서도 인정한 아레나 채널이자.
세계 최고의 아레나 채널인 TWC.
그곳에선.
[아아! 데뷔전 치른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길드전이 시작되는군요!]
[그러게 말입니다. 이거야 원, 몸이 2개라도 모자라겠어요.]
[하지만 조나단. 그 덕에 우리가 먹고 사는 거기도 하겠죠?]
[하하! 그러니 웃어야지요.]
고정 캐스터와 해설인 마이클과 조나단이 시시콜콜한 농으로 오프닝을 풀어가고 있었다.
이내 이어링을 잠시 매만진 두 사람은.
[이런! 우리끼리 너무 떠들었네요. 준비가 다 되었다고 합니다.]
[그럼 제15회! 러시아에서 개최되는 길드전을 시작하겠습니다!]
본격적인 길드전의 서막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