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190화 (190/349)

제190화

190화. 저울 위 사막 (4)

자욱하게 일어나는 먼지구름.

모래처럼 무채색을 띤 그 기묘한 채도 위로.

[지구 최초로 ‘두아트의 괴수 암무트’를 소환하였습니다.]

[보상으로 사기 스탯 10을 획득합니다.]

[연성력의 귀속 스탯입니다.]

[연성력 5로 치환됩니다.]

최초 보상이 떠올랐다.

그뿐만 아니었다.

[지구 최초로 ‘죄악 10중첩’으로 생존하였습니다.]

[보상으로 업적 포인트 5,000점을 획득합니다.]

[지구 최초로 정식 아레나에서 ‘성좌의 개입’을 실현하였습니다.]

[보상으로 업적 포인트 5,000점을 획득합니다.]

최초 보상으로 계속해서 떠오르는 메시지창들.

그에.

“달다 달아!”

시문은 흐뭇한 웃음을 터뜨렸다.

‘여기다 돌아가면 최초 정규 아레나 완료 보상을 또 받겠지.’

그리고 그게 얼마나 큰지는 전생의 잘나신 우리 동생님.

시혁이를 통해 익히 들은 바가 있었다.

시문의 미소가 한결 짙어졌다.

“이래서 최초 업적이 좋다니까.”

목숨 걸고 아레나에 덤벼든 값을 한달까?

반면 조금 씁쓸하기도 했다.

‘아마 앞서 소정규에 뛰어들었던 플레이어들도 다 이런 마음이었겠지.’

앞서 소정규를 뛰었던 플레이어들.

지금은 모두 고인이 되어버리긴 했지만.

그들 역시 이러한 보상을 노리고 덤벼들었을 터.

사망이라는 결과만 나빴을 뿐이지.

먼저 뛰어들었던 플레이어들의 마음은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예전에 1세대만이 누렸던 일종의 블루오션이니까.’

갤럭시 아레나가 아닌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기에 경쟁자가 없는 분야.

그곳에 처음 발을 들인다는 메리트는 분야를 막론하고 막대한 메리트를 주었으니까.

실제로 1세대의 플레이어들은 최초 아레나 업적으로 많은 이득을 보았고.

그런 이들 중 과반수 이상이 그때의 기반으로 아직도 현역으로 뛰고 있는 상태였다.

대표적으로 철목왕이나 도후가 그러했지.

당연히 지금의 소정규는 그때처럼 기회의 땅이나 다름없었다.

단지.

‘하필 입장의 대가가 목숨이니 원…….’

그것을 누리기 위해선 하나뿐인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게 문제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는 앞서 죽은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일 뿐.

시문은 마냥 슬퍼하지는 않았다.

‘미리 정보를 풀어주기도 했고. 그럼에도 도전하는 건 개인의 선택이니까.’

자신이 무슨 독재자도 아니고.

개개인의 선택까지 하나하나 제재할 수는 없는 법.

무엇보다도.

‘나도 목숨을 걸었잖아?’

시문 자신도 사망 페널티를 고스란히 안고 발을 들인 것이었다.

사망을 막아 주는 면사부는 정확히 1주일 후.

업적 상점에서 풀리니까 말이다.

그런 시문의 앞으로.

[성좌 ?가 ‘가까이서 관람하니 참으로 좋습니다. (이 재밌는 걸 저것들만 보고 있었다니!)’ 반짝이는 눈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오시리스를 밀어낸 성좌의 반응이 떠오른다.

피식 웃은 시문은 반응을 향해 답했다.

“다음에 꼭 연성해드릴 테니. 그때까지 부디 기다려주세요.”

그에.

[성좌 ?가 ‘물론입니다. 그런데…… (너 내가 누군진 아니?)’ 고개를 갸웃합니다.]

눈앞으로 떠오르는 정체 모를 성좌의 의문.

시문은 대번에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다른 성좌들의 반응은 둘째치더라도.

상위 서열의 성좌 오시리스.

그의 목덜미를 잡아채서 던져버릴 정도의 성좌는 시문이 아는 한 몇 없었다.

결정적으로.

‘사자의 서를 양도했다는 것부터, 오시리스가 증조부라고 말한 시점에서 끝이지.’

앞선 성좌들의 반응만 보아도 충분히 유추할 수 있었다.

‘아마 전생에선 이집트의 하이랭커, 파라오 칼리드 샤리프의 배후성이었지?’

이집트인 특유의 진한 이목구비와 매력적인 구릿빛의 피부의 플레이어.

동시에 그가 사용했던 배후성의 힘까지 자연스럽게 떠올랐고.

‘안 그래도 소정규라 슬슬 그런 쪽의 힘도 필요했는데. 잘 됐어.’

시문은 미소를 머금으며 ?의 성좌를 재차 달래주었다.

“뭘 연성해야 하는지도 아니까. 너무 걱정 마세요.”

그 말이 달가운 것인지.

[성좌 ?가 ‘놀랍군요. 전 당신의 차원에서 활동한 적이 없는데. (과연 소문대로야? 크헤헷!)’ 만족스럽게 웃습니다.]

?의 성좌는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내왔다.

이후로 더는 성좌의 반응이 떠오르지 않았고.

휘이이.

황량한 바람만이 시문의 귓가를 간질였다.

어느새 자욱한 먼지구름이 가시고.

대재앙의 여파가 고스란히 묻어난 사막이 드러난다.

시문은 암무트를 향해 고개를 돌리려다.

“음?”

시야 한편에서 난리가 난 불빛을 확인했다.

“맞다, 그러고 보니 방송을 다시 안 켰네.”

아까 사안으로 두 상급 용족의 심층을 파고들기 위해서, 잠시 방송을 중단했던 시문.

시문은 그때 두 용족에게서 알아냈던 정보를 잠시 되짚었다.

‘2용제가 4용제를 시켜 지구의 소정규를 앞당겼다고 했었지.’

더불어.

‘모든 용족은 아레나에서 날 만나면 어떤 식으로든 피해를 주라고도 말이야.’

헛웃음이 절로 나오는 명령.

‘소정규를 앞당긴 거야, 내 입장에선 고마울 따름이지만. 설마 이런 수작을 부렸을 줄이야.’

지구에서는 직접적으로 피해를 가하기가 힘드니.

대놓고 정규 아레나로 끌어들인 뒤, 저격하겠다는 속셈 아닌가?

치밀하다면 치밀하지만.

또 구차하기 이를 데가 없는 짓거리였다.

‘그래도 주의 정도는 해두는 게 좋겠지.’

상대는 용족이니 말이다.

그렇게 마음을 다스린 시문은 중단시킨 방송을 다시 켰다.

-쾅쾅! 문 열어!

-아니! 이 중요한 순간에 방송이 터져?

-암무트 때문 아님? 화면으로만 봐도 지리는 수준인데.

-22 암무트랑 쥰나 큰 눈알 둘 다 존재감 미쳤자너.

-어? 열렸다!

-시문 님! 괜찮아요?

갑자기 방송을 중단해 버렸기 때문일까?

슬로우 모드가 걸렸음에도, 채팅창은 쉬지 않고 올라갔다.

시문은 능청스럽게 채팅창에 올라오는 갖가지 추측 중.

“늦게 확인해서 죄송합니다. 아레니아에 무슨 문제가 생긴 건지, 잠시 방송이 멈췄었나 봐요.”

가장 많은 의견을 골라 말했고.

-내 이럴 줄 알았음!

-내 말 맞지? 방송 터진 거라니까.

-레오니는 숨도 제대로 못 쉬었었잖아? 방송도 맛 갈 만해.

-정작 레오니 방송은 멀쩡하던데?

-그럼 뭐함? 자기가 뻗어있는 장면만 나오는데 ㅋㅋ.

-ㄹㅇㅋㅋ 근데 방송까지 터질 압박감인데. 이 형은 왜 멀쩡한 겨?

-그것이 ‘시문’이니까.

-ㅅㅂ…… 할 말이 없다.

고맙게도.

시청자들은 알아서 설득당해 주었다.

그때.

쿠그그그.

작은 지진이 일어난다.

“기, 김시문!”

암무트가 레오니를 내려놓는 것이었다.

존재감으로 인한 압박감이 모두 사라져서인지.

타앗.

본래의 컨디션은 되찾은 그녀는 허공을 박차고 시문의 앞으로 착지했다.

그러곤.

“저…….”

입술을 달싹이며, 쉽게 말을 건네지 못하는 레오니 볼프.

그녀는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야.

“고, 고맙다.”

간신히 스타트를 끊을 수 있었다.

“네가 아니었다면, 난 아레나 초반에 진즉 죽어 버렸을 거야.”

시문은 힘겹게 말을 건네는 레오니를 말없이 바라봤고.

“거기다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정말이지 많은 것들을 배웠다.”

말을 하면서 스스로 되뇌는 게 있는 것인지.

“이 일은 우리 볼프 가문의 이름을 걸고, 내 반드시 보답할 것이다.”

점차 본연의 당당함을 되찾아가며, 인사를 마무리 지었고.

그녀의 진심 어린 감사에.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시문은 부드럽게.

“굳이 사양하진 않을게?”

그리고 장난기 어린 미소로 답했고.

레오니는 전생의 그녀와 똑같은.

“……물론이다.”

그러나 어딘가 미묘하게 달라진 시선으로 답했다.

* * *

끼리릭.

그극.

익숙한 작업실 광경.

그와 함께.

[아레나 ‘저울 위 사막’을 성공적으로 클리어하셨습니다.]

[2인 협력 조건에서 믿지 못할 활약을 펼쳤습니다.]

[활약에 따라 클리어 보상이 증가합니다.]

익숙한 메시지들이 떠올랐다.

하나 평소와 다른 것이 있다면.

[NO. 274에서 최초로 ‘정규 아레나’를 클리어하였습니다.]

[보상 경험치가 대폭 증가합니다.]

[보상 아이템의 가치가 대폭 증가합니다.]

정규 아레나 관련 최초 보상이 추가되었다는 것.

그로 인해.

[귀속된 특성 ‘현자의 돌’이 일정량의 경험치를 분배받습니다.]

[레벨이 25 올랐습니다.]

[현자의 돌 레벨이 20 상승했습니다.]

[클리어 보상으로 ‘두아트의 앙크’를 획득합니다.]

“미친!!”

경악이 절로 튀어나올 만한 보상이 지급되었다.

“25레벨업이라니!”

25레벨업.

이조차 분배받은 현자의 돌과의 레벨을 고려해 보면.

‘아레나 한 판으로 45레벨이나 오른 거잖아?’

아무리 아레나 자체에서 성적이 좋았다지만.

이런 건 난생처음 보는 폭업이었다.

그때.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갑자기 20레벨업이라니?!

한창 작업 중이던 플라스크 속 현자의 돌이 날아들었다.

녀석 또한 믿기지 않는 수치인지.

-오, 오빠. 내가 잘못 느낀 거 아니지? 이거 현실 맞지?

재차 되물어오는 현자의 돌.

하나 최초 보상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업적 ‘최초의 정규 아레나’를 달성하셨습니다.]

[랜덤으로 보유한 특성 한 개의 등급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역시. 시혁이 말대로구나.”

전생의 시혁이에게 들었던 최초 아레나 클리어 보상.

“특성 성장이라니. 이건 정규 아레나에서도 쉽게 얻기 힘든 보상인데…….”

특성의 등급 자체를 올려 버리는 보상인 만큼.

특성 성장은 정규 아레나에서도 쉽사리 만나기 힘든 기연이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잠깐.”

시문이 잠시 고개를 갸웃했다.

‘내가 보유한 특성 중에 등급이 상승할 건 하나밖에 없는데?’

그에 기다렸다는 듯.

[현자의 돌의 등급이 A로 상승합니다.]

현자의 돌의 등급이 상승했고.

-헤으으응! 갑작스런 폭렙업에 등급업까지! 이중으로 가버려엇!!

녀석의 텐션 역시 저세상으로 가버렸다.

데구르르.

바닥을 뒹구는 플라스크 속 현자의 돌.

“…….”

시문은 그런 녀석을 잠시 말없이 내려다보고는.

“하여간에.”

작게 한숨을 쉬며 나뒹구는 플라스크를 집어 들었다.

아까 한 말은 진심이었는지.

부르르.

핸드폰의 진동과 같은 울림이 지속적으로 손안에서 느껴졌다.

“쯧.”

그 묘하게 불쾌한 감각에 시문은 얼른 녀석을 거치대에 올려놓고는.

‘참, 아이템도 있었지?’

얼른 인벤토리를 열어 보상 아이템을 확인했다.

[두아트의 앙크]

등급 : SSS

영원한 생명이란 뜻을 가진 두아트의 신물.

사용법에 따라 생명을 다룰 수 있다.

조촐하다 못해, 모호하다고도 볼 수 있는 설명.

그러나.

“대박이다!”

시문의 눈에는 결코 모호하게 보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응집된 생명력이 엄청나잖아?!’

두아트의 앙크가 머금고 있는 생명력이 어마어마한 것이다.

이는 머릿속에 아로새겨진 호문쿨루스의 지식에 근거했을 때.

‘이거면 호문쿨루스 제작 과정을 반은 줄일 수 있겠어!’

까다로운 호문쿨루스 제작을 간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현아야! 이것 좀 봐! 호문…….”

시문은 흥분한 목소리로 현자의 돌을 불렀으나 그뿐.

-게에엑…….

거치대 위에서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현자의 돌에.

“아니다. 넌 그냥 뻗어 있어라.”

짧게 혀를 차곤, 인벤토리를 열었다.

두아트의 앙크를 다시 인벤토리에 넣는 와중에도.

“흐흐!”

시문의 입가에선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당연했다.

‘이거 잘하면 다이아를 찍기 전에, 호문쿨루스를 제작할 수도 있겠는데?’

인공 생명체 호문쿨루스.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는 일인 만큼, 그 제작 난이도는 가히 어마어마했는데.

아이템 하나로 제작 난이도를 절반이나 줄일 수 있게 되지 않았나?

그래도 마냥 방심할 수는 없었다.

‘제작 난이도가 아예 줄어든 것도 아니고. 이왕 만드는 거, 시연이처럼 온갖 귀한 재료를 다 넣어주는 게 좋겠지.’

어차피 큰 틀에서 보면.

호문쿨루스나 제작 골렘이나 재료가 중요하다는 건 똑같으니까 말이다.

인벤토리를 닫은 시문은 상태창을 열었다.

“어디 보자. 그럼 일단 잔여 스탯부터 올인하고…….”

본래 219였던 연성력.

여기에 아레나 업적 보상으로 얻었던 5스탯과 레벨업으로 얻은 25스탯을 합쳐.

“이제 연성력은 249네.”

거기다.

“왕들의 픽 +5까지 더하면 총 연성력은 254인가.”

단순하게 레벨로만 따져도 254레벨.

연성력 스탯 하나만으로 어지간한 플래티넘 중위권의 스탯과 맞먹는다.

한데.

‘여기다 그 절반 값인 귀속 스탯을 3번이나 더하면…….’

귀속 스탯까지 더해진다면?

다이아 상위권에도 비빌 수 있는 수백대의 수치가 되어버린다.

시문은 어느 순간 계산을 놔버리고.

“참, 이래도 되나 싶네.”

헛웃음을 머금었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말이 되지 않는 스펙이었으니까.

슬쩍 고개를 저은 시문은 상태창 가장 아래.

“업적 포인트는 총 53,300점인가? 약간 애매하네.”

업적 포인트를 확인했다.

‘천마신공 5성의 요구 포인트가 5만 점이었지?’

언젠가 현자의 돌에게 천마신공 5성의 견적을 물었던 시문.

‘초식도 추가되고. 천마군림보에도 새로운 능력이 생기니, 합당한 대가이긴 한데…….’

현재 보유 업적 포인트는 53,300점이라.

이걸 전부 다 박으면 연성 못 할 것도 없었다.

하나.

‘이젠 정규 아레나니까. 업적 포인트는 최소 1만 단위로 세이브해 두는 편이 좋겠지.’

아무리 압도적인 스펙을 지니고 있어도.

이제는 아레나에 입장할 때마다 목숨을 걸어야 한다.

실제로 랭커들도 죽어 나가는 판국 아니던가?

자신의 무력과 직결되는 업적 포인트는 이제 아르스 마그나값까지 고려해서.

최소 1만 점 정도의 여유를 두는 게 현명했다.

시문의 고운 미간이 슬쩍 좁혀졌다.

‘그렇다고 5만 포인트를 마냥 들고 있기도 아쉬운데 말이지…….’

잠시 턱을 톡톡 두드리는 시문.

그때.

띠리리.

옆에 놓여 있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인을 확인한 시문은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

“반가워요. 올리비아.”

-반갑습니다. 시문 님. 방송 잘 봤습니다. 정말 모든 부분이 경이롭더군요.

그리고 곧바로.

-그에 대해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지만, 우선 저희 사이에 정산해야 할 것이 있잖습니까?

“아, 그러고 보니 슬슬 버프 대여 기간이 끝나가죠?”

-예, 딱 2일 남았습니다.

이 5만 포인트의 효율적인 사용처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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