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8화
188화. 저울 위 사막 (2)
충격이 어지간한 걸까?
“이,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대검을 내리찍던 레오니의 힘이 약해진다.
시문은 제 손에 잡힌 레오니의 손목을 그대로 밀었고.
“왜…… 내가 모든 능력치 감소 디버프를 받는 거지?”
레오니는 다소 허망한 얼굴로 밀려났다.
“메시지 봤을 거 아냐. 말 그대로지.”
시문은 가볍게 턱을 까딱였고.
“그게 의문인 거야!”
레오니는 다급히 말을 이었다.
“여긴 서바이벌이잖아! 근데 왜 업보라는 소릴 하냐는 말이야!”
“맵의 특성이 그러하니까.”
“그게 무슨! 서, 설마 김시문, 넌 이 맵의 특성을 안다는 거야?”
답지 않게 잔뜩 흥분한 얼굴로 물어오는 레오니.
그러나 시문은 묵묵히 손에 묻은 크랩스터의 피를 털어 낼 뿐.
그녀의 질문에 답해주지 않았다.
정확히는.
‘내 업보 디버프가 급감했다고?’
그럴 여유가 없다고 봐야겠지.
시문은 다시 한번 떠오른 메시지를 확인했다.
[죽음의 호의를 최대치로 받고 있습니다.]
[죄악의 업보가 급감합니다.]
[모든 능력치가 1% 감소합니다.]
메시지를 다시 확인한 시문의 미간이 슬쩍 좁혀졌다.
‘저승의 강 때도 그렇고, 사기 스탯이 죽음 관련 맵들에서 이득을 보는 편이긴 한데…….’
사기(死氣).
말 그대로 죽음이 기운인 사기는 죽음과 관련된 요소들에서 다양한 이점을 얻었다.
정령사가 계약한 정령의 속성에서 이점을 얻듯 말이다.
하지만.
‘사기가 높은 것도 아니고, 애당초 사기 스탯으로는 죄악의 업보 디버프를 이렇게나 줄일 수 없을 텐데?
잠시 고민하던 시문은 어렵지 않게, 이 기이한 상황의 원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
‘맞아! 타르타로스의 조각!’
시문은 곧장 인벤토리를 열어, 타르타로스의 조각을 확인했다.
[타르타로스의 조각]
등급 : ?
죽음의 성좌들이 플레이어 김시문에게 선물한 아이템.
닉스의 힘으로 진정한 모습을 되찾았다.
죽음의 호의를 최대치로 받는다.
가장 마지막 줄의 옵션.
‘저 옵션 때문이구나.’
그것을 확인한 시문은 찬찬히 고개를 끄덕였다.
‘설명이 너무 추상적이라 어디에 쓰나 했더니, 이런 방식으로 쓰이는 거였어.’
밤의 여신 닉스를 통해 제대로 감정되었던 타르타로스의 조각.
당시엔 유일한 옵션인 ‘죽음의 호의를 최대치로 받는다.’ 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몰랐거늘.
이제야 제대로 감이 잡혔다.
‘이러면 죽음과 관련된 다른 맵에서도 이점이 크겠는데?’
예를 들면.
‘스틱스 강물에 닿아도 죽지 않는다든가.’
죄악의 업보 디버프도 1/10로 줄어든 수준이니.
스틱스 강에 빠지더라도, 즉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렇게 놓고 보니.
“이거…… 미쳤는데?”
시문의 얼굴에 미소가 절로 번졌다.
랭크가 높을수록.
그리고 정규 아레나일수록.
맵의 특징은 치명적으로 작용하기 마련이거늘.
그중 가장 까다로운 맵 중 하나인 죽음과 관련된 맵에서 이만한 어드밴티지를 얻다니?
그런 시문의 정신을.
“뭐가 미쳤다는 거지?”
레오니의 목소리가 일깨웠고.
“이봐, 김시문. 넌 대체 뭘 알고 있는…….”
“레오니.”
시문은 그런 레오니의 말을 잘라내며 물었다.
“너, 브륀힐드의 힘 다시 사용하지 못하지?”
꽤나 비수 같은 질문이었을까?
레오니는 말이 끊겼음에도 따지기보단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이내.
“네 말대로야.”
그녀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성좌의 힘을 빌리는 기술이다 보니, 쿨타임이 꽤 길어.”
“아마 이번 아레나가 끝날 때까지는 쿨이 돌아오지 않을 거고?”
“……그렇다.”
이젠 주먹까지 꽉 쥐며 몸을 슬쩍 떠는 레오니.
“미안하다. 적의 빈틈에 흥분한 나머지, 큰 기술을 너무 섣불리 사용했어. 멍청한 짓이었다.”
스스로를 책망하는 모습이 누군가와 겹쳐 보인다면 착각일까?
시문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너무 자책하지 마. 덕분에 산 거잖아.”
“굳이 위로해줄 필요 없다. 이는 엄연한 내 실수야.”
“위로가 아니라 진심이야. 네가 안 죽었으면 그걸로 된 거야.”
미래를 위해서도 그렇지만.
네 생존에 꽤 큰 미션이 걸려 있거든.
그러나 그 속내를 듣지 못하는 레오니는.
“넌 대체…….”
혼란스러움.
그리고 어딘가 묘하게 상기된 눈빛으로 시문을 바라봤다.
하나 그 눈을 보지 못한 시문은.
“레오니. 너도 상대해봐서 알겠지만, 이종족 플레이어들의 수준은 지구보다 높아.”
쓰러진 동서족과 크랩스터의 사체를 보며 말을 이어갔고.
“그렇더군.”
방금의 전투를 떠올린 것인지.
“설마 그 자세에서 암기를 던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묘했던 그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진중함으로 굳어졌다.
시문은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다 업보 디버프인 모든 능력치 10% 감소도 상당하지.”
“확실히 고작 10%인데도, 힘이 빠지는 느낌이다.”
“문제는 그게 중첩될 가능성도 높다는 거야.”
“저, 정말인가?!”
“어디까지나 추측이야. 너도 알잖아? 새로운 맵이나 종목을 접할 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거.”
“그렇지.”
1세대 플레이어들.
지금은 다수가 퇴물 취급받긴 해도.
갤럭시 아레나 초기에 그들이 몸으로 부딪쳐가며 알아낸 정보들은 적지 않았다.
그리고 그 정보들은 흡사 과학처럼.
누적되고 갱신되고 발전하여, 지금의 아레나 공략법을 만들어내었지.
그런 1세대 플레이어들이 늘 하던 말이 이것이었다.
‘언제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라.’
이는 아레나 관련 커뮤니티부터 작은 길드까지.
각성자라면 어디서든 접할 수 있는 기본 소양이 되었고.
당연히 레오니 역시 그 사실을 알았기에.
“……미안하다. 팀인 너에게 짐이 되는군. 내가 소정규 이전의 방식에 너무 갇혀 있었다.”
레오니는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고.
“사과할 것까지야. 충분히 놀랄 일이잖아. 모든 능력치 10% 감소는 좀 심하니까.”
시문은 손사래를 치며 그녀를 일으켰다.
“어쨌거나. 이 소양을 기반으로 한번 보자고. 주변을 둘러봐.”
시문의 말에 무채색의 황량한 사막을 둘러보는 레오니.
“뭔가 이상하지 않아?”
“확실히 이상하군.”
이 맵이 얼마나 넓은지는 몰라도.
“2인 협력 조건이 추가되었다 해도 결국 서바이벌인데. 어떤 전투 소리도 들리지 않아.”
서바이벌인 이상, 작은 폭음이나 폭발 같은 것들이 보여야 했는데.
전투로 추정되는 그 어떤 현상도 보이질 않았다.
이내.
“그렇군!”
레오니는 눈을 반짝이며 손뼉을 쳤다.
“이종족들은 이 업보 디버프를 알고 있을 테니,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 거야!”
이어.
“이 디버프가 중첩될 수도 있다는 네 말은, 이런 상황을 보고 가정한 것이고?”
그녀는 놀란 눈으로 시문을 바라봤고.
시문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렇지.”
“하!”
헛웃음을 흘리는 레오니.
“과연…… 과연 대단하군.”
그녀는 감탄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사람이라면 누구나 처음 겪는 상황에 시야가 좁아지기 마련이거늘.’
생전 처음 접하는 맵.
거기다 목숨이 걸린 아레나인데도.
김시문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침착하게 상황을 살피고 유추했다.
이는 보통 정신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런 녀석에게 졌다고 그리 분해했다니…… 나도 참, 주제를 몰랐어.’
실소를 머금는 레오니.
그녀는 이번 아레나에 들어선 후.
“김시문.”
가장 침착한 눈으로 시문을 바라보았다.
“혹여나 우리 둘이 끝까지 살아서 지구로 돌아가게 된다면, 내 이번 일은 반드시 보답하겠다.”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눈빛.
그것은 전생에서 방송만으로 보았던 발키리 레오니의 그것과 똑 닮아 있었다.
“굳이 사양은 안 할게.”
시문은 씩 웃으며 답했다.
“어쨌거나.”
시문은 남은 크랩스터의 체액을 털어내고 걸음을 옮겼다.
“너도 이제 알겠지만, 이 맵에서 킬은 전략적으로 해야 하는데…….”
“안다. 너와 나, 번갈아 가면서 한 명씩 잡도록 하지. 그럼 디버프도 골고루 받을 테니.”
“아니. 내 말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거야.”
레오니의 말에 시문은 고개를 저었다.
“난 저 업보 디버프를 경감해서 받거든.”
“뭐라고?!”
두 눈이 휘둥그레지는 레오니.
“어, 어떻게 그게 가능한 거지?”
“성좌의 도움으로.”
실제로 닉스의 도움으로 타르타로스의 조각을 얻게 되었으니.
딱히 거짓말도 아니었다.
“어차피 점수는 팀으로 카운팅 되니까. 킬은 내가 할게.”
“아, 알겠다.”
레오니는 얼른 시문의 뒤를 따랐다.
* * *
쿠웅.
“케헥!”
묵직한 진동과 함께 터져 나오는 비명.
허공을 난 오크는 가슴이 함몰된 채.
털썩.
바닥으로 처박혔다.
그에.
-아니. 올 스탯 디버프 중첩된다며?
-마! 저게 디버프 중첩된 사람으로 보이드나!
-아까 자기 입으로 디버프 경감된다고 했잖아.
-뭘 ㅅㅂ 얼마나 경감되길래 이렇게 죽이고도 멀쩡함?
-지금 몇 킬임? 7킬 아닌가?
-ㄴㄴ 8킬임.
삽시간 불타오르는 채팅창.
그도 그럴 것이.
-내가 레오니 방송 갔다 왔는데. 저 애 올 스탯 10% 감소 받았었음.
-그럼 진짜 후하게 쳐서, 절반인 5%로 잡아도 총 40% 아님?
-ㅇㅇ 8킬이니 40% 맞음.
-근데 올 스탯 40% 디버프를 달고도 여기 애들 한두 방 컷 남?
-심지어 이 형 ‘그 마법’들은 한 번도 안 썼음.
-ㅅㅂㅋㅋ 스펙이 얼마나 높은 거얔ㅋㅋ.
-ㄹㅇ 대체 스펙이 어케 되는 거임?
1킬을 할 때마다 주어지는 모든 능력치 10% 감소 디버프.
그 업보 디버프를 이미 수차례 중첩했음에도.
“이걸로 이 팀도 끝이네.”
시문은 조금의 약해짐도 보이지 않은 채.
8번째 킬을 이어가고 있었으니까.
당연히 이 모든 것을 방송이 아닌, 실제로 겪고 있는 레오니 볼프는.
“…….”
아무 말도 못 하고 주먹을 터는 시문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럼 또 다음 팀을 찾자.”
시문은 또다시 학살을 위한 걸음을 옮겼다.
멀어지는 시문에 정신을 차린 레오니가 황급히 따라붙었다.
“김시문, 너…… 괜찮나?”
“뭐가? 아! 업보 디버프?”
걱정스레 묻는 레오니에 아무렇지 않다는 듯.
“뭐, 8킬이나 하니까 체감이 좀 되긴 하는데. 아직은 괜찮아.”
두 팔을 펄럭거리는 시문.
실제로도 괜찮긴 했다.
‘모든 능력치가 8%쯤 줄었으니. 슬슬 체감되기는 하네.’
1킬에 10%씩 감소하는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시문은 1킬에 1%씩 감소.
지금까지 8킬로 총 8%밖에 감소하지 않았기에.
업보 디버프 1중첩으로 모든 능력치가 10% 감소된 레오니보다도 팔팔했다.
물론 이 사실을 모르는 레오니로서는.
“그, 그런가…… 다행이군.”
태산 같은 벽을 마주한 기분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런 레오니의 속을 모르는 시문은.
‘그나저나. 좀 이상한데?’
게슴츠레한 눈으로 주변을 살폈다.
크랩스터 한 명을 처리한 이후.
줄지어 7킬을 이어온 시문.
‘디버프 중첩을 생각 안 하고. 그냥 보이는 대로 킬을 하긴 했는데…….’
비록 동료가 죽자마자 달아난 암살계 한 명을 놓쳐, 9킬을 달성하지는 못했어도.
두아트의 저울 위 사막치고는 상당히 킬을 많이 낸 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이들을 처리해오면서.
시문은 미묘한 공통점을 찾아냈다.
바로.
‘뭔가 다들 이쪽으로 찾아오는 느낌이란 말이지.’
지금까지의 상대했던 팀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먼저’ 덤벼왔다는 것.
‘저울 위 사막 특성상, 이렇게 먼저 덤비는 짓은 쉽게 하지 못할 텐데?’
종목은 모두를 죽여야 하는 서바이벌.
하나 맵의 특성상, 죄악을 저지를 때마다 업보 디버프가 1중첩씩 쌓이는 구조다.
당연히 전생에서도.
‘다들 최대한 싸움을 피하려고 하는데.’
저울 위 사막에 서바이벌까지 뜨면.
지구, 타종족 할 것 없이 모두가 최대한 싸움을 지양했었다.
아무리 킬을 많이 해 봐야.
업보 디버프가 줄줄 달려, 결국 손쉬운 먹잇감이 될 뿐이었으니까.
한데 지금까지 처리한 팀들과.
“찾았다!”
“저놈들이군.”
멀지 않은 곳에서 보란 듯이 걸어오는 팀은 달랐다.
“저놈이다! 그분들께서 말한 인간이야!”
“각자 하나씩 처리하자고. 어차피 순위권은 확정이니까.”
오크보다 더 거대하고 비대한 체구.
다가오는 두 트롤의 대화에 시문의 미간이 꿈틀했다.
‘그분들께서 말한 인간? 설마 누군가가 참가자들을 이쪽으로 보내는 건가?’
심지어.
‘보아하니 평범한 플래티넘 트롤 수준인데. 순위권이 확정이라?’
순위권에 들어갈 실력으론 전혀 보이지 않는데 말이다.
시문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순위권을 언급하는 걸 보니, 우릴 치는 대가로 등수를 챙겨주려는 모양인데.’
맵이 맵이다 보니.
서로 싸우게 하려는 모략이 일어나긴 했다.
하지만 그건 그때까지 살아남은 강자들에 한해서일 뿐.
평범한 플래티넘급 트롤 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예시였다.
“하!”
코웃음이 절로 흘러나온다.
‘안 그래도 이제 곧 10킬이라 어쩔까 했는데. 잘됐네.’
이딴 짓거릴 하는 놈들에게 제대로 갚아줘야지.
그렇게 마음먹은 시문은.
따악.
곧장 손가락을 튕겼다.
화르륵.
거센 불꽃이 일며, 시문의 손아귀로 검붉은 검이 연성된다.
그것을 본 레오니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레오니. 방어 스킬 있으면 지금 써.”
“아, 알았다!”
시문은 친절히 경고까지 해주곤.
“타올라라.”
곧장 레바테인을 시동했다.
“이, 이 기운은!”
“설마 성좌의?!”
기겁을 하는 트롤들.
하나 이미 시동된 레바테인은 그들이 놀랄 시간조차 주지 않고.
화라라락!
“끄아아아!!”
재생력이 뛰어나기로 소문난.
심지어 온갖 아레나산 방어구를 걸친 플래티넘 트롤들을 순식간에 살라버렸다.
이어.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죄악의 업보로 심장의 무게가 더해집니다.]
[죽음의 호의를 최대치로 받고 있습니다.]
[죄악의 업보가 급감합니다.]
[모든 능력치가 1% 감소합니다.]
익숙한 메시지들이 떠올랐고.
[총 10번의 죄악을 저질렀습니다.]
[죄악의 무게로 저울이 기웁니다.]
기다렸던 메시지가 떠오르며.
쿠그그그그그.
무채색의 사막이 잘게 진동했다.
키이잉.
시문은 오딘의 눈을 활성화하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역시, 10킬을 하니 움직이는군.’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어두컴컴한 하늘.
하나 오딘의 눈은 그 하늘 위로 이 사막을 지탱하고 있는 사슬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그 사슬들이 한 대 묵인 거대한 쇠 막대와 거대한 기둥까지.
소위 말하는 양팔 저울의 모습이었다.
좀 다른 것이 있다면.
“더럽게 크네.”
과장 좀 보태서 행성급의 크기를 자랑한다는 것이지만 말이다.
어찌 됐건.
‘나 때문에 저울이 기울겠지.’
총 10킬.
업보 디버프로 따지면 10중첩으로 모든 능력치가 100% 감소한 죄인을 향해.
[죄악이 가득한 심장을 처벌합니다.]
[죄인이 죽을 때까지 처벌은 멈추지 않습니다.]
처벌의 철퇴가 내려졌고.
그 철퇴는 감히.
[두아트의 괴수 암무트가 출현합니다.]
필멸의 존재 따위는 저항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스으으으으.
안 그래도 어둑한 사막에 어둠이 찾아온다.
정확히는.
크르르르.
거대한 존재의 그림자라고 해야겠지.
그 어둠 속에서.
따악.
맑고 경쾌한 소리가 들려왔고.
[성좌 오시리스가 이채 어린 눈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한줄기의 메시지창이 시문의 앞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