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185화 (185/349)

제185화

185화. 소정규 (2)

[갑작스레 등장한 ‘임시 정규 아레나’의 정체는?]

[각 랭크대 상위 10%의 MMR을 지닌 이들만 참가 가능?]

[갤럭시 아레나, 드디어 그 공정성을 무너뜨리나?]

[충격! ‘임시 정규 아레나’에서의 죽음은 현실로!]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의 포털사이트로 쏟아지는 뉴스들.

-아레나에서 죽으면 현실에서도 죽는다는데?

-천상계 형들. 저거 진짜야?

-ㅇㅇ 공지는 그렇게 뜨고 참가 유무는 내가 결정함.

-대신 참가 유무 결정 전까지는 일반 아레나도 못 돌림 ㅋㅋㅋ

-무슨 간도 못 보겠누 ㅋㅋ

-난 이미 불참 선언했음.

-22 아레나 접속기기를 써도 아픈데. 미쳤다고 목숨까지 거나?

각국의 아레나 관련 커뮤니티들 역시 ‘임시 정규 아레나’의 등장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특히.

-나 아메리칸드림 소속인데. 상위 플레이어들은 이걸 ‘소정규’로 부르더라?

-소정규? 뭔가 귀여운 네이밍이네.

-신기하군요. 저희 마사무네의 랭커들도 소정규라고 부르던데.

-우리 발텐베르크의 천상계들도 소정규라고 부르더군요.

각국을 대변한다 볼 수 있는 최고 길드들.

그곳의 상위권 MMR의 유저들이 ‘임시 정규 아레나’를 ‘소정규로’ 부르기 시작하면서.

-근데 소정규 정보는 아예 없는 거임?

-거의 없지 않나?

-아까 인도 랭커 한 명이 아레나 돌렸던데. 온갖 이종족 다 나왔음.

-ㄹㅇ? 이종족이 매칭이 된다고?

-ㅇㅇ 걔들도 플레이어인 듯.

조금씩 들어오는 정보들에 더욱 불타올랐다.

물론 들어오는 정보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

-나도 두 시간 전에 필리핀 랭커가 참가하는 거 봤는데. 이종족 매칭되더라. 근데…….

향상된 난이도로 아레나를 얼마 진행하지도 못함은 물론.

-너도 봤구나? 걔 순삭 당하고 죽는 거.

-ㅇㅇ; 그리고 그 뒤로 아무 소식 없는 걸 보면, 사망 페널티는 진짜인 듯…….

-ㄷㄷ X나 무섭네;;

사망 페널티.

아레나에서 죽으면 현실에서도 죽는다는 페널티가 적용된 탓이다.

소정규를 경험했던 이들이 모두 초반부에 죽어 버렸으니.

그에 대한 정보는 당연히 적을 수밖에 없었다.

-보니까 상위권 애들 아레나 안 돌리나 봄.

-아레니아 열어 보셈. 소정규 방송이 20개도 안 된다 ㅋㅋㅋ

-20개나 되는 거지.

-그 20명은 뭐 목숨 여러 개냐 ㅋㅋ?

-지금 보니까. 규모 있는 길드 애들은 아무도 소정규 안 돌리더라.

-뭐 있나 본데?

-ㅇㅇ 상위권만의 정보가 도나 봄.

그리고.

-보고드립니다.

이 모든 뉴스와 보고를 접하는 세계 각성자 연맹은.

-인도 측의 랭커 하나가 또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지난 임시 정규 아레나의 공지 이후.

“이로써 랭커 사망자만 총 19명에 달하는군요.”

“하아! 정말이지!”

한시도 쉬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모니터링을 해나갔다.

“인도 협회 측에 다시 공문을 보내세요! 일주일간 소정규 진입 자제를 ‘강력히 권고’한다고!”

“대체 왜들 이리 말을 듣지 않는 건지!”

“상위 플레이어란 자들이 목숨이 걸렸는데도 이리 경솔하다니요!”

회의장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탄식과 불만.

특히나 인도 측 대표는 앞선 18개국의 대표들이 그랬듯이.

“이 멍청한……!”

입술을 깨물다 못해, 파르르 떨고 있었다.

무리도 아니리라.

이번 인도 측 사상자는 무려 랭커였으니까.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던 독일 측 대표.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죠.”

밀라는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갤럭시 아레나는 최초에 꽤나 많은 보상을 두잖아요? 목숨이 걸려도 혹할 수밖에요.”

그에 곁에 있던 미국의 대표 마커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로 지금까지 제보된 사망자 모두가 입장하자마자 업적 보상을 받지 않았습니까?”

“맞아요. 그 모든 게 방송으로 생중계되는데. 여러모로 참기 힘들겠죠.”

밀라의 호응에 마커스는 넥타이를 슬쩍 풀며 말을 이었다.

“그와 별개로. 랭커를 잃으신 나라에는 진심을 담은 위로를 건넵니다.”

미국 대표인 마커스의 위로에 웬일로.

사이가 좋지 않던 국가들의 태클이 들어오질 않았다.

이유야 간단했다.

“우리 미국 역시 랭커를 잃은바, 깊이 통감하고 있습니다.”

미국 측 역시 랭커 사망자가 집계된 것이다.

그것도 무려 2명이나 말이다.

그를 지켜보던 중국 측 대표, 위안훙이 묵묵히 말했다.

“저희 중국 역시 랭커를 잃으신 각국에 심심치 않은 위로를 보냅니다.”

“저희 세르비아 역시 위로를 표합니다.”

“저희 역시…….”

엄숙한 인사치레가 오간다.

그것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는지.

인도 대표를 포함한 랭커를 잃은 나라의 대표들은 일그러진 얼굴을 가라앉혔다.

그런 좌중을 슥 보던 마커스가 말했다.

“한데 소정규라는 단어를 쓰시는 것을 보아…… 다들 아시는 눈치로군요?”

“…….”

“…….”

그 말에 서로를 힐끔 하는 대표들.

이내.

“모를 수 없지요. 실제로 각국의 최고로 뽑히는 길드들에선, 사망자가 전혀 나오고 있지 않잖습니까?”

위안훙이 그의 말을 받았고.

“맞습니다. 미국도 랭커를 2명이나 잃었지만, 아메리칸드림의 랭커들은 건재하지 않습니까?”

“역시 다들 암시장의 정보를 얻었나 보군요.”

“허허! 허심탄회하게 말하니 좋군요.”

다른 대표들 역시 말을 보태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중 순한 인상의 남자.

“저…… 긴급 소집으로 모였을 때부터 궁금했습니다만, 대체 왜 이 정보의 공유에 대해서 논의하지 않는 겁니까?”

태국의 대표 쏨차이가 손을 들며 물었고.

“…….”

“…….”

세계 연맹의 회의장은 순식간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당혹과 곤란, 그리고 무표정함 등.

침묵 속에서 다양한 감정들이 떠올랐으나.

누구도 쉽사리 입을 열지 않았고.

무표정하게 팔짱을 끼고 있던 중국의 대표.

“대외적으론 암시장 주인과의 신뢰 때문이죠.”

위안훙이 침묵을 깨뜨렸다.

태국의 대표 쏨차이는 눈을 끔뻑였다.

“대외적? 그럼 내외적으론 다른 이유가 있다는…… 아!”

그리고 이어지는 짧은 탄식.

쏨차이는 머쓱한 얼굴로 입을 다물었으나 그뿐.

회의실에 있는 모든 대표들은 그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위안훙은 곧바로 말을 이었다.

“생각하신 대로입니다. 모두 경쟁 길드에 대한 견제 때문이죠. 타 길드의 상위 플레이어가 줄어들수록, 자신들의 세는 커지니까요.”

“위 대표.”

“뭐, 어떻습니까? 다들 아는 내용인데.”

마커스의 제재에 어깨를 으쓱하는 위안훙.

“크흠! 어두운 이야기는 이쯤하고. 어차피 암시장과 거래 안 한 곳은 없는 것 같으니, 우리끼린 편하게 이야기하죠.”

“……그러도록 합시다”

“동의해요.”

마커스와 밀라를 비롯한 대표들이 하나둘씩 긍정을 표한다.

삐삑.

초록 불로도 더러 의사를 표하는 대표들.

분위기가 기울자, 위안훙은 다시 입을 열었고.

“그리고 쏨차이 대표? 암시장의 정보를 상세 명시만 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공유한 거나 다름없습니다.”

“위 대표 말대롭니다.”

마커스가 고개를 주억이며 그의 말을 받았다.

“딱 일주일. 소정규에 참가하려는 이들은 딱 1주일 후에 참여하라고 강력히 권고하지 않았습니까?”

세계 각성자 연맹의 강력 권고.

비록 ‘권고’이긴 하나.

사실상 연맹이 협회를 통해 각국에 내리는 명령임을 모르는 이들은 없었다.

단지.

“그런 권고도 몇몇 플레이어들에겐 통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중하위의 플레이어라면 또 모를까.

각 랭크 당 상위 10%는 하나같이 힘이나 세력이 있는 플레이어들이었기에.

아무리 연맹의 말이라도 크게 먹혀들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때.

-보고 드립니다.

회의장 중앙에서 홀로그램이 솟으며, 기계적인 음성이 들려왔다.

“하아…….”

“쯧.”

그를 본 대표들은 저마다 한숨을 내쉬거나 혀를 찼다.

‘또 누가 죽어 나간 건지.’

‘제발 우리나라는 아니어라! 제발!!’

속으로 조국의 플레이어가 아니길 바라면서 말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아레니아에서 소정규로 진입한 새로운 플레이어가 둘 확인되었습니다.

이번엔 사망 소식이 아닌, 참가 소식이었다.

하나 대표들의 얼굴은 밝아지지 못했다.

소정규에 참가했다는 건.

“이번엔 어느 나라의 누구입니까.”

앞선 플레이어들처럼.

곧 죽는다는 것과 진배없다는 뜻이었으니까.

-플래티넘 랭크의 플레이어, 한국의 김시문과 독일의 레오니 볼프입니다.

“안 돼!!”

“오! 주여!”

남녀의 비명이 동시에 터져 나온다.

“협회장께선 대체 뭘 하시고!”

“레오니. 현명한 당신이 어째서!”

한국의 대표와 독일의 대표가 내는 절규였다.

두 대표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황급히 핸드폰을 두드리며.

쾅.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아마 각국의 협회나 해당 길드로 연락하는 것이리라.

‘쯧. 안 됐군.’

‘둘 다 성좌의 선택까지 받은 이들이잖아?’

‘차기 랭커급 인재를 그대로 날려 먹겠어.’

각국의 대표들은 안타까움과 안심.

‘드디어 알라께서 우리 팔레스타인의 복수를 해주시는구나!’

‘김시문. 요즘 잘 나간다더니…….’

‘둘 다 성좌와 계약했다고 분수도 모르고 날뛰나 보군.’

‘종리추 님이 기뻐하시겠군.’

그리고 희미한 기쁨을 담은 채.

속으로 한국과 독일의 대표를 애도했다.

* * *

[갤럭시 아레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익숙한 문구.

그 아래로.

[업적 ‘첫날의 도전자’를 달성하셨습니다.]

[업적 포인트 2,000점을 획득합니다.]

[업적 ‘다양한 세계로’를 달성하셨습니다.]

[업적 포인트 3,000점을 획득합니다.]

업적 보상이 떠올랐다.

시문은 눈을 반짝였다.

‘호오? 고작 입장한 걸로 업적 포인트를 5천 점이나 줘?’

업적 포인트 5,000점.

단순히 입장 업적으로 주기에는 상당히 높은 보상이었으니까.

물론.

‘뭐, 그래봐야 목숨을 담보로 참여한 것치곤 싸긴 하지만.’

목숨을 건 대가에 비하면 그리 높다고 칭하기도 어렵긴 했다.

시문이 업적 창을 치우고.

주변을 돌아보려던 찰나.

[업적 ‘시청자 5,000,000명 돌파하기’를 달성하셨습니다.]

[업적 포인트 7,000점을 획득합니다.]

또 다른 업적 보상이 떠올랐다.

문구를 확인한 시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도 그럴 것이.

‘500만 명이라고?!’

500만 시청자 수를 돌파했다고 하지 않는가?

시문은 얼른 아레니아의 세팅 창을 켰다.

업적이 알려 준 대로.

[5,779,271명 시청 중.]

시청자 수는 500만을 너머, 600만 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고.

[5,975,154명 시청 중.]

[6,451,763명 시청 중.]

순식간에 600만 명을 돌파하고도 계속 치솟고 있었으니까.

-시청자 수 보소 ㅋㅋㅋㅋ

-미스터 킴. 너라면 소정규에 참가할 줄 알았다.

-사스가 시문상이군요. 어떤 의미론 대단하네요.

-알라께서 당신의 용기에 찬사를 보낼 겁니다.

-호연지기가 출중하군. 사내다운 행보다!

-외국인들 화력 봐 ㅋㅋㅋ

-채팅을 읽을 수가 없엌ㅋㅋ

엄청난 수로 번역도 드문드문 채팅.

그와 함께 쉬지 않고 올라가는 시청자 수는.

[7,751,261명 시청 중.]

무려 770만 명을 달성하고 나서야, 조금씩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시문은 헛웃음을 흘렸다.

‘소정규 첫날이라 시청자 수가 어느 정도 늘 거라고 예상은 했다만…….’

설마 770만 명을 넘어설 줄이야.

‘하긴. 이상할 것도 없겠네. 지금쯤이면 겁 없이 뛰어든 플레이어들이 꽤 죽었을 테니까.’

비록 전생에선 내년 1월에 열리는 소정규였으나.

날짜만 앞당겨졌을 뿐.

결국 흐름 자체는 전생과 다를 바가 없을 터였다.

‘전생엔 첫날에 랭커만 약 50명 가까이 죽어 나갔었지?’

현 지구의 최고 등급인 랭커.

전생의 지구에선 소정규가 열리던 첫날.

랭커만 무려 50여 명에 가까운 사상자가 나왔었다.

거기다 하위 랭크의 사망자들까지 합치면, 만 단위는 가볍게 오가는 수준이었다.

‘지금이야 전생보다 사망자가 적겠지만, 그래도 아예 없진 않겠지.’

어쩔 수 없었다.

‘일주일 후 면사부를 판다는 정보를 흘리긴 했어도, 모두가 그걸 듣진 않을 테니까.’

이놈의 갤럭시 아레나가 주는 ‘최초’라는 타이틀은 비단 보상만이 아니라.

그 명예 자체만으로도 플레이어를 불나방으로 만들어버리지 않는가?

시문은 고개를 절레 젓곤, 채팅창을 바라봤다.

-형! 거기서 당장 나와!

-아니! 거길 대체 왜 들어갔어요. 뉴스 못 보심?

-어차피 낙장불입 아님?

-난 좋은데 ㅎㅎ. 부디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0^

-요즘 좀 잘나간다고 자살 쇼까지 하네 ㅎㅎ

-얘도 뒤질 때 되면 오지게 망가질 듯 ㅋㅋㅋ

-ㄹㅇ 질질 짤 거 기대됨 ㅋㅋ

걱정하는 팬부터 죽길 바라는 안티들까지.

채팅창은 단어 그대로 혼돈 그 자체였다.

하나.

“여러분. 매너 채팅 부탁드리고, 사람이 많아서 채팅 슬로우 모드는 더 세게 걸게요.”

전생의 수많은 악의를 겪어 본 시문은 별다른 타격 없이 방송을 세팅하곤.

“그럼 전 아레나에 집중하겠습니다.”

채팅창을 껐다.

시문은 을씨년스러운 주변을 살폈다.

‘어둑한 데다 사막 지형이라?’

검푸른 빛깔의 모래.

그것들이 사방으로 펼쳐져 있음에도 사막이라기보단.

아주 높고 넓은 건축물의 내부인 듯한 느낌이었다.

그때.

[이번 아레나의 종목은 ‘서바이벌’이고, 참가 인원은 100명입니다.]

[인원이 모두 보이면 아레나가 시작됩니다.]

안내 메시지가 떠오르며.

파앗.

곳곳에서 소환의 빛이 반짝였다.

“크릉! 여긴?”

“흐음. 지저분한 것들이 많군요.”

“으하핫! 저열한 종족들밖에 없구나!”

반인반수의 형상을 한 수인족부터, 키가 크고 창백한 뱀파이어.

그리고 그린 스킨이라 분류되는 오크까지.

몬스터로만 만났던 이들이 고도의 인공지능이라도 탑재된 듯.

저마다의 의사를 표한다.

시문은 잠시 눈을 감고.

“스읍.”

깊게 내쉬었다.

‘이제야 집에 좀 돌아온 기분이네.’

인간 이외의 다양한 종족들.

그들의 독특한 발성이나 억양까지.

모든 것이 무척이나 달갑게 느껴졌다.

‘그래. 이게 갤럭시 아레나지.’

다양한 종족들이 목숨을 걸고 치르는 아레나.

물론 면사부를 비롯한 여러 요소로 사망 페널티는 최대한 방지하긴 했으나.

목숨을 걸고 참여한다는 근본 자체는 변하지 않았으니까.

무엇보다.

‘전생엔 그저 바라보기만 했었어야 했는데…….’

마력 불능으로 아레니아의 방송만을 바라봐야 했던 시문.

이제는 직접 이 자리에 두 발을 디디고 있으니, 감회가 꽤나 새로웠다.

그때.

“넌 김시문?”

뒤편에서 힘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문은 곧장 고개를 돌려 상대를 확인했고.

“당신은…….”

슬쩍 미간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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