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1화
181화. 진범 (3)
사아아!
액체도, 기체도 아닌 초승달 형태의 공허.
그것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두 팔을 활짝 벌린 시문의 가슴에 틀어박혔다.
그에.
‘쯧. 시작하기도 전에 미쳐 버렸나?’
다니엘은 다소 아쉬운 얼굴로 혀를 찼다.
‘저런 새끼들이 특히 망가뜨리는 재미가 있는데 말이지.’
본디 고고하고 건방진 것들일수록.
망가뜨릴 때의 쾌감은 상당했다.
공허는 단순히 접촉만 해도 정신에 문제를 일으키며.
고농도나 상당량을 접촉하면, 해당 부분이 기괴하게 뒤틀려 버리니까.
그 일련의 과정을 몸소 새겨주는 것이 얼마나 즐겁던지.
분란을 관음하는 것을 제외한, 다니엘의 몇 안 되는 취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시작하기도 전에 저리 미쳐 버려서야…….’
그 취미는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겠지.
다니엘은 아쉬운 한숨을 토했다.
이렇게 된 이상.
‘김시문은 대충 플레이팅해서 전시해두고. 도후나 조지러 가야겠군.’
감히 데스페라도에게 대가리를 치켜들면 어찌 되는지는.
선전해 두어야겠지.
마침 장소도 종합 운동장이라.
선전엔 아주 적격이니까.
라고.
다니엘은 생각했다.
“무, 무슨!”
공허에 적중당한 시문이.
“너! 왜 그렇게 멀쩡한 거야?!”
여유로운 미소로 멀쩡히 나타나기 전까진 말이다.
“글쎄? 왜 그럴까?”
얄미울 정도로 여유로운 시문의 미소.
그에.
“이 개자식이!”
노성을 터뜨리며 다시 단검을 휘두르는 다니엘.
마찬가지로 날카롭게 벼려진 수십의 공허들이 일제히 시문을 향해 쏟아졌으나 그뿐.
수십의 공허는 날카로운 외형과 악명이 무색하게.
스으으.
물과 기름의 분리처럼.
시문에게 닿지도 못하고, 그저 주변으로 흩어질 따름이었다.
흡사 풀려 버린 달걀같이 시문의 주변을 둥둥 떠다니는 공허들.
그 믿기 힘든 광경에.
“이럴 수가…….”
다니엘은 얼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하나 그도 잠시.
“어떻게 공허가 안 통하는지 모르겠지만.”
멍하니 풀렸던 그의 퀭한 눈이 순식간에 살기로 차올랐다.
“칼로 목을 썰어 버리면 그뿐이야!”
파앙.
땅을 박차는 다니엘.
강렬한 파공음까지 동반한 그의 돌진은 과연 랭커급 암살계의 속도를 자랑했다.
제법 먼 거리였음에도.
스아악.
순식간에 시문의 경동맥을 아슬아슬하게 스치는 단검.
단검의 검신이 조금만 더 길었거나.
혹은 보라색 강기가 조금만 더 거셌더라면.
시문의 목에선 피 분수가 났을 정도로 아슬아슬한 거리였다.
하지만.
다니엘의 얼굴엔 조금의 아쉬움도 없었다.
오히려.
“너…….”
어둡게 굳어버렸다.
이유는 간단했다.
“어떻게 피한 거지?”
랭커급 암살계답게.
그저 운 좋게 피해 낸 것이 아닌.
자신의 공격 궤도를 정확히 계산하고 피해 냈음을 눈치챈 것이다.
시문은 어깨를 으쓱했다.
“운이 좋았나 봐.”
“지X 마라!”
시문의 능청에 대번에 언성을 높이는 다니엘.
“내가 X신으로 보이나? 넌 분명!”
성을 토하던 다니엘의 말이 뚝 끊어진다.
‘아니, 내가 굳이 저놈의 장단에 놀아날 필요는 없지.’
시문과 이렇게 말을 섞을 필요가 없었다.
‘다시 확인해 보면 되니까.’
다시 공격해서 직접 알아내면 되었으니까.
고작 플래티넘 따위가.
어찌 랭커인 자신의 공격을 피해 냈는지 말이다.
타앗.
곧장 쏘아지는 다니엘.
이번엔 작심을 한 것인지.
우우웅.
그의 단검은 아까보다 더 선명한 강기가 서려 있었다.
이어.
‘페이크는 딱 두 번.’
어디서 꺼냈는지도 모를 암기가 다니엘의 손을 떠난다.
쐐애액.
일직선으로 나아가는 암기.
그것은 보라색의 선명한 강기를 머금은 채.
시간 차를 두고 시문의 목과 복부로 날아들었다.
그리고.
스륵.
최소한의 움직임.
아까의 일격을 피해 내듯.
정말 한 치의 간격으로 목과 허리를 꺾는 시문.
‘역시. 내 공격을 다 읽고 있어.’
그 모습에 다니엘의 눈에 확신이 들어섰으나 그뿐.
‘어떻게 알아냈는지는 몰라도, 상체를 뒤튼 이상 이건 못 피할 거다!’
허리와 목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틀린 시문.
그의 상체는 짝다리를 짚은 듯.
대각선으로 기울어 있었고.
스걱.
상체 전신을 가로지르는 검격은 결코 피하지 못할 터였다.
그래.
분명 그랬어야 했는데.
키이잉!
우드득.
날카로운 이명.
동시에 몸이 뒤틀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렇게.
스륵.
시문은 물리의 법칙을 완전히 무시한 움직임으로.
또다시 다니엘의 검격을 피해 냈다.
음험한 보라색 강기가 애처롭게 허공을 긁는다.
당황 대신.
‘이런!’
재차 역습을 이어가려던 다니엘의 눈동자에 낭패감이 깃들었다.
“아무리 내가 플래라도…….”
탄탄해진 시문의 손에 응집된 시커먼 기운을 포착한 것이다.
“그렇게 막 지르면 곤란하지.”
그리하여.
천마신공(天魔神功).
격(擊) 패황쇄(覇皇碎).
시문의 패도적인 주먹이 다니엘의 가슴으로 틀어박혔다.
* * *
잠실 종합 운동장의 올림픽주경기장.
그곳의 거대한 경기장이.
쿠르르르.
잘게 흔들렸다.
이유는 간단했다.
경기장의 지붕에서 틀어박힌 패황쇄.
그에 적중당한 다니엘이 저 아래, 경기장의 중앙까지 처박힌 것이다.
한 가지 신기한 것은.
이만한 높이에서 패황쇄를 맞고 추락했음에도.
“크윽……!”
당사자인 다니엘은 전신이 말짱하다는 것이었다.
경기장의 지붕에서 그것을 내려다보던 시문은 다니엘을 두들겼던 주먹을 힐끔하곤.
‘과연 랭커는 랭커네.’
아까의 상황을 회상했다.
상반신 전체를 아우르는 검격.
당연히 그만큼 다니엘의 동작은 커질 수밖에 없었고.
탈 플래티넘인 시문은 충분히 그 틈을 잡아낼 수 있었다.
해서 곧장 패황쇄를 내질렀거늘.
‘그 찰나에 타격 지점을 공허로 뒤덮다니…… 역시 랭커답게 특성 활용도가 상당해.’
패황쇄가 다니엘의 가슴으로 틀어박히기 직전.
다니엘은 제 특성인 공허 조형을 이용해, 패황쇄를 막아 낸 것이다.
물론 막아 냈다기엔 어폐가 있었다.
‘하필 공허 관련 특성이라 효력이 절반도 발휘되지 못했지만.’
칭호 ‘저편의 시선을 받는 자’나, 검은 염소와 관련된 것들.
그 어느 쪽이건.
시문은 공허와 관련해선 누구보다도 압도적인 우위를 자랑했고.
그것으로 다니엘이 펼쳤던 방어 위주의 공허를 절반이나 뭉개 버렸으니까.
피식 웃은 시문이 경기장 아래로 뛰어내린다.
이어.
쿠웅.
그의 발이 경기장 바닥으로 움푹 파고들었으나 그뿐.
시문은 아무렇지도 않게, 바닥에 박힌 발을 쑥 뽑아냈다.
그리곤.
“데스페라도의 핵심 멤버라서 그런지, 좋은 거 입고 다니나 봐?”
여유로운 목소리와 그에 걸맞은 걸음으로 나아가는 시문.
“A급 이하의 방어구였으면 가슴이 아주 뻥 뚫렸을 텐데 말이야.”
그에.
“이…….”
후두둑.
흙 부스러기를 흘리며, 힘겹게 일어나는 다니엘.
“플래티넘 따위가! 감히 날 속여?!”
“속였다니. 무리하게 내지르다 카운터 당한 건, 전적으로 네 잘못이잖아?”
시문이 얄밉게 싱글거리자.
순간 다니엘의 목에 핏대가 섰다.
하나 거기까지.
“후…… 그래. 인정하지.”
한숨과 함께 핏물을 퉤! 내뱉은 다니엘은 고개를 까딱였다.
“내가 방심했다. 네 수준이 내 예상 이상인 것도 있고.”
그는 몸에 붙은 흙먼지를 툭툭 털어내곤.
“그러니 제대로 상대해주지.”
단검을 고쳐 쥐었다.
시문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제대로? 아까 봐서 알 텐데. 네 특성은 나한테 안 통한다는 거.”
“하! 누가 플래 새끼 아니랄까 봐. 내가 특성 하나로 랭커가 된 줄 아냐?”
마찬가지로 코웃음을 흘리는 다니엘.
“꼴에 랭커 좀 쳤다고 어깨가 올라가나 본데…….”
그는 살기 어린 눈초리로 시문을 쏘아보고는.
“계속 그렇게 건방을 떨 수 있는지 보자고.”
스륵.
거짓말처럼 모습을 감췄다.
휘이이.
서늘한 저녁 바람이 경기장을 맴돈다.
그런 경기장을 슥 둘러본 시문은.
‘랭커급 암살계는 확실히 다르구나.’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감각에 작게 감탄을 흘렸다.
‘김종준이나 진욱 씨의 은신과는 느낌부터가 달라.’
다이아급 암살계인 김종준과 박진욱.
심지어 박진욱은 최상위권을 구가하는 암살계인데도.
랭커인 다니엘의 은신은 차원이 달랐다.
‘하긴, 전생에도 다니엘의 은신은 3대 암살계 중 제일로 뽑혔었으니까.’
미국의 하이랭커였던 앤드류도 공허의 궤적을 발견하여 겨우 처리한 다니엘.
만약 앤드류가 공허의 궤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는 미국의 고위 인사들을 암살하던 다니엘을 결코 잡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러니 세계 최고의 은신이라고 불릴 수밖에.’
시문은 왜 SS급 특성인 분석을 지니고도.
전생의 앤드류가 다니엘의 은신을 간파하지 못했는지 깨달았다.
‘설마 저편에 반쯤 발을 들이는 형식일 줄이야.’
시문을 제외하곤 어떤 인기척도 없는 경기장.
하나 공허에 호의를 받는 시문의 눈에는 똑똑히 보였다.
공허 특유의 검보라색으로 반쯤 물든 채.
조심스럽게 자신의 주변을 도는 다니엘이 말이다.
한 가지 의문인 것은.
‘어떻게 한 거지? SS급 특성인 공허 조형으론 저편을 이용할 수 없을 텐데?’
SS급 특성 공허 조형.
말 그대로 공허를 다루고 원하는 형태로 조형하는 능력이지만 그뿐.
저렇게 저편이란 차원 자체에 반쯤 발을 들이는 능력 따윈 없었다.
하물며 그것을 은신에 활용한다?
그럼 공허 조형이라는 특성의 이름부터 바뀌어야 했다.
‘저편의 방랑자’ 같은 식으로 말이다.
이내.
‘그렇군.’
의문으로 슬쩍 일그러진 시문의 눈이 차분해졌다.
‘검은 염소가 말했던 그 혼돈이라는 존재와 관련이 있는 건가?’
성좌 검은 염소.
어지간한 일로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그녀가 선명한 감정을 드러낸 존재.
거기다 정규 아레나가 아님에도, 이렇게 미션까지 주면서 확인하려는 걸 보면.
‘확실하겠지.’
다니엘의 은신은 그 혼돈이라는 존재가 관련된 것이 분명했다.
더불어.
‘혼돈이라는 존재가 아마 저편 쪽의 성좌인가 본데.’
어떤 페널티도 없이.
저편이란 차원을 은신에 활용하는 것을 보아.
혼돈이라는 존재는 저편의 성좌일 터.
‘데스페라도와 저편의 성좌의 관계라…….’
한번 알아봐야겠군.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시문은 손끝으로 마기를 끌어 올렸다.
이어.
피핑.
다량으로 쏘아지는 묵색 섬광.
섬멸포는 넓은 경기장을 가로지르며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언뜻 보면.
은신한 암살계를 찾아내려는 전형적인 상대법.
광역 공격을 쏟아내는 것처럼 보였으나.
실상은 조금 달랐다.
“으음.”
슬쩍 가늘어지는 시문의 눈.
방금 쏘았던 섬멸포는 은신한 다니엘을 찾으려는 행동처럼 보였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연막을 친 것에 불과했다.
다니엘에게 은신한 위치를 모른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는 와중.
‘현실과 저편 사이로 숨는 은신이라서, 아예 공격이 안 통할 줄 알았는데…….’
두세 줄기의 섬멸포가 다니엘이 있던 곳으로 쏘아졌고.
다니엘은 그것을 재빨리 피해 냈다.
이는 즉.
‘차원 사이에 숨어도 공격이 안 통하는 건 아닌가 보네?’
저 은신은 현실의 공격에 타격을 받는다는 뜻.
‘이러면 상대가 쉬워지지.’
시문은 휘어지려는 눈가와 입가를 최대한 억누른 채.
따악.
손가락을 튕겼다.
쿠르릉.
이젠 어둑해진 하늘 위로 거친 뇌성이 울린다.
곧장 내리꽂힌 벼락은 시문의 손아귀로 빨려들었고.
우웅.
요동치는 뇌기로 시커먼 마기가 둥글게 응집되었다.
그에.
사박.
주변을 배회하던 다니엘의 움직임이 한층 빨라진다.
‘아마 내 방송을 봤을 테니, 이게 폭발형 기술인지는 알 거고.’
저번 공성전에서.
성벽 한쪽을 아예 소멸시켜 버린 아스트라페가 깃든 천마옥.
그걸 이 경기장 중앙에서 터뜨려버린다면.
아무리 랭커급 암살계라 해도 피할 수 없을 터.
그러니.
‘내가 이걸 터뜨리기 전에, 덤벼들겠지.’
아니나 다를까.
스윽.
시문의 배후에서.
치밀하게도 왼쪽 눈의 사각지대인 오른쪽 배후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다니엘.
그러나 처음부터 다니엘의 은신을 꿰뚫고 있던 시문은.
쐐애액!
번뜩이는 미래시를 통해, 단검이 찔러오는 궤도까지 완벽하게 읽고 있었다.
결정적으로.
지금 시문의 손아귀에 응집된 뇌기와 마기는 ‘천마옥이 아니’었다.
천마신공(天魔神功).
파(波) 섬멸포(殲滅砲).
파츠측!
강렬한 뇌성을 토한 광선이 허공을 가로지른다.
아스트라페를 실은 광선은 순식간에 공간을 스쳐.
“이!”
기습을 가하던 다니엘을 꿰뚫었다.
그래도 랭커급 암살계라는 것일까?
그 찰나에 본능적으로 몸을 비튼 다니엘은.
“아악!”
짧은 비명과 함께 바닥을 뒹굴었다.
본래 섬멸포의 목표는 심장이었는지.
쓰러진 다니엘의 왼쪽 어깨는 통째로 도려낸 듯 소멸되어 있었다.
털썩.
연결 지점이 사라진 왼팔이 바닥을 두드린다.
하나 다니엘은 감히 그것을 수습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소멸된 왼쪽 어깨.
그곳으로 스며든 아스트라페의 뇌기가.
파지직.
“끄아아악!”
연신 그의 부상을 헤집고 있었으니까.
“쯧. 500포인트나, 아니지. 400포인트나 들어갔는데 좀 깔끔하게 죽지.”
아쉬운 듯 혀를 차는 시문.
그에.
“이 괴물 같은 새끼가!”
다니엘은 핏발선 눈으로 달려드는 대신.
사아아.
남은 오른손에 공허를 담아, 허공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앞서 김시혁과 박진욱을 치워버렸던 그 기술.
공허 추방이었다.
이어.
스륵.
팔의 움직임과 함께 시문의 모습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드넓은 경기장엔 잠시간의 정적이 찾아왔고.
“개X발!”
거친 욕설로 정적을 깨부수는 다니엘.
그는 곧바로 인벤토리에서 갖가지 포션을 꺼내 부상 부위에 뿌려댔다.
하나.
파직!
“아악!”
잠식해오는 뇌기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고.
회복 포션의 효능을 악착같이 방해해댔다.
그 지독한 통증에.
“김시문 이 개자식! 반드시 죽여 버릴 거야…… 갈가리 찢어 버릴 거라고!!”
이를 빠득 간 다니엘은 성에 찬 함성을 토했다.
위옹위옹.
뻥 뚫린 경기장의 천장.
그곳으로 희미한 사이렌 소리가 들려온다.
아마 그간의 전투 여파로 대 각성자 부대가 출동한 것이리라.
“크윽!”
뇌기 덕분에 부상을 제대로 돌보지도 못했거늘.
다니엘은 뇌기가 번뜩이는 왼쪽 상체를 짚고.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두고 봐라. 김시문…….”
지속적으로 신경을 긁어오는 고통을 씹어 삼킨 채.
“네 가족은 물론이고. 한 번이라도 말을 섞은 새끼들까지 전부 찢어발겨 버릴 테니!”
살기 어린 말을 내뱉은 다니엘.
그런 그의 귓가로.
“그래?”
결코 들려선 안 되는 목소리가.
“생포할까 살짝 고민 중이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겠네.”
들려왔다.
그리고 그날 밤.
-속보입니다. 오늘 오후 19시 40분경, 잠실 종합 운동장인 올림픽 주 경기장에서…….
-악명 높은 빌런 조직. 데스페라도의 핵심 멤버가 사망했다는 보도입니다.
8시, 9시 뉴스는 물론.
전 세계의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도.
[충격! 데스페라도의 핵심 멤버 다니엘, 사망하다?!]
[협회 측 공식 발표, 공허 질주자 다니엘 사망 확정!]
[3대 암살계 중 한 명인 다니엘, 한국에서 잠들다? 그 이유는?]
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치던 대 빌런의 죽음에 관한 기사가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