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화
177화. 예상 밖 (2)
자욱한 흙먼지가 피어오른다.
반파된 요새 덕분인지.
휘이이.
불어온 바람이 순식간에 자욱한 흙먼지를 걷어냈다.
작은 아파트 수준의 금색 사자는 그러한 바람을 즐기며.
후두둑.
거미줄처럼 쩍쩍 갈라진 바닥에서 앞발을 뽑았다.
이어.
크릉?
뽑아 든 앞발을 확인하곤 고개를 갸웃하는 사자.
코를 즐겁게 하는 비릿한 피비린내도.
그것의 원인인 붉은 액체나 살점, 뼈 등 어떤 부산물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오로지.
후둑.
조각 난 땅의 파편만이 빵 부스러기처럼 흘러내릴 뿐.
이내.
크륵!
새끼 사자의 눈꼬리가 사납게 올라간다.
앞발로 내리쳤던 바닥.
움푹 파인 바닥 중앙으로 깊은 구멍을 발견한 것이다.
동시에.
드드득.
멀지 않은 곳의 바닥을 뚫고 솟아나는 가시아귀들.
그것들 사이로.
“가, 감사합니다.”
볼품없는 육편이 되어야 했던 인간이 걸려 있었다.
유우토를 확인한 새끼 사자의 귀와 눈매, 입가가 뒤로 길게 찢어진다.
크르르르!
큼직한 얼굴에 짜증을 여실 없이 드러내는 네메아의 새끼 사자.
이어.
쿵.
단순히 땅을 박찼다곤 믿을 수 없을 만큼 묵직한 진동이 땅을 울린다.
거대한 체구임에도.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는 네메아의 새끼 사자.
순식간에 유우토에게 도달한 녀석은 곧장 앞발을 휘둘렀다.
후우웅!
건물이 무너지는 듯한 묵직한 파공음이 들려온다.
“두 번 당하진 않습니다.”
유우토는 재빨리 땅을 박찼다.
아까와 달리 순식간에 앞발의 범위에서 벗어나는 유우토.
이어.
콰앙.
강렬한 폭음이 터져 나온다.
애당초 네메아의 새끼 사자가 노리던 것은 유우토가 아니었는지.
크륵.
녀석은 짜증 섞인 으르렁거림을 내뱉으며 아가리를 쩍 벌렸다.
그리곤.
콰지직!
질척한 파육음이 터져 나온다.
유우토를 살려냈던 가시아귀들을 물어뜯은 것이다.
이어.
크아앙!
포효를 내지르며 사방팔방으로 이빨과 앞발을 휘둘렀다.
소형 아파트에 버금가는 체구답게.
콰쾅!
거친 폭음을 일으키며 가시아귀를 수십 마리씩 쓸어버리는 네메아의 새끼 사자.
어지간한 A급 방어구는 가뿐히 찢어내는 가시아귀이건만.
까드득.
무슨 껌이라도 씹듯.
네메아의 새끼 사자는 가시아귀들을 질겅질겅 씹어대었다.
그런 새끼 사자의 머리 위로.
끼이이이!
허공이 일렁일 만큼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울렸다.
공성전에서 살아남았던 칼날비명박쥐 십여 마리가 초음파를 쏟아내는 것이다.
네메아의 새끼 사자는 너덜너덜해진 가시아귀들을 퉤 뱉고는.
크아아앙!!
칼날비명박쥐를 향해 거센 포효를 터트렸다.
그러자.
푸화악.
칼날비명박쥐들의 입과 귀에서 피 분수가 뿜어져 나온다.
수렵당한 새처럼 우수수 떨어지는 칼날비명박쥐들.
그 믿지 못할 광경에.
“미, 미친!”
유우토는 좀처럼 보이지 않던 경악을 내질렀다.
무리도 아니었다.
‘내 검강을 담은 참철도에 멀쩡하던 것도 그렇고. 가시아귀를 씹는 걸 보면 보통 방어력이 아닌 거 같던데…….’
하울링까지 저런 위력을 지니고 있다고?
이 무슨 괴랄한 스펙이란 말인가?
크르르.
떨어진 칼날비명박쥐의 시체를 짓이기던 녀석의 시선이 유우토를 향한다.
앞서 몇 차례 피 맛을 봐서일까?
새끼 사자의 큼직한 눈은 지금껏 본 적 없던 살기로 번들거렸고.
쿠웅.
다음은 너라는 듯.
아주 느긋하게 걸음을 내디뎠다.
그에.
“아…….”
칼자루를 쥔 유우토의 손이 희미하게 떨린다.
평소 같았으면 할복을 했을 정도로 치욕적인 상황이었지만.
유우토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단순히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다.
‘저 눈…… 저 눈이 내 몸을 구속하고 있어!’
자신을 노려보는 큼직하고 날카로운 새끼 사자의 두 눈.
신체적인 능력을 제재하는 어떤 능력이 있는 것인지.
그것은 아까와 다르게 희미한 붉은빛을 내포하고 있었다.
“망…… 하…….”
이젠 혀도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유우토.
‘이대로는!’
유우토가 전신에 핏대를 세우며 안간힘을 쓰던 그 순간.
“고생했다. 유우토.”
이 모든 긴박을 날려버리는 미성이 들려왔고.
유우토의 얼굴엔 대번에 화색이 돌았다.
삐걱거리며 고개를 돌리는 유우토.
“시……문 씨!”
저 멀리 허공에 떠오른 시문.
양손에 담긴 뇌기와 화기는 척 보기에도 범상치 않아 보였고.
그것을 네메아의 새끼 사자 역시 느꼈는지.
크르륵.
녀석은 몸을 웅크리며 긴장을 숨기지 않았다.
이내.
크앙!
전력 질주인 것인지.
지금껏 보지 못했던 속도로 튀어 나가는 새끼 사자.
그 거대한 발이 땅을 박찰 때마다.
쾅. 쾅. 쾅!
강렬한 진동과 폭음이 멈추질 않았다.
하나.
아파트 한 채만 한 것이 득달같이 달려드는 데도.
시문의 얼굴은 지나치게 평온했다.
그러나 뇌기과 화기를 쥔 두 손은 달랐다.
파츠츠측!
왼손에 쥐어진 뇌기가 거세게 발광한다.
이내.
우웅.
순식간에 휘황찬란한 백금의 빛을 토하며, 창의 형태로 안정화되는 뇌기.
그 창끝이 달려드는 네메아의 새끼 사자를 향했다.
아르스 마그나(Ars Magna) 융합(融合).
약속된 필중의 뇌격창.
소리소문없이 쏘아지는 백금의 창.
처음부터 목표가 정해진 것처럼.
백금의 창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네메아의 새끼 사자의 미간을 향해 날아들었고.
크아아앙!!
새끼 사자는 백금의 창을 향해, 지축이 흔들릴 정도로 강렬한 포효를 터뜨렸다.
그러자 놀랍게도.
우우웅…….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백금의 창.
‘역시.’
그것을 본 시문은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권능이나 그에 준하는 힘이 되어야 버티는군.’
실제로 전생에서도.
배후성을 두거나 동생 김시혁과 같은 급이 아니고서야.
네메아의 사자는 대항 자체가 불가능했다.
‘비록 새끼라도 이런 부분은 똑같네. 하긴, 이래야 메인 아레나지.’
물론 네메아의 사자가 유달리, 권능의 유무가 중요한 아레나인 것도 있지만 말이다.
반대로 그렇기에.
‘내가 권능만 다룰 수 있다면 공략은 쉬워지지.’
권능이나 그에 준하는 힘만 있다면.
공략법 자체는 메인 아레나치고 단순했다.
그것을 증명하듯.
크어헝!
네메아의 새끼 사자가 아까와 다른 울음을 내지른다.
고통과 공포에 찬 울음.
비명이었다.
권능을 약화시키는 포효 때문인지.
약속된 필중의 뇌격창에서 용케도 미간을 보존하긴 했으나, 말 그대로 보존일 뿐.
크허허헝!
거대한 머리통의 반쪽이 날아간 새끼 사자는 고통에 몸부림을 쳤다.
파츠측.
반쯤 날아간 머리통으로 백금의 스파크가 튀어 오른다.
궁니르의 권능이 섞인 아스트라페의 뇌기가 계속 상처를 헤집는 것이다.
쿠그그.
지진이 난 듯.
고통에 몸부림치는 새끼 사자.
이내.
캬양!
녀석이 벌떡 일어난다.
파직.
반쯤 날아간 머리통의 표면으론 여전히 백금의 뇌기가 번들거렸지만 그뿐.
고통에 몸부림을 쳐봐야 죽음밖에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인지.
크아앙!
새끼 사자는 한쪽밖에 남지 않은 눈에 시문을 담고는 살기를 토하며 달려들었다.
시문은 차분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무리 히든 보스라도 네메아의 새끼 사잔데. 이 정도에 죽을 리가 없지.’
전생의 말숙이도.
‘제발 좀 뒤져라! 냥이 새끼야!’
몇 시간의 사투 끝에 겨우 잡아내지 않았던가?
스윽.
시문이 기다렸다는 듯.
오른손의 화기를 내민다.
희한하게도.
화르륵.
타오르는 불길 속에는 너무나 맑고 투명한.
흡사 귀한 수정이나 유리로 조형한 듯한 나뭇가지 하나가 놓여 있었다.
이어.
[성좌 오딘이 ‘으으! 저 검도 짜증 나 죽겠는데. 저 망할 나뭇가지까지!’ 성을 토합니다.]
[성좌 제우스가 ‘훗. 그러게 아내를 잘 만났어야지.’ 웃음을 흘립니다.]
[성좌 검은 염소가 ‘캬핫! 제우스. 네가 할 말이야?’ 깔깔댑니다.]
성좌들의 반응이 주르륵 떠오른다.
시문은 그것을 가볍게 무시한 채.
전신을 아우르는 위대한 흐름이 이끄는 대로.
타오르는 화기와 비현실적인 나뭇가지를 합쳤다.
[요구치에 맞는 연성을 이루기에는 연성력이 부족합니다.]
[현자의 돌이 부족한 등가교환을 성립시키기 위해, 업적 포인트 5,000점을 요구합니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익숙하게 떠오르는 메시지.
시문이 ‘예’를 택하자.
화르르륵!
화기는 거세게 요동치더니.
앞선 나뭇가지를 연상케 하는 맑은 백홍색의 검으로 조형되었다.
그것을 쥔 시문은.
“유우토. 조심해라.”
저 멀리 입을 쩍 벌리고 있는 유우토를 힐끔하곤.
아르스 마그나(Ars Magna) 융합(融合).
종말을 고하는 멸화검.
종말을 휘둘렀다.
* * *
[히든 업적 ‘히든 보스 잡기 (6/?)’을 달성하셨습니다.]
[히든 보스 ‘네메아의 새끼 사자’를 단신으로 처치하였습니다.]
[보상으로 업적 포인트를 총 10,000점을 획득합니다.]
눈앞으로 주르륵 떠오르는 메시지창.
‘메인 아레나와 연관된 히든 보스라고 꽤 많이 챙겨주네.’
그것을 확인한 시문은 작게 미소를 지었다.
‘안 그래도 아르스 마그나를 두 번이나 연달아 사용해서 비용만 1만 점이 들었는데.’
아르스 마그나 융합의 사용 대가만 각각 5천 점씩 1만 점.
심지어 이건 현자의 돌의 페이백도 적용되지 않는 터라.
업적 포인트가 생으로 나가는 비용이었다.
그런데 히든 보스 업적 보상으로 업적 포인트 만 점이나 챙겨주다니?
‘뭐,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지만.’
사실 반쯤 예상하고 저지른 일이긴 했다.
메인 아레나가 어떤 가치를 지녔는지는 전생을 통해 아주 잘 알고 있었으니까.
어쨌거나.
“짭짤하네.”
만족스러운 미소가 절로 걸쳐지는 시문.
그의 앞으로.
[성좌 제우스가 당신을 보며 턱을 굅니다.]
[성좌 오딘이 ‘뭘 그렇게 고민해? 넌 얘만 믿으면 다 해결될 텐데.’ 툴툴댑니다.]
[성좌 천마가 ‘그렇네. 제우스. 보아하니 헤라클레스에 대한 시름은 놓아도 되겠어.’ 미소를 짓습니다.]
[성좌 검은 염소와 바알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성좌들의 반응이 주르륵 떠올랐다.
‘헤라클레스? 헤라클레스가 갑자기 왜 나와?’
시문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도 그럴 것이.
‘헤라클레스는 전생에도 존재한 적이 없었는데…… 진즉에 소멸한 성좌 아니었나?’
헤라클레스는 전생에서부터 한 번도 지구에 등장한 적이 없는 성좌였으니까.
한데 왜 갑자기 헤라클레스를 논한단 말인가?
그러나 시문의 의문은 오래가지 못했다.
상위서열 성좌들이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은 것도 있지만.
어두운 아공간.
대기실의 한쪽에 멍하니 서 있는 단정한 소년이 시야에 잡힌 것이다.
시문은 그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유우토. 너 괜찮냐?”
“…….”
넋이 나간 채, 말없이 눈만 끔뻑이는 유우토.
무리도 아니었다.
-미친…….
-아까 그건 또 뭔 마법이야?
-대체 무슨 마법이길래 화면이 나감?
-화면이 나간 게 아니라, 히든 보스 죽으면서 아레나 바로 종료된 거 아님?
-ㅇㅇ 그게 맞는 듯.
레바테인과 미스틸테인을 융합한 아르스 마그나.
종말을 고하는 멸화검은 보는 이로 하여금, 넋이 나갈만한 위력을 자랑했으니까.
-히든 보스가 즉시 소멸해 버렸자너 ㅋㅋ
-난 화면 어두워지길래, 방송까지 태워버린 줄 알았음 ㅋㅋㅋ
-채팅창도 불타는 중임. 보셈. 화력 개지림 ㅋㅋ
-그 백금색 창은 한번 본 적 있는데. 검은 또 첨 보네.
-뭔가 예전부터 쓰던 마법들의 연장선 같지 않음?
-22 뭔가 자꾸 강해지시는 듯?
그 위력을 보고 감탄을 멈추지 못하는 채팅창.
하나 아레니아 방송으로 시청하는 것과 실제로 체감하는 것은 천지 차이였고.
“아. 죄송합니다. 시문 씨. 잠시 딴생각을 하느라…….”
실제로 그 케이스의 당사자인 유우토는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시문은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사과할 것까지야. 따지고 보면 사과는 내 쪽에서 해야 하는데.”
“예?”
“내가 마지막에 한 공격 말이야. 뇌기는 몰라도, 화기는 아직 피아 구분이 어렵거든.”
“아.”
작게 탄성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유우토.
“확실히 그 백홍색의 화기는 앞의 백금색 뇌기와 달랐었죠. 뭔가 더 거친 느낌이었어요.”
그렇게 말하는 유우토는 왼손을 슬쩍 쥐었다.
손아귀 사이론 뽀얀 살갗이 벌겋게 익어 있었다.
‘나도 모르게 잠시 손을 들었을 뿐인데…….’
사람이라면 누구나.
갑자기 무언가가 들이닥치면, 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 방어하기 마련이다.
유우토 역시 그러한 본능으로 손을 잠시 들었을 뿐이거늘.
‘그 찰나에 화상을 입을 줄이야.’
심지어 제대로 든 것도 아니었다.
말 그대로 ‘잠시 가리려고’ 왼손을 들던 와중이었는데.
그 짧은 사이에 정면을 향했던 손바닥은 그대로 화상을 입어버린 것이다.
‘만약 네메아의 새끼 사자가 1초만 더 버텼더라면 난 아마도…….’
아까의 불가사의한 열기를 돌이켜보면.
아무리 그 괴물 같은 히든보스라도 말이 안 되는 가정이긴 했으나.
만약 네메아의 사자가 조금만 더.
아주 조금만 더 김시문의 마법을 버텼더라면 지금쯤 자신은.
‘흔적도 못 남기고 타버렸겠죠.’
헛웃음을 흘리는 유우토.
터무니없는 마법 위력 때문도 있었으나.
‘물론 내가 강했다면 그럴 리는 없겠지만요.’
스스로에 대한 부족함을 탓하는 감정이 더 컸다.
‘하! 다이아 중위권과도 충분히 비벼볼 법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정말이지 오만했네요.’
천외천이라더니.
마법에 파생된 힘에 스치지도 않았는데도, 이런 부상을 겪게 될 줄이야.
자책의 기색이 역력하던 유우토는 잠시 눈을 감았다.
이내.
“오늘, 여러모로 감사했습니다. 시문 씨.”
깍듯이 고개를 숙이는 유우토.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땐.
“덕분에 정말이지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평소와 같은 냉담한 표정이 아닌.
어딘가 후련해 보이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시문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나야말로. 같은 팀이라서 즐거웠다.”
그것을 마지막으로.
“그럼 다음엔 더 강해져서 뵙겠습니다.”
두 사람은 아레나 접속을 종료했다.
* * *
파앗.
작은 빛과 함께 펜트하우스 내 연구실로 돌아온 시문.
“읏차! 아르스 마그나를 연속으로 때려박아본 건 처음이네.”
힘차게 기지개를 펼치는 시문은 목을 이리저리 풀었다.
‘뭔가 상쾌하긴 한데. 아깝단 말이지.’
히든 보스 업적으로 1만 점을 받기는 했지만.
아르스 마그나 2번과 4번의 신화급 무기 연성은 대가는 1만 점이 넘었으니까.
그래도 시문의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곧 보상이 우르르 쏟아질 테니까.’
공성전의 기여도는 당연히 최고일 테고.
무려 메인 아레나 관련 히든 보스를 처치하지 않았는가?
히든 보스 클리어 업적만 받았을 뿐.
보나 마나 현 지구에서 ‘최초’로 메인 아레나를 접했을 테니.
관련 업적 보상까지도 주어질 터였다.
하나.
보상보다 먼저 시문을 반긴 것이 있었다.
띠리리.
핸드폰의 벨소리였다.
발신자를 확인한 시문의 눈이 조금 커졌다.
“숙부잖아?”
김무열.
발신자로 보기 힘든 이름이 떡하니 떠 있는 것이다.
‘숙부가 웬일로 나한테 전화를 다 하지?’
시문은 의문이 가득한 눈으로 전화를 받았고.
-김시문! 네놈의 짓이냐?!
평소와 달리 무척이나 흥분한 숙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뭘 말입니까?”
시문이 차분히 되묻자.
-그걸 지금 몰라서! 하…… 그래. 네놈이 미치지 않고서야 이딴 짓을 벌일 리 없지.
깊은 한숨을 내쉰 김무열은 숨을 고르곤 말을 이었다.
-이순철 회장이 살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