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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176화 (176/349)

제176화

176화. 예상 밖 (1)

-뭐야? 뭔데 저래?

-ㅁㄹ. 왜 저렇게 놀라는 거지?

시문의 경악에 우르르 올라가는 채팅창.

그도 그럴 것이.

-저 형이 놀라는 건 흔치 않은데.

-그러게.

-히든 보스 때문 아님?

-위에 유입이냐? 이 형이 꼴랑 히든 보스에 놀라겠음?

-ㄹㅇㅋㅋ 김시문이 지금까지 잡은 히든 보스 몇 마린데.

그간 역경에 가까운 아레나를 더러 해내 온 시문이기에.

어지간한 일로는 놀라지 않는다는 걸 잘 아는 탓이었다.

-ㅅㅂ 모를 수도 있지!

-방송 오래 본 게 무슨 벼슬인가 ㅋㅋㅋ

-190대 1로 공성전 처바른 사람이 놀라니까 신기하잖아.

-190대 2임. 방금 유우토랑 했던 대화 못 들음?

-아 예…….

-애들 ㅈㄴ 띠겁네 ㅋㅋㅋ

자연스레 불이 붙는 채팅창.

하나 시문은 시야의 한편에서 번쩍이는 채팅창을 쳐다볼 겨를이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네메아의 새끼 사자는 메인 아레나로 이어지는 히든 보스인데.’

메인 아레나.

일종의 특수 아레나처럼.

정규 아레나 이후 특별한 조건으로 입장할 수 있는 아레나였다.

그러나 이름부터가 다르듯.

특수 아레나와 확연한 차이점이 있었다.

바로.

[해당 히든 보스는 포기가 가능하며, 정상적으로 아레나를 종료하실 수 있습니다.]

[단, 포기 시 다시는 NO. 274 지구에 ‘네메아의 새끼 사자’를 포함한 연관 요소들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역시…… 차원당 한 번뿐이구나.’

차원당 딱 1번밖에 도전하지 못하는 1회성 아레나라는 것.

그리고 연관된 요소들이 다신 등장하지 않는다는 살벌한 페널티는.

‘메인 아레나를 실패해도 똑같이 적용되지.’

아니나 다를까.

[위 조건은 히든 보스 ‘네메아의 새끼 사자’의 처치 실패 시에도 적용됩니다.]

기다렸다는 듯 이어지는 메시지.

그에.

“실패해도 다시는 등장하지 않는다니…….”

곁에 있던 유우토는 물론.

-이건 또 뭔 개소리야?

-이 형 이걸 보고 놀란 거네 ㅋㅋㅋ

-ㅇㅇ 그런 듯.

-ㅅㅂ 메시지 X나 살벌하네. 무서워서 아레나 하겠음?

-22 포기해도 페널티, 실패해도 페널티 ㅋㅋㅋ 뭐 어쩌라고?

-앙~ 어쩔 페널티비~.

상황을 보던 시청자들 역시 난리가 났다.

혹여라도 포기하거나 실수로 이번 히든 보스를 잡지 못했다간.

-이건 해도 ㅈㄹ, 안 해도 ㅈㄹ인데.

-이거 좀 위험한 거 아님?

-맞음. 만약 김시문이 이거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그럼 ㅈ되는 거지.

-전국 팔도 억까들 다 몰려올걸? 처음 보는 히든 피스 다 날려 먹었다고 ㅋㅋ.

-한국만 X랄하겠음? 지구 전체라잖아. 아마 전 세계에서 난리 날 거임.

-온 세계가 날 억까한다……? 오우 쉣!

전 세계의 비난을 받을 수 있었으니까.

그런 부담감 때문인지.

“시, 시문 씨. 이제 어쩌죠?”

유우토는 답지 않게 말까지 살짝 절어가며 물어왔고.

“잠시만.”

시문은 턱을 괴며 앞으로 떠오른 시스템창을 가만 바라봤다.

그 모습에.

-쫄?

-ㅋㅋㅋ 김시문 개쫄았네 ㅋㅋ

-쫄리겠짘ㅋ 딱 봐도 지금까지 잡아 온 히든 보스랑 다른 거 같거든.

-글켔지. 저런 공지는 살다 살다 처음 보는데 ㅋㅋ

-드디어 김시문 망하는 꼴 볼 수 있는 거야?

-아. 빨리 뒈졌으면 좋겠다~~~

-얘도 슬슬 까일 때 됐자너~.

시기와 열등감이 가득한 악의들이 쏟아졌으나 그뿐.

대부분의 시청자는 악성 채팅에 휘둘리기보단.

-ㅅㅂㅋㅋㅋ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애들 불났네.

-억까들 이때다 싶죠? 우르르 다 튀어나오죠?

-억까 유입 쥰나 많쥬? 여기 어떤 방인지 전혀 모르쥬?

-염소 누님! 기강 한번 씨게 잡아 주십쇼!

-여기 닝겐 청소좀요.

채팅창의 절대자들을 향해 기도를 올렸다.

그에 화답하듯.

-검은 염소: 꼽냐? 그럼 꺼져 이 새끼들아!

[매니저 ‘검은 염소’가 dlrjclaus님을 강퇴하였습니다.]

[매니저 ‘검은 염소’가 doehrwkdla님을 강퇴하였습니다.]

-오딘: 한참 중요한 부분인데. 눈치 진짜…… 다 나가!

[매니저 ‘오딘’이 tjfakdlrjteh님을 강퇴하였습니다.]

[매니저 ‘바알’이 sorkwuTek님을 강…….]

쏟아지는 강퇴의 향연.

300만을 넘어서는 시청자 수답게, 강퇴의 향연은 멈추질 않았고.

-전부 엎드려!

-강퇴 난사 보소ㅋㅋ

-성능 확실하누 ㅋㅋㅋ

-누님! 저도 강퇴해 주십쇼!

[매니저 ‘검은 염소’가 염소성애자님을 강퇴하였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환호를 쏟아냈다.

그런 채팅창의 상황을 뒤로한 채.

‘히든 보스를 잡는 것 자체야, 그리 문제가 되진 않지만…….’

시문은 몇 번이고 떠오른 공지를 읽어나갔다.

‘아직 정규 아레나도 아닌데. 왜 메인 아레나가 등장했는지가 문제야.’

정규 아레나는 내년 초인 2031년에 열렸다.

그것이 회귀 전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였다.

당연히 메인 아레나 역시 내년부터 등장해야 했는데 왜 지금이란 말인가?

그렇게 공지를 뚫어져라보던 시문은.

‘됐다. 고민해 봐야 나만 골치 아프지.’

작은 한숨을 쉬며 눈을 감았다.

‘아까 보니 상위서열 상좌들도 이유를 모르는 거 같은데. 내가 고민해봐야 의미 없지.’

성좌들.

그것도 상위 서열의 성좌들이 경악하지 않았던가?

또한.

‘성좌들이 따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걸 보면, 내가 손해 보는 상황은 아니겠지’

배후성을 둔 것은 아니었으나, 시문은 이제 알 수 있었다.

자신에게 해가 되는 조건이면.

자신을 지켜보는 저 든든한 다섯 지원자가 진즉 나섰을 거라는 걸.

한데 성좌들은 놀리기만 할 뿐.

누구도 갤럭시 아레나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지 않나?

결정적으로.

‘저걸 잡으면 메인 아레나인 네메아의 사자는 내가 진행할 수 있게 돼.’

그냥 히든 보스 따위가 아닌, 무려 메인 아레나로 이어지는 히든 보스다.

다른 플레이어에게 떴으면 그대로 놓쳤을 이벤트.

‘이런 귀한 기회가 제 발로 굴러들어왔는데 놓칠 순 없지.’

시문은 불안한 표정으로 허공을 훑는.

아마 제 방송의 채팅창을 보고 있을 유우토를 바라봤다.

“유우토.”

“네. 시문 씨.”

“이거 진행하자.”

시문의 제안에 잠시 침묵하는 유우토.

이내.

“좋습니다. 평범한 히든 보스는 아닌 것 같지만…… 어차피 포기해도 같은 페널티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해보는 게 좋겠죠.”

작게 고개를 주억거리는 유우토.

그런 유우토에게서 시혁이의 어린 시절이 오버랩된다.

“너무 긴장하지 말고. 마음 편하게 먹어.”

시문은 씩 웃으며 유우토의 어깨를 툭 두드려주었다.

이어.

“히든 보스를 잡겠습니다.”

시문이 공지를 향해 답하자.

[히든 보스 ‘네메아의 새끼 사자’가 등장합니다.]

쿠웅.

거센 진동이 울렸다.

* * *

일본의 역대급 유망주.

혹은 천재라고 불리는 유우토의 입이 슬쩍 벌어졌다.

“저…… 시문 씨.”

“왜?”

“분명 네메아의 ‘새끼 사자’라고 하지 않았나요?”

“그랬지.”

“근데 저게 어딜 봐서…….”

새끼 사자라는 거죠?

라는 뒷말은 차마 내뱉지 못하는 유우토.

무리도 아니었다.

쩍 갈라진 야만의 요새 한복판에서 솟아난 우리.

쿠그그그.

그 속엔 마법진으로 이루어진 구속구를 목에 찬 사자 한 마리가.

크르르.

큼직한 송곳니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리고 있었으니까.

대충 눈대중으로만 보아도 작은 아파트 규모의 크기.

그 덩치에 걸맞게.

쿵. 쿵.

우리 속을 거니는 사자의 걸음걸이는 매번 작은 진동을 자아냈다.

질린 눈의 유우토와 달리.

“호오.”

시문은 눈을 반짝이며 네메아의 새끼 사자를 훑었다.

화려한 금색 털에 소형 아파트만 한 크기.

갈기가 없는 암사자의 형태까지.

‘전생에서 본 거랑 똑같이 생겼네.’

메인 아레나는 하나하나가 워낙 중요한 것들이라 전부 기억하고 있었지만.

특히나 네메아의 사자 관련 정보들은 완벽히 꿰뚫고 있는 시문이었다.

이유야 간단했다.

‘전생에 네메아의 사자를 완료했던 건 말숙이었지.’

천마 고말숙.

동생 김시혁이나 창왕 종리추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당시의 말숙이가,

메인 아레나인 네메아의 사자를 클리어한 플레이어였으니까.

‘월드컵이나 올림픽 우승이라도 한 분위기였는데.’

예측이 불허하고 유아독존의 성격 덕분에, 이리저리 적이 많던 고말숙이지만.

네메아의 사자를 처리하던 당시만큼은 전 세계의 플레이어가 한마음으로 열광했었다.

무리도 아니었다.

‘메인 아레나의 실패 페널티는 상상을 초월하니까.’

가장 대표적으로.

‘관련 성좌들과의 연결이 완전히 끊어지는 게 특히 치명적이지.’

성좌와의 단절이 있었다.

‘지구를 후원하는 성좌가 줄어드는 건 물론이고. 배후성으로 둔 플레이어마저도 성좌와 단절되어 버리니까.’

그로 인한 파급력은 실로 상당했다.

아웃 브레이크나 고위험 아레나의 전력부터, 차원 관련 버프 등.

강력한 플레이어들의 소실로 다양한 영역에서 피해를 보게 되니까.

단순히 성좌와의 단절 하나만 놓고 봐도 이러한 결과들로 이어지는 것이다.

한데.

메인 아레나에서 파생될 고등급 아이템이나 퀘스트 등.

연관된 것들을 전부 잃게 된다?

‘전생의 지구를 반복하게 되겠지.’

중국과 미국 두 나라만 존속해 있었던 지구.

그마저도 지구에서의 영역을 야금야금 잃어가는 와중이었고.

당연히 많은 메인 아레나의 실패로 상당한 피해를 입은 상태였다.

크르릉!

아까보다 더 위협적인 으르렁거림이 시문의 상념을 일깨운다.

그런 새끼 사자를 바라보는 시문의 눈빛은 한층 더 차분해졌다.

다행히도.

‘새끼 사자 정도는 지금의 내 스펙으로도 공략이 가능해.’

메인 아레나 관련 히든 보스라 해도 처리 자체는 가능했다.

단지 그러기 위해선 시간이 조금 필요했고.

“유우토.”

“예.”

마침 시문에겐 시간을 끌어 줄 이가 존재했다.

“남은 마수들을 붙여 줄 테니까. 5분만 어그로 좀 끌어줘.”

“맡겨두세요.”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나서는 유우토.

끼이이!

꾸르륵.

그 뒤를 남은 칼날비명박쥐와 가시아귀 무리가 따른다.

시문은 곧바로 눈을 감았고.

사아아아.

그 주변으로 정체 모를 기운이 용솟음쳤다.

유우토는 그런 시문을 힐끔 돌아보고는 칼자루를 고쳐 쥐었다.

“안 그래도 버스만 타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잘됐네요.”

시문과 이야기를 나눌 때와 다르게.

스치기만 해도 베일 것처럼 날카로워진 유우토의 눈빛.

“이번에 제 가치를 제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도 지켜봐주시길.”

그 눈빛은 네메아의 새끼 사자를 난자할 듯 살벌한 기세를 머금고 있었다.

그런 유우토의 기세에.

-오오! 가라! 유우토!

-믿고 있었다고!

-유우토군! 힘내!

유우토의 채팅창에서 각종 응원이 쏟아진다.

유우토는 시청자들의 응원에 슬쩍 미소를 짓고는 땅을 박찼다.

타앗.

물속을 유영하는 뱀처럼.

부드럽게 나아가는 유우토.

그의 신형이 순식간에 우리 밖으로 나온 새끼 사자를 스쳤다.

스륵.

엄청난 속도로 뽑혀 나온 도신엔 푸르스름한 아지랑이가 일렁거렸고.

그 끝으론 작은 선이 새끼 사자의 앞 발목으로 이어져 있었다.

“우선 앞발입니다.”

냉담한 목소리.

그와 함께 돌아선 유우토는 한쪽 입꼬리를 비죽거렸다.

정확히는.

크르르.

비죽거리려 했다.

‘거, 검기로 베었는데 멀쩡하다고?’

새끼 사자의 멀쩡한 앞발을 보기 전까진 말이다.

당황스럽던 유우토의 눈동자가 빠르게 이성을 되찾는다.

“과연. 범상치 않은 히든 보스라 이거군요.”

그는 찬찬히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도를 검집으로 되돌렸다.

“실례했습니다. 이번엔 제대로 가죠.”

또다시 베일 듯 날카로워지는 유우토의 눈.

그와 함께.

파앙.

아까보다 훨씬 더 빠르고, 경쾌한 움직임으로 쏘아진 유우토.

그는 새끼 사자의 앞발에 도달하기도 전에 검을 내질렀다.

“참절도.”

우웅.

소리만큼이나 맑고 푸른 빛.

시리도록 푸른빛이 발도하는 칼날을 따라 허공으로 뻗어나간다.

검기를 넘은 고수준의 기의 형상화.

검강이었다.

슈아아악!

새끼 사자의 앞 발목으로 섬뜩한 파공음이 스친다.

유우토의 날카로웠던 눈에도 작은 이채가 스쳤다.

칼자루를 타고 느껴지는 묵직한 감각.

흡사 맨 칼로 바위를 친 느낌이었으나.

‘제대로 들어갔다.’

반대로 상대를 제대로 베어 냈다는 반증이기도 했으니까.

‘아무리 범상치 않은 히든 보스라도, 발 한 짝은 내놓아야 할 겁니다.’

웅.

유우토는 검강을 검막으로 전환하며,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곧 쏟아질 붉은 소나기에 대비하는 것이다.

하나 유우토의 움직임은 금세 멈추었다.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붉은 피 대신.

사륵.

부드러운 금빛 털들이 눈앞으로 비산하고 있었으니까.

이어.

크르릉.

머리 위에서 나지막이 울리는 새끼 사자의 울음소리.

슬쩍 올라간 녀석의 한쪽 입가를 보아, 비웃음을 머금은 듯했지만.

“이럴 수가…….”

유우토는 쉽사리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검강에 참철도까지 펼쳤는데. 아무런 타격이 없다고?’

현 수준으로 가할 수 있는 최고의 공격.

그야말로 전력을 다해 베어 냈던 검격이거늘.

새끼 사자의 앞 발목은 미세한 털의 흐트러짐만 있을 뿐.

피 한 방울도 흐르지 않고 있었으니까.

그런 유우토의 머리 위로.

스륵.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다.

이내.

쿠우웅!

거대한 앞발이 처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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