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119화 (119/349)

제119화

119화. 천족과 마족 (4)

늘 무표정했던 유우토의 얼굴은 다소 충격으로 물들어 있었다.

비단 리코의 갑작스러운 죽음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 내가…… 반응도 못 했다고?’

검집에 그대로 잠들어 있는 검.

심지어 자신의 손은 검자루에 도달하지도 못한 상태다.

이는 다시 말해.

저 작은 여자아이의 움직임을 포착하기는커녕.

움직였다는 인식조차 하지 못했다는 말이 된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리코가 민첩 주력의 암살계 플레이어라는 사실을 따질 필요도 없는.

그야말로 엄청난 속도.

‘아니, 속도가 아닐 수도 있어. 순간이동 같은 능력이라든가, 환술 기반의 속임수 같은…….’

하지만 상황을 파악할 사치 따위는 허락되지 않았다.

“아 참.”

망가진 인형처럼.

목이 달아나 피 분수를 내뿜는 리코의 시체를 툭 하고 밀어 버리는 아이.

“오빠도 봤구나?”

볼에 새빨간 액체가 묻은 아이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흐음…… 어쩌지?”

아이는 무척이나 깊은 고민에 빠진 듯.

턱을 괴곤 아주 심각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언니가 잘생긴 오빠들은 늘 소중히 다뤄야 한다고 했는데…….”

“언니?”

알아들을 수 없는 헛소리에 저도 모르게 반문하는 유우토.

그에.

“웅! 돌 언니!”

무슨 대단한 비밀이라도 이야기하는 아이처럼.

“언니랑 나는 아빠 거라서, 우린 몰래몰래 이야기를 할 수 있거든! 히히! 아빠는 아직 모른다?”

시연은 밝고 개구쟁이 같은 얼굴로 입가에 두 손을 모으곤 소곤소곤 속삭였다.

아마도.

리코의 것이었던 시뻘건 피와 금색 비늘이 돋아난 날카로운 손톱만 아니었다면.

정말 저맘때 아이가 비밀을 속삭이는 모습으로 착각했을 것이다.

“아차! 언니가 이것도 말하지 말랬는데.”

언니라는 존재가 그리도 무서운지.

“이씨! 시여니 바보! 멍청이야!”

제 몸의 3분의 1만큼이나 커진 금색 파충류의 손을 꽉 쥐고 바닥을 쿵쿵 찍는 시연.

그에 유우토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

저 괴리감이 느껴지는 아이의 모습 때문이 아니었다.

‘저런 게…… 또 있다고?’

심지어 언니라면 높은 확률로 눈앞의 이 아이보다 더 강하지 않겠는가?

이내.

“안 되겠다. 잘생긴 오빠, 미안하지만…….”

한숨을 푹 쉰 시연은 아까의 그 맑고 순수한 미소로.

“죽어 줘.”

유우토의 ‘귓가에 속삭였다.’

생각, 인지, 판단.

그 무엇도 내리지 않았고, 내릴 필요도 없었다.

스릉.

유우토는 오로지 자신의 SSS급 특성인 검재(劍才)를 따라, 본능적으로 발도했다.

까앙.

오른쪽 귀청을 울리는 소음과 함께.

“큭!”

손목을 타고 팔 전체로 퍼져 나가는 묵직한 충격음.

유우토는 그 충격에 몸을 실어, 얼른 반대편으로 물러났다.

“우와.”

이어지는 작은 감탄.

그의 검격과 충돌한 것으로 보이는 기다란 손톱.

시연은 제 손톱과 유우토가 뽑아 든 검을 번갈아 가면서 바라봤다.

“오빠, 빠르네?”

깜빡이는 시연의 눈에는 아이 특유의 순수한 놀람이 가득했다.

“으음. 이 정도면 곱게 못 죽이는데…….”

잠시 금 비늘의 손을 쥐었다 편 시연은 미소 그대로 유우토를 응시했다.

“그냥 곱게 죽으면 안 돼? 심장만 파열시켜서 안 아프게 죽여 줄게.”

“웃기지 마.”

어림도 없다는 듯.

우웅.

푸른 기운인 검기를 기다란 일본도에 씌우는 유우토.

‘손톱만으로 내 검격을 상쇄했다. 그렇다는 건, 저 변형된 손이 내 검과 비슷한 위력이라는 뜻일 터.’

물론 다른 부위도 저렇게 금색의 비늘로 덮일 수 있겠으나.

‘반대로 다른 부위라면 능히 베어 낼 수 있다.’

무슨 검강만이 통한다는 최상위 용족 드레이크도 아닐 테고.

이미 검강에 가까운 자신의 검기는 이 수준 대에선 가히 최고라 볼 수 있으니.

설령 변형된다 해도 늘 그렇듯이 베어 내면 그뿐이리라.

“죽어라, 괴물.”

라고.

유우토는 생각했다.

까가가가각.

검기를 감은 그의 검이 저 작고 새하얀 목과 마찰음을 자아내기 전까진 말이다.

“무, 무슨!”

경악으로 부릅떠지는 유우토의 두 눈.

하나.

터억.

“히히! 잡았다.”

목을 그대로 내준 시연은 곧장 검을 쥔 유우토의 팔목을 덥석 잡아 끌어당겼고.

콰직.

금색의 파충류 손이 그의 심장을 꿰뚫었다.

“…….”

비명 따위는 나오지도 않는다.

경악 어린 유우토의 입가에선 붉은 액체가 주르륵 흘러나왔고.

“거봐, 이러니까 안 아프지?”

애착 인형처럼.

자신을 조심히 눕히는 아이를 마지막으로.

“이제 잘생긴 오빠는 코~ 자자?”

눈을 감았다.

* * *

검은 공간.

그럼에도 전혀 어둡지 않은 공간을 거닐던 시문은 멀지 않은 곳에.

“저긴가.”

난데없이 자리하고 있는 한 제단을 향했다.

고대 그리스의 석재 조형물.

그것과 비슷한 양식의 석재 제단은 무척이나 고풍스러우면서도 거칠었다.

그 위론 처음 레메게톤을 연성했을 때보다 더 진한 마기로 이루어진 책이 보였다.

신기한 것은.

눈을 깜빡일 때마다 책에서 열쇠의 형태로.

다시 열쇠에서 책의 형태를 오간다는 것이다.

“이거로군.”

시문의 말을 증명하듯.

[성좌 바알이 ‘으음.’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성좌 천마가 ‘설마 바알 자네가 저것을 다시 허할 줄은 몰랐군.’ 의외라는 표정을 짓습니다.]

[성좌 제우스와 오딘, 검은 염소가 작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성좌들은 줄지어 저마다의 반응을 보내왔다.

‘이걸 나한테 주겠다는 거지.’

성좌 바알의 유산.

이걸 획득하고, 등장한 천족을 전부 처리한다는 조건으로.

바알은 자신의 유산을 보상으로 준다고 했다.

시문은 제단의 물건으로 손을 뻗었다.

시문의 손이 닿자.

사르르.

흡사 기체로 이루어진 형태를 만진 것처럼 부드럽게 흩어지는 물건.

그러나 흩어진 것과 별개로.

기체는 시문의 손에 이끌려 제단에서 벗어났다.

시문은 물건의 정보창을 확인했다.

[아르스 게티아]

등급 – 신화

5개로 이루어진 레메게톤의 첫 번째 장이자 열쇠.

5가지를 모두 모을 시, 레메게톤을 얻을 수 있다.

동시에.

“미친!”

뚜렷한 눈동자가 화등잔 만하게 커졌다.

무리도 아니었다.

‘레메게톤의 첫 번째 조각이라고?!’

첫 번째 조각.

달리 말해 레메게톤의 원본이라는 말이 된다.

한데 그런 아이템을 연성도 아니고.

이렇게 직접적으로 획득하다니?

-ㅁㅇㅁㅇ? 우리도 보여 줘!

-이 형이 이렇게 놀라는 거 첨 보는데.

-개지리는 템인가 본데?

-미스터 킴, 우리도 당신의 아이템을 알 권리가 있다.

-매우 궁금하군.

좀처럼 보이지 않는 시문의 놀람에 채팅창 대부분이 의문을 표했으나 그뿐.

애당초 시문은 아레나 도중 채팅창을 확인하지 않을뿐더러.

[업적 ‘신화급 무구 획득’을 달성하셨습니다.]

[보상으로 업적 포인트 5,000점을 획득합니다.]

무려 5천 점이나 되는 업적 보상이 날아드는 게 아닌가?

또한.

[성좌 바알의 미션을 완수하였습니다.]

[업적 포인트 5,000점을 획득합니다.]

[바알의 유산인 ‘아르스 게티아’를 획득합니다.]

[성좌 바알이 칭호 ‘왕들의 픽’에 등록됩니다.]

[칭호 ‘왕들의 픽’의 조건이 갱신되었습니다.]

성좌 바알의 미션 클리어로 또다시 업적 포인트 5천 점.

그리고 갱신형 칭호인 ‘왕들의 픽’까지 갱신되었다.

‘이러면 올 스탯 +5지?’

제우스, 검은 염소, 천마, 오딘에 이어 바알까지.

비록 짝수 적용으로 실질적인 스탯 상승량은 여전히 +4이긴 했지만.

‘든든한 후원자가 또 하나 늘었군.’

상위 서열 성자의 본격적인 관심을 받게 되었으니, 무척이나 배부른 결과였다.

거기에다.

“천족들은 다 처리됐나 보네.”

바알의 미션이 클리어된 것으로 보건대.

바깥의 천족들은 모두 처리되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바알의 미션 조건은 ‘유산의 획득’과 ‘등장한 천족들의 절멸’이었으니까.

아마 지금쯤이면 한창 플레이어들을 쓸어버리고 있을 터.

“그럼 이건 나중에 아레나 끝나고 제대로 확인하는 걸로 하고.”

시문은 레메게톤의 원본인 [아르스 게티아]를 인벤토리에 넣곤.

몸을 돌려 공간을 나섰다.

* * *

쿠르르르.

차원의 소용돌이 특유의 굉음이 들려온다.

아직 효력이 남아 있는 성좌 헤르메스의 신발.

탈라리아로 날아오른 시문은 시연이가 있던 작은 섬에 안착했다.

연성해 주었던 벙커로 향한 시문은 고개를 갸웃했다.

“시연아?”

벙커 안.

그리고 그 주변으로 어떤 기척도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시연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

시문은 목소릴 높이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다행히도.

“아빠?”

잠시 주변을 거닐었던 것일까.

땅 끝자락에 있던 시연이 손을 탁탁 털고는.

“아빠!”

도도도 달려와 시문의 품에 와락 안겼다.

그와 함께.

[네 성좌의 미션을 완수하였습니다.]

[업적 포인트 10,000점을 획득합니다.]

네 성좌의 미션이 완료되고.

[최후의 생존자가 되었습니다.]

[플래티넘 랭크 데뷔전의 우승자가 결정되었습니다.]

[플래티넘 랭크 데뷔전이 종료됩니다.]

데뷔전의 끝을 알리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 * *

[극적! 이번 플래티넘 데뷔전의 우승자는 한국인?!]

[단 둘뿐인 출전, 그리고 이어진 1, 2등의 기적]

[2등 최진수 ‘나는 한 것이 없다’ 모두 1등의 영향력]

[김시문, 내수용 플레이어? 밤사냥꾼 ‘절대 아니다’]

[세계가 주목하는 김시문, 자칫 이민 갈 수도?]

[독일 최고 유망주 파우스트 ‘김시문은 버그 플레이어다’ 발언 화제]

끊임없이 업로드되는 뉴스들.

공중파, 인터넷 할 것 없이 모두가 헤드라인으로 한 사람을 지목했고.

-방송 봤냐? 진짜 개지리더라.

-중동 쪽에 혼자 스폰된 거 같던데 걍 싹 쓸어버림 ㅋㅋㅋ

-마족들 지배하는 게 압권이었음. 그 사이코 파우스트가 얼이 빠졌자너 ㅋㅋ

-나 마족들 무릎 꿇을 때 지렸음. 내 형이 다이안데 TWC 채널로 그 장면만 ㅈㄴ 돌려 보는 중.

갤럭시 아레나 전용 커뮤니티부터 일반 커뮤니티들까지.

죄다 이번 플래티넘 데뷔전과 우승자인 김시문에 대한 이슈로 가득했다.

-국내 한정 여포라던 새끼들 다 어디 감?

-버러우 타고 ㅂㄷㅂㄷ 중이겠지 ㅋㅋ.

-내수용 유망주는 X랄ㅋㅋ 저게 내수용이면 한국이 최강국이게?

-ㄹㅇ 김시문 방송을 한 번만 봐도 그런 소리 못 하는데.

애당초 이번 플래티넘 데뷔전의 한국 출전 인원은 고작 2명.

아무리 골드 데뷔전의 우승자로 날고 기던 시문이라도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애당초 한국은 1세대 플레이어들과 현 다이아 랭크를 제외하곤.

전체적인 플레이어의 수준이 그리 높지 않았으니까.

그나마 플래티넘 상위권들이 나름 이름을 날린다지만 그뿐.

결국 결과만 놓고 보자면 다이아란 벽을 넘지 못하는 이들에 불과하다.

라는 것이 일반적인 대중의 인식이었는데.

이번 플래티넘 데뷔전에서 1인의 무력을 포함해 마족 지배까지.

시문이 보인 압도적인 활약에 그러한 인식이 깨져 버리니 난리가 난 것이다.

-근데 김시문은 개인 채널 없음? 왜 죄다 TWC로 가냐.

-그 형은 방송만 하고 채널은 따로 안 파던데. 이번에 팔 수도?

-또 랭커 하나 나오겠구만. 역시 랭커 전용 배출국.

-22 그것도 검성이나 철벽의 성녀급 떡잎임. 질이 다름.

-ㅇㅈ합니다.

끊임없이 팝업되는 글들.

그리고.

“후우.”

그것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던 한 남성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신경질적으로 모니터를 꺼 버리곤.

“어떻게 됐지? 찾았나?”

앞에 석상처럼 서 있는 2미터의 사내.

골렘 최창욱을 향해 물었다.

최창욱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 놀랍게도 국내에 재료 관련 시설이 있다더군요.”

“국내에?”

다소 놀란 듯 반문하는 김무열.

최창욱은 또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강원도 철원 쪽입니다.”

“철원?”

“예. 연구소인지 생산소인지는 모르겠으나, 종리추의 영약에 들어가는 재료 관련 시설이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김무열의 날카로운 눈썹 한쪽이 올라간다.

한국 협회장으로서 해외 시설은 모두 알고 있는 김무열이다.

한데.

“왜 난 들은 것이 없지?”

그가 아는 한.

강원도 철원 쪽엔 대륙성과 관련된 시설은 없었다.

아니.

애당초 어떤 각성자 시설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는 협회에 등록된 자료에도 없는 것.

“그것이…….”

최창욱이 슬쩍 시선을 돌린다.

그에 김무열의 눈매가 굳었다.

“설마 알아내지 못한 거냐?”

“죄송합니다. 그쪽으론 아예 정보가 없는 터라…….”

“그럼 철원에 시설이 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안 거지?”

“대륙성 쪽에서 언질이 왔었습니다.”

“대륙성이?”

또다시 올라가는 김무열의 눈썹.

이번엔 눈썹만이 아니라 눈매까지 확 올라갔다.

하나.

“종리추가 아닌 대륙성이라고?”

말을 곱씹던 김무열은 물었다.

“설마 온건파 쪽 정본가?”

“예.”

김무열은 턱을 괴었다.

‘온건파의 정보라…….’

본래라면 최소한 의심을 깔고 들어가야 했지만.

‘지금의 온건파는 종리추의 세력과 힘겨루기 중이지.’

현 대륙성의 상황을 놓고 본다면 이야기가 달랐다.

거기까지 생각이 다다르자.

“하, 빌어먹을 놈.”

머릿속에 떠오르는 망할 조카에 김무열은 입가를 씰룩거렸다.

그를 보던 최창욱은 조심히 물었다.

“김시문에겐 알리지 말까요?”

“아니, 약속대로 놈에게 정보를 넘겨주도록.”

“하지만 이미 알지 않겠습니까? 협회장님께선 그가 이미 서위룡과 손을 잡았다고 하셨잖습니까.”

“그랬지.”

김무열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꺼진 모니터를 바라봤다.

검은 화면 위로 망할 조카 놈의 얼굴이 절로 그려졌다.

“강화위는 작살을 내놓고, 서위룡과는 꽤 긴 이야기를 나누었으니까.”

종리추 쪽 사람을 쳐 내고 온건파 쪽 사람과 계약을 끝마쳤다.

사실 이 정도로는 그다지 의심할 만한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대여비 조정을 핑계 삼아.

온건파인 서위룡이 대표로 다시 한국에 들른 시점에선 이야기가 달라졌다.

“그 여우 같은 놈이 이유 없이 온건파의 간판인 서위룡을 대표로 불렀을 리 없지.”

“하지만 협회장님, 지나친 비약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 심드라실이라는 길드는 검성 김시혁의 소유입니다만.”

“최창욱, 자넨 나와 같은 세월을 겪어 놓고 아직도 그놈들을 모르나?”

김무열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저었다.

“김시혁은 철저히 김시문의 말을 따른다. 설령 제 놈이 원치 않는 일이라도 말이다. 고로 이 모든 건 김시문, 그 여우 놈의 머리에서 나온 거다.”

“하지만……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반문이 튀어나오려는 최창욱.

당연했다.

아무리 절친한 형제라 해도.

김시혁은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랭커다.

그런 그가 고작 골드.

아니지.

이제 막 플래티넘에 들어선 자를 따른다니?

그러나 김무열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자네 의심도 이해는 가. 그러나 확실하다. 어쩌면 그 길드의 마스터가 김시문일 가능성도 있어. 김시혁은 허수아비고 말이지.”

그 여우 같은 놈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지.

그렇게 중얼거린 김무열은 물었다.

“DS는?”

“……죄송합니다,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이번에 온건파와 정보 교류가 있기도 하니 그쪽으로 수소문 중입니다.”

고개를 숙이는 최창욱에 김무열은 깊은 숨을 내쉬었다.

“후우. 최대한 빨리 알아내도록. DS에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반드시 알아내야 한다.”

그래야 망할 조카 놈이 펼친 특성의 무효화를 막아 낼 수 있으니까.

“이만 가 보도록.”

“예.”

인사와 함께 물러나는 최창욱의 뒷모습을 보며.

찰칵.

김무열은 가장 독한 아레나산 담배를 꺼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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