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화
117화. 천족과 마족 (2)
[조, 조나단?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죠?]
[마이클, 그건 제가 누구보다 묻고 싶은 말이라고요!]
플래티넘 데뷔전을 보는 두 남자.
조나단과 마이클은 흡사 호들갑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무리도 아니었다.
[마족들이 갑자기 김시문 플레이어에게 무릎을 꿇습니다!]
[심지어 상급 마족 마르테까지 무릎을 꿇는데요? 파우스트의 얼굴이 경악으로 번집니다!]
[불쌍한 파우스트. 저희와 아주 똑같은 기분이겠군요!]
두 사람의 말대로.
“이, 이게 대체!”
파우스트의 얼굴은 경악을 넘어 충격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마르테가 무릎을 꿇는다고? 저깟 놈의 한 마디에?’
꿇어.
라는 단 한 마디.
그 짧은 한마디에 저 마르테가 무릎을 꿇다니?
그가 다이아 초입도 파티를 맺어야 상대가 가능한 상급 마족임을 고려해 보면.
이는 분명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 말도 되지 않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당사자인 마르테 역시 믿기지 않는 것일까?
“이, 이럴 수가…….”
거대한 덩치 때문인지.
불신으로 가득 찬 그의 경련이 더없이 눈에 띄었다.
하나 파우스트의 예상과 달리.
마르테의 떨림은 단순히 인간 따위에게 무릎을 꿇어서가 아니었다.
“인간이 어찌…… 그분의 마기를…….”
다이아 랭크대를 휩쓰는 상급 마족일진대.
감히 입에 담지도 못하는 마르테.
그런 마르테를 보던 시문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그려졌다.
“그게 중요해?”
짧은 물음.
하나 그것 하나로 마르테의 모든 의구심은 제거되었다.
그분의 마기를 품은 시문의 말이 마르테의 호기심을 송두리째 뽑아 버린 것이다.
“중요하지…… 않…… 지요.”
힘겹게 내뱉는 마르테의 말에 뒤에 있던 파우스트의 눈이 찢어질 듯 커진다.
파우스트는 믿기지 않는 목소리로 물었다.
“마, 마르테 님? 지금 무슨 말씀이신지……?”
의문은 다름 아니었다.
“당신께서 고작 인간 따위에게 존대를 하시다니요!!”
존댓말.
본디 강자존이란 법칙 아래, 힘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마족인 만큼.
나약한 인간이라는 종족은 늘 멸시의 대상이었다.
당연히 파우스트처럼 마기를 사용하는 이들이라 해도 예외는 없었다.
실제로 마르테는 자신의 동료까지 바쳐 가며, 마족을 소환한 파우스트의 이름을 단 한 번도 불러 주지 않았다.
그저 흑마법사.
또는 버러지라는 대명사로만 부를 뿐이다.
그것이 마족이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한데.
“대답해 주십쇼!”
상급 마족인 마르테가 생전 처음 보는 인간.
그것도 자신과 같은 플래티넘 데뷔전의 참가자에게 존대를 하다니?
무릎을 꿇는 것쯤이야 비열한 마법이나 술수가 작용했다 치겠지만.
“마르테 님!!”
존댓말은 그 범주가 다르지 않은가?
하나 흡사 절규에 가까운 파우스트의 외침에도.
“…….”
마르테는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정면의 미남자를 향해 고개를 숙일 따름이었다.
파우스트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조차 쓰지 않는 모습.
그러면서도 철저하게 눈앞의 남자에게 복종하는 그 태도는 파우스트로 하여금 분노를 자아내게 만들었다.
당연히 그 분노는.
“네놈!”
무심히 서 있는 미남자, 시문을 향했다.
“어떤 개수작을 부린 거냐! 설마, 성력의 보유자냐?”
마기와 반대되는 기운인 성력.
천계의 기운이기도 한 그것을 지니고 있다면 이 상황도 어떻게든 납득될 수 있었다.
아니.
납득되어야 한다.
상급 마족이 어떤 존재인데!
자신이 어떻게 소환해 낸 존재인데!
“그래, 대답은 필요 없겠지. 우리 사이가 그렇잖아? 응?”
성력의 보유자와 마기의 보유자.
비록 천족과 마족만큼 철천지원수의 관계는 아니라 해도.
플레이어들 역시 보유 스탯에 따라 나름의 우호도가 달랐다.
서로가 가깝게 지낼수록 그들에게 관심과 지원을 줄 천족과 마족이 멀어졌고.
이는 곧 전투력의 저하로 나타난다.
역으로.
“이 비열한 성력의 노예 새끼야! 네놈을 찢어 버리고 마르테 님과 다른 마족들을 구해 내겠다!”
성력과 마기의 보유자가 서로를 죽이게 되면.
당연히 천족과 마족의 관심이나 지원을 받을 확률 역시 늘어났다.
고로.
“울부짖어라, 어둠이여!”
저 악랄한 성력의 사용자에게서 이들을 구해 내면.
자신은 상급 마족을 넘어, 마계에서조차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터.
그렇게 단정 지은 파우스트가 마기를 끌어올리며 캐스팅을 시작했다.
동시에.
“다크 엠비션! 블랙 피어!”
메모라이즈로 시전되는 무영창의 흑마법들이 시문을 향해 쏘아졌다.
너무나도 깔끔한 더블 캐스팅.
심지어 마법을 즉각적으로 펼쳐 내면서.
따로 캐스팅을 이어 나가는 것은 더블 캐스팅 중에서도 상당한 테크닉을 요구했다.
“과연 파우스트답군.”
과연 독일을 대표해 플래티넘 데뷔전에 참가할 만한 실력.
그에 작게 감탄한 시문은 놀랍게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키이잉!
단지 그의 시커먼 왼쪽 눈이 더욱 이명을 키우며 마기로 번들거릴 뿐.
사실 흑마법사인 이상.
시문이 성력의 보유자가 아니라는 것쯤은 이 시커먼 왼쪽 눈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었지만.
상급 마족의 철저한 복종은 그런 파우스트의 상식을 손쉽게 짓뭉갠 상태였다.
“키핫! 포기한 거냐? 아니지. 그 비열한 술수를 유지하느라 움직이지도 못하는 모양이구나!”
아무렴!
상급 마족을 비롯한 다수의 마족을 이렇게 무릎 꿇리려면 그만한 페널티는 있어야지!
하며 광소를 터뜨리는 파우스트.
하지만 그의 웃음은 금방 잦아들었고.
“뭐, 뭐잇?!”
입이 떡 벌어지는 경악이 웃음을 대신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내 마법이!!”
시문에게 날렸던 두 마법.
다크 엠비션과 블랙 피어가 그에게 닿는 순간.
스르륵.
물에 닿은 설탕처럼 녹아 버린 것이다.
“마법 무효화라고? 아니, 그렇다기엔…….”
어찌나 충격적이었는지.
파우스트는 6성 마법의 캐스팅조차 멈춘 채, 입을 쩍 벌리며 시문을 바라봤다.
‘마법 무효화는 절대 아니야!’
이 수준대의 마법계라면 한 번쯤은 겪어 보는 현상이 마법 무효화다.
파우스트 역시 몇 차례 암속성 면역력을 도배해 온 놈들을 상대해 본 적이 있어서 잘 알고 있었다.
고로 방금 시문에게 일어난 현상은 결코 마법 무효화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래, 마치 마법이 스스로 풀려 버린 것 같았어.’
저절로 풀려 버렸다는 말이 딱 적합하리라.
마치 마법 스스로가 공격 거부 의사를 지니고 풀려 버린 것.
그러나 이 이론엔 거대한 어폐가 있었다.
‘마법이 자가 의사를 가지고 있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고등급의 마법이라면 모르겠다만.
지금 자신이 펼친 마법은 메모라이즈로 펼친 4성의 흑마법 아니던가?
캐스팅하고 있던 6성의 흑마법이 자가 의사를 가지고 있다 해도 믿기지 않을 텐데.
고작 4성의 흑마법이 의사를 지니고 있다고?
하나 그것을 확인할 틈은 없었다.
흑마법을 맨몸으로 받아 낸.
아니.
“마르테.”
가볍게 무시해 버린 시문이.
“제압해.”
“예.”
연거푸 불가사의를 일으켰으니까.
* * *
쿵.
생기 하나 없는 잿빛 바닥에 그대로 처박히는 파우스트.
그는 마르테가 시문의 명령에 또 한 번 복종한 사실 때문인지.
아니면 연약한 마법계의 몸으로 압도적인 폭력을 맞닥뜨려서인지는 몰라도.
“…….”
조금의 비명이나 발악도 없이 얌전히 바닥에 처박혔다.
단지 암석 같은 마르테의 손에 처박힌 그 삐쩍 마른 몸만이 애처롭게 경련을 일으킬 뿐.
-저 독일의 괴물 유망주인 파우스트가…….
-분명 상급 마족이라고 하지 않음? 왜 이 형 말을 꼬박꼬박 듣는 거임?
-흑마법사는 파우스튼데…… 소환한 것도 파우스튼데…….
-몸도, 마음도, 마족도 전부 훔쳐 가는 시문쨩은 욕심쟁이야!
-넌씨눈인가. 지금 드립칠 상황 아니다.
-ㄹㅇ 여기서 드립을 치고 있네. 지금 상황이 장난 같음?
평소와 달리 확 가라앉은 채팅창.
무리도 아니었다.
시문이 그간 워낙 규격 외의 모습을 보여 주긴 했으나.
다이아급 종족인 마족을.
그것도 상급 마족을 말 한마디로 부려 먹는다는 건, 도무지 말이 안 되는 현상이었으니까.
-미스터 킴의 눈이 갑자기 변하지 않았나? 그것과 관련이 있을 수도.
-김 상은 원래부터 눈에 특별한 능력이 있었습니다만?
-설령 있다고 해도 지금의 상황은 말이 되질 않아. 저건 상급 마족이라고.
-대체 뭐지? 킴도 흑마법산가? 하지만 파우스트는 이미 플래티넘 수준의 흑마법산데.
채팅창으로 끝없이 쏟아지는 의문.
실제로.
-저건 흑마법사냐 아니냐로 따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동의해. 나도 마족을 소환해 봤지만, 다이아급이 아니고서야 흑마법사는 늘 마족에게 을이야.
-다이아급 흑마법사도 하급 마족과 파트너 관계가 되는 거지, 저런 주종관계는 불가능해.
흑마법사로 보이는 이들도 다수 등장했지만.
실제 흑마법사인 그들조차 제대로 된 해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대체 어떤 능력일까?
-그의 상태창을 꼭 보고 싶군.
데뷔전으로 인한 상위권 플레이어들의 유입이 상당했는지.
채팅창은 평소와 다르게 진중하고 학구적인 분위기가 가득했다.
하나 아레나 진행 중 채팅창을 잘 확인하지 않는 시문으로선.
“음…….”
아까와 다름없이 무심한 시선으로 파우스트를 바라볼 따름이었다.
‘본래라면 마족이고 뭐고 싹 다 죽여 버리려고 했는데 말이지.’
파우스트는 물론.
시문은 파우스트가 소환한 마족들도 모조리 죽여 버릴 생각이었다.
데뷔전은 서바이벌이고 인원수는 516명으로 킬 수가 정해져 있는 상태에다.
혼돈계 맵의 특징으로 등장하는 종족이 천족과 마족인 만큼.
이들을 처리하게 되면 상당한 추가 공적치를 얻을 수 있었으니까.
플래티넘 초입의 MMR대에서 다이아급 종족이 등장하니 당연한 리턴이었다.
고로 레메게톤을 이용해 전부 죽여 버렸어야 했는데.
[성좌 바알의 권능으로 소환된 마족들이 당신에게 귀속됩니다.]
상급 마족 마르테의 무릎을 꿇린 후.
시문의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창은 시문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 버렸다.
‘귀속이라…… 이는 달리 말해 마족들의 킬 수가 내 쪽으로 오른다는 건데.’
갑작스러운 천족과 마족의 등장 때문인지.
현재 플레이어들끼리의 전투도 거의 멈춘 상황이다.
이는 아레나 보드만 열어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기에.
시문은 찬찬히 상황을 살폈다.
사실 살필 것도 없었다.
‘이러면 마족들을 죽여서 공적치를 얻을 게 아니라, 최대한 이용해야 해.’
데뷔전 초반의 파우스트처럼 킬을 날로 먹고 싶어서만은 아니었다.
‘아무리 나라도 저만한 숫자의 천족을 상대하는 건 무리야.’
어느새 형체가 보일 정도로 다가온 천족들.
필시 상급 마족 마르테에 버금가는 상급 천족도 소환된 상태일 테니.
여기서 공적치만 보고 마족들을 죽여 버리는 건,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일이었다.
‘일단 마족들과 함께 천족들을 처리한 다음, 남은 플레이어들을 쓸어버리자.’
어차피 천족이냐 마족이냐의 차이지.
추가 공적치를 주는 건 똑같지 않은가?
그때.
[성좌 바알이 당신의 영악한 고민에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성좌 바알이 천족들을 보며 ‘으음…….’ 살짝 미간을 찌푸립니다.]
[성좌 바알이 당신에게 미션을 겁니다.]
성좌 바알이 미션을 걸어 왔다.
[미션]
-성좌 바알은 자신의 유산이 묻힌 ‘탐식의 몰락지’에 천족들이 나타난 것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등장한 천족을 절멸하고, 그의 유산을 획득하세요.
보상 : 바알의 유산, 업적 포인트 5,000점
시문의 눈이 슬쩍 커진다.
업적 포인트 5,000점도 분명 달달한 보상이었지만.
‘바알의 유산?’
바알의 유산이라는 심상치 않은 문구가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저게 뭔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깨야겠지.’
마계 서열 1위이자 상위 서열의 성좌 바알.
그의 유산이라니 결코 허접한 것은 아닐 터.
거기에다 상위 서열 성좌인 바알을 칭호 [왕들의 픽]에 등록하려면.
어차피 그의 미션 하나 정도는 깨 줘야 했다.
시문은 바알의 미션을 승낙했다.
그러자.
웅.
작은 이명과 함께.
점령전의 점령지처럼 저 아래에 윤곽선으로 한 지점이 표시되었다.
‘저기가 바알의 유산이 있는 곳인가 보군. 음?’
윤곽선을 따라 죽 내려가던 시문의 시선이 일그러진다.
마치 소용돌이치듯 일정하게 일그러지는 윤곽선.
그리고 저 아래의 위치로 보건대.
‘설마 유산이 차원 이상 현상 속에 있는 거야?’
저 아래에서 아가리를 쩍 벌리고 있는 차원 소용돌이 속일 가능성이 높았다.
‘하긴, 무려 신화급 무구의 일부분인데, 오히려 저런 곳에 있어 줘야지.’
저러니 전생의 하이랭커 파우스트가 그렇게 뒤져도 못 찾아냈지.
시문은 헛웃음을 흘리며 슬쩍 고개를 저었다.
그때.
“찾았다! 이 더러운 마족 놈들!”
“여긴 패배자인 너희가 있을 곳이 아니야!”
“형제자매들이여! 심판의 시간이다!”
근엄하고 우렁찬 함성이 들려온다.
천족들이 가까워진 것이다.
그들을 가만히 보던 시문은.
“마르테, 전부 소집해. 주변 인간들도 모두 쓸어 오고.”
시문은 상급 마족 마르테를 향해 턱짓했다.
“예.”
잠시 눈을 감는 마르테.
그의 머리 주변으로 작은 파장이 일렁거렸다.
마안을 지닌 시문은 그것이 마족 특유의 소통 방식임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이어.
“으으…….”
마르테는 땅에 처박아 두었던 파우스트를 꺼내 들었다.
“말도 안 돼…… 이건 말이…….”
정신이 완전히 나가 버린 것인지.
저 혼자 중얼거리는 파우스트.
시문은 그를 비롯해.
“고귀하신 분이시여. 여기 대령했습니다.”
“크윽!”
“아악!”
일대로 퍼져 나갔던 마족들이 잡아 온 5명의 플레이어를 훑었다.
“생존자는 이게 끝이야?”
“예. 이것들 말곤 이 일대에 인간은 더 이상 없습니다.”
마르테의 절도 있는 대답에 시문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파우스트! 이 미친놈아!”
“마족이 갑자기 왜 우릴 노리는 거야!”
“이봐, 파우스트!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공포에 질려 소리치는 플레이어들.
모두 파우스트를 아는 것으로 보아.
‘전부 같은 유럽 소속인가 보군. 잘됐네.’
플레이어들의 소속을 눈치챈 시문은 마르테에게 눈짓했다.
넋이 나가 버린 파우스트의 곁으로 우수수 던져지는 유럽 소속 플레이어들.
“우, 우릴 어쩔 셈이야!”
그들 중 하나가 용기 있게 소리치자, 시문의 입가가 씨익 올라갔다.
“어쩌긴. 너희들이 했던 거 그대로 돌려주려는 거지.”
“……뭐?”
고개를 갸웃하는 유럽 플레이어.
이내.
“너, 너 설마!”
시문의 속셈을 눈치를 챈 것일까.
유럽 플레이어의 눈이 부릅떠졌으나 그뿐.
“본래라면 흑마법사가 아니라 불가능하지만, 이렇게 보조가 있으면 또 다르거든. 그렇지? 마르테.”
시문이 나긋하게 손짓하자.
쿵.
“물론이지요. 뜻을 받들겠습니다.”
상급 마족 마르테의 굵직한 무릎이 바닥으로 처박힌다.
이내 굵직한 팔을 든 그는 유럽 플레이어들을 가리켰다.
그러자.
사아아아.
“끄, 끄아아아!”
“꺄아아악!”
흡사 산 채로 불에 타듯.
유럽 플레이어들은 삽시간 시커먼 마기에 뒤덮였다.
그들의 비명은 빠른 속도로 잦아들었고.
“흐, 흑마법사도 아닌 놈이 제물 의식이라니!”
흑마법사라서일까?
“말도 안 돼! 이건 말도 안 된다고오오!!”
마지막까지 불신과 경악을 내지르는 파우스트를 끝으로.
쩌저적.
시문 뒤편으로 차원 하나가 열렸다.
그리고 그곳에선.
크르르르!
캬아악!
수십의 시커먼 야수들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