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화
115화. 플래티넘 랭크 데뷔전 (3)
생기 따윈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서늘한 대지.
그 잿빛의 땅 위로.
파팍!
거친 소리와 함께 잿빛의 흙들이 튀어올랐다.
“제기랄!”
땅을 박찬 구릿빛 피부의 남성.
아랍계 특유의 터번을 두르고 있는 그는 미려한 수염에 어울리지 않게 인상을 찌푸리며.
“어쩌다 저런 괴물을 만나선!”
연거푸 다리를 놀리며 잿빛의 땅 위를 내달렸다.
하나.
쿠웅.
“끄아아악!”
“커헉!”
묵직하게 울리는 소리를 타고 익숙한 목소리의 비명이 이어진다.
남자의 동료들이었다.
‘하만과 이브라힘이 벌써!’
동료들의 실력을 무척이나 잘 아는 그로선 더욱 하체에 힘을 실었지만 그뿐.
쿠웅.
“큿!”
또 한 번의 진동과 함께 어깨를 짓누르는 압박감에 도주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
남자는 전신을 짓누르는 힘에 저항하며.
“망할……!”
간신히 고개를 돌렸다.
“참, 도망 한번 잘 간다니까.”
그곳엔 뚜렷한 이목구비의 미남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눈치들은 빨라선. 하긴, 여기 참가할 정도면 당연한가?”
귀찮은 듯.
한숨을 쉰 남자, 시문은 머리를 대충 헝클고는 주먹을 움켜쥐었다.
웅.
움켜진 주먹으로 묵색의 기운이 응집된다.
이미 저것의 위력은 몇 번이고 목도한 바였기에.
“이익!”
터번 아래로 드러나는 남자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다.
하나 그 역시 자신의 나라에선 날고 긴다는 유망주.
“저리 꺼져라!”
그는 순식간에 허리춤의 샴쉬르를 뽑으며, 베기로 이어 갔다.
깔끔한 발도술.
본디 곡도가 발도에 유리한 구조인 만큼.
반듯한 반원을 그린 발도엔 어느새 푸르스름한 검기까지 씌워져.
슈아아악!
순식간에 시문의 목으로 쇄도했다.
그러나.
스윽.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
움켜쥔 주먹을 자신의 목 앞으로 끌어 올리는 시문.
쩌겅!
응집된 묵색의 기운과 푸르스름한 반원 사이에서 먹먹한 이명이 울린다.
검기가 실린 발도를 쉽게 막아 낸 시문은 발도의 검기를 부숴 버리고.
무심히 주먹을 내질렀다.
어느 초보 격투가가 내지르는 정권 찌르기와 다름없었지만.
쩡!
검기를 두른 샴쉬르와 맞붙어 보니 또 다른 느낌이었다.
뭐랄까.
어린아이의 전력이 담긴 주먹을 숙련된 전사가 한 손으로 받는 느낌이랄까?
끼긱.
주먹과 맞붙은 샴쉬르의 검기가 비명을 지른다.
그에 터번의 남자가 잇달아 검격을 펼치려던 찰나.
시문은 또다시 걸음을 내디뎠다.
쿠웅.
“컥!”
고작 한 걸음 내디뎠을 뿐인데.
묵직한 진동과 함께 터번의 남자는 비명을 토하며 무릎을 꿇었다.
시문은 그런 터번의 남성을 만족스러운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천마신공(天魔神功).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
일전에 고말숙과의 대련에서도 겪었던 이 보법은 이미 전생부터.
수차례 목도하고 경험해 온 보법이었다.
그리고 지금.
‘역시 천마신공을 3성까지 연성해 두길 잘했어.’
천마군림보는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 주고 있었다.
본래 제작 골렘과 플래티넘 랭크 데뷔전을 치를 생각이었던 시문이었으나.
시연이가 연성되어 버린 후로.
혹시 모를 보험으로 천마신공을 3성까지 올려 둔 것이다.
‘대가로 업적 포인트가 만 점이나 들었었지. 뭐, 대충 예상되는 범주기도 했어.’
처음 1성은 5천 점.
2성은 고말숙을 천마와 이어 주며 보상으로 얻었다.
고로 3성의 연성 대가가 만 점, 혹은 그 이상 든다는 것은 대략적으로 감을 잡은 상태였다.
‘그 때문에 호문쿨루스가 좀 멀어지긴 했지만.’
옵시디언 태블릿의 완성도를 40%에서 60%까지 올리려면 총 6만 점이 필요하다.
얼마 전 인체 연성에 대한 깨달음 덕에 45%까지 올려 두긴 했으나.
그래도 5만 점이라는 흉악한 대가를 자랑하는 상태.
해서 업적 포인트 만 점은 꽤나 큰 출혈이었지만.
‘만 점이야 미션을 깨면 해결되니까.’
시연이와 함께 하라는 성좌들의 미션만 깨면 도로 복구될 일이다.
“으으…….”
시문은 온몸을 부들대며 고개조차 들지 못하는 터번의 남자를 향해 주먹을 들었다.
그것을 눈치챈 것일까.
“괴물 새끼…… 네놈은 괴물이야!”
그는 천마군림보의 억제력을 버티는 것만큼이나 힘겹게 말을 씹어 뱉었다.
“그런가?”
그에 피식 웃은 시문은 주먹에 실린 마기.
“내 주변에 워낙 괴물들이 많아서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네.”
패황쇄를 내리찍었다.
* * *
“이쯤이면 주변은 다 정리됐겠네.”
손을 탈탈 턴 시문은 잿빛 풍경을 돌아보았다.
본래도 황폐한 혼돈계였으나.
큼직큼직한 크레이터부터, 뻥 뚫려 추락으로 이어지는 구렁까지.
시문이 휘두른 무력의 여파로 더더욱 황폐해진 상태였다.
-세상에…….
-돌았다! 돌았어!
-오우 쉣! 내가 지금 뭘 본 거지?
-뭘 보긴! 혼자서 6인 팀을 쓸어버리는 걸 봤지!
-이 집, 주먹질 맛있네!
-대부분 아랍계 같던데. 이러면 중동은 순방도 못 하는 거 아님?
그 압도적인 광경을 실시간으로 본 시청자들은 죄다 감탄과 경악을 토했고.
-김시문, 당신은 알라의 심판을 받게 될 거다!
-신이 두렵지도 않나? 동양인들은 모두가 폭력적이군.
-돼지고기를 먹는 놈답다! 이 악마야!
아랍계로 추정되는 시청자들은 알라와 신을 들먹이며 연신 시문을 욕하기 바빴다.
물론.
[매니저 ‘성좌 검은 염소’가 dlrjsrmwj 님을 강퇴하였습니다.]
[매니저 ‘성좌 검은 염소’가 emflqdlqslek 님을 강퇴하였습니다.]
[매니저 ‘성좌 검은 염소’가 rhkahfdlqss 님을…….]
든든한 수문장이 선을 넘는 채팅은 모조리 잘라 버리고 있었다.
-오우 쉣! 가차 없군!
-쏟아지는 채팅 사이에서 아주 정확히 골라 강퇴하는데?
-검은 염소, 당신은 이 방의 GOAT(Greatest Of All Time)야!
-잠깐. 쟨 리얼 고트잖아?
검은 염소의 활약에 환호하는 채팅창.
그도 그럴 것이 플래티넘부터는 각국의 이익과 직결되는 것들이 생기는 만큼.
채팅창이 험해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물론.
[성좌 검은 염소가 ‘어쭈? 야! 알라 불러! 불러 보라고!’ 성을 토합니다.]
‘엥?’
그런 채팅창의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하는 시문은.
‘갑자기 웬 알라야?’
검은 염소의 격노가 급발진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나 검은 염소의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이 한두 번도 아닐뿐더러.
‘하긴, 묘하게 이 주변이 중동 소속의 플레이어들이 스폰되기는 했지.’
시문이 처리한 플레이어 모두가 중동 소속이지 않았나?
시문은 그러려니, 하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곤 뒤를 돌았다.
“시연아.”
“웅?”
시문이 부르자마자, 머지않은 잿빛 바위에서 빼꼼 머리를 내미는 아이.
“아빠, 끝나쪄?”
순진무구한 눈으로 물어 오는 시연에, 시문은 절로 미소를 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리 와. 이제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해.”
여긴 더 처리할 플레이어가 없거든.
그 뒷말을 삼킨 시문은 쪼르르 달려오는 시연을 안아 들었다.
시문은 품에 안겨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시연을 보며,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힘을 좀 과하게 쓰길 잘했어.’
혹여나 시연이의 눈에 시체가 보일까.
일부러 공격에도 힘을 더해 저렇게 큼직한 구덩이들을 만들지 않았던가?
아니면 아예 분쇄해 버리던가 말이다.
‘사실 시연이가 시체에 그리 놀라는 기색은 아니었지만.’
처음 자예드와 수아드라는 아랍계의 두 남녀를 처리했을 때도 그랬지.
시연은 분명 피 튀는 전투나 시체에 놀라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하나 어쩌겠는가?
“아빠! 또 피융! 하고 나는 고야?”
“그래.”
내 자식 같은 이 귀여운 아이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 주고 싶지 않은 것을.
“근데 이번엔 좀 멀리 날 거야. 점프론 갈 수 없는 곳이거든.”
고개를 끄덕인 시문은 가까운 부유섬을 향해 손을 들었다.
비행 능력을 부여해 주는 헤르메스의 신발을 연성하려는 것이다.
그때.
콰아아아아.
시문이 향하려던 부유섬의 위로 시커먼 기류가 솟아올랐다.
시문은 그 기류가 무엇인지 단박에 눈치챘다.
그에겐 무척이나 익숙한 것이었으니까.
“저건…… 마기잖아?”
시문이 마기를 알아차리자마자.
[혼돈계에 마족이 나타납니다.]
[마족은 차원 마계에 소속된 강력한 종족입니다. 확실한 승리가 아니면 피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눈앞으로 시스템이 떠올랐다.
그에 시문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단순히 강력한 종족인 마족의 등장 때문은 아니었다.
‘마족이 왜 벌써 등장하는 거야?’
바로 등장의 시기 때문이었다.
-에엥? 벌써 마족이 나온다고?
-뭐야, 아직 초반부 아니냐?
-시작한 지 이제 막 20분을 지나고 있는데?
-보통 한 시간 아님?
-맞음. 빨라도 아레나 시작 50분 후에 등장임.
채팅창 역시 줄줄이 의문을 표한다.
평균적으로 혼돈계의 아레나가 시작되고, 약 한 시간쯤 되어야 등장하는 게 마족이다.
한데 고작 20분 만에 등장했으니 당연히 의문스러울 수밖에.
하나 의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렇군.”
허공을 보던 시문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파우스트, 이 사람 때문이구나.”
아레나 보드를 보던 시문.
1위 - 파우스트 13킬.
2위 - 앤드류 번스 10킬.
3위 - 김시문 8킬.
그의 눈에는 1등에 위치한 파우스트란 이름이 들어왔다.
‘13킬이라…… 저 정도 죽였으면 마족을 소환할 만도 하지.’
흑마법사 파우스트.
전생에서 마왕으로 불린 그는 당연하게도 하이랭커가 되는 실력자였다.
흑마법사의 필수 스탯인 마기.
사령술사의 필수 스탯인 사기까지 지닌 ‘마법계’ 플레이어였으니까.
하나 지금의 파우스트는 이제 플래티넘 데뷔전에 참여하는 유망주.
전생의 그 무시무시한 마왕은 분명 아니었으나.
‘쯧. 귀찮게 됐네.’
시문의 표정은 영 좋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러면 천족도 가만있지 않을 텐데.’
혼돈계.
이 망할 맵이 가진 사연이 바로 천족과 마족의 전쟁터 아니던가?
아니나 다를까.
[천계가 마족의 움직임을 감지합니다.]
[혼돈계에 천족이 나타납니다.]
[천족은 차원 천계에 소속된 강력한 종족입니다. 확실한 승리가 아니면 피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시문의 앞으로 주르륵 떠오르는 시스템창.
동시에 저~멀리 빛줄기가 스며들던 먹구름이 쩍 걸라지고.
백금의 환한 빛이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다.
아마 저 빛의 폭포 속에 성이 난 천족들이 끼여 있을 테지.
“대체 왜 이런 짓을 하냐…….”
굳이 마족을 소환하지 않아도 파우스트 넌 충분히 강하잖아.
근데 왜 이런 멍청한 짓을 벌려, 이 자식아!!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솟았으나, 시문은 내뱉지 않았다.
방송을 켜 놓고 있어서가 아니었다.
‘하긴, 자기한텐 이게 최고의 시나리오겠지.’
마족이라는 다이아급 종족의 호의를 받으며, 편하게 아레나를 진행할 수 있는데.
뭣 하러 제 발로 뛰겠는가?
거기에다 흑마법사이니.
앞으로 벌어질 천족과의 전투에서 조금만 손을 써도 마족들의 호감을 잔뜩 살 터.
잘하면 마계의 성좌들과도 연을 댈 수 있으니.
파우스트로선 최고의 선택지임은 틀림없었다.
“시연아, 아무래도 다시 저기 숨어 있어야겠다.”
시문은 시연이를 다시 바닥에 내려놓았다.
“왜에?”
고개를 갸웃하는 시연.
그에 시문은 시연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우리가 갈 필요가 없어졌거든.”
그 말대로.
키킥!
캬하하하!
마족 특유의 섬뜩한 웃음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렇다.
파우스트가 소환한 마족들이 일대로 퍼져 나가고 있는 것이다.
‘아마 천족들이 당도하기 전에, 최대한 마족들로 킬을 쓸어 먹으려는 거겠지.’
전생이나 지금이나.
영악하긴 더럽게 영악한 놈이다.
하긴 그러니 마왕이란 별칭을 얻은 거겠지.
시문은 서둘러 시연을 바위에 숨기고.
따악.
몇 번의 연성을 더해서 방공호를 방불케 하는 은신처를 만들었다.
그러곤.
“키하핫! 찾았다!!”
“비켜! 저 인간은 내 거야!”
어느새 앞까지 다가온 마족들을 바라봤다.
‘마기의 형태나 외형으로 보아…… 하급 마족이겠군.’
마기 특유의 패도적인 기세를 제대로 갈무리하지 못하는 것도 그렇고.
인간보단 마수에 가까운 형태는 놈들의 급을 쉽게 짐작케 했다.
물론 말이 하급이지.
저 하급 하나가 다이아 플레이어와 동급으로 취급된다.
뭐, 갓 다이아에 오른 플레이어긴 하겠지만 말이다.
그러니.
‘하급 마족은 크게 문제가 안 되는데…….’
시문의 시선은 다가오는 하급 마족들 뒤를 향했다.
멀찍이서 팔짱을 낀 채, 오만한 눈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몇몇 마족.
다가오는 하급 마족들보다 인간형에 가까운 것을 보아.
‘중급 마족이겠지.’
그리고 하급, 중급 마족들이 이렇게 쏟아져 나왔다는 건.
‘파우스트가 소환한 마족이 최소 상급 마족이라는 건데…….’
상급 마족.
다이아 플레이어들도 파티를 이루어야 상대가 가능한 존재.
아니면 밤사냥꾼 박진욱과 같은, 다이아 중에서도 수준급의 플레이어가 나서야 할 정도다.
“하. 골치 아프게 됐네, 이거.”
지난 골드 데뷔전에서 만난 나가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때는 두 나가 모두 하급 마족 수준에 불가했지만.
저렇게 중급, 상급 마족까지 나타나면 아무리 시문이라도 직접 상대하기가 어려웠다.
그래.
‘직접’ 상대하긴 말이다.
‘아, 업적 포인트 아껴야 하는데.’
뒷머리를 북북 긁은 시문은 작게 한숨을 쉬고 손을 내밀었다.
“키하핫! 왜 손을 내밀지? 빌기라도 하려는 건가?”
“어쩌나? 난 빈다고 살려 둘 생각이 없는데.”
지척까지 다가온 마족들이 흉흉한 살기를 숨김없이 뿜어낸다.
당연했다.
본디 마족이란 호전적인 종족이고.
그 급이 낮을수록 이성보다 본능을 드러내는 놈들이었으니까.
하지만.
시문은 짜증이 가득한 얼굴로 허공을 바라볼 뿐이었다.
정확히는.
[요구치에 맞는 연성을 이루기에는 연성력이 부족합니다.]
[현자의 돌이 부족한 등가교환을 성립시키기 위해, 업적 포인트 10,000점을 요구합니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눈앞에 떠오른 시스템창이었다.
‘또 만 점이냐.’
한숨이 절로 나오는 시문.
그러나 연성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기에.
따악.
시문은 ‘예’를 택하곤 손가락을 튕겼고.
“엥? 저건 마기잖아?”
“네놈, 흑마법사였나?”
시커먼 마기가 시문의 손가락 위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 이건!”
“이럴 수가…… 어떻게 인간이 이토록 순수한 마기를!”
의문을 품던 하급 마족들 사이로 점차 경악이 번져 나갔다.
이유는 간단했다.
스아아아아아!
점차 격렬해지는 마기.
비록 파우스트가 만들어 내었던 거대한 마기의 소용돌이보단 작았지만.
시문의 손 위로 떠오른 마기의 격류는 마족조차 경악할 순도의 마기를 자랑했으니까.
이내.
푸욱.
열쇠 모양으로 변한 그것은 시문의 왼쪽 눈으로 파고들었고.
잠긴 문을 열듯.
옆으로 달칵 돌아갔다.
[특성 오딘의 눈이 태초의 마기에 반응합니다.]
[태초의 마기의 영향으로 특성 오딘의 눈에 마안(魔眼)이 등록됩니다.]
[그간 쌓여 온 여파들로 오딘의 눈의 완성도가 10% 향상됩니다.]
시문의 앞으로 떠오르는 메시지.
이어.
[소멸한 줄 알았던 신물의 등장에 마계의 성좌들이 들썩입니다.]
[성좌 바사고가 다급히 당신을 주시합니다.]
[성좌 가미긴이 다급히 당신을 주시합니다.]
[성좌 마르바스가…….]
주르르륵.
끝도 없이 범람하는 메시지들.
하나.
[마계의 일곱 성좌가 다른 성좌들을 물립니다.]
한 줄의 메시지와 함께.
[마계 서열 1위, 성좌 바알이 ‘으음…….’ 당신을 무심히 응시합니다.]
끝을 모르고 올라가던 수십의 메시지들이 뚝 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