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100화 (100/349)

제100화

100화. 길드 버프 (6)

“……까지 15인의 가입이 완료되었습니다.”

조폭을 연상시키는 각진 외모와 달리 깔끔한 보고.

그에 고개를 끄덕인 시문은 박진욱이 건네는 보고서를 건네받았다.

“수고하셨어요. 별다른 일은 없었고요?”

“대륙성 쪽에서 크게 항의가 들어오긴 했으나…… 지시하신 대로 강화위의 일을 그대로 고했습니다. 그랬더니 항의가 아주 쏙 들어가더군요.”

“하하. 그럴 만도 하죠.”

강화위의 무례부터 추태, 그리고 패배까지.

그 목격자가 한국에만 국한되었다면 억지를 부리며 달려들었겠지만.

‘보는 눈이 그렇게 많았는데 어떻게 반박하겠어?’

미국의 아메리칸드림과 일본의 마사무네 등.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길드들이 모두 지켜본 일이다.

아무리 세계 2강을 달리는 대륙성이라 해도 을의 위치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강화위의 자리는 경매로 잘 진행되었죠?”

“예. 아메리칸드림과 격전을 좀 펼치긴 했지만, 결국 대륙성이 가져갔습니다.”

그 말에 보고서를 찬찬히 훑어보던 시문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게…… 이 가격이고요?”

“예. 총 4,300억으로 대륙성에 낙찰되었습니다.”

시문은 헛웃음을 흘렸다.

‘400~500억에서 끝날 일을 4,300억이나 쓰다니.’

애당초 시문이 대륙성에게 제안하라고 지시했던 길드 티오는 두 자리.

고로 많이 써도 1,000억 안에서 끝나야 했던 금액이건만.

강화위의 실수 한 번으로 무려 4,300억이라는 금액을 손해 봐야 했다.

심지어.

“대여하는 입장인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 랭커도 아니고 고작 유망주에게 들어가는 한 달 버프로 4,300억은 너무 크지 않나요?”

랭커도 아닌데 이걸 매달 내놓아야 한다.

아무리 돈이 많은 대륙성이라 해도, 보통 부담되는 금액이 아닐 터였다.

박진욱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맞습니다. 실제로 낙찰 이후, 대륙성의 부길마가 직접 연락을 해 왔습니다. 차후 계약 기간 갱신 때, 가입비 좀 협상해 주면 안 되겠냐고 말이죠.”

그 말에 시문의 입꼬리가 빙긋 올라간다.

대륙성의 저자세 때문이 아니었다.

‘길마가 아닌 부길마가 연락을 했다라…….’

펜트하우스로 돌아오기 전.

앞서 나눈 서위룡과의 대화 때문이었다.

‘서위룡의 말대로 대륙성의 행정적인 부분까지 전부 종리추 쪽으로 넘어갔나 보군.’

당연한 수순이긴 했다.

대륙성의 전통에 따라 길드 마스터의 옥좌를 건 비무에서 패배했으니.

길드의 전체적인 권한 역시 바뀌어야겠지.

하지만.

‘꺾였던 길드 마스터의 세력이 다시 힘을 얻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

길드 마스터에서 내려왔다 해도 그 기반이 당장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시문은 서위룡에게 했던 제안을 떠올리며 말했다.

“진욱 씨, 한 달 후 대륙성과의 계약 기간을 갱신할 때가 되면 최대한 뜸을 들여 주세요.”

“그 말씀은 대륙성에게 가입비를 조정해 주시겠다는 겁니까?”

박진욱의 단단한 눈에 의문이 담겼다.

“시문 님. 대륙성이 세계 2강이긴 하나, 이번 일은 어차피 저들의 잘못 아닙니까? 매달 4,300억을 꿋꿋이 밀고 나가도 지불할 겁니다. 티오를 아메리칸드림에 주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할 테니까요.”

박진욱의 말대로.

명분은 이쪽에 있으니 굳이 가입비를 협상해 주지 않아도 되었다.

라이벌인 아메리칸드림에게 티오를 주는 것보다야, 과지출을 하는 게 나았으니까.

하지만.

“아니요, 협상해 주세요.”

시문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그에 박진욱의 한쪽 눈썹이 슬쩍 올라갔다.

“시문 님께서 괜히 하시는 말씀은 아닐 테고…… 뭔가 생각해 두신 게 있으십니까?”

“역시 진욱 씨는 못 속이겠네요. 맞아요.”

시문은 보고서를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이쪽에서 최대한 뜸을 들이다 보면, 대륙성 쪽에서 누가 찾아올 겁니다. 그때 그 사람과 협상해 주시면 됩니다.”

시문의 말이 끝나자 박진욱의 눈이 빠르게 돌아간다.

이내.

“설마 그 누군가가 서위룡인가요?”

박진욱은 정확히 답을 짚었고, 시문은 그저 빙긋 웃을 따름이었다.

“아아! 시문 님께서 대충 어떤 그림을 그리시는지 이제야 알겠습니다.”

강화위와 서위룡.

그들이 대륙성 내에서 어떤 관계인지는 박진욱도 잘 알고 있었다.

“대륙성 내부에 분열을 일으킬 생각이시군요. 창왕 쪽이 쉽게 권력을 잡을 수 없도록.”

“역시라는 말밖에 못 하겠네요. 맞습니다.”

시문은 너털대는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대련이 끝나고 이야기를 나눠 봤는데. 그 서위룡이라는 사람, 생각보다 좋은 사람이더라고요.”

“그럴 테죠. 서위룡은 길드 마스터 쪽 사람이고, 현 대륙성의 길드 마스터는 굉장한 온건파 아닙니까?”

“맞아요. 그 사람을 밀어 주면 우리 쪽에 여러모로 이득이 많겠더라고요. 겸사겸사 창왕도 견제하고 말이죠.”

사실 창왕 종리추의 견제가 최우선 목표였지만.

박진욱은 다른 쪽으로 생각한 것인지.

“참…… 그 망할 녀석은 어쩌다 이런 대단하신 형님을 얻은 건지…….”

그는 한숨을 푹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종리추, 그 개자식이 아레나에서 시혁이를 만날 때마다 선을 많이 넘긴 했었습니다만…… 이렇게 직접 복수해 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어…… 말이 그렇게 되나요?”

“저한텐 숨기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히려 자랑하셔야지요. 쩝, 저도 이런 형님이 계셨다면 참 좋았을 텐데…….”

뭔가 크게 감명을 받은 것일까?

시문을 바라보는 박진욱의 눈빛이 무척이나 초롱초롱했다.

물론 그의 험상궂은 외형이 더해지자, 다소 위협적으로 보였기에.

“하, 하하! 과찬이세요. 그나저나, 암시장 유통 물량에 관해서…….”

시문은 얼른 관심사를 돌렸다.

* * *

붉은 엠블럼이 달린 비행기.

대륙성의 전용기 속 훤칠한 남자는 턱을 괸 채,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서위룡 씨, 저랑 거래 하나 하시죠.’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목소리.

서위룡은 재차 김시문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곱씹었다.

길다면 긴 내용이었지만, 결론은 간단했다.

‘나를 밀어 주겠다라…….’

서위룡 자신을 전적으로 밀어 주겠다는 것.

고작 골드 플레이어인 그가 뭘 어떻게 밀어 주겠다는지는 묻지 못했다.

정확히는 묻을 필요도 없다는 말이 적절하겠지.

‘설마 검성의 형님이었을 줄이야…….’

검성 김시혁.

현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랭커 중의 랭커.

대륙성의 최강자인 창왕 종리추와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김시혁의 형님이라니?

‘그래서 철벽의 성녀와 밤사냥꾼이 시문 님을 그렇게 대한 거였어.’

같은 국적의 길드원이라지만.

골드인 김시문을 어딘가 우대하는 느낌이었던 이유정과 박진욱.

특히나 이유정은 철벽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주변에 남자를 두지 않기로 유명했는데.

어째 김시문에게만은 묘하게 살갑게 대한다 했더니.

다 이유가 있는 거였다.

서위룡은 구름이 가득한 창밖을 바라봤다.

‘사실 검성의 형님이라는 배경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도울 능력이 있는 분이었지.’

금전적 지원부터 향후 계약 갱신의 인사권 등등.

다양한 방면의 지원을 약속했던 그는 서위룡에게 단 두 가지만을 제안했다.

하나는.

‘지금까지 하시던 대로 행동하시면 됩니다. 유망주로서 성장하세요.’

지금처럼 그저 플레이어로서 성장에만 힘쓰는 것.

왜 타국의 플레이어인 자신의 성장을 신경 써 주냐는 의문은 들지 않았다.

‘아마 창왕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함이겠지.’

자신은 창왕과 반대되는 세력인 온건파에 속한 유망주이니까.

문제는 두 번째 조건이었다.

‘혹시 대륙성에서 은밀히 하고 있는 연구를 아세요?’

대륙성에서 비밀리에 이뤄지고 있는 연구를 알아내는 것.

전자는 동생 검성과 창왕의 관계를 고려해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조건이었지만.

후자는 아니었다.

‘연구라니? 대륙성 내에 내가 모르는 연구가 있단 말인가?’

대륙성의 유망주.

그것도 현 길드 마스터 파벌의 유망주인 자신이 모르는 실험이라니?

오히려 서위룡 스스로가 김시문에게 되물었던 조건이었고.

‘아아, 역시 이쪽은 모르는 건가. 그럼 종리추 쪽의 독단이 확실하네.’

라며 애당초 유도성 심문이었던 것처럼.

저 혼자 고개를 끄덕였었지.

‘참으로 치욕스러웠지.’

길드 마스터 파벌의 유망주인 자신도 모르는 길드의 일을 외부인이 알다니?

꼭 무능한 멍청이가 되어 버린 기분이었다.

동시에.

‘참 무서운 분이다. 검성보다 더.’

단순히 강력한 무력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검성과 달리.

김시문이라는 자는 단순히 랭크만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는 걸 깨달은 순간이기도 했다.

“하…….”

서위룡은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었다.

어쨌거나.

‘이럴 때일수록 쉽게 생각해야 해. 특히나 두 번째 조건은 나로서도 반드시 알아내야 하는 일이다.’

대륙성에서 비밀리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그 연구는 서위룡의 입장에서도 꼭 알아내야 했다.

아직까진 현 길드 마스터인 이쪽 세력이 전혀 모르는 길드의 일이라는 것도 그렇지만.

‘분명 시문 님은 강 형이 대련 중 갑자기 강해진 것이, 그 연구와 관련이 있다고 했었지.’

서위룡의 눈이 일순 날카로워진다.

짐작 가는 바가 있는 것이다.

‘용혈단. 창왕의 유망주라면 필시 용혈단을 받았을 터.’

창왕 종리추가 자신의 파벌 인물들에게.

용혈단이라는 귀한 영약을 하사한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 때문에 종리추 휘하의 파벌들이 더 극성으로 충성하며 활동을 펼치지 않는가?

‘아마 용혈단이 시문 님이 말씀하신 그 연구와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아.’

아니, 확실할 것이다.

용혈단은 대륙성의 연금술사들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닌.

어느 순간부터 종리추 쪽에서 독자적으로 제작되어 나온 영약이었으니까.

“우선 용혈단 쪽을 먼저…….”

“혼자서 뭘 그리 구시렁거려요?”

“헛!”

갑작스레 들려오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는 서위룡.

그 모습에.

“깜짝이야! 왜 그래요? 나 인기척 다 내고 왔는데.”

도리어 말을 걸어 온 여성이 화들짝 놀라 몸을 물렸다.

“아. 미안해, 사매. 생각 좀 하느라고.”

“에휴, 그럴 만도 하죠.”

사매라 불린 여성은 한숨을 푹 쉬며, 쏟을 뻔했던 찻잔을 서위룡의 앞에 내려놓았다.

“누구는 맨날 사고만 치고 정작 수습하는 사람은 따로 있는데, 항상 사형만 찬밥 신세잖아요.”

“너무 그러지 마. 강 형은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놈의 컨디션은 맨날 안 좋대? 그리고 형은 무슨 형이에요, 그냥 머저리지.”

“사매.”

“흥.”

서위룡의 다소 엄준한 눈길에도 팔짱을 끼며 고개를 획 돌리는 여성.

그 모습에 피식 웃은 서위룡이 물었다.

“본성에선 연락이 왔어?”

“네. 한국 쪽 의료진이 최소 3일 이상은 입원이 필요하다고 해서, 3일 후 본성에서 따로 전용기를 보낸다네요.”

“그래? 다행이네.”

“다행은 개뿔! 제가 늘 말씀드리지만, 사형은 그 성격이 문제예요! 사람이 너무 좋아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사매의 잔소리.

그 익숙한 잔소리를 음악 삼아 차를 마신 서위룡은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창밖을 바라봤다.

아레나산 최고급 차의 효능 때문일까.

서위룡의 복잡했던 머릿속은 빠르게 정리되었다.

‘일단 창왕이 비밀리에 하고 있는 연구만 밝혀내자.’

그럼 이 모든 의문이 풀리고.

‘김시문, 그분의 의중도 알아낼 수 있겠지.’

그렇게 다짐한 서위룡은.

“사형! 제 말 듣고 있어요?!”

“무, 물론이지! 사매, 경청하고 있었어.”

다급히 현실로 돌아왔다.

* * *

따악.

맑은 소리.

그 소리의 근원인 길고 흰 손가락은, 몇 차례 더 튕겨지고 나서야 움직임을 멈추었다.

“후…… 이만하면 거의 완성이네.”

이마를 슥 닦은 뚜렷한 이목구비의 미남자.

시문은 만족스러운 눈으로 눈앞의 조형물을 이리저리 살폈다.

백은으로 빛나는 조형물.

인간의 뼈대를 연상시키는 그것은 뼈라는 외형과 달리, 무척이나 정교하고 아름다웠다.

-수고했어. 회로는 드라고니움으로 딴다고 했지?

가슴 정중앙에서 울려오는 목소리.

현자의 돌의 물음에 시문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하지만 드라고니움으로만 만들진 않을 거야.”

-아다만티움이랑 오리하르콘을 적절하게 섞겠다? 하긴, 그 둘이라면 용력과도 충돌을 일으키진 않겠지.

“그렇지. 뭐, 정확한 건 실험을 한번 해 봐야겠지만.”

-그럼 팔다리나 몸통도?

“응. 전부 합금으로 만들 거야.”

-캬! 공정은 죽어나겠지만, 그 정도 합금이면 진짜 어마어마한 녀석이 나오겠는데?

현자의 돌은 기대감이 가득한 목소리로 휘파람을 불었다.

시문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나도 기대 중이긴 해. 근데…… 미미르의 샘물, 그거 확실한 거지?”

-그렇다니까. 오빠, 나 못 믿어?

“아니. 워낙 믿기지 않는 이야기라 한번 물어봤어.”

지난 특수 아레나 ‘자연의 몰락’ 보상으로 얻었던 미미르의 샘물.

그저 S급에 설명도 없는 재료 아이템인 그것을.

“골렘에 자아를 탑재시킬 수 있다니…… 말이 안 되잖아.”

현자의 돌은 골렘의 자아 탑재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었다.

골렘에게 자아란.

기계로 따지자면 자체적인 인공지능을 주는 것과 다름없었다.

-오빠 맘도 이해는 해. 원래라면 명령어와 그에 맞는 행동 패턴을 하나하나 다 입력해야 하니까.

“아니면 기존 골렘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다 컨트롤하든가.”

그렇게나 손이 많이 가는 골렘에게 자아라니?

시문의 시선은 사방에서 열심히 일하는 중인 미스릴 골렘들을 향했다.

‘저 녀석들도 미스릴이라는 재료 덕분에 상세한 행동 패턴을 입력할 수 있었는데…….’

아레나 질병 치료제 제조를 위한 미스릴 골렘의 섬세한 작업들.

물론 대부분이 포장과 잡일이 전부였지만.

그마저도 시문이 상세한 행동 패턴을 주입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데 재료에 따라 아무리 다양한 행동 패턴 주입이 가능한 제작 골렘이라 해도.

‘설마 자아까지 생성시킬 수 있을 줄이야…….’

자아를 지닌다는 건 차원이 다른 이야기였다.

‘왜 저 녀석이 미미르의 샘물을 얻었을 때 그렇게 신나 했는지 알겠어.’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인 시문은 미스릴로 조형된 뼈대를 바라봤다.

“일단 암시장에서 재료가 오기 전까진 작업을 멈추자. 현 재료로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

-응응. 머리도 그때 같이 만들 거지?

“그래. 머리 부분은 금속 4개를 전부 섞을 거야. 특별 연마랑 몇몇 작업도 더 들어갈 거고.”

아무리 미미르의 샘물이 자아를 생성시켜 준다 해도.

‘본체가 안 받쳐 주면, 생성된 자아 역시 형편없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따악.

몸을 돌린 시문이 손가락을 튕기자.

드르르.

연구실의 벽이 움직이며 미스릴 뼈대를 삼켰다.

시문은 흰 가운을 벗고 연구실 한쪽에 있는 침대로 몸을 눕혔다.

그러곤 침대맡의 아레나 고글을 집었다.

-응? 오빠, 방금 작업을 끝냈는데 바로 아레나 시작하게?

대번에 물어오는 현자의 돌.

그에 시문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오늘은 작업을 많이 한 것도 아니라, 별로 피곤하지도 않아.”

-그래도 길드 가입이니 뭐니 하면서 바빴잖아.

“에이, 내가 하는 게 얼마나 있다고. 실무는 다 진욱 씨가 하는데.”

시문 자신은 큰 방향을 잡고 최종적인 결재를 할 뿐.

길드 ‘심드라실’의 디테일한 업무는 모두 밤사냥꾼 박진욱이 해결하고 있었다.

-하긴. 그 떡대도 참 불쌍해. 전생에서는 우리 도련님 뒤처리만 했다며? 어쩜 이런 부분은 형제가 똑같니.

“하하! 그렇긴 하네.”

전생이나 현생이나 길드 마스터만 다를 뿐.

온갖 길드 업무를 처리하는 박진욱의 일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았다.

“그래도 난 시혁이보다 잘 챙겨 주잖아. 사업이든 영약이든.”

-흐응~ 전형적인 ‘동생보다 내가 났다’네. 뭐, 귀여워서 봐준다.

“이 녀석이…….”

입가를 씰룩거리는 시문.

이내 피식 웃은 그는 고개를 저으며 고글을 썼다.

이어 아레나에 접속하자.

[골드 랭크의 MMR로도 더 이상 김시문 플레이어의 매칭을 조절할 수 없습니다.]

[플래티넘 랭크 승급전으로 배치됩니다.]

일련의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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