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화
81화. 습격 (3)
한순간에 정적이 내려앉은 일대.
“이, 이게 무슨…….”
그 갑작스러운 침묵 속에서, 당황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공걸륜이었다.
‘뮤턴트가 진짜 멈췄다고?’
당장이라도 시문을 찢어발겼어야 할 뮤턴트들.
적어도 그가 공격할 틈을 만들기 위해.
고기 방패라도 했어야 할 녀석들이 고작 멈추라는 한 마디에 멈추다니?
당황한 것은 공걸륜만이 아니었을까.
“마, 말도 안 돼!”
멀지 않은 곳에서도 당황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공걸륜은 곧장 그곳을 향해 외쳤다.
“임위정! 이게 어떻게 된 거냐!”
“나, 나도 몰라! 이런 건 처음이라고!”
안경에 덥수룩한 머리.
임위정이라 불린 남성은 다급히 손에 쥐고 있던 기기를 두드렸다.
아레나 부산물로 만들어진 물품인 걸까?
기기는 임위정이 손을 놀릴 때마다, 정체 모를 기운을 지속적으로 뿜어냈다.
“움직여! 당장 움직이라고!”
파스스스.
기기에서 나오는 기파가 한결 강렬해진다.
하나 아무 영향도 없는 것일까?
뮤턴트라 불린 괴인들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케, 케룩?”
“크르…….”
눈앞에 천적을 둔 초식 동물처럼.
그들은 전신을 벌벌 떨며, 연신 누군가의 눈치만을 볼 뿐이었다.
“키이…….”
“크륵!”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두려운 건지.
연신 눈치를 보면서도 고개도 제대로 못 드는 뮤턴트들.
그에.
“너, 너 대체 뭐야!”
기기를 갈겨대던 임위정은 이 불가사의의 원인을 향해 외쳤다.
“대체 뭔데 뮤턴트들이 꿈쩍도 하지 않는 거냐고?!”
“글쎄. 멈추라고 하니까 멈추던데?”
너무나 쉽게 나오는 답.
시문의 말이 어지간히도 어이가 없는 걸까?
아니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상황에 미쳐 버린 것일까.
“개소리! 저것들이 날뛰었으면 날뛰었지! 저렇게 얌전해진 적은 없었다고!”
그는 목에 핏대를 세워 가며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시문은 알 수 없는 미소만을 지을 따름이었고.
“제길! 공걸륜!”
임위정은 결국 공걸륜을 향해 소리칠 수밖에 없었다.
“저놈은 반드시 데려가야 한다!”
“미친 소리 마라! 지금 상황을 보고도…….”
“미친 건 지금 이 상황이라고오!!”
어느새 눈에 핏발까지 서린 임위정.
그는 흡사 광기 어린 눈초리로 공걸륜을 노려봤다.
“10년을 넘게 이어져 온 프로젝트야! 저것들에게 단순한 공격 명령만 각인시키는 데도 몇 년이 걸렸다고오!”
“임위정, 아무리 그래도…….”
“그런 뮤턴트를 전용 장비도 없이 고작 말 한마디로 멈추다니! 이건 당장 보고를…….”
주위의 말 따위는 들리지도 않는 것일까.
임위정은 저 혼자 광인처럼 중얼거렸다.
이어.
“꺄아아아악!”
여성 특유의 비명이 들려온다.
옆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
고말숙과 싱의 싸움이 끝난 것이다.
그것도.
“너, 저 녀석의 사지만 끊어 두라고 했지? 내가 그대로 돌려줄게.”
“아, 안 돼!”
실버인 고말숙의 승리로 말이다.
“하…….”
헛웃음을 흘리는 공걸륜.
그도 그럴 것이 임무를 시작하기 전까지.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상상치도 못했던 결과들이 연속해서 일어나고 있지 않는가?
‘혹시 지금 내가 꿈을 꾸는 건가?’
축 늘어지는 공걸륜의 외팔.
다이아 랭크의 플레이어가 이토록 초라해 보일 수가 있을까?
그런 그의 귓가로.
“다 끝난 거 같네.”
사신의 목소리가 흘러들었다.
“너희의 실패로.”
그러자.
“……놈!”
텅 비어 버렸던 공걸륜의 눈에 살기가 들어찼다.
이 모든 일의 원흉.
이 악몽과 같은 현실을 만들어 낸 원인.
“네놈만큼은!”
시문을 잡아가야 한다는 임위정의 개소리따윈 저 멀리 던진 지 오래.
공걸륜이 남은 기운을 모두 짜내 달려들려던 찰나.
“놈을 막아라.”
서늘한 미성과 함께.
“쿠루룩!”
“크아아!”
얼어붙었던 뮤턴트들이 일시에 움직였다.
“또! 또 움직였어!”
뒤에선 임위정의 광기 어린 목소리가 들려온다.
공걸륜은 아군이 아닌 적군이 되어.
“저리 비켜라!”
서걱.
앞을 가로막는 뮤턴트들을 모조리 베어 버리며 시문을 향해 달려들었다.
“김시무우운!!”
하나.
파측!
어느새 자신을 겨누고 있는 백색의 뇌기에.
천마신공(天魔神功).
파(波) 섬멸포(殲滅砲).
그대로 파묻혀 버렸다.
* * *
쩌정!
흡사 깨진 유리처럼.
S급 특성 거울 환영의 결계가 깨어지며, 환영의 파편이 사방으로 비산한다.
이내 삽시간에 가루가 되어 사라지는 파편들.
“후.”
진짜 강남의 한복판으로 돌아온 시문은 현실의 찬 밤공기를 마시며 폐부를 일깨웠다.
그의 시선은 자연스레 옆으로 돌아갔다.
그곳엔.
“말숙아, 괜찮아?”
“엉.”
고말숙이 터덜터덜 걸어오고 있었다.
플래티넘인 싱과 전투를 치러 승리까지 거머쥐었으면 나름 기쁠 법도 하건만.
“하아, 엿 같네.”
고말숙의 인상은 좀처럼 펴지질 않았다.
“왜?”
“이것 봐라. 옷이 아주 걸레가 돼 버렸잖아.”
곳곳이 찢어지고 그슬린 옷.
유정이가 건네주었던 값비싼 옷이 어느새 넝마가 된 것이다.
시문은 헛웃음을 흘렸다.
“넌 지금 옷이 걱정되냐?”
“그럼 어째. 그…… 동갑…… 한테 받은 거잖아.”
차마 친구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 걸까.
애써 동갑이라 말하는 고말숙에 시문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많이 어색한가 보네. 하긴, 이 시기에 말숙인 친구가 없다고 했었지.’
언젠가 전생의 고말숙이 했던 말에 의하면.
‘그거 아냐? 내가 친구로 사귄 애는 네가 처음인 거?’
그녀의 친구는 자신이 처음이라고 했었다.
그 말은 즉, 동성의 친구는 일절 없었다는 뜻.
고로 같은 여자애들끼리의 친목은 무척이나 어색하다는 말이 된다.
‘대체 어떤 성장기를 보낼 걸까?’
문득 그런 궁금함이 들었지만.
“하긴, 빌려준 건데 이래서야. 많이 신경 쓰이겠다.”
“그니까!”
시문은 질문 대신 공감을 택했다.
“그래도 유정이가 이런 거로 뭐라 할 애는 아니야. 오히려 다치지 않았냐고 걱정할걸?”
“으으! 그건 그거대로 또 부담스러운데.”
어깨를 부르르 떠는 고말숙.
은근히 귀여운 그녀의 모습에 한결 미소가 짙어지던 시문은.
“그건 그렇고.”
미소가 완전히 사라진 얼굴로 반대편을 바라봤다.
“그 싱이라는 여자는?”
“죽었어.”
아무렇지 않게 죽음을 말하는 고말숙.
“죽어?”
그에 시문의 눈이 슬쩍 커졌다.
“왜 놀라? 널 죽이려던 년이잖아. 설마 막 ‘살인은 나쁜 거야!’ 같은 개소리 하려고?”
“아니, 그런 게 아니야.”
작게 고개를 저은 시문은 말했다.
“그 여자가 죽든 말든 난 상관없어.”
살인.
전생의 지구에선 안 해 본 이가 없는 행위일 것이다.
잇따른 아웃브레이크로 인해 수많은 국가가 멸망.
그로 인해 온갖 빌런과 범죄들이 판이 치던 세상이었으니까.
특히나 1레벨의 시문은 노예부터 실험체까지.
어떤 식으로든 손쓰기 쉬운 먹잇감이지 않았나?
최소한의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라면.
역설적이게도 반드시 해야 하는 행위 중 하나가 살인이었다.
단지.
‘지금은 전생과 상황이 많이 다르지.’
아직 정규 아레나가 시작되지 않았고.
그렇기에.
“너 괜찮냐?”
시문은 조심스레 물었다.
아직 고말숙이 천마나 3대 미친년으로 활약하지 않는 시기다.
고로 살인에 대한 충격이 없을 수 없을 텐데.
“나? 아무렇지도 않은데?”
놀랍게도.
고말숙은 어깨만 으쓱할 뿐.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시문은 가만 눈을 깜빡였다.
“괜…… 찮다고?”
“엉. 애당초 내가 직접 죽인 것도 아냐. 저년이 네 사지를 끊으라고 했잖아.”
그녀는 저 멀리 쓰러져 있는 싱을 흘낏했다.
“그래서 똑같이 해 주니까 알아서 뒤지던데? 마법계가 약골은 약골인가 봐.”
고말숙의 너스레에 시문은 헛웃음을 흘렸다.
‘정말 괜찮나 보네.’
전생의 자신과는 아예 다른 반응.
시문은 어렵지 않게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다.
‘SSS급 특성. 천살성 때문이로군.’
그 덕에 사람의 죽음 앞에서도.
저렇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그나저나…….”
팔짱을 낀 고말숙은 반대편을 턱짓했다.
“저건 어쩔 거야?”
“저거?”
시문이 시선을 돌리자.
“이건 정말 혁신이야! 적용 메커니즘만 알아내면 새로운 세상을…….”
주저리주저리.
편집증 환자처럼.
혼자서 더벅머리를 부여잡고 중얼거리는 임위정이 보였다.
“아아. 저 사람이 남아 있었지.”
“딱 봐도 일반인 같긴 한데…….”
하얀 가운에 안경까지.
직접적인 전투 참여가 없었던 것도 그렇고.
각성자 특유의 기운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 임위정이었지만.
“저 자식이 한 짓거릴 생각하면 그냥 때려죽여 버리고 싶단 말이지.”
임위정이 벌인 짓은 결코 앞선 암살자들보다 부족하지 않았다.
고말숙의 눈동자가 불그스름해진다.
동시에.
사아아.
향수처럼 은은하게 풍겨 오는 살기.
시문은 성큼성큼 걸어 나가는 고말숙을 제지했다.
“왜? 저 새끼가 민간인들 어떻게 만들었는지 잊었어?”
“누구보다도 잘 알아. 그래서 더 죽이면 안 되는 거야.”
임위정에겐 반드시 알아내야 할 것이 있으니까.
시문이 나서지 말라고 몸소 앞장을 서자.
“쳇.”
고말숙은 아쉬운 얼굴로 혀를 찼다.
시문은 뒤따르는 그녀를 힐끔했다.
은은하게 풍기던 살기와 눈동자의 붉은 기운은 서서히 옅어지고 있었다.
‘천마신공을 익혀도 아직 천살성을 완벽히 통제하지는 못하는구나.’
첫 만남처럼 아예 이성을 잃지는 않았지만.
싱이 죽었을 때도 그렇고, 고말숙은 아직 천살성을 완벽히 컨트롤하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천마신공의 경지가 높아질 때까진 신경 좀 써 줘야겠어.’
그렇게 두 사람이 임위정의 앞에 도달하자.
“와, 왔구나!”
임위정은 눈을 반짝이며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김시문 맞지? 너! 나와 함께 대륙성으로 가자! 실험에만 협조하면 원하는 건 뭐든! 뭐든 줄 테니까!”
앞서 제 동료들을 모두 처리한 시문임을 인지하고 있기는 한 걸까.
“여자가 필요해? 돈? 아니면 SSS급의 아이템? 원한다면 총서기도 될 수 있어! 우린 정말 뭐든 줄 수 있다고!”
그는 핏발 선 눈으로 열변을 토했다.
시문은 그런 임위정을 무심히 바라봤다.
‘총서기라…… 정규 아레나부터 정치권에 손을 뻗었던 게 아니란 말인가?’
중국의 총서기. 다른 나라로 치면 대통령에 해당하는 막강한 자리다.
특히 중국쯤 되는 나라면 말로 형용하기 힘든 권력의 자리일 텐데.
그걸 고작 실험에 동참하면 내준다니.
그것도 타국인에게?
‘대륙성 길드. 생각보다 국가에 행사하는 영향력이 깊군.’
전생의 정보를 약간 수정한 시문은 ‘주머니 속 폰’을 만지작거렸다.
이내.
“재밌는 소릴 하는군.”
시문은 입꼬리를 슬쩍 끌어 올리며.
“갑자기 나타나 민간인을 괴인으로 만든 암살자가, 이젠 총서기 자리까지 주겠다?”
임위정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임위정이라고 했던가? 네가 내 입장이라면 이 상황이 어떨 거 같아?”
“……믿기지 않겠지. 맞아, 그게 정상이지! 그, 그럼 어쩌지?”
왜일까?
마치 무언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으으! 안 돼! 시간이…… 시간이 없는데! 어서 설득을……!”
임위정은 미친 듯이 손톱을 물어뜯으며 다급함을 숨기지 못했다.
조금 의아하긴 했지만, 시문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래도 이런 상황에서 헛소리를 할 이유는 없을 테니.”
“마, 맞아! 이런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헛소리를 하겠어?!”
“그럼 날 암살하려는 것부터 민간인들을 괴물로 만든 실험까지, 모두 사실이란 말이지?”
“그렇다니까!”
“으음…….”
잠시 턱을 괴는 시문.
이내 아주 자연스레 물었다.
“직접 겪은 일이니 믿지 못할 것도 없지만 딱 하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어.”
“뭔데? 당장 말해 봐!”
얼른 말꼬리를 붙잡는 임위정.
그에 시문의 눈가가 슬쩍 호선을 그렸다.
“일반인이긴 해도, 넌 대륙성의 소속이겠지?”
“물론이야! 정확히 어딘지는 말해 주지 못하지만. 그것도 네가 함께 간다면 다 알게 될 거야!”
“그럼 넌 중국인이란 소린데. 네 동료들도 그렇고, 어떻게 한국으로 들어온 거지?”
일반인보다 엄격한 입국 심사 대상이 바로 각성자들이다.
당연했다.
그들이 지닌 힘은 많은 문제들을 파생시킬 수 있으니까.
“이렇게 많은 무장 각성자의 입국이면 분명 언론을 탔을 텐데?”
하물며 이들은 세계 최고의 길드 중 하나인 대륙성의 길드원들 아닌가?
상위 랭크의 플레이어가 섞인 무리가 이토록 조용히 입국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임위정은 흔쾌히 그 답을 내놓았다.
“그거야 밀입국이니까 그렇지!”
“밀입국?”
“그래. 아! 맞아. 증인도 있어!”
무언가 답을 찾은 것일까.
임위정은 손뼉을 치며 눈을 반짝였다.
“김무열! 김무열한테 물어봐!”
“김무열? 설마 한국 각성자 협회장 말하는 건가?”
“그래! 이번 임무에서 갑자기 발을 빼긴 했어도, 우릴 밀입국시켜 준 건 그자니…….”
그때.
삑삑삑!
위협적인 기계음이 임위정에게서 들려왔고.
“마, 맞아! 금기어!”
임위정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다.
이어.
“아, 안 돼! 나 좀 살려―!”
뭐라 말을 끝내지도 못한 채.
펑!
가슴이 폭발해 버리는 임위정.
따악.
진즉 손가락을 튕긴 시문은 바닥을 벽으로 연성해, 폭발과 임위정의 부산물을 피했다.
시문이 흙벽을 해제하자.
“……에이씨. 이건 또 무슨 X병이야?”
하반신만 덩그러니 남아 버린 임위정에 미간을 확 찌푸리는 고말숙.
그녀는 곁에 서 있는 시문을 돌아봤다.
“김시문, 너 괜찮냐?”
“그래.”
그 역시 표정이 좋지 않았지만 그뿐.
‘대륙성 놈들, 더러운 짓거린 여전하군.’
이미 대륙성의 술수를 질리도록 경험해 본 시문은 고개를 저었다.
이내.
‘그래도 얻을 건 다 얻었어.’
주머니 속 폰을 만지작거린 시문은.
따악.
바닥을 연성해 임위정의 시신을 덮고는 몸을 돌렸다.
* * *
톡, 톡, 톡.
고급스런 목재 테이블 위를 긴 손가락이 두드린다.
“결계가 펼쳐진 지 얼마나 됐지?”
“세 시간입니다.”
근 2미터에 달하는 각진 중년.
톡, 톡.
골렘 최창욱의 답에 또다시 테이블을 두드리기 시작하는 남자.
얼마 가지 않아.
띠리릭.
최창욱의 품에 있던 폰이 울렸고.
“……그래, 알았다.”
전화를 받은 최창욱은 칼날을 연상시키는 사내.
김무열을 바라봤다.
“협회장님, 누군가 찾아왔답니다. 지금 올라오고 있다고…….”
“쯧. 멍청하긴.”
마침내 테이블을 두드리는 것을 그만두는 김무열.
“아무리 늦은 밤이라도 이리 직접 찾아오면 위험하거늘.”
뾰족한 말과 달리 그의 얼굴은 한결 밝아 보였다.
물론 오래가지는 못했다.
“그…… 대륙성 쪽이 아니라고 합니다.”
“뭐?”
그를 찾아온 손님은.
“숙부님? 선물 잘 받았습니다.”
“……너! 네가 어떻게!”
그가 기다리던 인물이 아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