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75화 (75/349)

제75화

75화. 세계수 심드라실 (2)

[특수 아레나 ‘자연의 몰락’을 상상치도 못한 형태로 클리어하셨습니다.]

[이번 아레나의 클리어로 결정된 운명이 크게 뒤바뀝니다.]

[해당 클리어의 여파로 ‘부패한 숲’ 관련 맵이 ‘재생되는 숲’으로 변경됩니다.]

[정해진 클리어 결과 자체를 바꿔 버렸기에, 그에 걸맞은 보상을 새로 조정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아레나가 끝나자마자 주르륵 올라오는 메시지들.

집으로 돌아온 시문은 익숙한 문구의 메시지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예상대로군.”

갤럭시 아레나에서 정해 놓은 클리어들을 제외한 새로운 클리어 방식.

지난 특수 아레나 ‘열띤 광산의 악몽’ 때처럼.

이번에도 갤럭시 아레나는 어떤 보상을 줘야 할지 고민하고 있으리라.

‘이번에는 먼저 보상을 요구하는 건 참아야겠어.’

앞서 두 차례나 갤럭시 아레나에게 직접 보상을 요구해 받아 내긴 했지만.

이번 특수 아레나마저 먼저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그리 좋은 선택지가 아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혹시나 내가 예상 보상치보다 적게 요구하면 곤란하니까.’

진화종 용족 드라니스의 난입.

그녀를 히든 보스로 언급하다 중간에 플레이어임을 들킨 것만 해도.

공정성을 중시하는 갤럭시 아레나 측의 큰 실수다.

한데 상위 서열의 성좌를 무려 넷이나 열받게 하지 않았나?

물론 드라니스의 즉각적인 처벌을 허용해 주긴 했으나 그걸 제외하고라도.

이번 특수 아레나의 보상에 제법 신경을 써 줄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뭐, 그냥 평균적인 특수 아레나의 보상만 준다 해도 아쉬울 건 없지만.’

이미 타락한 세계수의 영체에서 얻은 용력이 50스탯이나 된다.

비록 연성력에 귀속된 스탯이라 절반인 25스탯으로 치환되긴 했어도.

그마저 25레벨업의 보상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시문은 묵묵부답인 메시지창을 바라봤다.

“음. 좀 오래 걸릴 모양인데?”

-당연하지. 하이엘프만 살려도 엄청난 이변인데. 세계수까지 새로 탄생시켜 버렸잖아.

대번에 튀어나오는 명랑한 목소리.

현자의 돌은 한결 올라간 톤으로 말을 이었다.

-비록 씨앗 조각이라 완벽하진 않아도, 새로운 세계수의 탄생은 어마어마한 거라고!

“그, 그런가?”

-그럼!

사실 세계수라는 존재의 무게가 어느 정도 되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 시문이었지만.

현자의 돌과 갤럭시 아레나가 저리 유난을 떠니 그만한 무게는 있을 터.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참. 그러고 보니 나, 세계수 관련 칭호랑 특성을 받았지.”

아레나 직전에 받았던 보상을 떠올린 시문은 즉시 칭호창을 열었다.

그러곤.

“미친!!”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세계수의 동반자] - 성장형

세계수의 동반자에게 주어지는 칭호.

-소속 길드원의 경험치 20% 증가.

-소속 길드원의 스탯 성장률 50% 증가.

무려 플레이어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경험치와 스탯 관련 보너스.

거기에다.

“이게 성장형 칭호라고?!”

성장형 칭호.

옵션의 유무만으로도 대박을 나누는 칭호의 세계에서.

옵션을 스스로 성장시키는 성장형 옵션은 SSS급 아이템만큼이나 귀했다.

특히나 시문은 이미 성장형 칭호 ‘연금술의 선구자’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연금술의 선구자만 해도 대놓고 연성 관련 보너스를 주는데…….’

이젠 플레이어의 성장과 직결되는 옵션을 지닌 성장형 칭호라니.

심지어 소속 길드에 영향을 주는 특이한 형태.

당연히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

“이거 자칫 길 가다 벼락이라도 맞겠는데?”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제우스의 관심을 한껏 받고, 아스트라페까지 쓰는 사람이 무슨 벼락을 맞아?

어이없어하는 시문의 말에 의문을 표하는 현자의 돌.

그에 피식 웃은 시문은 현자의 돌이 있는 가슴께를 부드럽게 쓸어 주었다.

“농담이다, 욘석아. 그나저나, 네 특성으로 세계수가 귀속되었잖아.”

-훗. 난 만능이니까! 세계수의 영체도 충분히 담아 낼 수 있지.

“근데 난 좀처럼 사용법을 모르겠어. 왜지?”

현재 현자의 돌의 특성으로 추가된 것은 총 세 가지.

옵시디언 태블릿, 용체화 그리고 세계수.

그중에 옵시디언 태블릿과 용체화는 일반 특성들과 같이 절로 사용법이 체득되었지만.

이번 세계수의 특성은 아니었다.

“사안을 처음 얻었을 때랑 똑같아. 어떻게 쓰는 건지 감도 안 잡혀.”

-오빠, 그건 당연한 거야.

“당연하다고?”

-응.

해맑게 답한 현자의 돌은 말을 이었다.

-오빠가 세계수를 탄생시키고 그 동반자까지 되어 주었지만, 지금 우리가 지닌 이 심드라실의 상태는 오빠도 잘 알잖아.

“아.”

녀석의 말에 탄성을 뱉은 시문은 손뼉을 쳤다.

“씨앗 조각이 하나라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거구나.”

-정확해. 또 본체도 없는 상황이잖아. 그래도 기본적인 옵션은 있어.

“기본적인 옵션?”

-응. 오빠가 가진 세계수의 동반자 칭호 있지? 이 특성은 그 칭호와 효력을 공유해.

“뭐라고?”

눈이 휘둥그레지는 시문.

특성과 칭호가 옵션을 공유한다는 전생에도 보지 못했던 현상 이전에.

“나도 이 칭호의 영향을 받는다는 거야?”

-맞아. 경험치 20%에 스탯 성장률 50% 증가. 이거 전부 오빠한테도 적용돼.

“……대박이네.”

단순히 길드 위주의 옵션인지 알았더니.

자신에게도 적용될 줄이야.

“그럼 칭호의 성장 조건은 세계수의 씨앗 조각을 연성할 때마다겠네?”

-응. 참고로 성장치가 얼마나 증가하는지는 잘 몰라. 세계수는 나도 처음이거든.

현자의 돌의 말에 시문은 눈을 반짝였다.

‘성장 옵션의 증가율은 직접 연성해서 알아봐야겠네. 재밌겠는데?’

연금술사 특유의 실험 정신이 눈을 뜬 것이다.

‘잠깐. 그러고 보니 검은 염소도 퀘스트를 줬었잖아?’

잠시 잊었던 검은 염소의 퀘스트를 떠올린 시문은 퀘스트창을 열었다.

[잊힌 지식 호문쿨루스]

-옵시디언 태블릿의 완성도를 60% 달성하라.

보상 : 호문쿨루스 제작법

내용을 읽자 입이 절로 벌어진다.

그럴 수밖에.

“호문쿨루스 제작법이라니!”

-뭐어? 진짜? 뭔데? 호문쿨루스 제작법을 어디서 얻어?!

현자의 돌이 화들짝 놀랄 정도의 보상.

그도 그럴 것이.

얼마 전에 현자의 돌을 호문쿨루스로 탄생시키긴 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파라켈수스의 플라스크를 이용했을 뿐.

직접 호문쿨루스를 제작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고로 호문쿨루스의 대한 지식은 전무한 상태였다.

시문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

“검은 염소의 영역으로 소환되었던 거 기억나? 그때 검은 염소가 선물을 준다고 했었거든.”

-아아.

검은 염소라는 이름에 대번에 납득하는 현자의 돌.

-그 할망구라면 가능하지. 호문쿨루스는 인체 연성과 가까운 영역이니까.

골렘과 다르게 호문쿨루스는 엄연한 생명체.

당연히 인체 연성의 분야와 겹치는 부분이 많을 것이고.

옵시디언 태블릿까지 탄생시킨 검은 염소가 해당 지식을 모를 리 없었다.

“그리고 이렇게 퀘스트 형식으로 주는 이유도 있을 거야.”

-이유?

시문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검은 염소의 성격을 따져 보면.

무언가를 주고 싶으면 그냥 화끈하게 줘 버리지, 이런 퀘스트 형식으로 주지는 않을 거다.

그럼에도 검은 염소는 굳이 퀘스트라는 과정을 부여했다.

이게 뭘 의미하겠는가?

“지금 내 수준으론 호문쿨루스는 무리라는 거겠지.”

-하긴, 생명을 창조하는 영역이니까. 그건 엄연한 신의 영역이거든.

“그래서 말인데, 옵시디언 태블릿의 완성도를 60%까지 달성하려면 업적 포인트가 얼마나 필요할까?”

-어디 보자. 지금이 40%니까…… 잠시만. 계산 좀 해 봐야겠어.

잠시 침묵에 빠지는 현자의 돌.

이내.

-됐다. 50%까지는 2만. 거기서 다시 10% 더 올리려면 4만이 필요하네.

“그럼 총 6만 점이 필요한 거네?”

-응, 맞아.

“하.”

헛웃음이 절로 나온다.

‘꼴랑 20% 올리는데 업적 포인트 6만 점이라니. 미쳤네.’

뒤로 갈수록 연성 요구 포인트가 드러난다는 건 진즉부터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새삼 이렇게 수치로 들으니.

머리가 어질어질해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못 할 수준도 아니야.’

이미 2만 점의 업적 포인트는 수중에 있는 상태.

랭크가 높아지면서 벌어들이는 업적 포인트의 양도 늘었으니.

‘앞으로 좀 아끼고 신경 쓴다면 충분히 모을 수 있어.’

하나 그러려면.

천마신공을 포함한 다른 성장을 잠시 중단시켜야 했다.

잠시 고민하던 시문은 작게 고개를 저었다.

‘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퀘스트가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당장 6만 점에 목맬 필요는 없어.’

지금은 세계수의 동반자가 주는 옵션도 한 번 정도는 성장을 시켜, 그 증가폭을 알아봐야 하는 상태.

‘최대한 업적 포인트를 관리해 가면서, 그때그때 필요한 걸 연성하자.’

그렇게 시문이 생각을 정리하던 차.

[보상이 결정되었습니다.]

멈췄던 메시지창이 움직였다.

[특수 아레나 ‘자연의 몰락’을 혁신적으로 클리어하셨습니다.]

[활약에 따라 클리어 보상이 증가합니다.]

[귀속된 특성 ‘현자의 돌’이 일정량의 경험치를 분배받습니다.]

[레벨이 10 올랐습니다.]

[현자의 돌 레벨이 8 상승했습니다.]

[클리어 보상으로 ‘미미르의 샘물’을 획득합니다.]

‘우선 기본 보상인가.’

물론 특수 아레나인 만큼 18레벨업이라는 폭업에.

-어맛! 미미르의 샘물이라니!

현자의 돌이 흥분을 주체 못 할 정도의 아이템까지 주긴 했으나.

여기까진 일반적인 특수 아레나의 보상 수준이었다.

[추가로 이번 특수 아레나에서 공정성이 무너지는 실수가 있었던 것은 분명한바, 해당 사건의 관계자들은 모두 징계 처리하였습니다.]

이어 시문이 기다린 추가 소식이 떠올랐다.

[또한 해당 사건으로 피해를 겪은 플레이어 김시문에게 특수 보상을 지급합니다.]

[보상으로 ‘세계수의 씨앗 조각’을 획득합니다.]

“어?!”

곧바로 튀어나오는 시문의 반응.

그도 그럴 것이.

“이걸 준다고?”

설마하니 세계수의 씨앗 조각을 줄지는 상상도 못 한 것이다.

-짜식들! 미안하긴 했나 보네. 이건 이제 구할 수도 없어서 아예 새로 창조해야 했을 텐데. 인과력 소비가 장난 아니었겠어~.

현자의 돌은 한껏 힘이 들어간 어조로 거들먹거렸다.

-하긴, 요 정도 성의는 보여 줘야 상위 서열 성좌들도 화를 풀지.

그 말을 증명하듯.

[당신을 주시하는 성좌들 모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습니다.]

성좌들의 반응이 떠올랐다.

시문은 즉시 인벤토리를 열어 보상인 세계수의 씨앗 조각을 확인했다.

샤릉.

맑은 이명.

동시에 익숙한 녹음의 조각을 보며.

‘캬! 1만 포인트 굳었네. 달달하다.’

시문은 만족스러운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 * *

파아앗.

작은 빛무리와 함께 등장한 여성.

슬쩍 올라간 눈매가 상당히 매력적인 그녀는 그러한 외모와 다르게.

“빌어먹을 영감탱이! 적당히 좀 하지. 입을 옷도 안 들고 왔는데.”

넝마 수준의 옷을 보며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내.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다행이야.”

그녀는 반짝이는 눈으로 허공을 바라봤다.

그곳엔.

[첫 비무]

-성좌 천마는 당신의 첫 비무 상대로 플레이어 김시문을 지목했습니다.

비무를 통해, 천마신공의 적합한 전승자인지를 증명하십시오.

결과에 따라 보상이 달라집니다.

보상 : 업적 포인트 5,000

-실패 시, 강제 폐관 수련(수련 기간이 끝나기 전까지 세상과 단절됩니다.)

-성공 시, SS급 영약 마령단.

-승리 시, SSS급 영약 천마단, 천마신공 4성, 업적 포인트 5,000.

퀘스트창이 떠올라 있었다.

특히나.

“승리를 하면 저걸 다 준다는 말이지?”

고말숙의 시선은 퀘스트의 최하단에 있는 승리 항목에 꽂혀 있었다.

“망할 영감탱이, 아주 싹 털어 주겠어.”

자신 있게 방을 나서는 고말숙.

그녀가 향한 곳은 당연히 시문의 인기척이 느껴지는 연구실이었다.

“야! 김시문! 나랑 한판 붙…….”

말을 채 끝내지 못하는 고말숙.

그도 그럴 것이.

쪼로록.

철컥, 끼릭.

숨 막히는 침묵 속에서 저마다 바쁘게 움직이는 여러 팔과 도구들.

그리고 그 중심에서 심혈을 기울여 작업 중인 시문은 척 보기에도 바빠 보였으니까.

“어……끄, 끝나면 말해라.”

무안해진 고말숙은 조용히 중얼거리며, 연구실 한쪽의 의자로 향했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