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35화. 고말숙 (2)
차가운 겨울바람이 얼굴을 정면으로 때리는 기분.
SSS급 특성인 천살성(天殺星)을 정면으로 마주한 시문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게 천살성의 살기구나.’
아직 천살성을 제대로 발휘하기는커녕.
역으로 휘둘리는 수준임이 틀림없음에도, 고말숙의 기세는 상당한 압박감을 선사했다.
특히나.
시문이 골드 랭크 상위 몬스터인 드라칸도 쉽게 때려잡는다는 걸 고려해 보면.
그에게 이런 기세를 느끼게 한다는 것부터가, 천살성이 얼마나 위력적인 특성인지를 알려 주었다.
동시에 이 살벌한 기세와 정반대의 따뜻한 기분도 들었다.
‘그동안 말숙이가 날 정말 많이 배려해 줬구나.’
전생에 1레벨이었던 자신.
그조차 마력불능으로 스탯을 죄다 깎아 먹어, 사실상 일반 병자보다도 못한 수준의 체력을 지니고 있었다.
오크와 같은 그린 스킨들의 포효나.
다른 몬스터들의 흉성에 몸이 얼어붙어 꼼짝도 못 할 정도로 말이다.
그럼에도 말숙이와 있을 때.
또 그녀의 무력으로 도움을 받을 땐, 단 한 번도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다.
단지.
‘이래서 말숙이와 마주한 적들이 그렇게 떨어 대던 거였어.’
그녀와 마주한 이들의 덜덜 떨던 모습으로 천살성의 살기를 어렴풋이 짐작했을 뿐.
‘생물의 원초적인 공포를 자극하는 살기다. 정확히는 생존 욕구라고 해야겠지.’
말 그대로 ‘죽는다’라는 공포를 느끼게 하는 것.
그것이 천살성이 뿜어내는 기세의 근간이었다.
-오빠?
그때.
-미안한데 지금 천살성에 대한 감상을 읊고 있을 때가 아닌 거 같거든?
가슴 정중앙에서 명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자의 돌이었다.
‘아, 미안. 말숙이의 천살성을 직접 느껴 본 건 처음이라서.’
-으이구! 누가 연금술사 아니랄까 봐 호기심은! 그나저나, 이제 어쩔 거야?
‘뭘?’
-뭐긴 뭐야!
녀석의 외침과 함께.
“캬아아악!”
피 붙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달려드는 고말숙.
-저 미친…… 아니, 인간도 아니지. 저 미친개 말이야!
‘별걸 다 걱정한다.’
그에 피식 웃은 시문은 여유롭게 고개를 옆으로 젖혔다.
후웅.
파공음과 함께 귓가를 스치고 지나가는 고말숙의 손.
“호오?”
이거 장난이 아닌데?
시문은 감탄이 섞인 눈으로 손을 내지른 고말숙을 바라봤다.
‘내 기본 스탯이 이 구간대에선 그리 꿀리지 않을 텐데.’
그것만으론 천살성이 발동된 고말숙은 버겁다.
그렇게 판단을 내린 시문은 곧장 손가락을 튕겼다.
따악.
몸의 코어 근육을 중심으로 순식간에 전신으로 연성되는 [블랙팬서의 신체조직].
그것은 시문의 반사 신경을 포함해, 전반적인 육체 능력을 수인의 그것처럼 향상시켰고.
“크르?”
이어지는 말숙의 또 다른 팔을 잡아채곤, 곧장 엎어치기로 이어졌다.
후웅.
블랙팬서의 육체 능력이 뛰어났던 것일까.
아니면 연속 공격을 이어 가던 고말숙의 힘이 강했던 것일까.
쿵.
제법 묵직한 진동과 함께 저 멀리 바닥에 처박히는 고말숙.
충격이 상당했는지.
그녀는 작은 경련을 일으키며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하여간에, 과하게 저돌적이라니까.’
시문은 그런 그녀를 보며 차분하게 걸음을 옮겼다.
물론 [블랙팬서의 신체조직]이 전신에 연성되어 있는 만큼.
시문의 걸음걸이는 고양잇과 특유의 그것처럼 유연하고 여유로웠다.
“크, 크윽!”
작게 신음하는 고말숙.
그러나 핏발 선 눈동자엔 아직도 희미한 붉은 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오빠. 이거 아직 천살성 안 풀린 거 같은데. 조심해야 하지 않겠어?
그에 현자의 돌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지만.
‘걱정 마. 저 상태론 내 털끝도 못 건드려. 그나저나, 우거진 풀 덕에 충격은 덜 했나 보네? 다행이야.’
시문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고말숙의 상태를 살폈다.
“음. 최소 20군데 이상의 자상. 다수의 손가락과 갈비뼈 골절에 과다출혈까지.”
일반적인 실버 랭크대의 플레이어였다면.
진즉 죽고도 남았을 수준의 부상으로 저렇게 다시 일어나다니.
‘정말 독기 하나는 대단하다, 말숙아.’
아무리 천살성이 대단한 특성이라 해도, 고통까지 지워 주진 않다는 걸 잘 안다.
천살성의 보유자였던 전생의 말숙이가 직접 이야기해 준 정보니까.
한데 이렇게.
“캬악!”
“어허.”
다 부러진 손으로 아직도 자신을 노린단 말인가?
“얌전히 있어.”
시문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런 말숙의 팔을 잡아챈 다음.
뚝.
“끄르륵!”
말숙의 팔을 그대로 꺾어 버렸다.
-ㄷㄷㄷ.
-무자비한 시문좌. 이렇게 보니 고말숙에 밀리지 않네.
-이 형 세상 천사처럼 보이더니, 은근 칼 같구나.
-그럼 자기 죽이려 드는데. 가만히 있어야 함?
-ㄹㅇ. 고말숙이랑 매칭 안 돼 본 사람들은 모르지. 쟨 진짜 사지 다 끊어 놓아도 이빨로 덤빌 애임.
채팅창의 반응은 정확했다.
실제로 천살성은 누군가를 죽이려 들 때 극한의 성능을 발휘한다.
이렇게 제 몸이야 어떻게 되든, 남을 죽이는 데에만 집착하게 되니까.
‘어휴, 정규 아레나가 시작되기 전에 천마를 만나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천마 고말숙이라는 절세의 하이랭커는 세상에 나타나지 못했으리라.
[성좌 천마가 ‘설마 죽일 생각은 아니겠지?’ 슬쩍 미간을 찌푸립니다.]
한숨을 쉬는 시문의 눈앞으로 천마의 메시지가 떠오른다.
‘그럴 리가.’
시문은 천마의 반응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
‘당연히 살려야지. 나라고 좋아서 팔을 부러뜨린 게 아니라고.’
눈동자에 희미하게 남아 있는 천살성.
그걸 조금 더 꺾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옛 친구의 팔을 부러뜨린 것이다.
진짜다.
‘일단 천살성이 아예 꺼져 버리면 안 되니까, 이쯤에서 치료해야겠어.’
현 고말숙은 천살성으로 간신히 목숨을 부여잡고 있는 상태니까.
“크으으…….”
신음을 흘릴 뿐.
얌전해진 말숙이를 보며 시문은 인벤토리에 손을 집어넣었다.
이내.
-잠깐. 오빠, 설마 포션으로 치료하려는 건 아니지?
‘맞는데.’
-그거 남은 재료로 만든 거라 E급밖에 안 되잖아. 얠 어떻게 살리려고.
‘아차. 그랬지 참.’
늘 S급 이상의 포션들로 인벤토리를 가득 채워 놓았던 탓에 잠시 착각한 시문.
그는 입맛을 다시며 인벤토리를 닫았다.
“이러면 답은 하나뿐인가.”
굳이 포션이 아니더라도.
자신에겐 육체적인 치료에 관련해선 압도적인 위력을 보이는 연성물이 있지 않은가?
시문은 즉시 연성력을 끌어올렸다.
‘업적 포인트가 좀 들긴 하겠지만.’
아깝지 않다.
옛 친우를 치료한다는 것 이전에.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말숙이에겐 늘 과분할 정도로 많은 것들을 받았으니까.
‘그러고 보니, 요 까칠한 녀석이 나는 나름 잘 챙겨 줬단 말이지.’
남자가 봐도 잘난 동생 김시혁.
녀석의 사소한 부탁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던 말숙이었건만.
어디 약초나 재료를 구해 달라는 자신의 부탁은 투덜거리면서도 곧잘 들어줬었다.
‘뭐, 하이랭커한테 재료템은 인벤 잡아먹는 쓰레기기도 하니까.’
대충 남는 걸 던져줬겠지.
그렇게 어깨를 으쓱한 시문은 손가락을 튕겼다.
[현자의 돌이 부족한 등가교환을 성립시키기 위해, 업적 포인트 300점을 요구합니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드워프 소녀 마르넬 때보다는 덜한 부상인 걸까.
그때와 달리 연성에 드는 업적 포인트는 300점밖에 되지 않았다.
‘현자의 돌, 원래 이게 정상적인 등가교환이라 했었지.’
-맞아. 성좌 아스클레피오스의 격을 따져 보면 이게 정상가야.
정상가라니.
무슨 성좌의 무구를 상품처럼 평하는 현자의 돌에 헛웃음을 흘린 시문은 ‘예’를 택했다.
우웅.
맑은 이명과 함께 아스트라페를 연상시키는 작은 막대가 떠오른다.
막대기 주변으론 얇은 실과 같은 형태의 뱀이 넝쿨처럼 막대 전체를 휘감고 있었다.
-와…… 개영롱하네.
-저게 뭐임?
-유입들 저번 방송 못 봤나 보네 ㅋㅋ.
-모를 만하지. 이 형 개인 채널은 따로 운영 안 하더만.
-다시 보고 싶은 거 많은데 아쉽긴 해.
시문의 별다른 명령 없이도.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는 알아서 쓰러진 고말숙의 위로 자리 잡았다.
이내 저번 아레나에서 드워프 소녀 마르넬을 치료했던 것처럼.
화아아아.
성력과 같이 성스럽고도 따스한 기운을 내뿜었고.
뚜두둑.
부러진 뼈와 무수한 자상 등.
[현자의 돌이 리바운드를 최소화합니다.]
[현자의 돌의 등급과 레벨에 비례해, 소모되었던 업적 포인트 50점을 돌려받습니다.]
‘이번엔 50점으로 돌려주네.’
만신창이이던 고말숙의 육체는 현자의 돌의 페이백과 함께 빠르게 아물어 갔다.
-아니, 지금 힐하는 거임?
-ㅅㅂ! 저게 말이 되나? 저 부상은 플래급 힐러가 와도 빡세겠구만.
-무슨 S급 아티팩트라도 되는 거임?
-유입들 놀라는 거 보소 ㅋㅋㅋ.
-난 지금 봐도 놀라움. 역시 핑거에몽.
-핑거에몽! 내 얼굴도 치료해 줘요! ㅠㅠ.
-고것은 핑거에몽도 쌉불가능한 부분이에요!
-이 X발! 너 어디 사냐?
그 경이로운 광경에 채팅창이 술렁였으나.
이미 채팅창을 접어 둔 시문의 눈에는 다른 부분이 들어왔다.
‘천살성의 기운이 옅어지고 있잖아?’
저 지경이 되고도 정신을 놓지 않은 고말숙.
덕분에 핏발 선 그녀의 눈동자는 여전히 뜨여 있었고.
그 눈동자에 서렸던 붉은 기운.
천살성의 기운은 상처가 치유됨에 따라 조금씩 옅어지고 있었다.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는 육체적인 부상만 치료할 텐데?’
그 기현상에 고개를 갸웃하는 시문.
이내.
-오빠, 그냥 천살성의 발동 이유가 희미해져서 아냐?
‘그럴 수도 있겠네.’
현자의 돌의 의견에 찬찬히 고개를 끄덕였다.
‘천살성의 자가적 발동 조건은 주로 살의를 지니거나, 보유자의 목숨이 위협받을 때니까.’
그렇다는 건.
저렇게 풀 컨디션으로 회복되거나, 적이 없다고 판단되면 자동으로 꺼져 버릴 수도 있었다.
그 증거로.
“뭐, 뭐야! 이거 어떻게……?!”
어느새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온 말숙이가 깜짝 놀란 얼굴로 제 몸을 더듬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피로 얼룩지고 잔뜩 헤어진 티셔츠와 청바지는 그대로였기에.
말숙이를 바라보던 시문의 표정은 조금 굳었다.
‘아무래도 말숙이와 천마를 빨리 이어 줘야겠어.’
* * *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니지.
경우에 따라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결국 좀 연습하면 해낼 수 있는 것이 바로 핑거 스냅.
손가락 튕기기다.
분명 그만큼 흔하디흔한 행동이었건만.
따악.
지금 눈앞에 펼쳐지는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도망…… 아악!”
“츠륵!”
그 흔한 튕김 한 번에 주변 자연이 무기가 되어 적을 찢고.
빠악.
뚜둑.
어떨 땐 전투계보다도 훌륭한 움직임으로 적을 박살 낸다.
오는 길에 마주쳤던 야수형 몬스터들과 초목지기, 그들의 식물형 소환수까지.
“끄아아아!”
“도, 도망가! 괴물이다!”
“츠르르륵!”
저 남자가 손가락을 튕길 때마다, 몬스터들은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죽어 나갔다.
“미친…….”
설마 남에게 이 말을 내뱉는 날이 오게 될 줄이야.
고말숙은 거침없이 적을 쓸어 나가는 김시문의 뒷모습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저게 마법계야, 전투계야?’
흙이나 바위, 나무 등이 제멋대로 변형되어 공격하는 것도 그렇지만.
‘주먹 쓰는 꼴을 보니 나랑 붙어도 전혀 안 밀리겠는데…….’
일대일로 붙으면 아마 손도 제대로 못 써 보고 처발리겠지.
실제로 천살성이 발동되었을 때.
시문에게 제압당하고 치료까지 받았다는 걸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고말숙이었으나.
‘아니야! 그땐 12마리나 처리한다고 몸 상태가 구려서 그래!’
그녀의 가슴속 깊숙한 곳에 남아 있는 마지막 자존심은 차마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난 약하지 않아…….’
인정하지 못한다고 봐야겠지.
그렇게 또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는 순간.
그나마 찾은 이 플레이어 짓도 못 하게 되어 버릴 테니까.
그럼 풀리지 않은 욕구가 현실에서 드러날 것이고.
결국은 또다시 가장 가까운…….
짝.
“그만!”
있는 힘껏 두 뺨을 치자, 얼얼하고 알싸한 통증이 정신을 일깨웠다.
이를 빠득 간 고말숙은 주먹을 움켜쥐었다.
“X발! 나 고말숙이야. 줘 패는 건 어디 가서 안 꿇린다고!”
어느새 의식적으로 하던 사투리조차 내뱉지 않고 있었지만.
이를 인식하지 못한 고말숙은 주먹을 움켜쥐고, 근처에 있던 곰 몬스터를 향해 달려갔다.
‘대충 보고 따라 하면 돼. 주먹질이 뭐 그리 어려운 거라고!’
사실 머릿속으론 따라 하는 것조차 X나게 어렵다고 말하고 있으나.
그녀의 몸은 늘 그래 왔듯.
만나 왔던 강자들의 움직임을 최대한 분석하고.
그에 맞춰 움직였다.
‘여기서, 이렇게…….’
앞서서 적을 쓸어버리던 김시문의 주먹.
단순한 그 움직임을 그대로 담아 눈앞의 곰탱이를 후려치는 순간.
뻐걱!
“크허…….”
그녀보다 두 배는 거대한 곰의 머리통이 터져 나갔다.
“하, X발!”
아무런 장비도 없는 맨주먹임을 고려해 보면 무척이나 고무적인 결과였건만.
‘아씨! 이 느낌이 아닌데…… 으아! X나 난해하네!’
고말숙의 얼굴은 불만으로 가득했다.
그런 그녀의 곁으로.
“제법이네.”
이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편안하고 친근함이 담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멀끔한 면상을 지닌 남자.
김시문이었다.
“뭐, 뭐야. 너 언제 왔어!”
“얼마 안 됐어. 그나저나…….”
복잡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김시문은 뒤편을 턱짓했다.
“아무래도 우리 둘만 중심부로 들어가야 할 것 같네.”
그곳엔.
“그게 무슨 개소…… 저건!”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진 3명의 남녀가 보였다.
“치타 길드 3인방?”
“왜 이렇게 몬스터 숫자가 많나 했더니, 스킵런을 했나 봐.”
“아아.”
그 말에 고말숙은 고개를 끄덕였다.
스킵런.
공략 도중 만나는 몬스터들을 잡지 않고.
그냥 다음 지점까지 달려 버리는 행위.
‘아무리 중심부 입구라 해도 왜 몬스터가 20마리를 훌쩍 넘어가나 했더니.’
저 3인방이 스킵런으로 여기까지 달려온 탓에, 오는 길에 그렇게 많은 몬스터들이 몰려있던 거였다.
사실 이 김시문이라는 괴물이 죄다 쓸어버려서 그렇지.
20마리가 넘는 몬스터는 결코 만만한 숫자가 아니었다.
또 초목지기의 소환까지 고려해 보면, 실질적으론 1.5배를 더해야겠지.
‘멍청하긴. 잘난 척하더니 스킵런은 왜 때려? 능력 없으면 걍 우릴 기다리든가.’
그럼 같이 중심부 입장 정도는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씁쓸한 미소를 짓던 고말숙의 귓가로.
파츠츠측.
거친 스파크 소리가 들려온다.
상록숲의 중심부로 향하는 결계가 열리는 소리였다.
“말숙아, 일단 들어가자. 팀원 숫자가 어떻든 1등은 먹어야지.”
시문은 곧장 스파크를 튀기며 뻥 뚫린 결계를 향해 걸어간다.
그에 씁쓸한 얼굴로 치타 3인방의 시체를 바라보던 고말숙은.
“엉? 앗! 같이 가, 인마!”
퍼뜩 정신을 차리고 시문의 뒤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