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화
23화. 수소문 (2)
현자의 돌도 달라진 미스릴 광석의 정보를 알아본 것일까.
-오, 오빠. 이게 입장 아이템인 건 어떻게 안 거야?
녀석의 목소리는 희미하게 떨려 왔다.
그럴 수밖에.
[도리아의 미스릴 광석]
귀속 여부 : 김시문
등급 : X
한때 드워프들의 성지였던 도리아 산맥의 미스릴 광석.
-아레나 매칭 때 사용 시, ‘열띤 광산의 악몽’으로 입장합니다.
-제한 인원 1인.
단순 미스릴 광석인 것만으로도 놀라운데.
“나도 처음엔 몰랐어.”
설마 특수 아레나의 입장 아이템이었는지 누가 알았겠는가?
‘그냥 미스릴만 해도 대박인데, 입장 아이템이라니. 아주 초대박을 쳤군.’
입장 아이템.
갤럭시 아레나가 정해 놓은 매칭 이외의 특수 아레나로 입장하게 해 주는 아이템.
당연히 그 클리어 보상은 일반 아레나와는 차원이 달랐다.
시문은 눈앞에 둥실 떠올라 있는 2개의 선택 항목을 바라봤다.
‘이래서 2번을 만든 거구나.’
만약 시스템이 2번을 넣어 두지 않았다면 의심조차 하지 않았겠지만.
이미 전생의 경험이 있는 시문에게 딱 걸려든 것이다.
‘거기에다…….’
시문은 다시금 [도리아의 미스릴 광석]을 바라봤다.
‘X등급이라니. 이게 이 당시에도 등장하는 줄 몰랐네.’
X등급.
세상은 흔히 SSS까지가 최고의 등급으로 알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성좌들이 내려 주는 신화급 무구가 아니고서야.
당장 현존하는 최고의 등급은 SSS니까.
하지만 전생의 기준으로, 앞으로 대략 2, 3년 후면 X등급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X등급과 SSS급의 차이는 단 하나.
‘X등급은 일종의 고유 등급. 즉, 딱 하나뿐인 아이템이라는 증거지.’
고유 스탯과 똑같이.
X등급이 붙은 아이템은 말 그대로 고유, 딱 하나뿐이었다.
그런 등급이 입장 아이템에 붙어 있다는 것은.
‘입장한 특수 아레나의 난도가 상당할 거라는 말이겠지.’
하지만 그리 크게 문제될 부분은 아니었다.
배치고사 구간에서 드롭된 이상, 고랭크대의 난이도는 아닐 것이고.
‘지금 내 수준도 골드 랭크 이상이니까.’
이미 시문의 수준은 동레벨의 플레이어보다 한 단계 이상은 앞선다.
거기에다 배치고사도 끝났겠다, 이제 최대한 아레나를 돌려 레벨업을 하면 어려울 건 없을 터.
문제는.
‘입장이 불가능해지는 조건인데…….’
정보창에 나타나진 않았으나 대충 감이 잡혔다.
시스템이 굳이 2번에 ‘실버 랭크 배정’이라는 조건을 달아 놓은 것을 고려해 보면.
이 [도리아의 미스릴 광석]은 실버 랭크를 넘어가는 순간, 사용이 불가해지겠지.
시문은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
‘단순 무력만을 필요로 하는 아레나라면, 막말로 아스트라페를 다발로 쏟아 내면 돼.’
신화급 무구의 난사를 이 구간대에서 누가 막아 내겠는가?
업적 포인트의 낭비는 꽤 있겠으나.
X등급의 입장 아이템이 주는 보상을 계산해 보면 아까울 것도 없었다.
‘하지만 특수 아레나가 그렇게 단순할 리는 없겠지.’
전생의 기억들을 돌이켜 보면.
특수 아레나는 아레나 종목으로 최소 두 가지 이상이 섞여 있을 터였다.
‘일단 최대한 스펙을 키우고, 골드로 승급하기 전에 입장하는 게 베스트겠지만…….’
반대로 입장 아이템의 보상을 진즉부터 얻어.
보다 나아진 스펙으로 실버 랭크를 빠르게 밀어 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더불어.
‘방송적인 측면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래.’
무릇 특수 아레나 방송이란 없어서 못 보는 콘텐츠다.
특히나 심해 구간에서 특수 아레나를 진행한다면 방송적으로도 여러 이점이 있을 터.
그렇게 한동안 고심하던 시문은.
“후. 좋아.”
한결 차분해진 눈으로 [도리아의 미스릴 광석]을 인벤토리에 갈무리했다.
그러곤 고개를 들어.
눈앞에 떠 있는 시스템 창에서 2번을 선택했다.
[2번을 선택하셨습니다.]
[플레이어 김시문의 랭크가 실버로 배정됩니다.]
[측정 MMR관계상, 페널티로 경험치와 보상이 30% 감소합니다. 해당 페널티는 ‘실버’ 랭크에서만 적용됩니다.]
[업적 ‘랭크 배정’을 완료하였습니다.]
[업적 포인트 500점을 획득합니다.]
* * *
허름한 사무실과 어울리지 않는 최신형 TV.
그 속에는 유명 MC 최강엽와 함께 해설 전문 플레이어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하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그렇죠. 올해 졸업 예정인 아카데미의 기수들이 하나같이 어마어마하잖아요?
-맞습니다. 그중 2명은 10년 넘게 아레나를 지배하던 플레이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랭커가 되지 않았습니까?
-우리나라의 큰 복이지요. 다음 국가대항전이 무척이나 기대됩니다.
-맞습니다. 다들 한국의 국가 랭킹이 달라지리라 전망하고 있지요. 다가오는 국대선발전에서 모든 것이 증명되겠죠!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TV 프로그램 ‘국가대표 아레나’.
통칭 ‘국아’는 갤럭시 아레나의 등장 이후.
지역을 불문하고 1번 채널을 차지하며, 국민 프로그램으로 등극했다.
-얼마 전 레이드 보스를 혼자서 토벌해 버렸던 김시혁 군의 방송은 정말 압도적이었죠.
-그렇습니다! 갤튜브의 조회 수만 벌써 5억이 넘었다죠.
-5억이요? 방송이 며칠 전일 텐데 벌써 5억이 넘었습니까?
-김시혁 군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랭커니까요! 다행히도 전 이 장면을 생방으로 봤었습니다.
-으아! 정말 부럽습니다! 제가 스케줄만 없었어도…….
이어지는 MC 최강엽의 리액션.
그걸 보던 험상궂은 남성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야야, 국아에 또 네 이야기 나온다.”
“선배, 굳이 안 집어 주셔도 다 듣고 있어요.”
청량하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외모.
그와 똑 닮은 목소리가 힘없이 들려왔다.
“새끼, 이젠 얼굴색 하나 안 변하네.”
그에 험상궂은 남성이 익살맞게 웃자.
“하아.”
청량한 외모의 주인은 한숨을 쉬었다.
“선배, 제 몇 안 되는 휴식 시간이에요.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
“내가 할 말이다, 인마.”
험상궂은 남성은 들고 있던 술잔을 테이블 위로 놓으며.
싸구려 소파 위를 제 침대인 양 척하니 누워 있는 청량한 미청년을 노려봤다.
“왜 내 사무실에서 네 휴식 시간을 찾냐?”
“저 선배의 고객입니다.”
“어이쿠, 우리 김시혁이 갑질도 할 줄 아네. 야, 인마! 고객이면 다냐? 앙?”
“헤헤, 좀 봐줘요. 저 여기 아니면 쉴 곳도 없단 말이에요.”
다 큰 남자라지만.
저런 맑은 얼굴로 헤실거리면 같은 남자라도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단순히 외모 때문만이 아니었다.
“하긴…… 너도 참 X랄 맞은 삶이긴 하지.”
아카데미의 선배로서.
또 친한 형으로서 김시혁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잘 알고 있기에 일어나는 현상.
험상궂은 남자, 박진욱은 헤실거리는 김시혁의 앞으로 커피 한 잔을 내밀었다.
그것을 슥 보던 김시혁은 말했다.
“이왕 주실 거면 선배가 마시는 거랑 같은 거로 주지 그래요?”
“내가 왜?”
“저 아까까지만 해도 눈 감고 있었거든요? 커피가 말이 돼요?”
“그래서 주는 거다, 새끼야. 빨리 잠 깨서 꺼지라고.”
한쪽 입꼬리를 비죽 끌어 올리는 박진욱.
선이 굵은 얼굴형에 더해지자 위협이 넘치는 느낌이었지만.
“힛! 그럼 안 마시고 더 자면 되죠.”
김시혁은 특유의 청량한 미소를 지을 따름이었다.
애당초 외적인 부분을 떠나서.
플레이어로서의 차이만 따져 봐도 박진욱은 김시혁에게 위협이 될 수 없었다.
그걸 본인도 아는 것인지.
“이 새끼가? 요즘 잘 나간다고 선배가 우습지?”
박진욱은 험상궂은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삐진 애처럼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네. 선배랑 있으면 항상 웃음이 나와요.”
“이런 X!”
싱글거리는 김시혁의 모습에 주먹을 꽉 움켜쥐는 박진욱.
‘아오 X발! 진짜 눈 딱 감고 한 대 갈겨?’
주먹을 타고 어깨 근육까지 힘이 들어갔으나, 이내 박진욱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저었다.
‘쯧, 됐다. 날린다고 피할 새끼도 아니고.’
오히려 처맞고 깽값이니 뭐니 하면서 더 눌어붙을 가능성이 높았다.
상대는 나름 다이아 랭크인 자신의 주먹을 그저 ‘맞아 주는 척’할 수 있는 괴물이니까.
그렇기에 박진욱은 분노를 표출하는 대신.
이 뺀질한 괴물 후배 놈을 쫓아낼 효율적인 무기를 꺼내기로 했다.
“옛다.”
담배 하나를 빼물며, 김시혁의 앞으로 무언가를 툭 던지는 박진욱.
“이게 뭐예요?”
“뭐긴, 네가 전에 부탁한 거지.”
어디 사무실에서나 평범하게 볼 수 있는 서류 봉투.
하지만 그걸 본 김시혁의 눈빛은 그렇지 않았다.
“이걸 벌써 알아봤어요?”
“내가 말이다, 웬 뺀질한 랭커 새끼한테 개 취급당하고 있어도 이쪽으론 나름 날리는 놈이거든?”
후욱.
뿌연 담배 연기가 허름한 사무실의 천장으로 퍼져 나간다.
굵직한 외모에 더해져, 흡사 느와르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과도 같았으나.
“에이,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제가 언제 밤사냥꾼 박진욱을 개 취급했다고.”
“그럼 인마! 부탁 말고 의뢰를 해! 의뢰를!”
이 뺀질이 후배 놈에겐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새끼가 돈도 많으면서…… 하여간에 있는 것들이 더하다니까.”
“그렇게 말하면 저 섭섭해요? 저번에 의뢰비 전부 AP로 정산해 드렸잖아요.”
“몰라서 묻냐?”
재떨이에 담배를 짓이기며 얼룩진 창문 밖을 바라보는 박진욱.
“난 AP보다 현찰을 선호한다. AP가 좋았으면 아레나 계속 뛰었겠지, 이 짓거리 안 하고.”
아직 1월이라 그런 걸까.
아니면 호흡이 조금 거칠어져서일까.
어느새 박진욱의 앞의 창문엔 하얀 김이 서렸다.
“…….”
그를 가만히 지켜보던 김시혁이 말했다.
“선배.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제 조건은 아직 유효해요.”
“아서라. 나 같은 새끼랑 함께 해봐야, 네 이미지만 조진다.”
“선배.”
“그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인마.”
그 말에 맑았던 김시혁의 눈빛이 살짝 가라앉았다.
“……말이 나오는 사람이 있으면 치워 버리면 되잖아요.”
피식.
“뭐, 대한민국 협회를 쓸어버리기라도 하게?”
김시혁의 말에 실소를 흘리는 박진욱.
“새끼, 생긴 거랑 다르게 성격 하나는 여전…….”
하나 그 실소도 찰나일 뿐.
박진욱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 갔다.
그의 시선에 비친 청량한 미청년.
김시혁의 눈빛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것이다.
“야, 너 설마…….”
“뭘 그렇게 놀라요? 원래 제 자리였던 걸 되찾으려는 것뿐인데.”
아무렇지도 않게 어깨를 으쓱하는 김시혁.
틀린 말은 아니었다.
아니, 옳은 말이었다.
그걸 잘 알았기에.
“…….”
박진욱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사락.
어느새 건네받은 서류를 살피는 김시혁.
아까보다는 나아진 얼굴이었지만, 박진욱은 알고 있었다.
저렇게 그린 듯 자연스러운 미소를 걸치고 있을 때야말로.
김시혁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는 걸.
그걸 증명하듯.
“선배, 이거밖에 못 알아냈어요?”
“그래.”
“하. 그래도 생각지 못한 월척이 잡히긴 했네요.”
박진욱의 손에는 습기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다.
다이아 랭크 최상위권.
소위 말하는 ‘랭커’에 접어든 존재는 역시 다른 것일까.
‘이 자식…… 진짜 협회를 상대로 해 볼 생각이야.’
단순한 기세만으로도 다이아 플레이어인 박진욱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아마 일반인이었다면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으리라.
“뒤에 삼촌이 있다는 건 알았는데…… 성삼이라?”
헛기침을 한 박진욱은 오러를 운용해 긴장감을 털어 버리며 말을 이었다.
“커흠! 성삼답게 워낙 뒤처리가 깔끔해서 더 이상 조사하긴 힘들더라.”
“무능하네요. 그렇게 단서를 줬는데 성삼이 관련되어 있다, 이 한 줄밖에 안 나와요?”
야, 이 개X끼야! 네가 해 봐!
라는 말 대신.
“나 정도 되니까 그거라도 알아낸 거다. 말했잖냐, 뒤처리가 깔끔하다고.”
라고 간신히 답한 박진욱은 잔에 있는 테킬라를 원샷했다.
“그래도 성삼 관련이니까, 유정이한테 물어보면 뭐라도 나오지 않겠냐?”
“걘 아무것도 몰라요.”
한겨울의 샘물처럼.
맑지만 차갑게 흘러나오는 김시혁의 대답.
“예나 지금이나.”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만, 유정이 성격상 뭐라도 뒷조사를 하고 있을 거 같은데?”
“그렇겠죠. 그런데도 평소와 다를 바 없는 걸 보면.”
정보가 담긴 서류를 건들건들 흔드는 김시혁.
“그 사건에 성삼이 관련됐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다는 뜻이죠.”
그의 얼굴은 미묘한 짜증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해서 이번 ‘아레니아의 이런 일에’의 첫 소식은…… 와! 이거 사실인가요?
-저도 눈으로 보고 믿기지 않네요. 성좌 사칭 방송이라뇨? 이게 대체 무슨 일입니까?
-방송 매니저들이 3명의 성좌를 사칭했다고 하는데요. 자료화면 함께 보시죠.
프로그램 국아가 알리는 성좌 사칭 방송이라는 어이없는 소식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김시혁은 서류를 무심하게 테이블로 던졌고.
박진욱은 뒷머리를 긁적였다.
“거참. 너희 언제부터 그렇게 사이가 안 좋았냐?”
“글쎄요. 원래 이랬던 거 같은데요?”
그때.
스윽.
김시혁의 얼굴이 굳으며, 뒤편으로 돌아갔다.
“형, 오늘 미팅 약속 있어요?”
“뭐래. 네가 하도 노출을 꺼려서 네가 오는 날은 항상 휴무일로…… 음?”
고개를 젓던 박진욱의 얼굴 역시 대번에 굳는다.
그의 감각에 무언가 느껴진 것이다.
“이거 아무래도 천하의 밤사냥꾼께서 뒤를 밟혔나 본데요?”
작은 비소와 함께 문 옆으로 몸을 밀착시키는 김시혁.
고작 벽에 기대었을 뿐이거늘.
‘이 자식, 저번보다 더 기척을 잘 숨기잖아?’
시각을 제외하곤 김시혁의 어떤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나 박진욱 역시 다이아 랭크의 암살계임을 고려해 보면 정말 소름이 돋는 수준의 은신이었다.
‘이게 랭커급 플레이어인가…….’
격이 다르다.
정말 이만큼 현 상황에 알맞은 말은 없으리라.
끼익.
“계십니까?”
어느새 열리는 문.
“여기가 박진욱 씨 사무실 맞죠?”
물음과 함께 들어오는 남성에 박진욱은 특유의 미소를 걸쳤다.
“죄송합니다만, 고객님. 저희 오늘 휴무일입니다.”
“아! 그렇군요. 쉬는 날을 생각 못 했네요.”
정말 몰랐다는 듯.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뒤통수를 긁적이는 남성.
그에 박진욱의 눈초리는 한결 더 서늘해졌다.
‘표정 관리가 수준급이군. 누구지? 성삼 쪽 추적자? 아니면 암살자?’
감히 밤사냥꾼이라 불리는 자신의 뒤를 밟고도 이렇게 태연할 수 있다니.
정체 모를 남성을 향한 의심은 더욱 깊어졌고.
스릉.
테이블 밑으로 여유롭게 늘어뜨린 박진욱의 양손에는 어느새 날카로운 암기들이 잡혀 있었다.
“죄송한데 이왕 여기까지 온 거, 의뢰 하나만 받아 주시면 안 될까요?”
“의뢰?”
“예, 간단한 일입니다. 사람 1명을 찾고 있거든요.”
사람을 찾는다?
보나마나 김시혁이 분명할 터.
‘적이 확실하군. 일단 사지부터 끊어서…….’
남성의 말에 박진욱의 의심은 확신으로 변했다.
그렇게 암기를 쥔 박진욱의 팔이 움직이려던 순간.
박진욱은 저도 모르게 얼어붙었다.
그럴 수밖에.
“이럴 수가……!”
언제나 특유의 청량한 미소와 여유만을 보이던 김시혁이.
저렇게 놀라는 건 난생처음 봤으니까.
하나 박진욱의 경악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혀, 형?”
“김시혁? 네가 여기에 왜 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