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
4화. 튜토리얼 (2)
“컥!”
작은 단말마.
제대로 된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갑옷의 남자가 힘없이 쓰러진다.
“히히. 역시 꽁킬은 달달~해.”
160은 되었을까.
작은 체구의 남자, 김민형은 시시덕거리며 시체의 목에 박힌 화살을 뽑아냈다.
“괜히 대기업이 아니라니까. 이런 소모품마저 질이 다르다니.”
분명 방금 플레이어의 목을 꿰뚫었음에도 화살촉이 시퍼렇게 살아 있다.
대충 보아도 최소 골드 랭크 이상의 생활계 플레이어가 제작한 수준이었다.
화살촉뿐만이 아니었다.
그가 들고 있는 단궁부터 허리에 차고 있는 쌍검, 전신을 감싸는 가죽 갑옷까지.
이제 막 튜토리얼에 초대된 1레벨에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장비였다.
“길드에선 살아서만 나오라고 했지만…….”
김민형은 결코 그럴 마음이 없었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길드 중 하나인 성삼.
B급 특성 ‘재빠른 몸놀림’으로 성삼에 스카우트된 김민형은 성삼 길드의 생리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성삼 길드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대길드들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다.
바로 철저한 실력제.
잘나면 잘날수록 불합리하다 느껴질 정도의 지원이 들어온다.
대표적인 것이 유망주 시스템이다.
튜토리얼에서 10위권 안에 들게 되면 길드의 유망주로 지정되는데.
유망주가 되면 받는 지원이 가히 독보적이다.
물론 MMR이 높은 이 튜토리얼에서 생존하는 것만으로도 성삼의 지원은 받겠지만.
‘그 정도론 만족 못 하지.’
김민형은 이를 까득 깨물었다.
‘내가 어떻게 그 엿 같은 아카데미에서 퇴학당했는데? 고작 일반 길드원으로 남을 순 없지.’
자신을 스카우트한 성삼 길드는 실력만 받쳐 준다면.
어지간한 문제는 길드 차원에서 케어를 해 주었다.
실제로 얼마 전 성삼 길드원이 벌인 일반인 폭행 사건도 그대로 묻히지 않았나?
김민형은 결코 그 위세를 놓을 마음이 없었다.
‘나 같은 인재를 버린 걸 후회하게 해 주겠어!’
눈에 불을 켠 김민형은 화살을 수습하곤 몸을 일으켰다.
‘이쪽은 야생동물이 많으니 없을 테지. 저기쯤에 매복하고 있으면 되겠군.’
이름 있는 길드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튜토리얼 공략법.
일명 족보.
그것을 되새긴 김민형은 다음 지점으로 이동하려 했다.
사륵.
청바지에 회색 후드티를 입은 멍청이가 나타나기 전까지 말이다.
‘히야~. 이 매칭대에 장비도 없는 참가자라니. 이게 웬 꿀이냐!’
김민형은 번들거리는 눈으로 곧장 활시위에 화살을 메겼다.
상대가 하다못해 낡은 검 한 자루라도 들고 있었더라면.
최소 A급 이상의 특성 보유자라 생각하고 경계라도 했겠으나.
‘템도 없는 새끼가 특성 좀 좋아 봤자지.’
청바지에 후드티, 무기까지 없는 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더군다나 이렇게 기습으로 화살까지 날린다면?
“꽁킬 고맙다.”
* * *
‘분명 여기쯤이었던 거 같은데.’
시문은 감각에 한껏 날을 세우며 수풀을 헤치며 나아갔다.
얼마 가지 않아.
‘찾았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을 발견한 시문.
이어.
터엉.
시위가 풀리는 소리가 들렸고.
따악.
시문은 기다렸다는 듯, 연성력을 일으켜 손가락을 튕겼다.
촤아아악.
발밑에 있던 시냇물이 치솟는다.
그것은 순식간에 날카로운 절단면을 이루며, 시문의 앞을 가로질렀고.
파각.
날아든 무언가는 그대로 두 동강 나 바닥으로 떨어졌다.
‘역시.’
그것이 화살임을 확인한 시문은 곧장 화살이 날아온 방향으로 손가락을 튕겼다.
펑.
작은 폭발.
그러나 사람 하나 끌어내리기엔 충분했다.
“망할! 마법계였나!”
폭발이 일어난 거목에선 욕설과 함께 작은 체구의 남성이 떨어졌다.
제법 실력이 있는 전투계일까?
“이거나 먹어라!”
그는 물 흐르듯 낙법을 하며, 재차 화살을 메겨 시위를 당겼다.
하지만.
따악.
시문의 손가락이 또 한 번 튕기자.
펑.
“아악!”
작은 체구의 남자, 김민형은 바닥을 나뒹굴었다.
‘움직임이 제법인데?’
시문은 순수하게 감탄했다.
방금의 공간폭발은 머리를 노린 거였는데.
아직 손가락으로 펼치는 연성이 익숙지 않은 것도 있겠지만.
저 플레이어는 장비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실력도 제법인 듯싶었다.
“과연. 이만한 사람한테 죽었다니 뭔가 만족스럽네.”
“뭐라고 지껄이는 거냐!”
스릉.
어느새 허리춤에 차고 있던 쌍검을 뽑아 달려오는 김민형.
시문은 그 매끄러운 움직임을 보곤 대번에 상대의 특성을 파악했다.
“B급 특성. 재빠른 몸놀림인가.”
“뭣? 너, 그걸 어떻게…….”
특성을 간파당한 김민형의 눈이 부릅떠졌다.
그럴 수밖에.
자신과 저자는 생전 처음 보는 사이 아니던가?
그리고 그 찰나의 빈틈에.
“그래도 당황하는 걸 보면 1렙은 1렙이네.”
따악.
사형 선고와 같은 핑거 스냅이 들려오며.
“끄헉!”
어느새 바닥에서 솟아난 날카로운 흙가시가 김민형의 복부를 꿰뚫었다.
충격이 상당한 걸까.
파르르 몸을 떨던 김민형은 핏발이 선 눈으로 피를 토하며 말을 이었다.
“쿨럭! 너…… 카데미…….”
“음? 아! 각성자 아카데미 출신이냐고?”
그의 말을 알아들은 시문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런 곳에서 날 받아 줄 리 없잖아.”
따악.
* * *
바위에 걸터앉아 쉬던 시문은 가라앉은 눈빛으로 널브러진 김민형의 시체를 바라봤다.
‘정규 아레나였다면 저대로 죽었겠지.’
정규 아레나에서의 탈락은 곧 죽음.
지금처럼 현실로 아웃되는 개념이 아닌, 현실에서도 진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정규 아레나는 탈락자들의 죽음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클리어하지 못한 아레나가 해당 소속 국가의 아웃브레이크로 일어나지.’
던전이나 레이드라면 잡지 못한 몬스터가 그대로 지구에 풀려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정규 아레나 이후로 랭커들의 보유 숫자는 곧 국력이 되었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그 사건’ 이후.
앞서 사라진 약소국들처럼 아웃브레이크를 막지 못해 멸망했지만.
“후,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이야. 일단 지금만 신경 쓰자.”
옷을 털고 일어난 시문은 입자화되어 사라지는 김민형의 장비들을 훑었다.
대충 봐도 최소 C급을 넘기는 장비들.
‘장비가 빵빵한 걸 보니. 어디 유명한 길드의 신입인가 보네.’
하긴.
튜토리얼이 점령전으로 잡히는 MMR대에 어중간한 이들이 어디 있겠나?
거기에다 유명 길드의 신입이라면 성능 좋은 접속기기를 사용하고 있을 테니.
방금의 전투로 인한 현실적인 쇼크는 거의 없을 터였다.
“그러고 보니 난 접속기기가 아예 없이 참가했구나.”
현재의 갤럭시 아레나는 일종의 가상현실 게임이나 마찬가지다.
당연히 감각 동화율 조절과 같은 기능은 필수였으나, 시문은 다른 기능에 더 관심을 두었다.
바로 방송 기능.
‘시혁이랑 말숙이가 그랬지. 방송으로 버는 업적 포인트가 은근 효자라고.’
둘 다 사람의 관심을 꺼리는 녀석들이었다.
그럼에도 방송 매체들이 사라지기 전까지.
녀석들이 꾸준히 방송을 이어 갔던 건, 순전히 업적 포인트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른 하이랭커들도 그렇게 방송을 오래한 거구나.’
한때 하이랭커들은 왜 하나같이 관심을 받고 싶어 안달일까?
했던 의문이 자연스레 풀렸다.
시문은 힘차게 기지개를 켜며 일어났다.
“읏차! 연성력도 다 회복됐으니 슬슬 움직여 볼까.”
현자의 돌의 영향인지.
아니면 연성력이라는 고유 스탯 자체의 능력인지는 몰라도.
연성력이 회복되는 속도는 기이할 정도로 빨랐다.
‘따로 명상을 거치지 않아도 연성력이 회복된다는 게 진짜 편하네.’
핑거 스냅으로 준비 과정 없이 연성하는 것도 그렇고.
지금의 자신은 마법계가 가지는 단점이 거의 사라진 상태였다.
‘일단 돌아가는 상황 좀 보자.’
시문은 아레나 보드를 열었다.
1위 – 강호영 2킬. [점령 포인트 4%]
2위 – 이세윤 1킬. [점령 포인트 4%]
3위 – 김시문 1킬.
4위 – 박호철 1킬.
5위 – 김재원 0킬.
…….
“어?”
아레나 보드를 본 시문의 눈은 휘둥그레졌다.
“뭐야? 킬 수가 왜 이렇게 적어?”
튜토리얼이 시작하고 꽤 시간이 흘렀다.
자신이야 장비부터 특성, 실력까지 겸비한 김민형이란 플레이어를 만나 1킬이라지만.
3위인 자신의 위로 고작 1킬.
4위 아래론 0킬이 수두룩하다니?
이건 말이 되지 않았다.
“아. 그렇군.”
이내 시문은 고개를 끄덕였다.
“초반부니까 다들 존버 중인가?”
이해 못 할 것도 없었다.
튜토리얼임에도 골드 종목인 점령전이 잡히는 MMR이다.
보유 특성이나 스탯, 장비 등 1레벨치고 수준 높은 이들이 매칭되었을 터.
‘가진 게 많을수록 잃는 게 무섭긴 하지.’
어지간해선 유수 세력들의 스카우트를 받았을 테니.
대부분이 어떻게든 생존해서 반만이라도 가자, 라는 마인드일 터.
시문은 2위 이세윤이라는 항목을 바라봤다.
정확히는 킬 수 옆에 있는 점령 포인트였다.
‘벌써 점령지에 들어간 사람도 있네. 점령 포인트가 4%면 들어선 지는 얼마 안 됐고.’
점령 포인트는 점령지에 발을 들인 시간만큼 오른다.
현재 1위와 2위의 점령 포인트가 똑같다는 건.
점령지에서 그만한 혈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일 터.
‘종목이 종목이니, 1등을 하려면 킬보단 점령 포인트가 우선이긴 한데…….’
그런 마음과 달리.
시문의 시선은 점령지로 표시된 파란색 윤곽선이 아닌, 반대쪽 정글을 향했다.
‘일단 킬 좀 더 하자.’
아무리 점령 포인트를 많이 먹어도 죽으면 결국 0킬 존버들보다 못하다.
그렇기에 점령지는 전투가 끊이질 않고, 특히나 하이에나들이.
즉 어부지리를 노리는 이들이 많았기에.
점령지에 들어서기 전, 사람 수를 줄여 놓는 게 안전했다.
물론 이는 부가적인 이유였고.
‘우선은 이 연성법에 더 익숙해져야겠어.’
주된 이유는 새로운 연성법 때문이었다.
물론 방금 김민형이란 실력자를 압도적으로 이기긴 했어도.
‘연성력을 너무 비효율적으로 소모했어.’
정규 아레나가 시작된 전생에서.
무려 1레벨로 살아남던 시문에겐 썩 만족스러운 승리는 아니었다.
‘말숙이 말대로 숙련도는 실전만이 답이겠지.’
숙련도 향상은 실전밖에 없다던 하이랭커 말숙이의 고견을 벗 삼아.
“일단 존버하는 인원부터 싹 쓸어 담자.”
시문은 점령지 주변으로 걸음을 옮겼다.
* * *
“허억! 허억!”
거친 숨소리가 쉼 없이 들려온다.
절그럭.
꽤 잘 제련된 판금 갑옷을 걸치고 있건만.
어지간한 야생동물 만큼이나 빠르게 달려 나가는 남자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미, 미쳤어! 정말 미쳤…….”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떨리는 목소리로 연신 중얼거리던 남자는.
따악.
“헛!”
손가락이 튕기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옆으로 힘껏 몸을 던졌다.
이미 앞선 경험으로 저 소리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 아는 탓이다.
하지만.
“이, 이쪽이었다고?!”
남자의 움직임을 훤히 예측했다는 듯.
콰직.
몸을 던진 곳에서 솟아나는 날카로운 흙가시에 남자는 그대로 목이 꿰뚫렸다.
즉사.
비명도 남기지 못한 남자의 몸이 축 늘어지자.
뒤편에선 캐주얼한 차림에 후드를 쓴 이가 걸어 나왔다.
“판금 갑옷인데도 엄청 빠르네. 이 사람도 속도 관련 특성의 소유자인가.”
축 늘어진 판금 갑옷의 남성을 바라보던 시문은 이마의 땀을 슥 닦았다.
“먼저 안 덤벼들었으면 놓쳤겠어.”
김민형을 처리하며 1킬을 달성한 이후.
시문은 점령전에 참여하지 않고 존버하는 플레이어들을 처리했다.
저 판금 갑옷의 남자는 그런 시문과 존버 플레이어들의 전투 소리를 듣고.
어부지리를 노리려고 온 하이에나였다.
물론.
일방적으로 학살하는 시문을 보곤 곧장 도주를 택했지만 말이다.
[반복적인 연성으로 연성력이 1 상승합니다.]
[현자의 돌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어?”
갑작스레 눈앞에 떠오르는 메시지창.
시문은 눈을 반짝이며, 상태창을 확인했다.
“정말 올랐잖아?”
10이던 연성력은 11로.
‘레벨 : 1’이던 현자의 돌은 ‘레벨 : 2’로 바뀌어 있었다.
‘스탯 상승이야 저렙 때 자주 나타난다지만, 현자의 돌 레벨이 오를 줄이야.’
시문은 흐뭇한 얼굴로 가슴 중앙을 매만지고는 고개를 들었다.
“좋아. 이쯤 처리했으면 뒤통수 맞을 일은 없겠지?”
시문이 존버 플레이어들을 털고 다닌 건 다름이 아니었다.
점령전에서 점령지는 가장 치열한 장소.
앞의 적들을 상대하기도 바쁜데 뒤치기까지 당하면 얼마나 위험하겠는가?
잠시 앉아 숨을 고른 시문은 멀지 않은 곳에 보이는 파란 윤곽선을 바라봤다.
“마침 점령지도 가깝네. 슬슬 들어갈까.”
지금까지 총 10킬.
방금의 플레이어까지 합해 도합 11킬을 했으니, 어지간해선 이쪽의 뒤치기는 없을 터였다.
자리를 털고 일어난 시문은 점령지로 걸어갔다.
하나 오래 걸을 수는 없었다.
왜냐고?
‘이게 뭐야.’
주변에 시체가 즐비했으니까.
‘점령지 내부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많이들 죽어 있어?’
마치 선이라도 그어 둔 것처럼.
일정한 라인으로 누워 있는 시체들을 보며, 시문은 자연스레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시문은 곧장 아레나 보드를 열었고.
1위 – 강호영 7킬. [점령 포인트 60%]
2위 – 이세윤 5킬. [점령 포인트 60%]
3위 – 박호철 5킬. [점령 포인트 59%]
4위 – 김재원 3킬. [점령 포인트 59%]
5위 – 김시문 11킬.
…….
‘이건…….’
펼쳐지는 스코어에 눈을 부릅떴다.
11킬이나 한 자신이 고작 5위라서가 아니었다.
압도적인 킬을 달성하긴 했으나, 결국 튜토리얼의 종목은 점령전.
점령 포인트가 없다면 등수에 한계가 있었으니까.
문제는.
‘1위부터 4위까지 상위권의 점령 포인트가 거의 똑같잖아?’
본디 점령지는 실력에 자신 있는 강자들과 그 틈을 노리는 하이에나들로 가장 치열한 곳이다.
차후 랭커가 확실시될 정도의 실력자가 아니고서야.
튜토리얼 시작부터 지금까지 발을 들일 수 있는 곳이 아니란 말이다.
그런 곳에서 점령 포인트가 60%가 다 되어 가도록 생존을 한다?
그것도 사이좋게 4명씩이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거기에다.
‘1위부터 4위까지. 저 사람들 전부 튜토리얼 초반부터 순위권에 있던 사람들이야.’
그렇다는 건.
“티밍(Teaming)인가…….”
개인전임에도 서로 암묵적으로 팀을 맺고 협력하는 행위.
이는 명백한 룰 위반이었지만.
정규 아레나가 아니라서 그런 것일까?
이 시기의 갤럭시 아레나는 티밍에 큰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하! 아무리 순위권이 되고 싶어도 그렇지. 튜토리얼에서 티밍이라니.’
아니.
오히려 튜토리얼이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
첫 단추가 중요한 만큼, 다들 길드의 유망주로 자리 잡고 싶을 테니까.
시문은 고개를 슬쩍 내밀어 점령지의 상황을 확인했다.
예상대로.
‘아예 점령지 내부에 자리를 잡았군.’
방패를 든 탱커 하나에 궁수 하나.
그리고 검을 쓰는 전사 둘까지.
귀하다는 마법계만 없을 뿐, 저 4명의 파티 구성은 완벽했다.
‘전방에 탱커와 후방에 궁수, 양쪽으로 전사들까지. 저러면 하이에나 짓 하기도 힘들겠어.’
하이에나라 해도 결국 개인.
혼자서 진형을 갖춘 4인의 티밍을 어찌하진 못할 터였다.
하지만.
“쯧.”
인간사에는 늘 예외가 있었다.
“미션 보상이 반으로 줄어드는 거라 최대한 아끼려고 했는데…….”
점령지를 바라보는 시문의 얼굴이 서늘하게 식었다.
“너희들이 이딴 식으로 나온다면.”
그땐 나도 깡패가 되는 수밖에.
시문이 오른손을 꿈틀거리자.
파직!
작은 스파크가 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