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화
영묘의 영령들 (4)
[<시간의 비밀>에 대한 숨겨진 정보를 추가로 찾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당신은 지금 <세계의 비밀>의 한 단면을 엿보고 있습니다!]
메시지 창들을 보면서.
테오는 <이름 없는 군주>에 대한 정체를 이제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름 없는 군주>를 달리 뭐라고 부르는 줄 아느냐?』
로드브로크의 목소리는 여전히 웃음기를 머금고 있었지만.
테오는 그 속에 깔린 짙은 원한과 한탄을 놓치지 않았다.
‘모르겠습니다.’
『<종말>을 부르는 존재. 그렇게 부른다.』
‘종말……!’
『그리고 시간이라는 <원>이 <종말>을 기점으로 다시 제자리로 감기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게 <지킴이>이니라.』
지킴이.
망신…… <이름 없는 군주>의 대척점에 놓인 자신들을 가리키는 이름이라고 했었지.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한 점이 생긴다.
오랫동안 <이름 없는 군주>가 장벽을 넘지 못하게 그동안 막고 있던 라그나르는 대체 뭘까?
그리고 <원>에서 탈출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능력을 지닌 <선택자>는 또 무엇이고?
‘카산드라가 가진 선지의 이능이 <원>이 남긴 여러 잔재를 종합하는 것이라면, 그럼 선택자들이 하는 회귀는 무엇입니까?’
『그야 유일하게 <원>에 맞설 수 있는 존재들이지.』
테오의 눈이 번뜩 뜨였다.
그렇다는 건?
『후후. 너희들은 때때로 ■■■를 하고 ■■할 ■■■■ ■■■■ ■■■■■■■ ■■……!』
로드브로크의 목소리에 노이즈가 잔뜩 껴서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이런, 이 이상은 아직 <격>이 모자라나? 훨씬 더 분발해야겠구나. 좀 더 세계의 비밀에 닿으려면 말이다.』
어떤 제약이 있어 말하기는 힘든 모양이었지만, 테오는 그것으로도 충분했다.
퀘스트의 직접적인 해결 방법은 알아서 해결하라는 것이겠지.
‘일단 무슨 말씀이신지는 잘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군.』
‘그럼 이제 이 말 많은 분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결정해야겠네요.’
테오는 여전히 자신의 주변을 뱅글뱅글 맴도는 유령들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파아아!
이들에게서 푸른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 * *
푸른빛은 단순히 유령들만 휘감고 있는 게 아니었다.
영묘 전체.
즉, 퀘스트의 해답이 이 영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뜻이었다.
-으응?
그래서 테오는 그중 가장 말 많던 유령과 눈을 마주쳤다.
일행에게는 자신이 지금부터 어떤 이상 행동을 보여도 모른 척 해달라는 당부를 한 상태였다.
-무, 뭐야? 지금 나 보고 있는 것 같은데!
-에이, 이제 그만해라. 그거 그냥 우연이라니까? 조금 전부터 계속 주변에 맴돌아도 시선 한번 없……!
“안녕하십니까?”
-헉!
-우, 우리한테 이, 인사한 거 맞지?
-마, 맞는 거 같은데!
“조금 전에는 일행이 있어 미처 제대로 인사드리지 못했습니다. 다시 제대로 인사드리겠습니다. 테오 라그나르라고 합니다.”
테오의 정중한 인사에 유령들은 한바탕 뒤집혔다.
-진짜였어!
-와아! 우리를 직접 보는 인간이 있다니!
-이게 얼마 만이냐!
-잠깐만! 그보다 라그나르라고?
“예. 그렇습니다.”
-후손이잖아!
수백 년만에 처음으로 대화를 나눈 인간이 그들이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후손이란다.
감격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역시! 라그나르는 무사했구나! 우리가 희생한 보람이 있었어!
-오이오이! 믿고 있었다구, 젠장!
-야야, 라그나르가 멀쩡한 건 다들 알고 있었으면서 무슨 오버야?
-아, 새끼 수백 년을 살아도 눈치 없는 건 여전하네. 이럴 땐 분위기 좀 취하면 안 되냐?
유령들은 자기들까지 투덕거리다가, 갑자기 한 명이 테오를 옆에서 빤히 바라봤다.
왜 이러나 싶어 고개를 갸웃거리는데, 그가 눈을 가늘게 좁혔다.
-너 정말 라그나르 맞아? 아닌 거 같은데?
-쟤는 또 뭐래냐?
-몰라. 저 새끼 저렇게 지랄병 떠는 거 어디 하루 이틀이냐.
-흑발에 선홍색 눈! 우리 라그나르 맞구만. 뭐가 문제야?
-쯧쯧쯧! 멍청한 놈들. 분명히 우리들과 같은 특징은 있지만, 이상한 점이 있다는 걸 아직도 눈치 못 챈 거냐?
그는 명탐정이라도 되는 듯 혀를 차면서 검지를 좌우로 까닥거렸다.
테오는 그가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건가 싶어 빤히 쳐다봤다.
-그러니까 뭐가 이상하다는 건데?
-잘생겼어. 너무.
-……뭐?
-……또 뭔 개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네놈들 상판대기를 봐라! 과연 그딴 낯짝으로 이런 얼굴이 나올 수나 있겠냐!
-우리 얼굴이 뭐 어때서!
-그야 케온의 면상으로는 저런 후손이 나오긴 힘들지만, 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내 후손인가?
-지랄하지 마라, 야드. 어디 땅바닥에다 얼굴이 반쯤 갈린 얼굴을 하고서는.
-뭐, 인마? 지는 3년은 썩은 것 같은 감자 같은 면상을 하고서는!
-내가 뭐! 솔직히 말해서 내가 나 스스로 잘생겼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지만, 이중에서는 제일 낫거든?
-뭐래는 거야, 병신이! 이 중에서 제일은 나지!
-하, 너희들이랑 비교되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
웅성웅성.
쑥덕쑥덕.
-흠, 나 정도면 괜찮지 않아?
유령들은 이제 서로 멱살까지 잡아가면서 드잡이질하고 있었다.
몇 명은 아예 옆으로 빠져나와서는 얼음에다 자신의 얼굴을 비춰서는 이모저모를 살피고 있었고.
“…….”
혼란하다, 혼란해.
테오는 괜히 여기에 엮이고 싶지 않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사달을 일으킨 명탐정 유령이 번쩍 손을 들었다.
-게다가! 이 친구가 우리 후손이 아니라는 결정적인 증거!
-또 뭐!
-라테스, 자꾸 헛소리할 거면 좀 찌그러져 있……!
-너무 예의 발라!
-응?
-으응?
-우리 라그나르 중에 이렇게 예의 바르고 착한 말투를 쓸 후손이 태어나는 게 가당키나 하단 말이냐아!
명탐정 유령이 벌떡 일어나며 내친 소리에 유령들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맞네.
-옳은 말이야.
-박살난 인성을 지닌 우리 라그나르에 저런 후손이 태어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지.
-그럼 뭐야? 내 감동 어떻게 되는 거야? 물려내!
-야, 너 대체 뭐냐?
유령들은 이제 모두 테오를 빤히 쳐다봤다.
마치 숨겨진 정체라도 어떻게든 알아내려는 듯.
테오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인성이 올바르게 보여서 라그나르가 아니라니.
세상천지에 그런 게 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문제는 테오도 딱히 할 말은 없다는 점이었다.
“저, 라그나르 맞습니다.”
-아냐, 그럴 리가 없다!
“여러분들이 라그나르가 아니었으면 제가 인사나 드렸겠습니까?”
-라그나르가 맞구나!
-아주 훌륭한 라그나르다!
테오는 한순간 진지하게 생각했다.
‘라그나르, 이대로도 괜찮을까?’
선조들부터 성격이 저랬다니 앞으로도 괜찮겠지.
다시 한숨이 나왔다.
“그보다 선조님들은 어째서 아직도 이렇게 이승에 남아 계시는 겁니까?”
-왜 성불 안 하고 있냐는 거지?
“예. 무슨 미련이라도…….”
-아냐. 없어. 그런 거.
-난 있는데.
-나도! 나도!
-엥? 그런 게 있었어? 그런 말 한 번도 한 적 없잖아.
-그야 쪽팔려서 말 안 했지. 나 침대 밑에 숨겨둔 춘화집, 마누라한테 안 걸렸나 걱정이라고.
-어, 너두? 야, 나두!
머릿수가 워낙에 많다 보니 무슨 질문만 했다고 하면 자꾸 옆으로 빗겨나가기 일쑤였다.
테오는 중심이 흔들리지 않게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들 미련 때문에 남아 계시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이십니다만.”
-이봐, 후손. 너 선택자지?
“그렇습니다만.”
-여기 서서 검 한번 휘둘러보련?
갑작스러운 화제 변환.
하지만 테오는 그것이 이들이 이승에 남은 이유와 어떤 관련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심 잘되었다 싶기도 했다.
‘고대 검술에 대해 들어볼 수 있을지도.’
퀘스트와 상관없이 이들이 가진 견식을 듣는 것만으로도, 검술에 큰 도움이 될 테니까.
“명성 높으신 선조님들 앞에서 선보이기엔 너무 보잘 것 없는 실력입니다만, 그래도 충고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번 휘둘러보겠습니다.”
-캬, 말 번드르르하게 하는 거 보소.
-정치가 해도 되겠는데? 이봐, 후손. 너 진짜 라그나르 맞지? 막 피가 덜 섞여 있는 거 아냐?
“명색이 직계입니다. 계승권도 있는.”
-헉!
-야, 계승권도 없던 분가 새끼는 좀 옆에서 찌그러져 있어.
유령들은 어느새 질서정연하게 바닥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또랑또랑한 눈으로 테오를 바라봤다.
막상 이렇게 많은 고수들 앞에서 검을 휘두르려니 조금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지만.
테오는 침착하게 드레이크의 날붙이를 들고 기수식을 취했다.
순간, 그를 둘러싼 분위기가 바뀌었다.
-오, 눈빛이 제법인데?
-라그나르 맞네!
-다들 쉿! 집중해서 보자고.
유령들은 예상했던 것보다 기질이 뛰어나 보이는 테오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저놈들도 라그나르가 맞긴 맞구나. 실력 좋은 후손이 나타나니 바로 호승심을 드러내기까지 하고.』
‘아직 보고 계셨습니까?’
『물론.』
‘그러면 왜 여태 아무 말씀도 안 하시고……!’
『말만 많은 노인네들하고 말 섞기 귀찮거든. 특히 라그나르는 기질이 나이 먹으면 꼰대가 기본값이라.』
‘…….’
테오는 딱히 반박할 말이 없는 것 같아 입술을 꾹 다물고 검에 집중했다.
모든 감각이 곤두서면서-
쉬쉬쉬쉭!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두근두근두근-
쿵쿵쿵!
심장이 거칠게 뛸 때마다 커다란 고동 소리와 함께 바닥이 거칠게 뛰었다.
-제법이야.
휘두르고 또 휘둘렀다.
한 호흡에 담아내는 검격은 분화되고 또 분화되면서 어느새 동굴을 가득 채웠다.
과연 크고 무거운 대검으로 그려내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빠른 속도.
시연이 끝나고 난 뒤, 테오는 길게 숨을 내뱉었다.
“모자라지만, 일단 여기까집니다.”
-키이야아!
-라그나르가 아주 물건을 제대로 물었구만?
-아직 디테일한 부분이 아쉽긴 한데, 그래도 검을 보는 눈은 제대로 뜬 것 같은데?
-이봐, 후손 친구. 나이가 어떻게 돼?
“올해로 열여섯입니다.”
-에이, 그걸 묻는 게 아니잖아. 회귀해서 몇 살이냐고.
테오는 손가락을 대충 꼽아봤다.
“회귀 전에 서른둘이었으니…… 딱 서른셋이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엥? 그것밖에 안 된다고? 이번 회귀가 몇 회차인데?
“1회차입니다만.”
-…….
-…….
-…….
순간, 유령들 사이로 정적이 내려앉았다.
테오는 뭔가 자신이 잘못 말했나 싶어 두 눈을 끔뻑거렸다.
-진짜 1회차? 정말로?
“예. 그렇습니다만.”
-허! 그런데 이 정도 이해도란 말이지?
-우리에게 굳이 거짓말할 리도 없고. 으음!
유령들은 손으로 턱을 쓰다듬었다.
그러고는 자기들끼리 빠르게 시선을 교환했다.
-몇 가지 지적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
“말씀해주십시오. 경청하겠습니다.”
-첫 동작을 시작할 때, 숨을 크게 들이쉬지 않나? 이때 발의 각도를 15도 바깥으로 틀어서……!
-나는 검의 동작이 좀 더 간결했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이건 내가 생전에 터득한 비법이긴 한데……!
-보아하니 우레 속성의 마력을 지닌 것 같더군. 우레는 빠르고 강렬한 만큼 위험성도 큰데, 이때는……!
299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한두 마디씩만 던져도 정신이 없기 마련이다.
거기다 다들 하나같이 말이 많은 양반들이다 보니 자신들의 의견을 어떻게든 피력하려 해서 더 혼란스러웠지만,
테오는 되도록 그 의견과 충고들을 다 들으려 애썼다.
“이렇게 하면 되겠습니까?”
-아, 거기선 위쪽으로 틀어봐.
-호흡도 살짝 분배해서 마력을 견갑골 쪽으로 돌리면 좋지 않아?
-오, 그러네. 뇌기로 신경계를 자극해서 힘을 좀 더 끌어내고……!
그러다 보니 언제부턴가 중구난방이던 유령들의 의견은 토론의 장이 되었다.
테오의 검술을 어떻게 하면 좀 더 깔끔하고 위력적이게, 그리고 폭발적으로 유도할 수 있을까를 머리 맞대고 고민했다.
다들 하나 같이 한 세기를 대표했던 초고수들인 만큼 던지는 의견 하나하나가 전부 예리했다.
그리고 집단 지성에 맞게 그 깊이는 훨씬 더 깊어지면서,
테오는 그동안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검의 세계를 맛볼 수 있었다.
-검이란 곧 선과 원의 혼합이다. 이 위로 면이 만들어지고, 면이 겹겹이 쌓여 형태가 탄생한다. 부피감, 양감 등의 덩어리가 여러 개 쌓이면 그 위에 색을 입혀…….
-그러니 검사는 화가라고도 할 수 있다. 이때 검은 붓이 된다. 허공은 도화지가 된다. 그림이 곧 화가가 보는 세계의 정경을 옮겨 담는 것처럼, 검으로 그려내는 초식 또한 그러하다…….
-화가가 그려내는 그림은 아주 다양하다. 풍경화, 생물화, 수채화, 수묵화, 유화 등이 있고 또 그 아래에 여러 표현 기법이 있듯이…….
-그러니 검사만이 보는 세계를 어떻게 옮겨 담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일지매.
매화궁주와 율리우스가 나눈 논담집에서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거짓말처럼 스르르 풀렸다.
거기에 맞춰 검의 구슬이 계속 영감을 불어넣었다.
수많은 검초들이 시야 위로 그려지고, 쌓이고, 휘었다가,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테오가 갖고 있던 수많은 비전들, 니벨룬의 발톱과 풍뢰신, 뇌룡 속호법, 비검행 등이 모두 부서졌다가 재조립되었다.
퍼어엉.
머리 한편에서 그런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테오는 어느새 황홀경에 잠겼다.
유령들의 목소리도 언제부턴가 들리지 않았다.
-오!
-뭔가 갈피를 잡은 것 같다는 생각은 했지만, 벌써 벽을 넘는다고?
-이제 겨우 1회차라고 했지? 아무래도 이 친구, 진짜 물건인 것 같은데?
유령들은 테오가 우두커니 서 있는 모습을 빤히 쳐다봤다.
테오의 동공 위로 수십 수백 개의 별 무리가 빠르게 스치고 있었다. 마치 우주라도 담은 것처럼 동공이 깊어지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하나 같이 통과해봤던 영역들.
깨달음의 폭발과 함께 흩어지는 잔재들을 수습하는 중이라는 것을 잘 알았기에 가만히 내버려 뒀다.
몇몇은 자처해서 호법까지 섰다.
혹시 있을지 모를 외부의 방해에 대비하기 위해서.
다행히 방해는 없었고, 테오는 잠시 후 긴 여운을 극복하면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이제 정신이 좀 드나?
테오는 싱글싱글 웃으면서 자신을 쳐다보는 299쌍의 눈들을 보면서 상황을 깨달았다.
이들이 그에게 큰 가르침을 준 것이다.
기연이었다.
남들은 평생을 추구해도 한 번 얻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순간을 넘어설 수 있게 도와준 기연.
6성.
테오는 자신의 성취가 정확하게 어디에 닿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 정도면 다른 상급검사들과 직접 맞붙어도 절대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용혈 각성까지 더한다면…… 어쩌면 그 위까지도 노려볼만할지도.
“감사합니다.”
테오는 검례를 취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들 덕분에 새로운 세계를 엿본 느낌이었다.
아직 수습해야 할 것이 더 많이 남아있지만, 그동안 자신이 갖고 있던 것들을 새롭게 쌓은 느낌이었다.
-음홧홧홧! 감사해야지, 그래야 하고말고!
-우리가 워낙에 잘났잖냐.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없다고?
-고것 참 보면 볼수록 라그나르답지 않단 말이지. 라그나르답지 않게 고마워할 줄도 아는 참 바른 인성을 가진 친구구만!
유령들이 기분 좋게 웃다 말고, 명탐정 유령이 말했다.
-자네 처음에 우리더러 왜 아직 이승에 남아있는지 물었지?
테오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푸른빛이 강렬해지고 있었다.
-따라오게. 가르쳐줄 테니. 아마 선택자인 자네가 들으면 꽤 재미가 있을 게야.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