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79화 (79/224)

79화

공동 전인 (4)

테오는 힐다를 바라봤다.

-너, 회귀자지?

-그야 나도 똑같은 회귀자니까.

지명식에서 그녀와 나눴던 대화가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거기서 힐다는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말을 했다.

-뭐, 비록 내게 허락된 회차는 모두 끝났지만.

‘회차’라는 단어.

그것은 회귀가 몇 번씩 반복될 수 있다는 뜻과 같았다.

실제로 테오가 보았던 환영도 열두 살이 될 때마다 이전의 인생을 계속 기억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회귀는 몇 번씩이나 반복되는 겁니까?”

그러니 테오가 첫 번째로 던지는 질문도 당연했다.

회귀가 한 번인 것과 여러 회수가 있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었으니까.

힐다의 입가에도 미소가 걸렸다.

“만나자마자 그런 질문부터 하기냐? 카일 녀석의 아들내미가 아니랄까 봐 정 없기는. 일단 들어와. 식사나 하면서 이야기하자고.”

힐다는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반대로 돌렸다.

그러자 굳게 닫혀 있던 성문이 천천히 열렸다.

끼이익-

문 너머의 공간은 어딘지 모르게 어둠으로 가득했다.

테오는 그 안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 * *

무너진 외부와 다르게 성 내부는 화려한 가구와 인테리어를 가지고 있었다.

정말 버려진 옛 성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아무래도 알려진 것과 다르게 힐다가 거처로 삼고 있는 모양이었다.

힐다가 안내한 곳은 식당이었다.

3미터도 넘는 기다란 식탁 위에 뜨거운 김을 풀풀 날리는 온갖 산해진미가 놓여 있었다.

“편한 곳 아무 데나 앉아.”

힐다는 상석에 앉아 와인잔에 붉은 포도주를 따랐다.

테오는 힐다의 맞은편에 조심스럽게 앉아 주변을 훑어보다가, 자신 앞에 메인 디쉬를 내려놓는 요리사를 조금 늦게 발견했다.

익숙한 얼굴이었다.

“등룡…… 님?”

“후후, 잘 지냈나?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지?”

“등룡 님이 왜 이곳에?”

“왜긴. 검이 주인의 옆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않은가?”

“……!”

“오랜만에 솜씨 발휘해봤는데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군. 음식은 많이 있으니까 충분히 즐기다 가게나.”

등룡은 테오에게 한쪽 눈을 찡긋거리면서 그의 와인잔에 포도주를 채워준 다음,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은거하셨던 분이 갑자기 왜 심판관으로 나타났었던 건가 했었는데……. 이런 이유 때문이었나.’

당황도 잠시.

테오는 머릿속이 정리되자 앞으로도 등룡이나 힐다와의 관계가 더 긴밀해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겉보기에는 꼬장꼬장해 보이는 노인네여도 음식 솜씨는 스물한 번이나 되는 인생을 살았던 내가 직접 옆에 둘 정도이니, 걱정하지 말고 즐겨도 좋을 거야.”

힐다가 고기 한 점을 뜯으면서 웃었다.

우악스럽게 보일 수도 있는 모습이었지만, 어쩐지 그녀에겐 너무 잘 어울렸다.

하지만 테오는 다른 말에 꽂혔다.

스물한 번이나 되는 인생.

“역시 회귀는 반복이 가능한 것이로군요.”

테오는 등룡이 가져다준 스테이크를 썰면서 말했다.

야식을 먹는 취미는 없었지만, 집주인의 배려를 거부하는 것도 예의는 아니었다.

“글쎄. 모른다니까. 그건 저번에도 말하지 않았나?”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말씀해주십시오. 사실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내가 왜?”

힐다가 히죽 웃으면서 고기 기름이 묻은 손을 냅킨에 훔치고, 오른손으로 와인잔을 들었다.

“내가 왜 굳이 그래야 하지? 정보가 필요한 건 너고, 나는 어디까지나 ‘호의’로 상대해주고 있을 뿐인데. 굳이 네 질문에 일일이 대답해줄 의무는 없지 않아?”

와인잔이 뱅글뱅글 돌 때마다 안에 든 포도주가 춤을 췄다.

테오는 힐다가 자신을 시험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군주의 눈이야.’

한평생 위에서 군림하던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시선이 테오를 꿰뚫고 있었다.

“예. 저는 지금 힐다 님의 호의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그러니 말씀하시기 싫으시다면 어쩌겠습니까? 저로서도 어쩔 수 없지요.”

“음?”

힐다가 뜻밖이라는 듯 한쪽 눈썹 끝을 말아 올렸다.

그러다 이어지는 테오의 말에 피식 웃고 말았다.

“대신에 힐다 님도 아무것도 알 수 없으실 겁니다. ‘이전’ 세계가 어떠한지, 이후의 시간 흐름이 어떻게 되는지도요.”

“파하하! 내가 당연히 미래를 궁금할 거로 생각하는구나. 왜 그렇게 생각하지? 내 나이만 벌써 백오십이 넘는다. 지난 회귀를 생각하면 수백 년은 넘게 살았고. 당연히 삶에 더 이상 큰 미련도 없지. 그러니 이 이상 미래를 알 이유가 없…….”

“아뇨. 분명히 궁금하실 겁니다. 회귀자니까요.”

힐다의 입꼬리가 한껏 말려 올라갔다.

테오는 그것을 본 순간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자신이 정답을 이야기했다고.

“회귀자는 미래를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오는 정보는 인생을 살아가고 계획을 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지요. 회귀자야 말로 시간의 중요성과 활용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힐다의 미소가 점점 짙어졌다.

테오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하물며 여러 번의 회귀를 겪은 사람이라면 더욱더 미래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힐다 님은 자신에게 주어진 회차가 모두 끝났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더 이상 미래를 알 수 없다는 뜻이니…… 답답함은 더 크실 테죠. 인생에 대한 미련과는 별개로 말입니다.”

“내가 이전 회차에서 지금 이 시간대를 살았을 수도 있지 않나? 그럼 정보가 별 필요 없을 텐데.”

테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오히려 반대로 더욱더 제 정보가 필요하실 겁니다. 나비효과 때문에라도 역사의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을 테니까요.”

테오가 거슬러 온 시간은 10여 년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이미 역사의 궤적은 크게 바뀌기 시작했으니.

웰링턴과 에리카가 가문으로 복귀하지 않고 라그나르에 남은 것이 대표적이었다.

이대로 시간이 더 흘러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테오가 더 이상 역사의 흐름에 손대지 않는다고 해도, 이미 방향이 크게 틀어진 역사는 테오가 아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방면으로 전개될 것이다.

십 년, 이십 년 후의 모습에선 더 이상 이전 역사를 전혀 찾아볼 수 없겠지.

하물며 힐다는 역사를 되감은 지 백 년도 훨씬 지났다.

아무리 이전 회차에서 지금만큼 오래 살았다고 해도, 그 역사의 궤적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내가 건너온 역사와 힐다가 겪은 역사가 같다는 법도 없고.’

그러니 회귀자에게 있어, 심지어 여러 번의 회차를 반복한 회귀자에게 있어 미래 지식은 마약과도 같다.

절대 끊을 수 없는 마약.

테오는 이에 대한 정보를 미끼로 힐다에게 거래를 요구하고 있었다.

“하하하하!”

힐다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아주 흡족하다는 듯이.

“이번 대의 회귀자는 아무래도 아주 똑똑한 아이가 걸린 모양이로군. 보아하니 회귀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은데 말이야. 나도 두 번 정도 겪고 난 뒤에야 깨달은 것을 벌써 깨달을 줄은.”

힐다는 포도주를 한입에 들이켰다가 와인잔을 식탁에 세게 내리쳤다.

쾅!

와인잔이 산산조각이 났다.

부서진 조각들 하나하나가 예리하게 빛나는 힐다의 눈빛을 비췄다.

“카일이 왜 너를 지켜보고만 있는지 이제야 알 것 같구나.”

이번엔 테오의 눈동자가 빛났다.

아버지 이야기가 또 나왔다.

로드브로크에 이어 힐다까지.

그들이 알고 있는 카일의 비밀은 대체 무엇일까?

“아버지와 회귀자 간에는 대체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입니까?”

“아주 큰 연관이 있지. 네 아버지만큼 회귀자를 증오…… 아니, 경멸하는 사람도 이 세계에 또 없을진대.”

힐다의 말에 테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네 아버지가 어떻게 지금의 자리를 차지했는지 알고 있느냐?”

“전대 가주…… 님의 권좌를 쟁탈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전대 가주 힐다의 은퇴와 현 가주 카일의 등극 사이에는 5년이라는 시간 차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카일이 쿠데타를 일으켜 자신의 아버지였던 전대 가주를 권좌에서 내쫓았기 때문이었다.

혹자는 패륜이라고도 불렀지만.

승자가 모든 것을 거머쥐는 라그나르에서는 지극히 당연하게 여겨졌던 대사건.

“맞다. 그렇다면 그 쫓겨난 전대 가주가 회귀자였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느냐?”

“……!”

테오의 두 눈이 커졌다.

힐다가 히죽 웃으면서 말을 이어 나갔다.

와인잔을 깨뜨린 그녀의 손에서는 피인지 포도주인지 모를 붉은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뚝.

뚝…….

“내겐 조카이기도 했던 전대 가주는 그야말로 미친 작자였다. 암군이니 폭군이니 하는 말로 표현하기에도 모자랄 정도로 미쳐 있었지.”

테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광룡제(狂龍帝).

이제는 역사의 한 조각으로만 남아있는 전대 가주의 별호.

그가 통치하던 5년은 라그나르의 천년 역사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최악의 암흑기로 불렸다.

수많은 가신과 가솔들이 전쟁으로 죽어 나가거나, 숙청으로 쓸려나가고 했으니.

당시 ‘9설가’라고 불리던 봉신 가문들이 현재처럼 여섯 개로 축소된 것도 바로 이때였다.

문제는 그런 광룡제의 폭거를 아무도 말리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그가 너무나 강했던 탓이었다.

‘광룡제의 강함이 사실 회귀의 결과였다면 전부 이해가 가.’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그럼 그런 조부님을 끌어내린 아버지는…… 대체 뭐지?’

“그래서 카일이 참다못해 결국 뜻이 맞는 형제들과 함께 쿠데타를 일으키게 된 거다. 네 아버지가 회귀자라면 끔찍하게도 증오하고 경멸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지.”

“그럼 아버지는……?”

“회귀자가 아니냐고?”

테오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니다.”

“……!”

“그래서 네 아버지가 괴물이라는 거다. 회귀도 하지 않은 놈이. 로드브로크의 선택도 받지 못한 놈이. 태고룡의 유물도 쓰지 않는 놈이 회귀를 몇 번이나 겪으면서 강해진 놈을 꺾은 셈이니.”

테오의 머릿속으로 카일의 모습이 떠올랐다.

하늘을 가르던 거대한 빛살.

그것은 일개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현상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신의 경지를 넘보는 자만이 가능한 기적.

“카일의 경멸은 비단 거기서만 그친 게 아니야. 함께 했던 형제 중에 있었던 회귀자도 가감 없이 같이 쳐버렸었지.”

짚이는 사람이 있었다.

‘풍존!’

-카일! 카일, 카이이일! 로베르! 로베르으으! 너희들을……! 너희들을 증오한다아아아!

카일과 흑룡에게 내쫓겨 겨우 목숨만 부지한 채로 주화입마에 빠지고 말았던 비운의 영웅.

그가 남긴 일지에는 온통 증오와 원념만이 남아있었다.

그 원인이 바로 이것이었다면.

광룡제부터 시작된 회귀자에 대한 경멸이 풍존까지 이어진 것이라면 이해가 되었다.

3차 개화식에서 카일이 자신을 보면서 했던 말들이.

-맞다. 내가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꺾은 적들, 이 자리를 위협하던 고수들, 이 자리를 갖고 싶어 하던 도전자들……. 라그나르의 가주란 자리는 이토록 고독한 자리다. 늘 위협을 받고 도전받는…… 한 시도 경계를 게을리해서는 안 될 자리이지.

-나는 지금부터 너를 아들이 아닌 도전자로 대할 것이다.

-‘그녀’의 가르침이 어땠는지 어디 한 번 보자꾸나.

카일은 테오가 로드브로크의 둥지를 다녀왔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있었다.

그리고 심검으로 테오의 마음을 베어버렸다.

일개 개화식의 시험이라고 하기에는 끔찍한 일격.

만약 테오가 그것을 극복하지 못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죽었겠지. 아마 회귀도 못했을 거야. 영혼이 직접 베인 거였으니.’

카일은 테오가 정신을 차린 뒤에야 합격 선언을 내렸다.

당시의 태도는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투에 가까웠다.

“그렇게 경멸하던 회귀자가 자기 자식 중에 태어났다는 걸 알았을 텐데도 가만히 내버려 뒀던 것이 나는 의아했던 거다. 그래서 너와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싶었던 거고.”

힐다의 말에 테오는 침음을 흘렸다.

새롭게 알게 된 가문의 비사가 너무 방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정리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힐다 님도 회귀자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왜…….”

“네 아버지가 나는 내버려 뒀냐고?”

“……예.”

“그야 말했잖아? 나는 이미 회차가 모두 끝났다고.”

“아.”

“카일의 눈에 나는 더 이상 회귀자가 아닌 셈이지. 뭐, 나도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고. 하여간 알아두는 게 좋을 거다. 네 아버지가 회귀자를 경멸하는 것은 단순히 감정적인 이유가 아니야. 라그나르의 성세에 방해가 될 거라고 여기기 때문이지.”

힐다가 가볍게 허공에다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뒤쪽 선반에 놓여 있던 와인잔이 둥실 날아와 그녀 앞에 놓였다.

“너도 알다시피 네 아버지는 라그나르에만 미친놈이잖아?”

“……그래서 더욱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라그나르를 위해서라면 미래 정보가 더 필요하신 것 아닙니까?”

또르륵-

힐다는 그 안에 다시 포도주를 채우면서 말했다.

“회귀자라는 것들은 대게 독선과 아집에 차 있기 마련이니까. 그네들 눈에는 세계가 자신을 중심으로 빙글빙글 돌아가는, 언제고 제멋대로 조작할 수 있는, 그런 무대 위의 인형극으로밖에 보이지 않거든.”

언뜻 숲을 지나면서 보았던 힐다의 과거 환영이 생각났다.

회차가 반복될수록 인간성이 말살되고 광기만이 보이던 모습.

어쩌면.

광룡제가 보였다는 광기도 그와 비슷한 상황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아무리 회차를 새로 시작해 봐도 별반 달라지지 않는 결과.

아니, 오히려 더 커지기만 하는 참상을 보게 된다면 미쳐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회귀자가 추구할 수밖에 없는 방향과 당신께서 설정하신 방향은 절대 양립할 수 없다고 여기시는 거구나.’

회귀자는 오로지 자기 이익만 앞세울 뿐이니.

가문을 먼저 생각하는 카일로서는 축출을 시도할 수밖에 없다.

‘로드브로크의 심장을 강탈하신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을지도. 선택자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테오는 주먹을 쥐락펴락하면서 생각을 이었다.

‘그리고 그런데도 나를 내버려 두신 건……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말씀이신 거라고 봐야 할까?’

언제 카일의 검이 목을 노리고 올지 모른다는 사실이 등골을 섬뜩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다.

-그럼 광룡제나 풍존은 대체 왜 새롭게 회귀해서 아버지를 축출하지 못했던 걸까?

모순인 셈.

대화가 길어지다 보니 고기가 식어버렸다.

그릇을 채운 스테이크의 핏물이 테오의 눈에 들어왔다.

그 위에 비친 얼굴과 시선이 그를 마주 보고 있었다.

“……회귀자라는 건 대체 무엇입니까?”

테오는 질문을 다시 원점으로 되돌려야 함을 깨달았다.

가문을 둘러싼 이 모든 사건과 비사들의 원인을 알아야만,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계획을 짤 수 있을지 판가름 날 것 같았다.

“선택자지.”

힐다는 와인잔에 입가에 가져가며 말했다.

“또한, 태고룡이 남긴 유물, 그 자체이기도 하고.”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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