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29화 (29/224)

29화

월백검 (4)

중앙청 청사의 정문 앞은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니야. 이 물건으로 말할 것 같으면……!”

“합격을 기원하는 부적을 단돈 10골드에……!”

“우리 아들, 화이팅! 평소처럼 하고, 알겠지?”

“배운 대로. 배운 대로만 해! 넌 할 수 있어!”

꼭두새벽부터 좌판대를 늘여놓고 장사하는 장사꾼,

자식의 합격을 기원하는 부모,

검을 꼭 쥐고 입장하는 열다섯 소년 소녀들,

그런 군중들 틈바구니에 섞여서 도둑질을 하려는 소매치기,

치안을 위해 배치된 율법검사들까지.

저마다 목적도 면면도 다 다른 이들이었지만.

그들이 모인 이유는 딱 하나였다.

개화식.

라그나르를 비롯해 북방에 속한 명문가의 열다섯 자제들이 한데 모여 시험을 치르는 대규모 의식(儀式).

당연히 수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이번 개화식은 역대 최고라 불릴 만큼 뛰어난 천재들이 많이 모일 것이라고 알려져 있는바.

사람들은 정문을 통과하는 응시생들의 면면을 살피기 바빴다.

수석을 과연 누가 차지할까에 대한 논의도 활발했다.

-이번 개화식, 과연 누가 수석을 차지할까?

-그러게. 후보가 너무 많아서.

-그거야 다들 마력을 개방하지 못하셨으니, 덩치 크고 힘도 센 사람이 유리하지 않을까?

-그럼 랑케 가문의 홀커스 님?

-헛소리 마! 2년 전인가 3년인가, 홀커스 님이 레이 님한테 꺾였던 거 그새 잊었나? 당연히 우리 레이 님이지 수석이지!

-그, 그럼 홀커스 님의 쌍둥이 누이이신 에리카 님도 있잖아?

-하지만 그분은 소문만 무성하지, 아직 알려진 바가 너무 적어서…….

-나르시오 가문의 웰링턴도 빠지면 안 되지 않아? 벌써부터 사자라고 불리더만.

-에잉, 멍청한 것들. 언제 라그나르가 개화식에서 수석을 놓친 적이 있나? 당연히 라그나르에서 꼽아야지. 우리 악시온 님으로 말할 것 같으면……!

논의에서 거론되는 인물은 대게 북부 4준이나, 그에 준하는 명성을 지닌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던 그때였다.

“홀커스! 홀커스 랑케 님이다!”

누군가 외친 소리에 군중들은 사담을 멈추고, 일제히 한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쿵, 쿵……!

인파를 가르면서 홀커스 랑케가 걸어오고 있었다.

일반인보다 머리 한두 개쯤은 더 큰 그가 움직이니 멀리서도 훤히 잘 보일 정도였다.

-오오오!

-저 팔뚝 좀 봐. 내 장딴지보다도 훨씬 굵은데?

-우와…… 소문으로 크시다고 이야기는 들었는데 저 정도일 줄이야.

-정말 열다섯 살 맞으셔? 나중에 성인이 되시면 얼마나 더 크시려고.

-곰이라는 별호가 정말 잘 어울리는군.

‘후후후……! 그래. 이거지. 이 맛에 검술 훈련하는 거지.’

홀커스 랑케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시선들을 느끼면서 속으로 히죽거렸다.

그는 사실 다른 사람들의 이목과 관심을 받는 걸 아주 좋아하는 편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검술 단련에 재미를 붙였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뛰어난 모습을 보이면 보일수록 주변 사람들이 박수갈채를 보냈으니까.

그러니 그는 이번에도 박수갈채를 독식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정문을 통과하려는데.

-그런데 수석 후보 말이야. ‘섬호’도 빠지면 안 되지 않아?

어디선가 들린 목소리에 홀커스의 걸음이 뚝 멈췄다.

-아, 그러고 보니 며칠 전에 섬호가 흑웅을……!

-야, 야! 입 조심해!

섬호를 이야기하던 두 남자는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홀커스의 무시무시한 눈초리가 그들에게 쏟아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선은 떨어지지 않았고.

딸꾹!

사색이 된 그들이 놀란 나머지 딸꾹질까지 하던 그때.

-수선궁의 마차다!

-설빙검! 레이 라그나르 님이 나오셔!

-역시 소문으로 듣던 것만큼이나 아름다우시구나.

수선화처럼 아름다운 무늬로 치장되어 있던 마차 문이 열리면서 레이가 천천히 걸어 내려왔다.

얼음을 빚은 것처럼 차가우면서도 도도한 그녀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사람들의 시선도 같이 따라갔다.

졸지에 관심을 전부 빼앗기고 만 홀커스의 인상이 와락 일그러졌다.

하지만 마차의 행렬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끼릭-

-악시온 님이다!

-장미궁으로 거처를 옮기셨다더니 그래도 마차는 동백궁의 것을 사용하시는구나.

-늠름하시군. 눈빛이 야수 같으셔.

악시온은 마차에서 내리다 말고, 레이와 시선이 마주치자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

“왜 그러나? 내게 무슨 할 말이라도?”

레이는 악시온을 말없이 노려보다가, 곧 홱 하고 정문으로 움직였다.

악시온은 어깨를 살짝 으쓱거리며 뒤를 따랐다.

-벌써부터 신경전이 벌어지는구나.

사람들은 북부 4준의 충돌이 재미있던지 연신 떠들어대기 바빴다.

홀커스는 짜증이 났다.

저 두 사람 때문에 더 이상 사람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으니 괜히 성이 났던 것이다.

레이도 미웠다.

신경전을 벌일 거면 라이벌인 자신에게 보일 것이지, 왜 하필 악시온에게 보이는 건지.

어떻게 하면 다시 관심을 모을 수 있을까.

그렇게 잠깐 고민을 하던 중에 다른 마차가 한 대 더 도착했다.

-윈터러에 저런 마차가 있었나? 너무 예쁜데?

백마 두 마리가 북방의 겨울을 연상케 할 정도로 새하얀 마차를 끌고 있었다.

곳곳에 보이는 무늬며 치장까지, 화려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아 저절로 눈길이 가는 마차였다.

제법 안목에 자신 있는 귀족들도 감탄할 정도.

하지만.

활짝 열린 마차 문에서 내린 인물은 더 큰 이목을 사게 만들었다.

-우와……!

그는 곳곳에서 탄성을 터뜨릴 만큼 아름다운 외양을 갖고 있었다.

호리호리하지만 절대 약해 보이지 않는 탄탄한 체구,

몸맵시가 잘 사는 하얀 정복,

루비를 박은 듯 화려하게 빛나는 선홍색 눈,

밤하늘을 떠올리게 하는 긴 흑발,

절도 있는 걸음걸이까지.

동화 속 왕자님, 혹은 너무 생생해서 신이 살아 움직이게 만들었다는 전설 속 조각상을 떠올리게 했다.

여태까지 나타난 응시생들 중에서 단연 가장 크게 눈길을 끄는 모습.

홀커스는 물론, 레이와 악시온을 비롯한 다른 응시생들도 모두 걸음을 멈추고 그쪽을 바라볼 정도였다.

-섬호! 섬호다!

-저 사람이 그 북부 4준을 이겼다는……?

-허! 저렇게 잘생겼었나?

-키도 좀 더 커진 것 같고. 이목구비도 좀 더 또렷해졌어.

-어미가 한때 북부에서 손꼽히는 미녀였다더니, 자식도 그러하구나.

-성인 되면 여자 여럿 울리겠는데.

바로 테오였다.

* * *

‘웰은 아직 안 왔나?’

테오는 주변을 살피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최근 들어 웰링턴이 자신을 피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닷새 동안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데다가, 이번에도 중앙청까지 같이 가자는 제안을 거절했으니.

개화식을 앞에 두고 심란한 마음을 정리하려고 그러는 건가 싶었는데.

아직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조금 의외였다.

그가 알기로 웰링턴은 약속이 잡히면 항상 다른 누구보다 먼저 도착해 있었으니까.

나중에 개화식이 시작되고 난 뒤에 인사 나누면 되겠지.

그런 생각에 걸음을 옮기려는데-

‘……사람이 너무 많은데.’

테오는 뒤늦게 군중이며 응시생들까지 전부 자신을 주시하고 있단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것이 전부 자신의 행색 때문이라는 건 쉽게 알 수 있었다.

스스로도 이렇게 꾸며도 되나 싶었으니까.

하지만 어쩌겠나.

아들이 가장 빛나야 한다는 세실리아의 재촉을 이기기가 힘든데.

아마 앞으로 큰 행사가 있을 때면 이런 일이 자주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스스로도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덤덤하게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니 마음이 진짜 한결 편해졌다.

이쪽을 보는 날카로운 시선도 느껴졌고.

지난 며칠 동안 멀리서 계속 자신을 지켜보기만 하던 레이.

왠지 몰라도 뚱한 표정으로 자신을 보는 홀커스.

그리고

‘악시온.’

여전히 입가에 장난기 가득한 악동의 모습을 한 악시온이 있었다.

하지만 곡선을 그리는 녀석의 눈가에는 살의가 맺혀 있었다.

‘여전하네.’

그런데 이상하게 테오는 그 모습이 별반 위협적이게 다가오지 않았다.

이미 항룡과 척을 졌기 때문인지, 아니면 아버지와 일검을 겨뤄봤기 때문인지 몰라도.

전생에서는 그토록 커다란 벽처럼 느껴졌던 악시온이 이제는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

오히려 호승심이 들었다.

-자신과 악시온. 이제 둘 중 누가 더 강할까?

악시온은 전생에서도 북부 4준 중에서 가장 뛰어난 실력을 자랑했다.

그렇다면 최근 몇 달 동안 빠른 성장을 이뤄낸 자신과 얼마나 차이가 있을지 문득 궁금했다.

그래서 테오는 녀석을 보고 가볍게 웃으면서 정문을 통과했다.

두려워하는 기색을 보이길 바랐던 걸까?

악시온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지는 것이 보였지만 무시했다.

“야.”

“…….”

“야!”

갑자기 뒤에서 들리는 고함 소리.

악시온의 목소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테오는 자신을 부르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누가 덥썩 그의 어깨를 짚었다.

고개를 돌린 곳.

홀커스가 묘한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 녀석…… 어떻게 이런 체구에서 이런 힘이?’

이 순간, 홀커스는 큰 충격을 받고 있었다.

레이와 마찬가지로 테오도 자신을 패스하고 악시온과 신경전을 벌이길래 내친 김에 테오를 세우기 위해서 손을 뻗은 것인데.

마치 단단한 바위라도 만진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왜?”

“으, 으응? 그, 그게……!”

“지난번 복수라도 하려고?”

정신이 번쩍 든 홀커스는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복수는 무슨! 야! 나 그렇게 옹졸하진 않거든? 지난번은 대련이었고, 승패는 인정할 줄 안다고. 복수할 거면 개화식에서 실력으로 입증하면 되지!”

테오가 뜻밖이란 표정이 되었다.

그동안 느꼈던 홀커스는 패배를 누구보다 싫어하는 승부사였으니까.

“그럼?”

“……어줘.”

“뭐?”

“……르쳐줘.”

“……?”

저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우물쭈물거리는 모습이 영 이상했다.

“제대로 말해.”

“그게……!”

“말 안 하면 그냥 간다.”

곧 홀커스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가, 가, 가르쳐달라고! 자, 잘생길 수 있는 방법……!”

“…….”

“아, 안 되냐?”

홀커스는 뼛속까지 부끄러웠지만 어떻게든 참았다.

어떻게든 테오의 비법만 알 수 있다면 사람들의 이목과 관심을 다 살 수 있을 테니까.

한편, 테오는 헛웃음을 흘렸다.

재대련을 하자거나, 훈련법이 어떻게 되느냐 하는 질문 따위일 줄 알았는데 이건 또 무슨 소리인 건지.

“아, 씨…… 가르쳐 주기 싫으면 싫다고 말하……!”

“나도 몰라.”

“……뭐?”

“나도 모른다고.”

“…….”

“이렇게 그냥 태어난 건데 무슨 방법이라고 할 게 있나?”

‘재, 재수 없어!’

홀커스는 입 밖으로 튀어나올 뻔한 욕지기를 억지로 삭였다.

이건 숫제 ‘네가 못생긴 건 네가 그렇게 태어난 죄지, 그걸 만회할 방법 따윈 없다’는 뜻이니.

“정문이 닫히기까지 5분 남았습니다. 아직 남아있는 응시생 분들은 모두 중앙청으로 향하시기 바라겠습니다-!”

안내자의 종료 선언이 들렸다.

테오는 시계탑의 시간을 확인하고 몸을 반대로 돌렸다.

“질문 더 할 거 없으면 먼저 간다.”

테오를 비롯한 응시생들이 가족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와르르 정문으로 이동했다.

“아, 씨, 이게 아닌데. 에라 모르겠다. 다음에 다 묻던가 해야지 원!”

홀커스는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그 뒤를 따랐다.

쾅……!

정문이 굳게 닫히고, 율법검사들이 주변을 엄중하게 감시하는 가운데.

테오와 응시생들은 모두 청사 앞에 마련된 거대한 공터에 도착했다.

공터는 특이한 모습을 자랑했다.

중앙 끝에는 수십 수백 자루의 검이 아무렇게나 꽂힌 단상이 존재하고.

좌우로 응시생들을 관전할 수 있는 관객석이 마련되어 있었다.

관객석에 앉은 이들은 대게 강렬한 기운을 품은 고위 검사들이었다.

임무를 나간 이들을 제외한 모든 9룡들은 물론, 여러 전투 부대와 각 기관의 수장과 간부들, 그리고 은퇴한 장로와 원로들까지.

그리고.

정중앙에는 한 중년인이 여유롭게 앉아 있었으니.

그를 본 응시생들은 모두 바짝 긴장한 채 마른 침을 삼키고 말았다.

가주, 카일이 수십 명이나 되는 응시생들의 면면을 살피면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특히 테오를 봤을 때에는 가볍게 손을 흔들어주기까지 했으니.

응시생들이며 관객석의 고위 검사들까지, 흔히 볼 수 없을 가주의 모습에 놀란 눈으로 테오를 바라봤다.

테오는 감사하다면서 고개를 살짝 숙이면서도, 시선은 가주석 옆에 고정되어 있었다.

-심드렁한 얼굴로 늘어져라 하품을 하고 있는 한 여인.

많이 잡아봐야 30대쯤 되었을까?

라그나르를 상징하는 흑발을 길게 늘어뜨린 여인은 다른 검사들에 비해 별다른 기세도 느껴지지 않았다.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감.

하지만 테오의 두 눈은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

‘역시 전생처럼 이번에도 오셨어.’

테오가 이번 개화식에서 반드시 수석을 차지해야 하는 이유.

가주를 비롯한 여러 검사들이 자신을 주시하는 것도 있었지만, 바로 저 여인의 눈에 들려는 목적이 가장 컸다.

그녀는 가주만큼 아주 큰 내력을 지니고 있었다.

전전대 가주, 힐다 라그나르.

라그나르가 낳은 역대 가주들 중에서도 세 손가락에 꼽힐 만큼 강하다는 반신(半神).

나이만 벌써 백오십이 넘었다는 괴물이 바로 그녀의 정체였다.

“그럼 지금부터 개화식을 시작하겠다-!”

둥! 두웅-!

마치 전쟁의 개시를 알리는 듯한 전고의 소리.

심판관의 외침에 테오의 시선이 다시 중앙 단상 쪽으로 향했다.

‘이분도 오랜 은거를 깨고 개화식 관리 총괄을 맡았다고 했을 때 적지않게 놀랐었지. 힐다 님 때문에 나타나신 걸까?’

심판관 역시 힐다에 못지않게 전설적인 입지를 지닌 원로 고수 중 한 명이었다.

“1차 개화식은 단상에 놓인 철검 중 한 자루 뽑아 저기 멀리 있는 철벽에다 흠집을 내는 것이다.”

그때, 누군가가 손을 들었다.

심판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말하도록.”

“감사합니다. 하나비 가문의 레톤이라고 합니다. 저 철벽은 설백괴를 섞은 것으로 보이는 반면에, 단상에 꽂힌 철검은 일반 강철을 제련한 강철검으로 보입니다. 작은 스크래치도 내기 힘들 것 같은데 어떻게 흠집을 내라고 하시는 건지……?”

“응시생의 말이 옳다. 그래서 지금부터 마력을 개방하기 위한 영약을 나눠줄 것이다. 시험관들은 모두 나눠주도록.”

심판관의 말에 대기하고 있던 시험관들이 응시생들에게 작은 유리함을 하나둘씩 나눠주기 시작했다.

그걸 받은 응시생들의 손이 잘게 떨렸다.

투명한 뚜껑 안쪽에 담긴 손톱 크기만 한 둥근 알약 때문이었다.

-소마(Soma).

한 알만 삼켜도 10년치 이상의 마력을 얻을 수 있다는 영약.

지난 열다섯 해 동안 마력을 개방하지 못했던 그들로서는 꿈에나 바라던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소마를 삼켜서 단전의 오러홀을 개방하고, 그 힘으로 설백괴의 철벽에다 얼마나 깊은 칼자국을 낼 수 있는지가 주요 관건이 될 것이다.”

갑자기 발생한 마력에 대한 대처 능력,

개방한 오러홀의 재능,

검에 대한 이해도,

검술의 수준까지 복합적인 평가 내용이 어우러지는 시험이 바로 1차 개화식이었으니.

여기서부터 확고한 점수를 내지 못한다면, 수석은 물 건너 가버릴 수 있었다.

“그럼 지금부터 호명하는 응시생은 소마를 들고 단상 위로 올라오도록.”

심판관의 시선이 한쪽으로 향했다.

“첫 번째 응시생, 동백궁의 테오 라그나르! 앞으로!”

모든 이들의 시선이 황급히 테오 쪽으로 향하고.

뚜벅, 뚜벅-

테오가 당연하다는 듯이 단상 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

꿀꺽!

메마른 긴장감이 시험장을 가득 채웠다.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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