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자가 다 만들어줌 277화
멸해의 마신.
육대마신 중에서도 거의 막바지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멸망해가던 세계의 종지부를 찍은 존재.
본인은 최강의 마신이라며 자신만만하게 떠들어댔지만 삼견의 평가는 ‘청소부’.
별을 죽이는 데 특화됐을 뿐이지 무력으로는 영 꽝이라고 표현했었다.
‘실제로 마지막에 목이 썰리기도 했고.’
즉, 종합하면 육대마신 중에서도 최약체, 라는 인식이 있지만 그렇다고 절대 무시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었다.
“악몽의 도시가 있었던 지역을 살펴보니 기존과 전혀 다른 몬스터들이 태어나고 있더라고. 딱 봐도 뭔가의 영향을 받았다 싶어서 유전물질에 남은 심상을 연구해 봤더니…….”
후웅
허공의 사진이 다시 한번 바뀌고, 수많은 파이프가 연결되어 있는 거대한 배양캡슐이 비춰졌다.
‘저건…….’
배양캡슐 안에 시체처럼 누워 있는 마인.
몇몇 세세한 부분들은 달랐지만, 전체적인 생김새는 회귀 전에 토벌했던 멸해의 마신과 매우 흡사했다.
“이렇게 근원의 파편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을 찾아낸 거지. 아직 개량이 더 필요하긴 하지만 조금만 더 응용하면 충분히 마신으로 각성시킬 수 있을 거야.”
“실험 자료는 있나?”
다른 곳에서 울려 퍼진 목소리.
모습을 숨긴 네 사람 중 한 명이 물은 것이었는데 그에 『탈각』의 대표가 담담히 대답했다.
“있기는 하지. 뭐, 썩 보기 좋은 건 아니다만.”
후웅!
다시 한번 장면이 바뀌고 방금까지 배양캡슐에 있던 마인이 황량한 들판에 서 있는 모습이 비춰졌다.
그리고 눈동자를 흉흉하게 빛나며 앞으로 한 걸음을 옮긴 순간.
퍼엉!
온몸이 산산조각 나며 사방에 검은 피를 흩뿌렸다.
“말 그대로 그릇뿐이라서 말이야. 근원의 파편을 제대로 연구해 봐야 안정화시킬 수 있을 것 같아.”
“그렇다는 건 ‘백경白鯨’을 포획하겠다는 거군.”
“그런 셈이지. 요즘처럼 흉흉한 시기에 저렇게 풀어둬 봐야 좋을 것도 없잖아?”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이세훈은 맨 처음에 보여줬었던 새하얀 고래를 떠올렸다.
‘그놈한테 근원의 파편이 있었던 건가.’
검은 바다가 어떤 식으로 해역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가 했더니 핵 자체가 생명체의 안쪽에 있었던 모양이다.
“뭐, 이외에는 딱히 없네. 이전에 승천제가 연구소를 몽땅 아작 내버려서 남은 게 없거든. 불명자의 몸도…… 에휴.”
뭐가 그리 마음에 안 드는지 꿍얼거리는 『탈각』의 대표. 그 이야기를 들은 이세훈의 눈이 가늘어졌다.
‘설마…….’
『탈각』의 대표가 누구인지 알 것 같았지만, 이세훈은 의도적으로 그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웠다.
조금이라도 그것에 대해서 알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상대 역시 자신의 정체를 알아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다음은 『초월』이군요. 발표해 주십시오.”
글렌의 이야기에 잠시 침묵이 감돌더니 사람들로 둘러싸인 안쪽에서 무심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별다른 소득이 없더군. 이번에는 넘기겠다.”
정말로 소득이 없다기보다는 학술회 자체에 무관심한 말투였지만 거기에 불만을 드러내는 이들은 없었다.
상대의 실적 발표가 보잘 것 없다면 이후에 있을 계획 조정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되기 때문이다.
‘저쪽은 누군지 모르겠네.’
말투에서 떠오르는 사람이 없을까 싶었지만 감정 없는 미치광이들이 널리고 널린 게 이쪽 업계다 보니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세훈이 속으로 아쉬워하는 사이 글렌이 다시 다음 차례로 넘겼다.
“『계승』도 발표 부탁드리겠습니다.”
글렌의 물음에 사람들의 사이에서 부드러운 여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번에 ‘멸검滅劍’과 ‘위천僞天’ 프로젝트에서 새로운 계산 결과가 나왔어요. 지금과 같은 진행 속도라면 양쪽 모두 5년 안에 결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자료는?”
“아쉽게도 며칠 전에 막 계산을 끝내서 아직까지는 마땅한 자료가 없어요. 이 부분은 차후 실적을 통해 따로 증명하도록 하죠.”
마땅한 성과가 없는 상태인데도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계승』의 대표.
자신들의 프로젝트에 자신감이 넘치는 그 모습에 이세훈이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멸검과 위천이라…….’
이름만 들어서는 어떤 프로젝트인지 짐작하기가 어렵지만, 이세훈은 『계승』에 대해서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기에 금방 알아차렸다.
‘마이어스 가문이랑 이노우에 가문이구만.’
회귀 전에 멸검의 마신이 가지고 있던 정체불명의 검은 아리아를 멸광의 마신으로 만들었고.
영웅의 탑을 모방하여 완등자를 만들고자 했던 이노우에 가문은 탐망이라는 강력한 마인을 만들어냈다.
멸망의 검과 거짓된 하늘.
프로젝트 이름과 상황이 딱 맞아떨어지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그 시기가 적절했다.
‘내가 다녀온 직후에 새로운 결과가 나왔다…… 우연으로 넘기기에는 너무 절묘하지.’
아리아와 제이크, 그리고 에리카를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계승』도 무언가 새로운 가능성을 엿본 것이 아닐까.
본의 아니게 『계승』의 작업을 도와준 셈이 되었지만 이세훈은 그 부분에 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내가 개입할 수 있으면 상관없어.’
만야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면 어느 날 갑자기 『계승』에게 뒤통수를 맞았겠지만, 상대가 무엇을 노리는지 알고 있다면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다.
이세훈이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는 사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던 사내가 입을 열었다.
“다른 프로젝트들은 어떻게 됐지? 두 개가 더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사내의 물음에 잠시 침묵이 감돌더니 『계승』의 대표가 다시금 이야기를 이어갔다.
“지난 사건 이후로 ‘멸각滅覺’ 프로젝트는 전면 재검토 중이에요. 환락가가 무너지면서 재료 수급에 차질도 생겼고…… 핵심 소재들이 말썽을 부리고 있거든요.”
나름대로 감정을 숨긴다고 숨겼지만 억누르기가 힘든지 짜증과 분노가 은은히 드러난다.
회귀 전의 행적을 생각해 보면 아마 이번에 있었던 몽환마의 토벌로 인해 도플갱어를 멸각의 마신으로 만들려고 했던 계획이 모조리 엎어진 것이리라.
“결국 당장은 아무런 성과가 없다는 뜻이군.”
“……그렇다고 볼 수도 있겠죠.”
“그거면 됐다.”
원하는 대답을 들었다는 듯이 사내가 이야기를 끝냈고, 조금 불편한 침묵이 이어지더니 분위기를 살핀 글렌이 차례를 넘겼다.
“이어서 『공양』입니다. 발표하십시오.”
글렌의 이야기에 막 『계승』에게 질문했었던 사내가 입을 열었다.
“연구는 이전 그대로 진행 중이다만…… 이번에 새로운 기술자를 구했다.”
사내의 시선을 따라 회의장에 있는 이들이 시선을 돌렸고, 의자에 걸터앉아 있는 류 메이린의 모습이 보였다.
“흐으음…….”
실적 발표고 뭐고 불꽃을 만들기 바쁜 류 메이린.
이곳에 모인 이들이 누구인지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미친 행동이었지만, 사내는 개의치 않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녀의 도움으로 공양의식의 완성도가 높아져 이전보다 강력한 무구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 덕분에…….”
회의장을 둘러본 사내가 담담히 이야기했다.
“칠성을 영입하는 데도 성공했지.”
『공양』의 발표에 회의장 곳곳에서 동요가 생겨났다.
칠성七聖.
중국을 지배하고 있는 일곱 명의 주석과 그들이 소유한 성화병장, 성화공이 만든 무구를 뜻하는 단어.
즉, 완등자의 수하를 영입했다는 말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일곱 명 모두 영입한 건가요?”
『계승』의 물음에 사내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금은 두 명뿐이다. 하지만 그들에게서 성과가 나타난다면 남은 다섯도 금방 넘어오겠지. 욕심이 많은 작자들이니.”
한 국가의 수뇌부이자 완등자의 세력에도 주시자의 영향력이 닿아 있다.
상당히 위협적인 이야기였지만 이세훈은 크게 동요하지는 않았다.
‘케이든이 『공양』에 있으니 안 될 것도 없겠지.’
성화공 리 켄세의 첫 번째 제자이자 그의 유산을 들고 종적을 감춰 버린 인물인 케이든 밀러.
회귀 전에는 만마전에게 암살당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지만, 이세훈은 과거 몽환마를 통해 그가 『공양』에 소속된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 지금 눈앞에서 『공양』의 대표로서 참석하고 있으니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성화공 그 영감한테 제대로 배웠나보네. 움직임이 저렇게 자연스럽게 묻어나오고.’
성화공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공양』의 대표, 변장한 케이든을 살피던 이세훈은 회의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각 주시자의 발표는 짧고 간략했지만, 회귀 전의 지식을 보유한 이세훈에게는 수많은 단서와 확신을 주었다.
정보의 수집은 얼추 끝났으니 이제 남은 것은 이 위험천만한 집단을 자신의 마음대로 휘젓는 것.
“이제 마지막으로 『여명』의 발표가 있겠습니다. 시작해 주십시오.”
분위기를 살핀 글렌이 이야기했고, 회의장에 있던 이들의 시선이 이세훈을 향해 쏟아졌다.
첫 참가자가 실적 발표를 맡는 것이 상당히 의외였을까. 의문이 담긴 시선들에 이세훈은 체내에서 준비 중이던 탐구자에게 물었다.
‘준비됐습니까?’
[물론이지.]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하는 탐구자의 대답에 이세훈은 잠시 숨을 고른 다음 입을 열었다.
“그분을 다시 현세에 강림시킬 방법을 찾아냈다.”
이세훈의 이야기에 회의장 전체에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여명』이 말하는 그분이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이곳에 모인 이들은 대부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그분을 강림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이후의 계획은 그분께서 직접 선택하실 거다.”
탐구자를 부활시킨 다음 모든 지휘권을 넘긴다. 그 설명에 회의장의 분위기가 더욱 무겁게 가라앉았다.
『여명』에게는 자신들이 추종해 온 절대자가 부활하는 일이니 경사나 다름없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완등자라는 거대한 변수가 다시 나타난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 변수가 자신들에 대해서 다 알고 있으니 꺼림칙할 수밖에 없겠지.’
다른 주시자에게 있어 『여명』의 목적은 이뤄지지 않는 편이 좋고, 그렇기에 폭견은 다른 주시자의 방해를 받지 않고 『여명』에게 복수하는 데 성공했었다.
회귀 전부터 품고 있었던 의문을 직접 확인한 이세훈은 잠시 숨을 골랐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이대로 흘러가면 만마전은 물론이고 다른 주시자까지 『여명』에 협력하여 자신을 납치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여명』이야 순수하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지만 그들의 입장에서는 탐구자의 부활을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흘러가는 건 곤란하지.’
모처럼 얻은 기회인데 다 엎어버리면 아깝지 않은가.
잠시 숨을 고른 이세훈은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물론 너희들에게는 달갑지 않겠지. 완등자라는 존재가 우리들에게 그러하니.”
“…….”
“하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약속하지. 그분께서 현세에 다시 강림하는 그날. 지금 너희들을 괴롭히고 있는 수많은 의문과 무지로부터 해방될 것이다.”
회의장을 바라본 이세훈은 체내에 펼쳐둔 경계의 권능을 해제하며 곧장 우화하는 꿈을 발동했다.
스스슥
찰나의 순간 수많은 꿈이 눈앞을 스쳐 지나가고, 그중 하나가 이세훈의 육체를 토대로 현실로 불려나온다.
콰드득─
눈 깜짝할 사이에 이세훈의 전신을 뒤덮는 탐구자의 마력.
단순히 마력회로에 침식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가 이세훈의 몸을 매개체로서 현실에 나타나는 것이다.
쿠궁!
새벽녘과 같은 주홍빛의 마력이 이세훈의 몸에서 흘러나오자 주변을 뒤덮은 검은 장막이 크게 뒤흔들렸다.
“……!”
십악 중 배교자의 기술을 간단히 뒤흔드는 압도적인 힘.
완등자만이 드러낼 수 있는 그 절대적인 존재감에 회의장에 있는 모두가 반사적으로 공격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본 이세훈, 부활에 성공한 탐구자가 오만한 미소를 지으며 여유롭게 이야기했다.
“그게 너희들이 그토록 바라는 전지의 권능이니까.”
파앙─
그 말을 끝으로 탐구자의 힘이 순식간에 사라졌고, 이세훈은 곧장 경계의 권능을 다시 몸 안에다가 펼쳤다.
꾸드득
다시금 경계 너머에 가둬지는 탐구자의 마력.
그 잠깐 사이에 몸의 절반을 집어삼켰지만 경계의 권능으로 가두자 별다른 수를 써보지도 못하고 모조리 분리되었다.
[에이씨…….]
협조하면서 겸사겸사 몸을 강탈하려했던 탐구자가 혀를 찼고, 몸 상태를 확인한 이세훈은 회의장을 둘러보았다.
“…….”
“…….”
탐구자가 부활했다가 다시 사라져 버린, 그 꿈과 같은 광경에 모두가 경악하며 이쪽을 바라본다.
심지어 같은 『여명』인 글렌도 놀라고 있었는데 그 역시 방금처럼 완벽한 상태로 부활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그분의 뜻은 확실히 전달된 것 같군. 발표는 이걸로 끝내도록 하지.”
그 반응을 본 이세훈이 담담히 이야기를 끝냈고, 잠깐의 침묵 끝에 글렌이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시, 실적 발표는 이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계획 조정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조금 쉬었다가 하지.”
“저도 그게 좋을 것 같네요.”
『초월』과 『계승』이 휴식시간을 요청했고, 다른 이들이 거부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학술회가 잠시 중단되었다.
후웅
고해의 장막이 나타났을 때와 같이 빛과 함께 사라졌고, 검은색으로 물들었던 회의장이 빛을 되찾으면서 그동안 들리지 않던 소음이 주변을 가득 채웠다.
“어허. 나쁜 피를 정화해야 혈술의 효율이 증가한다니까!”
“이 양반이 지금 장난하나! 나쁜 피가 혈술의 근본인데 그걸 왜 정화해!”
민간요법이나 다름없는 혈술을 두고 토론하는 사람들. 눈 깜짝할 사이에 변한 분위기에 이세훈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새 빠져나갔네.’
탐구자의 부활을 확인하면서 생각할 게 많아진 걸까.
주시자들의 결론이 어느 쪽으로 향할지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이세훈은 자신이 성공했음을 반쯤 확신했다.
‘안 덤벼든 시점에서 끝났지.’
주시자가 『여명』을 받아들인 것은 그들이 추종하는 탐구자, 정확히는 그녀의 힘인 전지의 권능 때문이었다.
저마다의 목적을 가지고 기술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있어 전지의 권능은 그 무엇보다도 매력적인 도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탐구자가 진짜 부활해 버리면 적이 될 수도 있으니까 지원하기는 꺼림칙했던 거고.’
탐구자의 권능은 매력적이지만 존재 자체는 불안요소다.
그것이 주시자들이 비밀리에 품은 고민거리였고, 이세훈은 그것을 눈앞에서 아주 간단하게 해결한 것이다.
‘탐구자가 부활하면 연구를 도와주겠다고 직접 말했는데 이걸 어떻게 그냥 넘기겠어.’
조금 과장을 보태서 말하자면 완등자 중 한 사람이 인류를 배신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는 일.
물론 조금 전의 일만 보고 완전히 믿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는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으리라.
‘이 기회를 이용해서 주시자를 휘어잡고, 그대로 뿌리를 뽑아버린다.’
첫 단추가 제대로 맞춰진 것에 이세훈이 만족하던 그때.
“흐음.”
옆에서 느껴지는 익숙한 목소리. 그에 고개를 돌리자 구석에 앉아 있던 류 메이린이 곁에 다가와 있었다.
“……뭔가 할 말이라도?”
괜한 동요를 보이지 않기 위해 이세훈이 담담히 대답했고, 그 모습을 바라본 류 메이린이 턱을 긁적였다.
“흠. 갑자기 이런 말을 하면 좀 당혹스러울 수도 있다만…….”
난처한 표정을 지은 류 메이린이 이세훈을 바라보았다.
“자네 혹시 내 기술을 훔쳐 배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