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가 다 만들어줌-265화 (265/309)

회귀자가 다 만들어줌 265화

도쿄의 아공간 터미널.

일본의 수도이자 각 지방과 연결되어 있는 중심지인 만큼 사람들로 북적거렸는데 벤치에 앉아 있던 이세훈이 주변을 살펴보았다.

‘흐음…… 많구만.’

일반 시민들도 많지만 그 사이에 변장하고 숨어 있는 전문가들의 수가 심상치 않다.

터미널 내에 식사 중인 커플과 일가족, 그리고 길을 물어보는 노부부와 그에 대답하는 청년 등 어림잡아 100명이 넘는 이들이 변장한 채로 주변을 맴돈다.

그뿐만 아니라 주변 풍경에 녹아들어 숨어 있는 자들까지 있었는데 그 촘촘한 배치에 이세훈이 신기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데나 자리 잡은 건 아닌 것 같고…… 주술을 염두에 두고 펼친 건가?’

적이 나타난 순간 곧장 주술을 발동하기 위한 배치.

행인으로 위장하고 주변을 오가는 이들은 주술의 구성을 실시간으로 바꾸고 있었는데 이쪽을 살피는 적들이 파악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것으로 보였다.

‘보아하니 이노우에 가문에서 온 것 같은데…… 정작 당사자는 안 보이는구만.’

현재 시각은 10시 55분. 약속 시간까지 아직 5분이 남긴 했지만 이세훈은 그것만으로도 조금 의외였다.

에리카와 몇 번 만난 적은 없지만 보통은 미리 나와서 기다리고 있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주변 분위기도 묘하게 흉흉한 것 같고. 뭔가 있나?’

아미르나 하선우에게 물어봐야 할지 이세훈이 고민하고 있을 때. 무언가 느껴지는 감각에 그대로 고개를 들었고.

“안녕.”

바로 앞에 나타난 에리카가 담담하게 인사했다.

변함없이 갑작스러운 등장. 이제는 묘한 집착마저 느껴지는 그 방식에 이세훈이 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나타나면 재밌냐?”

“응. 재밌어.”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필요한 대답만 하는 에리카.

여름방학 이후 처음 보는데도 변함없는 그 모습에 이세훈이 피식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보아하니 잘 지낸 모양이네.”

“그럭저럭. 너는?”

“나는 우여곡절이 좀 있었지. 뉴스 안 봤어?”

“보긴 봤어.”

담담히 대답한 에리카가 빤히 쳐다보았다.

“제대로 적힌 것 같지 않아서 무시했을 뿐이야.”

위르겐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았다는 대외적인 이야기는 믿지 않는다. 의심도 아니고 확신에 가까운 그 시선에 이세훈이 어깨를 으쓱였다.

“뭐, 알아서 생각해.”

“알았어. 이제 나가자.”

더 추궁할 생각은 없는지 에리카가 몸을 돌려 걸어갔고, 그 모습에 이세훈도 곧장 뒤따라갔다.

스슥─

그러자 주변에 숨어 있던 호위들이 자연스럽게 변장을 풀며 본 모습을 드러냈는데 순식간에 주변이 웅성거렸다.

“저거…….”

“야야. 옆으로 피해.”

검은색 바탕의 말끔한 정복.

왼쪽 어깨에는 이노우에 가문의 문양인 까마귀 표식이 새겨져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곧장 좌우로 비켜섰다.

눈 깜짝할 사이에 터미널 입구까지 일직선으로 만들어진 길. 미리 연습이라도 한 것 같은 그 광경에 이세훈이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이때도 영향력은 장난 아니구만.’

몇몇 이들은 분위기에 휩쓸려 물러났지만 대부분은 어깨에 있는 문양을 알아보고 물러섰다.

일본 내에서 이노우에 가문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자연스럽게 느낀 이세훈은 주변을 살피면서 밖으로 나왔다.

“타.”

터미널 앞 도로에 차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었고, 이세훈은 에리카와 함께 리무진에 올라탔다.

부우웅─

두 사람이 탄 리무진이 매끄럽게 나아갔고 주변에 경호 차량들이 자연스럽게 뒤따른다.

주변을 완전히 둘러싸듯이 보호하는 터라 도로의 일부분을 완전히 점거한 수준이었는데 주변 이들은 불만을 드러내기는커녕 피하기 급급하다.

창밖으로 그 모습을 본 이세훈은 그 원인이 무엇인지 대강 알아차렸다.

‘혹시라도 휩쓸릴까 봐 그러는 거구만.’

요즘처럼 흉흉한 시기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고, 모두가 그 사실을 수십 년의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노우에 가문도 어중간하게 숨어 있다가 휘말리게 하느니 노골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시민들은 그 모습을 보고 재빠르게 피하는 것이다.

‘신호도 막힘없는 걸 보니 아예 시스템이 갖춰진 모양이네.’

도시 한복판인데도 막힘없이 달리는 리무진. 눈 깜짝할 사이에 도쿄 중심지를 벗어나는 그 광경에 이세훈이 재밌게 보고 있을 때.

“나.”

맞은편에 앉아 있던 에리카가 입을 열었다.

“달라진 거 없어?”

에리카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이세훈이 그 모습을 살폈다.

긴 머리카락에 잔잔하게 가라앉아 있는 보랏빛 눈동자. 피부는 여전히 창백할 정도로 새하얬고 입고 온 원피스는 부잣집 아가씨 같은 느낌을 만들어낸다.

여름방학 전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달라진 모습. 그에 이세훈이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키 컸네. 0.3㎝인가?”

“다른 건?”

“흠. 체중도 늘어났나? 확실치는 않지만 한 2㎏ 정도…….”

“다른 건?”

원하는 답이 따로 있는 듯 계속해서 물어보는 에리카. 그 모습에 이세훈이 잠시 시선을 마주 보다가 담담히 대답했다.

“그 이외에는 잘 모르겠네. 미안하다.”

“…….”

이세훈의 대답에 에리카가 말없이 바라보았고 그대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려 버렸다.

화가 난 것 같기도 하고 실망한 것 같기도 한 모습. 만나고 10분도 안 돼서 싸늘해진 분위기에 이세훈이 똑같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한 달 반 사이에 한 게 많은 모양이구만.’

육체와 마력이 성장한 것은 물론이고 흘러나오는 분위기 자체가 이전과 다르다.

여름방학 전에는 A급에 살짝 걸친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완벽하게 A급에 안착한 느낌. 이마저도 겉으로 보이는 것인 만큼 실제로는 그 이상일 수도 있었다.

‘단기간에 이렇게 완벽하게 성장하기가 힘든데 말이야.’

다른 곳이라면 그냥 열심히 수련했다고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이노우에 가문은 사정이 다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노우에 가문은 오랫동안 주시자와 교류한 집단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역시 『계승』이랑 손을 잡았던 건가?’

자연스럽게 성장시키는 것은 『계승』의 특기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자신을 불러낸 시기가 적절했다.

제이크의 약혼식을 방해하고 창고에서 확보하려 했던 오행무구 ‘수월옥경’의 조각까지 하나 가져가 버린 상황.

만약 마이어스 가문에서의 계획이 상당히 중요한 것이었다면 『계승』이 이노우에 가문을 이용해 자신을 처리하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다만 그리 생각하기엔 또 너무 단순하단 말이지…….’

회귀 전 빙견은 이노우에 가문이 주시자와 교류 중이라고 의심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와 관련된 사실이 밝혀진 적은 없었다.

조사가 시작되기 전에 증거를 인멸했던 것일까, 아니면 다른 영웅들과 다른 관계를 맺은 것일까.

이세훈이 곰곰이 생각에 잠겨있을 때.

“음?”

도로를 달리던 차량들이 산 위쪽으로 향했고, 잠시 후 커다란 건물이 눈앞에 나타났다.

‘……본가가 아니잖아?’

예상과 다른 장소에 이세훈이 의아한 표정으로 보고 있을 때. 리무진이 멈추면서 문이 열렸다.

“…….”

말없이 먼저 내리는 에리카.

아무리 봐도 야산에 파묻어 버릴 느낌은 아니었기에 이세훈은 뒤따라 내리면서 눈앞의 건물을 살펴보았다.

간판도 없고 비싼 느낌이 물씬 풍기는 건물.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던 이세훈이 불현듯 한 가지를 떠올렸다.

“박물관?”

이세훈의 중얼거림에 앞에 서 있던 에리카가 담담히 이야기했다.

“우리 가문에서 운영하는 곳이야.”

“……그렇구만.”

바벨의 습격사건이 일어나기 직전. 에리카와 함께 전시장을 구경하다가 박물관에 놀러가자는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그게 오늘이 된 것이다.

‘말이 없어서 까먹은 줄 알았더니…….’

단순히 권유할 기회가 없어서 그동안 쭉 미뤘던 것일까. 이세훈이 조금 의외인 표정으로 바라보자 에리카가 뒤돌아보지 않고 이야기했다.

“가자.”

호위들과 함께 에리카가 걸어갔고,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이세훈이 조금 떨어진 채로 뒤따랐다.

건물 내부는 외관만큼이나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었는데 입구의 관리인을 제외하고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전세 낸 건가.’

이노우에 가문에서 관리하는 것이니 못할 것도 없다.

텅텅 빈 박물관 내부를 신기하게 보고 있을 때. 에리카가 한쪽 전시관으로 먼저 들어갔다.

‘호위는 두고 가나 보네.’

입구에서 대기하는 호위들을 힐끗 본 이세훈은 그대로 에리카를 뒤따라 전시관의 내부로 들어섰다.

안쪽에는 여러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대부분 만마전과의 전쟁 초창기에 쓰였던 주술무구였다.

‘재료들이 하나같이 흉흉하구만.’

지금은 생산이 금지된 생체무구들이 심심찮게 놓였는데 그중에는 아직 살아 있는 것처럼 희미하게 꿈틀거리는 것들도 있었다.

나름 익숙한 물건들에 이세훈이 어떤 게 있나 살펴보고 있을 때. 문득 앞쪽으로 시선이 향했다.

주변 물건에는 관심도 없는지 코너를 지나쳐가는 에리카.

아주 제대로 심통이 난 것 같은 그 모습에 이세훈이 한숨을 내쉬며 뒤따라 코너를 지나쳤다.

“음?”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반대쪽의 코너에서 다시 에리카가 사라졌고, 그 모습을 본 이세훈의 눈이 가늘어졌다.

‘뭔가 있나 본데.’

약 올리는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에리카. 어떤 의도가 느껴지는 그 뒷모습에 이세훈은 그대로 뒤쫓아서 코너를 넘어섰다.

그러자 나타난 것은 탁 트인 공간. 전시관의 중심부인지 총 여섯 개의 통로가 있었는데 이세훈이 에리카의 모습을 쫓아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스슥.

처음과 마찬가지로 코너를 지나가는 에리카.

거기까지는 이전과 똑같았지만, 문제는 여섯 개로 나뉜 길목 전부에 그 모습이 보였다는 점이었다.

‘과연…… 뭔가 했더니 결계였구만.’

자신이 바로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은밀한 결계. 아마 전시관에 장식된 주술무구들을 응용해서 펼쳐진 것이 분명했다.

‘다 때려 부수라는 건 아닐 테고. 파훼해 봐라 이건가?’

에리카와의 인연 관계가 ‘평가’인 만큼 자신을 시험하려는 것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설마 이렇게 큰 장소에서 시도할 줄은 몰랐다.

눈앞의 공간을 바라보던 이세훈은 가볍게 제일 왼쪽의 길로 걸음을 옮겼다.

스윽.

여러 주술무구로 장식된 복도를 지나쳐 코너를 넘었고, 당연하다는 듯이 중심부로 돌아온다.

그리고 나타난 것은 총 여덟 개의 길목.

‘이런 느낌인가.’

같은 장소를 빙빙 돌게 만들며, 잘못된 길을 고를수록 그 선택지가 끝없이 늘어난다.

이런 느낌이라면 아마 방금 지나온 길을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길이 줄어들지는 않으리라.

“흐음.”

한눈에 봐도 심상치 않은 결계에 이세훈이 잠시 동안 생각에 잠겼고.

“……생각보다 쉽네.”

두 눈을 빛내며 앞을 바라보았다.

* * *

전시관의 숨겨진 공간에 마련된 제어실.

그 안으로 들어온 에리카는 방 한가운데에 위치한 물건을 바라보았다.

우우웅

육각형의 거대한 바위기둥.

겉으로 드러난 것은 2미터밖에 안 되지만 아래로 수백 미터가 뻗어 있었는데 지맥으로부터 힘을 공급받는 데 쓰이는 ‘토주土柱’라는 주술무구였다.

‘출력은…… 문제없네.’

조금 부족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전시관에 있는 주술무구들로 어떻게든 결계를 펼치는 데 성공했다.

토주에 손을 얹은 에리카는 자연스럽게 전시관에 갇혀 있는 이세훈의 모습을 살폈다.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이 박물관은 대외적으로는 이노우에 가문이 수집한 주술무구를 전시하는 곳이었지만 실제로는 비상사태를 대비해 만든 거점.

용도가 용도인 만큼 내부에 갖춰진 시설도 다양했고, 지금 그 모든 기능이 이세훈 한 사람을 가두기 위해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여름방학 전과 똑같다면…… 탈출할 수 없겠지.’

박물관에 펼쳐진 결계에는 가문에서 대대로 전해져 온 주술의 ‘심상’이 적용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풀 수 없다.

그렇기에 지금 이세훈이 결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병문안 때 알려줬던 술식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뿐이었다.

“…….”

그 사실을 떠올린 에리카는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가능하지 않을까란 기대가 있었지만, 방금 자신의 변화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으로 그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재능에 대한 한계가 찾아오는 것인가. 아니면 주술에 대한 적성이 자신의 상상이상으로 떨어졌던 것인가.

‘어느 쪽이든 탈출하지 못한다면…….’

괜한 시간을 낭비하느니 ‘보류’하는 수밖에 없다.

에리카의 눈동자가 차갑게 가라앉고 있을 때. 그동안 가만히 있던 이세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촤라락!

양 손끝으로 흑무사가 펼쳐졌고, 그것들이 살아 있는 생물처럼 이세훈을 대신해서 길목을 지나갔다.

흑무사를 사용해 올바른 통로를 찾아낸다. 정석적인 방법이었지만, 안타깝게도 틀린 방법이었다.

우우웅!

토주가 지맥을 힘을 끌어오며 떨렸고, 이어서 흑무사의 끝에 각각 열 개의 길목이 새롭게 나타난다.

그에 이세훈은 다시 흑무사를 분열시켜 움직였지만, 그 끝에 나타나는 것은 수백 개가 넘는 새로운 길목이었다.

‘눈에 보이는 길목은 함정.’

출구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겹겹이 중첩되어 있는 술식 속에서 자신이 올바른 길을 찾아내야만 한다.

그런 직관성이 없다면 끝없이 잘못된 길만을 되풀이할 뿐. 하지만 이세훈은 그러한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계속해서 흑무사를 뻗어 나간다.

“…….”

수천수만 개의 길목이 이세훈이 만들어낸 흑무사의 끝에 나열되었고, 그중 몇 개는 서로 이어지면서 엉켜버렸다.

그렇게 하나둘씩 흑무사들이 서로 교차하며 꼬이기 시작했고, 잠시 후 모든 흑무사들이 맞물리며 뒤엉켰다.

과거 병문안 때 종이에 그려줬던 술식의 문양. 그 형태를 고스란히 재현한 흑무사에 에리카가 작게 중얼거렸다.

“실패네…….”

어쩌면 그동안의 행적을 보고 자신이 너무 과대평가했던 걸지도 모른다.

모두 포기한 것처럼 흑무사를 해제하는 이세훈의 모습에 에리카가 말없이 쳐다보고 있을 때.

스윽

고개를 돌린 이세훈의 눈이 정확히 에리카와 마주쳤다.

“?!”

그 모습을 본 에리카는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결계를 헤매고 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시선을 알아차릴 수 있을 리가 없다.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에 에리카가 당황하는 사이 이세훈이 품속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냈다.

‘저건…….’

노란색 무늬가 새겨진 원통형 막대기.

그 모습에 에리카가 묘한 표정으로 보는 사이 막대기에서 전격이 솟구쳐 올랐고 순식간에 활의 형태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활시위를 당기며 그 끝에 샛노란 화살이 하나 만들어졌고.

투웅!

기회를 ‘포착’한 화살이 앞으로 쏘아졌다.

무언가 잘못됐다고 느낀 순간. 에리카는 반사적으로 토주에서 손을 떼어내며 뒤를 돌아보았다.

콰앙!

그러자 보이는 것은 머리 옆을 스쳐 지나간 번개.

이세훈이 쏜 화살이 정확하게 결계를 유지하고 있는 토주에 적중하면서 먹통이 되었고, 그로 인해 지맥의 공급이 끊어지며 모든 결계가 중지되었다.

‘……어떻게?’

도대체 무슨 방법을 썼기에 저런 일이 가능한 것인가.

에리카가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사이 기척이 다가왔고, 잠시 후 옆쪽의 문이 열리며 이세훈이 들어왔다.

그리고 두 사람의 시선이 서로를 향했고.

“푸흡!”

“…….”

화살의 정전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뻗은 에리카의 모습에 이세훈이 웃음을 터뜨렸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