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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가 다 만들어줌-221화 (221/309)

회귀자가 다 만들어줌 221화

“…….”

하백연의 질문에 이세훈이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곳에 오기 전부터 여러 경우의 수를 생각했지만 설마 이런 질문을 받게 될 줄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말이 나온 건……『여명』 때문인가?’

지난번에 덴마크에서의 활동을 모두 보고 있었다면 주시자냐고 의심받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두 눈을 감은 채 이쪽을 응시하는 하백연의 모습에 이세훈이 잠시 생각을 정리한 다음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닙니다.”

“그러면 마리오넷 팩토리의 공방에서 그 이상한 팔은 왜 챙긴 거냐. 죽은 연구원의 집에는 왜 다시 찾아간 거고.”

예상대로 덴마크에서의 일을 모두 알고 있는 하백연의 물음에 이세훈은 몇 가지만 숨긴 채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 녀석들을 이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용?”

“처음부터 설명하자면 제 친구 중에 루이제 발렌트라는 애가 있는데…….”

이세훈은 루이제와의 만남부터 차근차근 설명했고, 하백연은 별 다른 말없이 이야기를 경청했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가 끝난 뒤 다리를 꼬면서 입꼬리를 피식 올렸다.

“과연. 반지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저 아이를 돕느라 그런 거였나.”

“예?”

“그러니까…… 이런. 루트비히가 가렸군. 하여간 예민한 녀석이라니까.”

고개를 가로저으며 투덜거리는 하백연의 모습에 이세훈은 방금 이야기가 무슨 뜻인지 자연스럽게 깨달았다.

‘그새 루이제를 보고 있었던 건가.’

회귀 전에도 느꼈지만 저 시야는 도대체 어떻게 성립되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이세훈이 묘한 시선으로 바라보자 하백연이 무언가 알아차린 듯 피식 웃었다.

“안 믿기냐?”

“예? 그렇지는…….”

“뭣하면 문자나 보내봐라. 어떤 반응이 나올지 나도 궁금하군.”

히죽거리는 하백연의 모습에 이세훈이 떨떠름해하면서도 휴대폰을 꺼내 루이제에게 문자를 보냈다.

[너무 만지작거리지 마라. 그러다 닳는다.]

문자를 읽은 표시가 뜨고 잠깐 시간이 지나더니 루이제에게 곧장 전화가 걸려왔다.

-야!! 너 어디서 훔쳐보고……!

“그냥 해본 말인데 미안하다. 나중에 전화할게.”

-뭐? 그게 뭔─

재빠르게 전화를 끊은 이세훈은 웃으면서 지켜보고 있는 하백연을 바라보았다.

“말씀하신 게 맞았네요.”

거짓말이 아니라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막상 이렇게 확인하니 또 신기한 느낌이었다.

‘마력이 사용되는 낌새도 없고…… 여백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뭔가로 보는 건가.’

뭐라도 느껴질까 싶어 이세훈이 감각을 가다듬고 있을 때. 하백연이 무언가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루이제와 만나기 전에도 주시자에 대해서 알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것에 대해서는 설명할 생각은 없나 보구나.”

“예. 그건 제 개인적인 일이라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개인적인 일이라…….”

이세훈의 대답에 하백연이 고개를 살짝 삐딱하게 만든 채로 응시했다.

“지금 이 상황에 그런 걸 따지는 거냐?”

완등자의 뜻을 거스른다.

누군가 보기에는 자살행위나 다름없었지만, 이세훈은 동요하지 않고 담담히 대답했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세훈의 대답에 하백연의 눈매가 살짝 꿈틀거리더니 팔짱을 끼며 물었다.

“날 믿을 수 없다?”

“예.”

“이유는?”

하백연의 물음에 이세훈이 간단히 이야기했다.

“오늘 처음 보는 사이지 않습니까. 비밀을 말할 정도로 믿는 게 이상하죠.”

“…….”

예상치 못한 대답에 하백연이 멍하니 바라보았고, 이내 입꼬리를 씰룩이다가 새하얀 중절모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큭…… 프흡…….”

새어 나오는 웃음 소리와 희미하게 떨리는 어깨.

그렇게 잠시 동안 얼굴을 가리던 하백연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모자를 고쳐 썼다.

“후…… 그래. 그 말도 일리는 있네. 제자니 뭐니 해도 여태까지 가르쳐준 것도 없고 말이야.”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궁금하긴 하다만 뭐, 굳이 알 필요는 없겠지. 문제가 생기면 그때 처리하면 그만이고.”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는 하백연의 모습에 이세훈은 목덜미가 살짝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화살로 머리통을 날리겠단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구만.’

과거 유럽에서 쿠데타를 일으켰던 S급 영웅 중 한 명처럼 조금이라도 문제가 된다고 판단하면 그 즉시 처리한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저격수에게 요주의 인물로 찍혔다는 것이 조금 난감하게 느껴졌지만 이세훈은 금방 그 생각을 털어냈다.

‘어찌 됐든 문제만 안 일으키면 되니까.’

기준점이 모호하긴 하지만 회귀 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움직인다면 별 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다.

“저도 한 가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해봐라.”

“어르신은 주시자를 언제부터 알고 계셨습니까?”

전 세계를 내다볼 수 있는 하백연이니 주시자를 알고 있는 것이야 그리 이상하지 않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처음으로 알게 된 시점.

그게 언제냐에 따라서 하백연의 ‘가치관’을 알 수 있기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였다.

“흐음…….”

이세훈의 질문에 하백연이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완등자가 되기 전부터. 여기까지만 대답하지.”

“……생각보다 오래된 녀석들이었네요.”

영웅의 탑과 만마의 늪이 나타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54년 전이고, 하백연이 완등자가 된 것은 30년 전이었다.

한 마디로 주시자는 만마전과의 전쟁 초창기부터 존재해 온 집단이었다는 것.

그 사실에 이세훈이 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부터 알고 있었는데 아무런 행동도 안 했다는 건가.’

하백연이 남몰래 주시자를 견제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회귀자인 이세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은 이미 미래에서 본 상태였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하백연은 주시자를 방치했다. 그 사실에 이세훈은 눈앞의 완등자에 대한 평가를 고쳤다.

‘신중해야겠어.’

이세훈이 생각을 가다듬고 있을 때 하백연이 자신의 중절모 끝을 검지로 툭 치며 올렸다.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내 도움이 필요한 계획이 뭔지나 한 번 들어보자. 설마 또 비밀이라고 하진 않겠지?”

씩 웃으며 바라보는 하백연의 모습에 이세훈은 숨김없이 계획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번 여름방학 안에 몽환마를 죽이고 환락가를 무너뜨릴 생각입니다.”

“……방학 숙제치고는 꽤 거창하구나.”

놀라는 것 같으면서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하백연.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한 반응에 이세훈은 개의치 않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준비는 거의 다 끝난 상태고 몽환마의 상대도 위르겐 님이 맡아주실 예정입니다. 하지만 상대가 십악에서도 악명 높은 상대인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나는 지원만 하면 된다 이거군.”

“맞습니다.”

정면승부는 위르겐에게 맡기고 몽환마의 도주나 만마전의 지원을 대비해서 하백연을 후방에 둔다.

그것이 지금 준비할 수 있는 최선의 계획이었다.

이세훈의 이야기에 하백연이 잠시 동안 생각하다가 천천히 두 손가락을 펼쳤다.

“널 돕지 못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중지를 접은 하백연이 담담히 이야기했다.

“첫 번째. 최근 들어 육대마경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검은 바다’는 계속해서 북상하려하고 ‘되풀이 숲’은 어째서인지 규모가 줄어들고 있어. 그 이외에도 ‘공허의 정원’이 궤도를 변경하거나 ‘악몽의 도시’가 변형되는 일도 있었지.”

“으음…….”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변화를 보인 것은 처음이라 지금으로써는 섣불리 눈을 뗄 수가 없다.”

육대마경은 내부까지 꿰뚫어 볼 수 없기 때문에 더더욱 주의 깊게 살펴봐야만 한다. 그런 하백연의 설명에 이세훈의 눈매가 찌푸려졌다.

‘원래 이 시기에는 조용했을 텐데…… 그쪽으로도 나비효과가 꽤 크게 벌어진 모양이네.’

상당히 심각한 사안이었기에 이세훈이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고, 그 모습에 하백연이 검지를 접었다.

“그리고 두 번째. 툭 까놓고 말해서 네 계획을 신용할 수가 없다.”

“……제가 실패할 것 같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래.”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인 하백연이 이세훈을 응시했다.

“네가 아무리 완벽한 계획을 세웠다고 해도 나로서는 그걸 섣불리 믿을 수 없구나. 지금처럼 혼란스러운 시기라면 더더욱 그렇지.”

“…….”

“네가 말해봐라. 모든 계획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그 사이에 육대마경에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그렇게 확신할 증거가 있나?”

하백연의 물음에 이세훈이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지금 자신이 확실한 증거라고 할 만한 것은 자신의 회귀를 털어놓고 증명하는 것 이외에는 없었다.

하지만 그걸 그대로 믿어주리란 보장도 없었고, 무엇보다도 더 큰 문제가 생겨날 가능성도 존재했다.

다른 방법이 없을지 한참 고민하던 이세훈은 이내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없네요.”

“그래. 결국 성공할 확률이 높다, 네가 그렇게 말하는 게 전부지. 그것만으로는 도울 수 없어.”

하백연에게 거절 당한 이세훈은 자신도 모르게 눈매를 찌푸렸다.

‘이러면 순례자한테 가야 하나? 하지만 루트비히가 추천을 안 했다면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텐데…….’

부족한 전력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이세훈의 머릿속으로 여러 방법이 떠오르던 그때.

“대신.”

하백연이 천천히 이야기를 덧붙였다.

“제자에게 가르침 정도는 줄 수 있겠지.”

“……예?”

“따라와라.”

자리에서 일어나 정자 밖으로 걸어 나가는 하백연. 그 모습에 이세훈이 의아해하면서도 곧장 따라 나갔다.

백두산의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산봉우리의 끝자락. 그 절벽 앞에 선 하백연이 옆을 가리켰다.

“여기 서라.”

이세훈이 바로 옆에 서자 하백연이 허공에 손을 뻗었다.

스스스

오른손에 맺히듯이 나타나는 새하얀 장궁. 그 모습에 이세훈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건…….”

“백야궁白夜弓이다. 잡아.”

하백연이 던진 백야궁을 받아낸 이세훈은 살짝 묘한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이건…… 권능인가?’

실체가 있으면서도 어딘가 텅 비어 있는 듯한 감각.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보창을 띄우려고 해도 나타나지 않는다.

마혈기로 만들어낸 혼원무구와 비슷한 종류라는 것을 깨달은 이세훈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살펴보았다.

“그만 보고 자세나 잡아봐라. 봐줄 테니까.”

“알겠습니다.”

하백연의 지시에 이세훈은 옆으로 서면서 천천히 활시위를 당겨 자세를 잡았다.

우우웅!

활시위를 당김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푸른색 화살. 대기 중의 마력과 체내의 마력이 혼합되어 만들어졌는데 강도가 상당해 보였다.

“보폭은 좀 더 넓히고 팔도 좀 더 내려.”

옆에서 이세훈의 몸을 툭툭 치면서 자세를 교정시킨 하백연은 그대로 뒤로 물러섰다.

“됐군. 준비가 끝나면 천지에다가 쏴라.”

영문을 알 수 없는 지시였지만, 이세훈은 잡생각을 떨쳐내고 아래쪽의 천지를 내려다보았다.

‘그냥 쏘기만 하면 되는 건…… 아니겠지.’

정석적으로 자세를 잡은 이세훈은 활시위를 당긴 채 오색빛깔로 물든 천지를 내려다보았다.

사격에 있어 표적을 맞춘다는 것은 기본 전제.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표적을 맞춤으로서 어떤 상황을 만들어내냐는 것이었다.

‘지금 내가 노려야 할 건…… 하백연의 신뢰인가.’

천지를 향해 쏘아내는 이 한 발로 하백연에게 신뢰를 줘야만 한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그것을 얻을 수 있는가.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 방법에 이세훈이 계속해서 생각을 되풀이하던 그때.

“너도 잡생각이 많은 편이구나.”

옆에서 쳐다보고 있던 하백연이 여태 한 번도 뜨지 않았던 자신의 눈가를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감아라. 그럼 더 편할 거다.”

“…….”

하백연의 조언에 이세훈은 자세를 유지한 채로 두 눈을 감았다. 눈꺼풀 너머로 보이는 희미한 빛.

표적인 천지가 눈앞에서 사라지자 이세훈의 생각은 더욱더 목표를 달성할 방법에 대해서 빠져들었다.

‘위력이 강해야 하나?’

자신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다면 하백연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 그에 이세훈은 곧장 부정했다.

하백연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힘이라는 것부터 기준이 모호했고, 힘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면 도움을 받지도 않았을 것이다.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 방법에 이세훈은 생각의 방향을 바꿔 사격의 ‘본질’에 파고들었다.

‘목표를 정한 뒤 표적을 맞춘다. 그 이외에는…….’

또 무엇이 필요한가. 그 의문에 이세훈은 자연스레 독일에서 당했던 저격을 떠올렸다.

‘기회인가.’

올바른 기회를 포착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든 간에 그때 자신을 노렸던 흐레스벨그처럼 역으로 무너질 뿐이다.

거기에 생각이 닿은 순간. 이세훈은 자신의 손에 쥐어진 백야궁으로부터 기묘한 힘이 파고드는 것을 느꼈다.

우우웅─

희미한 빛 속에서 선명하게 빛나는 백야궁. 그 활시위에 걸려 있던 푸른색 화살이 점점 새하얗게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자신의 손 안에서 벌어지는 그 현상에 이세훈은 동요하지 않고 차분하게 그 과정을 곱씹었다.

‘순서가 틀렸어.’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한다.

그것으로 자신이 맞춰야 할 표적과 필요한 힘이 정해지는 것이다.

일반적인 사격과는 상당히 다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게 옳은 방법이다.

그것이 ‘권능’이라 불리는 힘이니까.

끼기긱!

백야궁의 활대가 휘어지고 화살이 더욱더 찬란하게 빛난다.

원견사 하백연을 설득할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 그것을 포착하는데 성공한 이세훈이 감았던 눈을 뜨며 자신의 표적인 천지를 바라보았고.

투웅─

새하얀 화살이 활시위를 떠났다.

* * *

“저…… 어르신. 여기서 이러고 계시지 마시고 안쪽으로…….”

“됐으니까 저리가.”

계단에 걸터앉은 채 손을 내젓는 마광수. 턱을 괴고 눈매를 찌푸린 것이 불만이 많아 보였는데 틈만 나면 정상을 힐끔거렸다.

마치 올라갈 기회를 엿보는 듯한 그 모습에 하선우는 골이 지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만약에라도 올라가서 방해했다가는…….’

말로만 뭐라고 하면 다행이지 이전처럼 수련이랍시고 사흘 밤낮 동안 자신을 저격해서 혼낼지도 모른다.

절대로 마광수를 올라가게 둬서는 안 된다고 느낀 하선우가 바짝 긴장하고 있을 때.

후웅─

전신을 훑고 지나가는 시선.

마치 거대한 거인이 자신을 내려다본 듯한 감각에 하선우가 반사적으로 자신의 고유스킬인 천리안을 발동시켰다.

그리고 푸른색 눈동자에 파문이 일어나며 하선우의 시야가 정상까지 확장되던 그 순간.

투웅!

마광수가 재빠르게 바닥을 박차며 정상을 향해 달려갔다.

“잠……!”

시야를 넓어지는 순간을 노린 기습적인 움직임. 자신의 빈틈을 완벽히 읽혔다는 것에 하선우는 깜짝 놀라면서도 재빠르게 뒤쫓았다.

‘어?’

하지만 걱정과 달리 마광수는 계단 끝에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고, 하선우는 의아해하면서 그 옆에 올라섰다.

그리고 정상의 끝자락, 이세훈의 손에서 새하얀 화살이 분화구 아래로 쏘아진 것을 본 순간.

콰아아앙──!!

화산이 폭발하듯 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천지의 물이 정상을 넘어서 수백 미터 위로 솟구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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