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자가 다 만들어줌 200화
위르겐 크루거의 나이는 올해로 114세.
나이도 나이지만 완등자가 되면서 전신이 살 한 점 없는 해골로 변해 버렸기 때문에 본래라면 생식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위르겐은 완등자가 되기 전부터 연구한 기술로 그 문제를 해결했는데 그것이 바로 ‘영혼생식’이었다.
[살덩어리가 만들어내는 유전자 찌꺼기에 비하면 영혼은 완벽한 유전물질이지. 효율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여러 절차가 필요한 일반적인 생식과 다르게 영혼생식은 서로의 영혼을 일부분 떼어내서 결합시킨 다음 특수 제작한 인큐베이터에 넣는다.
그러면 약 1개월 만에 태아가 완전히 자라나는데 소요되는 시간만 비교해도 약 8분의 1이나 차이 나는 것이다.
[거기에 영혼을 결합시켜서 만들어내기 때문에 성별이 어떻든 상관없다. 신체능력이 매우 뛰어나며 재능도 강하게 물려받게 되고. 일반 생식에 비해 밀리는 것이 하나도 없지.]
자신의 능력을 물려받은 자식, 아니 ‘후계자’를 만든다는 목적으로 봤을 때는 완벽하기 그지없는 방법이 바로 영혼생식이었고.
[그러니까 한 번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지 않겠나?]
눈앞의 정신 나간 해골바가지가 거리낌 없이 권유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싫습니다.”
[……이해가 안 가는군.]
단호하게 거절하는 이세훈의 모습에 위르겐이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네놈도 작업을 보조해 줄 수 있는 조수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 있지 않나?]
“……그렇긴 하죠.”
[하지만 주변에 찾아보면 그렇게 믿고 맡길 만한 녀석들이 안 보이고.]
“맞습니다.”
[그러면 직접 만들어서 해결하면 되는 것 아닌가?]
“…….”
게임에서 캐릭터라도 만드는 것처럼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는 위르겐.
그 모습에 이세훈이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할지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솔직하게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해봐라]
“기분 나쁘고 소름끼칩니다.”
[호오…….]
이세훈의 직설적인 대답에 위르겐이 불쾌해하기 보다는 흥미로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순순히 받아들였다.
[뭐, 싫다면 어쩔 수 없군. 더 이상 권유하지는 않겠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형편없는 손가락을 만들면 그때는 강제로 영혼을 뜯어갈 테니 열심히 만드는 게 좋을 거다. 알겠나?]
스스스─
진심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두개골의 안에서 흘러넘치는 검은 마력. 그 엄청난 위압감 속에서 이세훈이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김새는군. 가봐라.]
“내일 뵙겠습니다.”
고개를 꾸벅인 이세훈이 밖으로 나갔고 회장실에 홀로 남은 위르겐이 건물 밖으로 나서는 이세훈을 내려다보며 두 눈동자를 가늘게 만들었다.
[아무리 봐도 도덕성을 따질 녀석 같진 않은데…….]
설마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영혼생식을 거절할 줄이야.
자신과 동류가 아닐까 생각했던 위르겐은 이세훈에 대한 평가를 수정했다.
‘조금 무른 구석이 있는 녀석이군.’
제자로 들이는 것도 생각해 봤지만 저래서야 중요한 부분에서 턱턱 걸릴 것이 분명하다.
이번에 대충 가르친 다음 끝내기로 한 위르겐은 앞서 이세훈이 보여줬던 천운철을 떠올렸다.
‘재료는 나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거기에 자신의 권능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
여러 가지 방법이 떠오르긴 했지만 모두 이세훈이 따라 하기에는 불가능한 방식이었다.
‘생각보다 소소한 재미가 있어.’
이세훈이 어떤 식으로 물건을 만들어낼지, 그리고 내일 훈련을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위르겐이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그러는 사이 눈구멍에 떠올라있던 푸른빛이 점차 사그라들었고 이내 잠든 것처럼 조용해졌다.
그리고 적막한 회장실의 안쪽에서 수십 개의 화면만이 허공에서 쉴 새 없이 재생되었다.
* * *
다음 날 아침.
자연스럽게 잠에서 깨어난 이세훈은 평소보다 더욱 꼼꼼하게 자신의 몸과 기억을 체크했다.
평소와 다른 낯선 장소이기도하고 위르겐이 교육이 일환이라면서 어떤 헛짓거리를 할지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뭐, 그 양반이면 기억을 어찌하는 게 아니라 명계에 냅다 집어넣겠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이세훈은 곧장 몸을 일으키며 자신이 밤새 잠들었던 침실을 살펴보았다.
네 사람은 족히 누울 수 있는 큼지막한 침대에 창밖으로 도심의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호화로운 방.
UD그룹이 운영하는 최고급 호텔의 스위트룸으로 위르겐이 숙소로 잡아준 방이었다.
‘여기뿐만 아니라 이 일대가 전부 UD그룹 소유의 건물이었지, 아마.’
경제적으로나 힘으로나 위르겐의 지배하에 있는 도심.
바벨에 비하면 규모가 작긴 하지만 그래도 그에 못지않게 안전한 장소라고 할 수 있었다.
‘류은하도 바로 옆에 있고 말이지.’
이 정도면 십악이 쳐들어오더라도 역으로 사냥할 수 있지 않을까.
슬쩍 웃은 이세훈은 방 안의 욕실에서 가볍게 씻은 다음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나왔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고 소파에 앉아있는 류은하. 그 모습에 이세훈이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일찍 일어나셨나 보네요?”
“원래 잠이 짧은 편이라서 조금 일찍 깼습니다.”
“몇 시예요?”
이세훈의 물음에 류은하가 시계를 힐끔 보더니 담담하게 대답했다.
“8시에 일어났습니다.”
지금이 오전 8시 30분이니 얼마 차이가 안 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세훈은 류은하의 대답을 듣고 곧장 사실을 알아차렸다.
‘이 양반, 이거 아예 안 잤구만.’
고위영웅쯤 되면 신체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약간의 수면만으로도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는데 류은하는 특히 이쪽으로 강한 편이었다.
1~2분 단위로 쪼개서 하루에 30분밖에 안 자는 경우도 많았고 필요하다면 몇 주 동안 안자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위르겐이 믿음직스러우면 좀 잤을 수도 있겠지만…… 더 경계하고 있으니 잤을 리가 없겠지.’
한숨도 안자고 거실에 있었을 류은하의 모습에 이세훈이 탐탁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류은하 본인이야 그렇게까지 잘 필요가 없으니까 그렇게 한 거겠지만, 이쪽은 전쟁 중도 아닌데 그렇게 못 자게 만드는 것이 조금 신경 쓰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할지 잠시 고민하던 이세훈은 류은하에게 슬쩍 이야기를 꺼냈다.
“보니까 얼마 안 주무신 것 같은데…… 혹시 제 경호 때문에 그러신 거예요?”
“그렇지는…….”
이세훈의 물음에 부정하려던 류은하는 다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에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맞습니다.”
“위르겐 님이 배치해 두신 호위도 있으니까 좀 더 편하게 있어도 되지 않을까요?”
“안 됩니다. 애초에 호위를 위해서 왔으니 거기에 게을리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으음…….”
단호한 류은하의 대답에 이세훈이 곰곰이 생각하다가 한 방법을 떠올리며 이야기했다.
“그럼 같은 방에서 잘까요?”
“…….”
류은하의 두 눈이 천천히 커졌고, 언제나 무표정하던 얼굴이 살짝 경련했다. 마치 절대로 들어선 안 되는 말을 들은 것 같은 모습.
그 반응에 이세훈이 의아해하는 사이 류은하가 입술을 몇 번 달싹이다가 평소보다 더욱 경직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같은 방을 쓰면 무슨 일이 일어나도 즉각 반응할 수 있잖아요. 그러면 학과장님도 조금이나마 주무실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실제로 회귀 전에 류은하와 같이 다닐 때는 거의 24시간을 붙어 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밀착호위를 받았었다.
그렇기에 어색함으로 따지면 이세훈에게는 지금처럼 방을 따로 쓰는 것이 어색했기에 이쪽도 나쁘지 않았다.
“그건…… 음…….”
“……아.”
류은하는 좀처럼 대답을 하지 못했고, 그 반응에 이세훈은 그제야 자신이 어떤 실수를 저질렀는지 깨달았다.
자신이야 회귀 전의 기억 때문에 아무렇지 않지만 류은하의 입장에는 만난 지 반년도 안 된 사이.
방을 같이 쓰기에는 아무래도 어색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너무 막 질렀나.’
류은하가 무감정하고 주변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편이긴 하지만 개개인의 관계에선 오히려 칼같이 지키는 편이었다.
불쾌감을 느꼈을 수도 있겠다 싶어진 이세훈이 재빠르게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생각 없이…….”
“알겠습니다.”
“……예?”
이세훈이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류은하가 평소와 같이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확실히 경호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 같은 방을 쓰는 것이 더 좋아 보이는군요. 이세훈 생도의 말씀대로 잠을 자더라도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말입니다.”
“그렇기는 한데…….”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류은하의 반응에 이세훈이 묘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제안하기는 했지만 막상 받아들이니까 이래도 되는가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아니, 뭐…… 안 될 건 없나?’
회귀 전에도 별일 없었는데 설마 무슨 일이 생기겠는가. 잠시 고민하던 이세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프론트 쪽에 침대 하나 더 넣어달라고 하죠.”
“알겠습니다.”
류은하가 책상에 놓인 전화기로 프론트에 전화하고 있을 때. 이세훈은 주머니의 휴대폰에서 진동이 오는 것을 느끼고 도착한 문자를 확인했다.
[회장님께서 일어나는 대로 방문하라고 하셨습니다. 아래에서 대기 중이니 준비가 끝나시는 대로 내려와 주십시오.] - 베냐민 비서실장.
베냐민에게서 도착한 문자를 확인한 이세훈은 전화를 마치고 온 류은하를 바라보았다.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다니까 바로 내려가죠.”
“알겠습니다.”
두 사람은 곧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갔고, 건물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리무진을 타고 어제 방문했던 UD그룹 본사 건물로 향했다.
‘흐음. 낮에는 또 느낌이 다르구만.’
밤에는 사람들의 왕래가 거의 없었기에 밝으면서 음산한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은 사람들로 입구가 북적거리고 있어서 느낌이 색달랐다.
그 모습을 살펴보며 이세훈이 본사의 안쪽으로 걸어 들어간 순간.
후웅!
기다렸다는 듯이 뒤바뀐 풍경.
칠흑 같은 어둠으로 가득한 명계의 모습에 이세훈은 당황하지 않고 어제처럼 불명의 율법을 사용해 경계의 힘을 끌어올렸다.
우우웅!
무형의 파동과 함께 발치에 선이 그어지고 몸에 파고들려던 어둠이 단숨에 바깥으로 밀려나간다.
안정적으로 명계에 착지한 이세훈이 주변을 살펴보고 있자 허공에 선 하나가 그어지더니 위아래로 벌어지며 익숙한 눈으로 변했다.
[역시 경계는 어느 정도 그을 줄 아는군. 굳이 가르칠 필요는 없겠어.]
담담히 이야기하는 눈, 위르겐의 모습에 이세훈이 그를 올려다보았다.
“바로 수업 시작입니까?”
[딱 보면 모르나? 그런 멍청한 질문은 하지 마라. 대답해 주기도 짜증 나니.]
“…….”
다짜고짜 명계에 집어넣고 저렇게 말해도 되나 싶었지만, 가르치는 사람이 갑이었기에 이세훈은 불만을 접어두고 귀를 기울였다.
[어제 10분 동안 고민한 결과. 네놈에게는 명계의 특성을 가르치기로 결정했다.]
“명계의 특성…….”
[명계의 특성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영혼의 보관, 두 번째는 무한정의 어둠,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가 현실과의 연결성이다.]
위르겐의 눈이 한쪽을 향했고 그곳에서 반투명한 기체 같은 것이 일렁이며 모습을 드러냈다.
[명계의 어둠 속에는 이렇게 죽은 자들의 영혼이 자연스럽게 뒤섞여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 어둠 자체가 영혼이라고 볼 수도 있지.]
위르겐의 설명에 이세훈이 살짝 놀란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일반적인 암속성마력과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설마 영혼이 뒤섞여 있었을 줄이야.
‘명계에 영혼이 안 보이던 것도 그것 때문이었나…….’
신비로운 명계의 상태에 이세훈이 흥미롭게 보고 있을 때, 위르겐이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갔다.
[그리고 명계의 어둠, 영혼이 뒤섞여서 만들어진 이 암속성마력들은 무한에 가깝게 존재한다. 그게 바로 사령술사들이 군단규모의 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지.]
사령술사들은 등급이 높아질수록 다룰 수 있는 언데드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A급만 되어도 최대 수천 마리의 언데드를 동시에 다룰 수 있다.
물론 수가 늘어날수록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실제로 그렇게 운용하는 경우는 잘 없었는데 일반적인 소환사들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능력이었다.
‘그게 명계에서 마력을 끌어다 써서 그런 거였구만.’
무한정에 가깝게 존재하는 암속성마력.
이것을 새롭게 만들어낼 무구에 응용할 수는 없을까.
이세훈이 명계의 어둠을 살펴보는 사이 위르겐이 한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거기에 명계는 현실세계의 그림자, 즉, 서로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경계를 적절히 조절한다면 이런 것도 가능하다.]
쿠구구궁!
명계의 어둠이 출렁이는가 싶더니 그 안쪽에서 거대한 마천루가 하늘 높이 솟구쳐 올렸다.
방금까지 살펴보던 건물과 똑같은 형태. 명계에서 재현된 UD그룹 본사 건물의 모습에 이세훈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것도 경계의 힘으로 만들어낸 겁니까?”
[그래. 명계와 현실의 경계를 조정해서 서로 영향을 끼치게 만드는 거지.]
현실에 명계를 이끌어내는 것도 가능하고, 반대로 명계에 현실의 형태를 투영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위르겐의 설명에 이세훈이 잠시 곰곰이 생각하다가 물었다.
“그러면 이런 공간을 명계에 영구적으로 유지시키는 것도 가능합니까?”
[그래. 보통 사령술사들이 명계에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놓은 다음 그 안에 언데드를 보관해 두지. 대신 그 방법을 쓰려면 유지를 보조해 줄 장치가 필요하다.]
“보조장치…….”
위르겐의 설명에 이세훈은 머릿속에 미리 그려뒀던 도면들을 즉석에서 수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을 때쯤. 위르겐이 다시금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설명은 이 정도면 됐고 나머지는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빠르겠지.]
후웅!
허공에 작은 원이 그려지더니 뚜껑처럼 열리면서 이세훈이 그려놓은 경계선 위로 새하얀 무언가를 우수수 떨어뜨렸다.
“……뼈?”
[시중에 판매되는 조립식 스켈레톤 뼈다. 이걸로 언데드를 만든 다음 그걸 이용해 건물의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게 이번 수업의 목표다.]
“…….”
위르겐의 설명에 이세훈이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비슷한 걸 만들어본 적은 있어도 언데드 자체를 만들어본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 위까지 올라가라니…….’
UD그룹의 본사건물 높이는 약 900m.
물론 무조건 외벽을 타고 올라가라는 뜻은 아니겠지만 위르겐의 성격상 안쪽을 평범하게 만들어뒀을 리가 없다.
이래저래 쉽지 않은 조건에 이세훈이 고민하고 있자 위르겐이 예상했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뭐, 아무래도 언데드를 만들어 본 적이 없으니 힘들겠지. 높기도 하고.]
“예. 아무래도…….”
[그래서 잘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환경을 조성했다.]
우우웅!
저 멀리 떨어진 곳에 거대한 선이 그어지며 성문 같은 형상이 그려졌고, 그 문이 천천히 양쪽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의 언데드 군단.
그 모습에 이세훈이 멍하니 바라보다가 이내 어색한 표정으로 위르겐에 물었다.
“……보고 따라 만들라는 거죠?”
자신이 물어보고도 가망이 없는 내용. 그에 위르겐의 눈동자가 초승달처럼 휘어졌고.
[죽기 싫으면 빨리 만들어라.]
쿠구구궁!
성문 안쪽의 언데드 군단이 이세훈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