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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가 다 만들어줌-179화 (179/309)

회귀자가 다 만들어줌 179화

제련학부의 평가시험을 순식간에 끝낸 이세훈은 건물 밖으로 나오면서 가볍게 몸을 풀었다.

“이걸로 제련학부 쪽은 끝인가…….”

본래라면 김인철이 하던 강의인 무구근원학 시험도 있었지만 이세훈은 특별히 이번 학기에 면제되었다.

김인철이 은퇴하기 전. 무구근원학에 대한 이세훈의 실력이 1학기 수업과 평가가 무의미할 만큼 뛰어나다고 모조리 만점 처리를 해뒀었기 때문이다.

‘그런 걸 신청했다는 것도 대단하고…… 맞는 말이라고 받아준 것도 대단하고…….’

아마 김인철 혼자서 그렇게 주장했다면 말도 안 된다고 반려 당했겠지만 학과장인 류은하나 학원장인 루트비히가 살펴보고 승인한 것이리라.

‘그 정도로 거창한 이유면 학년수석 평가에서도 좀 좋게 쳐주겠지. 그럼 이제 남은 건 다른 학부시험들인데…….’

휴대폰을 꺼낸 이세훈은 바벨의 공식사이트로 지금 당장 치를 수 있는 시험이 있는지 확인했다.

‘아. 고대인챈트학인가.’

결계구성학은 날짜가 정해져 있고 신체제어학은 담당교수인 마광수에게 따로 문의해야 하지만 고대인챈트학은 닷새 뒤에 학과시험이 시작되기 전까지 자유롭게 칠 수 있었다.

체력도 많이 남고 시간도 널널했기에 이세훈은 괜히 다른 곳으로 빠지는 대신 곧장 인챈트학부 본관으로 향했다.

“하아……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아아아악!!”

“10분…… 아니 1분만 더 있었어도…… 우욱……!”

벤치에 앉아 한숨을 푹 내쉬는 생도와 머리를 쥐어뜯으며 울부짖는 생도. 그리고 쓰레기통을 부여잡고 부담감에 토악질을 하는 생도들까지.

바벨이 워낙 크다 보니 시험을 망친 반응도 가지각색이었는데 그 모습을 이세훈은 담담히 살펴보았다.

‘흐음…… 보기 좋네.’

누군가는 겨우 시험가지고 호들갑이냐고 핀잔을 줄 수도 있겠지만, 이세훈은 오히려 그런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전장의 참혹한 광경이나 무너져가는 전선을 보고 절망하는 것보다야 이런 걸로 절망하는 쪽이 그래도 좀 낫지 않겠는가.

‘뭐. 당사자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하겠지만.’

어찌 됐든 평화로운 시기이기에 볼 수 있는 광경이었고, 이세훈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평소보다 부드럽게 웃었다.

“지금 시험 망친 사람들 반응보고 웃은 거야……?”

“……그런 거 같은데.”

“우와…….”

그 모습에 다른 생도들이 여러 의미로 감탄하며 힐끗거렸고, 이세훈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인챈트학부의 본관 쪽에 도착했다.

‘위치는…… 강의실이 아니네?’

당연히 고대인챈트학 강의실에서 시험을 칠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다르게 시험 장소는 제2공용작업실이었다.

이세훈이 의아해하면서 약도를 따라 시험 장소로 향했고 잠시 후 커다란 문과 그 옆에 탁자를 놓고 앉아 있는 조교들을 발견했다.

“보시는 시험이랑 성함 말씀해 주세요.”

“고대인챈트학이고 이름은 이세훈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조교가 노트북을 두드리며 무언가를 적더니 옆에 놔둔 아공간 상자에서 출입증 목걸이 하나를 건넸다.

“이거 착용하시고 비어 있는 자리 아무 데나 앉으시면 안쪽에서 도와드릴 거예요. 힘내세요~”

간단한 설명과 함께 출입증 목걸이를 받아서 착용한 이세훈은 떨떠름해 하면서도 안으로 들어갔다.

제련학부의 시험장이었던 제련실의 세 배는 족히 되는 내부.

별다른 설비는 없고 1인용 작업대와 의자만 일정한 간격으로 놓여 있었는데 거기에 생도들이 띄엄띄엄 앉아서 시험을 치고 있었다.

그리고 벽에는 교수나 조교로 보이는 이들이 의자에 앉아서 시험장을 살피고 있었는데 모두 시험감독으로 보였다.

‘뭔가 느슨하면서도 긴장된 느낌이구만.’

여러 강의의 시험이 한 곳에서 치러지는 걸 보면 매우 자유로워 보이지만 또 막상 분위기는 모두가 진지하다.

그 기묘한 분위기에 이세훈이 신기해하면서 입구에서 제일 가까운 빈자리에 앉았다.

“기본 도구랑 설명서입니다. 시작하기 전에 읽어주세요.”

이세훈이 앉자마자 대기 중이던 조교가 인챈트 팔레트를 비롯한 기본적인 도구와 설명서를 가져다주었다.

그에 이세훈은 도구들을 살펴본 다음에 설명서에 적힌 내용을 읽어보았다.

[고대인챈트학 1학기 평가시험]

주어진 도구를 사용해서 자유롭게 인챈트하세요.

인챈트할 물건은 외부에서 반입해 온 것을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레베카 교수-

‘간단하네.’

레아가 1학기 시험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고 설명한 데는 이유가 있었던 모양이다.

어떻게 보면 주제가 너무 막연해서 어려울 수도 있었지만 이세훈은 진작 정해둔 상태였기에 곧바로 진행했다.

후웅!

아공간 포켓에서 인챈트 연습에 썼던 강철 참새를 꺼내서 올리고 조교가 가져다 준 인챈트 팔레트와 붓을 집는다.

그리고 참새를 이리저리 살펴본 다음 이세훈은 곧장 붓을 움직여서 인챈트 술식을 새겨 넣기 시작했다.

스스슥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한 이세훈의 붓은 그야말로 거침이 없었고, 시험감독을 맡은 인챈트학부 교수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했다.

‘지금 이 시간이면 제련학부에 시험이 있었을 텐데…… 벌써 끝내고 온 건가?’

‘인챈트 실력도 나쁘지 않다고 하던데…….’

본래 인챈트학부는 외부 생도들에게는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풍조가 있었지만 이세훈에 한해서는 예외였다.

보르시파의 1학년 학과수석이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양산형 검기, 거기에 사용된 인챈트 술식의 설계에 이세훈도 관여했다는 이야기가 돌았기 때문이다.

‘그 정도 수준의 인챈트에 관여할 수 있을 정도라면 나쁘지는 않겠지.’

‘그런데 고대인챈트학인가…… 보는 맛이 없겠군.’

기본적으로 인챈트 업계에서 고대인챈트학은 평가는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다른 인챈트 기술보다 심상의 영향이 더 크기도 하고 특정 사물을 모방하고 대응시킨다는 방식 자체가 상당히 제약이 많았기 때문이다.

요구하는 재능은 까다로우면서 기술은 제약이 많고 안전성도 떨어진다.

장점보다 단점이 많은 기술이라 레베카 교수처럼 주력으로 삼는 이들은 보기 어려웠고, 그게 고대인챈트학을 듣는 생도들이 매우 적은 이유였다.

‘시선들이 영 미적지근하구만.’

그런 시선을 알아차린 이세훈인 주변을 슬쩍 보고는 입꼬리를 올렸다.

‘이러면 또 못 참지.’

시험장을 제대로 한 번 뒤집어보기로 한 이세훈은 뼈대가 완성된 인챈트에 본격적으로 이번에 모방할 생물의 ‘상징’을 새겨 넣기 시작했다.

‘사방 중에 남방. 오행의 불. 지혜와 불로불사…….’

고대인챈트학에서 중요한 것은 모방할 생물의 특징이나 상징이 꼭 사실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심상을 얼마나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만들 수 있는가.

한마디로 자기최면을 통해 심상을 강화하는 작업이나 다름없었고, 그 결실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화르륵!

이세훈이 인챈트를 완성한 부위에 주홍빛의 불꽃이 피어오르며 맺히기 시작했고, 그 모습에 교수들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 저건…….”

“도대체 무슨 일이…….”

보통 인챈트 중에 저런 식으로 힘이 흘러나오면 대부분 술식에 문제가 생긴 경우가 많았다.

특히 불꽃의 경우 확산의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챈트를 통째로 날려 버릴 수 있어서 가장 주의해야 했는데 이세훈의 불꽃은 달랐다.

우우웅─

인챈트가 완성된 부위에만 안정적으로 타오르는 불꽃.

마치 강철로 만들어진 참새의 깃털처럼 보이는 그 모습에 교수들이 멍하니 바라보았다.

‘밑바탕은 이 정도면 됐고…… 다음은 불꽃의 성질인가.’

붓에 다시 한번 마석가루를 묻힌 이세훈은 거기에 자신의 화속성마력인 작염륜을 가볍게 둘렀다.

화륵!

마석가루와 작염륜이 뒤섞이며 만들어진 은은한 불.

그 농도를 조절한 이세훈은 강철 참새의 몸을 뒤덮고 있는 불꽃의 위로 붓을 가볍게 휘둘렀다.

스스슥

불꽃의 위로 불꽃의 선이 그어졌고 각 부위가 완성될 때마다 강철 참새의 몸이 다시 한번 변한다.

파도가 치듯 넘실거리며 자연스럽게 살랑거리는 불꽃의 깃털. 자신이 알던 녀석과 매우 흡사하게 변한 것을 확인한 이세훈이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

‘그리고 마무리는…….’

몸과 다르게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참새의 얼굴.

거기에 이세훈은 복잡하게 인챈트를 새기는 대신 붓에 맺힌 불꽃을 새하얗게 만든 다음 눈동자 쪽에 가볍게 찍었고.

파앙─!

강철 참새의 얼굴이 불꽃으로 뒤덮이며 작업대를 박차고 힘차게 날아올랐다.

전신에 불꽃을 두른 채 날갯짓을 하는 참새.

비행이나 관절부의 인챈트를 최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집중했던 지난번보다 더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이세훈이 그 모습을 만족스럽게 올려다보고 있을 때.

[감히!]

날아오른 강철 참새, 아니, 불꽃 참새가 새하얀 눈동자를 번뜩이며 불꽃의 깃털을 부풀렸다.

[어떤 오만방자한 녀석이 나를 이런 우스꽝스러운 몸에다가 집어 넣──]

분노를 토해내던 불꽃 참새가 아래쪽에 있는 이세훈을 발견했고, 이내 시간이라도 멈춘 것처럼 그대로 멈췄다.

그러고는 천천히 눈동자가 떨리더니 금방 마음을 다잡고 결연한 눈빛을 보인 순간.

‘도망치면 그땐 각오해라.’

[크윽…….]

이세훈의 경고에 연결을 끊고 도망가려고 했던 불꽃 참새, 주작이 비통하게 신음하더니 이내 체념하고 작업대로 다시 내려왔다.

그 모습을 본 이세훈은 자신이 만들어낸 제출품을 차근차근 살펴보았다.

“흐으음…….”

손바닥만 한 강철 참새의 몸에 깃들어 있는 주작.

본래는 머리통만 한 크기에 생긴 것도 기존의 형태를 축소시킨 쪽이라 약간의 위엄이 있었지만 이쪽은 크기도 작아지고 생긴 것도 참새다 보니 더 우스워졌다.

‘본체처럼 변했으면 실패였는데 잘 만들어졌네.’

주작을 모방한 인챈트로 강철 참새를 일종의 분신처럼 만들어낸 다음 본체와 대응시켜서 정신을 연동시킨다.

어떻게 보면 소환술처럼 보이겠지만 본체의 정신을 연동할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이세훈의 인챈트가 주작을 완벽히 모방했다는 뜻이었기에 크게 엇나가지는 않았다.

‘인챈트가 꼭 뭔가를 강화하는 쪽으로만 쓰이는 건 아니니까 말이야.’

더 수정할 것이 없음을 확인한 이세훈은 축 늘어져 있는 주작을 바라보았다.

‘채점 끝날 때까지는 그 안에 얌전히 있어. 알겠지?’

[내가 왜 이런 답답한 쇳덩어리에…….]

‘음? 그게 답답하다고? 내가 지금 그것보다 수십 배는 더 답답한 것도 만들 수 있는데 한 번…….’

[얌전히 있겠다. 그러니 제발 그런 건 만들지 마라.]

이전에 봉인에 사로잡혀서 부려 먹혔던 기억 때문일까. 아주 질색을 하는 주작의 모습에 이세훈이 미소를 지었다.

‘그래 협조해 줘서 고맙다.’

[…….]

당사자와 원만하게 합의를 끝낸 이세훈은 주작을 집어 들고 일어섰다.

“저거…… 뭐지?”

“나도 몰라…… 무서워 저거…….”

시험 중인 것도 잊고 얼빠진 표정으로 바라보는 생도들과 사고라도 터진 줄 알고 일어선 채로 엉거주춤하게 서 있는 교수와 조교들.

그 시선을 한데 받으며 이세훈이 제출품을 받는 조교의 앞에 섰다.

“제출하겠습니다.”

“예? 아, 어…… 그게…….”

이세훈의 대답에 조교가 앞으로 내밀어진 주작을 보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봐도 살아 있는 것 같은데 이걸 정말 받아도 되는 것인가?

도저히 짐작도 안 가는 상황에 조교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그때.

“훌륭하네요.”

시험감독을 교대하러 온 레베카가 대신 대답했다.

“문제없으니까 제출하고 그만 가 봐요.”

“감사합니다.”

고개를 꾸벅인 이세훈이 밖으로 나갔고, 레베카가 탁상 위에 좌절한 것처럼 축 늘어져 있는 주작을 바라보았다.

‘주작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이야기가 많았는데…… 학원장님이 키우고 계셨군.’

그게 아니라면 이세훈의 인챈트가 아무리 훌륭했어도 주작의 의식이 저렇게 깃들지는 않았으리라.

‘물론 깃들지 않아도 강력한 인챈트 장비가 됐겠지만.’

주작이라는 사물을 완벽히 모방하여 힘을 강화시키는 수준을 넘어서 재현해내는 인챈트. 만점으로도 부족할 만큼 엄청난 결과물이었다.

‘인챈트에 재능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설마 고대인챈트학에도 재능이 있을 줄은…….’

1학기는 기본기 위주라 레아에게 맡겼는데 완성품을 보니 직접 심화부분을 가르쳤어도 문제없었을지도 모르겠다.

레베카가 새삼스레 이세훈의 재능을 다시 보며 주작을 보고 있을 때.

[……?!]

축 늘어져 있던 주작이 화들짝 놀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저, 저게 뭔…… 인간! 날 빨리 보관함에 집어넣어라! 빨리!]

“……?”

어딘가를 보고는 다급히 자신을 집어넣으라고 재촉하는 주작. 그 모습에 레베카가 의아해하며 방금 시선이 향했던 곳으로 고개를 돌렸고.

“……류 학과장님?”

소리 없이 시험장 입구에 나타난 류은하를 발견했다.

“…….”

문 틈 사이로 몸의 절반만 내밀고 한쪽 눈으로 패닉에 휩싸인 주작을 빤히 쳐다보는 류은하.

얼굴의 반이 문으로 가려진 데다 보이는 것도 무표정해서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었지만 레베카는 왠지 모르게 알 수 없는 위압감을 느꼈다.

꿀꺽─

[허억……! 빠, 빨리 집어넣어!]

어디선가 들려온 소리에 주작이 직접 보관함에 들어갈 기세로 난리를 피우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본 류은하가 뚫어져라 바라보더니 이내 문 안쪽으로 사라졌다.

소리 없이 닫힌 문.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본래대로 돌아온 시험장의 풍경에 레베카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지금 헛것을 봤나……?’

그럴 리가 없다는 걸 아는데도 자신이 본 게 현실이라고 믿기지가 않는다. 그에 레베카와 주작이 잠시 동안 닫힌 문을 계속해서 바라보았고.

꼬르르륵─

[끼아악!]

쿠당탕!

문을 뚫고 들려온 작은 뱃고동 소리에 주작이 보관함의 안쪽으로 자신의 몸을 내던졌다.

* * *

밖으로 나와 시계를 본 이세훈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금방 끝낸 줄 알았는데 1시간이나 지났네…….”

어느 정도 집중한 건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더 빠져들었던 모양이다.

아직 점심시간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시간이라 이세훈이 생각에 잠겼다.

‘아직 체력이나 마력도 멀쩡하고…… 이대로 하나 더 해버려?’

인기 강의는 혼선을 피하기 위해서 시험 날짜가 딱딱 정해져 있었지만, 이세훈이 듣는 강의는 결계구성학을 제외하면 전부 비주류이기에 매우 널널한 편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하루 만에 끝낼 필요는 없었지만 이세훈은 그냥 기세를 몰아서 해치우기로 했다.

‘어차피 며칠 더 한다고 잘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결정을 내린 이세훈은 남은 학부시험 중 날짜가 안 정해진 강의, 신체제어학의 시험을 치기 위해서 마광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1분 정도 지났을 때쯤.

[지금 바로 와라. 제이크랑 같이 칠 테니] -마광수

마광수가 보내온 답장.

그 내용을 살핀 이세훈이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제이크랑 같이 친단 말이지…….’

그쪽이 학년수석 자리를 노리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이런 건 미리미리 뿌리를 뽑아놔야 귀찮은 일이 없다.

각오를 다진 이세훈이 두 눈을 빛내며 두 사람이 기다리고 있을 무투학부의 본관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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