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가 다 만들어줌-156화 (156/309)

회귀자가 다 만들어줌 156화

고위 영웅들은 기본적으로 고집이 세다.

기술을 연마하고 힘을 키울수록 그 바탕이 되는 내면의 심상 역시 두텁게 쌓아 올려지기 때문에 외부의 간섭에도 영향을 잘 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고위 영웅을 몇 마디로 말로 회유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에 만마전은 다른 방법을 선호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당연하게도 ‘인질’이었다.

“흔하게 쓰이는 방법이잖아. 너만 희생하면 소중한 사람들은 건들지 않겠다, 같은 협박 말이야.”

고집이 세다고 한들 결국은 사람. 가족이나 연인, 친구 같은 소중한 이들을 인질로 위협한다면 어느 정도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거기에 이런 협박은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는 종류이기에 회귀 전에도 여러 번 본 적이 있었다.

“그…… 렇기는 한데…….”

“게다가 이전까지는 막 달라붙으면서 친근하게 굴던 사람이 십악을 만난 이후로 노골적으로 거리를 벌리면 뭐, 뻔하지”

본래 이런 건 평소처럼 행동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는 종류지 이번처럼 노골적으로 거리를 벌리면서 뭔가 있다고 티를 내는 일이 아니다.

“다, 달라붙었다고 할 정도까지는…….”

“어쨌든 중요한 건 네가 바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는 걸 다 들켰다는 거지.”

당황하는 레아를 바라본 이세훈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얼마 전에 앞으로 잘해보자고 해놓고 왜 흔들린 거야?”

제대로 협력을 맺지 않은 상태라면 고민될 수도 있겠지만, 자신들은 이미 한배를 탄 사이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그런 흔하디흔한 협박에 흔들리다니. 이세훈으로서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

그런 이세훈의 물음에 레아가 얼마 안 남은 커피를 홀짝이더니 작게 투덜거렸다.

“네 재능이 아까우니까 그렇지.”

“……이제 와서?”

“그때는 양산형 검기를 보기 전이고. 보고 나니까 조금…… 이래도 되나 싶어진 거지.”

이세훈이 인챈트를 수정해서 만들어낸 양산형 검기를 본 뒤. 레아는 그 재능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나 혼자서는 인형사를 쓰러뜨릴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지만…… 이 녀석이라면 달라.’

잠재력의 깊이가, 도달할 수 있는 위치 자체가 다르다.

그렇기에 인형사로부터 이세훈의 목숨을 협박받았을 때 레아는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결론을 내렸다.

“인형사를 쓰러뜨릴 수 있을지 확신도 못 하는 나보다는 더 뛰어난 재능을 가진 네가 살아남는 편이 더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이 들었던 거야.”

“흐음…….”

레아의 솔직한 대답에 이세훈이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무조건 직접 쓰러뜨려야 한다고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느슨한데.’

가능하다면 직접 쓰러뜨리고 싶지만, 여건이 안 된다면 다른 사람이 쓰러뜨리더라도 문제없다.

마치 순수한 복수보다는 ‘멈추게’하는 것이 목표인 듯한 느낌에 이세훈은 어느 정도 납득했다.

‘어찌 됐든 부모님이니까 말이지.’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이세훈은 새삼 한 가지 궁금해졌다.

어째서 레아의 엄마, 레이나 클로델은 갑자기 미쳐서 자신의 남편을 살해하고 인형사가 되어버린 것일까.

자세한 상황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자신이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아무런 전조도 없어 보였다.

그렇게 이세훈이 여러 의문을 떠올리고 있을 때. 레아가 머리카락을 머리를 긁적이며 이야기했다.

“근데, 그렇다고 그냥 홀라당 넘어갈 생각은 아니었어. 어떻게 보면 잠입할 수 있는 기회니까 내부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해보려고 했지.”

“내부?”

“환락가에 공방을 만들어뒀으니 조건을 받아들일 거면 거기로 오라고 했었거든.”

“환락가라…….”

회귀 전에는 몽환마와 썩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어느 정도 협력을 하기로 한 것일까.

결속력이 강해진 것 같은 십악의 상태에 이세훈의 눈매가 찌푸려지려던 그때.

‘……잠깐만.’

레아의 이야기를 곱씹은 순간. 이세훈의 머릿속으로 몇 가지 단어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십악.

본래 사이가 좋지 않은 인형사와 몽환마.

그리고 환락가로 초대받은 레아.

‘이 상황을 이용해서 혼란을 만들어낸다면…….’

환락가를 공략할 틈을 만들어낼 수도 있지 않을까.

머릿속에 새롭게 그려지는 계획의 도면에 이세훈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모조리 동원하여 뼈대를 만들어냈다.

“그 제안. 기간은 정해져 있었어?”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에 결정하겠다고 했어.”

“그럼 3개월 정도네.”

1학기 평가 시험까지 한 달, 그리고 그 직후 여름방학이 두 달.

이렇게 시간의 여유를 준 것은 아마 계속해서 고민하고, 체념하여 심상이 흔들리기를 의도한 것이리라.

‘권유를 한 것도 그렇고 역시 재료로 보는 느낌은 아니야.’

물론 인형사처럼 어딘가 나사가 빠진 미치광이를 보이는 그대로 믿을 수는 없겠지만, 지금 당장 아닌 것만 해도 나쁘지 않았다.

“좋아. 그럼 네 말대로 이 기회를 한 번 이용해 보자.”

“거기에 잠입하자고?”

“그래. 근데 지금처럼 무작정 들어가는 건 안 돼. 그건 그냥 항복하는 거나 다름없으니까.”

인형사를 통해 만들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틈일 뿐. 그것을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

‘환락가와 관련되어 있을 녀석들을 조사하고 내부자인 아미르를 통해 기반을 마련한다.’

물론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 시간을 확보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우선은 평소처럼 행동해. 그리고 인형사가 접근해 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최대한 미루고.”

“못 참고 강제로 끌고 가려고 하면?”

“바벨 안에만 있으면 그럴 일은 없을 거야.”

처음은 사고로 넘길 수 있지만 두 번째부터는 자신의 모자람을 드러내는 것이나 다름없다.

루트비히도 그 사실을 알고 있을 테니 특별한 일이 없다면 이번처럼 만마전의 침입을 쉽게 허용하진 않으리라.

이세훈의 설명에 레아가 잠시 고민하다가 슬쩍 바라보았다.

“……후배 너는 괜찮겠어?”

인형사가 조급해질수록 인질이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 레아의 물음에 이세훈이 씩 웃었다.

“그 정도는 문제없어.”

이전에는 몰라도 앞으로는 인형사가 자신으로 노린다고 해도 어느 정도는 받아칠 수 있다.

이세훈의 자신만만한 이야기에 레아가 가만히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럼 네 말대로 할게.”

한배를 탄 이세훈과 원수인 인형사.

둘 중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지 생각한다면 답은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저렇게 자신 있어 하니까 말이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후배가 저렇게 자신 있게 말할 정도라면, 그렇게 흘러갈 것이라는 묘한 믿음 같은 것이 있다.

지난 습격 이후로 쭉 목에 걸린 것처럼 남아 있던 고민이 사라진 것을 느낀 레아는 홀가분해진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진작 이럴 걸 그랬나……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엄청 멍청해 보이네.”

“원래 협박받고 있을 때는 시야가 좁아지는 법이야. 다음부터는 조심해.”

“알았어…… 근데 후배는 이런 걸 어떻게 다 알아?”

나이로나 입학한 시기로나 자신이 훨씬 선배인데 행동을 보면 선배, 아니, 현역에서 한참 구른 노련한 영웅 같다.

혹시 입학하기 전에 비밀 특수 부대 같은 곳이라도 다닌 게 아닐까. 그런 레아의 호기심 가득한 물음에 이세훈이 커피를 홀짝이며 대답했다.

“재능이지.”

사실 회귀 전에 여기저기서 들은 덕분에 아는 것이지만, 말할 수도 없고 둘러대기도 귀찮으니 그냥 이게 낫다.

그런 이세훈의 대답에 레아가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작게 중얼거렸다.

“재수 없어…….”

어쩜 저렇게 재수 없게 말할 수 있는지 이제는 경이로울 정도다. 투덜거리는 레아의 모습에 이세훈이 빈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그래서 회사는 어쩔 거야?”

“어? 아. 그러고 보니…….”

평소대로 행동하라고 했으니 굳이 거리를 벌릴 필요도 없어졌다. 상황을 파악한 레아가 다시금 이세훈을 바라보았고.

“……헤헤. 커피 더 드릴까요?”

언제 불만을 가졌냐는 듯 미래의 사장님을 향해 환하게 웃어 보였다.

* * *

그 날 저녁.

일정을 끝내고 기숙사로 돌아온 이세훈은 에리카에게 받은 아공간 포켓에서 바르무트와 관련된 자료를 꺼냈다.

‘분류는 해뒀네.’

바르무트의 거래처와 사들이는 재료, 하청기업과 소속직원들 등 이노우에 가문에서 파악하고 있는 모든 자료가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물론 이 안에서 정말로 필요한 정보는 극히 일부, 어쩌면 아예 없을 수도 있었지만 이세훈은 크게 괘념치 않았다.

‘실패가 아예 없을 수는 없지.’

지금이야 회귀 전에 했던 것들을 그대로 만들거나 응용하고 있으니 한 번에 성공하지만 처음 다뤄보는 재료로 새로운 물건을 만들라고 하면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것처럼 바르무트의 정보를 캐내는 것도 어느 정도 실패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으리라.

“……근데 이건 너무 많은 거 같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살펴보려고 상자를 모두 꺼내봤는데 기숙실 전체가 박스로 가득 차버렸다.

게다가 박스 안에 들어 있던 서류파일도 두께가 손가락 한 마디만 한 것들이 수십 개는 되는 상황.

‘빙견 그놈이야 책벌레니까 그냥 읽겠지만…….’

좀 더 빠르고 편한 방법이 없을까.

산더미처럼 쌓인 상자들을 바라보며 고민하던 이세훈의 머릿속에 불현듯 한 가지가 떠올랐다.

“아. 혹시…….”

장담은 못 하지만, 그래도 시도는 해볼 만하다.

결정을 내린 이세훈은 곧장 손등에 마력을 불어넣으며 자신의 노예를 불러냈다.

화르륵!

손등에서 피어오른 불꽃이 허공에 맺히며 부풀었고 잠시 후 주작이 기숙실 안에 모습을 드러냈다.

[누가 노예라는 거냐!!!]

나타나자마자 전신을 부풀리며 분노를 토해내는 주작. 그 모습에 이세훈이 손을 내저었다.

“쓸데없는 말씨름 하지 말고 용건만 딱딱 진행합시다. 서로 그게 더 편하잖아?”

[…….]

먼저 시비를 걸어놓고 저런 말을 한다는 게 참 뻔뻔하다 싶었지만, 그걸 따져봐야 속이 더 뒤집히면 뒤집혔지 사과받을 일은 없으리라.

뭘 하든 자신만 손해보다는 것을 빠르게 깨우친 주작은 체념하며 물었다.

[후우…… 그래서 이번에는 뭐냐. 주변에 쌓인 쓰레기를 전부 불태우면 되는 거냐?]

“비슷한데 조금 달라.”

상자에서 서류 파일 하나를 꺼내든 이세훈이 주작에게 그것을 펼쳐서 보여줬다.

“보다시피 이렇게 자료들이 정리돼서 적혀 있는데 이것도 불태우면서 흡수할 수 있어?”

주작의 불꽃을 불태운 물건의 힘을 흡수한다. 여기서 그 ‘힘’이 정의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이 작업을 대폭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세훈의 물음에 주작이 서류파일을 빤히 바라보더니 이내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안 될 건 없지. 과거에 그런 식으로 도서관을 불태워서 지식을 늘렸으니.]

“그러면 그걸 나한테 전해주는 건?”

[물론 가능하다. 당장…… 으극…… 크윽…….]

냉큼 대답하던 주작의 몸이 움찔거리는가 싶더니 이내 한숨을 푹 내쉬며 대답했다.

[……해줄 수도 있지만 위험이 따른다. 뇌와 불꽃을 동화시키는 방식이기 때문에 적의가 없어도 백치가 될 가능성이 있어.]

“과연…… 근데 너 방금 그 부작용 숨기려고 한 거냐?”

[…….]

대답 없이 고개를 돌리는 주작. 그 모습에 이세훈이 재빠르게 양손을 뻗어 몸을 움켜잡았다.

[크아악…… 네, 네 이놈!!]

불꽃으로 이뤄진 주작의 몸을 마구 비틀어서 닭구이처럼 날개와 다리를 묶어버린 이세훈은 그대로 상자 위에 내던졌다.

“그거 태우면 그대로 그 위에 몸 던질 거야.”

[이…… 비겁한…… 크윽……!]

자해 협박에 주작이 비틀린 몸을 고치지도 못한 채 바둥거렸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이세훈이 생각에 잠겼다.

‘지식을 전달하는 건 되지만 뇌는 안 된다 이거지…….’

그러면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잠시 고민하던 이세훈의 머릿속에 금방 그 대안이 떠올랐다.

“잠깐 있어봐.”

명치에 손을 가져다댄 이세훈은 그대로 몽상수납을 발동하여 그 안에 보관된 몽환규도를 꺼냈다.

화르륵

보랏빛 불꽃이 피어오른 명치에서 꺼내진 단검. 그 모습을 본 주작이 하나밖에 없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방금 그 불은…….]

“몽환의 불꽃이야. 여기에다가 지식을 압축해서 넣어주는 건 가능해?”

[으음…… 일단 그 불꽃이 어떤 종류인지 살펴봐야 한다.]

주작의 이야기에 이세훈이 곧장 몽환규도에서 몽환의 불꽃을 살짝 뽑아내 주작의 부리 안에다가 집어넣었다.

우우웅─

몸 안에 스며들어 흩어지는 몽환의 불꽃. 그렇게 한참 시간이 지나더니 주작이 대답했다.

[나, 나쁘지 않은 불꽃이군. 이거라면 할 수 있다.]

묘하게 떨리는 목소리. 그에 이세훈이 의아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러면 주변에 있는 박스를 모조리 불태운 다음에 그 기억을 모두 정리해서 이 단검 안에다가 집어넣어. 그 정도는 할 수 있겠지?”

[물론 가능하다. 근데…… 크흠.]

날개와 다리가 묶인 채로 눈치를 살피던 주작이 조심스레 이야기했다.

[그 과정에 그 몽환의 불꽃이라는 걸 조금 먹을…… 아니, 소모할 수도 있다만 그래도 괜찮나?]

의도가 빤히 보이는 물음에 이세훈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정도라면야.”

[조, 좋다. 그러면 바로 시작하지.]

처음에 불친절한 태도는 어디 가고 의욕을 불태운 주작이 단숨에 기숙실 전체에 불꽃을 흩뿌리며 상자를 태워서 흡수하기 시작했다.

스스스

주작의 몸 위로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글자들.

제대로 흡수되고 있음을 확인한 이세훈은 그사이에 자신의 인연석을 추출했다.

우우웅!

불순물이 뒤섞인 불투명한 광석.

여전히 볼품없는 자신의 인연석을 내려다본 이세훈은 문득 그 형태가 다시 보였다.

‘그러고 보니 회귀하면서 저 불순물 같은 게 생겨났었지.’

회귀하면서 생긴 영혼의 변화. 어쩌면 저 불순물은 그것과 관련된 것이 아닐까. 잠시 자신의 인연석을 내려다보던 이세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건 나중에 생각하자.’

우선은 정보의 처리부터 끝내야 한다.

인연석을 움켜쥔 이세훈은 작업이 끝나기를 기다렸고, 잠시 후 처음 나타났을 때보다 두 배 커진 주작이 다가왔다.

[그럼 시작하겠다. 단검을 내밀어라.]

“좋아.”

이세훈이 몽환규도를 앞으로 내밀자 주작이 곧장 자신의 날개로 감싸며 불꽃을 불어넣었다.

화르르륵!

몽환규도를 중심으로 서로 뒤섞이기 시작한 몽환의 불꽃과 주작의 불꽃.

그렇게 한참 동안 서로 왕복하더니 본래 크기로 돌아온 주작이 떨어져 나왔다.

[됐다.]

만족스럽게 이야기하는 주작의 모습에 이세훈은 검날이 불꽃으로 변한 몽환규도를 바라보았다.

우우웅

불꽃의 안쪽을 빼곡히 채운 수많은 글자.

형태를 알아볼 수는 없지만 아마 저게 주작이 압축시켜둔 정보들이리라.

“후우…….”

가볍게 숨을 내쉰 이세훈은 그대로 준비해둔 인연석을 몽환규도의 불꽃 안쪽에 집어넣었다.

화르르륵

몽환의 불꽃이 인연석의 불필요한 부분들을 꿈으로 치환시켜 불태웠고, 이내 순수한 기억만이 남았다.

그리고 그것이 주작이 넘겨준 정보들과 뒤섞인 것을 확인한 순간.

푸욱!

역수로 붙잡은 몽환규도가 심장을 꿰뚫었다.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