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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가 다 만들어줌-130화 (130/309)

회귀자가 다 만들어줌 130화

보르시파의 번화가에 위치한 고급 중식당.

주문한 요리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맞은편에 앉은 중년인, 리 웬이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제 아버지, 성화공은 쓰레기입니다.”

“푸흡! 콜록콜록!”

리 웬의 폭탄 발언에 마시던 차를 뿜는 루이제.

그 모습에 이세훈이 휴지를 뽑아 건네주면서 당당하게 앉아 있는 리 웬을 바라보았다.

“성화공님이요?”

“예. 세간에서는 인류 최고의 대장장이라고 칭송받을지 모르겠지만, 그 실체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듣는다면 기겁할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리 웬. 회귀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 모습에 이세훈이 담담히 물었다.

“어떤 부분에서 쓰레기라는 겁니까?”

“가장 큰 문제를 꼽자면…… 우선 자신이 만들어낸 무구의 값어치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앞에 놓인 차를 한 모금 마신 리 웬이 진지한 표정으로 이세훈을 바라보았다.

“지금 중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계십니까?”

“S급 영웅 7명이 주석으로 움직이고 있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영웅의 탑과 만마의 늪이 생겨난 지 얼마 안 됐을 때. 전 세계는 영웅들과 몬스터들의 존재로 인해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기존의 사회체계를 완전히 무시할 수 있는 초인. 어디선가 끝없이 나타나 땅을 오염시키는 정체불명의 괴물들.

안과 바깥에서 터져 나오는 혼란에 국가가 마비될 지경이었고 결국 크게 파탄 난 곳들이 많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중국이었다.

“그들은 만마전과의 전쟁에서 엄청난 활약상을 펼치며 힘과 명성을 얻었고, 자연스럽게 권력에도 닿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쐐기를 박아준 것이 ‘성화병장’이지요.”

성화병장聖火兵仗.

성화공이 직접 만든 무구를 일컫는 것으로 모두 전설 등급일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능력을 극대화해 주는 것으로 아주 유명했었다.

그게 어느 정도인가 하면 A급도 겨우 받았다고 평가받던 영웅이 성화병장을 얻고 3달 만에 S급으로 인정받을 정도.

그렇기에 성화병장은 영웅들 사이에서는 반드시 받고 싶은 무구였고, 자연스럽게 그 위상도 매우 높았다.

“성화병장은 단순한 무구를 넘어서 완등자인 성화공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증표’입니다. 그것 때문에 중국 내에서 그들을 거스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

“실종된 영웅들은 수천 명에 다다르고 시민들은 셀 수조차 없죠. 만마전 못지않은 악행을 암암리에 펼치고 있는 게 바로 그놈들입니다.”

경멸감을 숨기지 않고 이야기한 리 웬이 차로 목을 축이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직까지도 그놈들에게서 힘을 거두기는커녕 아무런 관심도 가지지 않습니다. 공방에 틀어박혀 녀석들이 가져다주는 재료로 제련을 하기 바쁘죠.”

“…….”

“그리고 몇 년 전에는…… 후우. 아닙니다. 이런 이야기까지 할 필요는 없겠군요.”

끓어오르는 감정을 가라앉힌 리 웬은 한결 차분해진 눈으로 이세훈을 바라보았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제 아버지가 지금처럼 고평가받을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완등자라고 해서 완벽하진 않다, 그 말씀이시네요.”

이세훈의 이야기에 리 웬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여기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지 않는 이들이 많습니다.”

완등자는 절대 완벽하지 않다.

다른 이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야기겠지만, 회귀 전에 그들이 모두 죽은 것을 본 이세훈에게는 당연한 이야기였다.

‘절대 완벽하지 않지.’

압도적으로 강하지만 무적은 아니며, 흔들림이 없지만 그 시선은 어딘가 비틀려 있다.

완등자라는 인물들이 어떤 존재인지 다시금 떠올리며 이세훈이 물었다.

“그래서 저와 뭘 하고 싶으신 겁니까?”

“제 아버지, 성화공을 뛰어넘어 보시지 않겠습니까?”

“푸흡! 콜록! 크헉……!”

이번에는 제대로 사레가 들렸는지 루이제가 죽어가는 소리를 내며 기침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호들갑인가 싶을 수도 있지만 사실 이게 정상적인 반응이다.

상대가 S급 영웅이어도 무슨 소리냐고 할 마당에 올해 입학한 1학년 생도에게 저런 말을 하다니.

아마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면 리 웬을 과대망상증 환자라고 생각했으리라.

‘실제로 회귀 전에는 그런 취급을 받았었고.’

예나 지금이나 미친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리 웬의 모습에 이세훈이 루이제의 등을 두드려주며 물었다.

“스카웃 하시는 겁니까?”

“그것도 괜찮고, 단순한 스폰이나 거래관계여도 상관없습니다.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건 성화공을 뛰어넘겠다는 각오를 가져주시는 겁니다.”

“흐음. 그럼 그 대가로 저는 뭘 받죠?”

말이 되느냐가 아닌 무얼 받을 수 있느냐. 남다른 그 대답에 리 웬이 두 눈을 빛내며 대답했다.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제 목숨을 걸고서 구해보이겠습니다.”

정말로 목숨을 걸 기세로 이야기하는 리 웬의 모습에 이세훈은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조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이지요. 어느 쪽이든 결정이 서신다면 아까 드린 명함의 연락처로 편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자리에서 일어서는 리 웬의 모습에 이세훈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밥은 안 드시게요?”

“하하. 저도 눈치가 있지 데이트에 끼어들지는 않습니다.”

“푸흡!”

“…….”

“…….”

세 번이나 뿜어져 나온 차에 리 웬과 이세훈 모두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얼굴이 시뻘겋게 물든 루이제가 버럭 소리쳤다.

“자꾸 이상한 소리하니까 그렇잖아요!!”

“……흠흠. 아무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고개를 꾸벅이고 나가려는 리 웬의 모습에 이세훈이 문득 한 가지를 떠올리며 물었다.

“그런데 만약 계약하면 MT 인더스트리랑 하는 겁니까?”

회귀 전에 이세훈이 리 웬과 만났을 때는 본인의 이름을 딴 LW컴퍼니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다니고 있는 MT 인더스트리는 도대체 뭐하는 회사인가.

그 물음에 리 웬이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조만간 MT 인더스트리에서 독립할 생각이라 그때는 제가 운영하는 회사와 계약하게 될 것 같습니다.”

“혹시 지금 MT 인더스트리 사장님이…….”

“케이든 밀러. 아버지의 제자입니다.”

케이든 밀러. 몽환마의 입에서 언급되었던 그 이름에 이세훈이 두 눈을 번뜩이며 물었다.

“이번 박람회에 어떤 물건이 출품되는지 알 수 있을까요?”

이세훈의 물음에 리 웬이 의아해하면서도 대답했다.

“주변의 불꽃을 제어하는 장치입니다. 오행무구 중에 종적을 감춘 화천태도의 능력을 모방해서 만들었다더군요.”

“……그렇군요.”

어느 정도 퍼즐이 다 모인 것을 확인한 이세훈은 크게 표정을 드러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결정하는 대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고개를 꾸벅인 리 웬이 밖으로 나갔고, 문이 닫힌 것을 확인한 루이제가 이세훈에게 물었다.

“너 진짜 저 아저씨랑 같이 일할 거야?”

“그건 좀 더 봐야지.”

회귀 전에 리 웬을 통해서 성화공과 쉽게 접촉하기는 했지만, 이쪽은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성화공은 별생각 없어도 리 웬이 진짜 질색하니까 적대적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단 말이지.’

방금 이야기만 보면 리 웬이 대의적인 이유로 성화공을 싫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거기에는 한 가지 사적인 이유가 더 있었다.

‘도대체 내가 왜 부모 자격이 없다는 거야…… 애초에 젖도 못 뗀 아이를 부모한테서 뺏어가는 새끼가 그런 말을 하는 게 말이 돼?!’

회귀 전 계약을 맺은 다음 술자리에서 털어놓은 이야기.

과거 성화공이 갑작스레 찾아와 손녀를 자신이 직접 키우겠다고 데려갔는데 그날 이후 리 웬은 단 한 번도 자신의 딸을 만나지 못했던 것이다.

‘시기를 생각하면…… 지금쯤 다섯 살이겠네.’

하루아침에 딸을, 그것도 비인간적으로 보이는 아버지에게 빼앗겼는데 눈이 안 돌아가고 배기겠는가.

그렇기에 성화공과 처음부터 적대할 생각이 아니라면 리 웬과의 관계는 좀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다.

‘케이든 밀러 그놈도 신경 쓰이고…….’

화천태도를 모방한 장치. 주작의 부산물. 그리고 『공양』이 만들어낸 특수한 의식 장치.

머릿속에서 차근차근 맞춰지는 퍼즐에 이세훈의 생각이 깊어지고 있을 때.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더니 직원들이 테이블 위에 음식을 세팅하기 시작했다.

딱 봐도 한 가격 할 것 같은 구성. 그 모습에 이세훈은 잠시 생각을 미뤘다.

“일단 밥이나 먹을까.”

“그래. 어우 자꾸 기침했더니 목이…….”

다소 사건은 있었지만 그래도 밥을 보니까 기분이 좋아졌는지 표정이 풀린 루이제. 차를 마시려는 그 모습에 이세훈이 잠시 바라보다가 슬쩍 이야기했다.

“자기야 맛있게 먹어.”

“큽……?!”

“쯧.”

막 차를 마시려던 루이제가 급정거하듯이 멈췄고, 계획에 실패한 이세훈이 혀를 찼다.

그리고 고개를 돌린 루이제가 눈매를 일그러뜨리더니 결심을 내린 듯 입에 차를 머금었고.

“푸흡!!”

“으악!”

이세훈의 얼굴에 있는 힘껏 차를 뿌렸다.

* * *

각 행사에서 할 일이 정해진 뒤. 이세훈의 일과는 거의 비슷하게 흘러갔다.

아칼쿠프에서 현역 영웅들과 대련을 하며 『공양』의 내통자를 알아내고, 전시장에 가서 란 페이의 설명을 들으며 마공학 박람회의 출품작과 설비를 살핀다.

그리고 모든 일과가 끝나고 저녁이 되면 제련학부 본관의 개인 제련실을 빌려서 전시회에 내보낼 작품, 양산형 검기 무구를 만들었다.

사악사악─

숫돌을 한 번 훑을 때마다 날카롭게 벼려지는 검날.

날을 세운 뒤 물을 뿌려서 검신을 깨끗하게 씻어낸 이세훈은 안쪽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우우웅!

검에 마력이 스며들면서 한 차례 가공되고 이어서 겉에 새겨진 인챈트로 들어가 다시 가공된다.

그렇게 두 번의 가공을 거쳐 최적화된 마력이 검날에 맺히며 모습을 드러낸 순간.

키이잉─!

희미한 울림과 함께 솟구친 새하얀 검기.

백광을 토대로 만들어진 양산형 검기의 모습에 이세훈이 두 눈을 가늘게 떴다.

‘흐음…… 성능은 괜찮은데 말이지.’

검기의 완성도도 나쁘지 않고 처음에 문제점이었던 마력소모율도 레아의 인챈트 덕분에 많이 개선되었다.

이 정도라면 D급 영웅들도 마력을 힘껏 쥐어 짜내면 검술 몇 번은 펼칠 수 있는 수준.

‘기본적인 내구도도 나쁘지 않고, 양산하기도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는 않아.’

애초에 검기 양산화 자체가 허구로 취급받는 시대인 만큼 완성해서 보여주기만 해도 모두가 감탄할 것이 뻔하다.

하지만 이세훈은 왠지 모를 찝찝함이 생겨났고, 곧 어렵지 않게 그 원인을 깨달았다.

‘내 눈에는 안 차.’

애초에 다른 사람이 아니라 회귀자인 자신을 기준으로 삼으면 양산형 검기 무구를 만들어내는 것은 간단한 일이었다.

미래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개선된 모델들을 봤었는데 못할 것이 뭐 있겠는가.

그러니 자신이 만족하려면 단순히 재현할 뿐만 아니라 조금 더 발전된 무언가가 있어야만 했다.

‘어차피 내가 처음으로 만드는 건데 좀 더 성능을 이끌어내도 문제없지 않을까?’

만약 누가 이미 양산형 검기 무구를 만들어낸 상태라면 열심히 만들어서 좋을 게 없다.

남들은 다 비슷비슷한데 혼자서 수십 년은 앞서나간 것 같은 모델을 들고나온다면 외계인이든 뭐든 의문이 생겨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 누구도 검기 양산화를 성공하지 못한 지금이라면, 자신이 만들어낸 물건이 그 기준점이 될 테니 아무런 문제도 없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이세훈은 오랜만에 머릿속의 설계도를 완전히 찢어버린 다음 처음부터 되짚어보기 시작했다.

‘일단 너무 특색이 없어.’

양산형 무구는 범용성이 중요하긴 하지만 성능까지 그렇게 무난할 필요는 없다.

이전에 레아에게 받아둔 인챈트의 설계도를 꺼낸 이세훈은 오랜만에 연필을 잡고 술식을 고치기 시작했다.

“압축식을 좀 더 바꾸고…… 발현 과정에서 심상이 적용된 상태를 흉내 내면서…….”

인챈트를 제대로 배우기 시작한 건 회귀 후지만 그래도 과거에 이것저것 봐둔 덕분에 감은 잡을 수 있다.

제대로 된 이론보다는 된다, 안된다를 직감적으로 파악하며 이세훈이 레아의 인챈트를 살짝 다듬었고, 거기에 맞춰서 검의 설계도도 머릿속으로 새롭게 짰다.

‘검날은 특제 숫돌을 이용하면 되고, 비싸긴 하지만 마석액으로 코팅을 하면 출력도 높일 수 있겠지.’

처음에 만들었던 설계도가 기존의 양산형 설비를 사용해서 저렴하게 만들 수 있었다면, 지금은 전용 제작 설비를 따로 만들어야만 했다.

이걸 만드는 데 돈이 얼마나 깨질지 알 수 없었지만, 이세훈은 이 부분을 깔끔하게 무시하기로 했다.

‘내가 돈 내는 것도 아니고.’

모든 돈은 마이어스가 낸다는 생각에 이세훈은 회귀 후 아주 오랜만에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머리를 굴렸다.

돈이나 재료가 부족할 것이라는 걱정 없이 오직 최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설계.

그 과정을 거쳐 설계도의 뼈대가 순식간에 완성되었고, 이세훈은 마지막으로 어떤 검기를 모방할지 고민했다.

‘어떤 종류의 검기가 가장 좋을까.’

백광도 나쁘지는 않지만 지금 설계도라면 좀 더 맞는 것이 따로 있을 것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검기의 형태와 성질을 되새기던 이세훈은 자연스레 한 물건을 떠올렸다.

‘오리진.’

마이어스 가문의 전전대 가주가 남긴 검이자, 아리아의 검기가 담겨 있는 물건.

그때 흘러나왔던 검기의 형태와 파동. 그리고 회귀 전에 직접 겪었던 특징을 떠올리자 머릿속으로 차근차근 형태가 갖춰져 갔다.

‘어떤 검이든 강제로 물들여 버리는 검기.’

마치 검기는 이런 형태여야만 한다고 주장하듯 일말의 여지도 남기지 않고 자신의 색으로 물들여 버린다.

그 구조가 머릿속에서 하나의 설계도로 완성되었고, 이세훈이 두 눈을 빛냈다.

“이거다.”

남은 것은 직접 만들어서 확인하는 것뿐.

자리에서 일어나 철을 가져온 이세훈은 곧장 화로에 달구고 망치로 두들겼다.

카앙! 카앙!

단조를 통해 한 자루의 검으로 빚어져 가는 철.

그 모습을 내려다보던 이세훈의 귓가로 아주 오랜만에 익숙하면서도 지긋지긋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쏴아아아─

저 멀리서 조금씩 밀려오는 파도 소리.

심상이 들려주며, 세계가 멸망해가는 그 소리에 이세훈은 기묘한 안정감을 느끼며 묵묵히 검을 만들어냈다.

올곧게 뻗은 장검. 거기에 개량한 레아의 인챈트를 새겨 넣은 뒤 마력을 불어넣었다.

우우웅!

빨려 들어가듯 검신 내부를 질주하는 마력.

눈 깜짝할 사이에 가공된 마력이 인챈트 내부에서 회전했고 황금빛 톱니바퀴가 검면에서 힘차게 돌며 빛을 터뜨렸다.

그리고 폭발하는 화산처럼 모든 가공을 마친 마력이 검날의 밖으로 뻗어 나간 순간.

촤악!

황금빛 검기가 파도 소리를 지우며 솟구쳐 올랐다.

“오…….”

완벽하지는 않지만, 누가 봐도 마이어스 가문의 검기로 보이는 찬란한 황금빛.

흠잡을 곳 없는 그 시제품에 이세훈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가려던 찰나.

[스킬 ‘천충검(S)’에 ‘금원’이 추가됩니다.]

“……음?”

갑작스레 떠오른 알림창.

그 뜬금없는 내용에 이세훈이 곧장 새롭게 갱신된 천충검의 정보를 살펴보았다.

[천충검淺充劍] 『S』

체내에서 가공한 마력을 검으로 빚어내는 검술.

전신의 모든 힘을 검기를 형성하는 데 사용하며 일반적인 검기보다 더욱 날카롭고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체내에 완성된 검이 존재할 경우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형성해낼 수 있습니다.

그 이상의 효능은 아직 습득하지 못했습니다.

*사용하는 마력에 따라 검기의 성질이 달라집니다.

*검기를 사용할 때마다 신체의 피로가 누적됩니다.

*현재 완성된 검 : [백광白光], [금원金原]

“……설마.”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적절한 타이밍.

거기에 무언가 느낀 이세훈은 양산형 검기를 없앤 다음 새롭게 습득된 금원을 펼쳐보았다.

우웅!

체내에서부터 가공을 거쳐 폭발하듯 검으로 질주해가는 마력.

그와 동시에 검을 부숴 버릴 기세로 힘이 솟구쳐 나왔고.

촤아악!!

양산형 검기와는 비교도 안 되는 찬란한 황금빛, 마이어스 가문의 검기가 이세훈의 손에서 완벽하게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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