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가 다 만들어줌-75화 (75/309)

회귀자가 다 만들어줌 75화

무투학부의 본관 밖으로 나온 이세훈은 신기한 표정으로 건물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수제자라니…… 깜짝 놀랐네.’

마광수가 누구던가. 눈이 높기로는 완등자보다도 더하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까다로운 양반이 바로 그였다.

그런데 설마 본인이 먼저 수제자로 삼겠다고 하다니. 회귀 전이었다면 마광수가 노망이 나서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했으리라.

‘바로 거절하긴 했지만…… 사실 나쁘지는 않긴 해.’

비전검법인 천충검만 하더라도 완등자들의 기술에도 비견될 만큼 강력했고, 무엇보다도 배후가 좋았다.

삶의 전부를 마인을 잡아 죽이는 데 바치기로 한 비공식 단체 ‘집행관’.

그 창립자가 바로 마광수였기 때문이다.

‘회귀 전에도 몇 번 잘 써먹었지.’

누구나 알고 있는 고위 영웅부터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일반 시민들까지. 전 세계 곳곳에 집행관이 숨어 있는 덕분에 외지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어 괜찮았다.

그런데도 이세훈이 마광수의 제안을 바로 거부한 이유는 사실 별것 아니었다.

‘네가 다른 사부를 모시면 내가 못난 놈 같지 않느냐. 뒤지기 싫으면 내 허락 없이 제자로 들어가지 말거라.’

회귀 전 사부에게 들었던 경고.

이미 없어진 일이며 지금까지 지킬 필요도 없었지만, 그래도 스스로 약속한 일이기에 어지간하면 어기고 싶지 않았다.

‘사부라…… 그러고 보니 지금은 멀쩡히 살아계시겠구만.’

영연신마법이라는 무지막지한 스킬을 만들어낸 천재인 만큼 언젠가 찾아가 볼 생각이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으로써는 힘들었다.

이 시기에는 사부는 여러 집단에게 쫓기고 있을 상태라 매번 신분을 바꾸며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 급할 건 없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사부라면 자신이 어떤 나비효과를 일으키든 비명횡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확신이 있었기에 이세훈은 사부에 관한 생각을 뒤로 미뤄두고 방금 얻은 스킬들을 확인했다.

[투안偸眼] 『A』

살아 있는 생물의 마력을 관측하는 안법.

대상의 마력성질에 따라 색이 달라지며 장기간 발동 시 시력저하와 환각증세가 발생합니다.

*생물의 마력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관측하는 상대와의 격차가 높을수록 안구의 부담과 마력소모가 증가합니다.

[천충검淺充劍] 『S』

체내에서 가공한 마력을 검으로 빚어내는 검술.

전신의 모든 힘을 검기를 형성하는 데 사용하며 일반적인 검기보다 더욱 날카롭고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그 이상의 효능은 아직 습득하지 못했다.

*사용하는 마력에 따라 검기의 성질이 달라집니다.

*검기를 사용할 때마다 신체의 피로가 누적됩니다.

‘둘 다 괜찮네.’

투안은 적을 관찰해서 빈틈을 찾아내기도 쉽고 무구를 만들어줄 상대를 분석하는 데 사용하기에도 적절해 보였다.

다만 천충검은 제대로 습득한 상태가 아니라 실전에서 사용하기에는 불안요소가 있었지만, S급으로 판정받은 만큼 위력은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으리라.

‘실습 직전에 딱 좋은 걸 얻었어.’

이 정도면 토벌 실습에 나가더라도 큰 문제 없이 점수도 따내고 거기에 숨겨져 있는 재료도 간단하게 얻을 수 있으리라.

순조롭게 풀리는 상황에 이세훈이 만족하려던 그때.

“야!”

저 멀리서 또렷하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 귓가에 때려 박히는 듯한 그 울림에 이세훈이 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보았다.

마력으로 이뤄진 화살표를 공중에 띄운 채 험악한 표정으로 달려오는 은발의 소녀, 루이제의 등장에 이세훈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뭔…….”

“이리와.”

뭐라고 말을 꺼내기도 전에 손목을 낚아채고 재빠르게 끌고 가는 루이제.

그 다급해 보이는 모습에 이세훈은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잠자코 끌려가 정류장 부근에 있는 뒷골목으로 들어갔다.

“무슨 일이길래 이런 으슥한 곳까지 끌고 와?”

이세훈의 물음에 루이제가 붙잡은 손을 놓고는 날카로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비에르 그놈한테 싸움 걸었다는 소문. 진짜야?”

“안 걸었어. 조언해 주니까 그놈이 눈 돌아간 거지.”

“넌…… 하아.”

골치 아프다는 듯 한숨을 푹 내쉰 루이제는 복잡한 표정으로 이세훈을 바라보았다.

화난 듯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고마워하는 얼굴. 그 낯간지러운 모습에 이세훈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애는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비에르와 싸운 것에 루이제가 이런 이상한 반응을 보일 만한 이유가 있었던가?

잠시 곰곰이 생각하던 이세훈은 뒤늦게 루이제의 목, 자신이 만들어준 초커의 뒤편에 가려져 있는 흉터를 떠올렸다.

“설마…… 내가 너 때문에 비에르랑 싸웠다고 생각한 거냐?”

“뭐? 그게…… 어?”

어이없어하는 이세훈과 그 반응을 보고 당황하는 루이제.

그렇게 두 사람 사이로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더니 모든 상황을 이해한 루이제의 눈동자가 미친 듯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니. 아니아니아니아니. 내가 미쳤어?? 그냥 사고치고 괜히 나까지 끌어들일까 봐 그런 거지. 갑자기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어이가 없어 가지고…….”

“그래?”

“그래! 그게 아니면 내가 널 왜 찾아오는데!”

버럭버럭 소리치며 필사적으로 부정하는 루이제의 모습에 이세훈이 옆에 떠 있는 화살표를 바라보았다.

“이거 언령마법으로 내 위치 추적한 거지?”

“……그게 뭐.”

“내가 전에 말했잖아. 언령마법은 사용자의 심상이 또렷할수록 효과가 강해진다고.”

정확하게 자신을 가리키고 있는 화살표, 위치추적 마법을 바라본 이세훈이 씩 웃었다.

“위치추적 마법처럼 섬세한 기술을 언령마법으로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데…….”

“…….”

“어지간히도 내가 걱정된…….”

이세훈의 입을 덮어버린 루이제가 수치심에 붉어진 얼굴로 노려보았다.

“닥쳐.”

더 말하면 당장에라도 언령마법을 갈겨 버릴 듯한 모습.

그에 이세훈은 그만 놀려야겠다 싶어 고개를 끄덕였고 루이제도 손을 떼며 화제를 돌렸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뭘?”

“바르무트 그놈들이 개수작 부릴 테니까 대비는 해야 할 거 아냐. 너도 나처럼 목구멍에 구멍 뚫리고 싶냐?”

초커를 툭툭 건드리며 이야기하는 루이제의 모습에 이세훈이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대비는 더 안 해도 될걸?”

“……안 해도 된다고?”

“든든한 아군이 생길 것 같아서.”

만약 설계도만 가지고 바르무트를 공격했다면 제대로 타격을 주기도 전에 생산에 차질이 생겨 실패로 돌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하백연한테 연락이 갔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

원견사 하백연.

완등자 중 한 명이자 인류 최강의 궁사. 전 세계 어디든 한 번이라도 그 눈에 ‘보인’ 순간 그 화살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그런 괴물을 이번 일에 끌어들였으니 제아무리 바르무트라 할지라도 할 수 있는 것은 없으리라.

‘설령 있다고 해도 고작 이런 일에 꺼낼 리도 없고.’

준비는 모두 끝내뒀으니 자신이 할 일이라고는 그저 구경하는 것뿐. 이세훈의 여유로운 대답에 루이제가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넌 그런 걸 어디서 알아오는 거야?”

“알아오는 게 아니라 찾아오는 거지. 내가 좀 대단하잖냐.”

“…….”

어쩌자고 이런 놈을 걱정했던 걸까. 속으로 한숨을 내쉰 루이제는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이야기했다.

“도울 일이 있으면 바로 연락해. 비에르 그 자식 박살 내는 일이면 무조건 도울 테니까.”

의욕을 불태움과 동시에 요동치는 마력. 원수를 대상으로 더욱 강해지는 루이제의 모습에 이세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필요하면 부를 테니까 발목 안 잡게 수련이나 열심히 하고 있어.”

“말을 해도 콱 씨…… 간다.”

한차례 노려본 루이제가 투덜거리며 밖으로 걸음을 옮겼고 그 뒤를 바라보던 이세훈이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걱정해 줘서 고맙다.”

“…….”

밖으로 나가던 루이제의 걸음이 잠시 멈추더니 다시 퉁명한 소리가 들려왔다.

“걱정 안 했어.”

도망치듯이 골목길 밖으로 사라진 루이제. 쪽팔려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그 모습에 이세훈이 슬쩍 웃었다.

‘회귀 전보다 놀리는 맛이 있네. 감사할 줄도 알고.’

어떤 모습에서는 회귀 전에 본 폭견이 떠오르지만, 또 어떤 부분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자신과의 만남으로 많이 달라진 루이제의 모습에 이세훈이 신기해하고 있을 때.

우웅

주머니에서 짧게 울리는 진동. 휴대폰에 메시지가 도착한 것을 확인한 이세훈은 곧장 내용을 살펴보았다.

[남은 대금을 모두 지불하겠다면 비에르 바르무트를 손봐주겠다.] - 염성하

염성하의 메시지를 읽은 이세훈은 가만히 바라보다 눈매를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이놈은 달라진 게 없네…….”

* * *

교류회가 끝나고 일주일.

바벨 내에서 이세훈과 비에르의 충돌은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퍼져나갔고 그 이야기는 생도들뿐만 아니라 교수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이세훈 그놈, 어떻게 될 것 같아?”

“뭘 어떻게 되긴. 이노우에나 마이어스 둘 중 한 곳에 들어가겠지. 그거 말고 뭐 있겠어?”

“하긴. 류 학과장 혼자서 커버치기에는 바르무트 체급이 너무 크지.”

개인이 집단에게 반기를 든 것은 과거에도 몇 번이나 있었지만, 그 결말은 언제나 같았다.

끝까지 혼자서 대항하다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거나 아니면 다른 집단에 위탁해서 화를 피하거나.

“꼭 잊을 만하면 한 명씩 나온단 말이야. 예전에 아칼쿠프에 한 놈도 저랬다가 제대로 찍혀서 몇 년 동안 졸업 못 하고 있지 않았나?”

“당해봐야 아는 놈들이 있는 거지.”

패배는 이미 기정사실이었고 사람들의 관심사는 이세훈이 어느 집단으로 위탁할 것인지에 모여 있었다.

비에르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보여줬던 이세훈의 재능과 실력이 그동안의 의혹을 모두 날려 버릴 만큼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노우에든 마이어스든 이세훈을 영입하는 곳이 향후 영웅 업계의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겠지.’

‘어느 쪽이든 빠르게 줄을 타야 해.’

그동안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유지해 오던 영웅 업계의 판도를 깨부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존재.

그 행보에 모두의 관심이 쏠려 있을 때. 한 가지 특이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너 칼튼 공방이라고 들어봤냐?”

“바르무트한테 밀려나서 파산할 뻔했던 도검 공방이잖아. 거기가 왜?”

“거기서 새로 만들고 있는 D급 양산형 검이 장난 아니라네. 소식 빠른 곳들은 벌써 계약 협의 중이라던데.”

“그래? 근데 그쪽은 바르무트가 꽉 잡고 있을 텐데…… 그보다 더 좋은 검을 만들었다고?”

하위 등급의 양산형 무구 산업을 꽉 잡고 있는 바르무트.

해가 갈수록 규모가 커져가고 있는 그 시장에 갑자기 중소규모의 공방들이 도전장을 던지기 시작했단 것이다.

하지만 그 소식에 사람들의 반응은 썩 좋지 않았는데 바르무트의 기술력이 워낙에 뛰어나기도 했고 언급된 공방들이 너무 쇠락한 곳들이었기 때문이다.

“신제품 출시 전에 과대광고하는 거겠지. 망하기 직전인 공방에서 그런 걸 만들어냈다는 게 말이 돼?”

“수작업으로 만든 걸 양산 가능하다고 속이는 거야. 내가 그런 거 한두 번 당한 줄 아나.”

제대로 된 증거가 없으니 모두가 의심만 하는 상황. 그때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유명 동영상 사이트에 한 영상이 올라왔다.

[D급 양산형 장검 비교 먹방(진짜 먹음)] - [류은하]

조회수 : 0 댓글 : 0

무구를 비교한다면서 먹방이라고 적어둔 기묘한 제목.

평상시라면 조회수를 끌어올리려는 수작이라며 무시당했겠지만 채널명을 본 사람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류은하? 설마 S급 영웅인 그 류은하……?”

“합성인가? 아니, 그쪽이면 바로 삭제됐을 텐데…….”

대외적인 활동에 관심이 없어 방송은커녕 인터뷰도 거의 안 하는 류은하가 갑자기 인터넷에 동영상을 올린다니?

가짜 같으면서도 그냥 지나치기 힘든 구성에 사람들이 밑져야 본전으로 영상을 눌렀고 화면 속에서 붉은 머리칼의 여인, 류은하가 모습을 드러냈다.

[안녕하십니까. 바벨에서 보르시파의 학과장을 맡고 있으며 S급 영웅으로 활동 중인 류은하라고 합니다.]

평소와 같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야기한 류은하가 자신의 앞에 놓인 수십 종류의 무구를 내려다보았다.

[오늘은 D급 양산형 무구 중 가장 많이 판매되는 바르무트 사의 장검과 새롭게 출시된 장검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짤막하게 설명을 끝낸 류은하는 화면 밖으로 벗어나더니 두 자루의 장검을 가져와 책상 위에 올렸다.

양산형 무구답게 장식 없이 단조로운 형태. 하지만 그중 한 자루가 유독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검날이 다른 하나보다 선명하게 빛나는 것이다.

[이쪽이 바르무트 사의 장검. 그리고 그보다 검신이 밝은 장검이 칼튼 공방이 만든 신형 장검입니다. 설명은 끝났으니 바로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 자루씩 앞으로 내밀며 설명한 류은하는 곧장 바르무트 사의 장검을 먼저 검 끝부터 차근차근 씹어 먹었다.

콰드득 콰득

장검 한 자루가 눈 깜짝할 사이에 류은하의 입안으로 사라졌고 머리칼의 끝부분이 살짝 타오르듯 일렁거린다.

[충전율은 1단계 기준 1% 정도군요. 양산형 무구치고는 준수한 편입니다. 내구도에 편중하였기에 절삭력은 조금 떨어지는 편인데 대신 마력 전도율이 준수하여…….]

장검을 모두 먹은 류은하는 변함없는 표정으로 무구의 성능을 이야기했는데 기존의 전문가들만큼 정확했으며 어떤 부분에서는 더욱 날카롭기까지 했다.

[마력회로가 이런 구조면 특수한 마력일수록 호환성이 떨어지고 취약점이 생겨납니다. 가장 상극인 것은 아무래도 신성력이겠군요.]

새롭게 한 자루를 가져온 류은하는 신성력이 담긴 구슬을 가져와 장검 내부에 흘려 넣었다.

우웅!

황금빛이 은은하게 맺힌 장검. 그 검날을 카메라에 자세히 보인 류은하는 곧장 한 부분을 손가락 끝으로 톡 때렸다.

파캉!

단숨에 반 토막 나는 장검. 그 모습을 바라본 류은하가 검의 단면을 보여주며 설명을 이었다.

[보시다시피 신성력이 부여되며 내부의 마력회로가 변질된 것이 보입니다. 이래서 내구성이 취약해지고 또한…….]

그 뒤로도 류은하는 바르무트 사의 장검을 거의 해체하다시피 설명했고 여덟 자루를 부수고 나서야 설명을 끝냈다.

[그럼 다음은 칼튼 공방의 신형 장검을 먹어보겠습니다.]

무덤덤하게 이야기한 류은하가 신형 장검을 쥐었고 검 끝을 씹어먹었다.

[…….]

거침없이 씹어 먹던 바르무트의 장검과 달리 멈칫하는 류은하. 그리고는 미동도 하지 않던 입꼬리가 아주 살짝 올라갔다.

[역시…….]

만족스럽게 중얼거린 류은하는 언제 그랬냐는 듯 표정을 고치고 남은 장검까지 모두 씹어 삼켰다.

화르륵

장검을 모두 먹음과 동시에 일렁이는 머리카락.

하지만 이번에는 앞에서 보여준 바르무트 사의 장검과는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로 타올랐는데, 류은하는 담담하게 설명을 이었다.

[충전율은 1단계 기준 3%정도. D급 양산형 무구 중에서는 최고치군요. 내구도와 절삭력의 편중 모두 훌륭하며 바르무트 사의 장검과 비교하면 약 30% 정도 뛰어납니다.]

[마력 전도율은 10% 정도 높지만 호환성이 특히 대단하군요. 어떤 마력이든 편차가 크게 나지 않으며 신성력 역시 수용이 가능해서…….]

바르무트의 장검을 검증했을 때와 똑같은 절차를 치른 신형 장검.

하지만 모든 면에서 뛰어난 결과물이 나왔고 모든 설명을 끝낸 류은하가 두 자루를 움켜쥐었다.

[대략적인 설명은 끝났으니 마지막으로 간단한 교차 비교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손을 양쪽으로 쫙 펼친 류은하가 망설임 없이 가운데를 향해 휘둘렀고.

카강!

불똥이 튀어 오르며 바르무트의 장검이 반으로 깔끔하게 잘려나갔다.

[이렇습니다. 이상 평가를 마치며 다음은 방패로 찾아뵙겠습니다.]

별다른 설명도 없이 뚝 하고 끊어지는 영상.

30분 동안 자막과 편집 하나 없이 쭉 이어져 불친절하기 그지없는 영상이었지만, 그것을 본 이들은 단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고 살펴보았다.

첫 번째는 영상에 나온 사람이 정말로 그 유명한 S급 영웅 류은하였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거기에서 다룬 내용이 전문적이면서도 엄청난 파급력을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민감한 내용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이건…… 무조건 퍼진다.’

S급 영웅에 무구에 대한 안목은 수많은 장인이 인정할 정도로 뛰어난 류은하.

소문만 무성한 미식가가 공개적으로 남긴 리뷰는 순식간에 입소문을 타며 영웅 업계에 퍼져나갔고, 그 속도는 마른 들판에 번질 불꽃처럼 거칠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영상이 올라간지 딱 하루.

[D급 양산형 장검 비교 먹방(진짜 먹음)] - [류은하]

조회수 : 9,282,146 댓글 : 70,216

영웅 업계 전체를 뒤흔드는 논란이 터져 나왔다.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