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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가 다 만들어줌-71화 (71/309)

회귀자가 다 만들어줌 71화

“…….”

무거운 침묵이 감도는 연회장.

회심의 한 수가 허사로 돌아간 비에르는 멍하니 눈앞을 바라보았고, 갑작스러운 폭발에 놀란 생도들은 눈동자만 데굴데굴 굴렸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만들어낸 금발의 여인, 아리아가 대답을 기다리는 모습에 이세훈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자신이 나설 필요 없이 깔끔하게 해결된 것은 좋지만 이렇게 아리아와 마주친 것은 썩 좋지 않았다.

지금의 이세훈에게 아리아는 바벨에서 가장 만나고 싶지 않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제이크 이 자식. 올 거 같았으면 말을 해줘야지…….’

먼저 자리를 떠난 제이크를 속으로 욕하고 있을 때.

“흐음…….”

어느새 이세훈의 바로 앞까지 다가온 아리아가 의아한 표정으로 올려다보았다.

“혹시 내 말이 안 들렸니?”

부드러우면서도 날이 선 물음. 그에 이세훈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아뇨. 들었습니다. 방금 일 때문에 조금 놀라서 대답이 늦었네요.”

“아아. 그렇지. 잘못하면 크게 다칠 뻔…….”

이해한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이세훈의 몸을 훑어보던 아리아가 두 눈에 이채를 띄었다.

“아니구나. 어쩌면 별일 없었을지도 모르겠네.”

“…….”

의미심장한 중얼거림에 이세훈은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방금 그 가벼운 시선으로 자신의 7할은 족히 읽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영연신마법까지 읽히지는 않았겠지만…… 몸이 멀쩡한 건 다 들켰겠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아리아를 상대로 부상을 입은 척 연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을 확인한 이세훈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별것도 아닌데 뭘. 그보다 대답은?”

“……이야기라면 지금 하고 있지 않습니까.”

슬쩍 빠져나가려는 이세훈의 대답에 아리아가 부드럽게 웃었다.

“단 둘이서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자는 뜻이지. 실내는 그렇고…… 정원이 괜찮겠네. 제법 예쁘게 꾸며져 있거든. 어때?”

그냥 보내줄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리아. 그 모습에 이세훈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계속 피할 수도 없었으니 차라리 잘 됐어.’

마침 방금 만들어낸 검기무구 때문에 평가가 좋아진 듯하니 이번에 잘 말해두면 아리아와 불필요한 접촉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결론을 내린 이세훈은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아리아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시죠.”

“좋아. 그럼 나갈까?”

자연스럽게 이세훈의 손목을 잡고 밖으로 이끌어나가려는 아리아. 그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지는 일에 모두가 당황하고 있을 때.

“왜…….”

얼굴을 흉악하게 일그러뜨린 비에르가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았다.

“왜 그딴 놈에게……!”

끓어오르는 감정에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비에르. 그 격렬한 반응에 이세훈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애는 갑자기 왜 이래?’

방금까지 냉정하게 이것저것 잘하던 놈이 왜 이렇게 흐트러지는 것일까. 이세훈이 의아하게 상황을 살피고 있을 때.

“흐음…….”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아리아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여전히 형편없네.”

그 이상은 말할 가치도 없다는 듯이 다시 걸음을 옮기는 아리아. 그리고 손목을 붙잡힌 채 끌려가던 이세훈은 자연스레 비에르와 눈을 마주쳤다.

빠드득

당장에라도 달려들 것처럼 격렬한 감정을 드러내는 비에르. 한껏 무르익은 그 모습에서 ‘원석’을 발견한 이세훈이 걸음을 멈췄다.

“잠깐만요.”

“음?”

아리아를 멈춰 세우고 비에르의 앞으로 다가간 이세훈은 뭐라고 반응하기 전에 아주 자연스럽게 어깨에 손을 얹었다.

[대상 ‘비에르 바르무트’에게서 인연을 추출합니다.]

[제작자 ‘이세훈’과의 인연은 Lv.1입니다]

가시처럼 따끔거리며 스며드는 인연.

비에르가 자신에게 품고 있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 확실하게 파악한 이세훈은 그대로 어깨를 부드럽게 두드렸고.

“연습이나 좀 열심히 해. 헛짓거리하지 말고.”

모두에게 들리도록 진심이 담긴 충고를 남겼다.

“이제 가시죠.”

이야기를 끝낸 이세훈은 그대로 아리아와 함께 정원 밖으로 향했고, 연회장 내부에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

올해 막 입학한 신입생이 3학년에게 실력을 지적한다. 일반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이세훈의 실력을 직접 보게 된 이들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리고 그 분위기를 몸으로 직접 느낀 비에르는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의 어깨를 내려다보았다.

우드득

입안에서 울려 퍼지는 섬뜩한 소리. 이빨이 부서져 핏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느낀 비에르는 말없이 입가를 닦아냈다.

그리고 끔찍한 고통 속에서도 눈 하나 깜빡이지 않으며 교류회장 밖으로 연회장 밖으로 걸어 나갔다

* * *

[대상 ‘비에르 바르무트’와 인연레벨이 Lv.2로 상승합니다.]

[인연레벨이 상승함에 따라 관계가 정립됩니다. 대상 ‘비에르 바르무트’와의 관계는 ‘시기’입니다.]

[관계 : 시기猜忌]

이기적이고 오만한 인간은 자신보다 앞서는 이를 선망하기보다 질투하며 원망합니다.

자신에게서 문제를 찾기보다 타인에게서 문제를 찾는 이들은 어떤 식으로든 이 관계를 없애버리려 할 것입니다.

*대상이 시기할 때마다 인연석이 생성됩니다.

*대상이 시기하고 있을 때. 인연석의 숙성속도가 증가합니다.

*헌재 생성된 인연석 : 없음.

‘그렇지!’

정원 밖으로 나온 이세훈은 속으로 쾌재를 내질렀다.

쳐다보는 시선이 딱 봐도 불만이 가득하길래 살짝 찔러봤는데 예상대로 인연레벨이 오른 것이다.

‘시기라…… 악연이 이렇게 빨리 생길 줄은 몰랐네.’

호의적이거나 중립적인 관계와 달라 지신을 향해 악의를 품은 관계. 이세훈은 그것을 ‘악연’이라고 분류했는데 저런 인연석을 다룰 때 주의가 필요했다.

일반적인 인연석은 능력을 증폭시키는 쪽이지만 악연에서 비롯된 인연석은 하나같이 능력을 깎아내거나 폭주시키는 저주 같은 효과를 가졌기 때문이다.

‘인연각인으로 쓰긴 위험해 보이고…… 나중에 저주 아이템 만드는데 사용할까.’

비에르에게 얻은 인연석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이세훈이 고민하고 있을 때.

“이쯤이면 되겠네.”

한참 걸음을 옮기던 아리아가 천천히 뒤돌아보았다.

달빛 아래에 아름답게 꾸며진 정원과 조명을 받으며 물을 흩뿌리는 분수대. 그리고 그것들을 배경으로 두고 스스로 빛을 내는 듯한 아리아.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그 모습은 누구든 감탄할 법했지만, 이세훈은 큰 감흥 없이 방금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물었다.

“비에르 바르무트랑 과거에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

“무슨 일…… 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 2년 전에 날 위해 만들어온 검이라고 보여주길래 감상을 말해준 정도일까.”

아리아의 이야기에 이세훈은 그 대답이 무엇일지 금방 알아차렸다.

“형편없네, 였었군요.”

“맞아. 정말 형편없었거든.”

부드럽게 웃어보이는 아리아. 악의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대답에 이세훈은 그제야 인연레벨이 왜 이리 극적으로 올랐는지 이해됐다.

‘본의 아니게 과거의 트라우마까지 건드린 셈인가.’

이 정도면 날 잡고 암살자를 보내서 자신을 죽이려 할지도 모르겠다. 이세훈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그보다 언제부터니?”

“예?”

“검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게 언제부터인지 묻는 거야.”

“그게 무슨…… 아.”

갑작스러운 질문에 의아해하던 이세훈은 금방 그 의도를 알아차렸다.

‘아까 보여준 철장 때문인가.’

검기무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검기를 다루는 영웅의 도움이 필요하다. 지금은 그것이 상식이다 보니 아리아는 자신이 검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착가한 것이다.

“오해하신 것 같은데 저는 검기를 못 씁니다.”

“그럼 방금 만들었던 검기무구는?”

의아해하는 아리아의 물음에 이세훈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검기란 건 결국 마력을 압축시킨 것 아닙니까. 그러니 압축식을 추가해서 만들었죠.”

검기를 다루기 위해서는 자신의 검술을 마음속에서 한 자루의 검으로 압축해내는 과정, 흔히 말하는 ‘깨달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정신적인 부분. 실제로는 검날에 맺힌 마력이 일정한 형태로만 압축된다면 얼마든지 검기로 변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검기의 압축식이란 마력의 성질, 검술의 특성과 마음속 검의 형태 등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된 노하우였다.

그렇기에 그것을 정형화한다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의 일부를 마력회로로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동안 검기 양산화가 실패한 것도 그런 이유였지만.

‘안 되는 건 또 아니지.’

영연신마법으로 자신의 신체와 마력회로를 개조한 이세훈에게는 이미 익숙한 방식이었다.

“압축식이라…….”

이세훈의 설명에 잠시 고민하던 아리아가 물었다.

“효율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던데 개선방안은 있니?”

“지금 개발 중인 보조 인챈트를 더하면 D급 영웅들도 몇 번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개선될 겁니다.”

영웅들이 맨몸으로 검기를 다룰 수 있는 구간은 보통 C급, 그것도 기술을 제대로 익힌 숙련자들이나 가능했기에 사실상 B급이라고 보는 것이 맞았다.

검기 양산화의 목적은 그 시기를 앞당겨 하위 영웅들을 강화하는 것인 만큼 D급 영웅이 사용할 수 있다면 충분했다.

‘위력도 그 정도면 나쁘지 않았지.’

앞서 만져봤던 검기의 품질을 떠올려보던 아리아는 금방 결론을 내리며 이세훈을 바라보았다.

“검기 양산화로 계약을 맺은 곳은 있어?”

“아직은 없습니다.”

“그럼 우리랑 손을 잡는 건 어때?”

어느 정도 예상한 제안에 이세훈이 되물었다.

“조건은 어떻게 됩니까?”

“생산과 판매업체는 우리 가문과 협의해서 정할 것. 그리고 향후 2년간 양산되는 검기무구는 ‘검’으로 한정할 것. 이 두 가지 정도겠네.”

아리아의 조건에 이세훈이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양산되는 무구의 종류를 검으로 한정한다. 단순히 돈을 벌려고 한다면 비효율적인 선택지였지만 검술명가로 유명한 마이어스 가문에게는 달랐다.

‘마이어스 가문은 검술고문 역으로 자주 초청받으니까 검을 다루는 영웅들이 늘어날수록 본인들의 영향력도 강해지겠지.’

거기에 양산형 검기무구의 우선 보급권을 협상카드로 사용한다면 부대단위로 운용하는 정부단체나 대형길드를 말 그대로 휘어잡을 수 있다.

이 조건으로 자신에게 불이익이 올지 계산해 보던 이세훈은 금방 결론을 내렸다.

“나쁘진 않지만 아직 시제품도 안 나온 상황이라서요. 좀 더 진척된 다음에 자세히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좋아. 나중에 완성되면 제이크를 통해서 말해줘.”

“그럼 용건은 이걸로 끝입니까?”

이세훈의 물음에 아리아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끝이야.”

“그럼…….”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개인적인 용무고.”

두 눈을 빛내며 자신을 바라보는 아리아의 모습에 이세훈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마지못해 물었다

“말씀하시죠.”

“제이크의 검을 만들어주고 있다며? 그것도 피를 이용한 독특한 방식으로.”

분수대의 가장자리에 걸터앉은 아리아가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내가 알기로 그런 제작법은 법으로 금지된 ‘생체무구’에나 쓰이는 걸로 아는데…… 혹시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걸까?”

다 알고 있으면서 상대에게 되묻는 식으로 압박하는 화법. 회귀 전과 다름없는 아리아의 모습에 이세훈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본격적으로 사용하면 그렇죠. 하지만 각인에 쓰이는 과정이라면 문제없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 생체무구의 제작을 전면 허용했던 회귀 전과 달리 지금은 아직 살만한 상태였기에 관련된 기술이 모두 금지되어 있다.

이세훈 역시 이런 부분에서는 주의하며 움직였기에 회귀 전처럼 범죄자로 억울하게 몰릴 일은 없으리라.

“그렇다면 다행이네. 혹시라도 제이크가 불법 무구 제작에 가담했다고 하면 곤란해지니까.”

“그런 부분은 제대로 신경쓰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래. 제대로 완성된다면 좋겠네.”

미소를 지어보이는 아리아. 응원이라고 하기에는 은근히 뼈가 있는 대답에 이세훈은 못 들은 체하며 이야기를 이었다.

“이제 더 하실 말씀은 없습니까?”

“응.”

“그럼…….”

고개를 꾸벅인 이세훈이 막 몸을 돌려 연회장으로 돌아가려던 찰나.

“나한테 검을 안 만들어주려는 이유가 뭐야?”

뒤쪽에서 들려오는 부드러운 목소리. 하지만 거기서 느껴지는 섬뜩함에 이세훈은 자신을 바라보는 아리아의 얼굴이 무표정하게 변했음을 직감했다.

‘역시 그냥 안 넘어가는구만.’

제이크한테도 안 만들어줬으면 모를까 이런 상황에서 피하는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해 보일 것이다.

‘어쩔 수 없지. 언제까지 거절만할 수는 없었으니…….’

이번 기회에 어느 정도 밑밥을 깔아두기로 한 이세훈은 돌아보지 않은 상태에서 아리아에게 대답했다.

“저는 어떤 무구든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가야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그런데 나뭇가지도 명검과 다를 바 없이 다뤄내는 분에게 평범한 검을 드려봐야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물론 의미가 없을 수는 없다. 아무리 사용자의 실력이 뛰어나다해도 나뭇가지보다는 철검이 훨씬 좋을 테니까.

하지만 지금 이세훈이 말하려고 하는 것은 그것과 조금 방향이 달랐다.

‘명검과 나뭇가지를 똑같이 취급하는 사람한테 어중간한 검을 만들어 줘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어.’

뛰어난 명검도, 바닥을 굴러다니는 나뭇가지도 아리아의 손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어진다.

무기와 자신을 완전히 분리해버리는 비정상적인 단절감. 그것이 동화율 ‘0%’가 느끼는 감각이었고, 아리아 마이어스만이 가진 특징이기도 했다.

“지금 당장은 아리아 선배에게 필요한 검을 만들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자격미달인 검을 드려서 애물단지 취급받고 싶지도 않고요.”

“…….”

“그러니 의뢰에 관한 이야기는 더는 하시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세훈의 단호한 이야기를 끝으로 분수대의 물소리만 두 사람 사이로 조용히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 침묵이 계속해서 이어져갈 때. 한결 부드러워진 목소리가 뒤편에서 들려왔다.

“알았어. 그렇게까지 부담스럽다면 어쩔 수 없지. 더는 말하지 않을 게.”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짧게 대답한 이세훈은 더 말을 걸기 전에 연회장으로 향했고 아리아는 분수대에 걸터앉은 채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지금 당장은…… 인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둘러댄 말이겠지만, 이세훈에게서는 묘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마치 자신의 문제점과 그것을 해결할 방안을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재밌는걸…….”

만나서 실망하지 않을까 했지만, 오히려 기다림이 더 즐거워지고, 짜증나기 시작했다.

근래 느껴본 적 없는 감정의 동요에 아리아는 그것을 가라앉히려다가 이내 놓아버렸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지.’

그 끝이 어떻게 되든 지금은 이 기대감을 만끽하고 싶다. 그리 생각한 아리아는 이세훈이 만들고 있다는 제이크의 검에 대해서 떠올렸다.

‘제이크의 능력만 해결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진짜 문제는 계승식이지.’

한 사람의 검사로서 인정하며 검을 수여하는 의식. 세간에는 전통 행사라고만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그런 평범한 절차가 아니었다.

‘과연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이 결과에 따라 이세훈의 평가 역시 크게 변하리라.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낀 아리아는 미소를 지으며 연회장으로 들어가는 이세훈을 다시금 보았다.

“기대하고 있을게.”

그리고 자그맣게 중얼거리며 정원에서 모습을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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